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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헌수의 활력의 샘물] 백인남자의 나라

그렇다, 미국은 백인 남자들의 나라다. 대학에서 유아교육학을 가르쳤던 아내가 학생들 때문에 힘들어한 적이 있었다. 이때 어떤 유색인종 교수가 이런 말을 했단다. “교수라고 학생들에게 함부로 하다간 큰일 납니다. 학생들에게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다 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백인 남자’ 교수밖에 없어요.” 아내는 시간이 지나고 보니 그의 말이 옳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오바마 때문에 우리가 잠시 잊고 있었는지 모르지만, 미국은 ‘백인 남자’의 나라다. ‘백인 남성’인 바이든에 이어 또 다시 백인 남자인 트럼프가 미국의 대통령이 되었다.   시카고나 뉴욕 같은 대도시에는 여러 인종의 사람들이 모여 산다. 하지만 조금만 대도시를 벗어나 보라. 위스콘신 주만 가더라도 목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모두 백인들이다. 시골로 갈수록 다양한 인종을 보기가 더 어려워진다.   미국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많은 언론에서도 이번 미국 대선을 박빙이라고 했다. 또한 FOX를 제외한 미국의 거의 모든 신문과 방송은 민주당과 해리스를 지지했다. 그러고는 예상이 빗나간 원인을 또 다시 ‘샤이 트럼프(Shy Trump)’로 돌렸다. 창피해서 공개적으로 트럼프를 지지하지는 못하지만 마음 속으로 그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많았다는 것이다.     이번 대선에서 한국 언론에 유독 많이 등장했던 또 다른 말이 있었다. ‘히든 해리스(Hidden Harris)’다. 숨겨진 해리스의 지지자들이라는 것이다. ‘히든 해리스’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공화당의 엄격한 백인 가정에서 자라난 백인 여성들 중 트럼프가 싫어서 해리스를 지지하지만 가부장적인 아버지나 주위 사람들의 눈이 두려워 숨어서 해리스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믿었다. 하지만 미국에 조금만 살아본 사람이라면 ‘히든 해리스’ 같은 것은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며 고개를 갸웃했을 것이다.   ‘샤이 트럼프’라는 말도 2016년 대선 이후 생겨났다. 여론조사와 크게 달랐던 트럼프의 승리를 설명하려다 보니 생겨난 것이다. 하지만 미국의 많은 정치 분석가들은 그들이 더 이상 ‘Shy’ 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아니, 처음부터 ‘샤이 트럼프’는 존재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단지 ‘트럭 운전기사’나 ‘시골에서 농사짓는 백인들’은 여론조사를 하는 전화 자체를 받지 않는 사람들이라는 주장이다. 이런 사람들이 여론조사에 응답하지 않으니 여론조사 결과와 실제 투표 사이에 커다란 차이가 생겼다는 것이다.   벌어지지 않은 일을 예상하는 것은 항상 어렵다. 반면에 결과가 나온 후 해석하기는 쉽다.     이제 결과가 나왔으니 쉬운 일을 해보자. 트럼프는 왜 승리했을까? 역시 문제는 ‘경제’였다. 바이든 재임 동안 이자율과 물가는 상승했고, 경제 상황은 좋지 않았다. 사람들은 변화를 원했고, 그래서 바이든 행정부의 부통령이었던 해리스를 선택하면 변화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또한 지난 바이든 재임 기간 동안 불법으로 미국에 입국한 사람들이 트럼프 재임 시보다 세 배가량 증가한 것에 대해, 오히려 미국에 이미 정착한 이민자들이 불안해했다는 해석도 있다. 이미 정착한 이민자들이 새로운 사람들로 인해 자신들의 일자리와 생계가 위태로워질 것을 우려해 트럼프를 지지했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트럼프를 공개 지지했던 일론 머스크 덕에 테슬라의 주가는 연일 치솟고 있다. 트럼프 2기가 끝난 4년 후 테슬라 주가가 참으로 궁금하다.  (변호사, 공인회계사)     손헌수손헌수의 활력의 샘물 백인남자 나라 트럼프 재임 히든 해리스 백인 남자들

2024-11-14

[손헌수의 활력의 샘물] 백인남자의 나라

그렇다, 미국은 백인 남자들의 나라다. 대학에서 유아교육학을 가르쳤던 아내가 학생들 때문에 힘들어한 적이 있었다. 이때 어떤 유색인종 교수가 이런 말을 했단다. “교수라고 학생들에게 함부로 하다간 큰일 납니다. 학생들에게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다 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백인 남자’ 교수밖에 없어요.” 아내는 시간이 지나고 보니 그의 말이 옳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오바마 때문에 우리가 잠시 잊고 있었는지 모르지만, 미국은 ‘백인 남자’의 나라다. ‘백인 남성’인 바이든에 이어 또 다시 백인 남자인 트럼프가 미국의 대통령이 되었다.   시카고나 뉴욕 같은 대도시에는 여러 인종의 사람들이 모여 산다. 하지만 조금만 대도시를 벗어나 보라. 위스콘신 주만 가더라도 목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모두 백인들이다. 시골로 갈수록 다양한 인종을 보기가 더 어려워진다.   미국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많은 언론에서도 이번 미국 대선을 박빙이라고 했다. 또한 FOX를 제외한 미국의 거의 모든 신문과 방송은 민주당과 해리스를 지지했다. 그러고는 예상이 빗나간 원인을 또 다시 ‘샤이 트럼프(Shy Trump)’로 돌렸다. 창피해서 공개적으로 트럼프를 지지하지는 못하지만 마음 속으로 그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많았다는 것이다.     이번 대선에서 한국 언론에 유독 많이 등장했던 또 다른 말이 있었다. ‘히든 해리스(Hidden Harris)’다. 숨겨진 해리스의 지지자들이라는 것이다. ‘히든 해리스’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공화당의 엄격한 백인 가정에서 자라난 백인 여성들 중 트럼프가 싫어서 해리스를 지지하지만 가부장적인 아버지나 주위 사람들의 눈이 두려워 숨어서 해리스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믿었다. 하지만 미국에 조금만 살아본 사람이라면 ‘히든 해리스’ 같은 것은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며 고개를 갸웃했을 것이다.   ‘샤이 트럼프’라는 말도 2016년 대선 이후 생겨났다. 여론조사와 크게 달랐던 트럼프의 승리를 설명하려다 보니 생겨난 것이다. 하지만 미국의 많은 정치 분석가들은 그들이 더 이상 ‘Shy’ 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아니, 처음부터 ‘샤이 트럼프’는 존재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단지 ‘트럭 운전기사’나 ‘시골에서 농사짓는 백인들’은 여론조사를 하는 전화 자체를 받지 않는 사람들이라는 주장이다. 이런 사람들이 여론조사에 응답하지 않으니 여론조사 결과와 실제 투표 사이에 커다란 차이가 생겼다는 것이다.   벌어지지 않은 일을 예상하는 것은 항상 어렵다. 반면에 결과가 나온 후 해석하기는 쉽다.     이제 결과가 나왔으니 쉬운 일을 해보자. 트럼프는 왜 승리했을까? 역시 문제는 ‘경제’였다. 바이든 재임 동안 이자율과 물가는 상승했고, 경제 상황은 좋지 않았다. 사람들은 변화를 원했고, 그래서 바이든 행정부의 부통령이었던 해리스를 선택하면 변화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또한 지난 바이든 재임 기간 동안 불법으로 미국에 입국한 사람들이 트럼프 재임 시보다 세 배가량 증가한 것에 대해, 오히려 미국에 이미 정착한 이민자들이 불안해했다는 해석도 있다. 이미 정착한 이민자들이 새로운 사람들로 인해 자신들의 일자리와 생계가 위태로워질 것을 우려해 트럼프를 지지했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트럼프를 공개 지지했던 일론 머스크 덕에 테슬라의 주가는 연일 치솟고 있다. 트럼프 2기가 끝난 4년 후 테슬라 주가가 참으로 궁금하다. (변호사, 공인회계사)     신호철손헌수의 활력의 샘물 백인남자 나라 트럼프 재임 히든 해리스 백인 남자들

