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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원임의 마주보기] MBTI-반신반의!

현대사회의 젊은층은 디지털 환경과 세계에 매우 익숙하다. 한국에서는 이들을 대체적으로 MZ세대라고 통칭해서 부르며, 디지털 네이티브의 속성이나 특징들을 갖는다. 말하자면, 그들은 다양한 매체와 온라인상의 디지털 언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유튜브 같은 디지털 플랫폼을 선호한다. 또한 수평적 문화를 지향하고, 지금 현재의 보상과 여가를 즐기고 재미를 추구하며, MBTI라는 성격유형을 고려해서 직업을 선택하거나 데이트 파트너를 고르기도 한다.     그러면 왜 MZ세대가 자신과 상대방의 MBTI를 그토록 궁금해하고 신뢰할까? 이도 역시 곧 하나의 유행성 트렌드라고 볼 수 있지만, 아마도 숏폼 콘텐츠 중독 현상의 징후일 수도 있다. 어느 정도 과학적인 요소를 지닌 듯한 MBTI는 이 시대의 젊은이들에게 새로운 상황에서 자신과 맞는 공통점을 찾아 속전속결로 헤쳐 나아가게 해주는 듯하다.     MBTI는 삶의 과정에서 빨리빨리 선택하고 선별하며 파악할 수 있는 이점을 제공한다. 하지만 결론을 미리 말하자면, 내 젊은 시절 유행했던 혈액형 타입과 마찬가지로 특정한 성격 유형론에 고착되어 사람을 판단하거나 자신을 그 틀 안에 가두어 개념화하고 판단하는 것은 그다지 바람직스럽지 못하다.     MBTI는 Myers-Briggs Type Indicator의 약자로 캐서린 브릭스와 이사벨 마이어스 모녀가 개발한 성격유형 테스트다. 이들은 매우 복잡하고 어려운 칼 구스타프 융의 심리유형론을 좀 더 쉽게 만들고자 했다. MBTI는 자가진단 성격테스트로서 다음과 같이 4가지 측면에서 성격을 2가지로 분류한다: 1)외향성(extroversion) 대 내향성(introversion), 2)감각형(sensing) 대 직관형(intuition), 3)사고형(thinking) 대 감정형(feeling), 4)판단형(judging) 대 인식형(perceiving). 외향성(E)은 사교적이고 활발한 성격인데 비해 내향성(I)은 그 반대다. 감각형(S)은 사실과 오감에 충실하지만 직관형(N)은 관념적이며 오감을 넘어선 의미를 추구한다. 사고형(T)은 객관적, 분석적인 반면 감정형(F)은 타인 입장을 고려하고 공감적이다. 판단형(J)은 체계적이지만 인식형(P)은 유연하다. 여기서 각각의 영어 단어의 앞자들 E/I, S/N, T/F, J/P의 조합에 따라 16개의 성격이 나온다. 즉, 4의 2제곱은 16인 것이다. 예를 들면, ESTP나 INTJ를 들 수 있다.     나는 최근에 한 MZ세대 직장 여성과 대화를 가질 기회가 있었다. 그녀는 자신의 MBTI 유형이 자신의 성격과 딱 맞는다고 말하며, 매우 만족스러워했다. 그녀의 유형은 바로 ESFP! 즉 외향적이고 현실적이며 감상적이고 즉흥적인 타입이다. 내가 노는 것을 좋아하는지 묻자, 그녀는 흔쾌히 “노는 것을 정말 좋아한다”고 답했다. 그리고 “계획 세우는 것을 싫어한다”고도 말했다. 꽤 젊은 나이에 이미 성형수술도 두 번이나 했고, 보톡스와 같은 성형시술 등도 이미 몇 년째 받고 있다고 했다. 그녀는 성형수술과 미용술은 자신을 가꾸는 하나의 도구이기 때문에 부끄럼 없이 솔직히 말할 수 있다고 더했다.     그런데 그녀는 자신의 외모를 가꾸는 데에 투자를 아끼지 않으면서도 온라인 데이트앱만큼은 이상한 사람을 만날 까봐 두려워서 이용을 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아마도 과거에 있었던 그녀의 연애 실패 경험과 연관이 있지 않나 싶다. 나는 참 친절하고 주관이 뚜렷했던 그녀와의 대화를 통해서 요즈음 젊은이들 사이에 MBTI가 무척 인기(!) 있음을 다시 한번 실감하게 되었다.     그 여성과의 대화를 통해서 알게 된 점이 또 있다. 바로 MBTI의 한계점이다. 비록 그녀가 계획을 세우기 싫어한다고 했지만, 직장에서 꽤 성공한 그녀이기에 계획적이고 체계적인 면이 있었고, 노는 것을 좋아한다고 하지만, 일할 때는 정말 열심히 전념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녀에게도 내면을 들여다보며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 목표를 세우고 단계적으로 분석하며 심각하게 반추하는 모습이 있는 것이다. 자신의 전문적인 직업에서 안정적인 위치를 차지하기까지 꾸준히 직업생활을 해왔으면, 진실로 성실했다는 증거가 아닌가. 만약에 놀기만 했고, 무계획적으로 생각 없이 살아왔다면, 지금의 그렇게 자신만만한 그녀는 없었으리라!     나는 누구나 MBTI 등을 이용해서 자신의 성격을 진단해보는 것은 좋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인간의 복잡다단한 성격을 특정 성격유형론에 비추어 판단해버리는 데에는 한계와 오류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나는 운동을 잘 못한다. 몸도 약하고, 학창 시절에 체육시간만 되면 스트레스를 왕창 받았었다. 그런데 MBTI 테스트 결과에서 내가 학자나 스포츠 분야, 또는 비즈니스 방면 등에서 뛰어날 거라는 식으로 나왔었다! 그래서 은퇴교수인 지금 나는 MBTI를 반신반의(!) 한다. (전 위스콘신대 교육학과 교수, 교육학 박사)       손원임손원임의 마주보기 반신반의 특정 성격유형론 자가진단 성격테스트 성격 유형론

