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중앙일보 노숙자 기사보고 직접 거리로”

올해 마지막 주말인 지난 28일 추위에 떠는 노숙자들에게 온정의 손길이 전해졌다.     글렌데일 지역 세계등대교회(담임목사 김도일) 사역자, 성도 등 11명은 이날 LA 한인타운 일대를 돌며 노숙자 50여명에게 침낭을 제공했다.     이 교회 김도일 담임목사는 “중앙일보 노숙자 특집 기사를 보고 노숙자들이 사는 거리에 직접 가서 도움을 줘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추운 날씨에 거리에서 떨고 있을 노숙자들에게 필요한 침낭을 기부하기로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교회 측은 이날 오전 8시 40분쯤 한인타운 인근 노숙자 밀집 지역인 맥아더 파크에서 노숙자들에게 침낭을 전달했다. 봉사자들이 테이블을 설치하고 승합차에서 침낭을 꺼내기 시작하자 50명 넘는 노숙자가 공원 사방에서 나타나 침낭을 받기 위해 줄을 섰다.     침낭을 받은 노숙자 존 바필드는 “침낭을 받게 돼 매우 감사하다”며 “노숙자를 신경 쓰는 사람이 많지 않은데 도움을 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또 다른 노숙자 호세 마리노는 "기온이 낮아져 상당히 추웠는데 침낭 덕분에 몸을 녹일 수 있겠다"고 전했다.     맥아더 파크에서 침낭 전달을 마친 교회 측은 이후 한인타운에 있는 한인 노숙자들에게 침낭을 제공했다. 교회 측은 이날 한인 노숙자 신소영, 양계형, 윤애복씨를 찾아갔다. 이들은 교회 측에 감사함을 표했다. 윤애복씨는 "직접 찾아와 귀한 침낭을 줘서 고맙다"고 전했다.   이날 봉사에 나선 영 김씨는 "노숙자들을 볼 때마다 안타까웠지만 먼저 나서서 도울 방법이 없었다"며 "이번 기회로 도움을 줄 수 있어 좋았다"고 소회를 말했다.     한편, 교회 측은 향후 노숙자 사역을 이어갈 계획이다. 김도일 목사는 "이번이 교회가 하는 첫 노숙자 사역이었다"며 "노숙자들을 계속해서 도울 방법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김경준 기자노숙자 기사 노숙자 기사 한인 노숙자들 중앙일보 노숙자

2024-12-29

"환영받지 못하지만 떠날 수도 없어"…10년째 '골목 노숙' 윤애복씨

LA 한인타운의 한글 간판들은 한인들에게 민족적 동질감을 안겨준다. 한인 노숙자에게는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8가와 사우스 카탈리나 스트리트 인근 한 골목에는 윤애복(65) 씨가 맨바닥을 매트리스 삼아 살고 있다. 햇빛조차 제대로 들지 않는 외진 골목이 그녀의 거처다. 골목으로 들어서자 악취가 코를 찌른다. 페트병, 폐지, 버려진 가구 등이 곳곳에 널브러져 있다. 대변 때문에 걸음을 떼는 것조차 조심스럽다. 역설적이지만 이 골목은 그녀가 가장 편안함을 느끼는 공간이다.   주변 업주들에 따르면 윤 씨는 이곳에서 10여 년째 살고 있다. LA시의 노숙자 담당 공무원들이 윤 씨에게 셸터로 이주할 것을 제안했다. 이들은 캐런 배스 LA 시장이 주도하고 있는 ‘인사이드 세이프’ 프로그램을 수행 중이다.노숙자들을 셸터나 모텔 등으로 옮기는 게 이들의 역할이다.   한 공무원이 윤 씨에게 “임시 거주지로 옮기겠느냐”고 물었다. 윤 씨는 잠시 고민하다가 느릿한 말투로 “들어가고 싶다. 그런데 이미 여섯 번이나 들어갔다가 다시 나왔다”고 대답했다.   유창하진 않았지만 윤 씨는 어느 정도 영어로 의사를 표현했다. 이 공무원은 좀 더 원활한 소통을 위해 “한국어 통역이 필요하느냐”고 되물었다.    곧바로 한국어 통역사와 연결됐다. 공무원은 통역사를 통해 다시 한번 셸터로 입소할 의향이 있는지 재차 확인했다. 윤 씨가 한국어로 “들어가겠다”고 답변하자, 그곳에 있던 다섯 명의 공무원들이 곧바로 윤 씨의 옷과 소지품 등을 두 개의 큰 비닐봉지에 담기 시작했다. 모텔로 옮기기 위한 준비였다.   윤씨가 갑자기 자신이 옮기게 될 셸터의 위치를 물었다. 한 공무원이 “이곳에서 6마일 정도 떨어진 곳에 있다”고 대답했다. 그러자 윤 씨가 격앙된 목소리로 “그곳으로 가지 않겠다”고 말했다.   마음이 돌변한 윤 씨를 보며 공무원들은 당황한 기색을 숨기지 못했다. 그래도 재차 모텔로 가자고 설득했지만 그럴수록 윤 씨는 더 완고하게 제안을 거부했다.   노숙자가 원하지 않으면 강제로 이주시킬 수 없다. 시정부 규정 때문이다. 윤 씨는 쓰레기 가득한 그 골목길에 다시 혼자 남아야 했다.   취재팀은 조심스럽게 “왜 모텔로 들어가지 않느냐. 6마일이 너무 멀어서 그러느냐”라고 물었다. 윤 씨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난 여기가 좋다. 다른 곳은 싫다”고 했다.   공무원뿐만이 아니다. 윤 씨가 다른 곳으로 가길 원하는 이들은 또 있다. 골목길 인근의 업주들은 윤 씨가 이곳에 있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미용실을 운영하는 한인 업주는 취재팀에 “윤 씨가 제발 다른 곳으로 갔으면 좋겠다”고 하소연했다. 이 업주는 “윤 씨가 아무 데나 대소변을 보니까 악취가 진동하고, 손님들도 너무 불편해한다”고 했다.     윤 씨에 대해 이야기하던 이 업주는 화가 난 듯 문을 열고 나가더니 갑자기 소리치기 시작했다. 이 업주는 윤 씨를 향해 “제발 여기를 떠나. 죽더라도 여기서 죽지 말고 다른 데 가서 죽어”라며 냉혹한 말을 계속해서 내뱉었다.   하지만 윤 씨의 표정엔 아무런 변화가 없다. 고개를 숙인 채 길바닥만 응시하고 있다. 윤 씨 앞에는 한참 전 누군가가 전해준 듯 차갑게 식은 국수 한 그릇이 놓여 있었다.   윤 씨는 가장 익숙하다고 느끼는 골목이지만 정작 이 곳에서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였다.         중식당을 운영하는 박은경 씨는 “가끔 윤 씨가 보이지 않을 때도 있지만, 항상 이곳으로 다시 온다”며 “노숙자들은 한 번 정착한 곳을 집처럼 생각하는지, 떠나도 다시 돌아오는 것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물론 냉정 이면에는 인정도 공존한다. 일종의 연민이다. 박 씨는 “나도 솔직히 윤 씨가 너무 싫지만 그래도 몇 번 윤 씨에게 음식을 전해준 적도 있다”며 “손님 중에는 식사를 한 뒤, 음식을 따로 투고해서 윤 씨에게 가져다주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어느 비 오는 날 저녁, 중년의 한인 남성이 윤 씨에게 다가와 식사를 했는지 물었다. 온종일 굶었던 윤 씨는 따뜻한 떡국이 먹고 싶다고 했다. 이 남성은 윤 씨에게 20달러짜리 지폐 한장을 건넸다. 윤 씨는 그 돈을 들고 식당 문 앞에서 서성였다. 순간 종업원의 얼굴이 순간 굳어졌다. 지폐를 건넸던 남성이 윤씨 대신 “떡국을 투고해달라”고 부탁하자 종업원은 그제야 주문을 받았다. 10분 정도 후 다시 문밖으로 나온 이 종업원은 “좀 넉넉하게 담았다”며 윤 씨에게 음식을 건넸다.   떡국을 받아 든 윤 씨는 그 자리에서 한국어 무가지를 찾아 바닥에 깔았다. 단순히 음식 받침 용도는 아니다. 음식을 먹던 그녀가 갑자기 신문에 적힌 날짜를 가리키면서 요일을 물었다. 윤 씨에게 한국어 신문은 한인타운이라는 사실을 상기시키는 일종의 연결고리다.   윤 씨는 배척 속에서도 안도감을 느끼는 아이러니 속에 살아가고 있다. 한인타운 외진 골목에 숨겨진 현실이다.   [이 기사는 미주중앙일보의 영어 매체 코리아데일리US(www.koreadailyus.com)에 12월 20일 게재된 기사를 한글로 재구성한 것입니다] 장열·김영남·김상진 기자한인홈리스시리즈 한국어 통역사 골목길 인근 한인 노숙자