2024-11-14

해리스 조지아 승리 열쇠는 '히스패닉·아시아계 유권자'

전통적 백인-흑인 '30-30' 승리 공식 퇴색 소수계 2세 유권자 비중 상승, 변수 생겨   2020년 대선에서 22년 만에 민주당 후보가 조지아주에서 승리했지만, 올해도 가능할까. 조지아에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승패는 히스패닉과 아시아계 유권자들에 달려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애틀랜타 저널(AJC)은 버나드 프라가 에모리대 정치학 교수의 견해를 인용해 “라티노와 아시아계 인구의 작은 변화와 흑인 유권자에 대한 민주당 지지율의 작은 변화가 승패를 가를 것”이라고 보도했다.   민주당은 조지아에서 오랫동안 ‘30-30 규칙’을 이어왔다. 조지아 선거에서 이기려면 백인 유권자의 30%가 민주당을 지지하고, 흑인이 총투표율의 30%를 차지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 공식은 '흑인 유권자는 거의 모두 민주당에 투표한다'는 것을 전제한다.   그러나 이 공식이 정확하지는 않다. 지난 몇 차례의 대선과 총선에서 민주당이 승리한 경우에도 흑인 유권자의 투표율은 전체의 30%에 미치지 못했고, 백인 유권자의 지지율이 30%가 되지 않았다. 정치 분석가들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조지아에 다른 인종 인구가 유입되면서 백인 유권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줄어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2008년 대선에 참여했던 히스패닉과 아시아계 유권자들의 비율이 약 2%였다면, 2020년에는 5%로 높아졌다. AJC는 “이러한 투표 점유율 증가의 일부는 미국에서 태어난 이민자의 자녀가 투표할 수 있는 연령에 도달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히스패닉계와 아시안 이민 가정에서 자란 2세 유권자들이 투표에 참여하면서 민주당이 이전처럼 백인과 흑인 유권자를 많이 필요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찰스 불록 조지아대 정치학 교수는 자신의 저서를 통해 “지난 4년간 민주당이 승리한 선거에서 흑인 유권자들의 투표율은 30%가 아닌 27%에 머물렀다”고 설명했다. 2020년 대선에 참여한 유권자 중 27%가 흑인이었으며, 백인 유권자의 29%가 조 바이든 후보를 지지했다. 두 그룹에서 공식처럼 “30-30은 얻지 못했지만" 약 1만2000표라는 근소한 차이로 바이든이 승리할 수 있었다.   퓨 리서치센터는 히스패닉과 아시아계 유권자들이 민주당에 기울어있지만, 흑인 유권자만큼 민주당에 ‘충성심’을 보이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흑인 유권자의 80% 이상이 민주당에 동조하는 반면, 두 유권자 그룹의 약 60%만이 동조한다. 그렇지만 백인 유권자들보다는 수치가 높다.   공화당 선거진영이 특히 히스패닉 유권자들의 표를 집중적으로 공략하기 때문에 히스패닉 인구 증가가 민주당에 얼마나 긍정적일지는 아직 불확실하다는 분석도 나왔다. 불록 교수는 “히스패닉 유권자들은 민주당에 대한 장기적인 헌신이 없다”며 “백인 유권자의 비중이 감소함에 따라 공화당은 히스패닉계 표를 얻기 위해 점점 더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조지아 인구 증가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릭 덴트 민주당 전략가는 “소수계 인구가 증가하면 장기적으로 민주당에 유리하고, 결국 흑인 유권자를 넘어설 것”이라고 분석했다. 윤지아 기자히스패닉계 조지아 백인 유권자들 조지아 대선 아시아계 유권자들

2024-08-12

[이 아침에] 부케 캐년 산불

부케 캐년에서 성가대 세미나를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작은 언덕에서 커브를 도는 순간 도로 옆 비탈로 굴러 뒤집힌 차 한 대가 보였다. 중년의 백인 남성 혼자서 끙끙대며 덩치 큰 운전자를 꺼내려 했지만, 운전자는 의식을 잃은 듯 미동도 하지 않았다.     이 사고로 차 옆의 풀밭에는 불이 붙었다. 손으로 비벼도 바삭하고 부서질 정도로 마른 풀밭이었다. 화씨 100도가 넘는 불볕더위에 건조한 날씨였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병물 서너 개면 너끈히 끌 수 있을 정도의 작은 불이었다.     운전하던 장로님은 얼른 갓길에 차를 주차했고 우린 급히 그쪽으로 뛰어갔다. 이곳의 급박한 상황을 알아챘는지 뒤차로 따라오던 일행 가운데 남자 몇 분도 달려왔다. 그 백인 남성은 친구를 차에서 꺼내 안전한 곳으로 옮겨 달라고 부탁했다.   사람들이 팔과 다리를 붙잡고 들자, 머리가 땅에 질질 끌릴 것만 같았다. 얼른 달려가서 운전자의 머리를 받쳐 들고 같이 걸었다. 사람 머리가 그렇게 무거운 것인지 처음 알았다.     이 차선 도로 한쪽에서 불이 나니 도로는 금세 일 차선으로 좁아졌다.  차가 밀리자, 어르신 몇 분이 나서서 옛날에 많이 듣던 “오라이(all right), 오라이(all right)”를 외치며 교통정리를 하기 시작했다. 다른 운전자들과 “오라이”, “노”, “오케이” 등의 간단한 말과 수신호만으로 소통하면서 트래픽 문제를 해결했다.   준법정신이 투철해서 그랬을까 교통 상황은 제법 원활해졌다. “오라이”는 본토인 미국에서도 통했다. 역시 세계 공통어다.   잠시 후 노란색 안전 조끼를 입고 온 동네 분들이 스톱 사인 판까지 들고 와서 교통정리를 맡았다. 우리보고 도와줘서 고맙다고 하면서 어디서 왔냐고 물었다. 밸리에 사는 코리안이라고, 코리안에 힘을 주며 알려줬다.  이때 나는 한국인인 것이 오지게 자랑스러웠다.   그동안 갓길에 누워있던 운전자의 입술이 하얗게 바짝 말라가는 모습이 보였다. 물 묻힌 수건으로 그의 입술을 축여줬다. 그리고 이마와 머리에 붙어 있던 자잘한 돌들도 조심히 물로 씻겨 내리고 피를 닦아 주었다. 선홍색의 피는 따뜻했고 약간 끈적였다.     불붙은 마른 들판은 바람이 없는데도 무섭게 빠른 속도로 타들어 갔다. 달리 손쓸 방법이 없어 불길이 언덕 위로 올라가는 것을 바라만 볼 수밖에 없었다. 누군가가 “무섭네”라고 말했다. 모두 같은 생각이었다.   잠시 후, 소방차와 경찰차 사이렌 소리가 들렸다. 휴대폰 신호가 터지지 않는 이곳 데드존을 벗어난 어떤 운전자가 신고를 한 모양이다. 운전자의 친구는 우리에게 고맙다며 내 손을 꼭 잡았다. 장로님은 그저 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그를 위로했다. 소방차가 오는 것을 보고 우리는 그 자리를 떠났다.     그날 지역 신문 웹사이트에는 부케 캐년에서 차량 전복 사고로 인해 산불이 발생했었다는 짤막한 기사가 실렸다.   이리나 / 수필가이 아침에 부케 산불 언덕 위로 노란색 안전 백인 남성

