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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유명한 로맨스와 음악”…셰익스피어 ‘로미오와 줄리엣’

셰익스피어 원작의 사랑받는 고전 작품이 2011년 이후 처음으로 LA 오페라에 돌아온다.       LA오페라 2024/2025 시즌 두 번째 작품인 ‘로미오와 줄리엣’이 무대에 오른다.     작곡가 샤를 구노가 만든 ‘로미오와 줄리엣’은 11월 2일부터 23일까지 LA오페라에서 6회 공연할 예정이다.     ‘로미오와 줄리엣’은 올해 2월 시즌 발표 후 합류한 키티 맥네미가 안무뿐만 아니라 감독으로서 데뷔하는 무대이기도 하다.     맥네미 감독은 “오페라에서 정말 좋아하는 건 음악, 의상, 노래, 움직임 등 모든 요소가 어우러져 몰입감 넘치는 경험을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2005년 구노의 ‘로미오와 줄리엣’에 이어 2011년에도 안무를 맡았다. 최근 ‘투란도트’를 포함 8개 오페라 작품 안무가로도 활동했다.     고인이 된 존 건터가 연출한 무대와 팀 굿차일드의 의상도 이번 공연에서 그대로 선보인다.     맥네미 감독은 “무대와 의상을 바꿀 수 있지만 이미 최고”라며 “구노의 음악은 내가 감독으로 알아야 할 모든 것을 알려준다”고 말했다.     11월 20일과 23일 공연은 리나 곤살레스 그라나도스가 지휘하는 오케스트라와 함께 공연한다. 이외 다른 공연은 유명한 베네수엘라 지휘자 도밍고 힌도얀이 맡았다.       이번 ‘로미오와 줄리엣’은 떠오르는 스타인 한인 테너 듀크 김과 소프라노 아미나 에드리스가 가장 사랑받는 운명의 연인으로 LA오페라에 첫 데뷔 한다.     화려한 무대에서 관객이 기대할 수 있는 댄스 장면은 1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캡풀렛스 볼(Capulets' Ball)이다. 합창단에서 뽑힌 여섯 쌍의 커플과 줄리엣의 첫 번째 아리아인 유명한 왈츠 '아! 꿈속에서 살고 싶어라(Je veux vivre)'와 함께 줄리엣과 다섯 명의 구혼자 사이의 춤이 무대에 오른다.     LA오페라 '로미와 줄리엣' 첫 공연은 11월 2일 7시 30분 도로시 챈들러 파빌리온에서 열린다. 티켓 구매는 LA오페라 웹사이트(laopera.org/performances/2025/romeo-et-juliette)에서 할 수 있다.  이은영 기자셰익스피어 로맨스 셰익스피어 원작 la오페라 웹사이트 음악 의상

