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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세계인이 사용하는 한국어

이른바 K-문화가 세계로 뻗어 나가면서, 한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타향살이 나그네 어깨를 으쓱하게 한다. 고맙고 반가운 일이다.   한글을 배우려는 학생들이 세계적으로 많이 늘어나고 있고, 권위 있는 영어사전이나 주요 언론에 한국어가 번역 없이 그대로 사용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실제로 옥스퍼드 영어사전은 지난 2021년, 새로운 한국어 낱말 26가지를 사전에 올렸다. 한 문화권에서 한꺼번에 이렇게 많은 단어가 들어간 건 초유의 일이었다고 한다.   방탄소년단 음악과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 영화 ‘기생충’ 흥행 등 ‘한류(hallyu)’ 문화의 성공으로 인해 한국어가 전 세계 영어 사용자들에게 노출되며 나타난 현상으로 풀이된다.   그런데 그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이 공존하고 있어서, 마냥 자랑스러울 수만은 없는 것 같다. 지금 외국에서 사용되고 있는 한국어는 주로 K-팝에 열광하는 젊은 세대들이 쓰는 말이나 음식문화에 집중되어 있다. 한국어라고 말하기 어려운 신조어들도 여럿 사전에 실려 있다.   한류(hallyu), 만화(manhwa), 피시방(PC bang), 트로트(trot), 한복(hanbok), 학원(hagwon), 대박(daebak) 등 한국 고유의 문화를 반영한 낱말들도 표제어로 실려 있다. 누나(noona), 오빠(oppa), 언니(unni), 막내(maknae) 같은 호칭이나 애교(aegyo) 등은 한국어 본디의 뜻과는 다른 의미로 사용되는 예이다. 온라인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아에는 Aegyo(애교)가 ‘한국 대중문화에 큰 역할을 하고 있는데, 특히 아이돌 걸그룹이 하는 행동’이라고 적혀 있다.   가장 많은 것은 음식 관련 용어다. 반찬(banchan), 김밥(kimbap), 불고기(bulgogi), 갈비(galbi), 삼겹살(samgyeopsal), 된장(doenjang), 동치미(dongchimi), 잡채(japchae), 치맥(chimaek), 먹방(mukbang) 등….   이런 것들을 빼면 꼰대(kkondae), 갑질(gapjil), 재벌(jaebeol), 전세(jeonse) 같은 낱말이 눈길을 끄는데, 대체로 부정적 의미의 낱말들이다. 얼마 전 영국 BBC 방송은 최근 한국에서 잇따르고 있는 ‘묻지 마 식 범죄’를 집중보도하면서, ‘묻지 마’를 알파벳으로 그대로 표기한 ‘Mudjima’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한국 사람들이 걸핏하면 주먹 불끈 쥐고 내지르면서 외치는 ‘파이팅!’은 아예 한국어로 인정되어 paiting으로 표기하고, 한국에서만 고유하게 쓰이는 콩글리시(Konglish), 스킨십(skinship) 같은 말들도 사전에 실렸다. 위키피디아에는 고수(Gosu), 초보(Chobo)라는 단어도 등재돼 있다. 온라인 게임에서 한국인 게이머들이 사용한 단어가 해외에까지 널리 알려진 덕분이다.   물론 한국어가 세계인의 언어로 대접받는 것은 자랑스러운 일이다. 세종대왕님께서도 기뻐하실 것이다. 하지만 이왕이면 품격 있고 고운 우리말이 바르게 알려지고 사용되기를 바라는 마음도 간절하다.   위에서 예를 든 대로, 지금은 K-팝 중심의 젊은 세대나 음식문화 중심의 낱말, 국적 불명의 신조어, 콩글리시, 우리 사회의 어두운 면을 보여주는 부정적 단어들이 주를 차지하고 있다. 사전이나 언론의 속성상 화제가 되고 사용 빈도가 높은 낱말을 우선 싣다 보니 생긴 현상이다.   앞으로는 우리 정신문화의 본질을 알려주는 아름다운 한국어가 널리 세계화되도록 다양하고 적극적으로 힘쓸 필요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시급한 것은 집안 단속인 것 같다. 밀려드는 외래어에 속절없이 무너져가는 한국어를 제대로 지켜내는 일, 우리말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국민에게 알리는 일…. 지금 한국 사람들은 외래어나 신조어를 아무 의식 없이 마구잡이로 사용하고 있다. 위에서부터 아래까지 외국어 실력을 자랑스럽게 드러내며 우쭐거리는 것 같다. 위험하다! 매우 위험하다! 장소현 / 시인·극작가문화산책 세계인 한국어 한국어 낱말 한국어 본디 사용 빈도

