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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카운티, 노숙자 RV 안전 주차장 첫선

LA카운티가 크렌쇼 지역에 RV 거주 노숙자를 위한 최초의 24시간 ‘안전 주차장(Safe Parking)’을 마련했다. RV에서 생활하는 노숙자들이 지정된 공간에서 머물며 안전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함이다.   29일 LA타임스에 따르면, 이 프로그램은 LA카운티가 90만 달러를 투입해 1년간 운영하는 시범 프로그램(Pathway Home RV Interim Housing Pilot Program)이다. 거주자들은 최대 6개월간 머물며 영구적인 주거지를 찾을 수 있다. 하루 세 끼 식사, 샤워 시설, 이동식 화장실, 전기 등은 제공된다.   지난 2017년부터 자동차 및 밴 거주자 대상 임시 보호 공간을 운영해 온 세이프 파킹 LA(Safe Parking LA)는 야간에만 개방되며, 거주자들은 아침이 되면 차량을 이동해야 했다. 하지만 이번에 마련된 RV 전용 안전 주차장의 거주자들은 낮에도 머물 수 있다. 또한, RV는 지정된 공간에 고정된 상태로 유지해야 하며, 거주자는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지만 차량을 이동하는 것은 제한된다.   입주 조건은 운행 가능한 RV를 소유하고, 차량 소유권도 증명할 수 있어야 한다. 현재 13대의 RV가 입주해 있으며, 총 14대를 수용할 수 있다. 거주자들은 영구 주거지를 확보하면 RV를 반납하기로 동의한 상태다.   이 주차장은 카운티의 ‘패스웨이 홈(Pathway Home)’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엔드 홈리스니스 캘리포니아(End Homelessness California)’가 관리하고, 현장 운영은 ‘샤워 오브 호프(Shower of Hope)’가 담당한다. 한편, 이 시설은 지난 2019년 보호관찰국이 다우니로 이전하면서 비워진 부지를 활용해 조성됐다. 시범 사업이 종료되면 저소득층 주택 개발 부지로 활용된다. 정윤재 기자la카운티 노숙자 안전 주차장 거주 노숙자 전용 안전

2025-01-29

노숙자와 마약중독자가 점령한 '시민 쉼터'

LA한인타운과 인접한 맥아더 공원이 중병으로 신음하고 있다. 시민의 쉼터에 노숙자·마약중독자들이 몰리면서 각종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에만 지난 16일 새벽 산책 중이던 80대 한인이 칼에 찔려 중상을 입은 사건 〈본지 1월 20일자 A-3면〉이 발생했고, 22일엔 갱단 간 총격 사건이 벌어졌다. LA경찰국에 따르면 이 사건으로 6명이 총상을 입었다.   LA 시정부의 공원 재단장 약속이 무색해지는 모습이다. 유니세스 에르난데스 시의원(1지구) 등 LA시 정치인들은 한 달 전 대대적으로 맥아더 공원의 안전 강화 프로그램을 발표 〈본지 12월 20일자 A-4면〉했지만 지금까지 상황은 별반 달라진 게 없다. 지난 21일과 22일, 두 차례에 걸쳐 맥아더 공원 곳곳을 살폈지만 재단장의 흔적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공원에 들어서자마자 악취가 코를 찌른다. 쓰레기와 오물이 뒤섞여 있어 걸음을 내딛는 것조차 조심스럽다. 곳곳에 부탄가스통, 라이터 등이 널브러져 있다. 대낮인데도 곳곳에서 마약을 하는 모습이 눈에 띈다. 대부분 담배처럼 생긴 긴 모양의 은박지를 들고 허리를 구부린 채 경직된 자세로 움직이지 않는다. ‘좀비 마약’으로 불리는 펜타닐을 사용한 듯 보였다.     하지만 주변을 둘러봐도 경찰이나 시큐리티 가드는 보이지 않는다. 공원에서 담배, 술, 텐트 설치 등을 금한다는 10가지 규칙이 적힌 효과 없는 팻말만 덩그러니 있었다.     공원 인근에서 20년간 치킨집을 운영해 온 데이비드 김 씨는 “가게 앞에 있던 편의점이 한 달 전 문을 닫았다”며 “리스가 2~3년 남았는데도 본사가 철수를 결정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매일 절도와 시비가 끊이지 않았고, 노숙자들이 가게 앞을 점령하면서 직원과 손님들이 불안해했다”고 덧붙였다.   LA시는 올해 1월부터 맥아더 공원에서 피스 앰배서더 프로그램을 시행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 지역 시의원인 유니세스 에르난데스는 2년 반 프로그램 운영에 필요한 예산을 편성하겠다고 밝혔다. 비무장 팀이 주 5일간 맥아더 공원 등 웨스트레이크 지역을 돌며 응급 처치, 경찰 신고 등 각종 문제에 즉각적으로 대응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실질적으로 공원을 관리하고 있는 커뮤니티센터조차 이 프로그램의 운영에 대해 제대로 모르고 있었다. 커뮤니티센터의 한 관계자는 “피스 앰배서더 프로그램이 운영된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1지구 시의원이 진행하는 프로그램이라 정확한 일정이나 운영 현황에 대한 정보를 제공받은 게 없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야간 시간에 공원이 문을 닫은 후 노숙자들이 텐트를 치거나 하면 LAPD와 협력해 대응하고 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본지는 1지구 시의원 사무실 측에 두 차례나 안전 강화 프로그램의 일정, 현황, 성과 등의 자료를 요청했지만 23일까지 받지 못했다.     캐런 배스 LA시장도 지난해 7월 300만 달러를 들여 이곳을 재단장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이후 특별한 소식은 없다. 지난 2021년에는 당시 길 세디요 시의원이 150만 달러를 투입, 공원 보수 작업을 벌였지만 그 후 별반 달라진 건 없다.   공원에는 나무에 걸려있는 하얀색 박스가 보였다. 가까이 가서 살펴보니 펜타닐 해독제인 ‘나르칸’이 들어있는 박스다. 응급 상황 시 즉각 투여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약물 문제의 근본적 해결보다는 맥아더 공원에 모이는 마약 중독자들에게 마치 ‘알아서 해결하라’는 듯 보인다.   맥아더 공원은 갈수록 슬럼화되고 있다. LA시 민원 서비스 ‘My LA 311’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맥아더 공원이 포함된 웨스트레이크 지역에서만 총 6593건의 노숙자 텐트 신고 건이 접수됐다. 이는 LA 내에서 가장 많은 숫자다. 두 번째로 신고 건이 많은 다운타운(3410건)의 두 배에 달한다. 맥아더 공원과 그 주변이 노숙자들에게 주요 집결지로 인식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맥아더 공원의 이런 열악한 상황은 잠재적으로 범죄 유발의 우려도 낳는다.   한인 단체인 무궁화봉사회는 매달 두 번 맥아더 공원에 가 화단 관리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회원인 장응용 씨는 “공원에 있는 사람 모두가 위험 인물이라고 볼 순 없지만 화단을 관리하다 보면 욕설은 물론이고 마약에 취한 이들로부터 위협을 받는 경우도 있다”며 “이곳을 지나다 강탈을 당하거나 자전거를 뺏긴 한인들도 있을 정도로 맥아더 공원은 위험한 지역”이라고 말했다.   이어 장 씨는 “공원 인근에 시니어 아파트가 있는데 그곳에 사는 한인 시니어들도 이른 아침이나 저녁에는 공원 주변 산책을 피하고, 알바라도 길 쪽으로는 잘 가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맥아더 공원은 생기를 잃은 지 오래다. 마음 놓고 걸을 수 없는 이곳은 사실상 방치되고 있다. 시 정부가 내건 ‘재단장’이라는 구호가 헛헛하다. 관련기사 80대 한인 칼에 찔려 중상 정윤재·강한길 기자마약중독자 노숙자 맥아더 공원 공원 재단장 공원 인근

