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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자 텐트촌에 불법이민 가족 는다

대부분 에콰도르·페루 등 출신
텍사스 등 타주서 LA로 보내
다운타운 노숙자 거주 시설은
400명의 가족 중 75%나 차지

LA다운타운 스키드 로우의 한 텐트에서 생활하고 있는 존 발렌시아씨의 자녀들. 김상진 기자

LA다운타운 스키드 로우의 한 텐트에서 생활하고 있는 존 발렌시아씨의 자녀들. 김상진 기자

지난 18일 오전 LA다운타운 스키드로 거리. 2살짜리 아이가 빗자루를 말처럼 타고 부모와 함께 사는 텐트 앞에서 놀고 있다. 옆집 텐트에 사는 5살짜리 친구도 함께 달린다. 또 다른 9살짜리 여아는 자신의 가족 텐트 안에서 나와 엄마에게 구슬 클립으로 스타일링한 머리를 자랑하고 있다. 아이들은 마치 놀이터에서 노는 듯하다.  
 
그 텐트 앞 길거리의 한 차량에는 1살짜리 남아가 차 안에서 잠을 자고 아이의 아빠는 다른 가족과 텐트에서 추위를 피하고 있다.
 
스키드로 거리에 자녀와 함께 노숙하는 가정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LA타임스가 26일 보도했다.  
 
대다수의 노숙 가족들은 에콰도르, 페루, 콜롬비아, 베네수엘라에서 온 불법 이민자들로, 애리조나와 텍사스 국경을 통해 미국에 들어왔으나 이들 주 정부가 버스나 항공편으로 이들을 LA로 보내는 바람에 LA 지역에도 갑자기 노숙하는 이민자들이 증가하고 있다.  
 
LA카운티 정부 당국에 따르면 자녀를 데리고 길거리 생활을 하는 이민자 가정 텐트는 30여개다. 다운타운의 노숙자 거주 시설인 ‘유니온레스큐 미션’의 경우 현재 이곳에 머무는 400명의 가족 중 75%가 이러한 불법 이민자들이다.  
 
특히 이들은 합법적으로 일할 수 있는 체류 신분이 없어 생활비조차 벌지 못하다 보니 영구 노숙자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90일 이상 머물 경우 매달 비용을 받는 유니온레스큐 미션에는 매달 지급할 돈이 없어 길거리로 나가는 가정들이 나오고 있다. 유니온레스큐 미션은 지난해 재정 압박에 직면하자 90일 이상 머무는 노숙자에게 일정 비용을 부과하는 정책을 마련했다.
 
이와 관련 제프 허드슨 임시 최고경영자(CEO)는 지금까지 비용 미납을 이유로 퇴소된 사람은 없다고 부인했다.
 
허드슨 CEO는 “폭력이나 약물 또는 알코올 사용만이 퇴거를 당하는 유일한 이유”라며 “개별 거주자에 대해 일일이 말할 수는 없지만 일부는 공공 지원을 받기 위해 노숙을 선택하는 경우가 있다”고 지적했다.

장연화 기자 chang.nicole@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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