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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상하원 공화당 장악…달러화 1년 내 최고가 급등

글로벌 금융시장에 ‘트럼프 리스크’가 몰아친다. 공화당이 백악관과 상·하원을 모두 장악하는 ‘레드 스위프’가 현실화되면서다.     NBC방송 등에 따르면 13일 기준 공화당이 모두 435명의 의원을 선출하는 하원 의원 선거에서 개표가 진행되는 가운데 과반인 218석을 확보했다. 트럼프 당선자가 내세운 감세와 보편적 관세 등 핵심 공약을 손쉽게 시행할 길이 열린 것이다.     레드 스위프가 가시화되면서 미국 달러는 1년여 만에 최고가로 뛰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유로·엔화 등 6개 주요 통화대비 미국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3일 기준 이달 초(104.28)보다 2.1% 오른 106.48을 나타냈다. 지난해 11월 1월(106.88) 이후 가장 높다. 솟구치는 달러 강세에 엔화와 유로화는 맥을 못 추고 있다. WSJ에 따르면 한국 시간으로 11월 14일 기준 엔화가치가 장중 1달러당 156.13엔까지 밀려났다. 넉 달여 만에 가장 낮은 엔화값이다. 지난달 초 1유로당 1.1달러였던 유로화는 현재 1.0548달러까지 하락했다. 내년엔 유로화가 ‘패리티(1달러=1유로)’까지 밀려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염지현 기자백악관 상하원 상하원 공화당 기준 공화당 기준 엔화가치

2024-11-14

트럼프, 4년 만에 백악관 복귀

도널드 트럼프(78) 전 대통령이 5일 치러진 ‘제47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하며 4년 만에 백악관에 재입성하게 됐다. 총 4건의 형사기소와 일부 유죄 평결, 두 건의 암살 시도 등 중대 위기를 넘기며 정치적으로 화려하게 재기했다.   AP통신 집계에 따르면,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과 부통령 후보 JD밴스 연방상원의원은 동부시간 6일 오후 3시25분 기준 전체 선거인단 총 538명 중 292명을 확보했다. 270명을 획득하면 대선 승리를 거머쥐게 되는데, 이를 훨씬 넘긴 수치다. 민주당 대통령·부통령 후보 카멀라 해리스(60) 부통령-팀 월즈(60) 미네소타 주지사는 같은시각 224명 확보에 그쳤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7대 경합주에서 사실상 전승했다. 개표중인 남부 경합주 2곳에서도 승리가 확실시 돼 최종 선거인단 312명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선에서 처음 승리했던 2016년에는 304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한 바 있다.     당시 일반 유권자 투표에서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부 장관에게 밀렸지만, 이번에는 일반 투표에서도 51%의 득표율로 해리스 부통령(47.5%)을 앞섰다.     공화당 후보가 선거인단은 물론 일반 유권자 투표에서도 승리한 것은 2004년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때가 마지막이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주 팜비치 컨벤션센터에 집결한 지지자들 앞에서 승리를 선언하고, “미국의 진정한 황금기가 도래할 것이며,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낮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당선 축하 전화를 하고 대선 패배를 인정했다.   연방 상·하원 의원 선거에서도 공화당이 승리했다. 공화당은 이날 오후 3시25분 현재 과반인 52석을 확보했다. 공화당이 상원 다수당 지위를 탈환한 것은 4년 만이다.     하원의원 선거에서도 같은시각 공화당은 하원 의석 중 201석을 확보해 앞서고 있다. 공화당이 하원 의석 218석 이상을 확보하면, 행정부와 상·하원을 모두 장악하는 공화당 독주체제가 된다.  김은별 기자 kim.eb@koreadailyny.com트럼프 백악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통령 공화당 후보