2024-12-26

“우리는 6피트 땅 밑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LA 한인타운의 한 평온한 주택가에는 냉혹한 현실이 숨겨져 있다. 아이롤로 스트리트와 11가 인근, 하얀 목조 주택 뒤로 수북이 쌓인 물건들은 생존을 위한 몸부림을 암묵적으로 전하고 있다.     꽃무늬 셔츠와 야구 모자를 쓴 노숙자 전명오(65) 씨는 자신만의 보물 창고를 갖고 있다. 그곳으로 우리를 안내했다. 그는 흥분한 듯한 목소리로 선글라스 하나를 보여줬다. 전 씨는 “이게 얼마짜리로 보이나. 400~500불 정도 될 것”이라며 “누가 훔친 물건인데 내가 산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만의 보물 창고에 쌓여 있는 물건들을 우리에게 자랑하기 시작했다. 심지어 그는 “방금 좋은 자전거가 하나 들어왔는데 관심이 있느냐”고 묻기도 했다.   자전거, 전기 스쿠터, 골프채, 고급 여행 가방 등이 여기저기 쌓여 있다. 비싼 물건만 있는 건 아니다. 그릇, 빈 술병, 낡은 소파 등 잡동사니도 널브러져 있다.     전 씨의 보물 창고가 있는 이곳은 한 한인이 소유한 주택이다. 시정부의 지원을 받아 노숙자 셸터로 운영되고 있다. 이곳엔 전 씨와 같은 노숙자가 20여 명이 살고 있다. 전 씨는 “이 물건들은 모두 파는 것”이라며 “훔친 물건들이라서 팔 수 있는 곳이 없으니까 여기서 구매자를 찾아주는데, 일종의 암시장 같은 곳”이라고 했다.   그는 1975년에 미국에 왔다. 영어 구사에 큰 불편함이 없어 보였다. 전 씨는 자신을 포함해 이곳의 노숙자 모두를 “6피트 아래에 놓여있는 사람들”이라고 지칭했다. ‘6피트’는 사람이 묻힐 때 관이 놓이는 깊이다. 노숙자들은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인생의 바닥에 놓여 있다는 의미다.   인터뷰를 하면서 셸터의 내부 사진을 찍으려 하자 갑자기 민머리의 한인 남성이 화가 잔뜩 난 목소리로 소리를 질렀다. 그는 “지금 뭐 하는 거냐. 사진을 왜 찍는 거냐”고 화를 냈다. 그러자 전 씨가 곧바로 막아서면서 “내 사진을 찍는 거니까 걱정하지 마”라고 말했다.   당장 덤빌 듯 화를 냈던 이 남성은 전 씨의 말 한마디에 조용히 셸터로 들어갔다. 전 씨는 이곳에서 나름 ‘실세’인 듯했다. 전 씨가 갑자기 왼쪽 팔을 들어 흉터를 보여줬다. 그는 “한인타운의 갱단이 이렇게 한 것”이라며 “길거리에 살면서 여러 번 칼에 찔렸다”고 했다.     전 씨에게 한인타운은 모순적인 곳이다. 그는 이곳에서 자신의 보물들을 찾기도 하지만 자신의 목숨을 지키기 위해 애를 써야 하는 곳이기도 하다. 마당에 널린 장물들을 우리에게 자랑하던 그는 한인타운 치안의 현주소와 노숙자들이 겪는 실질적인 어려움들에 대해서는 비판을 하기도 했다.     전 씨는 “경찰은 싸움이 나도 우리가 노숙자인 것을 알면 그냥 가버린다”며 “어떤 일이 벌어져도 개입하지 않으려 하고 노숙자를 제대로 보호하지도 않기 때문에 노숙자들은 더 비인간적으로 변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베벌리힐스 같은 동네는 돈이 많으니까 신고하면 경찰도 바로 오고 통제가 되는데 한인타운은 그렇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현실은 역설적으로 그가 한인타운을 떠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전 씨는 “특히 한인들은 한인 노숙자가 길거리에서 흉기 같은 걸 들고 있어도 쫓아내거나 신고하지 않는다”며 “아무래도 같은 민족이니까 연민 같은 감정을 갖는 것인데, 그래서 우리가 이곳을 떠나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 씨는 노숙자가 되기 전 핸디맨으로 일했다. 그가 노숙자로 전락한 건 6년 전 일이다. 마약에 손을 대면서 그의 인생도 ‘6피트’ 밑으로 떨어졌다. 그는 수년간 거리와 셸터를 오간 경험을 토대로 현재 시정부 노숙자 정책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전 씨는 “소셜 워커들이 이곳을 가끔 방문하는데 정리가 잘된 거실만 보고 간다”며 “진짜 우리가 사는 모습은 제대로 살펴보지 않으니까 현실과 동떨어진 결정을 내린다”고 말했다.   전 씨에게 한인타운은 비참한 보물섬과 같다. 영원히 떠나지 못하고 갇혀 있을 수밖에 없는 현실이 반복되고 있다.     이 기사는 미주중앙일보의 영어 매체 코리아데일리US(www.koreadailyus.com)에 12월 20일 게재된 기사를 한글로 재구성한 것입니다  취재 = 장열·김영남 기자 사진= 김상진 기자한인홈리스시리즈 전명호 한인 노숙자 la 한인타운 보물 창고

2024-12-25

[기고] 노숙자 할머니와 평행우주

새벽과 아침의 경계선에 있는 오전 6시지만 서울역은 많은 인파로 붐볐다.     대전행 KTX 열차를 타려면 아직 한 시간이나 남았다. 오전 9시 KAIST 특강 시간에 맞추기 위해서는 서울역에서 간단한 아침 식사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맥도널드에서 빅 브렉퍼스트와 커피를 주문해서 테이블에 앉았다. 그런데 갑자기 심한 지린내가 났다. 식사를 하다말고 쳐다보니 남루한 옷을 입은 노숙자 할머니가 테이블 옆에 우두커니 서서 쳐다보고 있었다.     청소를 하던 직원이 달려와 할머니를 빗자루로 떠밀면서 나가라고 소리를 질렀다. 나는 직원에게 그러지 말라고 야단을 쳤다. 그리고 할머니께 아침 식사를 하셨느냐고 물었다. 할머니는 고개를 저었다. 나는 할머니께 잠시만 기다리시라고 한 후 음식을 주문하기 위해 대기줄에 섰다. 그런데 갑자기 의자 위에 두고 온 가방이 생각 났다. 가방 속에는 여권과 현금 그리고 컴퓨터가 들어 있었다. 만약, 노숙자 할머니가 가방을 가지고 달아나면 어떡하지 하는 불안과 함께 자꾸만 눈길이 그쪽으로 갔다.     마침내 할머니를 위해 빅브렉퍼스트와 커피를 쟁반에 담아 와서 식사를 권했다. 처음엔 할머니와 아침 식사를 함께할 생각이었지만, 지독한 냄새 때문에 도저히 식사를 할 수 없었다. 그래서 열차 시간을 핑계 삼아 먼저 자리를 떴다.   아침 햇살 속에 깨어난 가을 들녘의 풍경 위로, 빅 브렉퍼스트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승강장으로 걸어가는 나의 뒷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노숙자 할머니의 얼굴이 오버랩되었다. 그때 할머니는 무슨 생각을 하셨을까? 혹시, 치매로 인해 나를 자신의 아들로 생각하진 않았을까. 강의 내용을 검토하기 위해 자료를 탁자 위에 올려놓았지만 집중하기 어려웠다. 마음을 추스르기 위해 의자를 뒤로 젖히고 눈을 감았다. 기차는 나의 복잡한 마음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대전을 향해 속력을 내며 달렸다.   특강을 마치고 귀경하는 열차 안에서도 아침에 일어났던 일이 뇌리를 떠나지 않았다. 왜 나는 노숙자 할머니와 식사를 함께하지 못했을까. 사람의 몸에서 나는 냄새가 그렇게도 참을 수 없었던가. 왜 나는 열차 시간을 핑계로 먼저 자리를 떴을까.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계명이 나에게는 슬로건에 불과한 것인가.     사실 노숙자 할머니를 처음 본 순간 자리를 피하고 싶었다. 그런데, 나의 스승이셨던 김동길 교수님께서 오래전 광주행 고속버스 내에서 문둥병 환자와의 동승을 거부하는 승객을 위해 당신의 자리를 양보하시고 그 환자와 나란히 앉아 광주까지 가셨던다는 말씀이 생각났다.     그래서 김 교수님의 제자라면 최소한 이 정도는 해야겠다는 생각에, 나도 할머니께 식사를 대접하고 함께 식사를 하기로 마음 먹었지만 결국 그렇게 하지 못했다.   이런 자괴감으로 나 자신과의 부정적인 대화를 하던 중에 창가에 비친 저녁 노을을 바라보다가, 문득 최근에 읽은 미치오 카쿠 박사의 ‘평행우주(Parallel Universe)’가 떠올랐다. 평행우주는 가상의 우주 모형으로 자신이 살고 있는 우주가 아닌 같은 시간을 공유하는 평행선상에 위치한 또 다른 세계를 말한다. 내가 선택하지 않은 또 다른 내가 살고 있는 세계인 것이다.     넓은 의미로 평행우주는 여러 개의 우주가 있다는 다중 우주를 의미하기도 한다. 즉, 차원은 같지만 다른 세계인 것이다. 문득, 노숙자 할머니도 또 다른 세계에서는 행복한 일상 생활을 하고 있진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할머니는 오늘 아침에도 깨끗한 옷을 차려 입고 웃음이 가득한 집에서 가족들과 식탁에 둘러앉아 식사를 하고 계셨을 것이다. 손국락 / 보잉사 시스템공학 박사기고 평행우주 노숙자 노숙자 할머니 그때 할머니 사실 노숙자

