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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생각하며] 소시지, 오이지. 단무지

A형, B형, O형, AB형 넷이서 밥을 먹고 있다. AB형이 갑자기 식당을 뛰쳐나간다. O형이 곧바로 따라 나간다. A형, 나 때문인가 하며 울기 시작한다. B형, 상관없이 계속 밥을 먹는다. 물론 진지하게 들을 필요 없는, 혈액형에 대한 우스갯소리다.     나온 김에 우스갯소리 하나 더. A형은 소시지, 소심하고 세밀하고 지X맞고(‘X’자는 상상에 맡김),  B형은 오이지, 오만하고 이기적이고 지X맞고, O형은 단무지, 단순하고 무식하고 지X맞고, 그리고 AB형은 지지지, 지X맞고, 지X맞고, 지X맞고라니, 물론 모든 혈액형의 문제점만 열거한 실없는 농담이니 마음에 둘 필요는 없다.     그런데 아무리 그래도, AB형들은 좀 억울할 거 같다. 지지지라니. 실제 AB형들은, 사실 호기심 많고 창의적이며, 관찰력도 뛰어나고 사교적인 사람이 많다고 한다. 소견이 뚜렷하여 자신 있는 분야는 정말 확실하게 잘 해내는 성격이라고 한다. 게다가 자기에게 의지하는 사람을 절대 버리지 못하고 끝까지 가는 의리파라고 하니, 진짜 좋은 혈액형인데 말이다.     소시지 A형도, 사실 싸우는 걸 싫어하고, 주위와의 조화와 화합을 중시하는 아주 좋은 사람들이라는 분석이 있다. 뭐든지 항상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배려심이 있는 타입이라고 한다. 상식과 룰을 중시하고, 책임감도 강한 아주 성실한 성격이라고 하니, A형들이 좀 더 많으면 세상에 평화가 올 것 같다!     ‘B형 남자친구’(2005)란 영화가 나올 정도로 비호감으로 여겨지는 오이지 B형, 바로 내 혈액형이닷! 내가 B형이라고 하면, 갑자기 남자 B형이 문제지, 여자 B형은 성격이 좋다며 나를 위로하는 사람들. 하지만 B형들은 사실 사교적이며 정직하고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라고 한다. (적극 동의함!) 적극적이고 추진력 강하고, 겁 없이 모험을 잘하는 스타일, 그리고 생각나면 바로 행동을 먼저 하는 액티브한 성격, 게다가 친구도 쉽게 사귄다는 B형을 왜 비호감이라고 하는지!     끝으로 단무지 O형들도, 사실은 적극적이고 정열적인 성격이다. 쾌활하고 너그러워서 사람들이 잘 따르며 설득력도 있다. 타고난 리더이자 외교관이어서, 자기 생각을 말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자신감 있게 대화를 나눌 수도 있지만, 말보다 행동으로 많은 사람을 도와준다. 낭만주의자이면서도 노력형 O형은, 지기 싫어하기 때문에, 일단 목표를 정하면 누가 뭐라든 해내고 마는 능력 있는 타입이라고 한다.     사실 혈액형은 단지 적혈구 표면에 A·B항원이 있는지, 혈액 속에 어떤 항체가 있는지에 의해 결정될 뿐, 혈액형과 성격의 과학적 인과관계는 어디서도 발견되지 않는다는 것을 거듭 말씀드리고 싶다. 미국 사람들은 혈액형 자체를 모르는 사람들이 대다수다. 그리고 성격은 혈액형 같은 기질로만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타고난 기질 플러스 부모의 양육 방식, 성장 환경에 따라서 얼마든지 변화할 수 있다.   요즘 많은 성격 테스트들이 존재한다. 백 퍼센트는 아니라도, 꽤 정확하다고 여겨지는 테스트들이 많이 있다. 나도 상담할 때, 아이와 부모의 MBTI 테스트를 활용한다. 부모가 아이를 이해하고 자신의 양육 스타일을 이해하는데, 아이가 부모를 이해하고 자신 성격의 장단점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모든 성격유형 이론은 이렇게 자신의 장점은 더 살리고 단점은 깨달아 보완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되어야 한다.     그런데, 잠깐, O형은 왜 뛰쳐나간 AB형을 즉시 따라 나갔을까? 다음 칼럼에 계속된다. 김선주 / NJ 케어플러스 심리치료사살며 생각하며 소시지 단무지 혈액형과 성격 소시지 a형 성격 테스트들