2024-08-08

장애인, 뉴욕서 취업 어렵다

뉴욕시 장애인 취업률이 비장애인 뉴요커 취업률의 절반 수준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유색인종 장애인들의 취업률은 더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팬데믹 이후 재택근무 비율이 늘면서 장애인 취업률이 소폭 오르긴 했지만, 아직도 비장애인과의 고용 격차는 크다는 지적이다.   10일 뉴욕시 감사원이 발표한 장애인 고용보고서에 따르면, 뉴욕시에 거주하는 25~55세 장애인의 취업률은 41%로 비장애인 취업률(81%)의 절반 수준이다. 전국 장애인 평균 취업률이 48%인 것과 비교하면 뉴욕시 장애인 취업률은 전국 평균보다 7%포인트 낮다. 뉴욕시와 전국 비장애인 취업률 격차(3%포인트)와 비교해도 격차가 크다.   장애인 근로자들은 풀타임보다 파트타임으로 일할 가능성이 높고, 중간소득도 낮은 편이었다. 뉴욕시 25~55세 장애인 취업자의 26%가 2022년에 주당 35시간 미만으로 일한 반면, 비장애인 근로자 중 주당 35시간 미만 일한 경우는 15%밖에 되지 않았다.   또한 장애가 없는 뉴요커의 중간 소득은 6만2000달러 수준이었던 반면, 뉴욕시에 거주하는 장애인 근로자 중간소득은 5만5000달러였다.   업종별로 장애 여부에 따른 고용 격차가 큰 산업은 뉴욕시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경영·금융 분야였다. 교육·법률 분야도 장애인과 비장애인 간 고용률 격차가 있는 산업으로 꼽혔다.     유색인종이 장애를 겪는 경우, 일자리를 구하기는 더욱 어려웠다. 흑인 비장애인은 77%가 취업 상태인 반면, 장애인 취업률은 31%에 불과했다. 히스패닉은 비장애인 취업률이 79%였지만, 장애인 취업률은 38%로 집계됐다. 아시안(50%)과 백인(52%) 장애인 취업률은 50%대 수준으로 다른 인종에 비해서는 높은 편이었지만, 여전히 비장애인과의 격차는 컸다. 아시안 비장애인 취업률은 82%, 백인 비장애인 취업률은 86%다.     한편 장애인 취업률은 여성(43%)이 남성(40%)보다 높았다. 비장애인 남성(85%) 취업률이 여성(78%)보다 훨씬 높은 것과 상반되는 결과다. 시 감사원은 “장애인들이 주로 종사하는 직업 종류가 있다 보니 여성 취업률이 더 높게 나왔다”며 “남성의 경우 장애가 생기면 일자리를 잃을 가능성이 더 높다는 뜻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김은별 기자 kim.eb@koreadailyny.com장애인 뉴욕 비장애인 남성 장애인 취업률 백인 비장애인

2024-07-10

한인 여성 평균 임금 6만5467불…백인 남성과 평생 격차 14만불

아시아태평양계(AAPI)여성들이 백인 남성에 비해 적은 급여를 받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여성인권 운동을 전개하는 비영리단체 전미여성법률센터(NWLC)는 최근 아태계 문화유산의 달을 맞이해 아태계 여성이 겪는 임금 격차가 심각함을 보여주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AAPI 여성과 백인 남성 간의 평균 임금 격차는 7%에 달했다. 이는 백인 남성이 1달러를 벌 때 같은 시간 동안 같은 노동을 하는 AAPI 여성은 93센트를 번다는 것. 이를 40년간의 커리어를 쌓는다고 가정하면 평생 10만 달러 이상의 손해를 본다는 의미다.     한인 여성의 평균 소득은 6만5467달러로 백인 남성과의 격차는 5%였다. 이를 평생 소득으로 환산하면 차이는 14만8440달러에 달한다. 일본계 여성의 평균 소득은 6만6597달러로 한인과 거의 차이가 없었다.     심각한 임금 격차를 겪고 있는 인종은 대부분 동남아시아계로 알려졌다. 미얀마계, 캄보디아계, 라오스계 등은 모두 백인 남성과 비교했을 때 70%에도 미치지 못하는 임금을 받고 있고 이 때문에 평생 소득의 격차 또한 100만 달러 이상이었다. 가장 큰 임금 격차를 보인 것은 부탄계. 이들의 평균 소득은 3만3903달러로 백인 남성소득의 절반 이하였다. 평생 소득의 격차는 140만 달러를 넘어섰다.     사라 자베이드 NWCL 연구분석관은 “아시아계 여성들이 겪는 차별은 본인의 문화적 배경에 따라 완전히 달라진다”며 아태계 내부에서도 훨씬 더 심각한 임금 격차를 겪는 인종이 있음을 지적했다.     NWCL은 이러한 임금 격차를 줄일 수 있는 방안 중 하나로 ‘임금 투명화법’을 내놨다. 고용주가 구인 공고를 낼 때 반드시 임금 최저 수준과 최대 수준을 공표하도록 하는 법이다. 자베이드 연구분석관은 “임금 격차는 서로가 서로의 임금을 모를 때 생겨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임금 격차를 줄이려면 다양한 전략이 필요하다며 “단 한 가지의 방법으로 해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중국계, 대만계, 인도계, 말레이시아계 등은 백인 남성과 비교했을 때 오히려 더 많은 돈을 버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원희 기자여성 임금 백인 남성소득 임금 격차 한인 여성

2024-05-28

아시안 뉴요커 빈곤율, 백인의 두 배

아시안 뉴요커 중 빈곤을 겪는 이들의 비율이 백인 빈곤율의 두 배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팬데믹 이후 뉴욕시 경제가 회복되는 과정에서, 아시안 등 유색인종 다수가 종사하는 산업의 일자리는 고르게 회복되지 못한 탓으로 풀이된다.   21일 컬럼비아대와 지역 비영리단체 로빈후드 연구 그룹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뉴욕시에 거주하는 아시안 그룹 중 24%가 빈곤 상태를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백인 빈곤율(13%)의 두 배에 가까운 수준이다. 아시안 빈곤율은 히스패닉(26%)보다는 낮은 수준이긴 했지만, 흑인 뉴요커 빈곤율(23%)보다는 소폭 더 높았다. 아시안 뉴요커 빈곤율은 뉴요커들의 평균 빈곤율(23%, 약 150만명)보다도 높았다.   전문가들은 팬데믹 이후 노동시장 회복세가 인종그룹별로 격차를 보이면서 빈곤율도 차이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뉴욕시는 지난해 10월 팬데믹으로 사라졌던 일자리가 모두 회복됐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대부분은 재택 건강관리와 같은 저임금 산업 위주로 일자리가 회복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아시안 근로자들이 상당수 종사하고 있는 소매산업은 뉴욕시 산업 중에서도 일자리가 가장 많이 사라진 산업이다. 이에 따라 아시안 빈곤율이 백인 그룹에 비해 높은 편이란 설명이다.   이런 가운데 뉴욕시 어린이들의 빈곤율도 높아졌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뉴욕시에 거주하는 어린이 4명 중 1명(25%)이 빈곤상태인 것으로 파악됐다. 뉴욕시 어린이 빈곤율은 2015년 이후 가장 높았다.     팬데믹 시기에 확대 지원됐던 ‘차일드 택스 크레딧’(CTC·부양자녀 세액공제)을 통해 많은 어린이가 빈곤을 벗어났는데, 확대 지급이 종료되면서 빈곤 상태에 빠진 어린이들이 많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2021년의 경우 CTC 확대 영향으로 뉴욕시의 아동 빈곤율이 30% 줄어든 바 있다.   아울러 보고서는 CTC와 비슷한 혜택의 뉴욕주정부 베니핏을 영구적으로 확대할 것을 권고했다. 로빈후드는 “자녀당 연간 최대 330달러 수준인 엠파이어스테이트 차일드 택스 크레딧을 최대 1000달러까지 확대하고, 소득 기준도 조정해야 한다”며 “이 경우 최대 7만6000명의 아동이 빈곤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은별 기자 kim.eb@koreadailyny.com빈곤율 아시안 아시안 빈곤율 백인 빈곤율 아시안 뉴요커