2024-12-24

“떠나라 하지만 믿는 건 한인 뿐” 한인여성노숙자 생존기

  노숙자 사역을 하다가 노숙자로 전락했다. 고 이강원 목사의 굴곡진 삶이었다. 지난 7월, 그는 LA 한인타운의 한 외진 골목에서 쓸쓸히 세상을 떠났다. 단순히 비극으로만 봐선 안 된다. 이면에는 암울한 현실이 존재한다. 지금도 한인타운에는 하루하루 연명하는 한인 노숙자들이 살아간다. 지난 5개월 동안 미주중앙일보 탐사보도팀은 길거리를 찾아다니며 그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한인타운은 가혹한 역설이 얽힌 곳이다. 노숙자들은 배척과 소외 속에서 안도한다. 이강원 목사도 그랬다. 그가 한인타운 길거리에서 생을 마감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살아 있는 노숙자들의 삶에서 찾아보고자 했다. 현실을 직시하지 않으면 또 다른 ‘이강원’은 언제라도 생겨날 수 있다. 그들의 목소리를 네 차례에 걸쳐 시리즈로 게재한다.   취재 = 장열·김영남 기자 사진·영상 = 김상진 기자     ━   이 기사는 미주중앙일보의 영어 매체 코리아데일리US(www.koreadailyus.com)에 12월 20일 게재된 기사를 한글로 재구성한 것입니다.        한 노인이 콘크리트 바닥에서 올라오는 냉기에 몸을 떨고 있다. LA 한인타운 워싱턴 불러바드에 있는 작은 텐트 안에는 너덜너덜해진 담요 몇장이 최소한의 온기만 전하고 있다.   한인 여성인 올리비아(44)는 얇은 옷 한 벌만 걸친 채 쇄골이 드러난 모습으로 노인 곁에 앉아 있다. 옆에 누워있는 그를 바라보며 올리비아는 눈물을 훔쳤다.   올리비아는 울먹이며 “할아버지가 지금 너무 아파요. 마치 북한의 영양실조 환자 같은 상태”라고 말했다.   흐릿한 눈빛의 노인은 아무 말 없이 올리비아를 바라볼 뿐이었다. 올리비아는 떨리는 목소리로 “누가 죽을 좀 가져다주면 조금이라도 먹을 수 있을 것 같다”며 “죽이 없으면 순두부찌개라도 가져다주면 좋겠다”고 했다.   노인의 메마른 입술 사이로 잇몸이 드러났다. 순두부는 치아가 없어도 먹을 수 있는 유일한 음식일지도 모른다. 기력을 잃어가는 그들에게 순두부찌개는 한인으로서의 결핍과 외로움을 채우고 냉랭한 현실을 잠시나마 잊게 해주는 한식이다.   순두부찌개를 간절히 원하는 이 노인은 올리비아의 남편인 양계형(80)씨다. 두 사람의 인연은 가장 외진 곳에서 시작됐다. 올리비아는 양씨를 한인타운의 한 노숙자 셸터에서 만났다고 했다.     누워있던 양씨가 힘겹게 입을 열었다. 그는 “난 어떻게 되든 상관없다”며 “올리비아가 머물 곳을 찾아달라”고 간청했다. 올리비아는 갑자기 정색하며 말을 끊었다. 그녀는 “나보다 내 남편이 지금 죽어가고 있다”며 “갈 곳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두 사람의 이야기를 듣던 중 한 이웃 주민이 나타나 “이곳에서 떠나라”고 소리쳤다. 텐트를 옮기는 일은 이들에게 가장 고달픈 순간이다. 양씨는 몸을 일으켜 세우는 것조차 힘겹다. 제대로 걷는 것도 어렵다.       ━   장기 노숙에 무너진 정신과 육체…현 시스템으론 한계     거동이 불편한 양씨는 한쪽 다리를 질질 끌며 겨우 발걸음을 옮겼다. 담요와 옷가지들이 그대로 담겨 있는 텐트를 옮기는 것은 깡마른 올리비아의 몫이다. 텐트를 옮기려고 고작 300피트가량 끌고 가는데 걸린 시간은 15분 남짓이다.   10년간 환청에 시달리고 있는 올리비아는 한때 세인트 제임스 성공회 교회의 김요한 신부가 운영하는 한인 전용 셸터에서 살았다. 양씨를 만나게 된 그 셸터다.   올리비아는 갈수록 악화하는 정신 건강 문제로 결국 그곳을 떠나야 했다.   김 신부는 올리비아를 기억하고 있다. 그는 “셸터에는 원래 남성 노숙자만 머물 수 있다는 내부 규정이 있었지만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했다”며 “올리비아의 상태가 너무 심각했기 때문에 안타까운 마음에 입소를 허락했었다”고 회상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두 사람의 관계는 더욱 깊어졌다. 양씨는 올리비아를 불쌍히 여겼고, 두 사람은 함께 고충을 나누며 점점 가까워졌다. 문제는 올리비아의 정신 건강 상태가 갈수록 나빠지면서 불거졌다. 정신이 온전하지 못하다 보니 셸터에 있는 물품을 마구 부수기 시작했다.   김 신부는 “정신 치료를 받을 수 있게 올리비아의 입원을 여러 차례 주선했었다”며 “현재 의료 시스템은 근본적인 치료보다 약을 복용한 후 상태가 호전되면 곧바로 퇴원시키기 때문에 올리비아는 입원과 퇴원을 반복했다”고 말했다.   셸터의 사람들은 더는 올리비아를 받아주려 하지 않았다. 김 신부도 어쩔 수 없었다. 그렇게 올리비아는 다시 길거리로 나와야 했다.   양씨는 그런 올리비아를 혼자 둘 수 없었다. 셸터에 남아 여생을 보낼 수 있었지만 그 안락함을 뒤로 하고 올리비아를 따라 길거리로 함께 나왔다.     한국어로 말하던 올리비아가 느닷없이 영어로 욕설을 섞어가며 “나는 완벽하고 아름답다”고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감정이 격화되는 올리비아와 달리, 양씨는 멍한 눈빛으로 허공을 응시하고 있었다.       이들 부부는 셸터로 들어가기를 간절히 원한다. LA시나 비영리 단체가 주선해주는 모텔이나 셸터로 들어가면 되지 않느냐고 물었다.   올리비아는 “한인타운을 떠나는 것이 너무나 두렵다”고 했다. 그녀는 “나는 한인밖에 못 믿겠다”며 “내 남편은 한국말밖에 못 하는데 다른 사람들을 무서워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리비아는 “다른 한인 노숙자로부터 타인종 셸터에 갔더니 덩치가 큰 남자들이 와서 폭행하고 쫓아냈다는 말을 들었다”고 덧붙였다.   올리비아와 양씨에게 한인타운의 거리는 단순한 거주지가 아니다. 배고픔과 외로움 가운데 그나마 언어와 문화를 공유할 수 있는 역설의 안식처다.   취재 = 장열·김영남 기자, 사진·영상 = 김상진 기자한인타운 노숙자 한인타운 길거리 안식처 한인타운 la 한인타운

