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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스 성폭행범 악행, 노숙자 문제로 비화

메리 클레인(55)은 3000보를 더 걷고 싶었다. 베니스 지역의 오랜 거주자이자 조각가인 그녀는 밤 10시30분 산책을 나섰다. 늦은 밤이었지만 일일 목표 걸음인 1만보를 채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녀는 베니스 운하 인근 스트롱 드라이브 도로변에 주차한 후 걷기 시작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등 뒤에서 누군가 다가오고 있음을 느꼈다 싶은 순간, 그녀는 눈 앞이 깜깜해지면서 의식을 잃었다.   그로부터 약 한 시간 후, 인근 몇백 피트 떨어진 곳에서도 또 다른 여성이 공격당했다. 클레인과 이 여성은 모두 성폭행을 당했다. 사건은 동일범의 소행이었다. 경찰은 사건 발생 며칠 후 용의자 앤서니 프란시스코 존스(29)를 샌디에이고에서 체포했다.   그날 밤의 연쇄 성폭행 사건은 지역사회에 큰 충격을 줬다. 수백만 달러짜리 주택들이 운하를 따라 자리 잡은 이 관광지는 밤에도 혼자 걷기 안전한 곳이라고 여겨져 왔기 때문이다.     경찰의 수사결과 용의자가 노숙자였음이 드러나면서 베니스 커뮤니티 내 노숙자 문제에 대한 오랜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   LA타임스가 검토한 법원 문서에는 4월6일 밤의 충격적인 세부 사항이 담겨 있다. 스트롱 드라이브 선상 한 가정집의 감시 비디오에는 클레인이 성폭행을 당한 장면이 고스란히 담겼다. 괴한이 의식을 잃은 클레인을 주택 게이트 뒤로 끌고 가는 모습이 잡혔다. 용의자는 밝은 색 재킷, 나이키 신발, 폴로 셔츠 차림이다. 그곳에서 용의자는 의식을 잃은 클레인을 약 7분 동안 성폭행했다. 공격 후 그는 바지춤을 올린 뒤 현장을 떠나기 전 클레인을 발로 차기까지 했다.   LA타임스의 보도 원칙은 성폭행 피해자의 신원을 공개하지 않는다. 하지만 클레인은 본인의 이야기를 공유하는 데 동의했다.     검찰에 따르면 존스의 폭행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몇 분 뒤, 용의자는 클레인이 누워 있는 곳으로 다시 돌아오는 모습이 포착됐다. 그는 잠시 그녀를 지켜보다 다시 사라졌다.   그 후 20분간 클레인은 필사적으로 몸을 일으키려 노력했지만 폭행 충격에 스스로 일어설 수 없었다. 그 사이 용의자는 다시 현장으로 돌아와 그녀의 머리를 ‘전력을 다해’ 걷어찼다. 그리고는 그녀의 머리에 두 발로 서서 밟은 뒤 현장을 떠났다. 용의자의 폭행으로 클레인의 앞니 세 개가 부러졌다. 또 그녀의 안면뼈에는 금속판과 나사가 박혀 있다. 그녀는 뇌속에 여전히 출혈이 남아있어 혈액 희석제를 복용하고 있다. 또 폭행 후유증으로 손에 감각을 잃었고 시도때도 없이 발작을 겪고 있다.   성폭행 이튿날, 현장 인근 주민들은 피 웅덩이와 이어버드, 립밤, 안경을 비롯해 깨진 위스키병을 발견했다. 경찰은 현장에서 피해 신고가 없었기 때문에 주민들에게 그 물건들을 버리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후 LAPD가 인근에서 신고를 받았음이 드러났다. 클레인이 성폭행을 당한 지 한 시간 후, 경찰은 ‘피투성이에 의식이 없는 여성을 발견했다’는 신고를 받고 베니스 운하 인근으로 출동했다.     LAPD는 주택 게이트 앞에서 또 다른 피해여성 새라 앨든(53)을 발견했다. 당시 그녀는 지면에 엎드린 채 의식을 잃은 상태로 힘겹게 호흡하고 있었다. 그녀의 머리는 피투성이였고, 셔츠는 찢어져 있었으며 바지는 발목까지 내려가 있었다. 120피트 떨어진 곳에서는 다량의 피가 발견됐다.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매튜 버넷 LA카운티 검사는 “현장 혈흔 분석 결과 용의자는 인근에서 앨든을 폭행한 뒤 현장까지 끌고 갔음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다량의 혈흔이 발견된 곳에서 앨든의 휴대폰을 발견했다. 피습당한 앨든은 한 달 넘게 혼수 상태에 있다가 지난 5월24일 결국 사망했다.     매사추세츠 출신의 보석 디자이너였던 앨든은 LA에 1년간 머물 계획이었다.   앨든 성폭행 사건을 수사하던 경찰은 이틀 만에 클레인 성폭행 사건과 동일범임을 확인했다.   경찰은 클레인을 공격하던 독특한 옷을 입은 용의자를 추적하기 위해 인근 CCTV에 담긴 수십 시간 분량의 영상을 분석했다. 