노숙자 대규모 이주…첫해 1만7천명 목표
LA시 ‘인사이드 세이프’ 시행
오늘부터 호텔·모텔 등에 수용
“강제 아닌 자발적 이동 유도”
‘홈리스 95% 시설 수용’ 목표
시정부는 프로그램 시행 첫해 동안 약 1만7000명을 노숙자 거주 대체 시설로 전환된 모텔, 호텔 등으로 이주시키는 것을 목표로 내세우고 있다.
캐런 배스 LA시장은 “20일부터 노숙자 이주를 돕기 위한 ‘인사이드 세이프(Inside Safe)’ 프로그램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배스 시장은 18일 NBC 시사 대담 프로그램 ‘미트 더 프레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노숙자 이주 프로그램은) 강제적이거나 철거 형식이 아닌 자발적인 이주를 권하게 될 것”이라며 “노숙자를 대체 거주 시설로 옮기는 데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자발적 이주를 위해 아웃 리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LA노숙자서비스국(LAHSA)에 따르면 현재(2022년) LA 카운티 내 노숙자는 총 6만9144명이다. 이중 무려 60%(4만1980명)의 노숙자가 LA시에 살고 있다. LA시만 놓고 보면 노숙자는 2020년(4만1290명)과 비교해 1.7%p 증가했다.
〈관계기사 2면〉
배스 시장은 “이번 프로그램을 시행하기에 앞서 우리는 노숙자 중 95%를 셸터나 대체 시설 등에 수용할 수 있다는 것을 파악했다”며 “4년 후 노숙자 주거지가 길거리에서 얼마나 보이는지가 노숙자 문제 해결의 성공 여부를 가르는 척도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를 위해 배스 시장은 지난 16일 노숙자 거주 시설 확보 목적으로 저소득층에 대한 주택 공급이 원활해지도록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행정명령에 따르면 LA시는 저소득층 전용 주택에 대한 신청서 검토를 접수 후 60일 이내 마쳐야 한다. 이후 공사가 시작되면 5일 이내, 임시 시설 전환 등은 2일 이내 관련 허가증 발급 등을 완료해야 한다.
배스 시장은 “행정명령에 따라 계류 중인 적어도 31개의 저소득층 전용 주택 프로젝트가 즉시 진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물론 이번 노숙자 이주 프로그램의 성공 여부는 좀 더 두고 봐야 한다.
LA타임스는 18일 “배스 시장은 이번 프로그램을 시행하는데 1억 달러 미만의 비용이 들 것이라고 언급했지만, 자세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밝힌 게 없다”고 보도했다. CBS LA는 개빈 뉴섬 주지사 역시 팬데믹 기간 노숙자를 대체 시설에 수용하는 프로그램을 시행했지만, 강제 이동, 노숙자 촌 철거라는 비판에 시달려야 했다고 19일 전했다.
일례로 이미 세실 호텔은 LA시와 손을 잡고 시설 일부를 노숙자 주거 공간으로 전환했지만 현재 이용 가능한 객실의 약 60%가 비어있는 상태다.
〈본지 12월15일자 A-1면〉
일단 배스 시장의 발표 직후 LA지역 최대 노숙자 밀집 지역인 스키드로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노숙자들이 넘쳐났다.
스키드로 지역에서 노숙자 사역을 담당하는 한인 김모씨는 “노숙자를 셸터 등으로 옮기는 것은 정말 필요한 일이지만 단순히 거주지 제공을 넘어 그외 재활 등의 대책이 없다는 것도 심각한 문제”라며 “노숙자 문제는 정신 치료, 마약 중독 등이 복합된 이슈라서 정부는 노숙자가 길거리에서 보이지 않도록 하는 데만 치중하지 말고 보다 포괄적이고 장기적인 대응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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