2024-02-28

[이 아침에] 비엔나 소시지의 추억

추억은 그립다. 지나간 것들은 물안개 속 피어오르는 풍경처럼 아름답다. 찌들고 가난했던 시절도 아련한 향기로 다가온다. 쭈글쭈글한 양은냄비에 라면 한 봉지 끓여먹던 그 행복했던 시절. 비엔나 소시지 한 깡통 넣어 먹는 날은 부자가 된 기분이었다. 세상에서 둘도 없는 특식 먹으며 큰 횡재를 만난 것처럼 가슴이 벅차 올랐다. 이젠 고급 식당에서 소문난 셰프가 만들어 주는 요리를 먹어도 감격하지 않는다. 그때 그 시절 찌그러진 양은냄비에 보글보글 끓어오르던 소세지 든 라면의 달달하고 짜릿한 냄새처럼 가슴을 따스하게 하지 않는다.   추억은 흘러간 시간의 되새김질이 아니라 가슴으로 새기는 삶의 무늬다. 빛바랜 일기장 속에 적어둔 사랑의 고백처럼 캄캄한 어둠 속에서도 별처럼 반짝인다. 추억은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실핏줄 속에 흐르는 흔적이다.   나는 아직도 마트에 가면 작은 깡통에 든 비엔나 소시지를 산다. 다행히 포장도 안 바뀌고 예전 그 모양대로다. 두 개를 사면서 빛 바랜 초등학교 사진 속에 해맑게 웃는 단발머리 소녀 얼굴을 떠올리며 혼자 미소 짓는다.   푸드스타일리스트 요리 달인인 딸은 촌스러운 내 취향에 깔깔대지만 그 작은 깡통 속에는 내 행복했던 시절의 빛나는 증거물이 차곡하게 들어있다.     세상에서 처음 접했던 핑크빛의 미국 소시지 맛은 신대륙을 발견한 것처럼 경이로웠다. 미국 군인과 결혼한 친척 집에서 처음 먹었던 말랑말랑하고 신기한 그 맛은 새로운 세상에 대한 아련한 동경으로 떠오른다. 가정교사 월급 받는 날에는 대구교동 양키시장으로 달려가 소시지와 교수들이 좋아하는 미제 커피를 샀다. 양키시장은 미군부대가 주둔한 도시에서 부대에서 흘러나온 물품들을 주로 팔았는데 이방의 거리처럼 신비로웠다.     전쟁의 상흔이 지나간 그 곳은 만물상회의 풍요로움과 정상적인 유통과정에서 구하기 어려운 밀수품이 난무했다. 추잉껌, 시바스, 코냑, 말보로, 바셀린로션, 아스피린, 초콜릿, 비스킷, 레브론 샴푸…. 동동구리무 대신 미제 크림과 코티분도 있었다. 수시로 나타나는 단속반을 신출귀몰하게 피해 도깨비시장이라 불렀다. 미국 물건은 냄새부터 달랐다. 미국은 멀리 있지 않았다. 따뜻하게 입고, 달콤하게 먹고, 촉촉하게 바르고, 짜릿하게 유혹하는 냄새 나는 물건들이 있는 곳이 우리가 아는 미국이었다.   ‘눈보라가 휘날리는 바람 찬 흥남부두’에서 금순이를 목 놓아 찾던 사람은 부산 국제시장 아니라 대구 교동 장사치로 전해진다. 1952년 여름, 가수 현인과 오리엔트레코드 사장 이병주, 작곡가 박시춘 등이 대구 양키시장 옆 교동 강산면옥에서 냉면을 먹은 후 거리에서 이 노래를 만들었다고 한다.     고향 가면 익숙하던 그 길에서 나는 방황한다. 지금은 몸 하나 누일 공간밖에 안 되는 한 평도 안 되는 작은 점방들이 벌집처럼 촘촘히 박혀있는 시장통은 썰렁하다. 과거는 화려하고 아름다웠다. 추억은 떠올리며 가슴 설레는 것. 되돌아서면 흩어진 파편들이 여기저기 뒹굴 뿐이다. 이름만 부르면 금방이라도 달려올 것 같은 얼굴들이 안개꽃처럼 흔들린다. 세월은 가고 사람도 사라지고 먼지만 뒹굴어도 추억이 있기에 남은 날들이 외롭지 않다. 이기희 / Q7 파인아트대표이 아침에 비엔나 소시지 비엔나 소시지 대구교동 양키시장 대구 양키시장