운하 인근에서 바하 칸티나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더렐 프레스톤은 업소 CCTV에 같은 옷차림의 남성이 여성들에 수차례 접근하는 장면이 담긴 것을 발견했다.   프레스턴은 이 남자가 다른 레스토랑에서 신분증을 제시했던 것을 알아냈고 경찰에 신고했다. 사건 발생 5일 후인 4월11일 존스가 체포될 수 있었던 배경이다.   존스는 성폭행, 살인, 살인미수, 훼손, 고문 및 강제 성폭행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현재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존스는 2016년 오클라호마 시티에서 음주운전 및 개방된 용기 소지 혐의로 체포됐고 라스베이거스에서도 무단 침입 혐의로 붙잡힌 전력이 있다. 하지만 폭력 전과 기록은 없었다.   LAPD 한 관계자는 “폭력적인 과거가 없는 사람이 그런 극악무도한 범죄를 저질렀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존스의 변호사 다나 트라이프먼은 사건에 대해 언급을 거부했다.     클레인에게 공격 당시 상황은 여전히 안갯속처럼 뿌옇다. 그녀는 폭행당한 기억이 없고, 그저 깨어났을 때의 기억만 있다. 그녀는 피습당한 지 이틀 후에 신고했다. 의사들은 그녀에게 외상성 뇌 손상이 있다고 했다.   시간이 지나 상처가 아물기 시작하면서 그녀는 오히려 좌절감을 느꼈다. 그녀는 이번 사건이 아무도 다루고 싶지 않은 문제, 즉 베니스 지역 노숙자들의 정신 건강과 약물 문제를 상징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용의자 존스가 베니스 지역 텐트촌에 거주했는지 정신 건강 문제가 있는지 여부는 불확실하다. 수사당국은 그가 그날 밤에 베니스 운하로 온 이유를 알지 못한다.   2021년 LAPD와 아웃리치 직원들은 베니스 홈리스 텐트촌에서 200명을 내보냈다. 그들은 아파트나 셸터로 사용되는 호텔로 이주됐다. 하지만 베니스 주민회의 회장인 브라이언 애버릴에 따르면 3년이 지난 지금도 노숙자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2022년 LA시정부 조사에 따르면 베니스 지역 노숙자는 1000명에 달한다. 2년전에 비해 50%로 감소한 수치다.     하지만 노숙자들의 임시 셸터를 둘러싼 주민들의 불만은 고조되고 있다. 시정부가 운영하는 ‘브리지 홈’ 인근 범죄는 통제불능 상태다. 2020년 2월 문을 연 뒤 9개월간 폭력 범죄는 88% 폭증했다.   홈리스 거주 아파트로 건설되고 있는 ‘베니스 델 프로젝트’도 논란이 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베니스 불러바드 선상에 위치한 시 소유 부지에 140개의 아파트 단지를 건설해, 노숙 경험이 있는 사람들에게 교육 및 취업 서비스를 지원할 예정이다.   많은 주민들은 이 프로젝트에 반대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 개발자인 베키 데니슨은 “이번 사건으로 정신 질환을 가진 노숙자들에 대한 두려움이 퍼지고 있다”면서 “이러한 두려움은 대체로 근거가 없다. 베니스 델 건물에는 4명의 관리자가 24시간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폭행 피해자 클레인은 여러 논란에도 불구하고 당국에서 홈리스들을 돕길 바란다. 그녀는 “노숙자들을 버리거나 무시하기 보다 도와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심각한 정신 질환 위기 상황을 우리가 무시하고 있기 때문에 범죄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클레인은 노숙자들의 정신 질환 문제들에 대한 해결책이 나올 때까지 페퍼 스프레이를 휴대할 계획이다. 그리고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개를 입양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그리고 그녀는 본인에게 벌어진 비극이 자신의 삶을 바꾸게 두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여전히 운하를 산책한다.   “제가 당한 일은 언제든지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습니다. 두려움 속에서 산다면, 그건 삶이 아니죠.”   ━       원문은 LA타임스 6월18일자 ‘2 women are brutally attacked on Venice Canals, forcing debate on crime, homelessness’ 제목의 기사입니다. 노아 골든버그 기자성폭행 노숙자 노숙자 문제 베니스 운하 베니스 지역