2024-02-21

아시안 10명 중 6명 이상 주택소유

미국에서 아시안의 주택소유 비율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20일 전국부동산중개인협회(National Association of Realtors·NAR)가 발표한 ‘인종 및 주택소유 경향’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아시안 중 주택을 소유한 이들의 비율은 63.3%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 10년간 아시안 주택소유비율은 6.1%포인트나 높아져 다른 인종그룹에 비해 주택소유비율이 급격히 늘었다. 히스패닉 그룹은 같은 기간 주택소유비율이 45.7%에서 51.1%로 5.4%포인트 높아졌고, 백인 주택소유비율은 69.2%에서 72.3%로 3.1%포인트 올랐다. 흑인 주택소유비율은 42.5%에서 44.1%로 1.6%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다.     NAR은 지난 10년간 주택을 새롭게 보유한 아시안은 150만명 이상이었다고 설명했다.     아시안의 주택소유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사우스캐롤라이나주로, 아시안 74%가 집을 갖고 있었다. 이외에 하와이주(74%), 메릴랜드주(74%) 등에서도 아시안들의 주택소유비율이 높았다. 뉴욕주의 아시안 주택소유비율은 53%에 그쳤고, 뉴저지주 아시안 주택소유비율은 66%였다. 아시안들의 주택소유비율이 가장 낮은 곳은 노스다코타주(28%), 사우스다코타주(32%), 워싱턴DC(39%) 등이었다.     집값이 비싼 뉴욕과 뉴저지주에서는 렌트 형태 세입자로 거주하는 아시안 중 집을 구매할 수 있는 능력이 되는 이들의 비중도 낮은 편이었다. 뉴욕주에서는 세입자로 사는 아시안 중 단 27%만이 집을 살 능력이 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뉴저지주에서는 세입자 아시안 중 38%만 집을 살 능력이 있었다.     주택을 구매한 아시안 중에는 절반 이상(55%)이 처음으로 집을 산 이들이었다. 주택을 구매한 아시안 연령 중간값은 38세로, 백인(52세)·히스패닉(43세)·흑인(47세) 등에 비해 낮았다.     집을 구매한 아시안 소득 중간값은 14만7900달러로, 역시 다른 인종그룹에 비해 높은 편이었다. 아시안들은 미리 저축해 둔 돈으로 다운페이먼트를 감당하는 비율이 76%에 달했는데, 이는 다른 인종그룹보다 10%포인트 이상 높은 비율이었다. 아시안들이 집을 살 때는 소득 등 재정적인 부분에서 보수적으로 접근한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김은별 기자 kim.eb@koreadailyny.com주택소유 아시안 아시안 주택소유비율 흑인 주택소유비율 백인 주택소유비율

2024-02-20

[중앙시론] 대선에서 사라져야 할 백인 우월주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또 대통령 선거에 출마했다. 트럼프는 공화당의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51%의 지지율로 압승했고,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에서도 승리하면서 공화당 후보가 거의 확정적이다.  그런데 트럼프는 거짓 정보로 백인 우월주의자들을 선동하는 듯한 발언을 지속하고 있어 우려된다. 그는 지난달에도 당내 경쟁자인 니키 헤일리 후보가 출마 자격이 없다는 허위 정보를 퍼트렸다.  출생 당시 인도계인 그의 부모가 시민권자가 아니었다는 이유다. 하지만 이는 명백한 허위 정보다. 헌법에는 35세 이상의 미국 출생 시민권자는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수 있다. 그는 오바마 전 대통령도, 경쟁자였던 테드 크루즈 텍사스주 연방상원의원도 대통령 출마 자격이 없다고 거짓 주장을 하기도 했다.   그의 발언들은 유색 인종을 겨냥한 것으로 다분히 의도적이다. 헤일리는 인도계, 크루즈는 남미계, 그리고 오바마는 혼혈이기 때문이다. 그의 목적은 백인 우월주의자들의 결집과 그들의 지지다.     백인 우월주의자들은 이민자와 소수계 때문에 미국이 몰락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이민자들이 대거 유입될 경우 백인들의 입지가 좁아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래서 이민을 금지하고, 소수계 차별 금지법을 없애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이들을 대변해 주고 있는 것이 트럼프다.   트럼프 지지자들의 충성도는 매우 강하다. 그들은 트럼프가 각종 범죄 혐의로 기소가 됐어도 관계없다는 반응이다. 백인 우월주의는 특히 교육 수준이 낮은 저소득층 백인에게는 마지막 희망과도 같은 것이다. 더구나 ‘레드넥’으로 불리는 남부의 저소득층 백인들은 자신들이 유색 인종보다 우월하다고 믿고 있다. 그들에게 트럼프는 희망이자 우상이다.   일부 백인 공화당 지지자들은 미국이 인종 차별 국가였다는 사실조차 인정하지 않는다. 심지어 헤일리 후보도 “미국은 인종차별 국가인 적이 없었다(America has never been a racist country)”고 말할 정도다.  그러나 인도계 부모 밑에서 자란 그녀는 “어린 시절 차별을 경험했다”며 자신의 발언을 스스로 부정하기도 했다. 상당수의 백인 공화당 지지자들은 미국은 인종 차별이 없는 국가이며, 따라서 소수계에 특별 대우를 해서도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은 1960년대에 들어서야 소수계 차별 금지법을 제정하고 인종과 민족에 상관없이 모두 평등하다는 정책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이후 1980년대에 들어 백인들의 반격이 시작되었고 보수 세력인 소위 신자유주의를 대변하는 로널드 레이건이 대통령에 당선되기도 했다.       미국 정치에서 인종 문제는 민감한 이슈로 줄곧 줄다리기를 해왔다. 그런데 트럼트는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이 중국 때문이라며 중국 때리기에 앞장섰다. 이는 백인 우월주의자들에게 이제 표면으로 나와도 좋다는 신호를 보낸 것과 다름없었다.  트럼프가 코로나 19 바이러스 대신 ‘차이나 바이러스’ 또는 ‘쿵 플루’ 라는 단어를 사용하면서 아시안 대상 증오 범죄가 기승을 부렸고, 한인을 비롯한 아시안들이 큰 피해를 입었다.     트럼프의 백인 우월주의 편들기는 급기야 2021년 1월 의사당 난입 사태라는 초유의 사태로 이어졌다. 이는 미국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사건이었다.   백인 우월주의란 백인이 소수계보다 우월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이는 악이다. 악은 사라져야 한다. 미국은 모든 인종과 민족이 동등하게 대우 받고 자유와 정의가 보장되는 국가여야 한다. 이런 백인우월주의 사상을 적극 지지하고 후원하는 곳 가운데 하나가 바로 일부 보수 백인 교회들이다. 그런데 일부 한인 교회도 이에 동조하는 듯해 우려된다.     대통령 선거전에서는 인종 차별적 발언이나 공약은 등장하지 말아야 한다.    장태한 / UC 리버사이드 교수·김영옥 재미동포연구소장중앙시론 우월주의 대선 백인 우월주의자들 저소득층 백인들 트럼프 지지자들

