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장로협 "세상의 빛과 소금 될 터"

OC장로협의회(회장 배기호, 이하 장로협)가 지난 10일 세리토스 퍼포밍아트센터 시에라 룸에서 개최한 창립 10주년 감사 축하연이 약 320명이 참석하는 성황을 이뤘다.   장로협 측은 10여 개 교회 목사님과 교우들이 참석해 축하와 격려를 보내준 것이 매우 뜻 깊었다고 전했다. 배기호 회장은 “앞으로도 교회와 사회를 잇는 역할에 충실하면서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는 모범적인 단체로서 활동할 것”이라며 “창립 이후 줄곧 펼쳐온 미자립교회 지원 사업도 계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정창섭 장로협 부회장이 사회를 맡은 1부 순서에선 배기호 회장이 기도를, 한기홍 은혜한인교회 담임목사가 설교를, 노창수 남가주사랑의교회 담임목사가 축도를 각각 맡았다.   황치훈 7대 회장은 ‘함께한 10년, 함께할 10년’이란 동영상을 통해 장로협의 발자취를 소개했다.   2부 축하연은 김종대 행사총괄위원장이 진행했다. 참석자들은 축하 공연, 김영수 이사장의 환영사와 김종규 OC제일장로교회 담임목사의 기도에 이은 만찬을 즐겼다.   아리랑합창단(단장 김경자), 바리톤 장상근, 소프라노 이영주씨는 축가를 불렀다. 조지애, 황영주(이상 바이올린), 박성진(비올라), 장성희(첼로)씨는 현악 4중주를, 김창달 부이사장은 피아노 독주를 각각 선보였다.   미국 방문 중 장로협 측의 초청으로 축하연에 참석한 가수 패티 김씨는 찬양곡 ‘내 영혼이 은총 입어’를 깜짝 선사, 행사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렸다. 임상환 기자소금 축하연 한기홍 은혜한인교회 김종규 oc제일장로교회 회장 배기호

2024-11-12

[한인타운 100자 게시판] 송솔나무, 지노 박 콘서트 외

송솔나무 간증 콘서트   뷰포드에 있는 아틀란타 새물결교회(3805 Braselton Highway)에서 28일 주일 오후 2시 30분 송솔나무 플룻티스트가 찬양 간증 콘서트를 연다. 송솔나무 선교사는 음악 명문 줄리어드를 거쳐 스위스 로잔 국립음대에서 수료했으며, 카네기홀, 링컨 센터 등에서 독주회와 오케스트라 협연을 한 화려한 이력을 갖고 있다. 드라마 '허준,' '이산,' '동이'의 배경음악을 연주한 것으로 유명하다. 문의=440-212-3777   좋은교회 지노 박 콘서트   도라빌에 있는 애틀랜타 좋은교회(3330 Chestnut Dr)에서 28일 주일 오후 2시 '나의 끝 예수의 시작'을 노래하는 지노 박 선교사가 찬양 콘서트를 갖는다. 박 선교사는 가수 조용필과 위대한탄생, 윤수일 밴드 등의 공연 세션으로 참여했던 유명한 재즈 피아니스트로, 현재는 네팔 한국국제대학에서 음악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문의=770-539-0114   빛과 소금 교회 교역자 청빙   뷰포드에 있는 빛과 소금 한인교회(4300 South Lee St.)가 목회에 동행할 교역자를 모집한다. 유스/EM 교역자 1명, 찬양 사역자 1명 등을 모집하며,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이메일로 받는다. 이메일[email protected]   코리안 페스티벌 부스 모집   애틀랜타 한인회가 9월 28일 한인회관에서 개최하는 코리안 페스티벌에 참여할 부스를 모집한다. 홍보부스는 300달러, 판매부스는 500달러, 실내부스는 1000달러, 음식부스는 500달러로 구성돼 있다. 이외에도 다양한 형태의 스폰서로서 참여할 수 있다. 자원봉사자도 모집 중이다. 문의=770-813-8988, atlantaka.org   지리산 작두신녀 애틀랜타서 점사   지리산 작두신녀가 내달 25일까지 애틀랜타와 몽고메리에 머물며 한인들의 점사를 본다. 사업운, 재물운, 궁합, 연애운, 결혼운, 이동수, 사업운, 직장 승진운 등을 물어볼 수 있다. 주최 측은 "여러분의 속이 시원하도록 명쾌한 해답을 드릴 것"이라고 전했다. 문의=334-669-6389   올가리노 썸머세일   둘루스 9292바베큐 옆 올가리노(3360ㅎSatellite Blvd. #5)가 여름용 침구를 특별 세일한다. 숙면을 유도하는 베개, 피톤치드 향균가공으로집먼지 진드기와 알레르기 방지효과가 뛰어난 들꽃자수 순면이불(여름용) 등을 할인한다. 이불 또는 요를 커버와 사면 20% 할인하고 고급 에코백을 증정하며, 풀세트를 구입 시 20% 할인과 최고급 프랑스산 타월 2매 및 고급 에코백을 증정한다. 이외에도 다양한 상품을 할인한다. 문의=470-410-8288   bb.q치킨 직원 모집   bb.q치킨이 피치트리코너스점(4941 S Old P'tree Rd, Ste F, Norcross)과 뷰포드점(3320 Hamilton Rd #100, Buford)을 새로 오픈하며 가게에서 일할 직원을 모집한다. 관심 있는 사람은 이메일로 지원할 수 있다. 이메일[email protected]   메드 미인 특별 할인   둘루스 석원희 가정의학과 옆 메디스파 미인(3610 Peachtree Ind. Blvd.)이 특별 할인 이벤트를 진행한다. 먼저 씨엘로 피부재생, IPL, 토닝 레이저, 재생관리, 비타민C, 마사지, 얼굴 경락 마사지 등이 포함된 10회 패키지를 1200달러에서 900달러에 할인한다. 또 리프팅 효과가 있는 슈링크를 30% 할인한다고 업체는 전했다. 문의=770-241-4002   발아건강 공진단 세일   도라빌발아건강식품(3042Oakcliff Rd #201, Atlanta)은 7월 한 달간 세일을 하며타주 고객에게 무료 배송도 제공한다. 업체에 따르면 건조한 안구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최상급 천연 특수조합 눈 영양제' 아인토바와 원기회복, 면역력 증진 등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공진단도 만나볼 수 있다. 업체 측은 "모양은 흉내내도 효능은 흉내낼 수 없다"며 체력 보충에 '발아공진단'이 좋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우미노시즈쿠 후코이단, 인삼죽염 등의 제품을 취급한다. 문의=770-457-1717   프라미스원 SBA 융자 세미나   프라미스원은행이 8월 3일 둘루스지점(2385 Pleasant Hill Rd)에서 SBA 융자 세미나를 개최한다. 개인 사업을 계획 중인 한인들은 사전 예약하여 참석할 수 있다. 사전예약=678-722-8068   ◇알림=‘한인타운 100자 게시판’은 한인사회 주요 행사 및 광고주 동정을 전하는 코너입니다. 알리고 싶은 행사나 일정이 있으면 이메일([email protected])로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한인타운 게시판 작두신녀 애틀랜타 찬양 콘서트 소금 한인교회