2022-05-12

[이기희의 같은 하늘 다른 세상] 비엔나 소시지의 추억

추억은 그립다. 지나간 것들은 물안개 속 피어오르는 풍경처럼 아름답다. 찌들고 가난했던 시절도 아련한 향기로 다가온다. 쭈글쭈글한 양은 냄비에 라면 한 봉지 끓여먹던 그 행복했던 시절. 비엔나 소시지 한 깡통 넣어 먹는 날은 부자가 된 기분이였다. 세상에서 둘도 없는 특식 먹으며 큰 횡재를 만난 것처럼 가슴이 벅차 올랐다. 이젠 고급 식당에서 소문난 셰프가 만들어 주는 요리를 먹어도 감격하지 않는다. 그 때 그 시절 찌그러진 양은 냄비에 보글보글 끓어오르던 소세지 든 라면의 달달하고 짜릿한 냄새처럼 가슴을 따스하게 하지 않는다.   추억은 흘러간 시간의 되새김질이 아니라 가슴으로 새기는 삶의 무늬다. 빛바랜 일기장 속에 적어둔 그대 향한 사랑의 고백처럼 캄캄한 어둠 속에서도 별처럼 반짝인다. 추억은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실핏줄 속에 흐르는 흔적이다. 깍지 낀 그대 손 영원히 놓지 못하는 것처럼, 행복했던 시간들은 사는 것이 힘들고 슬퍼도 그냥 묵묵히 견디는 거라고 따스하고 촉촉하게 등 두드려준다.   나는 아직도 마트에 가면 작은 깡통에 든 비엔나 소시지를 산다. 다행히 포장도 안 바뀌고 예전 그 모양대로 있다. 두개 사 팬추리에 넣어두고 빛 바랜 초등학교 사진 속에 해맑게 웃는 단발머리 소녀 얼굴을 떠올리며 혼자 미소 짓는다. 푸드스타일리스트에 요리 달인인 딸은 촌스런 내 취향에 깔깔 대지만 그 작은 깡통 속에는 내 행복했던 시절의 빛나는 증거물이 차곡하게 들어있다.   세상에서 처음 접했던 핑크빛의 미국 소시지 맛은 신대륙을 발견한 것처럼 경이로왔다. 미국 군인과 결혼한 친척 집에서 처음 먹었던 말랑말랑하고 신기한 그 맛은 새로운 세상에 대한 아련한 동경으로 떠오른다. 가정교사 월급 받는 날에는 대구교동 양키시장으로 달려가 소시지와 교수님들이 좋아하는 미제 커피를 샀다. 양키시장은 미군부대가 주둔한 도시에서 부대에서 흘러나온 물품들을 주로 팔았는데 이방의 거리처럼 신비로왔다. 전쟁의 상흔이 지나간 그 곳은 만물상회의 풍요로움과 정상적인 유통과정에서 구하기 어려운 밀수품이 난무했다.     츄잉껌, 시바스, 코냑, 말보로, 바셀린로션, 아스피린, 초콜릿, 비스킷, 레브론 샴푸, 동동구리무 대신 미제 크림과 코티분도 있었다. 수시로 나타나는 단속반을 신출귀몰하게 피해 도깨비시장이라 불렀다. 양키들의 물건은 냄새부터 달랐다. 미국은 멀리 있지 않았다. 따뜻하게 입고, 달콤하게 먹고, 촉촉하게 바르고, 짜릿하게 유혹하는 냄새 나는 물건들이 있는 곳이 우리가 아는 미국이었다.   ‘눈보라가 휘날리는 바람 찬 흥남부두’에서 동생 금순이를 목 놓아 찿던 사람은 부산 국제시장 아니라 대구교동 장사치로 전해진다. 1952년 여름, 가수 현인과 오리엔트레코드사 사장 이병주, 작곡가 박시춘 등이 대구 양키시장 옆 교동 강산면옥에서 냉면을 먹은 후 거리에서 이 노래를 만들었다고 한다.   고향 가면 익숙하던 그 길에서 나는 방황한다. 지금은 몸 하나 누일 공간 밖에 안 되는 한 평도 못 되는 작은 점방들이 벌집처럼 촘촘히 박혀있는 시장통은 썰렁하다. 과거는 화려하고 아름다웠다. 추억은 떠올리며 가슴 설레이는 것. 되돌아서면 흩어진 파편들이 여기저기 뒹굴 뿐이다. 이름만 부르면 금방이라도 달려올 것 같은 얼굴들이 안개꽃처럼 흔들린다. 세월은 가고 사람도 사라지고 먼지만 뒹굴어도 추억이 있기에 남은 날들이 외롭지 않다. (Q7 Fine Art 대표, 작가)   이기희이기희의 같은 하늘 다른 세상 비엔나 소시지 비엔나 소시지 대구교동 양키시장 대구교동 장사치