2024-02-05

[독자 마당] 죄인을 위해 오신 예수님

건강한 사람에겐 의사가 필요 없다. 죄인을 위해 오신 예수님은 가장 낮은 곳으로 임하셨다. 그러나 세상엔 모두 선남선녀만 있어서 예수님이 거하실 곳이 없어졌다. 교회는 화려하고, 설교는 멋지고, 찬양대는 훌륭하다. 세상에는 예수님이 유하실 마구간도 말구유도 없다. 더는 고요한 밤도, 거룩한 밤도 없다. 그리스도의 탄생을 알리는 크리스마스 카드도 실종되고 홀리데이(holiday) 카드로 변질하여 하나의 축제일이 되어버렸다.     예수님에 관한 이야기 한 가지가 있다. 미국의 노예시대 때 한 흑인이 주인을 따라 교회에 갔다. 하지만 그곳은 백인 교회라 그는 들어가지 못하고 창밖에서 예배 모습을 볼 수밖에 없었다. 예배는 드려야 하는데 보고만 있는 그의 곁에 한 백인 청년이 다가왔다. 이 청년도 그의 곁에서 교회 안의 예배 모습을 물끄러미 쳐다보는 것이었다.   그는 “왜 당신은 백인인데 교회 안에 들어가지 않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이 청년은 “나도 쫓겨났다. 그들은 나를 받아주지 않는다. 나는 예수인데….”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우리도 예수님이 없는 크리스마스를 보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정작 주인공은 안 계시는데 끼리끼리만 모여서 흥겹게 잔치하는 성탄절을 보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세계는 지금 전쟁과 자연재해 등으로 수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거나 고통받고 있다. 특히 전쟁으로 힘없는 어린이와 여성의 희생이 많다.     제발 이 귀한 예수님의 탄일 시즌만이라도 전쟁을 멈추고 평화의 그리스도를 맞이할 수는 없을까? 오늘도 두 손 모아 기도한다.   낮엔 해가, 밤엔 달이 세상 곳곳을 비추듯 그리스도의 사랑이 소외되고 병든 이웃과 환난으로 신음하는 모든 사람에게 넘치기를 기도한다. 노영자·풋힐랜치독자 마당 죄인 예수 크리스마스 카드 백인 청년 정작 주인공

2023-12-19

[이 아침에] 나는 왕이로소이다

‘밤 하늘의 별도 그에게는 총맞은 상처. 그것도 총알이 들어간 자리가 아니라 빠져나온 자리. 너덜너덜 찢긴 살점이 별의 빛의 갈라져서 반짝거리는 것처럼 보였나 보다.’     그의 첫 시집 제목은 ‘사출 (射出) 상처가 있는 밤 하늘(Night Sky With Exit Wounds)’이다. 그의 이름은 ‘큰바다’.  엄마가 지어주었다. 쫓겨난 조국과 피난 온 이국 사이의 큰 바다.  아들의 꿈이 그만큼 장대하기를 바랐을 터이다. ‘큰바다’는 미국의 시민이 되고 시인이 된다. 미국의 언어로 엄마 그리고 할머니가 겪었던 전쟁의 기억을 그린다.   큰바다가 한 살 때 할머니와 엄마는 생존의 위협을 느낀다. 베트남에선 1990년 때 까지도 미국은 적국이었다. 엄마의 아버지는 미국인. 엄마는 전쟁 때문에 태어난 혼혈아.  그것이 공산 베트남 당국이 그들을 박해할 빌미가 됐다. 그래서 전 가족이 베트남을 탈출한다.     필리핀 난민 수용소에서 발이 묶인다. 15년간 소식이 없던 할머니의 미국 남편이 스폰서를 해 코네티컷 주 하트포드에 정착한다. 그 때까지 지니고 있던 할머니의 결혼증명서 덕분에 할머니의 남편과 연락이 되었던 터이다.   큰바다는 할머니와 어머니 품에서 자란다. 온 가족이 네일 살롱 비즈니스에 매달린다. 할머니는 이미 조현병 환자, 어머니도 어린 시절 겪은 전장의 공포 때문에 가끔씩 환청·환각에 시달린다. 큰바다는 또래 아이들과 어울리지 못한다. 집에서는 베트남말만 하기 때문에 11살이 될 때까지 영어를 제대로 못한다.     그가 14살이 되었을 때 여름, 하트포드 교외 담배 농장에서 일을 한다. 거기서 두 살 많은 백인 남자를 만난다. 인생의 봄, 은밀한 사연이 생긴다.     큰바다는 엄마에게 비밀을 털어놓는다. “엄마, 나 여자는 안 좋아해.” 엄마는 담담하게 받아들인다. 그리고 그녀가 간직했던 가족사의 비밀을 아들에게 말해준다. “네가 할아버지라고 가끔씩 찾아가는 그 사람 사실은 내 아버지가 아니야.” 할머니의 서류상 남편인 그 백인 할아버지, 그가 할머니와 결혼한 것은 맞지만, 결혼 당시 할머니는 이미 임신 4개월. 농사꾼이었던 할머니는 다른 미군 병사에게 강간을 당했던 것이다.     이 이야기는 큰바다가 쓴 자전적 소설 ‘지상에서 우리는 잠시 화려하지(On Earth We’re Briefly Gorgeous)’에 나온다. 소설이 출간된 2019년 큰바다는 미국 문단의 천재 작가로 우뚝 선다. 그해에 엄마가 숨진다. 그 슬픔을 2022년 ‘시간은 어머니이다(Time is a Mother)’라는 시집에 담는다. 영어를 못하는 엄마가 어렵게 찾은 단어 ‘오션(Ocean)’이 그의 이름. 성은 왕(王)자의 베트남어 발음인 ‘Vuong’.   ‘Ocean Vuong’은 홍사용의 싯귀가 딱 들어 맞는 인생이다. ‘어머님의 가장 어여쁜 아들 나는 왕이로소이다. …그러나 십왕전(十王殿)에서도 쫓기어난 눈물의 왕이로소이다.’   울음기가 밴 약간 여성스러운 그의 목소리. 이 시대 최고의 영어권 문인. 그는 현재 뉴욕대학의 현대 시학 교수로 있다.   김지영 / 변호사이 아침에 백인 할아버지 공산 베트남 영어권 문인

2023-12-03

장인·장모 위해 한국어 배운 백인 신랑 틱톡서 화제

왼쪽 가슴에 꽃을 단 짙은 회색 수트 차림의 백인 남성이 커다란 박수와 환호 속에 등장한다. 마이크를 든 그의 얼굴은 잔뜩 긴장한 표정이다.     참석자들을 향해 강한 영국 액센트가 섞인 영어로 감사 인사를 하던 그가 잠시 양해를 구하더니 한 테이블을 진지하게 쳐다보며 한국어로 말하기 시작한다.     “처음 연애를 시작했을 때 한국 문화에서는 외국인을 사귀는 것을 좋지 않게 볼 수 있다고 말해주었습니다. 그래서 여러분을 만나기 전에 저를 받아들이시지 않으실까 봐 정말 무서웠습니다. 그러나 제가 틀렸습니다. 여러분은 저를 따뜻한 마음으로 맞아 주셨습니다. 여러분 덕분에 저희가 지금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느리지만 또박또박 존댓말까지 쓰며 한국어로 말하는 이 영상의 주인공은 벤 카펜터씨.     3개월 전 캘리포니아에서 한인 여성 소희씨와 결혼식을 올린 그가 피로연에서 한인 장인·장모에게 몰래 배운 한국어로 존경심을 표해 참석자들을 감동하게 한 장면의 동영상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고 NBC뉴스가 22일 전했다.     영상을 보면 신랑은 이날을 위해 1년 가까이 한국어를 몰래 배웠다고 하객들에게 고백했다.   그는 “발음은 완벽과는 거리가 멀지만 짧은 대사 두세 개를 완벽하게 연습하는 것보다 노트를 읽지 않고도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모두 할 수 있기를 원했다. 또한 그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 알고 싶었다”며 한국어를 공부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한인 장인·장모에게 “저를 새로운 가족의 일원으로 맞아 주셔서 감사하다. 평생 그 누구보다 소희를 사랑하고 아껴줄 것을 여러분 앞에서 약속드린다”는 다짐을 들려줬다.   동영상을 보면 연분홍 저고리의 한복을 입은 장모가 테이블로 몸을 기울여 사위의 한국어 인사말을 듣고 있다가 끝나자마자 신부의 아버지와 함께 앞에 나가 사위를 껴안으며 활짝 웃는 장면을 볼 수 있다. 또 신랑의 메시지를 듣고 감동한 신부의 클로즈업 얼굴도 볼 수 있다.   지난 10월 13일 자신의 틱톡 계정이 직접 동영상을 올린 그는 예비 아내에게 한국어 공부를 들키지 않으려 일 때문에 영상통화를 하는 척하거나 화면을 가리고 헤드폰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또 “사실 이 비디오를 공유할 계획이 아니었지만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날 중 하나를 공유하지 않는 게 바보 같다”고 공개한 이유도 설명했다.   카펜터씨의 이 동영상은 22일 현재 틱톡에서만 190만 건 이상 조회 수를 기록했으며 인스타그램에서는 1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찾아봤다. 화제의 영상을 소개하는 틱톡의 엣유어파시티브뉴스(@yourpositivenews) 계정에 지난 14일 오른 글은 무려 1700만 명이 클릭했다.     틱톡에 따르면 카펜터씨 부부는 각자 수십 만명의 팔로우를 가진 유명 피트니스 인플루언서 커플로 평소 운동, 건강한 식생활 교육 등에 대한 동영상을 제작해 올리고 있다. 장연화 기자 chang.nicole@koreadaily.com한국어 백인 신랑 한국어 실력 틱톡 캡처