2023-10-12

“세계인들이 한국 전통 문화에 친근해졌으면”

“링컨센터라는 세계적인 무대서 한국 전통 공연 선보일 수 있어 너무 기쁘다.”   오는 22일 뉴욕 링컨센터 ‘코리안 아츠 위크’에서 열리는 국악 공연 홍보차 뉴욕한국국악원 전 회장이자 링컨센터가 선정한 가야금 음악 치유사 박윤숙 씨와 뉴욕한국국악원 현 회장이자 전통 무용가인 강유선 씨 모녀가 본사를 방문했다.     40년 넘게 뉴욕에서 국악만을 위해 살아온 박윤숙 전 회장은 대한민국 국악계 가야금 산조의 대가인 고 유대봉 선생의 기능을 전수받은 수제자로, 2018년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대통령 평생 공로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뉴욕한국문화원과 링컨센터가 공동 개최하는 이번 ‘코리안 아츠 위크’에서 열리는 많은 무료 행사 중, 박 전 원장은 22일 오전 11시부터 정오까지 그리핀 사이드워크 스튜디오(Griffin Sidewalk studio)에서 진행되는 ‘더 깊이 듣기(A Deeper Listen)’ 행사에서 30분 동안 가야금 연주를 선보인다. 박 전 원장은 “보통은 7~8분 만에 연주가 끝나는데,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가야금 연주를 선보이는 건 굉장히 드문 일”이라며, “긴 시간 공연하는 만큼 가야금 연주의 진수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명상으로 시작되는 해당 행사는 박 전 원장의 가야금 연주 후 국악인 박정배 씨의 단소와 해금 공연 등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어머니를 이어 뉴욕한국국악원 원장을 맡은 강유선 무용가는 단원들과 함께 ‘한국의 심장으로부터(From the Heart of Korea)’를 주제로 같은 날 정오부터 오후 1시까지 헤스 그랜드 프로미나드(Hess Grand Promenade)에서 북 공연, 오고무(5개의 북 가운데서 추는 한국 전통춤) 등 한국 전통춤, 장구 연주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향후 목표를 묻는 질문에 강 원장은 “뉴욕에 한국전통예술학교를 세우는 것”이라며 “이번 공연을 통해 세계인들이 국악 등 한국 전통문화에 더 친근해졌으면 좋겠다. 이런 움직임들이 이어져 미래에는 뉴욕에서 제대로 국악을 가르칠 수 있는 교육기관을 세우고 싶다”고 설명했다.     이번 공연은 무료며, 공연 관련 문의는 이메일(guestexperience@lincolncenter.org)이나 전화(212-875-5456)로 하면 된다. 글·사진=윤지혜 기자세계인 한국 한국 전통춤 뉴욕한국문화원과 링컨센터 뉴욕한국국악원 원장

2023-07-13

"세계인들 한국 문화 이해 계기 될 것"