2024-05-14

[손원임의 마주보기] 더 빅 파이브, OCEAN

성격은 개인의 고유한 심리적 체계의 표상화로서, 한 인간의 삶과 환경에 대한 인지적, 정서적, 행동적 패턴과 양상의 결합체다. 사람은 저마다 나름대로 독특한 성격을 타고 나며, 때에 따라서 성향, 특질, 특성, 인성 등으로 표현된다. 이러한 성격에는 다양한 종류가 있으며, 사람을 판단하는 매우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그래서 그 누구도 인격장애자나 성격이상자, 더 나아가 인격파탄자로 불리고 싶어하지 않는다.   그러면 우리의 성격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성격의 특성을 이해하고 분류하는 여러 가지 방법들이 있지만, 나는 ‘더 빅파이브’ 모델을 매우 유용하게 생각한다. 이 모델은 성격을 특정한 타입들로 세세하게 분류하기 보다는 그 유형을 크게 다섯 가지로 나눈다. 그 5가지 성격 특성(Big Five personality traits) 요소는 경험에 대한 개방성(openness), 성실성(conscientiousness), 외향성(extraversion), 친화성(agreeableness), 그리고 신경성(neuroticism)이다. 이 모델은 각 영어 단어의 첫 번째 알파벳 글자를 따서 ‘OCEAN’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 성격 유형은 심리학, 사회문화학, 경제학, 신경과학, 정신병학, 교육학 등 다방면에 적용되고, 지리적으로나 문화적으로 구애 없이 활용이 가능하다.     ‘더 빅파이브’ 각 요인의 정의를 간단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개방성은 보수주의에 반하여 고정관념을 타파하고, 상상력과 호기심이 많고, 모험적인 성향을 보인다. 게다가 문화생활을 즐기며 지적 호기심 또한 강하다. 성실성은 목표 지향적이며, 책임감이 높고, 심사숙고 해서 계획을 세우며, 꾸준히 노력하는 모습과 완벽성을 보인다. 외향성은 매우 사교적이며, 사회성과 활동성이 높을 뿐 아니라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 활력을 찾고 리더십을 보인다. 친화성은 호감성과 우호성이 높으며 타자에게 협조적이다. 또한 타인에 대한 배려와 이타심, 휴머니즘을 보인다. 신경성은 정서적 불안전성으로 걱정과 불안이 많고, 불쾌한 정서를 쉽게 느껴 스트레스가 높다. 게다가 자의식이 강하며 충동성과 분노와 함께 우울성과 민감성, 신경질적 성향을 드러낸다. 인간은 바로 이 다섯 가지 요인의 강도와 그 결합 정도에 따라 성격의 차이를 보이는 것이다.     하지만 이에는 유전과 환경의 상호작용이 계속적으로 영향을 미침은 물론이다. 그래서 나는 성격을 상황과 경우에 따라 다소 유동적인 개념으로 본다.   2024년 4월 서울의 한 5성급 호텔에서 머무르며 조식 뷔페에서 다양한 계란요리를 맛본 적이 있었다. 그때 ‘에그 스테이션’에서는 계란이라는 하나의 기본 재료를 갖고서 맛있는 여섯 가지의 요리, 즉 오믈렛, 스크램블 에그, 오버 이지/미디움/하드, 써니 사이드 업, 수란, 에그 베네딕트를 해주었다(그 옆에는 요일에 따라 새우를 얹은 계란찜이나 샥슈카도 미리 준비되어 있었다). 그 스테이션 앞에서 줄서 기다리는 사람들은 저마다 각자 원하는 계란요리를 다르게 주문했다. 그래서 올리브유를 원하거나 치즈나 양파 같은 재료를 넣고 빼는가에 따라서 이미 다양한 계란요리가 더 세부적으로 갈라졌다.     우리 인간의 성격도 마찬가지다. 사람은 신체, 즉 몸과 두뇌라는 기본 물질을 갖고 태어나나 환경과 유전의 상호작용에 따른 조합과 발현 양상에 따라 참 천차만별의 모습과 성격을 띤다. 그리고 그 수많은 다양성이 인간 세상을 재미와 흥미가 있게 만들며, 변화와 혁신을 거쳐서 진보하게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겠는가!     결론적으로 ‘더 빅파이브’의 구성 요소의 정도 차이에 따라 인간 성격에 크고 작게 차이가 생긴다. 그리고 여기서 그 어떤 성격 특성이 “제일 좋다 나쁘다”고 말할 수도 없다. 중요한 점은 자신이 갖고 태어난 성격을 받아들이되 장단점을 파악하고 개선시켜가며, 자신의 개성을 발휘하여 사회인으로서 바로 살도록 노력하는 데에 있다.     나는 ‘더 빅파이브’ 중에서 성실성이 높게 나왔다. 하지만 신경성과 친화성과 개방성의 요인도 갖고 있다. 그리고 나는 아주 부드러운 ‘오버 이지(over easy)’ 계란요리를 좋아한다. 그때 그 에그 스테이션의 셰프(chef)도 ‘오버 이지’를 “가장 좋아한다”고 했는데, 수많은 손님들의 까다로운 주문을 아주 잘 소화해 냈다. 아마도 성실하고 친화성 높은 사람들이 “오버 이지 스타일”을 좋아하는 것은 아닌가 싶다! (전 위스콘신대 교육학과 교수, 교육학 박사)   손원임손원임의 마주보기 파이브 ocean 성격 유형 성격 특성 정서적 불안전성