2024-12-23

경찰이 '노숙자 방화' 수사 거부해 논란…피해 규모 작고 추적 어려워

이글록 지역 한 건물 앞에서 노숙자 방화 사건이 발생했는데도 사법당국이 수사를 제대로 진행하지 않아 논란이다.   최근 기온이 낮아짐에 따라 길거리에서 불 피우는 노숙자가 많아지면서 건물주를 비롯한 소상공인에게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KTLA는 최근 요크 애비뉴와 이글록 블러바드 교차로 인근에 있는 LAKO 복싱 클럽 앞에서 화재가 발생했다고 17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15일 오전 4시 40분쯤 발생했다. 한 여성 노숙자가 복싱 클럽 앞에 있던 타이어 위에 침대 매트리스와 자재를 올린 뒤 불을 붙였다. 이내 불길이 타오르면서 침대 매트리스와 자재들을 태웠다. 여성 노숙자는 불을 붙이자마자 현장에서 도주했다.   다행히 행인이 화재를 목격하고 LA소방국(LAFD)에 신고한 덕분에 화재는 복싱 클럽 건물과 인근 건물로 번지지 않고 진압됐다.   유이치 오이 LAKO 복싱 클럽 관장은 “신고가 4~5분만 늦게 이뤄졌다면 아마 건물이 전소됐을 것”이라고 KTLA를 통해 밝혔다. 이어 그는 “자칫하면 불길이 복싱 클럽 뒤에 있던 아파트로 번질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논란은 LA경찰국(LAPD)이 이번 사건을 수사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불거졌다. 오이 관장은 LAPD에 이번 방화 사건에 대한 수사를 요청했으나 경찰 측이 이를 거절했다. 피해 규모가 작고 용의자가 노숙자라는 이유에서다.   LAPD는 오이 관장에게 용의자가 직업을 갖고 있거나 집이 있는 사람이라면 추적해서 체포할 수 있지만, 노숙자는 추적이 어렵기 때문에 체포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오이 관장은 KTLA와의 인터뷰에서 “이러한 현실이 소상공인의 생존권을 위협한다”고 토로했다.  그는 LA시가 노숙자 방화에 대해 적절한 조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이 관장은 “노숙자들이 LA시 어디서든 화재를 일으킬 수 있는 상황인데 이를 제지하거나 예방 조치를 취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며 “LA시가 나서서 대책을 마련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경준 기자노숙자 경찰 노숙자 방화 la시가 노숙자 여성 노숙자

2024-12-17

[중앙칼럼] 또 다른 ‘이강원’…늘 우리 주변에 있다

LA한인타운의 한글 간판들은 한인에게 민족적 동질감을 안겨준다. 한인 노숙자에게는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8가와 사우스 카탈리나 스트리트 인근 한 골목에는 윤애복(65) 씨가 맨 바닥을 매트리스 삼아 살고 있다.     햇빛조차 제대로 들지 않는 외진 골목이 그녀의 거주지다. 악취가 가득하다. 페트병, 폐지, 버린 가구 등이 곳곳에 널브러져 있다. 대변 때문에 걸음을 떼는 것조차 조심스럽다. 역설적이지만 이 골목은 그녀가 가장 편안함을 느끼는 공간이다.   LA시 공무원들은 몇 번이나 셸터 이주를 권유했다.   한번은 윤 씨가 공무원들에게 이주할 의사를 밝혔다. 공무원들은 그 말에 즉시 그녀의 옷과 소지품을 챙겼다. 멍하게 있던 윤 씨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   “내가 옮기게 될 셸터가 어디에 있죠?”   “여기서 6마일 정도 떨어진 곳에 있어요.”   그녀는 갑자기 격앙된 목소리로 거절 의사를 밝혔다. 노숙자가 원하지 않으면 강제로 이주시킬 수 없다. 시정부 규정 때문이다. 윤 씨는 쓰레기 가득한 그 골목길에 다시 혼자 남아야 했다.   답답한 마음에 왜 가지 않느냐고 물었다.   “그냥 여기가 좋아요. 다른 곳은 싫어요.”   쓰레기가 널려 있고 악취가 나는 골목인데도 그곳을 벗어나는 게 싫은 듯했다. 언어와 문화 차이로 인한 이질감 때문일까. 타인종이 많은 한인타운 밖으로 나가는 건 두려움이다.   가장 익숙하다고 느끼는 그 골목에서 정작 그녀는 누구도 반기지 않는 존재다. 주변 업주들의 불만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업주 입장에서 노숙자는 껄끄러운 이방인이다.   참을 만큼 참았는지 한 업주가 소리쳤다.   “제발 여기를 떠나. 죽더라도 여기서 죽지 말고 다른 데 가서 죽어.”   무정한 말을 듣고도 그녀의 표정엔 아무런 변화가 없다. 고개만 숙인 채 길바닥만 응시하고 있다. 하루이틀 일이 아닐 터다.   냉정 이면에는 인정이 공존한다. 일종의 연민이다. 한인 문화의 특성이 그렇다.   식당을 찾았다가 윤 씨를 보고 음식을 따로 투고해서 가져다주는 이들도 있다. 인근 업주들은 쫓아내고 싶지만, 한편으론 마지못해 돕는다. 더러 주머니 속 잔돈도 건네준다.   11월의 LA 바람은 제법 차다. 길을 가던 중년의 한인 남성이 물었다.   “저녁 식사했어요?”   세 끼를 챙겨 먹을 리가 없다. 윤 씨는 고개를 제대로 들지 못한 채 웅얼거렸다.   “하루 종일 아무것도 못 먹었어요.”   그녀는 떡국이 먹고 싶다고 했다. 이 남성은 지갑에서 20달러짜리 지폐 한 장을 꺼냈다. 인근 식당에서 떡국을 투고해서 건넸다. 식당 주인도 노숙자가 먹을 음식이라 좀 더 넉넉하게 담았다고 했다.   떡국을 받아 든 그녀는 한국어 무가지를 찾아 바닥에 깔았다. 단순히 음식 받침 용도는 아니다. 음식을 먹던 그녀가 갑자기 신문에 적힌 날짜를 가리키면서 요일을 물었다. 하루하루 길거리에서 생존하느라 시간을 인지할 여유조차 없는 게 분명하다.   윤 씨 주변엔 늘 한국어로 된 무가지가 있다. 한인타운이라는 사실을 상기시키는 연결고리일지도 모른다.   본지가 현재 영문 기사로 준비 중인 한인타운 노숙자 시리즈의 한 부분이다. 지난달 그 첫 번째 스토리로 노숙자 사역을 하다가 노숙자로 전락해서 쓸쓸하게 생을 마감한 이강원 목사의 삶을 보도했다. 후속 취재를 통해 이 목사가 한인타운에 머물다 죽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살아있는 노숙자들의 삶을 통해 찾고 있다.   한인타운은 노숙자들에겐 역설이 반복되는 곳이다. 그들은 심적, 정서적, 문화적으로 안도감을 느끼는 동시에 배척 당하고 소외되고 있다. 상반된 감정이 뒤섞인 공간에 놓여있는 셈이다.    이 목사도 그렇게 살다가 끝내 노숙자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한채 죽어야 했다. 이는 또 다른 ‘이강원’이 우리 주변에서 언제라도 숨을 거둘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그래야 해결책도, 대안도 고민할 수 있다. 길거리를 찾아다니며 그들의 목소리를 듣는 이유다. 장열 / 사회부장중앙칼럼 이강원 한인타운 노숙자 한인 노숙자 이강원 목사

