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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자들 설득에 3시간…쓰레기는 18톤

21일 오전 9시 30분 LA한인타운 로버트 F. 케네디 인스피라티온 공원. LA시 직원 2명이 홈리스 8명에게 둘러싸여 옥신각신하고 있다. 거리상 대화 내용이 자세히 들리지 않았지만, 흑인 홈리스 남성 1명이 “홈(Home)"이라며 언성을 높인다.     30분쯤이 흘렀을까. 그 남성과 직원은 서로를 안아주며 어깨를 두드린다. 그리고 곧 남성은 결심한 듯 무거운 짐을 양손에 쥐고 다른 홈리스 동료들과 함께 공원을 나선다.     이날 홈리스 이주 프로그램인 ‘인사이드 세이프’ 작전이 시행됐다. 현장에는 LA시·카운티 8개 기관이 총출동했다. LA시 주차단속팀이 공원 옆 윌셔 불러바드 차선을 통제했고 LA시 위생국에서 나온 쓰레기차와 화물차 2대가 줄지어 대기 중이다.     바로 청소에 돌입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홈리스들을 설득하는데 오전 시간 꼬박 쓰는 것이 태반이라고 LA시장실 김지은 보좌관은 전했다.   이날 오전 7시 30분부터 설득 작업을 시작했지만, 어느덧 10시를 넘기고 있다. 캠프들과 쓰레기들은 거의 손도 대지 못했다.     작업모를 쓴 인사이드 세이프 담당자가 직접 현장에 뛰어들더니 또다시 홈리스들과 꽤 오랜 시간 대화를 나눈다.   김 보좌관은 “이미 이곳을 집으로 여기고 있는 홈리스를 설득하는 것은 가장 고된 작업 중 하나”라며 “하지만 인사이드 세이프는 자발적 이주를 권하기 때문에 강제할 수 없는 것이 원칙이다"고 설명했다. 또다시 돌아올 수 있지 않냐는 질문에 김 보좌관은 “기존 클린업 작업은 위생국에서 청소에 집중한 ‘케어플러스(CARE+)’였다면 인사이드 세이프는 홈리스를 단순히 셸터가 아닌 호텔·모텔 등을 개조한 임시 거주 시설로 옮긴다”고 설명했다. 단순한 청소 작업이 아닌 홈리스의 거주와 재활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장기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오전 10시 30분. 홈리스들을 이주시키는 LA교통국(LADOT) 대시 버스가 도착한다. 그리고 현장에 있던 홈리스 모두가 성공적으로 버스에 오른다.     관계자에 따르면 오전에 일찍이 떠난 인원까지 더해 이주한 홈리스는 총 27명이었다. 홈리스가 어디로 갔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떠나는 그들 뒤로 LA시 위생국 직원들이 분주하게 설치된 캠프들을 허물고 쓰레기를 치운다. 살림살이로 쓰던 가구들이라 무게도 만만치 않다. 어느새 9톤짜리 화물트럭 2대가 가득 찼다.     아니타 웰 인사이드 세이프 시니어 디렉터가 분주함이 가시지 않는 듯 가쁜 숨을 몰아쉬며 “대단한 날이다(it’s a big day)”라고 말했다.     홈리스를 설득시킬 수 있었던 비결에 관해 묻자 그는 “일단 그들을 진정시켜야 한다. 저곳은 그들의 커뮤니티와 마찬가지다. 그들이 무엇을 걱정하는지, 두려움이 무엇인지 알고 불안해하는 그들을 안심시켜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그들은 정부를 신뢰하지 않는다. 정부 시스템에 실망감을 안고 있기 때문에 그들을 설득하기란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며 “그래서 청소 전부터 계속 찾아가 대화를 하고 희망과 자신감을 심어준다. 거기서 멈추지 않는다. 그들이 옮기고 나서도 계속해서 그들을 체크하며 모두에게 외면당했다 생각하는 그들에게 우리가 보살피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한편, 취임 첫날 노숙자 비상사태를 선포한 캐런 배스 LA시장이 신설한 인사이드 세이프 프로그램은 현재까지 40번 이상 진행됐다고 LA시장실은 전했다.   LA한인타운에는 이번이 3번째다. 앞서 지난해 9월과 10월 샤토 파크(10지구)와 버질 중학교(13지구)에서 각각 진행됐다. 21일 오후에도 8가와 카탈리나스트리트에서 작전이 예정됐지만 예상치 않게 연기됐다.     시장실에 따르면 이 프로그램은 지구별로 홈리스 통계와 관련 민원 수를 토대로 작전을 수행할 지역을 선정, 일주일에 1~2차례씩 순차적으로 진행한다.     로버트 F. 케네디 인스피라티온 공원은 학교와 바로 맞붙어있어 안전과 위생상의 이유로 민원이 많은 지역 중 하나다.     지난해 말 해당 공원 주변 주민과 상인 등 110명이 주민의회에 청원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본지 2023년 11월 20일자 A1면〉   게이로드 아파트 주민 마이클 윌브로크는 “작년부터 이번이 벌써 2번째 청소”라며 “다시 홈리스들이 돌아오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꼬집었다.     공원 인근 아파트 주민인 성 은(24)씨는 “집 앞을 걸어 다닐 때 노숙자들이 발길질한 적도 있고 밤마다 소리 지른 적도 많았다”며 “이번 홈리스 캠프촌 청소를 통해 쾌적한 주거 환경이 조성되는 것은 좋지만 언제 다시 돌아올지 두고 봐야겠다”고 밝혔다.   장수아·김경준 기자노숙자 쓰레기 인사이드 세이프 흑인 홈리스 설득 작업