2024-04-30

[살며 생각하며] 소시지, 오이지. 단무지

A형, B형, O형, AB형 넷이서 밥을 먹고 있다. AB형이 갑자기 식당을 뛰쳐나간다. O형이 곧바로 따라 나간다. A형, 나 때문인가 하며 울기 시작한다. B형, 상관없이 계속 밥을 먹는다. 물론 진지하게 들을 필요 없는, 혈액형에 대한 우스갯소리다.     나온 김에 우스갯소리 하나 더. A형은 소시지, 소심하고 세밀하고 지X맞고(‘X’자는 상상에 맡김),  B형은 오이지, 오만하고 이기적이고 지X맞고, O형은 단무지, 단순하고 무식하고 지X맞고, 그리고 AB형은 지지지, 지X맞고, 지X맞고, 지X맞고라니, 물론 모든 혈액형의 문제점만 열거한 실없는 농담이니 마음에 둘 필요는 없다.     그런데 아무리 그래도, AB형들은 좀 억울할 거 같다. 지지지라니. 실제 AB형들은, 사실 호기심 많고 창의적이며, 관찰력도 뛰어나고 사교적인 사람이 많다고 한다. 소견이 뚜렷하여 자신 있는 분야는 정말 확실하게 잘 해내는 성격이라고 한다. 게다가 자기에게 의지하는 사람을 절대 버리지 못하고 끝까지 가는 의리파라고 하니, 진짜 좋은 혈액형인데 말이다.     소시지 A형도, 사실 싸우는 걸 싫어하고, 주위와의 조화와 화합을 중시하는 아주 좋은 사람들이라는 분석이 있다. 뭐든지 항상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배려심이 있는 타입이라고 한다. 상식과 룰을 중시하고, 책임감도 강한 아주 성실한 성격이라고 하니, A형들이 좀 더 많으면 세상에 평화가 올 것 같다!     ‘B형 남자친구’(2005)란 영화가 나올 정도로 비호감으로 여겨지는 오이지 B형, 바로 내 혈액형이닷! 내가 B형이라고 하면, 갑자기 남자 B형이 문제지, 여자 B형은 성격이 좋다며 나를 위로하는 사람들. 하지만 B형들은 사실 사교적이며 정직하고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라고 한다. (적극 동의함!) 적극적이고 추진력 강하고, 겁 없이 모험을 잘하는 스타일, 그리고 생각나면 바로 행동을 먼저 하는 액티브한 성격, 게다가 친구도 쉽게 사귄다는 B형을 왜 비호감이라고 하는지!     끝으로 단무지 O형들도, 사실은 적극적이고 정열적인 성격이다. 쾌활하고 너그러워서 사람들이 잘 따르며 설득력도 있다. 타고난 리더이자 외교관이어서, 자기 생각을 말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자신감 있게 대화를 나눌 수도 있지만, 말보다 행동으로 많은 사람을 도와준다. 낭만주의자이면서도 노력형 O형은, 지기 싫어하기 때문에, 일단 목표를 정하면 누가 뭐라든 해내고 마는 능력 있는 타입이라고 한다.     사실 혈액형은 단지 적혈구 표면에 A·B항원이 있는지, 혈액 속에 어떤 항체가 있는지에 의해 결정될 뿐, 혈액형과 성격의 과학적 인과관계는 어디서도 발견되지 않는다는 것을 거듭 말씀드리고 싶다. 미국 사람들은 혈액형 자체를 모르는 사람들이 대다수다. 그리고 성격은 혈액형 같은 기질로만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타고난 기질 플러스 부모의 양육 방식, 성장 환경에 따라서 얼마든지 변화할 수 있다.   요즘 많은 성격 테스트들이 존재한다. 백 퍼센트는 아니라도, 꽤 정확하다고 여겨지는 테스트들이 많이 있다. 나도 상담할 때, 아이와 부모의 MBTI 테스트를 활용한다. 부모가 아이를 이해하고 자신의 양육 스타일을 이해하는데, 아이가 부모를 이해하고 자신 성격의 장단점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모든 성격유형 이론은 이렇게 자신의 장점은 더 살리고 단점은 깨달아 보완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되어야 한다.     그런데, 잠깐, O형은 왜 뛰쳐나간 AB형을 즉시 따라 나갔을까? 다음 칼럼에 계속된다. 김선주 / NJ 케어플러스 심리치료사살며 생각하며 소시지 단무지 혈액형과 성격 소시지 a형 성격 테스트들

2024-02-28

[종교와 트렌드] MBTI와 창조주의 다양성