2023-11-22

뉴욕시 셸터·공원 등 시설 일부 지역에 편중 배치

뉴욕시가 10만명 이상 유입된 망명신청자와 노숙자를 위해 셸터를 크게 늘린 가운데, 이 셸터가 일부 지역에만 집중적으로 배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유색인종 커뮤니티에 셸터가 많이 배치된 것으로 나타나 불공정하다는 지적이다.     9일 뉴욕시 감사원이 발표한 ‘서비스·시설 공정배치 보고서’에 따르면, 뉴욕시 노숙자서비스국(DHS)이 운영 중인 552개 셸터 중 상당수가 브롱스와 퀸즈, 맨해튼 일부 지역에 집중적으로 배치된 것으로 파악됐다. 시 감사원이 각 커뮤니티보드 인구 1000명 당 셸터 침대 수를 계산한 결과, 1인당 셸터 비율이 높은 곳은 맨해튼 미드타운(1000명당 91개)과 브롱스 트레몬트·벨몬트(1000명당 41개), 퀸즈 아스토리아(1000명당 40개), 브루클린 오션힐(1000명당 47개) 등이었다.   감사원은 “셸터 집중지역 4곳 중 3곳이 흑인·히스패닉 비율이 높은 곳”이라며 “일부 지역의 경우 1인당 셸터 침대 수가 타지역 대비 100배 수준”이라고 전했다. 반면 스태튼아일랜드 사우스쇼어, 브루클린 베이리지·다이커하이츠·벤슨허스트 등 전통적인 백인 밀집지역의 경우 셸터가 전혀 배치되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일종의 기피시설인 폐기물 밀집장소도 유색인종 커뮤니티 지역에 주로 배치됐다. 브롱스 멜로즈·모트헤이븐·헌츠포인트 등 지역에선 인구 1000명당 폐기물 처리 용량이 60t을 넘어섰다.     반면 유색인종 커뮤니티가 몰려있는 지역 거주자들의 공원 접근성은 낮은 편이었다. 시 감사원이 도보로 15분 이상 걸어야 공원에 접근할 수 있는 인구를 파악한 결과, 퀸즈 사우스오존파크와 퀸즈빌리지 주민 1000명 중 400명가량은 공원에 가려면 15분 이상을 걸어야 하는 것으로 계산됐다. 브루클린 플랫부시·켄싱턴 등 지역에서도 1000명 중 300명 이상이 공원에 가려면 15분 이상을 걸어야 했다.   감사원은 “아시아태평양계(AAPI) 밀집 지역의 공원 서비스가 부족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도시 건설의 최우선 원칙인 서비스·시설 배치 공정성은 달성하기 어렵다”며 “시정부가 공정배치에 대한 기준과 평가방식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은별 기자시설 공원 뉴욕시 노숙자서비스국 백인 밀집지역 뉴욕시 감사원

2023-11-09

[사설] 소수계·여성 기업 혜택 지속돼야

연방중소기업청(SBA)이 운영 중인 소수계·여성 기업 육성 프로그램(8(a))이 위기를 맞고 있다.  최근 테네시주 연방 지법이 이 프로그램에 대해 혜택 기준 강화 판결을 내렸기 때문이다.     8(a) 프로그램은 소수계나 여성 등 사회적 약자가 운영하는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시작됐다. 이들 기업을 육성하는 것이 미국 경제 발전에 플러스 효과를 가져온다는 판단에서다. 그리고  구체적인 방법의 하나로 정부 조달사업 등에 혜택을 제공한 것이다. 정책의 효과는 컸다. 그 덕에 많은 한인 기업들도 조달사업에 참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 판결로 한인 경제권에도 적지 않은 타격이 우려된다. SBA 등에 따르면 한인 업체를 포함해 6000여 개 업체가 혜택 상실 위기에 놓여있다.     법원은 판결문에서 소수계나 여성 운영 기업이라고 무조건 혜택을 줘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는 정부의 권한 남용을 금지한 수정헌법 5조를 위반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 사회적 약자 기업으로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피해 사례를 구체적으로 입증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그런데 이에 필요한 절차가 간단치 않다는 게 문제다.   이번 소송은 한 백인 여성 기업인의 제소에서 비롯됐다. 이 여성은 소장에서 연방 농무부(USDA)를 상대로 조달사업을 했으나 8(a) 프로그램 시행 이후 더 이상의 계약이 불가능했다고 주장했다. 본인이 백인이라 역차별을 당했다는 것이다.     이번 판결은 ‘어퍼머티브 액션 폐지’의 연장선 같아 우려된다.  지난 6월 연방 대법원은 대입 심사에서 소수계 인종을 우대하는 ‘어퍼머티브 액션’의 위헌 결정을 내렸다. 백인 학생들이 역차별을 당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런데 파장은 대입 문제에서 끝나지 않았다. 위헌 결정 후 기업들의 소수계 직원 채용 정책에 대한 변화 요구 등 사회 전반으로 확산하는 분위기다.     공정한 경쟁은 여러 조건이 비슷한 상황에서 가능한 일이다. 소수계·여성·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는 지속돼야 한다.사설 소수계 여성 소수계 직원 소수계 인종 백인 여성

2023-10-18

[이 아침에] 사막에서 만난 순백(純白)