2024-03-21

LA시 홈리스 프로그램 감사 추진

연방 판사가 캐런 배스 LA시장이 주도한 노숙자 이주정책인 ‘인사이드 세이프(Inside Safe)’를 포함한 홈리스 프로그램에 대한 감사를 추진한다.   LA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LA시가 쉼터 건설과 홈리스 캠프 청소에 대한 합의 조건 이행에 실패했다며 LA인권연합 변호사들이 제기한 소송에 대한 청문회가 지난 7일 열린 가운데 데이비드 카터 연방판사는 시 홈리스 프로그램에 대한 독립적인 회계를 원한다고 밝혔다.   카터 판사는 노숙자 퇴치에 공공자금이 어떻게 지출되고 있는지 우려하며 인사이드 세이프에 참여한 업체를 포함해 비영리 홈리스 서비스 제공업체들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요구했다.     케네스 메히아 LA시 감사관도 시장이 시행한 프로그램에 대해 감사를 할 수 있다고 주장한 후 소셜미디어 X에 올해 시예산 2억 5000만 달러가 투입되는 인사이드 세이프에 대한 집중 감사를 시작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올림픽 준비 상황 점검을 위해 LA시 대표단과 함께 프랑스를 방문 중인 배스 시장은 지난 8일 카터 판사와 통화해 법원이 감사인 선정에 대한 최종 결정권을 가질 수 있다는 데 동의했다고 남가주뉴스가 9일 보도했다.   하지만 카터 판사가 제안된 감사안에 동의하지 않음에 따라 배스 시장은 세부사항 해결을 위해 오는 18일 LA다운타운 법정에 출석할 예정이다.   배스 시장의 공약인 하나인 인사이드 세이프 프로그램에는 총 8000여만 달러가 투입돼 노숙자 총 2만1000명이 구조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LA카운티 부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LA서 사망한 노숙자가 2033명으로 2014년에 비해 300% 가까이 급증했으며 노숙자 수도 4만260명으로 전년 대비 10%가 증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글·사진=박낙희 기자프로그램 홈리스 홈리스 프로그램 비영리 홈리스 홈리스 캠프 노숙자 인사이드 세이프

2024-03-10

노숙자 해결안 찬반 팽팽…발의안1, 50.5% vs 49.5%

가주민들이 노숙자 문제 해결 방안을 두고 절반씩 갈렸다. 발의안 1(Proposition 1)에 대한 개표 결과는 노숙자 문제에 대한 첨예한 의견 대립을 담고 있다.   가주총무처 개표 사이트에 따르면 7일 오후 5시 현재(개표율 55%) 발의안 1호에 대한 찬성은 50.5%(207만6388표)다. 반면, 반대는 49.5%(203만3031표)다. 이러한 추세라면 소수점 차이로 결과가 갈릴 수 있다.   발의안 1은 노숙자 정신 건강 치료 예산 확보를 위한 60억 달러 규모의 채권 발행안이다. 개빈 뉴섬 주지사, 캐런 배스 LA시장 등 민주당 진영이 전폭적으로 밀었다. 홍보를 위해 무려 1300만 달러 이상을 모금해 이번 선거판에 뿌렸다.   반면, ABC뉴스 보도에 따르면 발의안 1호 반대 측이 홍보 비용으로 쓴 돈은 단 ‘1000달러’에 불과했다. 홍보 비용만 놓고 보면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다.   시민들로 구성된 ‘발의안 1호에 반대하는 가주민들(CAP1)’은 납세자가 또다시 부담을 안게 되고, 기존 노숙자 정책의 실패를 정치적으로 덮으려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 단체의 폴 시먼스 대표는 “발의안 1호는 뉴섬의 기념비적인 실수가 될 것”이라며 “그는 전국적으로 더 큰 역할을 맡으려고 오디션을 보는 중에 사상 최악의 패배에 직면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주민발의안 1호는 가까스로 통과되더라도 뉴섬 주지사는 정치적 부담을 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주정부의 노숙자 정책을 반대하는 주민이 절반에 이른다는 점은 부담 요소다. 한편, 가주총무처는 내달 12일까지 개표를 완료하고 결과를 인증해야 한다.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노숙자 LA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 개빈 뉴섬 미주중앙일보 장열 발의안 1

2024-03-07

난민과 노숙자에 대한 재정 지원 중단 결의안 승인

 오로라 시의 시의회는 지난 월요일 밤에 통과된 결의안을 통해, 다른 지역에서 오로라 시로 이주하는 이민자들을 수송하는 것을 중단할 것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이 결의안을 통해 오로라 시는 다른 도시에서 오는 난민 · 노숙자들에 대한 재정 지원을 중단한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이날 통과된 결의문은 “오로라는 난민에 비우호적인 도시(non-sanctuary city)로 남을 것이며, 현재 오로라 시는 이민자와 노숙자를 지원할 자금적 여력이 없기 때문에, 다른 도시와 기관은 오로라로 이주민이나 노숙자를 보내지 말아달라"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오로라 시는 지난 2017년 Sanctuary City가 아닌 Welcoming City임을 밝힌 바 있다. 이 결의안은 또한 연방 정부에 "국경을 안전하게 보호하라"고 요구하는 내용도 포함하고 있다. 덴버는 2022년 12월부터 베네수엘라 출신의 이주민들이 도시로 쏟아져 들어오기 시작했고, 그 이후로 거의 39,000명에 달하는 난민 이민자들에게 도움을 주었다. 그러나 연방 정부가 덴버에 충분한 자원이나 자금을 제공하지 않자, 마이크 존스턴 덴버시장은 지출을 상쇄하기 위한 시 예산 삭감을 발표하면서 기존 주민들에 대한 복지 서비스가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었다.         이번 오로라 시 결의안의 제안자 중 한 명인 다니엘 쥬린스키 시의원은 “다른 도시에서 오로라로 이주시키는 것을 인도적으로 보지 않는다”면서 “일부 이민 난민자들은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른다. 오로라 시는 이러한 사람들을 위해 지원할 자금이 없다”고 말했다. 그리고, "덴버 주민들은 예산 부족으로 인해 자신들의 레크리에이션 센터가 축소되거나 폐쇄되고, DMV가 폐쇄되는 것이 괜찮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지만, 여기 오로라에서는 레크리에이션 센터를 폐쇄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난민 지원에 반대했다. 그러나 크리스탈 무릴로 시의원은 “결의안의 전제에 반대하며 이 결의안이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과 이민자 위기에 대처하려는 개인 및 단체에게 공포와 의심의 신호를 보내고 있다” 면서 반대표를 던졌다. 앨리슨 쿰즈 의원도 이날 결의안에 대해서 반이민자 논조를 이용한 정치적인 포즈라고 비난의 목소리를 냈다. 하지만 결국 결의안에 찬성표를 던졌고, 오로라 시는 더 이상 난민 이민자와 노숙자 보호 서비스에 대해서 추가 자금을 투입하지 않겠다는 선을 확실히 그었다.        이날 결의안에 대해 오로라 시 측은 “국경의 붕괴로 많은 사람들이 국경을 넘어오고 있고, 포화상태에 이른 국경지역에서는 뉴욕, 시카고, 덴버 등의 난민우호도시(Sanctuary City)로 이들을 보내고 있다. 오로라 시는 시 정부로서, 카운티 정부가 아니기 때문에 주택, 음식, 고용 등의 휴먼 서비스(Human Services)를 제공할 수 없다”면서 “이번 결의안은 오로라 시와 인접한 시에서 국경을 넘어온 사람들을 오로라 시와의 조정 없이 보내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시측의 입장을 나타내는 것이다. 이것은 반 이민사회의 정서가 아니며, 오로라 시와 사전상의, 조정 없이 오로라 시내 호텔을 사서 이민자 수용시설로 사용하는 덴버시에 유감을 표현하는 방법 중 하나이며, 앞으로 유사한 일이 벌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김경진 기자노숙자 난민 난민 지원 재정 지원 난민 이민자들