  "한국 전통 문화에 많은 관심 가져주세요."   미주한국국악진흥회(TASK·회장 이화선) 관계자들이 8일 뉴욕중앙일보 본사를 방문해 '제21회 세계 한국 국악 경연대회' 개최 소식을 알리며 많은 동포들의 관심을 촉구했다.     올해 세계 한국 국악 경연대회는 7월 1일 뉴저지 버겐카운티 아카데미 오디토리움에서 진행되며, 미주한국국악진흥회와 뉴욕한국문화원이 공동 주최한다.     경연 종목은 소리, 기악, 풍물, 한국무용으로 구분되며 유치원생부터 시니어까지 한국 무용과 국악을 배우고 있거나 국악에 대한 열정과 실력을 갖춘 개인 및 단체라면 누구나 지원 가능하다. 참가 신청 접수는 6월 15일 오후 6시(동부시간)까지며, 참가 신청비는 인원수에 따라 200~500달러다.     세계 한국 국악 경연대회는 한국 문화를 홍보하고 재외동포들이 한국계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하도록 지원하기 위한 대회로 2001년 이후 20년 이상 이어지고 있다. 회장단은 ▶한국 문화 계승 및 발전 ▶국악 저변 확대 ▶뉴욕에 모인 전 세계인들에게 우수한 한국 문화를 접하는 기회 제공이 목표라며, 이번 대회가 세계인들이 한국에 대한 애정을 갖고 한국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경연 심사 결과 개인 부문 종합대상 수상자에게 국무총리상, 최우수상 수상자에게는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이 수여된다. 한국을 제외한 전 세계 재외동포 사회에서 유일하게 국무총리상을 시상하는 대회다.     TASK 이경로 심사위원장은 "우리는 국악 재단으로 승격하기 위해 계속해서 노력할 것이며, 추후에는 국악 학교도 설립해 더 많은 동포들이 제대로 된 국악 교육을 받도록 하고 싶다"며 향후 계획을 전했다.     한편, 올해는 경연대회가 끝난 후 한국에서 온 심사위원 3명의 특별 공연도 있을 예정이며, 경품 추첨을 통해 상품도 받아 갈 수 있다.     이경하 대회장은 "국악을 통해 2세들에게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과 애국심을 가르칠 수 있다. 1세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2세들에게 우리 고유문화를 전하고 국악이 전 세계인의 인식에 자리 잡을 수 있는 기반을 닦아달라"며 많은 관심과 애정을 가져달라고 전했다.     자세한 내용이나 참가 문의는 미주한국국악진흥회 웹사이트(www.taskusa.org/)를 방문하거나 전화(201-724-7077) 혹은 이메일(taskusa2019@gmail.com)로 연락하면 된다.    글·사진 = 윤지혜 기자 yoon.jihye@koreadailyny.com세계인 한국 세계인들 한국 한국 문화 국악 경연대회

2023-06-08

[시론] 누리호로부터 배우는 꿈과 도전

누리호를 따라 ‘우주’라는 새로운 세계가 도래했다. 흥분, 환호, 감탄, 박수, 울컥함으로 대한민국을 하나의 공동체로 뭉치게 했다. “우주가 멀리만 있는 게 아니고 이리 가까이 있고”, “방금까지 지구에 있었는데 지금은 우주에 가 있다니 참 신기하다”는 참관자들의 소감에 공감했다. 대한민국 공동체를 이리저리 편 갈라놓은 세대, 지역, 성별, 진영과 정치성향의 차이를 넘어 일심동체가 되는 마법을 경험했다.   ‘새로운 세계’로 가는 길은 피와 땀과 눈물을 요구한다. 