2024-11-06

김치·송편에 막걸리까지…풍성한 백악관 추석상

미주 한인들이 추석을 보내기 위해 ‘특별한 집’에 모였다. 바로 대통령의 집인 백악관이다.   지난 17일 백악관 행정동인 아이젠하워 빌딩에서 사상 처음으로 열린 추석 축하 행사본지 9월 18일자 A-1면·의 뒷이야기가 화제다.   이날 전국 각지에서 100여 명의 한인이 백악관에 모인 가운데, LA 지역 한인들도 다수 초청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LA 한인타운에서 한복 전문점인 이화고전방을 운영하는 로라 박 대표는 “40년 전 미국에 처음 와 백악관 건물을 밖에서 바라보던 구경꾼이 백악관 내부에서 추석을 지낼 수 있어 감격스러웠다”고 참석 소감을 밝혔다.   특히 박 대표는 이날 행사 참석자 대부분이 한복을 입은 사실에 놀랐다.   그는 “참석자의 절반 정도가 한복을 입은 것 같다”며 “전통 한복부터 개량 한복까지 종류도 다양했다”고 전했다.   딸과 함께 참석한 박 대표는 이날 입기 위한 한복을 직접 제작하기도 했다. 그는 “한복의 기본 색상을 백악관 색상에 맞추고, 거기에 산수화와 한문 모양과 같은 한국적인 요소를 첨가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백악관 행사장에는 한국에서나 볼 법한 추석 잔칫상이 준비되기도 했다. 동기부여 연설가로 잘 알려진 한인 제리 원 저스트라이크미디어 대표도 이날 행사에 초청을 받았다.   원 대표는 “백악관에서 김치를 먹는다는 건 상상도 못 했던 일”이라며 “김치와 송편부터 복분자주, 막걸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한국 음식과 주류가 제공됐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는 전국에서 각계각층의 한인들이 구분 없이 어울릴 기회이기도 했다.   원 대표는 “행사가 끝나고 워싱턴 DC 지역 한식당 ‘만두’에서 애프터 파티가 진행됐는데 다양한 한인 리더들과 교류할 수 있어 좋았다”고 전했다.   이어 “백악관에 근무하는 한인 공직자들이 많은데, 이들이 이민자의 후손으로서 살아온 이야기를 들을 수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백악관에서는 이날 한국 노래도 울려 퍼졌다. 행사에 초대받은 한미연합회 유니스 송 대표는 “미 육군 군악대 소속 에스더 강 하사가 한국말로 부른 아리랑과 뉴욕한인합창단이 부른 윤도현 밴드의 ‘나는 나비’를 듣는데 눈물이 날 정도로 감격스러웠다”며 “120년 전 한인들이 처음 이민 와서 이겨낸 역경들을 생각하게 되는 시간이었다”고 밝혔다.   간혹 일이 너무 바빠 추석 때 모습을 보이지 않는 삼촌이 있다. 이번 백악관 추석 행사의 경우, 제임스 안 LA 한인회장이 그 안타까운 주인공이다.   안 회장은 “사상 처음으로 백악관에서 열리는 추석 행사에 초대를 받았지만, 가지 못해 너무 아쉬웠다”며 “한인회 업무부터 개인 일정까지 너무 바쁘다 보니 참석이 어려웠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번 행사에는 실비아 루크 하와이주 부지사, 앤디 김 연방 하원의원, 성 김 전 주한 미국 대사 등 고위 인사들도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LA 지역 참석자들에 따르면 이번 행사의 숨은 주역들은 바로 백악관의 한인 공직자들이다. 추석 행사를 기획한 필립 김 대통령 특별보좌관부터 한국계 혼혈인 파위 리베라 대통령 특별보좌관, 헬렌 버드로 백악관 고문 등 여러 한인 공직자가 힘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조 바이든 대통령과 카말라 해리스 부통령은 참석하지 않고 서면으로 축사를 대신했다. 캐서린 타이 무역대표부 대표도 행사에 직접 참석해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김경준 기자백악관 추석상 백악관 색상 백악관 건물 이날 백악관