2025-01-23

뉴욕주 노숙자 인구 2년 만에 두 배로

 뉴욕주 노숙자 인구가 2년 사이에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22일 토마스 디나폴리 뉴욕주 감사원장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뉴욕주 노숙자 인구는 2022년 1월부터 2024년 1월까지 113% 증가해 15만8019명을 기록했다.     특히 아동 노숙자 수가 크게 증가해 전국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뉴욕주 아동 노숙자 수는 2022년 2만299명에서 지난해 5만773명으로 두 배 이상으로 증가했으며, 전체 노숙자 3명 중 1명은 18세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족 단위 노숙자의 경우 2022년 3만4805명에서 지난해 9만9457명으로 세 배 가까이로 증가했으며, 2024년 기준 전체 노숙자의 60.4%를 차지했다.     이에 대한 원인으로는 2022년부터 뉴욕주로 유입된 망명신청자 수가 급증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뉴욕주에서 노숙을 경험한 이들 중 55%는 히스패닉, 37%는 흑인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 지난해 노숙자 중 10%는 심각한 정신 질환 및 약물 중독을 앓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뉴욕주 전체 노숙자 중 대부분인 93%는 뉴욕시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뉴욕주 노숙자 15만여명 중 12만134명이 뉴욕시에 있었고, ▶나소·서폭카운티(4002명) ▶용커스·웨스트체스터카운티(1611명) 등이 뒤를 이었다.     디나폴리 감사원장은 “뉴욕은 오랜 기간 주택 위기를 겪어 왔지만, 최근 들어 길거리로 내몰리는 주민들이 크게 늘었다”며 “노숙자 문제는 뉴욕주 전역의 지역사회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주정부는 더 적극적인 조치를 통해 노숙자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전했다.      노숙자 뉴욕주 뉴욕주 노숙자 뉴욕주 감사원장 뉴욕주 아동

2025-01-22

한인타운서 매일 약 100건씩 민원 전화 접수

지난 한 해 LA 한인타운에서만 하루 평균 100건에 가까운 민원 전화가 접수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한인타운에서 접수된 민원 전화 10건 중 1건은 노숙자 텐트 신고 건으로 조사됐다.   통계·분석 매체 크로스타운은 LA시 민원 전화 서비스 ‘My LA 311’의 통계를 인용, 지난해 LA시에서는 총 141만 5288건의 민원 전화가 접수됐다고 21일 보도했다. 이는 전년 대비 5.2% 증가한 수치다.   민원 전화 접수 건을 지역별로 살펴보면 보일 하이츠 지역이 4만 9775건으로 가장 많았다. 한인타운(3만 4519건)은 밴나이스(4만 1280건), 웨스트레이크(3만 9284건), 노스할리우드(3만 5443건)에 이어 다섯 번째로 민원 전화 접수 건이 많은 지역이었다. 한인타운에서만 매일 94건의 민원 전화가 접수된 셈이다.   주목할 부분은 LA시 전역에 접수된 민원 전화 중 노숙자 텐트 신고 건이 지난 7년(2018~2024) 이래 가장 많았다는 점이다.   지난해 접수된 노숙자 텐트 신고 건은 총 8만 5991건이다. 이는 전년(7만 2351건) 대비 약 19% 늘어난 것이다. 또, 2018년(3만 9947건)과 비교하면 무려 115% 이상 증가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LA 지역의 노숙자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한인타운의 경우, 지난 한 해 노숙자 텐트 신고 건은 총 3254건이었다. 매일 10건에 가까운 노숙자 텐트 신고가 접수됐음을 알 수 있다.   캐서린 이(39·LA) 씨는 “아파트 주변에 버려진 소파 등 대형 물품 쓰레기가 조금만 쌓이면 금세 노숙자들이 그 자리를 차지한다”며 “주민들도 311에 노숙자 텐트 신고를 여러 번 했지만, 노숙자들이 잠시 사라졌다가 다시 돌아오기 때문에 민원 전화가 과연 효과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가장 많은 요청 건이 있었던 민원은 쓰레기 수거 요청(전자제품·대형 생활 쓰레기·가전제품·가구 등 포함)이었다.   311 통계에 따르면 전체 민원 전화 중 거의 절반(67만 4508건·약 47.7%)이 대형 생활 쓰레기를 수거해달라는 요청이었다. 이어 낙서 제거(약 31만 7400건·약 22.4%)가 두 번째로 많았다. 민원 전화 10건 중 7건이 쓰레기와 길거리 낙서 문제에 대한 것임을 알 수 있다.   현재 LA 한인타운의 경우 KYCC(한인타운 청소년회관)가 거의 모든 낙서 제거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KYCC에서 낙서 제거 자원봉사를 하는 제니퍼 남(16) 학생은 “쓰레기와 낙서가 많은 곳을 보면 대부분 노숙자가 많은 길목”이라며 “길거리가 깨끗해지면 안전 문제도 그만큼 개선되기 때문에 특히 시니어가 많은 한인타운에서 여러 학생이 자원봉사에 참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밖에도 지난해 동물 사체 처리 요구는 총 3만 2398건으로 나타났다. 이 역시 지난 7년(2018~2024) 이래 가장 많았다. 지역별로 보면 지난해 동물 사체 처리 요구 건은 샌피드로(870건), 노스리지(848건), 밴나이스(810건), 실마(792건) 등의 순이다. 장열 기자ㆍ[email protected]민원전화 완료 민원 전화 노숙자 텐트 노숙자 문제

2025-01-21

[열린광장] 노숙자 돕기로 한인 위상 높이자

살다 보면 위기를 맞을 수가 있는데 그럴 때 대다수 사람들은 상심하며 주저앉는 것이 보통입니다. 하지만 지혜로운 선장은 풍랑을 만났을 때 돛의 방향을 조절하여 더 빨리 가도록 그 바람을 역이용하듯 위기를 기회로 이용합니다.   LA다운타운에 갈 때면 여기가 정말 미국 맞나 서글픈 생각마저 드는 풍경들을 어디에서나 보게 됩니다. 넘쳐나는 노숙자들입니다. 앞으로 더 나아질 가망보다 악화할 가능성을 더 염려하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이 상황을 잘 이용한다면 우리 한인의 위상을 크게 높일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노숙자 문제는 그 해결을 정부에게만 기대할 수도 없고 또 미루어서도 안 됩니다. 특히 교회 같은 종교기관이나 일반 사회단체들이 함께 관심을 가져야 할 문제입니다. 모두가 함께한다 해도 현실적으로 ‘완전 해결’은 어려울 것이지만 노력하는 우리의 관심과 마음에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생각만 바꾸면 절호의 기회로 이용할 수 있는 이 위기 상황을 우리 한인들이 함께 지혜를 모아서 이루어 보자는 것입니다.   그들은 지저분한 골칫거리들로 보일 수 있지만 가까이 다가가서 보면 내 가족과 똑같이 귀한 생명체들입니다. 아무도 원치 않고 멀리하려는 그들을 우리 한인들이 보듬어 안으면 미국사회에서 한인의 위상을 도약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특히 남가주 지역에 1500 개가 된다는 한인 교회들이 앞장서서 노숙자 재활을 돕는 시설을 교회나 기타 적절한 장소에 설치하자는 것입니다. 그런 선행을 실천한 교회와 최고급 초호화판 교회당을 비교할 때 어느 교회가 주민들의 칭찬을 받을까요. 물론 집값 떨어뜨린다는 일부의 항의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주변 몇 교회들이 합동으로 번갈아 가며 음식제공도 하며 돕는다면 교회도 살아날 것입니다.     또 그 아름다운 선행이 주류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 한인의 위상은 자연스럽게 올라가게 될 것입니다.   시설은 홈디포 같은 곳에서 구입할 수 있는 간단한 조립식 창고 같은 것으로 만들고 이동식 화장실 및 샤워실만 갖춰도 충분하지 않을까요. 비용은 모금 캠페인을 벌여 힘을 합하면 어렵지 않게 설치할 수 있습니다.   한인 정치인들이 나서서 장소나 시설 구하는 것이나 법적 문제 해결해 주고 각지역 한인회나 교회 젊은이들이 봉사에 참여한다면 그 자체가 한인 정치인의 선거운동이 될 수 있어 정계진출도 쉽게 도모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동네들이 노숙자들을 쫓아내려고만 하는 이런 때에 부모세대의 그런 활동을 자녀들이 보고 자라도록 하는 것은 그 무엇과 감히 비교할 수 없는 엄청난 산 교육도 될 것입니다.   물론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일단 한두교회에서 1년 정도 한시적으로 시작하면 어떨까요.   노숙자 문제 해결을 위해 모두가 힘을 모은다면 한인 위상 제고, 정치인 배출, 자녀교육 등 일석삼조의 효과 있는 캠페인이 될 수 있습니다. 김홍식 / 은퇴의사열린광장 노숙자 한인 우리 한인들 한인 위상 한인 교회들