새처럼 날고 싶은 인간의 꿈을 실현한 윌버 라이트와 오빌 라이트 형제는 1903년 12월 17일 ‘플라이어’호로 명명한 물체에 올라, 인간이 만든 에너지를 사용하여 최초로 새로운 세계인 하늘을 날았다. 1분도 채우지 못한 짧은 시간이었지만 세상의 무관심 속에서 천 번이 넘는 실패 끝에 이룬 개가였다.     1957년 10월 4일 소련이 발사한 인류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961년 4월 12일 사람(유리 가가린)을 태우고 최초로 우주에서 지구 궤도를 돈 ‘보스토크 1호’, 1969년 7월 20일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달 표면에 인간을 착륙시킨 미국의 ‘아폴로 11호’. 모두 새로운 세계의 문을 여는 길라잡이였다.   우주는 이미 비즈니스의 대상이 되고 있다. 테슬라 창업자 일론 머스크의 우주 기업 ‘스페이스X’는 많은 유료 소형 위성을 띄웠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는 우주관광 사업을 출범했다.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우주 대항해 시대’는 화성에 인류의 이주지를 세우겠다는 꿈이 황당한 것이 아니라 현실이 될 수 있음을 일러준다.   바다를 통해 미지의 새로운 세계를 찾은 ‘대항해 시대’가 있었다. 유럽 중심의 세계사를 견인하게 되는 이 시기는 목숨을 망망대해에 맡기는 도전의 시대였다.     1487년 3척의 배를 이끌고 아프리카 대륙의 남쪽 끝에 도달하여 ‘희망봉’이라고 명명한 포르투갈 항해사 바르톨로메우 디아스, 3척의 범선으로 1492년 스페인을 출발하여 대서양을 거쳐 새로운 세계(아메리카)를 발견한 크리스토퍼 콜럼버스. 1497년 4척의 배로 리스본을 출발하여 아프리카 서해안을 따라 인도에 도달한 포르투갈의 바스쿠 다가마, 1519년 5척의 배로 출범하여 ‘태평양’을 발견하고 희망봉을 돌아서 최초로 지구를 한 바퀴 일주한 페르디난드 마젤란(‘대항해시대의 탄생’, 송동훈). 새로운 세계를 향한 신념과 생명을 걸고 도전한 결과였다.   누리호는 37만개의 부품으로 구성된 물체다. 부품 하나라도 어긋나고, 또 부품 간에 적절한 결합 기능이 작동하지 않으면 전체가 실패하는 작업이다. 핵심동력인 75t 엔진은 지상 연소 시험에서 설비가 폭발하고, 20차례가 넘게 엔진 설계를 바꾸며, 184회 1만 8290초의 연소 시험을 거친 결과물이다. 국가 간 기술 이전이 금지된 우주기술을 우리 손으로 직접 설계·제작·조립·발사하여 지구 700㎞ 궤도에 안착시키기 과정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새로운 세계를 찾아 나서며 누리호가 보여준 외롭고 성실한 30년의 고진감래는 소중한 쾌거다. 이 거대한 선물은 우리의 공동체를 좀 먹고 있는 배금주의, 과정을 무시하는 결과만능주의, 혈연·학연·지연주의, 팬덤·혐오·선동의 저질 정치가 정화되는 공동체를 찾아 가는데 필요한 지혜를 준다.   그 많은 부품이 빈틈없이 조화를 이루게 할 수 있는 누리호의 팀워크는 기술적인 성취를 넘어 사람들이 함께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을 담고 있다. 이런 예지는 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자립적으로 우주활동을 할 수 있는 국가, 거대한 우주산업에 참여할 수 있는 자격을 획득한 국가라는 영예 못지않게 의미심장한 일이다.   인류 최초로 달에 첫 발을 내디디며 닐 암스트롱은 “이것은 한 인간에게는 작은 발걸음이지만 인류에게는 위대한 도약”이라고 했다. 누리호의 성공은 ‘배타의 극단주의 대신 협력의 공생주의로 조화로운 공동체’가 대한민국이 도약하는 길임을 제시한다.     누리호가 선사한 ‘하늘을 쳐다보며 상상의 항해를 할 수 있는 여유’를 소중히 가꾸어 새로운 공동체로 가는 꿈과 도전의 자양분으로 삼아보자. 김정기 / 한양대 명예교수 커뮤니케이션학시론 누리호 도전 대한민국 공동체 우주 대항해 세계인 하늘