2024-09-19

백악관서 한가위 축하 행사

오는 11월 선거를 앞두고 대통령 관저이자 집무실인 워싱턴DC 백악관 행정동 아이젠하워빌딩에서 한국 추석을 기념하는 '추석 리셉션(Chuseok Reception)'이 17일 처음 열렸다.   앞서 지난달 15일께 백악관에 근무하는 한인 직원들에게 추석 기념 행사가 열린다며 한복을 권장한다는 이른바 '이메일 수요조사'가 진행된 바 있다. 한인 친척이 있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영향이란 분석도 나온다. 부통령의 손아랫동서는 한국인 주디 리 박사며, 그에겐 아들 재스퍼와 딸 아덴이 있다. 이들에게 부통령은 '큰엄마'다.   리셉션은 백악관, 한인의회(the Council of Korean Americans), 한인커뮤니티재단(Korean American Community Foundation)이 주관했다. 100여 명의 한인이 참여했고, 주요 인사로는 앤디 김 연방하원의원(민주·뉴저지 3선거구), 토드 김 법무부 환경·천연자원 담당 차관보, 댄 고 대통령 부보좌관 등이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서면으로 "추석은 오랜 세월 한인 커뮤니티의 유산으로 남아 세계적 유대감의 기반이 됐다"며 "여러 세대에 걸쳐 미국에 살았든, 홀로 미국으로 이주해 왔든, 당신들은 각자 한인의 정서를 미국에 불어넣은 미국인"이라고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부통령도 서면을 통해 "한인은 미국 구성 역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온 존재"라며 "우리 전통을 기념하고 역사를 기억하며 축하하자. 모두가 알듯이, AAPI의 다채로움은 풍요를 부른다"고 했다. 강민혜 기자 kang.minhye@koreadailyny.com백악관 한가위 백악관 한인의회 백악관 행정동 한인 친척

2024-09-18

"구독 취소 쉽게 하고, 항공권 환불 자동으로"…백악관, 소비자 편의정책 확대

백악관이 지난 12일 일부 기업이 소비자가 불편함을 감수하게 해 매출을 올리고 있다고 비판하며 소비자 편의성을 증대하는 정책들을 대거 발표했다. 이 정책들은 여러 정부기관이 힘을 합쳐서 추진한다. ‘시간은 금’ 이니셔티브로 이름 붙여진 이 일련의 정책들은 소비자가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 처리해야 했던 일들을 간편하게 만든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구독 취소 더 쉽게   연방거래위원회(FTC)는 피트니스 멤버십과 같은 구독형 서비스 취소를 쉽게 하는 규정을 만들었고 현재 의견수렴 과정을 거치고 있다. 현 규정안이 확정된다면 구독형 서비스의 취소가 가입만큼 쉽게 된다. 클릭 한 번으로 취소가 가능해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취소 절차가 어려워 원하지 않는 서비스에 돈을 계속 내고 있던 소비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자동으로 항공권 환불   항공편이 취소되거나 크게 지연된 경우, 항공사 측은 자동으로 환불을 진행해야 한다. 연방 교통부(DOT) 측은 항공권 예약 시 사용했던 지급방법을 통해 환불이 바로 진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만료 기간이 있는 크레딧 환불 등은 금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객 서비스 접근성 확대   최근 자동응답 전화나 챗봇 서비스 등이 많아지면서 실제 상담원과의 연결하려면 많은 시간을 쏟아야 한다. 이런 소비자들의 불만에 대해서도 정부가 나섰다. 소비자금융보호국(CFPB)은 금융기관의 고객 상담 전화상에서 버튼 하나만 누르면 상담원 연결이 되도록 요구하는 규정을 도입 검토 중이다. 인공지능(AI) 챗봇을 통한 고객 상담도 제한할 것으로 보인다.   ▶허위 리뷰 퇴출   FTC 측은 소비자가 남기는 리뷰들이 악용되는 사례가 많다며 돈을 주고 리뷰를 올리게 하거나, 가짜 리뷰를 올리거나, 정직한 리뷰를 정당하지 않은 이유로 삭제하는 등의 행위를 엄격히 금지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FTC는 현재 의견 수렴 중인 이 규정이 시행되면 소비자들이 서비스나 제품에 대해서 ‘진짜 리뷰’만 남을 것이라고 전했다.   조원희 기자 cho.wonhee@koreadaily.com편의정책 소비자 백악관 소비자 항공권 환불 구독 취소