2024-06-19

베니스 운하 무차별 폭행 피해 여성, 결국 뇌사 판정

지난달 베니스 운하 근처에서 잔인하게 공격받아 한달 간 혼수상태에 빠져 있었던 여성이 끝내 뇌사 판정을 받았다.   LA카운티 검찰에 따르면 4월6일 밤 10시30분부터 11시30분 사이에 혼자서 산책 중이던 두 여성이 잇따라 심하게 구타당하고 성폭행을 당했다. 첫 번째 피해 여성은 스트롱스 드라이브 2700번지에서 혼자 산책하고 있는데 뒤에서 몰래 다가간 남성에게 딱딱한 물체로 머리를 맞고 기절했다. 첫 번째 피해자가 뇌사 판정을 받은 여성이며 매사추세츠주에서 LA를 방문 중이었으며, 그날 밤 근처 에어비앤비에서 머물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녀의 신원은 공개되지 않았다. 베니스 거주자인 두 번째 피해 여성도 유사한 방식으로 셔먼 운하 근처에서 잔인하게 구타당했다.   최근 그녀를 위해 개설된 고펀드미 페이지에 게시된 메시지에 따르면, 그녀는 병원에서 퇴원했지만 완전히 회복될 때까지 일을 할 수 없는 상태이다. 모금 운동은 그녀의 치료를 위해 거의 10만 달러를 모았다. 검찰은 베니스 운하 주변 상점과 주택의 감시카메라 영상들을 제보 받아 사건 발생 5일 만에 용의자 앤서니 프란시스코 존스(29)를 샌디에이고에서 체포했다. 검찰은 존스를 강간, 고문 및 살인미수 등 여러 혐의로 기소했다.   피해자 1명이 뇌사 판정을 받음에 따라 검찰은 존스에게 살인 혐의 추가를 검토 중이다.  LA 한인 캘리포니아 로스엔젤레스 베니스 무차별 베니스 운하 뇌사 판정 지난달 베니스

2024-05-22

대규모 폐수 방출로 바다 오염돼 LA 해변 2곳 폐쇄

대규모 미처리 하수 유입으로 바다가 오염되면서 LA 카운티의 해변 2곳이 폐쇄됐다. LA 카운티 보건국은 9일 약 14,400갤런의 미처리 하수가 바다로 방출돼 지역내 해변 2곳에 사람들의 출입을 금지시켰다. 폐쇄된 해변은 베니스 비치(발로나 크릭에서 북쪽으로 1마일까지)와 독와일러 주립 비치(발로나 크릭에서 남쪽으로 1마일까지) 2곳이다. 이 곳에서 바다에 들어가는 사람들, 특히 어린이, 노약자 또는 면역력이 약한 사람들은 특히 위험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미처리 하수 방출은 지난 8일에 시작되어 9일 오후 12시 9분에 종료됐다. 이로 인해 약 14,400갤런의 하수가 발로나 크릭으로 유입됐다. 보건국은 오늘(10일)부터 수질 샘플에 대한 검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샘플 테스트에서 박테리아 수치가 LA 카운티 보건국이 정해놓은 기준을 충족할 때까지 해변 폐쇄는 계속해서 이어지게 된다. 이번 주말에 LA 카운티 해변을 방문하는 경우 젖은 모래나 물과의 접촉을 피하는 것이 좋다. 또 수영, 서핑, 물놀이를 자제해야 한다. 지도와 해변 폐쇄 및 경고에 대한 최신 정보는 LA 카운티 보건국 웹사이트에서 확인하거나 카운티 핫라인 1-800-525-5662번으로 문의하면 된다. 해변 긴급 상황이나 문제를 신고하려면 LA 카운티 운영자에게 626-430-5360번으로 전화하거나 근무 시간 외에는 213-974-1234번으로 전화하면 된다.  LA 한인 캘리포니아 로스엔젤레스 해변 폐쇄 베니스 비치 미처리 하수

