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원임의 마주보기] 더 빅 파이브, OCEAN
그러면 우리의 성격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성격의 특성을 이해하고 분류하는 여러 가지 방법들이 있지만, 나는 ‘더 빅파이브’ 모델을 매우 유용하게 생각한다. 이 모델은 성격을 특정한 타입들로 세세하게 분류하기 보다는 그 유형을 크게 다섯 가지로 나눈다. 그 5가지 성격 특성(Big Five personality traits) 요소는 경험에 대한 개방성(openness), 성실성(conscientiousness), 외향성(extraversion), 친화성(agreeableness), 그리고 신경성(neuroticism)이다. 이 모델은 각 영어 단어의 첫 번째 알파벳 글자를 따서 ‘OCEAN’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 성격 유형은 심리학, 사회문화학, 경제학, 신경과학, 정신병학, 교육학 등 다방면에 적용되고, 지리적으로나 문화적으로 구애 없이 활용이 가능하다.
‘더 빅파이브’ 각 요인의 정의를 간단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개방성은 보수주의에 반하여 고정관념을 타파하고, 상상력과 호기심이 많고, 모험적인 성향을 보인다. 게다가 문화생활을 즐기며 지적 호기심 또한 강하다. 성실성은 목표 지향적이며, 책임감이 높고, 심사숙고 해서 계획을 세우며, 꾸준히 노력하는 모습과 완벽성을 보인다. 외향성은 매우 사교적이며, 사회성과 활동성이 높을 뿐 아니라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 활력을 찾고 리더십을 보인다. 친화성은 호감성과 우호성이 높으며 타자에게 협조적이다. 또한 타인에 대한 배려와 이타심, 휴머니즘을 보인다. 신경성은 정서적 불안전성으로 걱정과 불안이 많고, 불쾌한 정서를 쉽게 느껴 스트레스가 높다. 게다가 자의식이 강하며 충동성과 분노와 함께 우울성과 민감성, 신경질적 성향을 드러낸다. 인간은 바로 이 다섯 가지 요인의 강도와 그 결합 정도에 따라 성격의 차이를 보이는 것이다.
하지만 이에는 유전과 환경의 상호작용이 계속적으로 영향을 미침은 물론이다. 그래서 나는 성격을 상황과 경우에 따라 다소 유동적인 개념으로 본다.
2024년 4월 서울의 한 5성급 호텔에서 머무르며 조식 뷔페에서 다양한 계란요리를 맛본 적이 있었다. 그때 ‘에그 스테이션’에서는 계란이라는 하나의 기본 재료를 갖고서 맛있는 여섯 가지의 요리, 즉 오믈렛, 스크램블 에그, 오버 이지/미디움/하드, 써니 사이드 업, 수란, 에그 베네딕트를 해주었다(그 옆에는 요일에 따라 새우를 얹은 계란찜이나 샥슈카도 미리 준비되어 있었다). 그 스테이션 앞에서 줄서 기다리는 사람들은 저마다 각자 원하는 계란요리를 다르게 주문했다. 그래서 올리브유를 원하거나 치즈나 양파 같은 재료를 넣고 빼는가에 따라서 이미 다양한 계란요리가 더 세부적으로 갈라졌다.
우리 인간의 성격도 마찬가지다. 사람은 신체, 즉 몸과 두뇌라는 기본 물질을 갖고 태어나나 환경과 유전의 상호작용에 따른 조합과 발현 양상에 따라 참 천차만별의 모습과 성격을 띤다. 그리고 그 수많은 다양성이 인간 세상을 재미와 흥미가 있게 만들며, 변화와 혁신을 거쳐서 진보하게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겠는가!
결론적으로 ‘더 빅파이브’의 구성 요소의 정도 차이에 따라 인간 성격에 크고 작게 차이가 생긴다. 그리고 여기서 그 어떤 성격 특성이 “제일 좋다 나쁘다”고 말할 수도 없다. 중요한 점은 자신이 갖고 태어난 성격을 받아들이되 장단점을 파악하고 개선시켜가며, 자신의 개성을 발휘하여 사회인으로서 바로 살도록 노력하는 데에 있다.
나는 ‘더 빅파이브’ 중에서 성실성이 높게 나왔다. 하지만 신경성과 친화성과 개방성의 요인도 갖고 있다. 그리고 나는 아주 부드러운 ‘오버 이지(over easy)’ 계란요리를 좋아한다. 그때 그 에그 스테이션의 셰프(chef)도 ‘오버 이지’를 “가장 좋아한다”고 했는데, 수많은 손님들의 까다로운 주문을 아주 잘 소화해 냈다. 아마도 성실하고 친화성 높은 사람들이 “오버 이지 스타일”을 좋아하는 것은 아닌가 싶다! (전 위스콘신대 교육학과 교수, 교육학 박사)
손원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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