2024-08-14

"국가안보 위협하면 끝까지 추적 체포"…FBI, 수미 테리 관련 강력 경고

연방수사국 등 미정부 기관 관계자들이 수미 테리(52) 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 사건〈본지 7월17일자 A-1면〉과 관련, 연일 강도 높은 비판을 가하고 있다.   공직자들에게 동맹국일지라도 국익을 위협하는 정보나 지식을 넘겨서는 안 되며, 국가 안보를 위태롭게 할 경우 끝까지 추적하겠다는 경고성 발언도 이어가고 있다.   이 가운데 한국 정부는 국제적 망신을 당한 이번 사건을 두고 정권 탓을 하며 잘못을 미루는 모양새다.   18일 AP통신 등 주요 언론은 연방 정부기관 관계자 등을 인용. 중앙정보부(CIA) 분석관 및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출신인 테리 선임연구원이 사실상 한국 국가정보원(원장 조태용·이하 국정원)의 ‘비밀요원(secret agent)’으로 활동한 사실을 앞다퉈 보도하고 있다.   지난 2013년부터 테리 선임연구원의 정보원 활동을 파악해 온 연방수사국(FBI) 뉴욕사무소 크리스티 M 커디스 부국장 대행은 “테리가 받는 혐의는 국가 안보에 심각한 위협을 제기했다”며 “이번 체포는 FBI가 외국 스파이와 협력해 국가 안보를 위태롭게 하는 사람은 누구든 쫓아서 체포하겠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테리 선임연구원을 기소한 연방 검찰 데이미언 윌리엄스 뉴욕 남부지검장 역시 “이번 기소는 자신의 전문성을 외국 정부에 팔겠다는 유혹을 받을 수 있는 공공정책 종사자에게 다시 한번 생각하고 법을 준수하라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법무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사건이 연방 뉴욕 남부지법 로나 게일 스코필드 판사에게 배당됐다고 밝혔다. 국무부 역시 성명을 통해 “법무부의 법 집행은 적절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 가운데 18일(한국시간) 한국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번 사건에서 국정원 요원 활동상이 노출된 것과 관련 “사진에 찍히고 한 게 다 문 정권에서 일어난 일”이라며 “감찰이나 문책을 하려면 아무래도 문 정권을 감찰하거나 문책해야 할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노동면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미 검찰의 기소 내용을 보면 박근혜 정부 시절 혐의 내용 8개 항, 문재인 정부 시절 혐의 내용은 12개 항에 나와 있지만, 윤석열 정부 들어서는 단 1년 동안의 혐의 내용이 20개 항에 걸쳐 적시돼있다”고 반박했다.   이종찬(88) 전 국정원장은 "국정원 요원들이 안일하게 행동해 정보원을 희생시켰다”며 "국정원장이 대통령 직속 국가정보국장과 직접 이야기해 ‘이 문제는 여기서 해결하자’고 바기닝(타협)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6일 기소된 테리 선임연구원은 현재 50만 달러 보석금을 내고 일단 석방된 상태다. 연방 검찰은 FARA 위반 혐의는 유죄인정 시 징역 최대 5년을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현재 테리 선임연구원 변호를 맡은 리 왈로스키 변호사는 성명을 통해 기소내용은 “근거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왈로스키 변호사는 “의뢰인은 수년 동안 미국을 위해 봉사했다. 학자이자 분석가의 업적을 왜곡한 것”이라고 말했다.     테리 선임연구원의 모친 이은애 씨 역시 중앙일보와 전화인터뷰에서 “(딸은) 미국을 위해 죽으라고 하면 죽을 아이다. 미국을 위해 헌신하듯 일했던 아이에게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믿을 수가 없다”며 “제 딸은 그럴 애가 아니다. 너무나 억울한 일”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CIA<중앙정보국> 출신 한인 기소…"돈받고 한국위해 활동" 김형재 기자 kim.ian@koreadaily.com미국 국가안보 테리 선임연구원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수미 테리