2024-07-26

'글루텐 프리'가 건강에 더 좋은 것 아냐

시니어가 되면서부터 섭취량이 크게 줄어들어서 고생한다는 얘기를 많이 듣게 된다. 정답은 적게 먹어야 한다는 것인데 무엇을 얼마나 줄여야할 지 스스로 터득하는 데는 시간이 많이 걸린다. 또한 잘못된 속설을 맹신해 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 최근에 밝혀진 영양에 대한 몇 가지 사실을 살펴봤다. 지방, 소금, 탄수화물, 디톡스 다이어트에 대한 진실을 알아볼 때다.   건강한 식습관에 있어서 가장 큰 방해 요소가 바로 쏟아져 나오는 정보다. 특히 건강정보는 유튜브 쇼츠를 통해서 무한히 접하게 된다. 그런데 이런 정보중 상당수가 신뢰할 수 없는 경우다. 상충되는 헤드라인, 유행 다이어트, 잘못된 정보로 인해 실제로 무엇이 건강에 좋고 무엇이 해로운지 분류하기가 어렵다. 또한 제품에 오해의 소지가 있는 식품 라벨을 붙이는 제조업체와 특정 식습관이나 다이어트를 선전하는 영양 전문 지식이 없는 소셜 미디어 인플루언서도 보인다.     다음은 가장 일반적인 영양 관련된 잘못된 정보나 오해, 각각의 진실이다.   1.오해: 지방은 모두 나쁘다   지방은 저지방 다이어트가 대세였던 90년대에 나쁜 평가를 받았고 많은 미국인이 여전히 건강한 다이어트에서 지방의 역할에 대해 잘못 알고 있다. 현재 우리는 모든 지방이 동등하게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포화도가 높은 동물성 지방은 심혈관 질환과 관련이 있다. 그러나 생선, 아보카도, 올리브, 올리브 오일, 계란, 견과류 및 씨앗에서 발견되는 더 건강한 단일 불포화 지방과 다중 불포화 지방은 심혈관 질환 및 사망 위험을 낮출 수 있다. 모든 유형의 지방은 칼로리가 높지만 지방은 위장에 더 오래 머물기 때문에 포만감이 더 오래 지속되고 간식을 빨리 먹을 수 없게 된다.     2.오해: 나트륨을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소금통을 따로 두는 것이다   대다수의 미국인은 소금을 너무 많이 섭취한다. 고혈압이 있는 경우 나트륨 섭취량을 줄이는 것이 죽고 사는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미국에 있는 나트륨의 대부분은 조리된 가공 식품에서 나오기 때문에 저녁 식사 때 소금을 좀 적게 먹는 것으로는 큰 변화가 없다.   빵, 샐러드 드레싱, 파스타 소스, 통조림 콩, 치즈, 많은 가공식품과 포장 스낵에는 나트륨이 함유되어 있다. 뼈가 없고 껍질이 없는 닭 가슴살에도 나트륨 수치를 높이는 소금물을 주입할 수 있다. 한 연구에 따르면 식당 음식에는 소금이 가득 들어 있으며, 그중 일부는 하루에 섭취해야 하는 나트륨 양을 한 끼 식사에 담기도 한다. 가능한 한 자주 집에서 요리하고 라벨을 비교하고 포장 및 준비된 식품의 저염 버전을 선택해야 한다.     3.오해: 라벨에 '통곡물' 또는 '잡곡'이 표시된 식품은 항상 건강하다   통곡물로 만든 식품은 정제된 밀가루로 만든 식품보다 건강에 좋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라벨은 오해의 소지가 있다. '통곡물로 만든(made with whole grains)'과 '잡곡(multigrain)'이 건강에 좋게 들릴 수 있지만 종종 제품에 소량의 통곡물만 포함되고 나머지는 정제되었음을 의미할 수 있다. '통곡물(whole grain)' 또는 '통밀(whole wheat)'이라고 표시된 제품을 찾는 것이 좋다. 이런 경우 해당 제품이 최소 51%의 통곡물 성분으로 만들어졌음을 의미한다. 더 좋은 선택은 '100% 통곡물(100% whole grain)'이라고 적힌 것을 선택하는 것이다. 성분 라벨을 보고 통곡물이 먼저 나열되어 있는지 확인할 수도 있다.   4.오해: 모든 설탕과 탄수화물은 나쁘다. 과일에도 마찬가지다   케토(keto) 및 팔레오(paleo)와 같은 무설탕 및 저탄수화물 다이어트가 인기가 있어 탄수화물이나 설탕이 포함된 모든 음식이 건강에 좋지 않다고 믿게 될 수 있다. 그러나 과일과 채소의 천연 설탕과 가공 식품의 가당 및 정제 전분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 가당과 정제된 탄수화물을 줄이는 것이 아마도 체중 조절을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일 것이다. 그래서 과일과 채소를 먹는 것을 멈출 필요는 없다.     5.오해: 신선한 농산물이 냉동 농산물보다 더 건강에 좋다   농산물 시장에서 신선한 라즈베리나 완두콩을 구입하는 것보다 더 좋은 것은 없다. 그러나 한겨울이고 현지 농산물을 찾을 수 없는 경우 냉동 식품 매장을 이용하면 어떤 영양소도 놓치지 않을 수 있다. 냉동 농산물은 가장 잘 익었을 때 수확하는 경향이 있으며, 연구에 따르면 냉동 식품에는 신선한 식품만큼 많은 비타민과 항산화제가 함유되어 있으며 어떤 경우에는 그보다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신선한 농산물을 오래 보관할수록 영양가가 더 많이 손실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음식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산화되고 오염될 수 있다. 열매를 따서 일부를 냉동하고 일부를 남겨두면 벤치나 상자에 앉아 있던 것보다 냉동된 것이 더 신선할 수 있다.   6.오해: 카놀라유는 독성이 있다   카놀라유, 해바라기유 및 기타 종자유가 독성이 있다고 주장하는 소셜 미디어 게시물을 본 적이 있을 수도 있지만 과학은 이를 뒷받침하지 않는다. 그들이 유익하다는 매우 분명한 증거가 있다.   카놀라유는 포화 지방 함량이 매우 낮고 건강한 단일 불포화 지방, 오메가-3 및 피토스테롤이 풍부하여 체내 콜레스테롤 흡수를 감소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양, 대사 및 심혈관 질환 저널에 발표된 2020년 리뷰에 따르면 카놀라유는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심혈관 위험 요인을 개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올리브 오일은 심장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조기 사망 위험도 낮출 수 있다.   7.오해: 글루텐 프리 식품이 더 건강에 좋다   글루텐은 밀, 보리, 호밀 등의 곡물에서 발견되는 단백질이다. 체강 질병이 있는 사람은 장관과 기타 신체 부위의 손상을 방지하기 위해 식단에서 글루텐을 제거해야 한다. 하버드의대에 따르면 글루텐 민감증이 있는 사람의 경우 글루텐을 제거하면 팽만감, 설사 또는 복통 증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나머지 사람들에게는 글루텐 프리가 반드시 더 건강하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유기농, 로컬푸드, 자연 음식, 채식주의 음식, 글루텐 프리 음식 등 어떤 단어나 특징이라도 더 건강한 음식을 정의할 수 없다.     8.오해: 디톡스나 클렌징을 하는 것이 좋다   다양한 디톡스 다이어트와 주스 클렌징이 소셜 미디어에서 인기가 있지만 연구 결과에 따르면 혜택이 거의 없고 해로울 위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2014년 연구에서는 디톡스 다이어트가 신체에서 독소를 제거하거나 장기적인 체중 감량에 도움이 된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 정화 중에 체중이 감소하더라도 영양 및 비만 저널에 실린 2017년 연구에 따르면 대부분의 사람은 정상적으로 식사를 재개하면 실제로 체중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병희 기자글루텐 프리 저지방 다이어트 디톡스 다이어트 지방 소금

2024-06-09

“KCMBC 빛과 소금되는 단체되길..”