2022-05-03

"매출중 가공육 5%도 안돼요"…한인마켓들, '발암물질' 규정후에도 큰 변화 없어

#. 30대 가정주부 김모씨. 28일 오전, 평소처럼 한인타운의 한 마켓에서 장을 본 김씨는 5살 난 아들이 좋아하는 소시지와 햄을 장바구니에 담지 않았다. 소시지.햄 등이 발암물질로 분류됐다는 내용의 언론 보도가 신경쓰여 당분간은 소시지나 햄을 먹지 않을 생각이기 때문이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최근 소시지.햄.핫도그 등 가공육을 담배나 석면처럼 발암 위험성이 큰 1군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가공한 붉은 고기의 섭취 역시 암을 유발할 수 있다고 발표하면서 한인마켓들은 이로 인해 어떤 영향이 미칠 지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인마켓들에 따르면 28일 오전까지 고객들의 소비패턴에는 특별한 변화는 없다. 한인마켓들은 주로 문의전화나 관련 제품 반환을 통해 실시간으로 소비자들의 구매 패턴을 확인한다. 아직까진 눈에 띌 만큼 문의전화나 관련 제품 교환 및 환불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한인마켓들은 주류마켓과는 달리 소시지와 햄 등 가공육이 매출에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아 별다른 타격은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전체 매출에 5%도 채 안 된다는 것이 한인마켓들의 이야기다. 다만, 소고기나 돼지고기 등 붉은 고기 역시 암을 유발할 수 있다고 발표된 만큼 육류 소비에는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마켓 관계자는 "가공육은 한국인들의 주식이 아닌 만큼 아직까진 매출에 눈에 띄는 변화는 없다"며 "아무래도 한인마켓보다는 주류마켓에 타격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마켓들은 이번 발표에 대한 언론 보도가 점점 더 확대되고 있는 만큼 계속해서 촉각을 기울이겠다는 입장이다. 향후 마켓 매출에 어떤 영향을 가져올지, 고객들이 소시지와 햄 등을 대신해 어떤 제품을 구입할지, 식품의약청(FDA)을 비롯한 정부기관에서 리콜 등 추가 조치를 내릴지 등을 꼼꼼히 따져보겠다는 것이다. 또 다른 마켓 관계자는 "소시지나 햄, 베이컨, 스팸 등은 기호식품이나 다름없다. 고객들의 소비심리는 분명 위축될 것이지만 전체 매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가공육 제품보다는 육류 소비 추이가 걱정된다. 이 부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소시지, 햄, 스팸, 베이컨 등의 매출을 확인한 뒤 향후 도매업체 주문량을 조절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음식점들도 이번 발표를 신경 쓰는 것은 마찬가지다. 소시지.햄 등이 들어간 부대찌개를 메뉴로 갖고 있는 음식점들이 대표적. 한 음식점 관계자는 "27일, 28일 이틀간 부대찌개 수요에 대한 특별한 변화는 없다"며 "하지만 추이를 보고 부대찌개 재료 구입을 줄여나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상우 기자

2015-10-28

WHO, 소시지·햄 등 '1군 발암물질' 분류 파장…"아이들 핫도그 찾는데 어쩌나"