2024-12-17

노숙·저소득 주민들…한인들의 온정 입었다

거리의 사람들에게 온정이 전해졌다.   14일 오전 10시 중앙일보 산하 비영리 단체인 해피빌리지가 주최한 ‘사랑의 점퍼 나누기’ 행사가 LA 지역 맥아더 공원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서 봉사자들은 자선 모금을 통해 제작된 방한 점퍼 450여 벌을 비롯한 신발, 모자 등 기부품을 노숙자 및 저소득층 주민들에게 전달했다. 추운 날씨 속에서 노숙자들의 몸을 녹여주고 배고픔을 달래기 위한 커피, 도넛, 스낵 등도 제공했다.   이날 맥아더 공원에는 토런스제일장로교회(담임 고창현 목사) 봉사팀과 LA 동부 지역의 스카우트 트룹 278(대장 한학수), 1278(대장 에밀리 천) 소속 학생 봉사자, 거리의 교회 전예인 목사 등 50여 명이 참여했다.   봉사에 참여한 윤선우(브라이우드 초등학교 6학년) 군은 “노숙자들이 기부품을 받아들고 고마움을 표현하는 모습을 보니 기분이 너무 좋았다”며 “처음에는 노숙자들이 다소 무서웠지만 이번 봉사를 통해 편견이 깨졌다”고 말했다.   한학수 스카우트 트룹 대장은 “아이들이 봉사를 통해 홈리스들과의 거리감을 좁히는 계기가 됐다”며 “노숙자라도 모두가 지역 사회의 구성원이기 때문에 봉사 활동을 통해 서로를 이해할 수 있어 좋은 경험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점퍼와 커피 등을 받아 든 노숙자들은 함박웃음을 지었다.   맥아더 공원 인근의 노숙자 조이스(30)는 “우리를 이렇게 신경 써준다는 게 정말 큰 위로가 된다”며 “거리 생활에서 가장 힘든 것이 추위인데, 이 점퍼가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한인들의 온정이 담긴 사랑의 점퍼는 맥아더 공원 외에도 각 지역 봉사단체가 참여한 가운데 사우스베이 지역, 스키드로 등에서도 전달됐다.   사랑의 점퍼 나누기 행사는 당분간 계속된다. 오는 21일에는 밸리 지역에서 에버그린선교회와 그로잉업 유스 발런티어(단장 크리스틴 설) 봉사팀이 나서 노숙자들과 저소득층 주민들에게 점퍼를 나눌 예정이다. 이 밖에도 해피빌리지 측은 내년 2월 노숙자들을 위해 침낭도 전달할 계획이다.   한편, 해피빌리지가 주관하는 ‘사랑의 점퍼 나누기’ 행사는 올해로 18년째를 맞았다. 올해는 토런스제일장로교회, 남가주황해도도민회, 터보자선재단, 한인 음료 제조업체인 윈순(Win Soon), Inc DBA EPOCA, 선라이즈재단(Sunrise Foundation), 프로클럽재단(Pro Club Foundation) 등 여러 단체가 후원에 나섰다. 각 단체의 기부금을 통해 제작된 점퍼는 1500벌에 달한다. 강한길 기자노숙자 사랑 방한 점퍼 지역 홈리스들 la 홈리스

2024-12-16

산불 연쇄방화 노숙자 체포…지난 한 달간에만 9건 발생

지난달 샌디에이고 카운티 동부 산악지역에서 발생한 여러 건의 연쇄 산불을 일으킨 혐의로 한 노숙자가 최근 당국에 체포됐다.   캘리포니아주 소방국(Cal Fire)은 동부 산악지역에서 지난 11월10월에 시작된 여러 건의 산불 중 최소 두 건의 산불을 일으킨 혐의로 앨렌 디노요를 체포했다고 발표했다. 이름 외에 나이 등 용의자의 기타 신분정보는 즉각 확인되지 않았다.   Cal Fire에 따르면 지난 11월 한 달 간 샌디에이고 카운티 동부지역에서는 9건의 산불이 발생했다. 이중 디노요가 일으킨 화재 중 하나로 추정되는 11월20일 94번 주고속도로와 밀러 랜치 로드 교차로 인근에서 발생한 산불은 주변 초지로 급속히 번지며 자칫 대형 산불로 번질 기미가 있었나 소방당국의 효과적인 대응으로 다행히 큰 피해 없이 진화되기도 했다. 당시 약 65가구의 인근  주민들이 대피했으며 출동한 소방대원들은 지상과 공중에서 입체적인 진화작전을 펼쳐 약 11에이커 면적으로 번진 불길을 더 이상 확산하는 것을 막았다.   마이크 코르넷 주소방대장은 "소방대원들이 초기 화재를 진압하는 동안, 엘카혼 동쪽의 데헤사 지역과 스프링 밸리 근처의 랜초 샌디에고에서 다섯 건의 추가 화재가 발생했다"며 당시의 긴박했던 상황을 설명하기도 했다.연쇄방화 노숙자 산불 연쇄방화 대형 산불 건의 산불

2024-12-03

토론토 시민 40% ‘안전하지 않다’ 응답

  최근 진행된 공공 의견 조사에서 토론토 시민의 40%가 자신이 안전하다고 느끼지 못하고 있으며, 절반은 지난 한 해 동안 도시의 삶의 질이 악화되었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토론토 시가 의뢰하고, 8월 28일부터 9월 18일까지 Ipsos가 진행한 것으로, 폴 존슨 시청 관리자는 이번 'Listening to Toronto'조사를 통해 토론토 시민들이 자신의 도시에서 제공하는 서비스에 대해 어떻게 느끼는지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했다고 밝혔다.     조사에 따르면, 토론토에는 긍정적인 부분도 많지만, 시민들의 요구에 맞춰 서비스를 개선할 여지가 많다고 언급했다.     조사에 따르면, 가장 중요한 지역적 문제로는 주택 문제가 우선적으로 다뤄졌다. 특히 주택의 비용, 저렴한 주택 옵션의 부족 등이 큰 우려사항으로 떠오른 것이다.       그 뒤로 교통 문제, 교통 혼잡, 증가하는 통행 시간, 대중교통 문제 등이 2위에 올랐다. 이 두 문제는 2025년 예산에서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로 분류되었다.     범죄와 빈곤/노숙자는 3위와 4위로 중요하게 다뤄졌으며, 예산 우선사항으로는 범죄와 인프라 문제 해결이 중요한 과제로 나타났다.   또한 시민들은 생활비 절감을 가장 큰 요구사항으로 꼽았으며, 그 외에도 도시 내 이동 편의성을 높이고, 공공시설인 화장실, 놀이터, 공원, 커뮤니티 센터, 어린이집 등과 같은 인프라에 대한 투자를 더 많이 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조사 결과, 시민들이 도시의 서비스와 프로그램과의 상호작용에 대해 만족감을 나타냈지만, 공원과 레크리에이션 센터, 청결도, 전반적인 편의시설 개선에 대한 요구는 여전히 남아 있다고 존슨은 전했다. 또한 시민들은 효율적이고 신속한 교통 시스템에 대한 개선을 바라고 있다.     전반적으로, 응답자의 약 60%는 토론토의 거리와 교통 시스템에 만족하고 있으며, 80%는 공원이나 야외 공간에 만족감을 표시했다. 그러나 공원 내 화장실에는 52%만이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도시의 레크리에이션 프로그램을 이용한 응답자들 중 90%는 만족감을 표현했으며, 사회 서비스 이용자들 또한 81%가 경험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의 결과는 도시가 수집한 다른 데이터와 결합되어, 시의 서비스 향상 및 2025년 예산 수립에 도움이 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시민들의 변화하는 요구와 트렌드를 더 잘 이해하고, 생활 수준과 시민 서비스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필요한 결정을 내리게 될 것이다.   임영택 기자 [email protected]토론토 빈곤 안전 토론토 시민 노숙자 범죄 인프라