    가족들로 구성된 사회봉사단체 리앤리 재단(Lee & Lee Foundation 이사장 이세희)이 10일, K-CMBC동부연합회(회장 안일송)에 후원기금 3천달러를 전달했다.   이세희 이사장은 “일터에서의 신앙인 삶을 변화시키는 모범적 단체 KCMBC동부연합회의 좋은 계획에 적은 금액이지만 전달할 수 있어 기쁘다”면서 “세상에 빛과 소금이 되는 단체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후원기금을 전달 받은 안일송 회장은 “CMBC의 비전은 비즈니스 세계에 하나님의 나라가 임하게 한다”라고 밝히며 “일터가 선교지가 되고, 우리는 일터로 보냄받은 선교사로서 전도와 양육의 미션을 갖고 선한 일을 행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안 회장에 따르면 CMBC는 전문인과 실업인을 전도하고 양육해 영적 재생산자로 세우는 것에 목표를 두고 성경적 개발을 경영해 비즈니스 리더 배출에 중점을 둔다. 더불어 성경적 경영을 전문성 있는 일터에 적용해 세상에 선한 영향력 전파에 목표를 두고 있다.     이와함께 리앤리재단은 11월 미주세종장학재단, 12월 하워드카운티한인시니어센터에 후원 기금 전달을 마지막으로 2023년을 마치고, 내년부터는 수혜기관 공모 신청 기간에 지원을 받아 재정보고 및 사업계획 등의 자격심사를 거쳐 후원할 예정이다.    한편, 리앤리 재단은 지난 여름 한국외국어대학 미주동문회가 운영하는 HUFS 파운데이션 오브 사우던 캘리포니아를 통해 박정운 총장에게 학교발전 기금을 전달하며 선행을 실천하고 있으며 2024년 후원기금으로 14만달러를 책정, 한인사회에 5만달러 후원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윤미 기자 [email protected]소금 단체 모범적 단체 후원기금 3천달러 일터가 선교지