2025-01-19

뉴욕시 정신질환 노숙자에 치료·임시 주거지 제공

뉴욕시가 급증하는 정신질환 노숙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적극적인 조치에 나섰다.   15일 에릭 아담스 뉴욕시장은 "노숙자 문제를 해결하고 정신질환 환자를 지원하기 위한 전례 없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구체적인 방안을 발표했다.     앞서 아담스 시장은 지난 9일 신년연설에서 묻지마 범죄의 주범으로 꼽히는 정신질환 노숙자 문제 해결에 6억5000만 달러를 투입하겠다고 밝혔는데, 이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공개한 것이다.     먼저 아담스 시장은 '브리지 투 홈(Bridge to Home)'이라는 새로운 프로그램을 통해 뉴욕시 헬스앤병원(NYC Health+Hospitals)에 입원한 중증 정신 질환 환자 중 퇴원 준비가 됐지만 갈 곳이 없는 이들에게 임시 주거지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프로그램을 통한 임시 주거지에서는 싱글룸, 하루 세 끼 식사, 체계적인 레크리에이션 프로그램, 약물 관리, 개인 및 그룹 치료 등 지속적인 관리가 제공될 전망이며, 예술 치료사를 포함한 의사, 사회복지사, 간호사 등 전문가들이 24시간 상주할 예정이다.     또 정신건강·약물남용 문제를 겪는 노숙자들을 위해 셸터에 침상 900개를 추가하고, 노숙 청소년을 위한 침상을 100개 추가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뉴욕시 노숙자 셸터 수용 가능 인원은 4900명으로 늘어난다. 뿐만 아니라 전철역 및 열차 내에서 생활하는 노숙자들이 셸터에 입소할 수 있도록 관련 아웃리치팀에 대한 투자도 늘어날 전망이다   신생아들이 노숙자 셸터가 아니라 더 나은 환경에서 태어날 수 있도록 3000만 달러 자금도 투입된다. 아담스 시장은 셸터에서 태어나는 아이가 없도록 하기 위해 셸터 입소를 신청하는 예비 부모가 영구 주택을 찾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파일럿 프로그램을 향후 몇 주 내로 시행할 예정이다.     아담스 시장은 "너무 오랜 기간 정부는 노숙자, 특히 중증 정신 질환을 앓고 있는 노숙자들을 돌보지 못했다"며 "노숙자 문제 해결을 통해 뉴욕시를 자녀 키우기 좋으 도시로 만들 것"이라고 전했다.   윤지혜 기자 [email protected]정신질환 노숙자 정신질환 노숙자 뉴욕시 정신질환 뉴욕시 노숙자

2025-01-15

콜로라도 노숙자 수 전국 9위

   콜로라도 주내 노숙자수가 2만명에 육박해 미전국 51개주(워싱턴 DC 포함) 중에서 9번째로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미전체 노숙자수는 약 77만명으로 추산됐다. 연방주택도시개발부(U.S. Department of Housing and Urban Development/HUD)가 최근 공개한 연방의회 제출 노숙자 보고서(2024 Annual Homelessness Assessment Report to Congress)에 따르면, 2024년 1월 기준 미국 전체 노숙자수(추산치)는 76만7,856명에 달했다. 이는 미국인 1만명 중 23명꼴로 집이 없어 쉼터, 임시 주거지, 텐트, 자동차 등에서 사는 노숙자 생활을 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올해 1월 미전체 노숙자수는 전년동기대비 18%나 증가한 것으로, 이는 HUD가 노숙자 추산 집계를 시작한 2007년 이래 가장 큰 연간 증가율이다. 각 주별 노숙자 추산치를 살펴보면, 콜로라도는 전년대비 4,276명이 늘어난 1만8,715명으로 51개주 가운데 9번째로 많았다. 콜로라도 주내 노숙자의 성별은 남성이 1만1,065명, 여성은 7,343명이었고 인종별로는 백인 1만4,363명, 히스패닉 4,352명, 아메리칸 원주민 763명, 아시안 103명, 흑인 4,121명이었다. 연령별로는 18세 미만이 4,781명, 18~24세 1,264명, 25~34세 3,577명, 35~44세 3,804명, 45~54세 2,793명, 55~64세 1,890명, 65세 이상은 606명이었다. 51개주 가운데 노숙자수가 가장 많은 주는 캘리포니아로 18만7,084명에 달했다. 그 다음은 뉴욕 15만6,019명, 워싱턴 3만1,554명, 플로리다 3만1,362명, 매사추세츠 2만9,360명의 순이었다. 6위는 텍사스 2만7,987명, 7위는 일리노이 2만5,832명, 8위는 오레곤 2만2,875명, 9위는 콜로라도, 10위는 애리조나 1만4,737명였다. 반면, 노숙자수가 제일 적은 주는 와이오밍(501명), 노스 다코타(865명), 미시시피(1,041명), 사우스 다코타(1,338명), 델라웨어(1,358명)의 순으로 적었다. 한편, HUD의 보고서는 수년간 급등한 집값, 정부 지원 축소, 중·저소득층의 임금 인상 정체, 부족한 노숙자 지원 제도, 미국 망명을 원하는 이민자 급증 등 여러 요인이 노숙자 증가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이은혜 기자콜로라도 노숙자 노숙자 추산하지 콜로라도 노숙자 미전체 노숙자수