대륙을 섭렵하는 묘미의 으뜸은 대자연의 진수와 만나 하나가 된 듯한 느낌을 맛보는 것이다. 드넓은 평야와 우람한 협곡, 그 안에서 나름의 형태로 존재하는 온갖 사물들의 의미를 음미하고 일체감을 얻을 때의 깨달음과 기쁨은 가히 희열에 가깝다. 감정은 맑고 순수하며, 성찰의 계제에 세상의 어지러움과 사악함이 파고들 틈새는 없지 싶다.       1980년대 미국에 온 이후 태평양 연안의 아름다운 풍경에 반해 101번 고속도로를 기회 있을 때마다 수없이 애용했는데, 너무 익숙해져서 근래에는 5번 고속도로를 더 선호한다. 몇 시간씩 달려도 동쪽으로는 끝없는 광야가 펼쳐져 있고, 서쪽에는 희끄무레한 화강암의 시에라 네바다 산맥이 줄곧 따라온다. 뜨거운 햇볕에 메말라 죽은 풀들, 생물들이 살 것 같지 않은 박토, 구불구불 이어지는 구릉, 용암이 융기한 날카로운 바위산과 계곡은 원시의 모습 그대로일 것이다.  차를 세우고 들여다보면 뜨거운 돌과 건초 사이로 이름 모를 벌레들이 스멀거리고, 선인장이 앙증스러운 꽃잎으로 반기며, 스프링클러로 연명하는 과수원에는 다람쥐가 쭈뼛거린다.     광대한 황야와 태산을 바라보고 있거나 죽음의 땅에서 살아가고 있는 생명력을 만날 때면 그 장엄함과 신비함에 매료돼 자신의 존재 의미를 새삼 반추해 보게 된다. 매료되는 순간에는 마음이 백지처럼 깨끗하다. 세상살이의 난삽함은 모두 지워지고, 앞에 펼쳐진 자연의 현실과 진실만이 눈부시게 다가온다.     존 스타인벡의 명작 ‘분노의 포도’의 마지막 무대인 베이커스필드 갈림길에서 고속도로를 나와 자동차 연료를 채우고 나서 요기를 하러 바로 옆의 ‘인 앤 아웃(IN-N-OUT) 햄버거’ 가게로 들어갔다. 점심때라 길게 늘어선 줄에 서서 기다렸다. 언뜻 한 백인 부부가 음식을 들고 줄 너머 반대편으로 건너가려고 틈을 찾고 있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좁은 공간임에도 얼른 뒷걸음질 쳐 간신히 길을 열어주었다.     “고맙습니다. 친절하시군요.” “천만에요. 당연하지요.”  정중한 감사 표시에 맞게 미소를 띠며 깍듯이 답례했다.  그들의 평소 삶의 자세가 매우 바르고 성실하겠다는 느낌이 강렬하게 전해졌다. 흔한 인사지만 양측의 표정과 음성에도 진정성이 묻어 있었다.  차례가 되어 음식을 받아 아내가 잡아 놓고 있는 자리에 앉는데 아까 그 백인 부부의 옆자리였다. 그들이 파안대소하며 먼저 반겼다. 우리는 자연히 웃는 얼굴로 대화를 나눴다. 서로 여행에 관해 물었고, 여러 이야기 중에 자신들이 UC머세드 교수라는 소개가 나왔다. 낮 가리지 않고 소박한 열린 자세의 향기가 맑디맑고 향긋하게 전해졌다. 아마도 캠퍼스와 자연에서 형성된 청아한 성정이리라.     우리는 미소가 가득한 환담을 하고 교차 포옹으로 작별했다. 떠나는 그 부부의 뒷모습이 긴 여운을 남겼다. 눈빛이 형형한 두 사람의 자태가 자연의 진수가 조각한 형상이라고 여겨졌다. 인상파 화가들이 사막과 산맥을 배경으로 그 형상을 그린다면 어떤 명화가 나올까?       송장길 / 언론인·수필가이 아침에 순백 사막 백인 부부 존재 의미 베이커스필드 갈림길

2023-10-16

한인 주요 주거지인 트라이시티에 백인 우월주의?

 코퀴틀람과 포트 코퀴틀람에 어려서부터 백인만을 위한 배타적 모임을 홍보하는 광고지가 걸리는 일이 발생해 코로나19 대유행과 함께 인종차별적인 행태가 공공연 하게 일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Black Vancouver'라는 인스타그램에 24일 'Whites-Only Mons & Tots'라는 사인이 포트 코퀴틀람 2627 샤네시 스트리트의 한 버스 정류장에 붙어있다는 글과 사진이 올라왔다. '백인 트라이시티 부모와 어린이'라는 단체명으로 올라와 있다. 바로 트라이시티가 북미에서 인구 대비 한인 비중이 가장 높은 도시 중의 하나다.   글의 내용은 "당신의 자녀가 자신들과 비슷한 외모를 가진 아이들과 놀 수 있는 곳을 찾고 계십니까? 학교와 데이케어에서 소수가 되는 것에 진절머리가 나십니까?"라고 시작해, "강요된 다양성에서 벗어나 자녀들이 소속감을 느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자부심을 갖는 다른 유럽계 어린이들의 부모들과 함께 합시다"라고 써놓았다.   그러면서 "자녀들이 같은 부류의 어린이들과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만들어 자녀들의 행복감과 인종적 정체성에 투자하자"며, "아이들이 그럴 권리가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내용이 'Black Vancouver'에 올라오자 이를 비판하는 댓글들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포트 코퀴틀람의 브래드 웨스트(Brad West) 시장은 해당 사인에 대해 트위터를 통해 "즉시 이 사실을 확인했을 때, 시 단속 공무원이 해당 사인을 확인하기 위해 주변 지역과 버스 정류장들을 돌아다녔지만 사인을 발견하지 못했다. 아마 누군가 다른 사람이 제거한 것 같다"며, "이런 비도덕적인 쓰레기는 우리 지역사회뿐만 아니라 그 어디에서도 환영받지 못한다"고 비난했다.   웨스트 시장은 "포트 코퀴틀람시는 이런 행위에 대해 강력하게 비난하고, 증오가 없는 환경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한다"며, "이에 대해 관심을 가져주는 것에 감사하고, 이런 일이 있으면, RCMP 604-945-1550으로 신고해 달라"고 권고했다.   사인에는 텔레그램의 페이지로 연결된 링크 주소와 QR 코드 등이 게시돼 있었다. 또 이 사인들이 로히드 하이웨이와 파인트리 웨이 사이의 코퀴틀람에서도 목격됐다는 증언도 나왔다.   이번 사건에 대해 코퀴틀람RCMP는 사건번호 23-25827를 부여하고 수사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표영태 기자트라이시티 주거지인 백인 트라이시티 백인 우월주의 버스 정류장들

2023-09-25

장애 지원금도 인종 격차…아시안, 백인의 절반 수준

한인을 포함한 아시안 발달·지적장애인을 위한 캘리포니아 주정부의 지원금이 백인의 절반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 정부 지원금이 인종별로 다르게 집행되고 있다는 것이 확인된 셈이다.   캘리포니아 발달서비스국(DDS)이 지난 4일 공개한 통계에 따르면 산하 21개 지역 리저널센터에 소속된 40만 명의 발달 또는 지적장애인을 위해 매년 140억 달러가 지원되고 있다. 하지만 백인에 대한 지원금은 소수계와 다인종의 2~3배에 달하는 등 혜택이 고르게 돌아가지 않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아시안 발달 및 지적장애인에게 지급된 연간 지원금은 1인당 평균 1만4976달러로, 백인 2만8394달러의 절반에 불과했다.   리저널센터 등록자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라틴계의 경우는 1인당 연평균 지원금이 1만1651달러로, 백인에게 지출되는 지원금 1달러당 평균 41센트가 배정됐다. 또 2개 인종이 섞인 다인종의 경우엔 1인당 연평균 지원금이 9393달러로, 백인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   반면 흑인 장애인 및 학생에게는 1인당 연간 2만4211달러, 아메리칸 인디언의 경우 2만2469달러가 지원됐다.   리저널센터는 발달 또는 지적장애 학생 및 성인에게 언어 및 행동훈련, 생활교육, 직업훈련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부모와 간병인들을 위한 도움도 제공한다. 이들에게 제공되는 대부분의 서비스와 지원은 무료다.   그러나 프로그램이나 혜택 신청자가 백인이 아니거나 모국어로 영어를 사용하지 않을 경우 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것으로 이번 보고서를 통해 확인됐다.   보고서는 무엇보다 리저널센터에서 영어 외 언어 서비스 제공이 부족해 많은 아시안 및 라틴계 이민자 가정이 신청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하고 리저널센터의 부실한 운영을 바로 잡을 시스템을 개혁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편 현재 가주 의회에는 리저널센터의 부실운영을 바로잡기 위해 시스템을 축소하는 내용의 법안이 상정돼 있다. 장연화 기자 chang.nicole@koreadaily.com지원금 아시안 장애 지원금 아시안 백인 연간 지원금