2024-05-10

타운 곳곳 중독재활센터…한인 피해신고 쇄도

“벌레와 악취, 소음으로 도저히 살기 힘들어요. 시정부가 빨리 해결해주세요.”     마약과 알코올 중독자 재활을 위한 집단 수용 시설에 대한 한인 독자들의 피해 제보가 이어지고 있다.     본지는 지난달 후버 애비뉴와 피코 불러바드 인근의 사설 재활센터에서 마리화나 흡연, 고성방가, 총격 사건 등으로 피해를 입은 한인 아파트와 이웃 주민들의 실상을 보도한 바 있다. 〈본지 4월 8일자 A-3면, 4월 25일자 A-3면〉     한인타운 서남쪽인 크렌셔 불러바드와 베니스 불러바드 인근에 주택을 소유한 찰스 김씨는 2베드룸 크기의 옆집에서 나오는 악취와 쓰레기, 주차장 노숙과 고성 방가 등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제보해왔다.     김씨의 주택은 2개의 유닛으로 나뉘어 세입자들이 거주하고 있으며 비교적 조용한 주택가로 알려져 왔다. 하지만 최근 남쪽에 입주한 재활 비영리단체 탓에 입주자들의 불만이 폭주하고 있다고 전했다.     해당 주택은 현재 ‘하우스 오브 호프(House of Hope)’라는 단체가 운영하고 있으며 많게는 40여 명이 붐비며 생활하고 있다. 당연히 넘치는 음식물과 생활 쓰레기가 집앞 주차장에 쌓여있기 일쑤이고 파리와 바퀴벌레들이 들끓기 시작했다.     보다 못한 김씨는 시청 관계 부서에 쓰레기 정리와 해당 시설을 관리하고 있는 단체 측에 항의했지만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김씨는 “빌딩안전부서에 연락해 해결을 요구했지만 답장이 없었고 지난 주에 온라인으로 시청에 서면으로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고 해서 주변 도움으로 신청을 마쳤다”고 전했다.     인근 주민들은 “마약과 알코올 재활을 돕는 시설과 주거지와 공존해야 한다면 최소한의 위생은 지켜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푸념하고 있다.       관내에서 4~5개의 유사한 시설을 운영하고 있는 하우스 오브 호프는 LA시와 카운티에서 정식 인가를 받아 활동하고 있으며 자체 웹사이트가 있지만 현재 일반의 접근이 차단된 상태다.     옐프 사이트에 소개된 해당 시설의 사진과 댓글은 처참한 관리 사태를 여실히 보여준다. 관리가 이뤄지지 않아 입소자들은 ‘최악의 악몽’이라고 묘사했으며, 입소자들이 들여온 가재도구와 침구 등은 퇴소 이후에 그대로 쓰레기로 남아 쌓여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 이용자들은 “왜 아직도 시정부가 관리 능력을 상실한 이 시설을 닫지 않고 내버려 두는지 알 수가 없다”고 언급했다. 동시에 이들은 어떻게 이런 작은 공간에 40여명이 넘는 사람들이 수용될 수 있는지,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안전, 위생, 범죄 등의 문제는 어떻게 책임질지 확인해야 한다고 적기도 했다.     시청 측은 주요 비영리단체들이 운영하는 보호소, 재활센터 등에 적잖은 지원금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단체들이 관리하는 시설들이 사람이 살 것이라고 믿기 힘든 위생 상태가 됐다면 누구의 책임인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인성 기자 ichoi@koreadaily.com베니스 중독자 알코올 중독자 악취 소음 쓰레기 주차장

2024-05-01

베니스 운하서 여성 둘 기절시켜 성폭행한 남성 무죄 주장

이달 초 베니스 운하 근처에서 두 여성을 공격하고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한 남성이 여러 건의 중범죄 혐의로 기소됐다. 조지 개스콘 LA 카운티 검사장은 앤서니 프란시스코 존스(29세)를 성폭행, 살인미수 등 혐의로 기소했다고 15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혐의대로 유죄 판결을 받으면 존스는 종신형을 받게 된다. 15일 기자 회견에서 개스콘 검사장은 존스의 범행은 자신이 본 것 중 “가장 잔인한 공격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존스는 혐의에 대해 무죄를 주장했다.   그의 보석금은 처음에 3백만 달러 이상으로 책정되었지만 검찰은 그 금액이 너무 낮다고 생각했다. 판사는 이에 동의하여 보석 없이 구금할 것을 명령했다. LA경찰국(LAPD)에 따르면 첫 번째 범행은 4월 6일 오후 10시 30분쯤 스트롱스 드라이브의 2700 블록에서 발생했다. 존스는 한 여성 뒤로 몰래 다가가 '딱딱한 물건'으로 때려 기절시켰다. 개스콘은 "여성이 의식을 되찾았을 때 얼굴에서 피를 흘리고 있었고 휴대폰이 없어진 것을 발견했다. 치아가 빠져 있었고, 목에 멍이 들고 부어 있었으며 안면 골절이 있었다"고 말했다. 피해자는 고펀드미 페이지에서 메리 클라인으로 확인되었다. 그녀는 병원에서 퇴원했지만 안면 골절이 8군데나 되어 여러 차례의 수술이 필요한 상태다. 첫 번째 범행이 발생한 지 약 한 시간 후, 존스는 셔먼 운하 근처를 걷던 다른 여성에게 비슷한 방법으로 공격한 것으로 밝혀졌다. 두 번째 피해자는 여전히 혼수 상태로 병원에 입원해 있다. 경찰은 두 여성 모두 성폭행을 당했다고 밝혔다. 존스는 11일 밤 샌디에이고에서 체포되었으며, 4월 6일 밤에 발생한 공격 이후 도주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경찰은 밝혔다. LA경찰국은 "업주들과 지역 주민들이 용의자를 식별하는 데 도움이 되는 보안 영상을 제공해줘서 매우 큰 도움이 되었다"고 베니스 커뮤니티에 감사를 표시했다.    성폭행 베니스 베니스 운하 남성 무죄 베니스 커뮤니티