2024-03-01

타운서 또 노숙자텐트 화재

대낮 LA한인타운내 노숙자 텐트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최근 노숙자 텐트의 연이은 화재로 안전 문제가 대두〈본지 2월27일자 A-6면〉 하는 가운데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   LA경찰국(LAPD)에 따르면 28일 오후 2시20분쯤 8가와 카탈리나 스트리트 인근 노숙자 텐트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불은 옆 건물 등으로 번지지는 않았지만, 화재 연기로 인해 인근 지역 주민들은 한동안 불편을 겪어야 했다.   특히 화재 발생 지점 인근은 로버트 케네디 커뮤니티 스쿨로, 하교 시간과 맞물리면서 학생들과 학부모들 역시 연기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다.   불길을 처음 발견한 건 LAPD 경관들이다. 현장에 출동한 클라우디아 세고비아 경관은 “순찰을 하던 중 불길을 발견했다”며 “인근 소방서에 신고하고 소방관들이 출동해 화재를 진압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또, 세고비아 경관은 “화재 원인은 아직 밝혀진 바가 없으며 인명 피해는 없다”고 덧붙였다.   LA소방국(LAFD) 소속 소방관들은 화재가 발생한 직후 현장에 도착, 30분 만에 화재를 진압했다.   한편, LA지역 노숙자 텐트 화재는 주민들에게 위협이 되고 있다. 지난 25일 LA 타임스는 최근 3개월간 할리우드의 프랭클린 애비뉴 선상 노숙자 텐트촌에서 최소 4건의 화재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이 지역은 특히 잇따른 화재로 해당 지역 주민들은 불안에 떨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노숙자들의 배설물, 약물 복용, 폭력 등이 증가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김경준 기자 kim.kyeongjun1@koreadaily.com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 미주 한인 노숙자 텐트 화재 홈리스텐트 홈리스

2024-02-28

노숙자 텐트 불씨가 아파트 태웠다

지난 1월7일 할리우드의 프랭클린 애비뉴 선상 노숙자 텐트촌에서 발생한 화재는 처음엔 대수롭지 않은 듯했다.   하지만 그날 밤 때마침 코헹가 패스를 타고 불어온 바람은 파괴력을 키웠다. 불씨는 바람을 타고 인근 아파트 건물에 떨어졌고 불길은 걷잡을 수 없이 번졌다. 화재는 인근 가로수를 태우고 자동차 두 대를 파괴했으며, 매캐한 연기는 인근 지역을 메웠다.   근처에 사는 한 주민은 “연료 타는 냄새와 플라스틱 타는 냄새가 코를 찔렀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날 화재가 발생한 곳은 캐런 배스 LA시장이 노숙자들을 거리에서 임시주택으로 옮기기 위해 야심 차게 시행한 정책인 ‘인사이드 세이프’의 첫 번째 대상 지역이다. 지난 2022년 코헹가 블러바드, 윌콕스 애비뉴, 프랭클린 애비뉴 등 해당 지역의 텐트들이 철거되면서 노숙자들이 동네에서 사라진 듯했다.   하지만 최근 이 지역에는 다시 노숙자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아파트 건물 옆, 중앙분리대를 따라, 101번 고속도로 아래를 지나는 코헹가길 인도에 텐트, 방수포 및 기타 구조물을 설치했다.   이 지역 홈리스 텐트촌에서는 지난 3개월 동안 최소 4건의 화재가 발생했다. 부상자는 보고되지 않았지만 이 지역의 일부 주민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주민들은 한밤중의 비명 소리, 인도와 현관 앞에 쌓인 배설물, 약물, 때로는 폭력의 위협과도 싸워야 했다.   심각한 문제들이 끊이질 않자 주민들은 에코 파크, 베니스 및 LA 다른 지역에서 홈리스 텐트를 철거하는 데 성공했다고 홍보해온 배스 시장에게 실망하고 있다.     배스 시장은 이 지역을 대표하여 재선에 출마한 니티아 라만 시의원을 지지했다. 라만은 노숙자 문제를 재선 캠페인의 초석으로 삼아 지지자, 비영리 단체 및 많은 동료로부터 찬사를 받고 있다.   하지만 이 지역 주민들은 코헹가 도로에 다시 들어서기 시작한 홈리스 텐트를 놓고 “변화가 필요하다는 신호”라고 지적한다.   할리우드 LAPD 커뮤니티 경찰 자문위원회 공동 의장이자 라만을 상대로 이 지역 시의원으로 출마한 에단 위버 LA시검사는 “주민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면서 “다음 화재는 재산 손실뿐만 아니라 엄청난 인명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리디야 라만은 로스펠리스, 스튜디오시티, 셔먼오크스 등 자신의 지역구 내 12곳에서 오랫동안 지속된 홈리스 텐트촌을 철거하는 데 성공했다는 점을 부각하고 있다. 특히 그녀는 코헹가 도로를 최우선 지역으로 삼아 큰 효과를 거뒀다고 자부했다.   라만은 2022년 이래로 이 지역에서 최소 84명의 홈리스가 인사이드 세이프 등을 통해 임시거처로 이주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홈리스 텐트촌은 사라지지 않았다. 지난 23일 인사이드 세이프가 목표로 삼은 코헹가 지역에는 15개의 텐트 또는 유사한 구조물이 있었다. 라만은 코헹가에 텐트촌이 다시 들어서고 있는 또 다른 이유로 “노숙자들에게 필요한 쉼터 자원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3월 5일 선거를 앞두고 배스 시장은 노숙자 문제에 대한 라만의 성과를 선전하고, 동영상에도 직접 출연했다.     배스 시장과 라만은 비슷한 전략을 채택했다. 아웃리치 직원과 기타 전문가를 노숙자 텐트촌에 파견해 모텔, 호텔 방, 기타 유형의 임시 주택으로 노숙자들을 자발적으로 이동하도록 설득하는 것이다.   이 접근 방법에 따라 최근 몇 달 동안 코헹가 길에 살던 몇몇 노숙자들은 코헹가의 임시 주거 시설 네트워크에서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럼플’이라는 별명을 가진 노숙자는 라만이 심혈을 기울인 시정부 임대 호텔 두 곳에서 최근 쫓겨났다.   그는 “노숙자들이 기거할 장소로 101번 프리웨이 다리 밑을 선택한 것은 유감”이라며 “하지만 이 세상에 서로 의지할만한 곳이 여기밖에 없다”고 말했다.   철거가 무의미한 텐트촌을 놓고 일부 주민들은 시정부에 지속 가능한 정책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시의회가 고속도로 고가도로, 공원 및 기타 장소를 야영 금지 구역으로 지정할 수 있는 시조례(41.18)를 시행하길 바라고 있다.   손자들과 더 가까이 지내기 위해 지난 2017년 이 동네로 이사 온 중독 전문 치료사인 지니 그리핀은 “상당수의 노숙자들이 심각한 메탐페타민 부작용 증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노숙자들이 불안한 듯 왔다갔다하며 호전적이고, 혼잣말을 하고 있다고 했다.   그녀는 더 이상 손자들을 인근 공원에 데려가지 않고 동네 산책도 아예 그만두었다고 했다. 그녀는 지난 2020년에 라만에게 투표한 것을 후회하고 있고 라만 대항마로 출마한 위버 시검사가 당선돼 텐트 설치 금지 구역을 만들기를 바라고 있다고 했다.하지만 라만은 캠핑 금지 구역이 무주택 주민들을 주거 및 상업 지역으로 더 깊이 밀어 넣을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라만은 2020년 12월, 임기 1년의 현직 시의원인 데이비드 류 시의원을 축출하고 취임했다. 그녀의 투표용지에는 ‘노숙자 비영리 단체 지도자’라는 타이틀이 있었다. 취임 후 라만은 노숙자 팀을 구성하고 팬데믹 기간 동안 규모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대규모 노숙자 텐트촌에 대응하기 시작했다.   특히 라만의 노숙자팀은 2022년 2월 코헹가, 프랭클린, 윌콕스 애비뉴 삼각형 지역에 집중했다. 식물을 심고 울타리를 설치해 노숙자들의 텐트 설치를 막았다. 라만은 이 지역에서 44명의 노숙자들을 임시거처로 옮겼다고 밝힌 바 있다.   거의 2년이 지난 지금도 울타리는 그대로 남아 있다. 하지만 지난달 28일 이 울타리 밖에 세워진 노숙자 텐트에서 불이 났다. 50분 후 같은 장소에서 또 화재가 발생했다. 지난 12월에는 이 지역에 구급대원들이 출동해 약물과다 노숙자를 응급치료했다.   이 블록에 임대 주택 두 채를 소유하고 있는 데브라 게이너는 ”더이상 노숙자 문제를 상대하는데 지쳤다“면서 ”위버에게 투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배스 시장은 3월5일 선거에서 주민들이 발의안 1을 통과시켜준다면 시 당국이 이웃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더 많은 수단을 갖게 될 것이라고 했다. 발의안 1은 유권자들이 정신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에게 주택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주 법안이다.   배스 시장은 코헹가 길의 노숙자로 인한 주민들의 불만에 대해 의견을 묻자 ”시의원과 저보다 더 불만이 많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라만은 ”노숙자 텐트촌이 사라지지 않는 지역에는 심각한 정신적 문제를 앓고 있는 사람들이 모이는 것“이라며 ”이 지역의 무주택 주민들을 위한 정신 건강 서비스를 추가로 확보했다“고 말했다.   지난 22일 밤 101번 고속도로 아래에 앉아 있던 캘빈 마드리드(33)는 이러한 서비스를 받을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조현병,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및 기타 정신 건강 문제로 16년 동안 길거리에서 지내왔다.   그의 바람은 배스 시장과 라만의 생각과 다르지 않다. 그는 ”다시 아파트에 살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글=데이비드 재나이저 기자,사진=월리 스케일리지 기자아파트 노숙자 노숙자 텐트촌 노숙자 문제 지역 홈리스