MBTI 테스트는 개인을 4가지 주요 차원인 외향(E) 또는 내향(I), 감각(S) 또는 직관(N), 생각(T) 또는 느낌(F), 판단(J) 또는 인식(P)에 따라 나눈다. 선호도에 따라 16가지 성격 유형 중 하나로 분류하는 성격 평가 도구다.     브릭스와 마이어스는 미국인 모녀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부족해진 노동시장에 여성들이 진출하게 되었고, 여기에 개개인의 성격을 확인하여 적합한 직종에 배정하기 위해 칼 융의 심리유형을 바탕으로 MBTI를 만들었다. MBTI는 100년이 다 되어가는 역사를 가지고 있다.   MBTI는 최근 MZ 세대를 중심으로 사람들의 유형을 판단하는 수단으로 쓰이고 있다. 그러나 MBTI 테스트가 널리 사용되고 인기를 얻었지만 장단점을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선 장점으로는 자기 인식 향상을 돕는다. MBTI 테스트는 개인에게 자신의 선호도, 강점 및 잠재적인 성장 영역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한다. 사람들이 타고난 성향을 이해하고 개인 및 직업 생활을 더 잘 탐색하도록 도울 수 있다. 그리고 타인에 대한 이해 향상을 도울 수 있다.     MBTI 검사는 성격 유형의 다양성을 강조하여 개인 간 더 나은 이해와 의사소통을 촉진할 수 있다. 서로 다른 관점에 대한 공감과 이해를 촉진하여 보다 효과적인 팀워크와 관계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MBTI 테스트는 선호하는 작업 환경, 의사 결정 스타일 및 관심 분야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할 수 있으므로 진로 개발 및 지도에 자주 사용된다. 직업 선택시 성격 특성 및 강점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리고 개인의 성장과 발전을 위한 출발점이 될 수 있다. 개인은 자신의 경향을 이해함으로써 취약한 영역을 개선하고 개인적 및 직업적 성공을 위해 자신의 강점을 활용할 수 있다.   물론 MBTI 테스트는 단점도 있다. MBTI 검사는 과학적 근거가 제한적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비평가들은 성격 특성을 측정하는 데 일관된 경험적 지원과 신뢰성이 부족하다고 주장한다. 엄격한 성격 유형으로의 테스트 분류는 사람들을 지나치게 단순화하고 제한적으로 판단하게 만든다.     MBTI 테스트는 예를들어 외향성 또는 내향성 등 각 차원의 이진 분류에 의존하며, 이는 인간 성격의 복잡성을 지나치게 단순화할 수 있다. 많은 심리학자들은 성격 특성이 스펙트럼에 존재하며 개별 유형으로 깔끔하게 분류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MBTI 테스트는 개인 성격의 뉘앙스를 포착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 질문은 해석의 대상이 될 수 있으며 잠재적인 편견과 부정확성을 초래할 수 있다. 또한, 테스트 결과는 시간 경과에 따른 성격 변화나 변이를 포착하지 못할 수 있다.     MBTI 테스트의 성격 유형을 사용하면 유형에만 기반한 개인에 대한 고정 관념이나 가정을 만들 수 있다. 이것은 사람들의 복잡성을 지나치게 단순화하고 오해나 오판으로 이어질 수 있다.   MBTI 테스트가 몇 가지 통찰력을 제공할 수 있지만 성격의 결정적인 척도로 간주하여서는 안 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인간은 성장하는 존재이다. 특히 120세를 살아갈 인간에게 시간을 거치면서 성격은 변한다. 그리고 상황 속이나 만나는 사람들 관계 속에서 자기의 페르소나는 바뀌게 마련이다. 혈액형 유형판단이나 MBTI은 인간을 창조한 창조주의 다양성을 무시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jay@jnbfoodconsulting.com 이종찬 / J&B 푸드 컨설팅 대표종교와 트렌드 창조주 다양성 개인 성격 성격 유형 테스트 분류