2024-04-16

[음악으로 읽는 세상] 베니스에서의 죽음

1971년에 나온 비스콘티 감독의 ‘베니스에서의 죽음’은 독일의 문호 토마스 만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다. 작곡가 구스타프는 베니스의 리도 섬으로 여행을 갔다가 그곳에서 마치 그리스 조각처럼 완벽한 아름다움을 지닌 소년을 보고 한순간에 매료되고 만다. 평생 아폴로적인 절제와 금욕을 최고의 덕목으로 알고 살았던 예술가가 디오니소스적인 욕망에 속수무책으로 내몰린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섬에 전염병이 찾아와 소년의 가족이 섬을 떠난다는 소식을 듣는다. 다시는 소년을 볼 수 없다는 절망에 휩싸인 구스타프는 이발사를 찾아가 흰머리를 검은색으로 물들이고, 얼굴에 하얗게 분칠을 한다. 입술에는 빨간 연지도 바른다. 늙은 얼굴을 가린 채 소년의 주변을 맴돈다.   영화의 주제음악은 구스타프 말러의 교향곡 제5번의 4악장 아다지에토다. 처연하고 비극적인 느낌의 이 느린 악장은 집요하게 죽음을 이야기한다. 이 악장에서 말러는 오로지 현악기만 사용했는데, 그 소리가 그렇게 비장하고 처연할 수가 없다. 인간 존재의 실존적 의미, 젊음의 소멸과 죽음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멀리서 검은 구름이 밀려오듯 현악기의 처연한 음색이 점점 소리의 강도를 높여 간다. 그 장면에서 남자는 죽음을 맞는다. 그의 얼굴에서 땀이 흘러내린다. 머리와 눈썹, 얼굴과 입술을 물들인 염색약과 화장품이 땀으로 범벅된다. 그 추한 모습은 되돌릴 수 없는 젊음을 화장으로 감추려 했던 남자의 소망이 얼마나 부질없는 짓인가를 처절하게 보여준다.   소년의 모습이 점점 멀어지는 동안 구스타프의 삶도 서서히 꺼져 간다. 갑자기 현기증이 밀려온다. 멀리 사라져 가는 소년을 따라가려고 자리에서 일어나는 순간, 구스타프는 그 자리에 쓰러지고 만다. 소년과의 이별이 곧 육신의 죽음이자 정신의 죽음이 된 것이다. 진회숙 / 음악평론가음악으로 읽는 세상 베니스 죽음 소멸과 죽음 구스타프 말러 작곡가 구스타프

2024-04-01

[삶의 뜨락에서] 뭐든지 물어보세요 -베니스, 크로아티아, 몬테네그로, 슬로베니아 여행기 (5·끝)

코로나바이러스 바로 직전 두바이-아부다비를 여행했다. 현지 가이드는 우리를 전통적인 두바이 가정으로 데리고 갔다. 고유 의상을 입은 젊은 여인은 미국인들에게 “뭐든지 물어보세요” 했다. 그녀는 많은 미국인이 아랍인들을 오해하고 있는 것 같으니 이 기회에 조금이나마 해소했으면 하는 것 같았다. 뭐든지 질문하라고 해서 아무거나 물을 수는 없었을 것이다. 왕족에 대한 비판은 허용되지 않고, 테러리즘도 조심해야 할 것이다.     나는 “지금 당신이 입고 있는 옷은 종교와 관련이 있느냐”고 물었다. 그녀는 “그렇지 않다. 고유 의상이다. 워낙 볕이 따가워 얼굴을 보호하기 위해서이다”고 대답했다. “UAE는 현재도 일부다처제가 허용되느냐” “옛날이야기다. 당신은 과거를 말하고 있다. 요즘은 절대다수가 한 남편, 한 아내를 가지고 있다. 여기선 데이트하기가 어려워 일단 결혼부터 하는 경우가 많아 이혼율이 높다.”   이번 여행 중 두 번 현지 가정, 농장에 초대받았다. 크로아티아에서 400년 된 가족농장에서 재배한 채소, 직접 기른 돼지, 닭고기를 먹었고, 손수 빚은 와인을 마셨다. 주인은 전통악기를 연주하고, 아들, 딸이 춤을 추었다. 슬로베니아에서도 현지 유명 식당에 초대되었다. 그들은 전통 아코디언을 연주하며 나이든 댄서가 관광객들과 어울려 한바탕 춤을 추었다.     내가 이용하는 미국 여행사는 어느 나라를 가든지 현지인과의 문화교류를 추진하고 있다. 오바마 시절, 쿠바는 잠깐 미국 여행자를 받아들였다. 여행 목적은 교육 및 문화교류, 그렇지 않으면 입국비자를 받을 수 없다. 하바나에서 현지 아티스트를 만나고 커뮤니티 센터를 방문했다. 루마니아, 베트남에서는 잘 사는 가정을 방문했는데 그들은 아메리칸이 찾은 것을 무척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것 같았다. 남미의 에콰도르, 페루에서는 현지 와이너리, 흙담집을 찾아 고유 음식을 같이 했다.     나는 에세이를 쓰기 때문에 여행을 ‘심각하게’ 하는 편이다. 출발 전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읽고 질문을 준비한다. 여행 중 나처럼 질문을 많이 하는 사람은 드물다. 대부분 미국인은 책을 읽고 오지 않고 묻지도 않는다. 그저 아름다운 경관을 구경하고, 맛있는 음식 즐기고 와인을 마신다. 젊은 배낭족들은 캐슬 꼭대기까지 올라가고, 험한 트레일을 완주하며 싼 호텔에 머무른다. 골목 뮤지엄을 찾고, 현지인과도 쉽게 어울린다. 발칸 반도에는 인구 수백만의 작은 나라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다. 수 세기 동안 종교분쟁을 겪었고 크고 작은 전쟁에 휩쓸렸다.     여행을 떠나가 전 ‘나를 기다리는 사람이 있을까’ ‘돌아왔다고 반가워할 이가 있을까’ 생각했다. 또 언제 어디로 떠날지 모르겠다. 내 이야기를 들어준 독자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 최복림 / 시인오피니언 크로아티아 몬테네그로 슬로베니아 여행기 베니스 크로아티아 고유 의상