2024-10-27

고스트라이트…사람도 바꾸는 셰익스피어 연기

연극 무대에 유일하게 켜져 있는 전구 ‘고스트라이트(Ghostlight)’는 극장에 영혼들을 끌어들이는 것을 두려워했던 배우들의 미신에서 유래됐다. 그러나 실제로는 어두운 무대나 복도에서 배우와 관객들이 넘어지지 않도록 도와주는 안전등의 의미로 사용됐다.   켈리 오설리반.알렉스 톰슨의 섬세한 연출이 돋보이는 영화 ‘고스트라이트’는 위기에 처한 가족 드라마로 시작, 예술이 우리의 삶과 영혼에 어떻게 빛의 역할을 하는가에 대한 고찰과 탐구의 과정으로 전환된다.       툭하면 보행자들과 말다툼을 벌이는 도로 공사 노동자 댄(키스 쿠퍼러). 늘 짜증과 분노에 차있는 그는 아내 샤론(타라 말렌), 10대 딸 데이지((캐서린 말렌쿠퍼러)와도 사소한 일로 마찰을 빚기 일쑤다.     문제아 딸이 교사에 반항, 정학 처분을 받는다. 교사인 샤론의 개입으로 퇴학을 면하지만 가정의 불화는 극에 달한다. 행인들과 싸움을 하고 있는 댄을 지켜보고 있던 동네 여자 리타(돌리 드 레온)는 일터 건너편 아마추어 극단에서 연습 중인 ‘로미오와 줄리엣’에 댄의 참여를 제안한다.     극단 합류를 완강히 거부하던 댄은 점차 셰익스피어의 세계에 매료된다. 현대인들에게도 보편적으로 적용되는 셰익스피어의 지혜의 언어들, 극단원들과의 동지 의식, 공동체적 체험은 물러설 줄 몰랐던 댄의 완고함에 변화를 일으킨다. 그는 마음속에 쌓아 두었던 모든 분노를 내려놓는 방법을 터득하면서 자신을 억압했던 두려움과 가식, 죄책감으로부터 벗어나는 삶의 전기를 맞는다.   댄의 연극 참여는 평행선을 달리던 댄의 가족에도 예상치 못한 변화를 가져온다. 연극을 통해 그가 겪어왔던 어둠 속 트라우마에서 벗어나 새로운 삶에 대한 희망과 열정을 다시 갖게 된다. 남성과 가장에 대해 갖고 있던 편견을 버리면서 그의 단절됐던 가정에 치유의 손길이 찾아온다.         예술은 우리의 삶을 비추는 ‘빛’의 역할을 한다. 우리의 흐트러진 정신과 마음을 어두운 그림자에서 벗어나도록 도와준다. 예술은 우리의 영혼이 갈망해오던 위로의 말로 서로를 다시 포옹하게 한다.   아빠와 엄마, 딸을 연기한 세 배우가 실제 부모와 딸 사이여서인지 그들의 앙상블 연기에 공감과 진정성이 느껴진다. 새로운 스타 탄생을 예고하는 캐서린 말렌쿠퍼러, 2022년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 ‘슬픔의 삼각지대’에서 보았던 리온의 놀라운 조연 연기는 연말 시상식 시즌이 다가오면 반복적으로 언급될 가능성이 크다. 김정 영화평론가고스트라이트 셰익스피어 셰익스피어 연기 앙상블 연기 조연 연기

2024-08-14

[네이티브 잉글리시] 다양하게 쓰이는 ‘to be’