2024-12-02

온정 버무린 김치, 노숙자들 눈물…한인 노숙자 쉼터 김치담그기

김치의 양념은 온정이다. 어머니들의 손맛에 노숙자들은 눈물을 보였다.   21일 김요한 신부가 운영하는 한인 노숙자 쉼터에서 진행된 김장 행사의 한 장면이다. 이날 김치를 담그기 위해 9명의 재미 어머니 봉사회(회장 티나 이) 회원들은 오전 10시에 모여 약 4시간 동안 분주하게 움직였다.   티나 이 회장은 “치아가 좋지 않은 분들을 위해 부드러운 풋배추와 열무를 사용했다”며 “오늘은 6박스, 약 16통 정도의 김치를 만들었다”고 전했다. 이어 “김치를 담그는 일은 힘들지만, 맛있다고 해줄 때 큰 보람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한 봉사자는 “고향의 맛을 느꼈으면 좋겠다”며 “김치 담가본 지 오래됐지만, 엄마의 손맛을 기억하면서 김치를 버무렸다”고 말했다.   쉼터에서 생활 중인 한성현 씨는 현재 암 투병 중이다. 3개월 시한부 선고를 받은 상태다. 한 씨는 “사람들이 많이 와서 대화도 나누고 맛있는 음식도 먹을 수 있어서 우울하지 않고 살아 숨 쉬는 기분”이라며 “이런 자리가 매달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인터뷰중 한 씨는 행복하다면서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이날 행사는 동네 잔치였다. 김치뿐만 아니라 된장찌개, 해물파전, 돼지고기 수육, 묵은지 등 다양한 음식들이 마련돼 마을 잔치처럼 따뜻한 분위기가 펼쳐졌다.   재미 어머니 봉사회는 활동을 시작한 지 30년째다. 한인 노숙자 쉼터 봉사는 벌써 20년 동안 이어지고 있다.   매년 3~4차례 김치를 담가 노숙자 쉼터에 전달하고 있다. 김치 외에도 통조림, 김, 계란 등 쉼터에 필요한 밑반찬도 꾸준히 기부하고 있다. 봉사 기금은 일일 식당 운영과 개인 기부 등으로 마련된다.   쉼터를 운영 중인 김 신부는 “쉼터는 항상 생필품이 부족하다. 한인들의 도움을 기다리고 있다”며 “오늘 김치와 물품을 전달받아 힘이 난다”고 말했다.   김 신부가 운영하는 한인 노숙자 쉼터는 65세 이상, 주거지 없이 2개월 이상 길거리 생활을 해온 이들을 수용하고 있다. 쉼터에는 현재 20여 명의 한인 노숙자가 산다. 대부분 몸이 아픈 환자들이다. 김 신부는 이들과 함께 생활하며, 쉼터의 모든 관리와 운영을 맡고 있다.   한인 노숙자 쉼터는 한인타운 인근(2251 W 21st St)에 있다. 도움을 주고자 하는 이들은 전화(323-244-8810)로 연락할 수 있다. 한편, 22일(오늘)은 ‘김치의 날’이다. 김치의 전통과 건강상의 장점을 기리기 위해 가주 정부가 공식 지정한 날이다. 정윤재 기자노숙자 한인 김치 노숙자들 노숙자 쉼터 한인 노숙자

2024-11-21

“노숙자 수용해야 장기적으로 예산 절약”

 노숙자를 수용해야 장기적으로 예산을 절약할 수 있다는 노숙자 문제 관련 새로운 보고서가 발표됐다고 달라스 모닝 뉴스가 최근 보도했다. 달라스 카운티 보건 및 인적 서비스국(Dallas County Health and Human Services/DCHHS)은 최근 발표한 새로운 노숙자 관련 보고서에서, 지난해 카운티 정부가 노숙자 문제로 지출한 예산은 총 1억 9,300만달러가 넘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 추정치는 2023년 노숙자수 4,410명과 노숙자 1인당 평균 비용에 대해 이전에 발표된 연구에 근거한 것이다. 보고서는 노숙자를 수용해야 장기적으로 예산을 절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노숙자 관련 연간 비용의 대부분은 의료비에서 비롯됐다. 의료비용과 건강 관리비용이 전체 지출 예산의 약 4분의 3(1억4,200만달러) 이상을 차지했다. 달라스와 콜린 카운티에서 노숙자 4,410명을 위해 지출한 연간 의료 관련 지출 내역은 ▲입원비 4,938만3,753달러 ▲치료비 6,040만6,945달러 ▲응급실 방문 1,649만3,400달러 ▲구금(Incarceration) 1,685만311달러 ▲응급 쉼터 3,221만4,709달러 ▲정신 건강 1,725만7,247달러 등이다. ‘하우징 포워드’(Housing Forward)의 새라 칸 대표는 주택과 건강이 서로 긴밀한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그는 “건강 관리 시스템에는 너무나 명백한 연관성이 있다. 사람들이 좋은 건강 관리를 받으면 주택을 유지하기가 더 쉬우며 주택을 가지고 있으면 좋은 건강 관리를 유지하기가 더 쉽다”고 말했다. 노숙자의 경우 의료 개입은 종종 응급실 치료와 같은 위기 개입인데, 이러한 위기 서비스는 예방 또는 예약 치료보다 훨씬 비용이 많이 든다. 따라서 거주할 곳을 제공하면 응급 치료의 악순환을 끊고 사람들이 범죄를 저지르거나 비싼 쉼터를 이용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칸은 “사람들에게 더 나은 결과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이러한 값비싼 서비스를 줄임으로써 납세자의 돈을 절약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DCHHS의 책임자이자 이번 보고서의 공동 저자인 필립 황 박사는 “추정치가 완벽하지는 않지만 대략적인 연간 비용을 파악함으로써 사람의 거주 환경이 건강에 중요한 요인임을 강조한다”고 전했다. 달라스 소재 ‘더 스튜팟’(The Stewpot)에서 주택 지원 상임 매니저로 일하는 로빈 크래독은 “주택이 있으면 사람들이 건강을 비롯한 필요한 것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기전에 해결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당장 오늘 밤 잠잘 곳이 마땅치 않으면 다른 문제를 처리하기가 정말 어렵다”고 지적했다. DCHHS의 보고서는 2021년에 시작돼 2년이내에 노숙자 2,700명에게 주택을 공급한다는 목표를 달성한 7,000만달러 규모의 ‘R.E.A.L. Time Rehousing Initiative’를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이 프로젝트는 하우징 포워드, 달라스 시와 카운티 정부, 그리고 여러 다른 파트너가 협력하여 진행한 것이다. 보고서는 “2,700명의 노숙자에게 주택을 공급하는데 7,000만달러를 투자하면 노숙자 문제와 관련된 상당한 비용 절감의 엄청난 기회가 있다”고 밝혔다. 새라 칸 대표는 달라스와 콜린 카운티에서 노숙자수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효과를 보고 있다면서, 두 카운티의 노숙자수는 지난 몇 년 동안 상당한 감소를 보였으며 2024년 집계에 따르면 두 카운티의 노숙자수는 총 3,718명이었다.     손혜성 기자노숙자 수용 노숙자수 4410명 노숙자 문제 노숙자 1인당

2024-11-18

뉴욕 한인 노숙자 ‘후원의 밤’ 열린다

뉴욕에서 10여년간 한인 노숙자들의 자활을 도와온 ‘더나눔하우스(The Nanum House)’가 14번째 후원 감사의 밤 행사를 진행한다.     이번 감사의 밤 행사 홍보차 뉴욕중앙일보를 방문한 더나눔하우스 대표 박성원 목사는 “지금까지 수백 명의 노숙자들이 거쳐간 나눔하우스는 미국에서 길 잃고 방황하는 한인 노숙자들을 돌보는 아름다운 셸터”라며 “지금까지 후원에 동참해준 여러분들의 도움으로 새 삶을 되찾은 노숙자들이 수십 명이 넘는다”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더나눔하우스는 노숙자들에게 일시적인 도움을 넘어 독립적인 삶을 살도록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지난 2011년 설립된 비영리단체로 노숙자들에게 의식주 제공 외에 마약·알콜 등 중독치료, 자립 및 구직, 심지어 한국 귀국을 원하는 사람에게는 역이민까지 알선해주는 한인 봉사단체다. 베이사이드에서 방 11개짜리 주거를 운영하고 있으며 현재도 한국인 노숙자 23명이 거주하고 있다.   역이민하는 경우 항공권을 구입해 줄 뿐만 아니라 한국내에서도 봉사단체들과 연계해 자활과 구직을 알선해, 고국에서 아파트 경비원·택시 운전사 등으로 취업에 성공한 사례도 있다고 한다.   지금까지 10여 차례 후원의 밤 행사는 기독교 행사를 넘어 불교, 원불교, 가톨릭 등에서도 참여, 한인 사회 전체의 따뜻한 마음을 보여준 바 있다.   이번 행사는 오는 12월 8일 오후 5시 KCS 홀(203-05 32nd Ave. Bayside, NY11361)에서 거행하며 참석을 못하는 분들은 온라인으로 후원을 진행할 수 있다(https://thenanoomhouse.org/). 글·사진=서만교 기자 [email protected]노숙자 뉴욕 한인 노숙자들 뉴욕 한인 노숙자 23명