2022-07-01

[투어멘토 박평식의 여행 이야기] 세계인의 여행 버킷리스트 1순위

세계는 한 권의 책이라 했다. 지구를 한 권의 책에 비유한다면, 미국이라는 나라는 가장 극적인 이야기들이 담긴 책의 하이라이트 부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전 세계인들은 미국 대륙횡단을 평생의 꿈이자, 인생의 버킷리스트로 꼽는다.   미국의 싱어송라이터 마이크 포스너는 반년을 걸어 미국 대륙횡단을 마쳤고, 91세 노마 진 바우어 슈미트 여사는 암에 걸린 뒤 병실에서 치료받느라 여생을 보내는 대신 평생의 소원이었던 미국 횡단 자동차 여행을 떠나기도 했다.   아들 부부, 반려견 링고와 함께 여행을 시작한 노마 여사는 3개 주 80여개 도시를 여행했다. 난생 처음 열기구도 타보고 물개와 입을 맞춰본 그는 “90년을 살면서 한 번도 갖지 못한 귀중한 경험을 하고 있다. 지금 이 순간의 소중함을 배웠다”라고 고백해 많은 이들에게 울림을 전했다.   그런데 정작 미국에 살면서도 대륙횡단을 다녀온 이들은 주변에 그리 많지 않다. 젊을 때는 일 하느라 바빠서, 애들 키우느라 정신없어서, 여유가 없어서, 나이가 들어서는 몸이 아파서, 멀리 떠나기 겁이 나서… 여행을 다음으로 미룰 이유는 너무나도 많다.   그러나 시간과 돈이 남아돌아서 여행을 떠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결국 모든 것은 마음먹고 행동하기 나름이다. 여행에 필요한 단 한 가지는 어쩌면 용기뿐인지도 모르겠다.   물론, 한반도의 45배나 되는 엄청난 크기의 미국 땅을 홀로 횡단하는 데는 여러모로 어려움이 따른다. 일단 장거리 여행인만큼 운전이 부담되고 코스, 호텔, 식사를 직접 챙기는 것도 만만치 않다.   그럴 때는 여행사의 패키지 투어 상품을 이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전문 드라이버가 운전하는 널찍한 리무진 버스에 몸을 누이고 그저 여유롭게 대륙의 명소들을 여행하면 된다.   US아주투어 코스 기준 대륙횡단의 주요 관광지는 그랜드캐년 노스림부터 호스슈밴드, 모뉴먼트밸리, 앤텔롭캐년, 아치스, 자이언캐년, 솔트레이크 시티투어, 라바 노천 온천, 그랜드티턴, 옐로스톤, 크레이지 호스, 마운트 러시모어, 배드랜드, 시카고 시티투어, 미시간 호수, 나이아가라 폭포, 워싱턴 D.C, 뉴욕시티 등이다.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줄 대륙횡단에는 16일이 소요된다. LA에서 동쪽으로 횡단할 수도, 반대로 뉴욕에서 서쪽으로 횡단할 수도 있다.   분명한 것은 대륙횡단을 마쳤다면 세계라는 책의 하이라이트 부분인 미국 챕터를 정독한 셈이 된다. 또한 좋은 책은 두 번, 세 번 정독하듯 첫 대륙횡단으로는 보이지 않던 더 큰 감동을 두 번, 세 번째 대륙횡단에서 느낄 수 있다.   지구 방방곡곡을 다닌 필자에게도 스카일런 타워에서 마주한 나이아가라 폭포, 온몸으로 들리던 그 웅장한 천둥소리, 형형색색 조명이 더해지며 낮보다 아름다운 밤을 선사한 힐튼호텔 객실에서의 폴스뷰, 사우스림보다 300여m 높아 협곡 전망이 근사하던 그랜드캐년 노스림, 마치 천당과 지옥이 동시에 존재하기라도 하는 양 현란한 아름다움을 뽐내는 옐로스톤, 고요하며 평화로운 아름다움을 지닌 그랜드티턴 등은 평생 특별하게 간직하고 있는 여행 추억들이다.       〈US아주투어 대표〉 박평식 / US아주투어 대표투어멘토 박평식의 여행 이야기 버킷리스트 세계인 장거리 여행인 솔트레이크 시티투어 나이아가라 폭포

2022-02-17

[열린 광장] 세계인의 ‘깐부’가 되다

드라마 ‘오징어 게임’으로 전 세계에 돌풍을 일으킨 ‘깐부’ 할아버지 오영수가 지난 9일 79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TV 부문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다. 한국 배우 최초의 경사여서 온 국민과 해외동포 특히 연극인들의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연극배우 박정자 선생은 “오영수는 무대를 통해 자신을 담금질하고 또 이겨내고 그 불길 속에서 타오르는 배우”라고 평가했다. 5년 전 연극 ‘장수사회’로 LA를 찾았던 원로배우 신구 선생은 그에 대해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배우는 아니더라도 항상 연극 속에서 조용하게 자기의 역할을 충실히 해내는 진정한 배우”라고 말했다.     지난 58년 동안 200여 편의 연극을 통해 묵묵히 연기자의 길을 걸어온 원로 연극인이 이제는 세계인의 ‘깐부’가 됐다. 다시 한번 골든글로브 남우조연상 쾌거를 축하한다.     오영수 선생과 LA 한인들과의 만남은 국립극단 배우 시절인 1994년이다. 그 당시 국립극단 단장인 (고)장민호 선생의 배려로 국립극단 대표 작품인 ‘피고지고 피고지고’(이만희 작, 강영걸 연출)를 LA다운타운 엘에이 시어터에서 5회 공연으로 무대에 올릴 수 있었다.   이 작품 속에서 ‘국전’역으로 분한 그는 다소 딱딱할 수 있는 철학적 주제를 노련하게 유머로 이끌어 가면서 관객들의 폭소를 자아내게 했다. 그때 빛났던 연기를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이 초청 연극을 계기로 동포사회에서는 연극에 관심이 일기 시작했고 이후 대학로 우수극단 초청연극이 20여편이나 이뤄져 그야말로 동포사회는 연극 르네상스 시절이었다.   그 추억을 생각하며 공연에 참가했던 (고)장민호, 오영수, 김재건, 이문수, 송봉숙 등 국립극단 연기자와 스태프, 작가 이만희 교수, 연출 강영걸 선생, 그리고 LA출신 연극인 친구 한대호에게도 깊은 감사를 드린다.   지금 대학로 티오엠 극장 1관에서는 오영수 선생이 골든글로브 수상을 전후해 선택했던 연극 ‘라스트 세션’(마크 세인트 제미인 작, 오경택 연출)이 전체 예매 순위 1위를 기록하며 대학로 연극계의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이 작품은 오프 브로드웨이에서 2년 동안 775회 공연 기록을 남기며 2011년에는 미 최우수연극상을 수상했다. 대중성과 작품성을 모두 인정받은 보석 같은 연극이다.   그는 이번 작품에 대한 소회에서 “‘오징어 게임’을 통한 수상 이후 주변에서 나를 많이 띄워 놓았는데 자제력이나 중심이 흩어지지 않을까 걱정하던 차에 품격 있는 좋은 연극을 만나 다시 중심을 잡을 수 있어 다행이다”며 “소중한 관객들의 시간이 헛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의 삶에서 나오는 진솔한 말에 고개가 숙여진다.     연극 ‘라스트 세션’이 한국에서 서울과 지방 공연의 일정을 마치고 LA 무대로 찾아와 그를 만날 수 있기를 희망한다.      이광진 / 문화기획사 에이콤 대표열린 광장 세계인 연극배우 박정자 원로 연극인 국립극단 배우