최근 독자로부터 질문이 담긴 e메일을 받았다. “일부 영어 문장은 ‘to be’로 끝나는데 이럴 경우 ‘to be’가 없으면 의미가 바뀌느냐”는 질문이었다. 우선, 칼럼에 관심을 갖고 좋은 질문을 해주신 독자께 감사드린다. 좋은 질문에 상응하는 답변을 하기 위해 나는 두 명의 교수님을 찾았다.   독자는 질문과 함께 두 가지 예문을 첨부했다. 첫 번째는 지난 6월 24일 자 미 시사지 타임 기사에서 인용한 문장이다. ‘There’s nothing like long days, no school, and lots of teen drivers to make the highways a safe place to be’였고, 두 번째는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에서 인용한 구절인 ‘All through that summer the work of the farm went like clockwork. The animals were happy as they had never conceived it possible to be’였다. 문법적 설명을 돕기 위해 나는 세 번째 예문을 덧붙이고자 하는데, 셰익스피어의 햄릿에 나오는 유명한 구절인 ‘To be, or not to be, that is the question’이다.   우선 가장 먼저 주목해야 할 사항은 위 세 가지 모두 활용된 문법이 다르다는 점이다. 첫 번째 예문의 ‘to be’는 그 앞 단어인 ‘place’를 수식한다. 여기서 ‘be’를 다른 동사로 바꿀 수 있는데, 예를 들어 ‘drive’라는 단어를 넣어 ‘make the highways a safe place to drive’라고 해도 말이 된다. ‘be’는 ‘~이 있다’라는 의미를 가지므로, ‘a safe place to be’와 ‘to be’를 생략한 ‘a safe place’는 의미에 차이가 거의 없기 때문에 생략해도 무방하다.   두 번째 예문은 더 복잡하다. 현대적 표현 방식에 따르면 이 문장은 처음부터 문법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 구식 문장 구조로 무리하게 어휘가 쓰였다. ‘to be’ 유무에 관계없이 말이 되지 않는다.   세 번째 셰익스피어 문장의 예시는 예술적 선택으로 볼 수 있다. ‘To be, or not to be’에서 ‘to be’를 생략해 ‘To be, or not’을 써도 의미에선 차이가 없다. 다만, 생략하면 셰익스피어 문체의 느낌이 나지 않는다. 대부분의 영어 작문에는 설명하기 어려운 규칙이 있는데, 셰익스피어의 경우에는 ‘약강 오보격 무운시’라고 불리는 형식이 있으며, 이를 통해 시처럼 운율과 리듬감을 느낄 수 있다.   앞서 꽤 복잡한 설명을 했지만, 결론적으로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영어에는 ‘to be’로 문장이 끝나는 것을 정당화할 수 있는 다양한 문법 및 언어 규칙이 있다는 것이고 많은 경우 생략해도 무방하다는 것이다. 영어는 규칙과 불규칙이 공존하는 언어이고 ‘to be‘도 그중 하나다. 특히 구어체 영어에서는 문장 끝에 ‘to be’를 생략해도 된다. 짐 불리 / 코리아중앙데일리 에디터네이티브 잉글리시 셰익스피어 문장 셰익스피어 문체 구식 문장

2024-07-29

[열린 광장] 백조의 노래