2024-11-17

리돈도비치 노숙자 해결 모범 답안 찾았다

  ━   원문은  LA타임스 10월29일자 ‘How Redondo Beach brought its homeless numbers to functionally zero’ 제목의 기사입니다.    리라 오무라(56)는 오전에 한 여성의 안부를 확인하러 해변으로 향했다. 홈리스 셸터에서 지내던 이 여성은 샤워를 거부해 또 쫓겨났기 때문이다.     점심시간이 되자 오무라는 한 커피숍 앞에서 계속 울고있는 남루한 차림의 남성을 위로했다. 바로 옆 버스 정류장 벤치에 앉은 한 노숙 여성에게 도움을 제안했다가 “당신이나 돌봐라”는 가시 돋친 말을 들어야 했다.   LA에서 남서쪽으로 20마일 떨어진 리돈도비치의 하루는 예측할 수 없는 일의 연속이다. 리돈도비치시의 거주 지원 담당자로 근무하는 오무라는 노숙 문제 최소화를 목표로 하는 적극적인 프로그램의 현장 책임자다.   올해 상반기 동안 오무라와 그녀의 동료들은 큰 성과를 이뤘다. 노숙인 1명당 평균 14일 만에 거리에서 보호 시설로 옮기는 데 성공했다.   이 기간은 노숙 문제에 대해 ‘행정업무상 제로(functionally zero)’라는 유례없는 목표를 달성하기에 충분했다. 행정업무상 제로라는 용어는 노숙자 지원 서비스가 지역 사회의 노숙 문제에 넘치거나 부족함 없이 균형을 이루는 상태를 의미한다.   리돈도비치를 포함한 사우스베이 인근 시정부 협의회가 리돈도비치를 노숙문제 해결 최우선 지역으로 선정해 노력한 결과기도 하다.   인구 6만8000명의 리돈도비치 인구당 노숙자 비율은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2017년 LA카운티내 56개 도시중 11위에서 현재 51위로 떨어졌다. 이는 LA타임스의 노숙자 집계 데이터 분석 결과다.   협의회의 노숙 및 시니어 서비스 수석 프로젝트 매니저인 론슨 추는 “결과에 자부심을 느낀다. 특히 리돈도비치에서 많은 진전을 이루고 있다”면서 “홈리스 지원 서비스를 통해 어떤 효과가 있는지 시민들에게 설명할 수 있도록 성과를 측정하고, 우리 자신에게 책임을 부여하며 대중을 교육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지난주 열린 리돈도비치시의 성과 기념 행사에서는 사우스베이 지역의 다른 3개 도시인 허모사 비치, 맨해튼 비치, 토런스도 이 프로그램에 동참한다.   레돈도 비치는 사우스베이 시협의회가 해당 프로그램을 시작한 2002년부터 이미 이미 ‘행정업무상 제로’에 도달하기 위한 길을 잘 닦아왔다.   리돈도비치의 노숙자 지원 프로그램의 첫 단계는 시의회를 압박하고 있는 시내 경범죄 문제를 통제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이 지역 노숙자들은 무단침입, 무질서 행위, 마약 범죄 등으로 체포돼 치안 불안에 대한 주민들의 불만이 갈수록 커지고 있었다. 이에 2020년 마이크 웹 시검사장은 LA카운티법원을 설득해 매달 하루 판사들을 토런스지원에 ‘노숙자 법정’에 배정시켜 피고석에 선 노숙자들에게 쉼터와 치료로 안내하도록 했다.   다음 단계로, 피고 노숙자들이 거주할 곳이 필요했다. 시는 20채의 초소형 주택(tiny home) 마을을 조성했다. 또 인근 호텔에서 5개의 5개의 객실을 임대했으며, 공유 주택 지원 비영리 단체와 저소득층 주택 지원 업체 ‘소울 하우스징(Soul Housing)’과 협력하기 시작했다. 시 예산 30만 달러와 카운티, 주, 연방의 지원금 및 독지가들의 기부금이 쌓이면서 프로그램은 성장했다. 현재 시는 호텔에서 18개의 객실을 임대하고 있으며, 25채의 초소형 주택을 추가할 예정이다.   지난 여름에는 주정부의 ‘프로젝트 홈키(Project Homekey)’의 지원금으로 모텔을 개조한 20유닛 영구 주택을 개소했다. 또 카운티 지원금을 통해 초소형 주택 마을 규모를 두 배로 확대했다.   이런 노력 덕분에 노숙자 수는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2017년 노숙자 법원 집계에 따르면 리돈도비치내 셸터 비거주 노숙자는 105명이었지만 올해 1월 18명으로 대폭 줄었다. 노숙자들이 거주하는 차량 역시 79대에서 47대로 감소했다.   시는 헬스넷(Health Net)으로부터 지원금 57만 달러를 받아 정신 건강 대응 프로그램을 시범 운영 중이다.   2020년 이후 노숙 법원에 출두한 노숙자 피고인은 169명이다. 이중 현재 진행중인 사건의 노숙자 피고인은 35명이다. 63명이 임시 주거 시설에 배치됐고, 74명이 임시 주거 시설을 거쳐 영구 주거 시설에 입주해있다. 노숙 법원을 거쳐간 피고인들중 재범은 2% 미만이다.   노숙 법원의 핵심 요소는 인간적인 개입이었다. 오무라와 같은 노숙 프로그램 관리자들이 재판에 참여해, 피고인들이 치료를 받아들일 경우 판결 대신 쉼터로 안내했다.   이번 임기가 5선으로 은퇴하게되는 웹 시검사장은 지원금에 의존하고 있는 리돈도비치의 노숙자지원 프로그램이 존속할 수 있을지 우려했다. 그는 지원 프로그램이 축소하더라도 ‘행정업무상 제로’의 목표만큼은 유지할 수 있길 바라고 있다.   그는 “물론 노숙 지원 프로그램의 수요 자체는 줄어야 하지만 일부 프로그램은 유지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2022년 웹 시검사장이 발탁한 노숙자 지원 프로그램 책임자가 오무라였다.   오무라의 노숙자 지원은 출석중인 새생명교회(New Life Church)의 노숙자 사역에서부터 시작됐다. 노숙자들에게 음식을 제공하고 기도를 나누게 된 계기는 본인 역시 과거에 노숙자였기 때문이다. 노숙자를 돕는 일에 매료된 그녀는 리돈도비치시의 풀타임 아웃리치 직원으로 일하기 시작했다.   그녀가 처음 거리에서 구출해낸 노숙자는 405번 프리웨이와 잉글우드 애비뉴 인근에서 지내던 ‘405 레이디’라는 별명의 노숙 여성이다. 오무라는 이 여성의 계속된 거절에도 굴하지 않고 끈질기게 “도와주겠다”고 찾아갔다. 결국 이 여성은 오무라의 도움으로 임시 거주 아파트에서 지내고 있다.   리돈도비치는 정신 건강 대응팀을 필두로 효과적인 노숙자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오무라의 하루는 성공적인 날과 그렇지 않은 날이 반복된다. 노숙자들이 도움을 받지 않거나, 지역을 떠나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녀는 꾸준히 그들에게 다가가며 작은 변화가 쌓여 의미 있는 결과를 이루기를 기대한다.   최근 오무라는 꽃집을 운영하다 실패한 뒤 친구 집에 얹혀사는 한 모녀 때문에 걱정이다. 오무라는 이들을 위해 작은 주택 두 채를 마련했지만, 엄마 브룩 오웬스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정오까지 연락이 되지 않으면 주택을 대기자에게 넘겨야 했다.   마침내 오웬스가 전화를 받았고, 오무라는 그녀를 만나러 갔다. 그러나 딸이 아닌 엄마만 나왔다. 딸이 마음을 바꿨기 때문이다. 결국 엄마만 초소형 주택으로 이주했지만 사흘 뒤 다시 친구 집으로 돌아가고 말았다.   리돈도비치의 ‘행정업무상 제로’ 목표 달성은 오무라 처럼 노숙자들을 포기하지 않는 직원들의 끈기와 지원이 결합된 결과다. 글=더그 스미스 기자 사진=제나로 몰리나 기자노숙자 답안 노숙자 지원 지역 노숙자들 인구당 노숙자