2023-10-11

[수필] 나의 마지노선

세 살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 내가 유치원에 다니기 전 일제강점기였다. 우리는 지금의 서울 을지로 4가에서 살았다. 엄마가 매일 10전을 주면 나는 바로 옆 일본 부부가 경영하는 찹쌀떡 집으로 달려갔다. 말랑말랑하고 달콤한 ‘모찌’는 입안에서 살살 녹았다.     단 것을 좋아하는 나의 세 살 버릇은 거의 아흔까지 이어졌다. 평생 단 것에 매달려 살다 보니 당뇨병 25년의 베테랑이 되었고, 아침저녁으로 복용하는 두 가지 약의 밀리그램이 점점 불어났다. 다음 단계는 인슐린 주사라고 한다. 주삿바늘을 생각만 해도 소름이 끼친다. 아침에 혈당 측정을 위해 손가락을 찌르는 것도 싫은데. 인슐린 주사를 맞지 않는 것이 나의 마지노선이다.     맛 좋은 찹쌀떡은 오래 가지 않았다. 태평양 전쟁으로 B29의 폭격이 시작되자, 일제는 서울 중심가의 목조건물을 철거하고 주민을 시골로 이주시켰다. 소이탄 몇 개면 서울은 불바다가 된다. 귀소본능이라고 우리는 어머니와 아버지의 고향, 황해도 장산곶 몽금포로 이주했다.   그 산간벽지에도 달콤한 것이 널려 있었다. 봄엔 버찌, 살구, 산딸기, 여름엔 복숭아, 수박, 참외, 가을엔 머루와 다래, 감과 고염이 줄줄이 늘어섰다. 어머니는 나를 위하여 벽장 안에 상비약처럼  고구마 엿을 떨어트리지 않았다. 늦가을이 되면 고구마를 수확하여 윗방에 수숫대를 엮어서 만든 통 안에 천장까지 쌓아 올렸다. 고구마를 광에 저장하면 얼기 때문에 사람과 같이 방에서 월동한다. 고구마를 봄까지 구워 먹고, 쪄 먹고, 날것으로 먹었다.     역사의 페이지는 또 한 장 넘어갔다. 한국 전쟁 소용돌이 속에서 나는 홀로 월남하여 미군 부대에 취업했다. 같이 일하는 미군이 PX에서 초콜릿을 사다가 한 개 주었다. 밀키웨이였다. 세상에 이렇게 달고 맛있는 초콜릿이 있었나. 나는 그 미군에게 부탁하여 그 초콜릿을 사 먹었으나, 코끼리가 비스킷 몇 개를 먹듯이 성이 차지 않았다. 그 때 나의 소원은 밀키웨이를 실컷 먹는 것이었다.     그 소원을 성취할 기회가 왔다. 미국 이민이다. 하와이서 이민 생활을 시작했다. 밀키웨이보다 더 맛있는 하와이 특산품 마카데미아 초콜릿 몇 상자를 사다 놓고 담배 피우듯이 집어 먹었다. 그러나 닭이 돌을 집어삼켜도 괜찮은 것처럼, 젊은 몸이라 인슐린이 풍부히 분비되고 수용되어 문제가 없었다.   언제부터 몸이 망가지기 시작했는가. 주한 미군 사령부에서 종사했던 직업 안전 관리를 하와이 주 정부 직업안전국에 그대로 접목시키는 행운을 얻었다. 공무원으로 일단 채용되면 도둑질을 하지 않는 이상 능력 부족으로 해고되지 않는다.     승진되어 캘리포니아로 직장을 옮기면서 문제가 생겼다, 임무와 책임이 나의 어깨를 짓눌렀다. 우선 컴퓨터 사용이 미숙하여 애를 먹었다. 이 촌놈이 컴퓨터를 배우려고 애써도 잘 배워지지 않았다. 보고서를 작성해야 한다. 전임자가 작성한 보고서를 표절해서 작성했으나 곧 들통이 났다. 나의 상사는 내가 북한 출신, 주한 미군 부대 출신, 한인 이민 1세란 것을 모르고 있다.     공문을 작성하는데 가장 어렵고 알쏭달쏭 한 것이 관사다. 부정관사와 정관사의 구분, 관사의 생략 등이 어려웠다. 더 골치 아픈 것은 전치사다. 나의 상사는 내가 틀리게 쓴 관사와 전치사 밑에 붉은 볼펜으로 줄을 그었다. 내 얼굴에 줄을 긋는 기분이었다. 화가 치밀고, 머리카락이 하늘로 쭈뼛 올라갔다. 사표를 내고 조기 은퇴해 버릴까. 아니다. 조금 더 참아라. 아내와 아이들의 얼굴이 떠올랐다.     유일한 위안은 맛있는 점심이었다. 