2023-09-05

캐나다 한인, 3세대가 지나도 여전히 빈곤한 편

 한국이 경제 규모에서 10대 강국에 속하는 선진국이지만, 캐나다 한인 이민자는 3세대가 지나도 빈곤율이 흑인, 남아메리카, 아랍, 서아시아 이민자들과 같이 백인보다 높았고, 일본, 중국, 필리핀, 남아시아인이 백인보다 낮은 것과 비교가 됐다.   연방통계청이 23일 발표한 각 인종별 3세 이상 빈곤 상황 관련 분석 보고서에서 2020년 기준 빈곤 관측비율(observed rate)에서 한인 3세대 이상의 빈곤율은 7.4%였다.   이는 백인 빈곤율(poverty rate) 6%에 비해 높았다. 백인보다 높은 인종은 서아시안 16.9%, 라틴 아메리칸 14.1%, 흑인 12.1%, 아랍 9.2%, 동남아시아 8.1% 등이었다.   반면 백인보다 같거나 낮은 인종은 남아시안 6%, 필리피노 5.7%, 일본인 5.5%, 중국인 5.1%였다.   연방통계청은 빈곤율은 의식주 비용과 다른 기초 생활을 위한 재화나 서비스에 기초한 시장 바구니 측정(Market Basket Measure)을 사용해 정의했다고 설명했다.   백인과 이민 1세 사이의 빈곤율 차이는 1세대에서 가장 컸다. 이후 2세, 3세로 내려가며 그 차이가 감소했다. 10대 경제강국이라 불리는 한인은 다른 개발도상국과 같이 백인에 비해 빈곤율이 높았고, 필리핀이나 중국, 남아시아인보다 못사는 비율이 높았다.   비백인 가정의 빈곤율이 높은 이유로 사회인구학적(sociodemographic) 요인을 들고 있는데, 예로 일부 인종그룹은 많은 수의 자녀를 두고, 편부모인 경우가 많아 빈곤율 위험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연령분포, 가계의 최고학력, 고용 수입이 있는 가구원 수, 가계 형태, 영어나 프랑스어 능력, 거주 지역 등이 꼽혔다.   그러나 이를 모두 감안할 경우 한인이 일본계나, 중국계, 남아시아나, 필리피노에 비해 3세대의 빈곤율이 높을 것을 설명하기 힘들어 보인다.   그런데 이런 모든 사회인구학적 요인을 백인과 같다고 놓고 보는 보정비율(Adjusted rate)에서도 3세대 이상의 빈곤율에서 한국은 7%로 여전히 백인보다 높고 오히려 동남아시아인의 6.7%도 높았다. 표영태 기자중국 일본 백인 빈곤율 빈곤율 위험성 캐나다 한인

2023-08-24

[FOCUS] 소수계 인구 비중 커져…20년 후엔 ‘과반’

2045년이 되면 미국 전체인구에서 백인(비 히스패닉계 백인)이 차지하는 비율이 절반 이하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정치 전문매체 ‘더 힐(The Hill)’에 따르면 앞으로 약 20년 후에 백인 인구는 전체의 49.73%를 차지해 절반을 넘지 못한다. 또한 2050년이 되면 18세 이하에서는 백인 인구 비율이 40%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 같은 상황이 되면 미국 내 인종 중에서 전체의 반을 넘는 ‘다수(Majority)’ 인종은 사라진다. 이제까지 미국 사회의 최다 인구계층이었던 백인이 더는 다수 인종이 아니라는 뜻이다.     싱크탱크 브루킹스 연구소의 분석에 따르면 백인이 주류를 차지하는 인구 구성은 제너레이션 Z(1990년대 중후반부터 2010년대 초반 출생)가 마지막이다. 그다음 세대인 제너레이션 알파(2010년대 초반부터 2020년대 중반 출생)부터는 인구의 과반을 유색인종이 차지하게 된다.     싱크탱크 브루킹스 연구소의 윌리엄 프레이 선임연구원의 분석에서 전체 인구 중 백인이 차지하는 비율은 나이가 많은 세대일수록 높게 나타났다.     2020년 기준 분석에 따르면 75세 이상 그룹에서는 백인 비중이 77.1%에 이른다. 이런 비중은 나이가 적을수록 작아져 65~74세는 73.1%, 55~64세는 66.9%,  45~54세는 58.7%, 35~44세는 54.5%, 25~34세는 52.7%, 18~24세는 50.5%,  5~17세는 47.4%가 된다. 이전 세대보다백인 비중이 해마다 줄어든다는 의미다. 결과적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노년층 사망으로 백인 인구비율은 더 낮아지게 된다.     미국의 인종 구성 변화에 대해서는 이견이 많다. 다인종 국가를 지지하는 인구통계학자나 경제학자들은 사회가 다양해지는 것은 풍요로운 미래를 위해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반면 백인 헤리티지가 사라지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이번 더 힐의 데이터 공개에 대해 인종별 구성을 너무 단순하게 도식화했다는 지적도 있다. 단일 인종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확정할 수 없는 사람들이 점차 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0년도 센서스부터 설문자의 인종적 정체성을 1개가 아닌 둘 이상으로 밝힐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2045년이 되면 1800만명 이상이 자신의 인종적 정체성을 둘 또는 그 이상으로 표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중 정체성을 인정할 경우 백인 인구의 비율은 47%에서 52%로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1980년대에는 백인이 미국 인구의 80%를 차지했다. 하지만 현재는 인구조사에서 다인종의 비중이 급격히 늘고 있다. 통계학자들은 다인종 출신이 2020∼2050년 사이 2배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리처드 알바 뉴욕시립대 명예교수는 인종 변화와 관련해 “(비록 전체 인구에서 비중이 줄어들기는 해도) 백인은 앞으로도 오랫동안 미국에서 최대 인종집단으로 남을 것”이라며 “미국이 인종적 다양성을 반영한 새로운 주류사회를 형성해 가고 있지만 여전히 백인은 그 안에서 큰 비중을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중위연령 38.9세’ 역대 사상 최고치   출산율 등 둔화로 고령화 젊은층 이민자 유입 필요   미국이 지난해 역대 가장 높은 중위연령(Median Age)를 기록했다. 38.9세다. 중위연령은 인구 전체를 나이 순서로 늘어놓았을 때 중간에 위치한 연령을 말한다. 인구의 연령 특성을 파악하기가 용이해 노령화 정도를 가늠하는 지표로 삼고 있다. 중위연령은 출생률과 사망률이 낮아지면 높아지고, 출생률과 사망률이 높아지면 낮아진다.     미국의 다른 선진국에 비해 중위연령이 낮은 특성을 보여왔다. 아프리카 지역은 중위연령이 15~20대 사이의 분포를 보이고, 중남미 지역도 20대 정도로 낮다. 이들 국가에서 중위연령이 낮은 이유는 질병과 내전 등으로 젊은 세대의 사망률이 높기 때문이다.     반면 유럽 선진국이나 일본, 한국 등의 중위 연령은 40대로 높다. 미국은 이제까지 30대 중반 수준을 보여, 선진국 중에서는 낮은 편에 속했다. 이는 출산율의 급격한 변화가 없고 타국에서 젊은 이민자들이 유입되면서 인구의 평균 연령을 낮췄기 때문이다.     하지만 2010년과 지난해를 비교하면 65세 이상 인구는 4030만명에서 5590만명으로 늘어난 반면 18세 미만은 7429만명에서 7300만명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민심사 강화로 타국 인구 유입이 줄어든 것도 중위연령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하는데 한몫했다.     중위연령이 올라가는 것은 경제 사회 전반에 문제를 초래한다. 노동인구의 감소로 산업의 생산성을 떨어뜨리고 노령화 사회로의 진입을 가속화한다.     전문가들은 중위연령을 낮추는 방안으로 적극적으로 출산 장려 정책을 펼치고 이민 문호를 개방해 젊은 이민자들에게 문호를 개방해야 한다고 진단한다.     특히 라틴계 이민자 유입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현재 미국 내 백인들의 중위연령이 43세인 것에 비해 히스패닉계는 31세로 상대적으로 젊다. 김완신 에디터FOCUS 소수계 과반 백인 비중 인구 비율 인구 구성

2023-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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