2025-01-15

[이슈 분석] 산불 가능성 '최고'에도 LA시 소방예산 삭감

LA 지역에서 역대 최악의 산불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노숙자 예산 증액을 위해 소방국 예산을 삭감했던 캐런 배스 LA 시장에 대한 비난이 일고 있다.   LA시는 2023-2024 회계연도에는 LA 소방국(LAFD) 예산을 전 회계연도에 비해 소폭 늘어난 8억 3700만 달러를 배정했다. 이에 반해 당시 노숙자 예산(13억 달러)은 약 10%나 늘었다.  LAFD의 예산은 노숙자 예산의 약 65%에 불과했다. 그나마 2024-2025 회계연도에 LAFD예산은 오히려 전 회계연도에 비해 1760만 달러 감소한 8억 1963만 달러로 줄었다.   LA시 회계감사관의 분석 결과 지난해 노숙자 예산의 절반 가량은 사용되지도 않았다. 이로 인해 예산 배정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이다.   배스 시장은 화재 발생 당시 아프리카 가나를 방문했다 지난 8일 급거 귀국했다. 이날 공항에 도착한 배스 시장은 소방국 예산 삭감으로 산불 진압이 어려워진 것 아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거듭되는 질문에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한 약 1분 30초 길이의 배스 시장 동영상은 온라인에서도 화제가 됐다. 배스 시장은 이날 오후  “군용기를 이용해 가장 빠른 방식으로 귀국했다”며 “계속 전화로 상황을 확인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그는 “모든 LA 주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면서도 예산 문제 관련 즉답은 피했다.   소방국 예산 삭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꾸준히 제기됐다. 크리스틴 크롤리 LAFD 국장도 예산 삭감으로 대규모 산불 및 긴급 상황에 대한 대응 역량이 악화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삭감된 예산 중에는 소방대원들의 초과 근무 수당이 많은 부분을 차지했다. 크롤리 국장은 “삭감된 예산은 산불 진압 지원을 위한 비행기 및 헬리콥터 훈련, 불도저 등 중장비 운용을 위한 추가 근무 수당 지급 등에 쓰일 예정이었다”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도 9일 배스 시장을 비판하는 글을 소셜미디어에 썼다. 그는 “산불은 3일째 빠르게 번지는데 진압률은 0%”라며 “이런 상황을 어느 누구도 본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캐런 배스와 개빈 뉴섬(가주 주지사)의 완벽한 무능함을 증명하는 것이며 LA는 완전히 파괴됐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당선인은 전날에도 뉴섬 주지사를 강하게 비판했다. 물을 더 많이 확보해야 한다고 요청했지만, 뉴섬 주지사가 이를 시행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엄청난 양의 물이 있는 태평양에서 바닷물을 끌어올 수 있지 않느냐”며 “뉴섬 주지사는 ‘작은 물고기들’을 보호하려고 물 확보에 나서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반면, 뉴섬 주지사는 이에 대해 “LA 수도전력국(LADWP)의 경우 물 수요가 많아 압력 탱크가 충분하지 않다”며 “이로 인해 소방대원들이 펌프에 접근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물 공급 입찰에 나섰다”고 반박했다.   올겨울 남가주 지역은 산불 발화에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는 평가다. 지난 7월 이후 비가 거의 오지 않아 극심한 가뭄이 지속한 데다 태평양 적도 지역에 대체로 건조하고 따뜻한 겨울을 유발하는 라니냐 현상까지 겹쳤다. 전문가들은 올겨울 잦아진 샌타애나 강풍은 상황을 더 악화시키는 요소가 됐다고 분석했다. 김영남 기자이슈 분석 소방예산 가능성 소방국 예산 노숙자 예산 산불 진압

2025-01-09

“안전하고 저렴한 뉴욕시 만들겠다”

대중교통과 길거리 안전에 대한 뉴요커들의 불안이 큰 가운데, 뉴욕시가 정신질환 노숙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6억5000만 달러를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정신질환 노숙자를 전문 셸터로 옮기는 것에 이어 이들을 강제 입원시키는 방안도 재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살인적인 물가로 인한 타격을 줄이기 위해 저소득층 지원도 강화한다. 저소득 청소년에 대한 프로그램은 확대해 이들이 범죄로 빠져들지 않도록 막겠다는 청사진도 내놓았다.   에릭 아담스 뉴욕시장은 9일 신년연설에서 “통계상 범죄율 하락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실제로 뉴요커들이 안전하다고 느끼는지 여부”라며 묻지마 범죄의 주범으로 꼽히는 정신질환 노숙자 문제 해결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밝혔다. 길거리 노숙과 입원을 반복하는 이들이 전문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곳을 늘리고, 뉴욕주정부를 향해선 ‘비자발적 병원 입원’을 허용하기 위한 법안을 함께 통과시키자고 촉구했다. 정신건강·약물남용 문제를 겪는 노숙자를 위한 셸터 공간도 900명분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주택공급 부족 현상을 해결하기 위한 추가 방안도 공개했다.     그는 이날 ‘가족을 위한 시티오브예스’ 계획을 내놓고 어포더블하우징과 다가구 주택을 더 건설하고 학교·놀이터·식료품점·도서관도 확대하겠다고 했다. 주택 구매시 지원을 늘리고, 렌트 지불기록을 크레딧 기록에 반영하는 새로운 도구 마련에도 나선다.   저소득층을 위한 소득세 면제도 추진한다. 아담스 시장은 “가구소득이 연방빈곤선(FPL)의 150% 이하인 납세자 중 부양가족이 있는 뉴요커들의 시 소득세를 면제할 수 있도록 주정부에 요구하고 있다”며 “2025~2026예산안에 포함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섹션8 바우처 대상 가정에 무료 인터넷을 제공하고, ‘3-K’(3-K for all) 무상교육 프로그램의 지역별 수요공급 편차도 줄일 예정이라고 전했다.   청소년 지원도 강화한다. 아담스 시장은 “공립교 학생이 의료, 경제 등 전문분야 지식을 늘릴 수 있도록 민간기업과 협업할 것”이라고 밝혔고, 뉴욕시 공립교에선 무료 수영 교육도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제대로 된 교육을 못 받은 저소득 청소년이 불법 총기 등 범죄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은 만큼, 교육을 통해 장기적으로 치안 문제를 해결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이날 아담스 시장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을 앞두고 관심을 끄는 불법이민자 추방 문제, 뉴욕시의 ‘피난처 도시’에 대한 입장은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김은별 기자 [email protected]뉴욕 안전 길거리 안전 저소득층 지원 정신질환 노숙자