2022-01-18

[기고] 꿈을 이뤄가는 세상을 위해

나는 개꿈을 잘 꾼다. 불안 공포에 시달리는 악몽도 더러 꾼다. 대부분이 비상식적인 난센스여서 별 의미를 두지 않는다. 꿈속에서의 대화는 거의 없는 편이고 깨어나자 금방 잊어버리고 만다. 이 글에서의 ‘꿈’은 완전한 상태를 함축하는 ‘이상’과는 괴리 개념임을 먼저 밝히고 넘어 가고자 한다.       심리학자들에 따르면 꿈은 주로 얕은 잠의 형태인 렘(REM) 수면 시간대에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정신분석학자인 지그문트 프로이트는 꿈을 무의식의 통로라고 했는데 이 같은 그의 주장이 또 다른 대가인 카를 융과는 어떻게 다른지, 전문가가 아닌 필자는 잘 모른다. 그저 꿈은 무의식 또는 잠재의식과 밀접한 관계에 있다고 이해할 뿐이다.     ‘인생은 일장춘몽’이라는 은유적 표현을 많이 쓴다. 의식 세계인 현실을 무의식 세계인 꿈에 결부시키는 말이다. ‘한 여름 밤의 꿈(A Midsummer Night’s Dream)’이라는 희곡에서 셰익스피어도 인생을 한순간의 꿈과 비유했다. 꿈과 현실을 구분하는 나의 기준은 단세포적이다. 눈을 감고 자는 동안에 경험하는 현상은 꿈이고, 눈을 뜨고 깨어 있는 동안에 삶의 현장에서 구체적 사실로 경험하는 일은 현실이다. 현실의 일인데도, 사실이 아니었으면 싶을 때가 있다. 차라리 꿈속의 일로 흘려보낼 수 있었으면 하고.   현실에서의 인종 차별, 성 차별, 종교 갈등 등의 이면에는 배타심, 혐오감 등이 구조적으로 자리하고 있다. 날로 심화되는 부의 편재에 따른 양극화 현상은 사회의 암적 존재로 발전하고 있다. 코로나19 대응 과정을 지켜보면서 인류는 새삼 값진 교훈을 얻는다. 거미줄처럼 얽혀 사는 이 세상에서 홀로만 바이러스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는 일이다. 주요 제약 회사는 백신을 부자 나라에 집중 공급함으로써 많은 이윤을 얻었다고 한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환경 변화로부터 생태계를 보호하는 일 또한 모든 지구인의 공동 책임이다. 지난달 12일 영국 글래스고에서 폐막된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회의(COP26)의 귀추에 주목하게 된다.     한국 신문에서 대장동 부동산 개발 비리에 관한 기사를 많이 본다. 공익사업이라는 미명하에 강제 수용을 이용한 부정한 불로소득이 개발업자와 연고자의 몫으로 돌아갔다는 것이다. 한 예로 872만원을 투자하여 101억원을 거둔 사례에서 극심한 불공정을 본다. 한국문화의 소프트웨어가 세계를 흥분시키는 이면에는 계층 간 갈등과 불공평이 만연한 한국사회의 어두운 현실이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있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나 영화 ‘기생충’ 등의 문화 콘텐츠에 그것이 잘 그려지고 있다. 죽기 아니면 살기 식 ‘데스 게임(Death Game)’으로 불리는 이유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자살률을 보유한 사회의 냉엄한 현실은 20대 청년 10만 명 중 16.4명이 자살로 삶을 마감한다는 어두운 통계가 대변해 준다.     곧 임인년 새해를 맞는다. 지나간 언짢은 기억일랑은 모두 묵은 해와 함께 털어버리자. 새해에는 신나는 일이 가득하기를 바라는 소박한 소망이, 꿈이 아닌 현실에서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라만섭 / 전 회계사기고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의식 세계인 차별 종교