2024-02-26

LA시 재정적자로 노숙자 셸터 축소 위기…유지에 매년 5200만불 소요

LA시가 재정 적자로 인해 수년 내로 노숙자 셸터를 감축해야 할 위기에 처했다.   현재 운용 중인 셸터를 유지할 경우 매년 수천만 달러의 적자 발생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온라인 매체 LAist는 매트 자보 LA시 행정국장의 발언을 인용, 예산 확보의 어려움 때문에 이르면 오는 2025-2026 회계연도부터 LA시의 노숙자 주택 지원 정책이 재정 적자에 직면할 수 있다고 지난 22일 보도했다.   예산이 축소되면 캐런 배스 LA시장이 야심 차게 시행한 노숙자 이주 정책인 ‘인사이드 세이프(Inside Safe)’를 비롯해 현재 시 정부의 각종 지원 프로그램이 축소 또는 중단 등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LA시에서는 146곳에서 임시 셸터가 운영되고 있다.   매트 자보 행정국장은 지난 21일 LA시의회에서 “현재 노숙자 임시 셸터를 유지하게 된다면 매년 5200만 달러의 적자가 발생하게 될 것”이라며 “카운티와 주 정부로부터 받는 지원금이 끊길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현재 LA시는 노숙자 지원 정책을 위해 LA 카운티로부터 6000만 달러, 주 정부로부터 1억6400만 달러를 각각 지원받고 있다.   문제는 개빈 뉴섬 가주 주지사가 이번에 제시한 예산안에는 LA시 노숙자 정책의 주요 자금줄인 주택 지원 기금(HAP)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예산 확보에 실패하게 되면 결국 셸터 감축 또는 폐지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자보 행정국장은 “지원금이 끊기게 되면 2025년 회계연도에는 무려 2억 달러에 가까운 적자가 발생할 것”이라며 “기존의 셸터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자금도 거의 바닥 났고 적자를 메울 방안을 찾지 못하면 일부 셸터를 폐지해야 할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이런 가운데 LA지역의 노숙자 문제는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가디언은 지난 22일 LA카운티 부검 자료를 입수, 지난해 LA에서 사망한 노숙자가 2033명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2014년(519명)과 비교했을 때 무려 300% 가까이 급증한 수치다.   매체는 “이 수치는 사인이 불분명해 부검을 진행한 경우만 집계한 것으로 실제 사망자 수는 이보다 더 많을 것”이라며 “펜타닐 확산, 질병 치료의 어려움, 셸터 부족 등이 노숙자들의 주요 사인”이라고 전했다.   LA스키드로 지역 한인 노숙자 지원 기관인 베레카선교회의 디케이 이 간사는 “지금 LA에는 샌타아나 등 타지역에서 쫓겨난 노숙자들이 몰려들면서 그 수가 더 늘고 있다”며 “특히 최근 수년 사이 차압, 퇴거 등으로 집을 잃은 사람들이 많아지는 상황에서 셸터가 없어지면 상황은 더욱 암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LA노숙자서비스관리국(LAHSA)에 따르면 LA카운티내 노숙자 수는 7만5518명(2023년 기준)으로 추산된다. 이 중 4만260명이 LA시에 살고 있다. 시 정부의 정책에도 불구하고 LA시의 노숙자 수는 전년 대비 10%나 증가했다.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노숙자 la시 la시 노숙자 노숙자 지원 노숙자 주택