2025-01-09

집행된 노숙자 주거 지원 100불 중 26불 회수

LA시와 카운티 지역 노숙자 통합 지원 기관인 ‘LA 홈리스서비스국(LAHSA)’이 2018년부터 서비스 제공업체에 선지급한 5080만 달러 중 약 1300만 달러를 회수했다고 밝혔다. 이는 2023년 11월 감사 당시 회수된 250만 달러에서 다섯 배 증가한 수치이다.   이번 비용 회수는 홈리스의 임시 숙소로 사용된 공간에 대한 시정부의 비용 지불이 과다 또는 부당하게 이루어진 것에 대한 회수 조치다.   가주 연방법원 심리 중에 밝혀진 이번 회수 내용은 그동안 LAHSA를 통한 비용 지불이 투명하고 꼼꼼하게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이는 LAHSA와 시 및 카운티 노숙자 지원 기관들이 수천 개의 새로운 쉼터와 치료 병상 마련 등 각종 비용 지불을 포함한 진행 상황을 규정에 따라 법원에 보고하는 과정에서 밝혀진 것이다.   데이비드 카터 연방법원 판사는 LAHSA에 추가 회수 계획에 대한 세부 정보도 요구했다.   법원 측은 지급금을 받은 36개의 노숙자 지원 제공업체 목록을 검토하며, 많은 금액을 상환한 비영리 운영자들을 칭찬하는 한편, 여전히 상당한 미지급 잔액을 가진 기관들에 대해서는 회수 요청을 할 것을 강력하게 권했다.   카터 판사는 “5000만 달러는 빙산의 일각일 뿐”이라며 “알려지지 않은 문제가 훨씬 더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계약 정보가 대중에게 제대로 공개되지 않았음을 지적하며 “우리가 무엇에 돈을 쓰고 있는지,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없다”고 꼬집었다.   케네스 메히아 LA시 감사관도 “책임감 부족과 데이터 공유의 문제가 원인”이라고 지적하면서 “우리는 서비스 제공자들에게 사실상 백지 수표를 발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바레시아 애덤스 켈럼 LAHSA 최고경영자는 법원에 제출한 자료에서 “선지급금은 2018년 유권자들이 승인한 노숙자 서비스용 판매세 발의안 H의 초기 비용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LAHSA의 자닌 트레호 재정책임자는 대부분의 제공업체가 돈을 갚을 기한이 발의안 H가 종료되는 2027년 말까지로 예정되어 있다고 밝혔다.   카터 판사가 명령한 독립 감사는 노숙자 프로그램의 재정 및 운영 상태를 가장 포괄적으로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초기 결과는 다음 달 공개될 예정이며, 감사 비용은 현재까지 무려 300만 달러를 초과했다.   한편, LA시는 현재까지 4000개 이상의 새로운 쉼터 병상을 마련했으며, 4600개를 추가로 개방할 계획이다. 그러나 필요한 병상의 3분의 1에 대한 계획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카운티는 2024년 12월까지 1200개가 넘는 정신건강 및 약물치료 병상을 마련했다고 보고한 바 있다. 최인성 기자노숙자 집행 노숙자 지원 카운티 노숙자 추가 회수

2025-01-08

전국서 노숙자 가장 많이 사는 곳은 가주

전국에서 노숙자가 가장 많이 사는 지역은 가주인 것으로 나타났다.   비영리 언론재단 캘매터스는 연방 주택도시개발부의 2024년 노숙자 평가 보고서를 인용해 가주 지역에 총 18만7084명의 노숙자가 살고 있다고 지난 6일 보도했다.   가주 지역의 노숙자는 전년보다 약 3% 증가(5685명)한 것으로, 가주 인구 1만 명당 노숙자는 48명꼴이다.   이어서 노숙자는 뉴욕주(15만8019명), 워싱턴주(3만1554명), 플로리다주(3만1362명)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기준 가주 전체 노숙자 인구 중 약 16만1445명은 개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74%의 노숙자는 거리에서 생활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어린 자녀가 있는 가족 단위의 노숙자 수는 약 2만5639명이다. 그중 21%가 거리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아울러 지난해 가주 내 재향  군인 노숙자 수는 약 9310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국의 재향 군인 노숙자 인구의 약 28%에 해당한다. 다만, 재향 군인 노숙자는 지난해 기준으로 전년 대비 1279명이 감소했다. 두 번째로 재향 군인 노숙자가 많은 주는 플로리다주다. 가주의 약 4분의 1 수준인 2333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장애가 있거나 장기간 길거리 생활을 한 가주 내 만성 노숙자 수는 지난해 기준 약 6만6548명이었다. 이는 전국의 만성 노숙자 중 44%에 해당하는 것으로, 대부분이 가주에 살고 있는 셈이다. 가주 지역 만성 노숙자 중 약 74%는 셸터가 아닌 거리에서 생활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재향 군인 노숙자 수와 더불어 지난해 만성 노숙자 수는 전년 대비 962명이 감소한 것이 특징이다.   이처럼 가주가 전국 노숙자 수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수치가 발표된 가운데, 개빈 뉴섬 가주 주지사는 자신의 노숙자 정책이 효과를 보인다고 강조했다.   뉴섬 주지사는 성명을 통해 “전국적으로 노숙자 수는 증가 중이지만 가주에서는 진전의 조짐이 보인다”며 “우리의 전략이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노숙자 수는 전년 대비 약 18% 증가했다. 노숙자 수는 22개 주에서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였다. 김경준 기자노숙자 전국 퇴역군인 노숙자 노숙자 인구 뉴욕주 노숙자

2025-01-06

텍사스 노숙자수 2만7,987명, 전국 6위

 텍사스 주내 노숙자수가 3만명에 육박해 미전국 51개주(워싱턴 DC 포함) 중에서 6번째로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미전체 노숙자수는 약 77만명으로 추산됐다. 연방주택도시개발부(U.S. Department of Housing and Urban Development/HUD)가 최근 공개한 연방의회 제출 노숙자 보고서(2024 Annual Homelessness Assessment Report to Congress)에 따르면, 2024년 1월 기준 미국 전체 노숙자수(추산치)는 76만7,856명에 달했다. 이는 미국인 1만명 중 23명꼴로 집이 없어 쉼터, 임시 주거지, 텐트, 자동차 등에서 사는 노숙자 생활을 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올해 1월 미전체 노숙자수는 전년동기대비 18%나 증가한 것으로, 이는 HUD가 노숙자 추산 집계를 시작한 2007년 이래 가장 큰 연간 증가율이다.   각 주별 노숙자 추산치를 살펴보면, 텍사스는 전년대비 610명이 늘어난 2만7,987명으로 51개주 가운데 6번째로 많았다. 텍사스 주내 노숙자의 성별은 남성이 1만7,508명, 여성은 1만231명이었고 인종별로는 백인 2만52명, 히스패닉 7,935명, 아메리칸 원주민 358명, 아시안 291명, 흑인 9,684명이었다. 연령별로는 18세 미만이 4,156명, 18~24세 1,713명, 25~34세 4,698명, 35~44세 5,850명, 45~54세 5,048명, 55~64세 4,642명, 65세 이상은 1,880명이었다.     51개주 가운데 노숙자수가 가장 많은 주는 캘리포니아로 18만7,084명(전년대비 5,685명 증가)에 달했다. 그 다음은 뉴욕 15만6,019명(전년대비 5만4,819명 증가), 워싱턴 3만1,554명(3,518명 증가), 플로리다 3만1,362명(606명 증가), 매사추세츠 2만9,360명(1만219명 증가)의 순이었다. 6위 텍사스에 이어 7위는 일리노이 2만5,832명(전년대비 1만3,885명 증가), 8위는 오레곤 2만2,875명(2,733명 증가), 9위는 콜로라도 1만8,715명(4,276명 증가), 10위는 애리조나 1만4,737명(500명 증가)였다. 반면, 노숙자수가 제일 적은 주는 와이오밍으로 501명에 불과했고 노스 다코타(865명), 미시시피(1,041명), 사우스 다코타(1,338명), 델라웨어(1,358명)의 순으로 적었다. 이밖에 조지아는 1만2,290명(전국 순위 13위), 네바다 1만106명(17위), 미시간 9,739명(18위), 버지니아 7,141명(22위), 매릴랜드 6,069명(24위), 워싱턴DC 5,616명(25위), 루이지애나 3,469명(33위), 코네티컷은 3,410명(35위)이었다. 한편, HUD의 보고서는 수년간 급등한 집값, 코로나19 시절 도입된 정부 지원 축소, 중·저소득층의 임금 인상 정체, 부족한 노숙자 지원 제도, 미국 망명을 원하는 이민자 급증 등 여러 요인이 노숙자 증가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또한 연방정부는  노숙자의 이민자 여부를 조사하지 않기 때문에 미국 내부의 가난과 이주민 급증이 전체적인 노숙자 증가에 미치는 영향을 분리하기가 쉽지 않다고 아울러 지적했다.   손혜성 기자노숙자수 텍사스 텍사스 노숙자수 미전체 노숙자수 노숙자 추산하지