2024-11-13

한인타운서 다섯번째 노숙자 셸터 이주…인사이드세이프 프로그램 실시

LA시가 한인타운 내 일부 노숙자의 거처를 옮기는 작업을 진행했다.   LA 시장실에 따르면 31일 오전 7시 30분부터 캐런 배스 LA 시장이 시행하고 있는 노숙자 이주 정책인 ‘인사이드 세이프(Inside Safe)’가 8가와 카탈리나 스트리트에서 진행됐다. 한인타운에서 인사이드 세이프 프로그램이 시행된 건 이번이 다섯번째다.   현장에는 LA 시정부 관계자들을 비롯한 LA경찰국(LAPD), LA 위생&환경국, 의료팀 등 20여 명이 나와 노숙자들을 버몬트 애비뉴 인근 모텔로 이주시켰다.   LA시에 따르면 이날 거리에서 모텔로 이주한 노숙자는 8명이다.   캐런 배스 시장실의 김지은 공보관은 “실내로 이동할 노숙자들은 라티노이지만, 한인 상권과 학교 주변 지역이라 한인분들의 민원이 이어졌던 텐트촌이었다”고 말했다.   물론 이날 인사이드 세이프 프로그램에 의해 모든 노숙자가 모텔로 이주한 것은 아니다.   이 지역에 있던 한인 노숙자 윤애복(68)씨는 모텔로 이주하는 것을 거부했다. 윤씨는 “나는 한인타운에 그냥 있고 싶다”며 “언어도 제대로 통하지 않고 그곳에 가면 아는 사람도 없기 때문에 지금 이곳에 있는 게 더 낫다”고 말했다.   LA시에 따르면 10월 현재 인사이드 세이프 프로그램을 통해 총 3254명의 노숙자를 모텔로 이주시켰다. 이 중 약 23%의 노숙자가 영구 주택으로 이전한 상태다. 이는 LA 지역의 노숙자가 감소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인사이드 세이프 프로그램을 보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비영리단체인 ‘더 피플 컨선(The People Concern)’의 존 마세리 대표는 “이 프로그램이 처음 시작됐을 때 필요한 서비스를 제때 제공하지 못해 혼란스러웠다”며 “여전히 모텔로 들어온 노숙자들에게 의료 서비스, 정신 건강 문제, 중독 치료 등의 리소스를 제공하는 것은 여전히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장열 기자인사이드세이프 한인타운 인사이드세이프 프로그램 노숙자 이주 다섯번째 노숙자

2024-10-31

노숙자 단속 범죄 줄이지 못하고 폭력 증가

   노숙자 캠프를 없애는 것이 지역의 범죄를 줄이는데 필요하다는 여론과 정치적 지혜가 널리 퍼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노숙자 단속 이후 덴버의 범죄율을 구체적으로 조사한 새로운 연구에서는 이러한 이야기가 사실 대부분 거짓으로 판명됐다고 덴버 가제트가 최근 보도했다. 지난 16일 전미 도시 건강 저널(National Journal of Urban Health)에 발표된 연구 눈문에서 주저자인 덴버 거주 프라나브 파드마나반은 “노숙자 문제에 있어 단속이 우리 지역 사회를 더 안전하게 만든다는 증거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번 연구에는 콜로라도 앤슈츠 의대에서 공중 보건을 전공하는 대학원생인 파드마나반과 이 의대에 재학중인 다른 3명, 그리고 캘리포니아대 샌디에고 의대생 1명 등 모두 5명이 참여했다. 미국에서 노숙자 단속과 범죄율 동향에 대한 연구가 수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파드마나반을 비롯한 연구진은 2019년 11월에서 2023년 7월 사이에 덴버 시내 노숙자 캠프 300개가 폐쇄된 후 철거된 캠프 현장에서 1/4마일, 1/2마일, 3/4마일 떨어진 곳을 대상으로 폐쇄 1주, 2주, 3주 후의 범죄율을 전국 사건 기반 보고 시스템에 제출된 덴버 경찰국 데이터를 사용해 계산했다. 파드마나반은 “평균적으로 단속 후 첫 주에는 자동차 도난과 공공 질서 위반 사건이 약간 감소했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범죄가 다시 증가했다”고 전했다. 연구에 따르면 다른 유형의 범죄는 전혀 감소하지 않았으며 단속 후 실제로 폭력 범죄가 증가했다는 것이다.       캠프 근처 지역에서는 일반적으로 범죄율이 높았지만 연구자들은 단속 후 범죄율이 어떻게 변했는지를 알아보고자 했다. 많은 사람들이 노숙자 캠프가 폐쇄되면 당연히 범죄율은 감소할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연구 결과는 “비자발적 이주와 범죄 밀집은 관련이 없으며 인근 지역의 폭력을 악화시킬 수 있다”였다. 또 다른 발견은 단속으로 인해 긴밀한 커뮤니티가 해체되면서 노숙자가 범죄 피해자가 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는 “비자발적 이주로 인해 노숙을 경험하는 사람들은 절도, 신체적 폭행, 성적 폭행을 경험할 위험이 더 높아짐으로써 이주가 범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거나 정책의 잠재적으로 유익한 효과가 공평하게 분배되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결론지었다. 2023년 4월에 전미 의학 협회(American Medical Association) 저널에 게재된 연구 논문에서는 노숙자 캠프 단속후 후속 조치나 외부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으면 마약 사용자의 경우 사망, 과다복용, 입원이 급증한다는 사실이 발견됐는데, 이번 연구는 그 후속인 셈이다. 노숙자 옹호자들은 노숙자 캠프는 종종 사람들이 서로를 돌보는 공동체 의식을 제공하기 때문에 그 공동체가 무너지거나 분산되는 등 잘못되면 개인에게 더 위험해진다고 지적한다. 2023년 연구에 따르면 연구 대상 23개 도시 중 덴버는 단속 후 마약 사용 노숙자 사이에서 사망 가능성이 가장 높았다. 이 연구의 주저자는 콜로라도대 의대 부교수인 조슈아 바로카스 박사였다. 그는 올해 초 “1~2 블록 떨어진 곳이라 하더라도 이주한 노숙자 개인에게는 현실 세계의 결과가 따른다”면서 “이번 새로운 연구에서는 덴버 범죄 통계만 살펴보았지만, 그 결과는 노숙자 캠프촌을 어떻게 처리할지 고민하는 다른 도시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특히 도시내 노숙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을 개발할 수 있는 광범위한 권한을 부여한 연방대법원의 6월 판결(다른 대안이 없더라도 밖에서 자는 사람을 단속하고 체포하는 것 포함)에 비추어 볼 때 특히 중요하다. 파드마나반은 “이번 연구의 목표는 시정부 지도자들에게 잠재적인 지침을 제공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연구 결과에 대한 반발을 받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12년 동안 노숙자 생활을 했고 지금은 노숙자들이 주거지를 찾을 수 있도록 돕는 HAND(Housekeys Action Network Denver)에서 활동하는 애나-릴리스 밀러는 “이번 연구에 대해 알게 돼 기뻤고 좋은 진전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노숙자들에 대한 단속과 폐쇄로 범죄가 감소될 것이라는 거짓은 통하지 않게 됐다. 노숙자들은 범죄자가 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살려고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경진 기자노숙자 단속 노숙자 단속 노숙자 캠프 범죄율 동향

2024-10-30

“더 배고픈 사람들 도와 행복” LA 노숙자 대모 나주옥 목사

“주저하거나 후회하거나 멈추려 해본 적도 없습니다. 그저 가야 할 길이라면 목표를 향해 최선을 다해 걸었습니다.”   LA다운타운 노숙자들의 대모라 불리는 나주옥 목사(울타리선교회 대표.사진)는 좋은 길을 선택하지 않았다. 스스로 길을 만들어 뚜벅뚜벅 걸어왔다.   나 목사가 북콘서트를 개최한다. 자신의 험난했던 80년을 돌아보는 자서전 ‘늦깎이 삶의 끝자락에 걸터앉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북콘서트는 오는 27일 오후 4시 한인타운 인근 갈보리믿음교회에서 열린다.   나 목사는 “쉽게 말해 ‘맨땅에 헤딩하는 삶’이었기에 때로는 험한 길도 있었고, 죽고 싶을 만큼 화나는 일도 많았다”며 “그럼에도 뒤를 돌아볼 때 즐겁고 행복했던 일만이 기억나는 것은 하나님의 은혜였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자서전을 출간한 것도 한때 삶의 목표였던 유명한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한 사실과 배우는 것을 게을리하지 않았다는 점을 알리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나 목사는 어린 시절 유명해지면 배고프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했었다. 성장한 후에는 한 사람이라도 더 배고픈 사람을 도울 수 있다고 생각하며 변함없이 봉사했고, 그것이 사역의 목표가 됐다고 밝혔다.   특히 자신의 자서전을 읽어보면 삶의 목표가 더 단단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 목사는 “불행하게도 현시대는 책을 읽는 사람이 드물기 때문에 내 책을 읽을 사람이 얼마나 될지는 의문이다”라며 “그럼에도 이 책을 읽은 사람 중에 우리 사역을 이해하고 함께 봉사하며 최선을 다해 삶을 아름답게 할 사람이 생길 것이라는 기대를 한다”고 전했다.   ▶책 문의: (213) 819-3300 정윤재 기자노숙자 나주옥 나주옥 목사 la다운타운 노숙자들 la 노숙자

2024-10-20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