2024-02-23

배스 “LA 노숙자 계속 늘어날 듯”

LA지역의 노숙자가 계속 증가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캐런 배스 LA시장이 야심 차게 추진한 노숙자 이주 정책인 ‘인사이드 세이프(Inside Safe)’의 효율성 문제와 각종 사회 문제가 맞물려 상황이 악화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AP통신은 배스 시장이 노숙자 문제 해결을 위해 13억 달러의 예산을 투입하기로 했지만, 노숙자 수가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지난 20일 보도했다.   배스 시장은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노숙자가 되는 것을 막는 시스템은 없기 때문에 우리는 지금 아무것도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해결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며 “특히 저소득층에 대한 코로나19 지원이 종료됐기 때문에 노숙자가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노숙자 이주 정책도 문제다.   LA시에 따르면 인사이드 세이프 정책에 따라 셸터 등에 입주한 약 2000명의 노숙자 중 현재(12월) 255명 만이 저소득층 영구 주택에 입주했다.   LA 노숙자 지원 단체인 ‘더피플컨선’의 존 마세리 대표는 “노숙자들의 신원은 물론 이들이 어디로 이동하고, 어느 지원 단체와 연결되는지 제대로 파악이 안 된다”며 “노숙자들을 이주시키려면 실시간 파악이 가능해야 하는데 인사이드 세이프는 이런 부분에서 매우 비효율적”이라고 말했다.   약물 문제도 노숙자 증가를 부추기는 원인이다.   이 매체는 펜타닐 같은 약물 문제가 심각한 데다 치솟는 주택 가격과 임대료, 법원의 잇따른 판결로 법집행기관이 노숙자 촌을 정리하는 것이 더욱 어려워지면서 향후 노숙자가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지적했다.   베니스주민의회 브라이언 애버릴 위원은 “거리의 사람들은 여전히 심각한 약물 남용과 정신 질환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여전히 곳곳에는 노숙자 텐트가 많다”며 “배스 시장의 공로를 높이 평가하지만, 노숙자 문제는 아직 끝이 나려면 멀었다”고 말했다.   한편, LA노숙자서비스관리국(LAHSA)에 따르면 LA카운티내 노숙자 수는 현재(7월 기준) 7만5518명이다. 이 중 4만260명이 LA시에 살고 있다. 시정부의 정책에도 불구하고 LA시의 노숙자 수는 전년 대비 10%나 증가했다.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노숙자 배스 노숙자 문제 노숙자 증가 노숙자 이주

2023-12-25

[취재 수첩] 무연고자와 라면 한 봉지

무연고자 박철언(64)씨의 삶은 늘 쓸쓸했다.   그래도 마지막 가는 길 만큼은 외롭지 않았다.   지난 7일 세인트제임스교회 김요한 신부가 열어준 장례식은 조촐해도 온정이 가득했다. 〈본지 12월21일자 A-1면〉   노숙자, 무연고자와 같은 소외 계층은 우리 주변에 늘 있다. 중요한 건 박씨와 같은 안타까운 일이 또다시 생겨나선 안 된다는 점이다.   취재가 끝나고 셸터를 운영 중인 김 신부에게 물었다. 이 문제의 해결책이 무엇인지 궁금했다. 구체적인 방안을 듣는가 했는데, 답변은 의외로 단순했다.   “라면이랑 생필품이 필요하죠. 아, 담배도….”   김 신부는 “이 사람들 돌보는 건 사실 별것 없다”며 “일반인이 가진 ‘의지’라는 게 별로 없기 때문에 데리고 살면서 사고 안 치고 잘 먹고 잘 자는 일이 가장 중요할 뿐”이라고 말했다.   한인타운에서 셸터 사역을 펼친 지 15년 째다. 지금까지 약 300명 정도의 노숙자가 김 신부의 셸터를 거쳐 갔다.   그 중 살아보겠다고 의지를 갖고 취직까지 한 사례는 30명이 채 안 된다. 갱생 비율이 10%에도 못 미치는 셈이다.     나머지는 뚜렷한 목적 없이 하루를 그냥 살아가는 이들이다. 술을 마시고 행패를 부리거나, 다른 이들과 싸우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셸터에서의 삶이 답답해서 다시 거리로 뛰쳐나간 경우가 대부분이다.   김 신부는 돈 얘기를 꺼내는 것도 싫어했다. 오히려 재정 지원을 받는 게 불편하다는 입장이다. 돈을 받게 되면 도움을 주는 이들이 이래라저래라 하니까 그보다 음식이나 주면 좋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LA시의 노숙자 정책도 슬쩍 꼬집었다.   김 신부는 “노숙자 문제라는 건 돈으로만 해결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라며 “어쩌면 셸터가 이 사람들에겐 또 하나의 감옥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그들의 현실을 파악하고 어느 정도 유연한 접근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마디를 덧붙였다. 정부와 달리 일반 시민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고 했다.   그는 “굳이 돕겠다면 셸터에 와서 여기 사람들과 몇 마디 대화나 좀 해주고 잠시라도 시간을 보내주면 좋겠다”며 “이들은 가족도 없지 않나. 사람 간에 어떤 인정을 느끼게 되면 바뀔 수도 있다”고 했다.   무연고자에게 필요한건 거창한 지원이 아니다. 라면 한 봉지, 대화 몇 마디면 충분할 수 있다. 제2의 박철언씨가 나와선 안 된다. 장열 기자취재 수첩 무연고자 봉지 노숙자 무연고자 무연고자 박철언 봉지 대화

2023-12-22

[이 아침에] 여기까지 어떻게 오셨습니까?