2025-01-06

[이슈 진단] ‘노숙자 화재’ 건물주·업주 불안…기온 내려가며 사건 많아져

최근 기온이 떨어지면서 주변에 노숙자 텐트가 있는 건물주나 업주들은 불안하기만 하다. 노숙자들이 추위를 피하기 위해 피운 불이 화재 사건으로 번지는 일이 빈발하기 때문이다.       LA소방국(LAPD)에 따르면, 지난달 한인타운 인근 8가와 갈랜드 애비뉴 사거리에 위치한 건물(1200 W 8th St)의 외벽이 불에 타는 사건이 발생했다. 브라이언 험프리 LAFD 공보관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건물 옆에 있던 노숙자 캠프에서 발생한 화재가 건물 외벽으로 옮겨붙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화재 진압을 위해 소방차 13대, 소방관 31명이 투입됐다”고 덧붙였다.      LA다운타운과 가까운 사우스 브로드웨이와 32가 인근에 단층 건물을 소유하고 있는 전모씨는 건물을 내놨다. 그는 “주변에 서성이는 노숙자들 때문에 건물 운영이 어렵겠다고 판단해 지난해 2월 매물로 내놨다”고 말했다.     이 건물은 지난 2023년 8월과 지난해 1월 등 이미 두 차례나 노숙자 방화로 피해를 입었다. 〈본지 2024년 1월 11일자 A-1면〉 그는 “건물 주변에서 노숙자들이 불을 피우는 일이 여전히 빈번하다”며 “건물 주변 노숙자 수도 줄지 않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전씨는 노숙자 접근과 화재 예방을 위해 지난해 5월 자비 5만 달러를 들여 건물 주변에 펜스를 설치했다. 그런데 시정부로부터 벌금 통지서를 받았다고 한다.  그는 “시에서 아무런 도움을 주지 않아 내 돈으로 조치를 취했는데 되레 벌금이 부과됐다”고 말했다.   이에 전씨는 1750달러의 벌금을 냈다. 그는 “법적인 문제는 없지만, 사전에 허가를 받지 않았다는 게 벌금 부과 이유”라고 억울해 했다.   그는 화재 위험 관리에 관한 시정부의 소극적 행정을 꼬집었다. 전씨는 “길거리에서 발생하는 크고 작은 화재 예방을 위해 시정부가 무얼 하는지 모르겠다”며 “LA시 민원 신고 전화인 311에 연락해 화재 후속 처리나 예방 관련 도움을 요청해도 해결에 수개월이 걸린다”고 토로했다.   전씨는 지난 번 화재 복구 비용을 보험 청구 대신 전액 자비로 부담했다. 그는 “보험 갱신이 거부되거나 보험료 급등을 우려해 보험사에 피해 금액을 청구하지 않았는데도 보험료가 또 올랐다”고 울분을 토했다.     화재로 인한 보험료 인상과 보험사의 갱신 거부는 건물주들이 가장 많이 우려하는 부분이다. 손해 사정 전문가 피터 박 그린스팬 부대표는 “건물이나 사업장 근처에 노숙자 캠프 등 화재 위험 요소가 있다면 보험사에서 보험 가입을 꺼리거나 보험료를 대폭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노숙자 텐트 때문에 보험료가 4배까지 오르는 경우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박 부대표 역시 시정부의 노숙자 화재 관련 조치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노숙자에 의한 화재 위험성을 LA시에 보고해도 실질적인 조치가 이뤄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 의류 제조 업체에서 일하는 김영지씨는 “자바시장은 불에 타기 쉬운 옷이나 원단이 많은 곳”이라면서 “우리 회사 건물은 물론 자바시장 주변에 노숙자가 많아 그들이 피운 불이 인근 건물로 옮겨붙지는 않을까 늘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어 “거주하는 아파트 주변에도 노숙자가 있어 늘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김경준 기자 [email protected]이슈 진단 노숙자 건물주 노숙자 텐트 노숙자 캠프 노숙자 접근

2025-01-05

“중앙일보 노숙자 기사보고 직접 거리로”

올해 마지막 주말인 지난 28일 추위에 떠는 노숙자들에게 온정의 손길이 전해졌다.     글렌데일 지역 세계등대교회(담임목사 김도일) 사역자, 성도 등 11명은 이날 LA 한인타운 일대를 돌며 노숙자 50여명에게 침낭을 제공했다.     이 교회 김도일 담임목사는 “중앙일보 노숙자 특집 기사를 보고 노숙자들이 사는 거리에 직접 가서 도움을 줘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추운 날씨에 거리에서 떨고 있을 노숙자들에게 필요한 침낭을 기부하기로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교회 측은 이날 오전 8시 40분쯤 한인타운 인근 노숙자 밀집 지역인 맥아더 파크에서 노숙자들에게 침낭을 전달했다. 봉사자들이 테이블을 설치하고 승합차에서 침낭을 꺼내기 시작하자 50명 넘는 노숙자가 공원 사방에서 나타나 침낭을 받기 위해 줄을 섰다.     침낭을 받은 노숙자 존 바필드는 “침낭을 받게 돼 매우 감사하다”며 “노숙자를 신경 쓰는 사람이 많지 않은데 도움을 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또 다른 노숙자 호세 마리노는 "기온이 낮아져 상당히 추웠는데 침낭 덕분에 몸을 녹일 수 있겠다"고 전했다.     맥아더 파크에서 침낭 전달을 마친 교회 측은 이후 한인타운에 있는 한인 노숙자들에게 침낭을 제공했다. 교회 측은 이날 한인 노숙자 신소영, 양계형, 윤애복씨를 찾아갔다. 이들은 교회 측에 감사함을 표했다. 윤애복씨는 "직접 찾아와 귀한 침낭을 줘서 고맙다"고 전했다.   이날 봉사에 나선 영 김씨는 "노숙자들을 볼 때마다 안타까웠지만 먼저 나서서 도울 방법이 없었다"며 "이번 기회로 도움을 줄 수 있어 좋았다"고 소회를 말했다.     한편, 교회 측은 향후 노숙자 사역을 이어갈 계획이다. 김도일 목사는 "이번이 교회가 하는 첫 노숙자 사역이었다"며 "노숙자들을 계속해서 도울 방법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김경준 기자노숙자 기사 노숙자 기사 한인 노숙자들 중앙일보 노숙자

