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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꿈을 이뤄가는 세상을 위해

나는 개꿈을 잘 꾼다. 불안 공포에 시달리는 악몽도 더러 꾼다. 대부분이 비상식적인 난센스여서 별 의미를 두지 않는다. 꿈속에서의 대화는 거의 없는 편이고 깨어나자 금방 잊어버리고 만다. 이 글에서의 ‘꿈’은 완전한 상태를 함축하는 ‘이상’과는 괴리 개념임을 먼저 밝히고 넘어 가고자 한다.    
 
심리학자들에 따르면 꿈은 주로 얕은 잠의 형태인 렘(REM) 수면 시간대에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정신분석학자인 지그문트 프로이트는 꿈을 무의식의 통로라고 했는데 이 같은 그의 주장이 또 다른 대가인 카를 융과는 어떻게 다른지, 전문가가 아닌 필자는 잘 모른다. 그저 꿈은 무의식 또는 잠재의식과 밀접한 관계에 있다고 이해할 뿐이다.  
 
‘인생은 일장춘몽’이라는 은유적 표현을 많이 쓴다. 의식 세계인 현실을 무의식 세계인 꿈에 결부시키는 말이다. ‘한 여름 밤의 꿈(A Midsummer Night’s Dream)’이라는 희곡에서 셰익스피어도 인생을 한순간의 꿈과 비유했다. 꿈과 현실을 구분하는 나의 기준은 단세포적이다. 눈을 감고 자는 동안에 경험하는 현상은 꿈이고, 눈을 뜨고 깨어 있는 동안에 삶의 현장에서 구체적 사실로 경험하는 일은 현실이다. 현실의 일인데도, 사실이 아니었으면 싶을 때가 있다. 차라리 꿈속의 일로 흘려보낼 수 있었으면 하고.
 
현실에서의 인종 차별, 성 차별, 종교 갈등 등의 이면에는 배타심, 혐오감 등이 구조적으로 자리하고 있다. 날로 심화되는 부의 편재에 따른 양극화 현상은 사회의 암적 존재로 발전하고 있다. 코로나19 대응 과정을 지켜보면서 인류는 새삼 값진 교훈을 얻는다. 거미줄처럼 얽혀 사는 이 세상에서 홀로만 바이러스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는 일이다. 주요 제약 회사는 백신을 부자 나라에 집중 공급함으로써 많은 이윤을 얻었다고 한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환경 변화로부터 생태계를 보호하는 일 또한 모든 지구인의 공동 책임이다. 지난달 12일 영국 글래스고에서 폐막된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회의(COP26)의 귀추에 주목하게 된다.  
 
한국 신문에서 대장동 부동산 개발 비리에 관한 기사를 많이 본다. 공익사업이라는 미명하에 강제 수용을 이용한 부정한 불로소득이 개발업자와 연고자의 몫으로 돌아갔다는 것이다. 한 예로 872만원을 투자하여 101억원을 거둔 사례에서 극심한 불공정을 본다. 한국문화의 소프트웨어가 세계를 흥분시키는 이면에는 계층 간 갈등과 불공평이 만연한 한국사회의 어두운 현실이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있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나 영화 ‘기생충’ 등의 문화 콘텐츠에 그것이 잘 그려지고 있다. 죽기 아니면 살기 식 ‘데스 게임(Death Game)’으로 불리는 이유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자살률을 보유한 사회의 냉엄한 현실은 20대 청년 10만 명 중 16.4명이 자살로 삶을 마감한다는 어두운 통계가 대변해 준다.  
 
곧 임인년 새해를 맞는다. 지나간 언짢은 기억일랑은 모두 묵은 해와 함께 털어버리자. 새해에는 신나는 일이 가득하기를 바라는 소박한 소망이, 꿈이 아닌 현실에서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라만섭 / 전 회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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