2023-04-12

[삶의 뜨락에서] 헤어진 사연들 -베니스, 크로아티아, 몬테네그로, 슬로베니아 여행기 (4)

크로아티아의 수도, 자그리브, 인구 380만 명 중 100만 명이 모여 사는 대도시이다. 언덕 위에 구도시, 밑에 신도시가 있는데 정부기관, 오래된 교회는 올드타운에 있다. 의사당 앞에서는 배달원들이 모여 구호를 외치며 데모를 하고 있었다. 그날부터 발효되는 새 법이 자전거 배달원들의 생계를 위협한다는 주장이었다.     여기서 왼쪽으로 한 블록 거리에 아주 재미있는 작은 박물관이 있다. Museum of Broken Relationships. 이 나라 현대 미술 박물관보다 방문객이 많은 자그리브의 명소다. 좁은 2층 박물관은 여행자들로 붐비었는데 젊은이들이 대부분이었다. 이 뮤지엄을 설립한 사람은 올린카라는 여자와 드라론이라는 남자, 이들은 비즈니스 파트너이면서 애인 사이였는데 오래 동거하다가 헤어지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미워하지 않고 지금도 친구 사이로 지내고 있다고 한다. 이들은 세계 각국 사람들의 이혼 및 결별 사연을 모아 전시하자는데 의견을 모으고 2010년 이 박물관을 만들었는데 대박이 터졌다. 입장료는 비수기에 일 인당 5.5유로, 여행 성수기에는 이보다 비쌀 것으로 보인다.     처음에는 미국인들의 이야기가 많았다가 소문이 나면서 각국에서 글이 답지하고 박물관 측은 수시로 사연을 바꾸어 전시하고 있다. 여기 실린 글 몇 개를 소개한다. “죽지 않는 사랑은 없다. 사랑은 결국 죽는다.” “여린 마음으로 헤어져라. Leave with a tender heart.” “고통스러운 순간일수록 감미롭게 대하라. Take the bitter with Sweet.” “모든 사랑은 외국 여행 중 생긴다. All love affairs happen in foreign cities.”   독일 남자가 아내와 이별하게 된 사연, “아내는 매일 거울 앞의 자기 모습을 들여다보고 있었습니다. 어떤 때는 거울 앞에서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기도 했지요. 아내는 그 후 애 둘을 나에게 맡기고 파티에 가곤 했습니다. 이것이 이혼 사유가 되었습니다.” 캐나다 부부의 결별 사연, “우리는 4년간 사랑의 고통과 기쁨을 반복적으로 경험했습니다. 어느 해 여름, 그는 두 개울이 바다로 합친 향상이 그려진 나무 지팡이를 나에게 보여주었습니다. 전 아내가 준 것이었는데 지금 아내는 재수 없다며 헤어지자고 했습니다.” 프랑스 남자가 보내온 이야기, “여자 친구와 9년간 사랑하면서 살아왔습니다. 그녀는 싫증이 났는지 짜증을 내기 시작했고 우리는 헤어졌습니다. 나는 작은 섬으로 가 아무도 찾지 못하게 동굴 속에서 살기로 했습니다.”   크로아티아의 부부 3분의 1은 살다가 헤어진다고 한다. 박물관 측은 사람들이 남의 이야기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행복한 부부 관계나 연인 사이를 유지하기를 원한다고 말한다.     슬로베니아 수도, 유비아나의 메인 스퀘어에 이 나라의 국보적 시인, 프래스랜의 동상이 우뚝 서 있다. 그는 이 나라가 오스트리아 -헝가리 지배를 받고 있을 시대에도 모국어로 주옥같은 시를 썼다. 30대 변호사-시인인 그는 15살 소녀와 사랑에 빠졌다고 한다. 동상에서 멀지 않은 빌딩에 소녀의 초상화가 있다. 그의 사랑은 로맨스로 발전하지 않았다고 한다. 소녀는 좋은 집안의 딸이고, 그는 서민 출신이었다. 그들의 사랑은 이루어지지 못했기에 더욱 아름다웠을 것이다. 모든 사랑은 끝나게 되어 있다. 최복림 / 시인삶의 뜨락에서 크로아티아 몬테네그로 슬로베니아 여행기 베니스 크로아티아 결별 사연