2024-12-29

"환영받지 못하지만 떠날 수도 없어"…10년째 '골목 노숙' 윤애복씨

LA 한인타운의 한글 간판들은 한인들에게 민족적 동질감을 안겨준다. 한인 노숙자에게는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8가와 사우스 카탈리나 스트리트 인근 한 골목에는 윤애복(65) 씨가 맨바닥을 매트리스 삼아 살고 있다. 햇빛조차 제대로 들지 않는 외진 골목이 그녀의 거처다. 골목으로 들어서자 악취가 코를 찌른다. 페트병, 폐지, 버려진 가구 등이 곳곳에 널브러져 있다. 대변 때문에 걸음을 떼는 것조차 조심스럽다. 역설적이지만 이 골목은 그녀가 가장 편안함을 느끼는 공간이다.       주변 업주들에 따르면 윤 씨는 이곳에서 10여 년째 살고 있다. LA시의 노숙자 담당 공무원들이 윤 씨에게 셸터로 이주할 것을 제안했다. 이들은 캐런 배스 LA 시장이 주도하고 있는 ‘인사이드 세이프’ 프로그램을 수행 중이다.노숙자들을 셸터나 모텔 등으로 옮기는 게 이들의 역할이다.   한 공무원이 윤 씨에게 “임시 거주지로 옮기겠느냐”고 물었다. 윤 씨는 잠시 고민하다가 느릿한 말투로 “들어가고 싶다. 그런데 이미 여섯 번이나 들어갔다가 다시 나왔다”고 대답했다.   유창하진 않았지만 윤 씨는 어느 정도 영어로 의사를 표현했다. 이 공무원은 좀 더 원활한 소통을 위해 “한국어 통역이 필요하느냐”고 되물었다.    곧바로 한국어 통역사와 연결됐다. 공무원은 통역사를 통해 다시 한번 셸터로 입소할 의향이 있는지 재차 확인했다. 윤 씨가 한국어로 “들어가겠다”고 답변하자, 그곳에 있던 다섯 명의 공무원들이 곧바로 윤 씨의 옷과 소지품 등을 두 개의 큰 비닐봉지에 담기 시작했다. 모텔로 옮기기 위한 준비였다.   윤씨가 갑자기 자신이 옮기게 될 셸터의 위치를 물었다. 한 공무원이 “이곳에서 6마일 정도 떨어진 곳에 있다”고 대답했다. 그러자 윤 씨가 격앙된 목소리로 “그곳으로 가지 않겠다”고 말했다.   마음이 돌변한 윤 씨를 보며 공무원들은 당황한 기색을 숨기지 못했다. 그래도 재차 모텔로 가자고 설득했지만 그럴수록 윤 씨는 더 완고하게 제안을 거부했다.   노숙자가 원하지 않으면 강제로 이주시킬 수 없다. 시정부 규정 때문이다. 윤 씨는 쓰레기 가득한 그 골목길에 다시 혼자 남아야 했다.   취재팀은 조심스럽게 “왜 모텔로 들어가지 않느냐. 6마일이 너무 멀어서 그러느냐”라고 물었다. 윤 씨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난 여기가 좋다. 다른 곳은 싫다”고 했다.   공무원뿐만이 아니다. 윤 씨가 다른 곳으로 가길 원하는 이들은 또 있다. 골목길 인근의 업주들은 윤 씨가 이곳에 있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미용실을 운영하는 한인 업주는 취재팀에 “윤 씨가 제발 다른 곳으로 갔으면 좋겠다”고 하소연했다. 이 업주는 “윤 씨가 아무 데나 대소변을 보니까 악취가 진동하고, 손님들도 너무 불편해한다”고 했다.     윤 씨에 대해 이야기하던 이 업주는 화가 난 듯 문을 열고 나가더니 갑자기 소리치기 시작했다. 이 업주는 윤 씨를 향해 “제발 여기를 떠나. 죽더라도 여기서 죽지 말고 다른 데 가서 죽어”라며 냉혹한 말을 계속해서 내뱉었다.   하지만 윤 씨의 표정엔 아무런 변화가 없다. 고개를 숙인 채 길바닥만 응시하고 있다. 윤 씨 앞에는 한참 전 누군가가 전해준 듯 차갑게 식은 국수 한 그릇이 놓여 있었다.   윤 씨는 가장 익숙하다고 느끼는 골목이지만 정작 이 곳에서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였다.         중식당을 운영하는 박은경 씨는 “가끔 윤 씨가 보이지 않을 때도 있지만, 항상 이곳으로 다시 온다”며 “노숙자들은 한 번 정착한 곳을 집처럼 생각하는지, 떠나도 다시 돌아오는 것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물론 냉정 이면에는 인정도 공존한다. 일종의 연민이다. 박 씨는 “나도 솔직히 윤 씨가 너무 싫지만 그래도 몇 번 윤 씨에게 음식을 전해준 적도 있다”며 “손님 중에는 식사를 한 뒤, 음식을 따로 투고해서 윤 씨에게 가져다주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어느 비 오는 날 저녁, 중년의 한인 남성이 윤 씨에게 다가와 식사를 했는지 물었다. 온종일 굶었던 윤 씨는 따뜻한 떡국이 먹고 싶다고 했다. 이 남성은 윤 씨에게 20달러짜리 지폐 한장을 건넸다. 윤 씨는 그 돈을 들고 식당 문 앞에서 서성였다. 순간 종업원의 얼굴이 순간 굳어졌다. 지폐를 건넸던 남성이 윤씨 대신 “떡국을 투고해달라”고 부탁하자 종업원은 그제야 주문을 받았다. 10분 정도 후 다시 문밖으로 나온 이 종업원은 “좀 넉넉하게 담았다”며 윤 씨에게 음식을 건넸다.   떡국을 받아 든 윤 씨는 그 자리에서 한국어 무가지를 찾아 바닥에 깔았다. 단순히 음식 받침 용도는 아니다. 음식을 먹던 그녀가 갑자기 신문에 적힌 날짜를 가리키면서 요일을 물었다. 윤 씨에게 한국어 신문은 한인타운이라는 사실을 상기시키는 일종의 연결고리다.   윤 씨는 배척 속에서도 안도감을 느끼는 아이러니 속에 살아가고 있다. 한인타운 외진 골목에 숨겨진 현실이다.       [이 기사는 미주중앙일보의 영어 매체 코리아데일리US(www.koreadailyus.com)에 12월 20일 게재된 기사를 한글로 재구성한 것입니다]       장열·김영남·김상진 기자한인홈리스시리즈 한국어 통역사 골목길 인근 한인 노숙자