그리스 신화에 ‘백조의 노래(Swan Song)’라는 것이 있다. 죽기 전이나 혹은 은퇴 전의 마지막 제스처 또는 공연을 일컫는 은유적 표현이다. 백조는 평소에 노래를 모르고 지내다가 죽음에 직면하여 아름다운(또는 슬픈) 노래로 스스로의 장송곡을 장식한다는 내용이다.     기원전 3세기로 거슬러 올라가는 이 신화의 줄거리는 서양의 여러 문예작품에 소재로 쓰이면서 면면히 전해 내려오고 있다. 영국의 시인 알프레드 테니슨은 ‘죽어가는 백조(The Dying Swan)’라는 시에서, 백조의 마지막 노래를 실감 있게 묘사한다. 이 시는 많은 영감을 남기며 후에 발레로도 공연됐다 한다. 필자는 언젠가 그의 시를 읽은 적은 있으나, 발레 공연은 유감스럽게도 접할 기회가 없었다.   이솝 우화에 나오는 ‘백조와 거위’ 이야기이다. 어떤 부자가 백조와 거위를 사왔다. 거위는 식용으로 쓰고 백조는 노래를 듣기 위해서였다. 하루는 거위를 잡아 요리를 하기 위해서 뒤뜰에 나갔다가 실수로 그만 백조를 잡았다. 목숨을 잃게 된 백조가 아름다운 노래를 부르자 주인이 백조를 풀어주어 목숨을 건지게 됐다.   죽기 직전에 노래를 부른다는 백조의 이야기는 서양의 문학작품이나 음악을 통해 많이 인용돼 왔다. ‘백조는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슬픔에 잠긴 노래를 부른다고 소크라테스가 말했다.’(플라톤) ‘백조는 자기의 죽음을 아름다운 노래로 마무리 한다.’(레오나르도 다빈치) ‘그가 선택을 하는 동안 음악을 틀어라. 만약 그가 지면 백조와 같은 마지막을 장식하도록 하라.’(셰익스피어 작품 ‘베니스의 상인’의 재판장)   슈베르트의 작품 중 ‘백조의 노래’는 그가 명명한 것이 아니고 출판인이 그의 생전 작품들을 모아서 그렇게 이름 붙였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백조의 노래’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애써 왔으며, 더러는 그것이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은퇴나 죽기 전의 마지막 흥행을 일컫는 ‘백조의 노래’는 여러 분야에서 볼 수 있다. 이순신 장군의 명량대첩은 그 자체가 훌륭한 ‘스완 송’이지 않을까 싶다. 코비 브라이언은 마지막 고별 경기에서 소속팀인 레이커즈에 60점을 선사하면서 NBA 농구생활을 결산하는 신화를 남겼다. 역설적이게도 2차 세계대전은 인류 역사에 유례 없는 비극을 남긴 히틀러의 마지막 ‘파괴 작품(?)’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는지. 황혼의 제스처는 무엇이 됐든, 원하든 원하지 않든 인생 ‘스완 송’이 되게 마련이 아닐까.     백조와 같이 청초하고 우아함을 간직한 글을 쓰고 싶다. 저녁 녘 서쪽 하늘을 붉게 물들인 낙조를 가슴에 안고 해변가를 맨발로 산책하는 것은, 지금은 유감스럽게도 더 이상 못하고 있지만 나의 ‘백조의 노래’의 서곡이었을까. 나는 ‘스완 송’의 진수를 가곡 부르기에서 찾는다. 좋아하는 가곡과 함께 하는 시간은 황혼의 삶을 더없이 풍요롭게 감싸준다. 격조 높은 서정시를 배경으로 흐르는 주옥같은 멜로디는 매마른 정서에 안식을 선사한다. 라만섭 / 전 회계사열린 광장 백조 노래 지면 백조 마지막 노래 셰익스피어 작품