2023-07-03

[밀레니얼 트렌드 사전] MBTI

‘충격적인 MBTI 검사 결과’ ‘MBTI 유형별 딱 맞는 국내 여행지 추천’ 등 인터넷과 방송, SNS에선 MBTI라는 단어의 인기가 뜨겁다. 이게 도대체 뭐길래.   MBTI(Myers-Briggs Type Indicator)란 미국인 캐서린 쿡 브릭스와 그녀의 딸 이사벨 브릭스 마이어가 심리학자이자 분석심리학을 창시한 칼 융의 심리 유형론을 바탕으로 개발한 ‘성격 유형 검사’다.   인터넷 검색에서 찾아본 MBTI 성격 유형은 총 16가지로 나뉘는데, 검사 방법은 간단하다.     나의 평소 에너지 방향은 외향적인가(E)-내향적인가(I), 인식기능은 감각적인가(S)-직관적인가(N), 판단기능은 사고적인가(T)-감정적인가(F), 생활양식은 판단적인가(J)-인식적인가(P)를 고민해서 4개 지표 중 각 1개씩을 택하고 그 결과로 나온 알파벳을 순서대로 정리하면 된다. 예를 들어 외향적이고, 감각적이며, 감정적이고, 판단적인 사람은 ESFJ 유형이다. 이 유형의 성격은 사람에 대한 관심이 많고 친절하며 협동을 바탕으로 타인과 함께 성장해 나가는 스타일이다.   그런데 실제로 한국MBTI연구소에서 실시하는 검사 문항은 93개나 된다고 한다. 즉, 전문가의 정확한 설명과 해석 없이 재미로 알아본 단순한 결과로 누군가의 성격을 쉽게 ‘정의’하고 ‘선입견’을 갖는 건 위험하다는 얘기다.   경영저술가인 말콤 글래드웰의 책 『타인의 해석』 표지에는 이런 문구가 적혀 있다. 왜 우리는 모르는 사람을 안다고 착각해서 비극에 빠질까?     이는 나 자신을 향한 경고이기도 하다. 누군가를 알고 나 자신에 대해 이해하려면 좀 더 많은 정성과 관심이 필요하다. 서정민 / 중앙SUNDAY 문화선임기자밀레니얼 트렌드 사전 성격 유형 심리 유형론 이사벨 브릭스