2024-12-26

“우리는 6피트 땅 밑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LA 한인타운의 한 평온한 주택가에는 냉혹한 현실이 숨겨져 있다. 아이롤로 스트리트와 11가 인근, 하얀 목조 주택 뒤로 수북이 쌓인 물건들은 생존을 위한 몸부림을 암묵적으로 전하고 있다.     꽃무늬 셔츠와 야구 모자를 쓴 노숙자 전명오(65) 씨는 자신만의 보물 창고를 갖고 있다. 그곳으로 우리를 안내했다. 그는 흥분한 듯한 목소리로 선글라스 하나를 보여줬다. 전 씨는 “이게 얼마짜리로 보이나. 400~500불 정도 될 것”이라며 “누가 훔친 물건인데 내가 산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만의 보물 창고에 쌓여 있는 물건들을 우리에게 자랑하기 시작했다. 심지어 그는 “방금 좋은 자전거가 하나 들어왔는데 관심이 있느냐”고 묻기도 했다.   자전거, 전기 스쿠터, 골프채, 고급 여행 가방 등이 여기저기 쌓여 있다. 비싼 물건만 있는 건 아니다. 그릇, 빈 술병, 낡은 소파 등 잡동사니도 널브러져 있다.     전 씨의 보물 창고가 있는 이곳은 한 한인이 소유한 주택이다. 시정부의 지원을 받아 노숙자 셸터로 운영되고 있다. 이곳엔 전 씨와 같은 노숙자가 20여 명이 살고 있다. 전 씨는 “이 물건들은 모두 파는 것”이라며 “훔친 물건들이라서 팔 수 있는 곳이 없으니까 여기서 구매자를 찾아주는데, 일종의 암시장 같은 곳”이라고 했다.   그는 1975년에 미국에 왔다. 영어 구사에 큰 불편함이 없어 보였다. 전 씨는 자신을 포함해 이곳의 노숙자 모두를 “6피트 아래에 놓여있는 사람들”이라고 지칭했다. ‘6피트’는 사람이 묻힐 때 관이 놓이는 깊이다. 노숙자들은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인생의 바닥에 놓여 있다는 의미다.   인터뷰를 하면서 셸터의 내부 사진을 찍으려 하자 갑자기 민머리의 한인 남성이 화가 잔뜩 난 목소리로 소리를 질렀다. 그는 “지금 뭐 하는 거냐. 사진을 왜 찍는 거냐”고 화를 냈다. 그러자 전 씨가 곧바로 막아서면서 “내 사진을 찍는 거니까 걱정하지 마”라고 말했다.   당장 덤빌 듯 화를 냈던 이 남성은 전 씨의 말 한마디에 조용히 셸터로 들어갔다. 전 씨는 이곳에서 나름 ‘실세’인 듯했다. 전 씨가 갑자기 왼쪽 팔을 들어 흉터를 보여줬다. 그는 “한인타운의 갱단이 이렇게 한 것”이라며 “길거리에 살면서 여러 번 칼에 찔렸다”고 했다.     전 씨에게 한인타운은 모순적인 곳이다. 그는 이곳에서 자신의 보물들을 찾기도 하지만 자신의 목숨을 지키기 위해 애를 써야 하는 곳이기도 하다. 마당에 널린 장물들을 우리에게 자랑하던 그는 한인타운 치안의 현주소와 노숙자들이 겪는 실질적인 어려움들에 대해서는 비판을 하기도 했다.     전 씨는 “경찰은 싸움이 나도 우리가 노숙자인 것을 알면 그냥 가버린다”며 “어떤 일이 벌어져도 개입하지 않으려 하고 노숙자를 제대로 보호하지도 않기 때문에 노숙자들은 더 비인간적으로 변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베벌리힐스 같은 동네는 돈이 많으니까 신고하면 경찰도 바로 오고 통제가 되는데 한인타운은 그렇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현실은 역설적으로 그가 한인타운을 떠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전 씨는 “특히 한인들은 한인 노숙자가 길거리에서 흉기 같은 걸 들고 있어도 쫓아내거나 신고하지 않는다”며 “아무래도 같은 민족이니까 연민 같은 감정을 갖는 것인데, 그래서 우리가 이곳을 떠나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 씨는 노숙자가 되기 전 핸디맨으로 일했다. 그가 노숙자로 전락한 건 6년 전 일이다. 마약에 손을 대면서 그의 인생도 ‘6피트’ 밑으로 떨어졌다. 그는 수년간 거리와 셸터를 오간 경험을 토대로 현재 시정부 노숙자 정책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전 씨는 “소셜 워커들이 이곳을 가끔 방문하는데 정리가 잘된 거실만 보고 간다”며 “진짜 우리가 사는 모습은 제대로 살펴보지 않으니까 현실과 동떨어진 결정을 내린다”고 말했다.   전 씨에게 한인타운은 비참한 보물섬과 같다. 영원히 떠나지 못하고 갇혀 있을 수밖에 없는 현실이 반복되고 있다.   [이 기사는 미주중앙일보의 영어 매체 코리아데일리US(www.koreadailyus.com)에 12월 20일 게재된 기사를 한글로 재구성한 것입니다.]         취재 = 장열·김영남 기자 사진= 김상진 기자한인홈리스시리즈 전명호 한인 노숙자 la 한인타운 보물 창고

2024-12-25

[기고] 노숙자 할머니와 평행우주

새벽과 아침의 경계선에 있는 오전 6시지만 서울역은 많은 인파로 붐볐다.     대전행 KTX 열차를 타려면 아직 한 시간이나 남았다. 오전 9시 KAIST 특강 시간에 맞추기 위해서는 서울역에서 간단한 아침 식사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맥도널드에서 빅 브렉퍼스트와 커피를 주문해서 테이블에 앉았다. 그런데 갑자기 심한 지린내가 났다. 식사를 하다말고 쳐다보니 남루한 옷을 입은 노숙자 할머니가 테이블 옆에 우두커니 서서 쳐다보고 있었다.     청소를 하던 직원이 달려와 할머니를 빗자루로 떠밀면서 나가라고 소리를 질렀다. 나는 직원에게 그러지 말라고 야단을 쳤다. 그리고 할머니께 아침 식사를 하셨느냐고 물었다. 할머니는 고개를 저었다. 나는 할머니께 잠시만 기다리시라고 한 후 음식을 주문하기 위해 대기줄에 섰다. 그런데 갑자기 의자 위에 두고 온 가방이 생각 났다. 가방 속에는 여권과 현금 그리고 컴퓨터가 들어 있었다. 만약, 노숙자 할머니가 가방을 가지고 달아나면 어떡하지 하는 불안과 함께 자꾸만 눈길이 그쪽으로 갔다.     마침내 할머니를 위해 빅브렉퍼스트와 커피를 쟁반에 담아 와서 식사를 권했다. 처음엔 할머니와 아침 식사를 함께할 생각이었지만, 지독한 냄새 때문에 도저히 식사를 할 수 없었다. 그래서 열차 시간을 핑계 삼아 먼저 자리를 떴다.   아침 햇살 속에 깨어난 가을 들녘의 풍경 위로, 빅 브렉퍼스트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승강장으로 걸어가는 나의 뒷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노숙자 할머니의 얼굴이 오버랩되었다. 그때 할머니는 무슨 생각을 하셨을까? 혹시, 치매로 인해 나를 자신의 아들로 생각하진 않았을까. 강의 내용을 검토하기 위해 자료를 탁자 위에 올려놓았지만 집중하기 어려웠다. 마음을 추스르기 위해 의자를 뒤로 젖히고 눈을 감았다. 기차는 나의 복잡한 마음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대전을 향해 속력을 내며 달렸다.   특강을 마치고 귀경하는 열차 안에서도 아침에 일어났던 일이 뇌리를 떠나지 않았다. 왜 나는 노숙자 할머니와 식사를 함께하지 못했을까. 사람의 몸에서 나는 냄새가 그렇게도 참을 수 없었던가. 왜 나는 열차 시간을 핑계로 먼저 자리를 떴을까.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계명이 나에게는 슬로건에 불과한 것인가.     사실 노숙자 할머니를 처음 본 순간 자리를 피하고 싶었다. 그런데, 나의 스승이셨던 김동길 교수님께서 오래전 광주행 고속버스 내에서 문둥병 환자와의 동승을 거부하는 승객을 위해 당신의 자리를 양보하시고 그 환자와 나란히 앉아 광주까지 가셨던다는 말씀이 생각났다.     그래서 김 교수님의 제자라면 최소한 이 정도는 해야겠다는 생각에, 나도 할머니께 식사를 대접하고 함께 식사를 하기로 마음 먹었지만 결국 그렇게 하지 못했다.   이런 자괴감으로 나 자신과의 부정적인 대화를 하던 중에 창가에 비친 저녁 노을을 바라보다가, 문득 최근에 읽은 미치오 카쿠 박사의 ‘평행우주(Parallel Universe)’가 떠올랐다. 평행우주는 가상의 우주 모형으로 자신이 살고 있는 우주가 아닌 같은 시간을 공유하는 평행선상에 위치한 또 다른 세계를 말한다. 내가 선택하지 않은 또 다른 내가 살고 있는 세계인 것이다.     넓은 의미로 평행우주는 여러 개의 우주가 있다는 다중 우주를 의미하기도 한다. 즉, 차원은 같지만 다른 세계인 것이다. 문득, 노숙자 할머니도 또 다른 세계에서는 행복한 일상 생활을 하고 있진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할머니는 오늘 아침에도 깨끗한 옷을 차려 입고 웃음이 가득한 집에서 가족들과 식탁에 둘러앉아 식사를 하고 계셨을 것이다. 손국락 / 보잉사 시스템공학 박사기고 평행우주 노숙자 노숙자 할머니 그때 할머니 사실 노숙자

2024-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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