2022-06-08

[열린 광장] 백조의 노래

그리스 신화에 ‘백조의 노래(Swan Song)’라는 것이 있다. 죽기 전이나 혹은 은퇴 전의 마지막 제스처 또는 공연을 일컫는 은유적 표현이다. 백조는 평소에 노래를 모르고 지내다가 죽음에 직면하여 아름다운(또는 슬픈) 노래로 스스로의 장송곡을 장식한다는 내용이다.     기원전 3세기로 거슬러 올라가는 이 신화의 줄거리는 서양의 여러 문예작품에 소재로 쓰이면서 면면히 전해 내려오고 있다. 영국의 시인 알프레드 테니슨은 ‘죽어가는 백조(The Dying Swan)’라는 시에서, 백조의 마지막 노래를 실감 있게 묘사한다. 이 시는 많은 영감을 남기며 후에 발레로도 공연됐다 한다. 필자는 언젠가 그의 시를 읽은 적은 있으나, 발레 공연은 유감스럽게도 접할 기회가 없었다.   이솝 우화에 나오는 ‘백조와 거위’ 이야기이다. 어떤 부자가 백조와 거위를 사왔다. 거위는 식용으로 쓰고 백조는 노래를 듣기 위해서였다. 하루는 거위를 잡아 요리를 하기 위해서 뒤뜰에 나갔다가 실수로 그만 백조를 잡았다. 목숨을 잃게 된 백조가 아름다운 노래를 부르자 주인이 백조를 풀어주어 목숨을 건지게 됐다.   죽기 직전에 노래를 부른다는 백조의 이야기는 서양의 문학작품이나 음악을 통해 많이 인용돼 왔다. ‘백조는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슬픔에 잠긴 노래를 부른다고 소크라테스가 말했다.’(플라톤) ‘백조는 자기의 죽음을 아름다운 노래로 마무리 한다.’(레오나르도 다빈치) ‘그가 선택을 하는 동안 음악을 틀어라. 만약 그가 지면 백조와 같은 마지막을 장식하도록 하라.’(셰익스피어 작품 ‘베니스의 상인’의 재판장)   슈베르트의 작품 중 ‘백조의 노래’는 그가 명명한 것이 아니고 출판인이 그의 생전 작품들을 모아서 그렇게 이름 붙였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백조의 노래’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애써 왔으며, 더러는 그것이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은퇴나 죽기 전의 마지막 흥행을 일컫는 ‘백조의 노래’는 여러 분야에서 볼 수 있다. 이순신 장군의 명량대첩은 그 자체가 훌륭한 ‘스완 송’이지 않을까 싶다. 코비 브라이언은 마지막 고별 경기에서 소속팀인 레이커즈에 60점을 선사하면서 NBA 농구생활을 결산하는 신화를 남겼다. 역설적이게도 2차 세계대전은 인류 역사에 유례 없는 비극을 남긴 히틀러의 마지막 ‘파괴 작품(?)’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는지. 황혼의 제스처는 무엇이 됐든, 원하든 원하지 않든 인생 ‘스완 송’이 되게 마련이 아닐까.     백조와 같이 청초하고 우아함을 간직한 글을 쓰고 싶다. 저녁 녘 서쪽 하늘을 붉게 물들인 낙조를 가슴에 안고 해변가를 맨발로 산책하는 것은, 지금은 유감스럽게도 더 이상 못하고 있지만 나의 ‘백조의 노래’의 서곡이었을까. 나는 ‘스완 송’의 진수를 가곡 부르기에서 찾는다. 좋아하는 가곡과 함께 하는 시간은 황혼의 삶을 더없이 풍요롭게 감싸준다. 격조 높은 서정시를 배경으로 흐르는 주옥같은 멜로디는 매마른 정서에 안식을 선사한다.   라만섭 / 전 회계사열린 광장 백조 노래 지면 백조 마지막 노래 셰익스피어 작품