식당에 가서, 집에서 가지고 온 흰밥과 시금치나물, 멸치볶음과 고추장을 냉면 대접에 비벼서 오븐에 데워 먹었다. 후식으로 초콜릿 한 개.  흰밥은 하얀 전분, 고추장은 하얀 소금, 초콜릿은 하얀 설탕, 삼백(三白) 음식이다. 당뇨병 걸리기에 안성맞춤이었다. 몇 년 동안 수저로 나의 무덤을 팠다. 25년 전 은퇴와 함께 당뇨 진단이 나왔다. 당뇨병은 밑도 끝도 없는 올라갔다 내려갔다 롤러코스터를 타는 전쟁이다.   참전 용사가 전투 경험을 이야기하는 것처럼 당뇨병 관리에 대하여 도움말을 나누겠다. 당뇨병은 식이요법, 운동, 투약의 콤비네이션으로 치료한다. 우선 식이요법이다. 밥과 국수를 적게 먹어야 한다. 나는 점심에만 현미밥 또는 국수를 약간 먹는다. 한국 사람이 밥과 국수를 먹지 않는다는 말은 판다가 대나무 잎과 마디를 먹지 않는다는 말과 같다. 나는 아침은 왕같이, 점심은 왕후같이, 저녁은 거지같이 먹는다.     요즘 식빵을 만들어 먹는다. 가장 좋은 점은 당분과 염분을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설탕 대신 스티비아를 넣는다. 식빵 만드는 비결은 두 번 발효하는 것이다. 넓은 양재기에 통밀을 계란과 올리브 오일로 반죽하여, 한 시간 오븐에서 발효한 다음 꺼내서 건포도를 넣고 다시 반죽하여 한 시간 더 발효하여 시루 냄비에 찐다. 나는 식빵 기계를 사용하지 않고 집에 있는 그릇을 사용한다.     운동은 아침저녁으로 집 앞에서 30분씩 걷고 오후에는 피트니스 센터에 가서 근육 단련, 트레드 밀, 그리고 수영장에서 걷기 운동을 한다. ‘걷지 않으면 네 발로 긴다’를 좌우명으로 삼고 걷는다. 나는 노인들에게 수영장에서 걷기를 권장한다.   가끔 돌연변이가 발생한다. 코스트코의 과일 매장에 코스타리카산 파인애플이 너무 먹음직스러워, 몇 개를 사다가 조각을 내어 냉장고에 넣고 심심하면 꺼내서 먹었다. 당뇨 수치가 천정부지로 올라갔다. 당뇨 환자는 이 ‘변덕’을 조심해야 한다. 올라가면 내려올 줄 모르는 이 수치를 휘어잡기 위하여 한 가지 약을 더 먹었다. 변덕은 불시 침범하는 게릴라와 같다. 나의 주위에 포도, 복숭아, 단감, 감귤 등 게릴라가 도사리고 있다.   나는 마지노선을 지킬 것이다.  윤재현 / 수필가수필 마지노선 당뇨병 25년 소금 초콜릿 주한 미군

2022-04-07

[글마당] 떠난 이의 짠 바다

하늘의 물살 끄집어 바다의 모퉁이를 절이다   소금을 쥐고 엄마 나비가 되었다   푸른 기의 날들 고개 들추고 숨 못 쉬는 땅   바닥으로 쳐지는 눈물방울에 짠 소금은 두고   청춘을 세워 둔 이른 아침 나비만 날아간다       무릎 꿇고 걷는 빈 의자의 등   손톱에서 금을 캐고 발톱에서 금을 갈아 마시며   소금밭을 향해 고개 숙인 웃음으로 난 길   생채기 가슴 아래로 숨 쉬는 시간조차 절구였던가       솔잎 바람 사이에서 부러진 정강이를 만진다   쓸린 눈 위에서 춤을 추는 액막이의 사연도   천천히 녹아 바다의 잔설이 된다   어디로 갔는가   이름을 두고 절취선 뒤로 숨어버린 얼굴   소금가루로 버무려놓은 손맛 들린 것들하고   너무 길게 옭아매다가 너무 짧게 제단이 된   시간들만그녀를 놓아주었을 뿐   좀처럼 엄마를 밀쳐내지 못하는 딸의 기운은 얼어붙고   삽질은 모질다   빛이 환한 길 따가운 외로움이 혼자 솔밭이다       자고 나면 가기만 하더라 / 하고   어느 날 가더라 말하지만 또 그렇게 망가지는   빛 여문 길에 으스러진 소금 조각들이 소매를 걷고   야무지게 달려 나온다 그래서   바다는 늘 짜게만 넘실거리고 있는 것인가   그 네일 가게 여인은 아름다웠다 손정아 / 시인글마당 이의 바다 엄마 나비 소금 조각들 생채기 가슴