"엄마, 핫도그 먹으면 안돼요?" 소시지와 햄, 핫도그, 베이컨. 아이들이 매일 먹고 싶어하는 음식이다. 그런데 앞으로 아이들 꿈이 날아갈 판이다. 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지난 26일 소시지.햄.핫도그 등 가공육을 담배나 석면처럼 발암 위험성이 큰 1군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가공한 붉은 고기의 섭취가 암을 유발할 수 있다고 규정했기 때문이다. 누구보다 어린 자녀를 키우는 주부들의 불안감이 크다. 햄과 소시지 등은 아이들이 가장 많이 찾는 '초딩 반찬'이지만, WHO 발표 이후 식탁에 내놓기가 찜찜해졌다. 조혜란(토런스.45)씨는 냉장고에 넣어 두었던 소시지를 모두 꺼내 치웠다. 조씨는 "발암물질이 있는지 알고 있는 마당에 아이들에게 계속 소시지를 줄 수는 없는 일 아니냐"며 "그동안 먹었던 육류로 인해 혹시 우리 아이가 잘못되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성인도 마찬가지다. 부대찌개를 좋아한다는 김진규(LA한인타운.37)씨는 "아무래도 덜먹게 될 것 같다"며 "기사를 접하고 부대찌개에 뜬 햄, 소시지가 마치 담배꽁초처럼 느껴졌다"고 말했다. 반면 최근 수년 새 이 같은 위협적인 건강정보가 난무하며 크게 신뢰하지 않는다는 반응도 쏟아졌다. 이동규(56)씨는 "이런 발표가 괜히 건강 공포증만 확산시키는 부작용을 일으키는 것 같다"며 "연구기관도 예산을 받기 위해 이런 저린 결과를 내는 것 같다. 신경 쓰지 않고 내 생활방식을 고수하겠다"고 말했다. 김윤식(62)씨는 "도대체 뭘 먹으라는 얘기냐. 연구기관이 발표한 대로 음식 조절을 하면, 병원의 밋밋한 음식밖에 더 먹겠냐"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WHO 발표를 정설로 섣불리 받아들이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호주의 버나비 조이스 농업장관은 27일 "가공육을 담배 같은 1급 발암물질과 비교하는 건 코미디"라고 비난했다. 북미육류협회(NAMI)도 "IARC의 연구 결과는 데이터를 쥐어짜 특정 결론을 조작한 것"이라며 "IARC의 발표는 요가를 즐기는 것은 괜찮지만, 공기를 들이마시면 안 된다고 말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이는 IARC가 대기오염이 암을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은 적이 있음을 꼬집은 것이다. 육류업계 관계자들도 "정확한 원인 규명도 안 된 연구 결과가 소비자들을 과도한 불안에 떨게 만들고 있다"고 진화에 나섰다. 실제로 미국인들의 식단에는 베이컨과 햄, 소시지와 같은 가공육이 주식 혹은 식재료로 거의 빠지지 않는다. WHO의 발표대로라면 미국인들에겐 그야말로 안심하고 먹을 것이 없어진 셈이다. 농무부 통계에 따르면 가공육을 포함한 육류 시장은 지난 2012년 미국민 1인당 평균 32.7㎏을 소비했을 만큼 거대한 시장이다. 여기에 농무부와 식품의약국(FDA)은 올해 말까지 5년에 한 번씩 개정되는 식품안전지침을 발표해야 한다. 학교 급식이나 정부가 보조금을 지급하는 식품 종류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되는 식품안전지침 발표를 앞두고 나온, 이번 가공육의 발암물질 규정은 그래서 더욱 민감한 사안이 될 수밖에 없다. 때문에 향후 육류섭취 찬성론자와 반대론자 간의 공방이 거세질 전망이다. 원용석 기자

2015-10-27

WHO "소시지·햄도 발암물질" 가공육 대장암 유발 가능성 경고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소시지나 햄 등 가공육을 술.담배와 같은 1군 발암물질로 분류했다. IARC는 26일 프랑스 리옹에 있는 본부에서 10개국 22명의 전문가들이 참여한 육류 섭취와 암의 상관관계에 대한 800여 건의 연구결과를 검토한 결과 소시지나 햄 또는 말린 고기 등 공정을 거친 육류를 섭취하는 것이 대장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데 충분한 근거가 있다고 평가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IARC는 매일 50g의 가공육을 섭취하는 것은 대장암에 걸릴 확률을 18%포인트 높인다고 지적했다. 이번 평가 총괄자인 커트 스트레이프 박사는 "가공육을 적게 섭취할 경우 암에 걸릴 확률은 통계적으로 여전히 높지 않다"면서 "하지만 전 세계 많은 사람들이 가공육을 섭취하고 있기 때문에 공중보건 차원에서 암 발병에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가공육은 소금에 절이거나 발효.훈제 말리는 등 일정한 공정을 거친 육류를 말한다. 쇠고기나 돼지고기를 가공한 식품이 대부분으로 핫도그나 베이컨 햄.소시지 절인 쇠고기(corned beef) 비프 저키(beef jerkey)와 같은 말린 고기 등이다. 육류가 포함된 통조림 소스도 해당된다. 이번 평가에서는 소.돼지.양.말.염소고기 등 붉은 고기 섭취도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 2A군 발암물질로 분류했다. 1군 발암물질로는 가공육처럼 개체의 발암 효과가 충분한 근거를 바탕으로 확실히 입증된 술.담배.석면 등이 있다. 2A군은 개체의 발암 효과는 나타났지만 이를 설명할 근거가 제한적일 경우에 해당한다. IARC 측은 "1군으로 분류됐다고 가공육 섭취가 술.담배만큼 발암 가능성이 높은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조은 기자 lee.joeun@koreadaily.com

2015-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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