2022-06-08

[삶의 뜨락에서] 세월의 빈자리

떠나온 6월 ㅡ 여름이 그려지는가 했더니 어느새 단풍잎 물들이는 가을도 지나고 초겨울에  머무르 있는 그곳 Citrus Hills 생각이 많이 난다. 지금은 초겨울이지만 그곳은 더운 곳이라 요즈음 이 늦가을의 날씨가 골프 치기에는 안성맞춤의계절이었다.     지난주 딸네가 있는 GA로 떠난 Dr. H네는 아침 7시경이면 어김없이 우리 집뒤뜰을 지나 골프 카트를 몰고 골프장을 가는데 요즈음 그 모습이 나의 뇌리에서 늘 맴돌고 있다. 내가 그곳을 떠날 때는 떠나는 것이 당연지사로 여겼는데 아랫집 Dr. H가 떠난 요즈음, 생각하면 그동안 20여 년 지냈던 그곳이 내 삶의 큰 빈자리였음을 새삼 느낀다.   1974년 그러니까 47년 전 우리가 브루클린에 처음으로 집을 장만했을 때 그 집에 살던 주인의 아들이 두 번씩이나 들려 자기네가 만들었다는 뒤뜰의 정원을 정감 어린 눈으로 둘러보며 어린 시절을 회상하는 모습을 보고 그때는 무심히 지나쳤는데 생각하면 정을 주고 자란 그 집의 빈자리를 어떻게 메꾸어갔을까 그 모습이 아직도 나를 맴돌게 한다.   아버지란 존재는 가슴으로 눈물을 흘린다 했거늘 셋째 딸인 나를 시집 보낼 때 사위가 마음에 들어 만면에는 웃음을 감출 길 없으셨지만 끝내는 눈물을 보이셨다는 나의 아버지! 많은 자손 가운데서도 늘 정으로 감싸주시던 그분은 그 허전한 빈자리를 어떻게 도닥거려 가셨을까 살면서 힘든 일을 만나면 나는 지금도 아버지를 부른다! 그 빈자리가 무엇일까! ‘빈자리’는 비어 있는 자리, 사람이나 물건이 없어 비어 있는 곳이라 하겠다. 우리는 살면서 수많은 빈자리를 만나면서 살아오지만 개개인의 척도는 자기만이 알 수 있는 것! 자기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순수한 사랑과 열정이 나를 못 박을 때 그곳은 나의 ‘빈자리’가 될 수 있다 하겠다. 지난 20여 년의 세월을 둘러보면 그곳에서의 삶은 늘 모든 사람이 서로 무심(無心) 속에 유심(有心)으로 엮여 있어 서로를 마음으로 돌봐주었고 그 끈을 지탱하느라 피크닉, 추수감사절, 크리스마스, 골프대회 등 경조사를 지냈고 조그마한 일에도 루머 아닌 소문 속에 때로는 피곤할 때도 잦았지만 그러면서 우리는 끈끈한 정 속에서 세월을 보냈다. 참으로 아름다운 세월이었다.     나는 요즈음 가까운 거리에 있는 커뮤니티센터에서 운동도 하고 잠시 쉬고 서예도 공부하면서 세월의 빈자리를 찾기에 여념이 없다. 영국이 인도와도 바꾸지 않겠다고 자랑하는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9가지 인생교훈을 적어 본다. 고령사회를 사는 현대의 시니어들에 꼭 필요한 삶의 지혜다.     ①학생으로 계속 남아 있어라. 배움을 포기하는 순간 우리는 폭삭 늙기 시작한다. ②과거를 자랑하지 마라. 삶을 사는 지혜는 지금 가지고 있는 것을 즐기는 것이다. ③젊은 사람과 경쟁하지 마라. ④부탁받지 않은 충고는 굳이 하려고 마라. ⑤삶을 철학으로 대체하지 마라. ⑥아름다움을 발견하고 즐겨라. 약간의 심리적 추구를 게을리하지 마라. 그림과 음악을 사랑하고 책을 즐기고 자연의 아름다움을 만끽하는 것이 좋다. ⑦늙어가는 것을 불평하지 마라. ⑧젊은 사람들에게 세상을 다 넘겨주지 마라. ⑨죽음에 대해 자주 말하지 마라. 죽음보다 확실한 것은 없다. 인류의 역사상 어떤 예외도 없었다. 확실히 오는 것을 일부러 맞으러 갈 필요는 없다. 그때까지는 삶을 탐닉하라. 마음이 많이 푸근해진다. 정순덕 / 수필가삶의 뜨락에서 세월 초겨울이지만 그곳 피크닉 추수감사절 윌리엄 셰익스피어