2021-12-30

[푸드 칼럼] 세계인의 먹거리가 된 ‘달고나’

‘오징어 게임’의 성공 덕에 달고나(dalgona)가 세계적인 먹거리로 떠올랐다.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았을 때 짜파구리와 같은 꽃길을 걷고 있다. K콘텐트가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으면서 한국 문화에 대한 문화적·심리적인 장벽이 걷히고 있다.     2000년대 후반 시작된 한식의 세계화도 활짝 꽃을 피울 태세다.   최근에는 한식(韓食)보다 K푸드라는 단어가 더 많이 쓰인다. 한식에서 K푸드로의 이동은 단순히 영어 단어 사용 차원이 아니다. 내용적으로도 패러다임의 전환을 보여준다.     한식이란 말은 대한제국 시기에 처음 등장한다. 바로 ‘각사등록’ 1900년 8월 기록에 나온 ‘음식은 한식(食韓食)’이다. 한식은 일식이나 청식(淸食)·양식의 상대 개념으로 쓰였지만 당시 한식은 ‘복잡한 음식, 자양분이 없는 음식을 많이 먹는지라 우리의 신체도 역시 복잡하며 무기력하도다’라고 한 열등한 음식이었다.   해방 후에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한식은 외국에서 열린 올림픽에 참가한 운동선수나 교민들이 먹는 한국인만의 음식으로 소개됐다. ‘외국을 다녀본 사람들은 누구나 느끼겠지만 한식의 값은 왜식에 비해 너무나 싼’(1972년 8월 1일자 조선일보) 싸구려 음식 취급을 받았다.   한식이 외국인의 관심을 본격적으로 받은 것은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다. 1990년대 이후 국내에서도 우리 것에 대한 관심과 함께 재조명을 받기 시작했다. 2000년대 발아한 한류와 K팝이 아시아와 세계로 퍼지면서 K푸드라는 단어도 새롭게 떠올랐다.     한식이 외국 음식에 대한 상대적 개념을 기반으로 한 한국인 중심의 먹거리라면, K푸드는 미국·유럽 등의 다양한 음악을 한국식으로 소화한 후 독창적인 선율과 리듬으로 다시 창출해낸 K팝처럼 지구촌의 다양한 음식 문화를 받아들이고 새롭게 해석한 독창적인 음식문화다.   예로 라면을 보자. 중국에서 태어나 일본에서 상품화한 인스턴트 라면을 우리는 한국식으로 끌어올려 세계인의 미뢰를 자극했다. 우리 라면 기술에 쇠고기를 얹은 짜파구리 같은 한국형 변종도 큰 성공을 거뒀다.     포르투갈에서 일본을 거쳐 한국화한 달고나는 이제 달고나 커피에서 드라마·게임으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조선시대에 허균의 집안은 일본과 중국을 다녀온 당대의 세계인이었다. 허균은 유배지에서 쓴 조선의 음식 품평서 ‘도문대작’에서 “우리나라는 외진 곳에 있기는 하지만 바다로 둘러싸였고 높은 산이 솟아 물산이 풍부하다. 만일 (중국의) 하씨(何氏)나 위씨(韋氏) 두 사람의 예(例)를 따라 명칭을 바꾸어 구분한다면, 아마 역시 (음식 이름이) 만(萬)의 수는 될 것이다”고 말했다.     허균이 상상했던 만 가지 K푸드 세계가 지금 기세 좋게 열리고 있다. 박정배 / 음식평론가푸드 칼럼 세계인 먹거리 달고나 커피 음식 문화 외국 음식

2021-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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