2022-02-18

[마켓 정보] "고객 감사 이벤트 가득"

  아씨프라자   ━   '한국산 소금 사용' 자반 생선   ▶그로서리부= 이천 쌀 40파운드 34.99, CJ 백설 군만두 6.99, 월계관 정종 10.89, 코리아 썬김치 18.49, 샘표 진간장 금S 4.99, 롯데 미림 6.99, 솔표 쌍화탕 6.99, 서울 생생막걸리 3.99 ▶농산부= 단감 1.49, 후지사과 박스 13.99, 한국 고구마 박스 19.99, 한국 신고배 10과 33.99, 골든키위 박스 21.99, 잎달린 만다린 1.99, 석류 1.99, 풋배추 1.00, 한국 붉은갓 0.99 ▶수산부= 고등어 1.89, 오징어 2.99, 생선 매운탕 14.99, 제주 은갈치 49.99, 참조기살 4.99, 라이브 광어 22.99, 활전복 4.99, 자반고등어 3.99, 자반갈치 6.99, 자반참가자미 6.99 ▶정육부= LA갈비 패밀리팩 12.99, 냉동삼겹살 패밀리팩 5.49, 양념갈비 12.99, 양념소불고기 6.79, 테리야끼 닭사태 3.49, 갈비찜 12.99, 항정살 9.99, 등심 스테이크 7.99, 통닭 1.59     메가마트   ━   "노란 속 꽉찬 달달 아삭 한국 배추"   ▶그로서리부= 태경 고춧가루 김치용 5파운드 27.99, 한국산 추젓 11.99, 하선정 멸치액젓 4.99, 한삼인 홍삼더한 석류 32.99, 퀴노아 미숫가루 24.99, 분말 청국장 19.99, 미식가 부각 김 9.99   ▶농산부= 한국 참외 박스 21.99, 한국 배추 박스 14.99, 한국 무 박스 14.99(이상 금토일), 깐마늘 5파운드 19.99, 한국 오이 2.49, 쪽파 2.99, 한국 적갓 0.99, 연근 2.49, 무청 1.29 ▶수산부= 영광 굴비 20마리 14.99, 참조기 굴비 10마리 14.99, 반건조 서대 10마리 59.99, 제주 옥돔 19.99, 제주 손질 은갈치 11.99, CJ 비비고 생선 3.49, 조미 오징어 3팩 9.99 ▶정육부= 메가포크 삼겹살 4.99, 돼지 삼겹 수육 4.99, 간 돼지고기 1.59(이상 금토일), 돼지 얇은 삼겹살 6.99, 냉동 돼지 항정살(홀) 6.99, 냉동 돼지 갈매기살(홀) 5.99     시온마켓   ━   '스페셜 박스 세일'   ▶그로서리부= 오뚜기 진라면 6컵 4.99, CJ 햇반 12.99, 꿀가루 2팩 5.00, 보령 전장김 6봉 5.99, 청라 은행한과 선물용 18.99, 노브랜드 웨이퍼롤 0.99, 오리온 포카칩과 스윙칩 19.99, 박카스 6.99 ▶농산부= 사스마 밀감 12파운드 19.99, 배추 박스 14.99, 무 박스 14.99, 총각무 2단 0.99, 동치미 무 1.69, 쿠마토 포도 토마토 1.29, 청포도 3파운드 5.99, 단호박 0.79, 페르시안 오이 0.79 ▶수산부= 한성 명란젓갈 23.99, 머리새우 15.99, 통아귀 1.99, 한성 알배기 금조기 19.99, 동태알 5.99, 골든병어 3.99, 칠리안 시베스 19.99, 한국산 코다리 2.99, 아르헨티나 오징어 2.99, 한미 섬마을 꽃게장 27.99 ▶정육부= 장조림 7.99, 차돌박이 샤브샤브롤 13.99, 소안심(홀) 9.99, 냉동 삼겹살 패밀리팩 5.99, 주원 훈제오리 19.99, 양념 오징어 돼지 불고기 4.99    H마트   ━   '금토일' 무지개 송어 6.99   ▶그로서리부= 자연담은 자연미 40파운드 29.99, 오뚜기 진라면 8.99, 농심 신사발면 9.99, 청정원 순창 찰고추장 4.99, 동원 라이트스탠다드 참치 러브 1호 7.99, CJ 비비고 왕교자 돼지고기야채 만두 8.99 ▶농산부= 유기농 백 크리스피 핑크 2.49(금토일), 루스 연시 1.49, 컬비 0.79, 캘리포니아 단감 박스 19.99, 한국밤 5.99, 청피망 0.89, 한국고추 1.99, 후지사과 1.29, 우엉 1.99, 단호박 0.89, 여주 0.99 ▶수산부= 홍합 3.99, 조개눈 12.99(이상 금토일), 냉동오징어 3.49, 통통배 우나기 7.99, 스페인산 냉동 문어 6.99, 루이지애나 자연산 왕새우 7.99 ▶정육부= LA갈비 패밀리팩 초이스 14.99(금토일), 양지 초이스 5.99, 냉동 소꼬리 13.99, 돼지갈비 2.99, 돼지목전지살 3.49, 돼지사태 1.99, 냉동등심불고기 패밀리팩 7.99     남대문마켓   ━   아이다호 감자 5파운드 1.99   ▶그로서리부= 백설 감자 수제비 1.99, 대림 유부초밥 5.99, 몬트리올 스테이크 시즈닝 2개 5.00, 하인즈 케찹 3.99, 크래프트 마요네즈 4.99, 보든 슬라이스 아메리칸 치즈 2개 7.00, 스텔라 로사 10.99, 새싹보리 유산균 8.99 ▶농산부= 람부탄 13.99, 부유단감 0.99, 후지사과 0.99, 그래니 스미스 사과 0.99, 갈라 사과 0.99, 오렌지 2개 10.00, 씨없는 포도 2.49, 적포도 2.49, 아보카도 3개 2.00, 애호박 0.99, 노란호박 0.99, 아스파라거스 1.99, 양배추 0.79, 양파 1.99, 한국 고구마 0.99, 가지 1.99, 버섯 2.99, 콩나물 1.99 ▶수산부= 연어 스테이크 5.99, 점보 왕새우 19.99, 은대구 7.99, 홍합 9.99 ▶정육부= 뉴욕스트립 스테이크 7.99, 립아이 스테이크 9.99, 소고기 살치살 9.99, 안심 스테이크 9.99     배은나 기자마켓 정보 이벤트 고객 냉동삼겹살 패밀리팩 아씨프라자한국산 소금 후지사과 박스