2021-12-16

[로컬 단신 브리핑] 고교 교사 셰익스피어 연극 주최하려다 정직 외

▶CPS 고교 교사, 셰익스피어 연극 주최하려다 정직     시카고 교육청(CPS) 소속 존스 칼리지 프렙 고등학교 교사가 공격적이고 모욕적인 대사 및 장면들이 포함된 연극을 주최하려 했다는 학생들의 주장으로 인해 정직(suspended) 처분됐다.     연극부 교사인 브래드 라이언스는 학생들과 함께 이번 가을 연극으로 '윌리엄 셰익스피어 전집-요약편'(The Complete Works of William Shakespeare (Abridged))을 선보일 예정이었다.     하지만 셰익스피어의 모든 연극을 코믹하고 빠른 속도로 해석해 진행되는 이번 풍자 작품에 대해 학생들은 "성폭행 피해자들에 대한 사건을 가볍게 여기고, 부적절•공격적 단어들이 포함되어 있다"며 라이언스에게 단어 및 대사 교체를 요구했다.     하지만 라이언스 교사는 학생들의 요구를 수용하는 대신 가을 연극 전체를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CPS와 시카고 교사노조(CTU)가 사건을 조사하는 동안 라이언스 교사는 휴가(on-leave) 상태가 됐다.     CTU는 "교사들에게 가장 중요한 책임 중 하나는 학생들에게 차별 없는 안전하고 좋은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다"고 전했다.     라이언스 교사는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태다. @KR        ▶세금 탈루 도운 80대 전 시의원 수감 명령       80대 전 시카고 시의원이 결국 수감된다. 세금 탈루 혐의가 인정됐기 때문이다. .   시카고 연방법원의 로버트 도우 판사는 지난 1일 에드워드 브돌리액 전 시카고 시의원에게 30일까지 감옥에 입소할 것을 명령했다.   브돌리액 전 시의원은 지난해 12월 세금 탈루 혐의로 징역 18개월 형을 선고 받은 바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83세의 고령에 지병이 있는 브돌리액 전 의원이 수감될 경우 치명적일 것이라는 변호인단의 주장이 받아들여져 그간 수감이 미뤄져 왔다.     도우 판사는 브돌리액 전 의원이 수감될 미네소타 주 로체스터 교도소의 의료 시설에 수감되면 24시간 간호를 받을 수 있다며 입소를 명령했다. 또 인근 메이요 클리닉도 가까워 필요할 경우 충분한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됐다.   브돌리액 전 의원은 1971년부터 1987년까지 10지구 시의원을 역임했다. 1982년부터 1987년까지는 쿡카운티 민주당 의장을 지낸 후 공화당으로 당적을 옮겼다.     최초의 흑인 시장이었던 해롤드 워싱턴 재임시절 시의회를 장악해 시장의 각종 공약을 저지하며 브돌리액 29로 불리기도 했다.     시카고 시장 선거에 출마했지만 낙선한 뒤 정계에서 은퇴한 후로는 자신의 이름을 딴 법무법인을 운영해왔다.  자신의 아들을 포함한 30명의 변호사를 고용했지만 2010년 뇌물죄로 징역 10개월형을 선고 받았다.   이번 18개월의 징역형은 동료 변호사의 세금 탈루를 도왔기 때문이다. @NP       ▶ 시카고 스카이 우승 기념 전철 운행     시카고 교통국(CTA)이 창단 이후 처음 미 프로여자농구(WNBA) 우승을 차지한 시카고 스카이를 기념하는 전철을 운영한다.     CTA는 지난 1일부터 스카이 구단의 상징색인 하늘색과 노란색으로 뒤덮인 전철 디자인을 공개하고 운행에 들어갔다.     '스카이' 전철은 스카이의 홈구장 '윈트러스 아레나'(Wintrust Arena) 앞을 지나는 그린라인 노선에서 올 연말까지 운행될 예정이다.     2006년 창단한 스카이는 지난달 17일 피닉스 머큐리를 80대74로 꺾고, 챔피언십 시리즈 전적 3승1패로 첫 우승을 차지했다. @KR             ▶시카고 남서 서버브 할로윈 파티서 2명 사망     지난 주말 시카고 서버브 지역 할로윈 파티서 총격 사건이 발생, 2명이 사망하고 9명이 부상했다.     지난 31일 오전 12시30분경, 시카고 남서 서버브 졸리엣의 1000 이스트 잭슨 스트릿 인근 한 가정집 뒷마당에서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할로윈 파티가 열렸다.     파티 도중 10여발의 총격이 발포됐고 참석자들은 황급히 현장에서 벗어났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두 명의 남성 용의자들이 베란다에서 마당에 있던 참가자들을 향해 총격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2명의 사망자는 홀리 매튜스(22)와 조다난 세바요스(22)로 확인됐다. 부상자 9명 가운데 5명은 치료를 받고 퇴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을 조사 중인 윌카운티 경찰은 이번 사건이 갱단과 연관되어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파티에 참석했던 인원을 고려했을 때 용의자들을 아는 사람이 분명 있을 것"이라며 적극적인 제보를 당부했다. @KR Nathan Park•Kevin Rho 기자로컬 단신 브리핑 셰익스피어 고교 셰익스피어 연극 시카고 교사노조 정직 시카고

2021-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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