2022-12-19

[밀레니얼 트렌드 사전] MBTI

‘가수 제시카도 했다…충격적인 MBTI 검사 결과’ ‘MBTI 유형별 딱 맞는 국내 여행지 추천’ 등 최근 인터넷과 방송, SNS에선 MBTI라는 단어의 인기가 뜨겁다. 이게 도대체 뭐길래.     MBTI(Myers-Briggs Type Indicator)란 미국인 캐서린 쿡 브릭스와 그녀의 딸 이사벨 브릭스 마이어가 심리학자이자 분석심리학을 창시한 칼 융의 심리 유형론을 바탕으로 개발한 ‘성격 유형 검사’다.   인터넷 검색에서 찾아본 MBTI 성격 유형은 총 16가지로 나뉘는데, 검사 방법은 간단하다. 나의 평소 에너지 방향은 외향적인가(E)-내향적인가(I), 인식기능은 감각적인가(S)-직관적인가(N), 판단기능은 사고적인가(T)-감정적인가(F), 생활양식은 판단적인가(J)-인식적인가(P)를 고민해서 4개 지표 중 각 1개씩을 택하고 그 결과로 나온 알파벳을 순서대로 정리하면 된다.   예를 들어 외향적이고, 감각적이며, 감정적이고, 판단적인 사람은 ESFJ 유형이다. 이 유형의 성격은 사람에 대한 관심이 많고 친절하며 협동을 바탕으로 타인과 함께 성장해 나가는 스타일이다.   그런데 실제로 한국MBTI연구소에서 실시하는 검사 문항은 93개나 된다고 한다. 즉, 전문가의 정확한 설명과 해석 없이 재미로 알아본 단순한 결과로 누군가의 성격을 쉽게 ‘정의’하고 ‘선입견’을 갖는 건 위험하다는 얘기다.   경영저술가인 말콤 글래드웰의 책 ‘타인의 해석’ 표지에는 이런 문구가 적혀 있다. 왜 우리는 모르는 사람을 안다고 착각해서 비극에 빠질까? 이는 나 자신을 향한 경고이기도 하다. 누군가를 알고 나 자신에 대해 이해하려면 좀 더 많은 정성과 관심이 필요하다.  서정민 / 중앙SUNDAY 문화선임기자밀레니얼 트렌드 사전 성격 유형 심리 유형론 이사벨 브릭스

2022-10-31

[기자의 눈] 당신의 MBTI는 무엇입니까

 요즘 첫 만남에 “고향이 어디세요”보단 “MBTI가 뭐예요”라는 질문이 인기가 많다. MBTI는 성격 유형을 16가지로 분류해 설명해주는 심리검사로, 특히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를 통칭하는 MZ세대에서 주목받고 있다.     성격이 외향적이면 ‘E’, 내향적이면 ‘I’으로 나뉘고 인식의 기능에 따라 감각 ‘S’ , 직관 ‘N’으로 나뉜다. 판단 기능은 사고 ‘T’, 감정 ‘F’로 나뉘며 생활양식은 판단 ‘J’, 인식 ‘P’로 나뉘게 된다. 각각 2가지로 나뉜 4종류의 분류 기준에 따라 ‘INTJ’, ‘ESFJ’ 등 16가지 성격 유형을 완성한다.     요즘 온라인에는 MBTI에 따른 상황별 특징, 반응, 행동 심지어 궁합까지 다양한 정보들이 나돌면서 이를 신뢰하고 좋아하는 젊은 세대들이 많다.     MBTI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복잡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타인을 보다 명확하고 쉽게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바쁜 현대사회에서 직접 경험하지 않고 상대를 파악할 수 있다는 점은 관계 형성에 있어 상당한 이점이라 여겨진다.       사회적으로 MBTI에 대한 신뢰와 인기가 커지면서 첫 만남 자리에서 꺼내는 자연스러운 질문이 되었고, 심지어 일부 기업은 신입사원 채용 시 검사 결과를 요구하기까지 이른다.     하지만 자로 재듯 타인의 성격을 단숨에 파악하는 MBTI는 사실 심리학계에서는 그리 환영받지 못한다. 마이어스-브릭스 유형 지표(Myers-Briggs Type Indicator)의 약자인 MBTI는 세계 2차 대전 중인 1940년대에 캐서린 쿡 브릭스와 이사벨 브릭스 마이어스 모녀가 객관적 데이터가 아닌 내적 추론을 통해 탄생시킨 이론이다.     처음 등장한 지 80년도 더 된 낡은 이론일 뿐더러,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바탕으로 한 지극히 주관적인 결과라는 것이다. 또 MBTI가 인간을 지나치게 단순화시키려는 시도라는 지적도 있다. 학술지 ‘한국 스켑틱’에서 노스캐롤라이나 대학교 채플힐 의과대학 박진영 연구원은 “MBTI 검사에서 사용하는 설문 문항이 지나치게 단순해 중간을 허용하지 않고 A이거나 B라는 식으로 성격을 양분한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MBTI를 애용하는 젊은이 중에 그것의 정확성에 대해 주목하는 이는 별로 없다. 그저 미지의 타인을 재빨리 훑어볼 수 있다는 매력에 그늘져 과학적 객관성 따윈 쉽게 묻혀버린다.     어떤 이들은 MBTI를 알고 나서 연애 상대를 찾는 게 더 수월해졌다고 말한다. 안 맞는 사람과 만나 씨름할 시간을 아껴주고 불필요한 감정소비를 줄여준다는 것이다.     “이해하기 위해서”라는 MBTI는 사실 타인을 이해하기 원치 않는 사람들에게 환영받는 아이러니를 빚고 있다. ‘이해’란 관계에 적용했을 때 사전적 정의는 “남의 사정을 잘 헤아려 너그러이 받아들임”이다.     다른 색을 가진 둘이 만나 서로를 받아들여 조화로운 색을 보이기까지 이 과정에서 곡절이 있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불편한 부분은 가볍게 건너뛰고 좋은 것만 취사선택하려는 태도는 ‘이해’와 거리가 있어 보인다. ‘이해’하고 싶다는 그 이면에 사실 상처받기 싫고 손해 보기 싫은 ‘이기심’이 자리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관계를 깊어지게 하는 건 성격에 대한 올바른 정의와 분류가 아니라 ‘이해와 관용’이다. 우리는 상대에 대해 알 때가 아니라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받아들여 삶에 녹일 때 더 깊어지는 관계를 발견한다.     ‘조화로움’이란 같은 것이 아닌 꼭 다른 것들이 묶였을 때만 볼 수 있는 것이다. 수많은 다름이 가득한 세상 속에서 조화로움을 원하는 우리에게 알파벳 8글자는 결코 지름길이 되지 않는다. 돌아가는 에움길 같은 이해와 관용만이 결국 서로를 아는 최고의 지름길이다. 장수아 / 사회부 기자기자의 눈 브릭스 유형 성격 유형 이사벨 브릭스