2021-11-24

[뉴욕의 맛과 멋] 이 비옥한 시간을 가꾸게 하소서

나이를 먹은 탓도 있겠지만, 머리 쓰지 않고 단순한 삶을 지향하다 보니 관심사가 온통 먹는 일이 되었다. 사실 옛날 같으면 내 나이는 아랫목에 앉아 거드름 피우며 며느리가 해다 바치는 밥상을 받아먹는 나이다. 나 역시 그렇게 시어머니 모셨으니 아마 나도 그런 노후를 기대했는지, 날이 갈수록 하루 세끼 챙겨 먹는 일이 고달프다. 적당히 사서 먹으면 훨씬 쉬울 텐데, 가려먹는 음식 없이 다 잘 먹는다고 말은 그러면서, 사 먹는 음식은 도무지 입에 맞지 않는다. 힘들어도 결국은 내가 해 먹어야 직성이 풀린다.     얼마 전에 만든 베이비 돼지갈비커리만 해도 그렇다. 작고 살집 넉넉한 베이비 돼지갈비가 눈에 띄어 참지 못하고 사 왔다. 갈비를 물에 한 번 끓여 깨끗이 씻어서 소금, 후추, 레드와인에 재어 하룻밤 재운 후, 버터에 볶아서 충분히 익힌 후 양파를 넣고 다시 한소끔 볶았다. 거기에 멸치육수와 커리 소스를 넣고 끓여서 커리가 맛이 퍼지면 이번엔 기름에 튀긴 가지를 넣고 한소끔 더 끓이면 완성이다. 한참 전부터 돼지갈비로 커리를 만들어보고 싶었고, 당뇨가 있어서 감자와 당근 대신 가지를 넣었다. 가지는 익으면 쉽게 물쿼지므로 식감이 살지 않으므로, 기름에 한 번 튀겨서 넣으니 식감이 괜찮았다.     음식 맛은 들이는 정성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 들어간 재료는 돼지고기, 양파, 가지의 3가지뿐이었지만, 정성을 다해 만든 커리의 맛은 대만족이었다. 아주 간단한 요리지만, 가지를 적당히 썰어서 소금, 후추 간만 하고 전분 가루를 묻혀서 튀기면 맛이 좋아 훌륭한 스낵도 되고, 반찬도 된다.     비단 음식뿐만 아니라 사람도 그렇다. 단순하고 소박한 사람이 좋다. 비교하기엔 조금 죄송스럽긴 한데, 내가 좋아하는 신부님이 한 분 계시다. 작년에 팬데믹으로 몬태나에서 지내면서 한국가톨릭 평화방송 TV를 통해 알게 된 신부님이다. 성서 속의 성인들 강의를 하시는데, 록스타 헤어스타일에 로만 칼라 양복 차림마저 패셔니스타처럼 빛나는 젊은 신부님이 매우 쉽고 단순하게 핵심을 확실하게 짚어주었고, 정확한 발음과 적절한 유머가 품격이 넘쳤다.     신부님은 미사도 형식적이 아니라 진심으로 열심히 집전하셨다. 너무 열중하시다가 노래 부르는 중에 삑사리가 났는데, 미사 말미에 그 사실까지 말씀하시며 교우들을 웃기신다. 성인 기념 주일엔 강론에서뿐만 아니라 미사 중간중간, 마무리에서까지 그 성인의 가르침을 되새겨 주신다. 사람 냄새나고 꾸밈없는 신부님을 통해 신앙이 우리 삶 안에 함께함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음식을 해보면 재료 수가 점점 줄어들수록 궁극엔 재료 자체의 맛에 충실해지고, 오히려 맛도 상승한다. 사람도 정직하고 단순한 사람에게 더 마음이 열린다. 거기엔 옷차림이 단정해야 한다는 대전제가 붙지만 말이다. 최고의 멋쟁이는 최고로 깨끗한 옷차림이라는 게 멋쟁이에 대한 내 정의다. 이런 진리들을 나이 먹어서야 깨닫게 되어 좀 그렇지만, 그래도 지금이라도 깨우친 게 얼마나 다행인가.   김현승 시인은 ‘가을의 기도’라는 시에서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 /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 이 비옥한 시간을 가꾸게 하소서’라고 노래했다. 시인에겐 가을이 비옥한 시간이지만, 내게는  지금 내 나이가 비옥한 시간이다. 그러니 이 시간을 잘 가꿔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거두기 위해 정성을 아끼지 않을 작정이다. 이영주 / 수필가뉴욕의 맛과 멋 비옥 시간 베이비 돼지갈비커리 커리 소스 소금 후추