뉴욕시 맨해튼 북쪽에 있는 유대교 신학교의 한 교수에게 어떤 젊은이가 찾아왔다. 젊은이는 교수에게 훌륭한 랍비가 되고 싶다며 조언을 구했다. 유대교의 종교 지도자이자 존경받는 스승인 랍비가 되겠다는 꿈을 갖고 찾아온 젊은이에게 교수는 “여기까지 어떻게 오셨습니까?”라고 물었다. 교수의 질문은 랍비가 되려는 젊은이의 소명과 인생 여정을 묻는 물음이 아니라 그날 신학교까지 온 경로였다.     예상치 못한 질문에 당황한 젊은이는 70번가에서 신학교가 있는 120번가까지 브로드웨이 길을 따라 한 시간 정도 걸어서 왔다고 답했다. 그러자 교수가 물었다. “96번가에 있는 노숙자 여인을 보았나요? 도움을 청하는 작은 팻말을 들고 서 있는 여인 말입니다.” 젊은이는 못 보았다고 말했다. 교수가 다시 물었다. “그럼 117번가에 서 있는 퇴역 군인을 보았나요? 야구 모자를 쓴 사람 말입니다.” 이번에도 젊은이는 보지 못했다고 대답했다. “학교 앞에서 손을 들고 기도하는 키 큰 남자를 보았나요?” 계속되는 질문에 할 말을 잃고 그저 고개만 가로젓는 젊은이에게 교수는 한심하다는 듯 이렇게 말했다. “어떻게 주위에 있는 사람들을 눈여겨보지 않으면서 랍비가 되겠다는 것입니까?”   랍비가 되겠다고 찾아온 젊은이에게 따끔한 질문을 던진 이는 유대교의 신학자이자 저명한 랍비인 아브라함 조슈아 헤셸이다. 그는 삶의 자리를 지키느라 올 한 해 열심히 달려온 우리를 향해서도 ‘여기까지 어떻게 오셨습니까?’라는 질문에 덧붙여 이렇게 묻는다.     ‘한 해 동안 살면서 주위에 몸과 마음이 아픈 사람을 보았는가? 전쟁으로 삶의 터전을 잃고 부르짖는 이들의 울음소리를 들었는가? 실패와 좌절을 겪으며 남몰래 눈물을 훔치는 이들의 신음을 들었는가? 홀로 밤을 지새워야 하는 이들의 탄식을 들었는가? 따뜻한 밥 한 끼 먹지 못해 굶주리는 이들의 비쩍 마른 몸을 보았는가? 인간의 무분별한 개발과 환경 오염으로 몸살을 앓는 자연을 보았는가? 끊임없이 이어지는 폭력과 차별에 시달리는 이들의 눈물을 보았는가?’   그런 질문 앞에 우리는 입을 닫을 수밖에 없다. ‘아니 그런 문제는 국가가 나서서 해결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우리가 어떻게 그런 세상의 모든 아픔을 끌어안을 수 있습니까? 나라도 행복하게 잘 살면 되는 것 아닙니까?’     속으로 읊조리는 볼멘소리는 핑계일 뿐이다. ‘어떻게 주위에 있는 사람과 세상을 눈여겨보지 않으면서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것입니까?’라는 또 다른 꾸짖음만이 귓가에 맴돈다.   그렇다. 세상의 모든 문제를 우리가 다 해결할 수는 없을지 모르지만, 그런 세상을 향해 눈을 감고 귀를 막지는 말아야 한다. 누군가 내 아픔을 알고 있고, 누군가 내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는 것만으로도 용기와 격려를 받는 게 사람 마음이다.     이제 2023년도 얼마 안 남았다. 한 해 동안 우리 곁을 스친 이들이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면 지금이야말로 주위를 살필 때다. 내년 이맘때쯤 ‘여기까지 어떻게 오셨습니까?’라는 질문에 세상의 모든 아픔을 끌어안지는 못했지만, 적어도 눈물 흘리는 이들과 함께 아파하며 살았다는 답은 해야 하지 않겠는가? 그런 마음으로 맞는 새해에는 희망의 해가 떠오를 것이다.   이창민 / 목사·LA연합감리교회이 아침에 유대교 신학교 그날 신학교 노숙자 여인

2023-12-20

"월 750불 지원으로 노숙자 삶 바뀌어"…USC·미라클메시지 공동조사

노숙자에게 매달 750달러씩 6개월만 지원해도 길거리의 삶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USC 사회복지대학원과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비영리재단 ‘미라클 메시지’가 노숙자 2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 결과 월 생활비로 750달러를 지원받은 노숙자들은 이를 생활에 필요한 기초용품을 사는데 썼으며 다수는 거리에서 벗어나 셸터나 자체 주거지를 마련한 것으로 파악됐다.     USC와 미라클메시지는 이번 조사를 위해 할리우드 지역의 18세 이상 홈리스를 선정하고 생활비를 지원하는 대신 이들이 지출한 기록을 추적 관찰했다.     이들은 당초 결과를 1년 뒤에 발표하기로 했으나 결과가 기대 이상으로 나타나자 6개월 만에 발표했다. 최종 결과는 내년 상반기 중으로 발표될 예정이다.   USC가 18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노숙자들은 지원받은 생활비로 식료품(36.6%)을 사거나 주거비(19.5%), 교통비(12.7%), 의류(11.5%), 의료비(6.2%)로 사용했다.     조사를 진행한 벤자민헨우드 USC 사회복지대학원 노숙자 주거건강형평성연구센터 소장은 “이번 조사는 노숙자에게 돈을 제공하면 부정한 목적으로 사용할 것이라는 사람들의 믿음을 불식시켰다”고 설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생활비를 지원받은 노숙자의 2%만 술, 담배, 약품비로 지출됐으며 그중 가장 큰 비중은 담배였다.   특히 현금 지원자의 12%만 6개월 뒤에도 길거리에 남아 있었고 나머지는 이 지역 평균 임대료에 훨씬 못 미치지만 거주할 곳을 마련해 입주했다.   헨우드 소장은 “현금 지원이 노숙자들에게 가능성을 열어준 셈”이라며 “(현금지원자 중) 아직 거리에서 지내는 노숙자들도 새로운 삶을 찾아갈 기회를 갖게 됐다. 노숙자 구제에 대안이 생겨난 셈”이라고 덧붙였다.   장연화 기자 chang.nicole@koreadaily.com미라클메시지 공동조사 미라클메시지 공동조사 사회복지대학원 노숙자 노숙자 구제