2021-12-20

[열린 광장] 인품과 상품

 병동 직원들과 성격(性格, personality)에 대해 토론을 벌인다. 성격에 대한 정의를 내리기가 어렵다. 결국, ‘한 사람의 특징적인 생각, 감정, 그리고 행동’을 일컫는 것이라는 짧은 결론을 내린다.   성격은 기분, 생각이나 태도로 남들에게 전달되기 마련이다. 그렇다. 성격은 대인관계에서 일어나는 인생사다. 나는 “Personality is everything”하며 힘주어 덧붙인다. 당신과 나의 모든 대인관계에서 사실 ‘성격이 전부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간이 종사하는 정치, 사회, 경제, 종교, 연예 등등 제반 분야에 걸쳐 똑같은 이론이 적용된다.   영어의 ‘personality(성격)’에 비해 한자어로 인격(人格)이라는 말이 따로 있는데 사전은 ‘사람으로서의 품격’이라 풀이한다. 인품이라는 비슷한 말도 있다.   품격(品格)을 생각한다. 물건 品, 격식 格. 어떤 사람이 품격이 있어 보인다고 당신이 말하는 순간에 문자 그대로 그가 물건 취급을 당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품(人品)을 직역하면 ‘사람 물건’이라는 뜻인 것을.   품격은 사전에 ①물건의 좋고 나쁨의 정도 ②품위(品位), 기품(氣品)이라 나와 있다. 온통 물건(品)자 투성이! 品은 입이 셋이 모여 이루어진 회의문자로서 많은 사람이 와글와글 떠들어대면서 물건의 좋고 나쁨을 판정하는 모습이라 한다. 품격이 높은 상품을 고품격이라고 지칭한다. 그런 경우에 물론 가격이 높아진다.   상품성(商品性)이 농후한 品자를 빼고 格만 쓰는 수도 많다. 격이 높다, 낮다 하는 식으로. ‘나무 木’에 ‘각자 各’이 합쳐진 ‘격식 格’으로 시작하는 격상(格上), 격하(格下), 격조(格調) 같은 말들이다.     어원학을 다 떠나서 ‘personality’를 ‘사람다움’이라 옮길까 한다.(‘-al’로 끝나는 형용사는 ‘-같은, -다운’이라는 뜻) 성격, 인격처럼 ‘격식 格’의 뉘앙스가 전혀 없는 단어다.     格은 동양 특유의 수직적 사고방식이 철철 넘치는 낱말이다. 가격, 물건값의 높고 낮음과 다르지 않다. 중력 때문에 사과가 나무에서 툭, 떨어지듯 격도 그렇게 떨어진다. 우리는 항상 위아래가 관건이다.   ‘찬물도 위아래가 있다’는 속담은 어떤가. 찬물도 격이 높은 윗사람이 먼저 마신다는 생활습관이다. 그렇다면, 혀를 데기 쉬운 뜨거운 물도 윗사람이 먼저 마시겠다고?  서량 / 시인·정신과 의사열린 광장 인품 상품 성격 personality 성격 인격 가격 물건값