2023-04-05

[삶의 뜨락에서] 바다의 풍금 소리 -베니스, 크로아티아, 몬테네그로, 슬로베니아 여행기 (3)

‘물은 자연의 원동력이다(Water is the driving force of nature).’ -레오나르도 다 빈치   크로아티아는 경치가 아름다운 나라라는 말을 수없이 들었다. 사진이나 그림엽서에 나오는 아름다운 자연을 보기 위해 세계 각국 관광객이 모여든다. 한국인들도 많이 와 코로나 전에는 특별 전세기까지 운항했다고 한다. 호텔에서 서울에서 온 단체 관광객들을 여러 번 만났다. 자그레브의 낙서 벽에는 ‘삼척 박 씨, 며느리 파이팅’이라는 글이 있었다. 미국이나 유럽 투어 그룹은 대부분 은퇴자인데 한국 단체들은 젊게 보이는 부인들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크로아티아 오타피아 노점상에서 트럼풀이라는 비싸지 않은 약재를 샀는데 상인은 “싸다. 비싸다” 하는 것이 한국 관광객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라고 해 웃었다.     이번에 방문한 발칸 세 나라를 아름답게 한 것은 높은 산과 내해 깊숙이 들어 온 바닷물이다. 대부분의 관광은 베니스에서 크로아티아로 들어가 버스를 타고 해안을 도는 일정이다. 나는 눈을 즐겁게 하는 여행보다 역사와 문화, 사람 사는 이야기를 발굴하는데 관심이 많은 편인데 이번에는 자연에 매료되었다. 그중에서도 몬테네그로(Montenegro-검은 산)의 경관은 잊을 수 없다. 수천 피트 높은 산이 사방을 둘러싸고 있고 바닷물은 깊은 만까지 들어와 있었다.   사람들은 카페에 앉아 커피나 와인을 마시며 연신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연안에는 홍합 양식장이 많았다. 이 도시에서는 고양이가 큰 대접을 받고 고양이 박물관이 있다. 거리를 배회하는 고양이, 공원 벤치에서 낮잠 자는 고양이도 많다. 유럽이 흑사병으로 인구의 3분의 1이 죽어 갔을 때 아름다운 이 도시는 피해가 작았다. 고양이들이 병균을 옮기는 쥐를 잡아먹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크로아티아의 스프릿, 드보로닛 항에는 넓은 보도가 있고, 사람들은 야외 테이블에 앉아 와인이나 맥주를 마신다. 먹고 마시고, 담배 피우고, 한때 티토 유고슬라비아 사회주의에 익숙한 그들이지만 낙천적으로 보였다. 이 나라 사람들은 키가 크고 체격이 건장하다. 아이들이 아주 예쁘고 젊은 여자들은 날씬하다. 그러나 애를 몇 낳고 나이가 들면 몸집이 커져 귀여운 느낌은 없다. 남자 평균 신장은 180cm가 된다고 한다.     크로아티아의 자달(Zadar)이라는 항구에서 ‘바다의 풍금 소리(Sea Organ)’를 들었다. 아이디어가 매우 시적이다. 바닷물이 닿는 보도에 금, 은, 동으로 만든 가느다란 파이프를 심었다. 파도와 접촉하는 순간 오르간 소리가 생기고 이 소리는 작은 구멍(Holes)을 통해 전달된다. 멀리서는 은은하게 들리지만 가까이 다가가면 제법 큰 풍금 소리가 된다. 크로아티아의 컬카(Krka ) 국립공원은 작으나 이색적이다. 산 중턱 곳곳에서 물이 쏟아져 온 계곡이 수백 개의 폭포가 된다. 1.2마일밖에 안 되는 나무 트레일이 있는데 걸을 만 했다.   슬로베니아는 유럽에서 두 번째 꼽히는 ‘푸른 나라(Green Country)’에 속한다. 인구 200만의 소국이지만 사람도 자연만큼 아름답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 세 나라는 관광이 주 산업이고 호텔이 현대식이면서도 비싼 것 같지 않고 물가도 합리적이었다. 특히 사람들이 좋았다. 최복림 / 시인삶의 뜨락에서 크로아티아 몬테네그로 베니스 크로아티아 슬로베니아 여행기 풍금 소리