2023-12-19

전국 노숙자 65만명 역대 최다…가주에 4명중 1명꼴 가장 많아

미국내 홈리스 규모가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집이 없어 거리를 떠돌고 있는 아시안 노숙자 규모가 급증한 것으로 파악됐다.   주택도시개발부(HUD)가 지난 16일 발표한 ‘2023 노숙자 평가서’에 따르면 올 1월 기준으로 미국 노숙자는 총 65만3104명으로, 1년 사이에 12%(약 7만642명)가 늘었다. 이는 HUD가 2007년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자 가장 큰 증가 폭이다.   이중 60%인 39만6494명만 셸터에서 지내고 있었으며 나머지는 거리에서 지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종별로 보면 백인이 절반에 가까운 32만4854명(49.7%)으로 가장 많았으며, 그 뒤로 흑인(24만3624명·37.3%), 히스패닉/라티노(17만9336명·27.5%) 순이다. 아시안(Asian/Asian American) 노숙자는 1만1574명이다.   이번 통계를 보면 아시안 노숙자 비율은 미 전체 노숙자 인구의 1.8%에 그치나, 증가율은 전년 대비 40%(3313명)로, 인종 중에서 가장 높다. 특히 셸터가 없는 아시안 홈리스 증가율은 전년 대비 64%(2774명)로, 이 역시 다른 인종보다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또 미국 노숙자의 절반 이상이 4개주(캘리포니아, 뉴욕, 플로리다, 워싱턴)에 몰려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중 캘리포니아에 미 전체 노숙자의 28%인 18만1399명이 거주하며 최다 규모를 기록했다. 그 뒤로 뉴욕(10만3200명·16%), 플로리다(3만756명·5%), 워싱턴(2만8036명·4%) 순이다.   주별 증가율은 뉴욕주가 가장 높았다. 전년 대비 39.1%(2만9022명)로 전국 평균 증가율(12.1%)을 2배 이상 기록했다. 가주의 경우 지난해보다 9878명(5.8%)이 추가됐으며, 전체 노숙자의 68%가 셸터가 아닌 곳에서 살고 있었다. 특히 샌호세 지역 노숙자의 75%, LA와 오클랜드의 경우 73%, 롱비치·새크라멘토는 72%가 셸터가 아닌 곳에서 살고 있었다.   이번 보고서는 지난 1월 말 10일 동안 조사를 진행한 것으로, 홈리스는 자동차·공원·공항 등 일반적인 주거 시설이 아닌 곳에서 거주한 경험이 있는 사람을 의미한다.   노숙자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중앙일보 산하 비영리기관인 ‘해피빌리지’는 지난 16일 LA한인타운 인근 맥아더 공원에서 50여명의 한인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노숙자들에게 사랑의 점퍼 460벌을 배포했다.   이날 ‘사랑의점퍼 나누기’ 행사에는 토랜스제일장로교회(담임 고창현 목사) 봉사팀, LA 동부지역에서 활동하는 BSA 278대대(대장 한학수) 소속 스카우트 15명과 학부모, 밸리 지역의 그로잉업유스발런티어(단장 크리스틴 설) 회원 24명과 학부모들이 봉사자로 참여해 직접 홈리스들에게 사랑의 점퍼를 전달했다.   또한 전 세계에서 백 팩으로 유명한 ‘에베레스트(회장 박병철)’에서는 대형 가방을 기증해 사랑의 점퍼와 함께 전달했다. 해피빌리지는 내년 1월 초에 슬리핑백을 추가로 제작해 한인타운에서 추위에 떨며 지내는 노숙자들을 도울 예정이다. 장연화 기자 chang.nicole@koreadaily.com미국 노숙자 아시안 노숙자 지역 노숙자 전체 노숙자

2023-12-17

올해 아시안 노숙자 급증했다

올해 홈리스(노숙자) 수가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한 가운데 노숙을 경험한 아시안이 4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 인종을 통틀어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주택도시개발부(HUD)가 최근 발표한 ‘연간 홈리스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전국 홈리스는 65만3104명으로 전년보다 12.1% 증가했다. 2007년 관련 조사를 시작한 뒤 가장 많은 수다.   전 인종에서 홈리스가 증가한 가운데 아시안 증가율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아시안, 혹은 아시안아메리칸 홈리스는 전년보다 40%(3313명) 증가한 1만1574명으로 집계됐다. 셸터에서 지내지 않는 아시안 홈리스 역시 64%(2774명) 증가한 7126명으로 증가 폭이 가장 컸다.   다만 전체 홈리스 중 아시안이 차지하는 비중은 1.8%로 절대적인 수는 적다.     홈리스 대부분은 여전히 백인(49.7%) 혹은 흑인(37.3%)이다.   지역별로는 뉴욕주에서 가장 많이 증가했다.     올해 1월 기준 뉴욕주 홈리스는 10만3200명으로 전년보다 39.1%(2만9022명) 늘었다. 전국 평균 증가율(12.1%)을 훌쩍 뛰어넘었다.     특히 뉴욕시 홈리스 증가율이 42.3%(2만6185명)로 높았다.   다만 대부분 셸터에서 지내며 보호 조치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주 홈리스 중 셸터에 있는 사람은 전체 95.1%에 달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다.   보고서는 “연방정부의 퇴거 유예 조치가 종료되면서 많은 사람이 집을 떠나야만 했다”며 “뉴욕시의 저렴한 주택 부족, 임대료 인상 등과 맞물려 홈리스가 급증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올해 상당한 수의 망명신청자가 유입된 것도 영향을 줬을 것”이라며 “셸터에 있는 홈리스 중 30% 이상이 망명신청자로 추측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HUD는 매년 1월 말 10일 동안 관련 조사를 진행한다.     조사에서 홈리스는 자동차·공원·공항 등 일반적인 주거 시설이 아닌 곳에서 거주한 경험이 있는 사람을 의미한다. 이하은 기자 lee.haeun@koreadailyny.com아시안 노숙자 아시안아메리칸 홈리스 아시안 홈리스 뉴욕주 홈리스

2023-12-17

[발언대] ‘천사의 도시’ LA가 어쩌다

나는 LA 한인타운에 산다. 매주 산행도 하지만 건강을 위해 매일 아침 7시부터 유니온에서 하바드 길 사이를 걷기도 한다. 그런데 아침마다 타운 거리를 걸으면서 실망과 함께 화가 나서 견딜 수가 없다. 너무 지저분한 거리 모습 때문이다.     40년 전 LA에 처음 왔을 때는 그야말로 천사의 도시였다. 한국에서도 선망의 대상이었다. ‘나도 이렇게 좋은 곳에 살게 되다니, 정말 미국 오길 잘했구나’라는 생각을 했었다.   당시만 해도 가난했던 한국에 비해 그야말로 천당에 온 느낌이었다.   물가도 저렴해 그때 오렌지 한 자루 가격이 겨우 99센트였고, 마켓에서 50달러어치 장을 보면 고기와 생선을 포함해 자동차 트렁크로 한 가득이었다. 당시 막노동하는 사람의 일당이 20달러 정도였고, 도로에는 휴지나 쓰레기 하나 없었다. 물론 노숙자의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물가는 천정부지로 올랐고, 주변 생활환경은 너무나 열악해졌다. 한인타운에서 다운타운 쪽으로 길을 걷다 보면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을 정도로 쓰레기와 오물이 나뒹굴고 있다. 노숙자 숫자가 늘면서 그들의 배설물과 생활 쓰레기, 토악질해 놓은 것들로 인한 냄새 때문에 도저히 지나갈 수가 없을 정도로 역겹다.   불안한 치안 상황도 문제다.  LA는 저녁이 되면 집밖 출입을 꺼릴 정도로 위험한 도시가 되어버린 지 오래다. 각종 범죄가 끊이지 않기 때문이다.     이제 더는 누구도 LA를 천사의 도시라고 말하지 않는다. LA가 이대로 방치된다면 얼마 지나지 않아 악마의 도시가 되고 말 것이다. 나부터도 이대로는 도저히 더는 LA에 살 수가 없을 것 같다.   아무리 자유가 좋고 노숙자의 인권이 중요하다 해도 이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일부 소수의 인권도 중요하지만 그로 인해 오히려 다수가 피해를 입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LA시 당국은 주민들의 고충을 헤아려 어떠한 방법으로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그래서 예전처럼 어디든 마음 놓고 거리를 활보할 수 있는 깨끗하고 안전한 도시, ‘천사의 도시’라는 명예를 되찾아 주기를 간절히 바란다.  김중식 / 수요자연산악회 회장발언대 천사 도시 생활 쓰레기 노숙자 숫자 la 한인타운