2021-10-22

[잠망경] 격(格)

병동 직원들과 성격(性格, personality)에 대하여 토론을 벌인다. 성격에 대한 정의를 내리기가 어렵다. 결국, ‘한 사람의 특징적인 생각, 감정, 그리고 행동’을 일컫는 것이라는 짧은 결론을 내린다.   성격은 기분, 생각이나 태도로 남들에게 전달되기 마련이다. 그렇다. 성격은 대인관계에서 일어나는 인생사다. 나는 “Personality is everything!” 하며 힘주어 덧붙인다. 당신과 나의 모든 대인관계에서 사실 ‘성격이 전부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간이 종사하는 정치, 사회, 경제, 종교, 연예 등등 제반 분야에 걸쳐 똑같은 이론이 적용된다.   영어의 ‘personality, 성격’에 비하여 한자어로 인격(人格)이라는 말이 따로 있는데 사전은 ‘사람으로서의 품격’이라 풀이한다. 인품이라는 비슷한 말도 있다.   품격(品格)을 생각한다. 물건 品, 격식 格. 어떤 사람이 품격이 있어 보인다고 당신이 말하는 순간에 문자 그대로 그가 물건 취급을 당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품(人品)을 직역하면 ‘사람 물건’이라는 뜻인 것을.   품격은 사전에 ①물건의 좋고 나쁨의 정도②품위(品位), 기품(氣品)이라 나와 있다. 온통 물건 品자 투성이! 品은 입이 셋이 모여 이루어진 회의문자로서 많은 사람이 와글와글 떠들어대면서 물건의 좋고 나쁨을 판정하는 모습이라 한다. 품격이 높은 상품을 고품격이라고 지칭한다. 그런 경우에 물론 가격(價格)이 높아지지.   상품성(商品性)이 농후한 品자를 빼고 格만 쓰는 수도 많다. 격이 높다, 낮다 하는 식으로. ‘나무 木’에 ‘각자 各’이 합쳐진 ‘격식 格’으로 시작하는 격상(格上), 격하(格下), 격조(格調) 같은 말들. 그리고 우리가 흔히 ‘체크무늬’라 부르는 반듯한 네모들이 나란히 이루는 격자(格子) 무늬!   ‘격자판’을 뜻하는 영어로 ‘grid’라는 단어를 근래에 자주 듣는다. 당신은 옛날 화학 시간에 배운 멘델레예프의 원소 주기율표를 기억할 것이다. 그 주기율표처럼 보이는 엑셀 첨부파일의 질서정연한 네모 칸에 갇힌 자신의 이름을 직장에서 하루가 멀다 하고 확인하는 당신이 아니기를 바란다.   범죄영화에서 사이코패스가 이름, 생년월일, ‘Social Security Number’ 등등을 삭제해서 수사당국의 격자판에서 사라졌을 때, “He is off the grid.”라고 강력계 형사는 뇌까린다. 온라인 해킹을 당하기 쉬운 요즘 세상에 그 사이코패스는 무사태평하다.   그만큼 우리는 조지 오웰의 문제소설 ‘1984년’에서 예견한 대로 ‘Big Brother’의 격자판을 벗어나고 싶어 안달이 나는 것이다. 내가 알고 기억하는 나보다 ‘Big Brother’의 기록이 더 틀림이 없다는 생각이 재미있다. 자신에 대하여 궁금한 점이 있으면 당장에라도구글 검색을 해보라. 정답이 나올 것이다.   어원학을 다 떠나서 ‘personality’를 ‘사람다움’이라 옮길까 한다. (‘-al’로 끝나는 형용사는 ‘-같은, -다운’이라는 뜻.) 성격, 인격처럼 ‘격식 格’의 뉘앙스가 전혀 없는 단어다. 格은 동양 특유의 수직적 사고방식이 철철 넘치는 낱말이다. 가격, 물건값의 높고 낮음과 다르지 않다. 중력 때문에 사과가 나무에서 툭, 떨어지듯 격도 그렇게 떨어진다. 우리는 항상 위아래가 관건이다.   ‘찬물도 위아래가 있다’는 속담은 어떤가. 찬물도 격이 높은 윗사람이 먼저 마신다는 생활습관이다. 그렇다면, 혀를 데기 쉬운 뜨거운 물도 윗사람이 먼저 마시겠다고? 서량 / 시인·정신과 의사

2021-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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