2023-03-29

[삶의 뜨락에서] 베니스의 상인 -베니스, 크로아티아, 몬테네그로, 슬로베니아 여행기 (2)

베니스에서 베니스의 상인을 만났다. 운하 주변 거리에는 인파가 넘쳤다. 뉴욕, 파리, 런던, 홍콩에서 볼 수 있는 북적대는 대도시 사람의 물결이었다. 군중 틈에 경찰이 2개 조로 따라 다니고 있었다. 소매치기가 많은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나는 관찰자의 눈으로 노점상과 고객들, 쏟아져 나오는 군중을 살펴보았다. 다른 나라 어디에선가에서 온 듯한 젊은이들이 많았다. 처음 들린 곳은 피자 가게. 아랍계로 보이는 청년이 기웃거리는 사람을 끌어들였다. 거리의 노점상은 대부분 외국인이 주인이었다. 1층 상가의 선물 가게, 베이커리, 패스트푸드가게는 소수민족이 운영하는 것으로 보였다. 고급 옷가게, 화장품, 보석 가게는 현지 이탈리아 사람들이 주인인 것 같았다. 물건값도 모르고, 짐이 무거워서도 사지 않았다. 호텔 근처 식당에서 저녁 먹고, 빵 몇 개 산 것이 전부였다. 베니스에서 진짜 베니스 상인은 만나지 못했다.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희곡, ‘베니스의 상인’은 400년 전 작품이지만 아직도 회자 되고 있다. 16세기의 베니스는 막강한 도시국가로 크로아티아, 슬로베니아 등 인근 발칸반도 여러 지역을 지배하고 있었다. 베니스는 이탈리아의 북쪽에 있다. 아드리아 해를 건너거나 육로도 쉽게 당도할 수 있다.     지중해의 대표적 무역항이었던 베니스에는 유대인 상인들이 많았다. 안토니오는 예쁜 여자에게 청혼하기 위해 돈이 필요했다. 그는 평소에 거래하던 유대인 고리 대금업자, 샬롯에게 돈을 빌려 달라고 부탁했다. 샬롯은 무이자로 빌려주되, 제때 상환하지 못할 경우 살점 한 파운드를 떼어가는데 서명하라고 요구했고, 돈이 급한 안토니오는 이에 동의했다. 무역상 안토니오는 항구에 묶인 화물이 풀리지 않아 상환할 수 없었고 재판에 회부되었다. 안토니오의 변호인은 “우리가 서명한 것은 오직 살점만 잘라가도록 허락한 것이다. 피를 흘리지 않고 떼어 가라.”   유대인들은 이 희곡이 유대인들을 탐욕적으로 묘사한 반유대주의 작품이라고 들고 나왔다. 셰익스피어는 이에 “이것은 코믹한 희곡이다. 반유대 감정과 무관하다”고 말했다.     4~5년 전 발칸반도의 불가리아, 세르비아, 루마니아를 돌아본 이후 이번에 크로아티아, 몬테네그로, 슬로베니아를 여행했다. 불가리아에서 투어 가이드로부터 들은 이야기, “나치 명령으로 유대인을 잡아 버스에 태워 가던 중 수용소에 도착하기 전 독가스로 죽였습니다.” 세르비아의 노비 사드에서 들었다. “몹시 추운 겨울, 유대인들을 강으로 데리고 가 발가벗기고 물에 뛰어들도록 했어요. 안 들어가면 쏴 죽였고, 들어간 사람은 얼어 죽었습니다.”   이번 여행에서는 이런 잔인한 이야기는 듣지 않았다. 크로아티아 수도, 자그리브에서 주차장을 보았다. 원래 시나고그였는데 유대인을 싫어하는 사람이 불을 질러 쓰러졌다고 한다. 스프릿, 두드리닉에는 유대인 집단촌이 있었고 지금도 100명 정도 살고 있다고 한다.     셰익스피어 희곡은 반유대 작품으로 단정할 수 없으나 당시 유럽에 팽배했던 분위기를 반영한 것은 사실이었을 것이다. 최복림 / 시인삶의 뜨락에서 베니스 크로아티아 크로아티아 슬로베니아 크로아티아 몬테네그로 진짜 베니스

2023-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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