2023-12-12

LA시 홈리스 RV촌 추가 철거 계획 없다

일관성 없는 캐런 배스 LA시장의 노숙자 정책이 논란이 되고 있다   최근 LA시정부가샌퍼낸도밸리 지역의 노숙자 RV촌을 철거한 가운데, 그 외 지역 RV촌에 대해서는 다른 해결책을 강구한다면서 정작 별다른 대응 방안을 내놓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NBC4뉴스는 LA시가 카운티 정부 등과 함께 지난 6일 그리피스 공원 인근 포리스트론드라이브의 노숙자 RV촌을 철거했지만  LA지역내 수백개에 이르는 RV촌에 대해서는 철거 계획이 없다고 8일 보도했다.   캐런 배스 LA시장은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민감한 지역(sensitive areas)의 RV촌은 (야영을) 금지하지 않을 것”이라며 “다른 해결책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배스 시장은 민감한 지역의 의미와 해결책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배스 시장의 발언대로라면 지난 6일 철거 작전이 이루어진 포리스트론드라이브의 노숙자 RV촌은 민감한 지역이 아니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배스 시장은 노숙자 RV촌을 철거하지 않는 이유로 시정부의 행정 상황을 언급했다.   배스 시장은 “현재 LA시에서는 RV를 견인할 수 있는 트럭이 한 대뿐”이라며 “시정부는 그 많은 RV를 견인할 능력을 갖추지 못했는데 만약 원하는 대로 모든 지역의 야영을 금지한다면 어떻게 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에 LA시는 철거에 앞서 시와 카운티 정부 소유의 토지를 파악하겠다는 입장이다. 이후 노숙자들이 RV를 일반 주거 지역과 떨어진 부지에 주차할 수 있도록 안전한 주차 공간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문제는 명확한 계획이 마련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안전한 주차 공간의 위치 등을 묻는 질문에 LA시장실 클라라 카거 공보관은 “아직 확인된 지역이나 목록은 없다”고 말했다.   시정부의 입장과 달리 주민들의 불만은 계속 쌓이고 있다. RV촌 인근 주민들은 계속해서 시정부에 철거를 요구하고 있지만, 상황은바뀌는 게 없다.   RV촌의 노숙자들이 인분을 길거리 등에 그냥 버리는가 하면, 폭력, 마약 거래, 매춘 등의 범죄가 횡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웨스트밸리 지역 주민인 애덤 요한슨은 NBC4와의 인터뷰에서 “배스 시장은 (노숙자 정책과 관련한)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며 “시정부는 노숙자 RV촌에 대해 당장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LA 11지구  트레이시 박 시의원은 “현재 우리 사무실에는 노숙자 RV촌에 대한 민원이 가장 많이 접수되고 있다”며 “우리는 RV촌 주변에서 많은 범죄를 목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캐런 배스 LA시장의 노숙자 이주 정책 ‘인사이드 세이프(Inside Safe)’는 극히 낮은 효율성으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본지 12월2일자 A-1면〉 배스 시장은 지난해 12월 취임 직후 LA시의 노숙자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이 정책을 야심 차게 시행했지만, 지난 1년간 수천만 달러를 쏟아붓고도 실제 영구 주택을 얻은 사례는 전체 노숙자 중 1% 미만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제기됐었다.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홈리스 철거 la시장실 클라라 철거 계획 노숙자 정책

2023-12-08

[사설] 취임 1년 LA시장 평가 박한 이유

캐런 배스 LA시장이 취임 1주년을 맞았다. 배스 시장은 주요 지역을 방문, 본인의 시정 성과를 홍보하고 시민들의 목소리도 듣겠다며 ‘시내 투어’를 진행 중이다. 이에 앞서 배스 시장은 보도자료를 통해 “홈리스 문제 해소와 공공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며 1년을 회고했다. 아울러 비즈니스와 투자 유치 각종 자연재해 예방 대책 마련에도 성과가 있었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일반적인 평가는 박하다. 최대 현안인 홈리스 문제와 치안 대책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배스 시장은 지난해 선거 당시 노숙자 문제 해결 방안으로 ‘인사이드 세이프(Inside Safe)’ 정책을 내세워 경쟁자였던 릭 카루소 후보와 차별화됐다. 노숙자에게 영구 주거지를 제공하는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배스 시장은 취임 후 ‘인사이드 세이프’에 많은 자금을 투입했다. 한 분석에 따르면 1년간 6700만 달러의 예산이 사용됐다. 그런데 실제 영구 거주지에 머무는 노숙자는 255명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는 LA시 전체 노숙자 4만5000명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숫자이며, 한 명당 사용된 예산은 26만 달러가 넘는다. 산술적으로 이런 방식의 해결을 위해서는 수십억 달러가 추가로 투입돼야 한다는 얘기다.     예산의 비효율적 사용은 여러 부작용을 낳는다. 가장 우려되는 것이 시민 생활 환경 개선을 위한 사업 지연이다. 노숙자 대책에 밀려 도로망 정비, 쓰레기 수거, 방범 대책 등의 정책들이 뒷순위로 밀리고 있기 때문이다.     최우선 공약이라고 ‘인사이드 세이프’ 정책을 무조건 밀어붙일 것이 아니라 중간 점검을 통한 재검토가 필요하다. 비효율적 요소들이 많다면 과감하게 방향 전환을 해야 한다.     이와 함께 지적되는 것이 편중 인사다. 특정 그룹 출신 인사들만 시 정부 요직에 발탁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인사로는 다양한 시민들의 목소리를 시정에 반영하기 어렵다. 폭넓고 과감한 인재 기용이 필요하다.     인구 400만 명의 미국 제 2 도시 LA는 2026년 월드컵, 2028년 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있다. 시장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다.  사설 la시장 취임 인사이드 세이프 노숙자 문제 배스 시장

2023-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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