2021-11-19

[이 아침에] ‘솔트 앤드 페퍼’

 병원 진료실 앞 복도에서 내가 앉은 휠체어를 남편이 밀고 있었다. 큰 수술을 마친 뒤여서 내 몰골이 말이 아닐 때였다. 용모에 신경 쓸 새도 없고 만사가 귀찮았다. 고생으로 찌든 머리칼은 백발이었고, 수술 후 검사 결과가 좋지 않아 우울 모드였다.   그때 옆에서 우리 내외를 유심히 보고 있던 분이 나더러 “착한 아드님을 두셨네요” 이런다. 뜨헉! 누나라고 해도 봐드릴까 말까인데 남편과 나를 모자지간으로 보다니. 이건 아니다 싶었다. 아픈 나를 격려하려던 그 말이 실언임을 파악한 그분은 미안한지 슬그머니 자리를 떴다. 병원에서 오던 길로 미용실에 들러 당장 흑발로 염색을 하고, 남편에겐 앞으로 염색하지 말 것을 명령했다. 그래야 내 억울함이 풀릴 것 같았다.   몇 년 동안 염색머리로 잘 지내다가 팬데믹이 미용실로 향하는 발걸음을 막았다. 1년 만에 들른 미용실에서 원장님 말씀이, 검은 염색 물이 빠져 브라운이 되고 흰머리가 나온다며 유행색인 ‘애시 브라운(ash brown)’이 되었다고 그대로 보기 좋다고 한다. 길이만 다듬고 그냥 두었다.   외출도 삼가고 집에서만 지내다 보니 남편이 자신의 바리캉으로 내 머리를 다듬어주곤 했다. 지난주 교우의 아들 결혼식에 가느라 다시 1년 만에 미용실에 갔다. 이젠 예전의 염색 흔적은 없어지고 새치와 약간의 검은  머리칼이 섞여있다. 원장님이 보더니 올해는 멋쟁이 색깔이 ‘솔트 앤드 페퍼 (salt & pepper)’라며 딱 맞춤 색이 되었다고 한다. 돈을 번 기분으로 또 다듬기만 했다.   백발에도 유행이 있나 보다. 소금과 후추가 믹스된 머리색이라니 그 표현이 재미있다. 가만 생각해보니 팔복으로 시작한 산상수훈은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니 소금이 만일 그 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짜게 하리요, 후에는 아무 쓸데없어 다만 밖에 버리워 사람에게 밟힐 뿐이니라”라고 이미 사람을 소금에 비유한 예가 있었던 걸 기억했다. 그러니 머리칼에 소금과 후추 운운은 대수롭지도 않은 표현인 것이다.   머리칼에 소금이라는 형용이 붙은 바에 그 뜻처럼 사는 삶에 대해 생각을 확장해보았다. 소금 속에는 소독과 살균작용을 하는 염소이온이 들어 있어서 많은 독소들이 유입이 되어도 썩지 않고 유지가 된다고 배웠다. 또한 소금은 맛을 내는 기본 조미료이다. 아무리 다른 양념을 많이 넣는다고 해도 간이 안 맞으면 음식이 맛이 없질 않던가.   빛이나 공기나 물은 모든 생명체에 꼭 필요한 것들로 누구나 알고 있다. 소금은 그 정도는 아닐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알고 보면 소금 역시 꼭 필요한, 없어서는 안 될 아주 중요한 것이다.   이왕 소금 머리가 된 김에 세상을 정화시키고 살맛이 나게 하는데 일조하는, 짭짤한 사람으로 살아보고 싶다. 이정아 / 수필가

2021-10-12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