2024-07-18

[기고] 소 잃고 외양간 고칠 것인가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은 대통령 후보 시절 미국에 주어진 선택지는 더는 좌우가 아니라 ‘위아래’임을 역설했다. ‘개인의 자유’라는 최상의 높은 길과 전체주의라는 최하의 바닥 길 중 하나를 선택할 시간이라는 주장이었다.     그러면서 “‘평화냐 전쟁이냐’라는 기만적 말장난이 아니라, 공격하는 적에 맞서 ‘싸우느냐 항복하느냐’를 선택하는 ‘운명과의 조우’를 직시하라”고 했다. 자유민주주의 쟁취는 보수(우파)와 진보(좌파)의 문제가 아니라 싸워 이겨야 하는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것이 자유민주주의 가치다. 자유민주주의 수호는 단지 보수와 진보의 문제가 아닌 공산주의나 사회주의와 싸우는 것이다. 자유민주주의 국가는 사상적 이념에 함몰된 것이 아니라 강력한 군사력으로 사회주의보다 월등한 국가로 세워가는 것이다. 미국은 보편타당한 자유민주주의 국가요, 그러기에 어느 국가도 넘볼 수 없는 강력한 국가가 됐다.   그러나 한국은 통상 보수(우파)와 진보(좌파)가 자유민주주의와 사회주의라는 이념적 색채까지 덧입혀진 이분법으로 나뉘었다. 해방 전후의 역사가 말해 주듯이 사상적 이념에 의해 남북이 자유민주주의 국가와 사회주의 국가로 나뉘어 세워졌다. 대다수의 국민은 사상적 이념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분단이 되었고, 남한은 해방 후에도 계속되는 이념 논쟁에 좌파 성향이 뿌리내리며 대학가에선 북한을 추종하는 주사파까지 등장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것이 오늘날 이념과 함께 보수와 진보로 자리매김하는 데 큰 역할을 하지 않았나 싶다.     역대 진보 정권을 보면 북한에 유화적이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럴 때마다 ‘평화냐 전쟁이냐’는 말로 평화를 앞세우며 국민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전쟁을 겪어본 어느 누가 전쟁을 원하겠는가. 그러나 지금은 안보라는 이념적 사상도 보수와 진보로 엮어버렸다. 결국 대화 중에서 보수를 향해 ‘꼴통’, 진보를 향해서는 ‘빨갱이’란 말이 서슴없이 나오며 국민 분열에 한몫했다고 본다.     남북한은 분단국가로 북한이 언제 어디서 어떻게 남한을 공격할지 모른다. 북한은 올해 들어 수차례에 걸쳐 동서해로 중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며 도발했다. 김정은은 이미 남한을 적대국으로 간주하고, 핵과 미사일로 호전적인 군사행동을 서슴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2일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한국이 주한미군 주둔 비용을 더 부담하지 않으면 자신이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주한미군을 철수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아주 부유한 나라를 미군의 자산으로 방어할 필요가 없다며 한국에 미군 주둔 비용 분담 확대를 압박한 것이다.     여기까지는 협상을 통해 해결할 수 있기에 이해가 된다. 그러나 지난 6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후보로 거론되는 엘브리지 콜비 전 국방부 전략·전력 개발 담당 부차관보는 돈으로 해결될 한미안보 관계가 아님을 드러냈다. 그는 지난 6일 한 인터뷰에서 “북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더는 한반도에 미군을 인질로 붙잡아둬서는 안 된다”고 말한 것이다. ‘인질’이라는 말은 한반도에 전쟁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은 아닌지 내심 불안하다.     주한미군이 ‘인질’이 된다면 한국 국민은 어떻게 되겠는가. 한국이 북한을 상대로 압도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은 무슨 말이며, 또 그만큼 희생을 감수해야 할 것이라는 것은 대체 무슨 의미인가.     더 위험한 발언은 핵까지 언급한 것이기에 한반도의 상황이 어떻게 돌아갈지 걷잡을 수 없는 의구심을 갖게 한다. 또한 미국이 자국 도시들을 희생하면서까지 한국을 북한 핵 공격에서 보호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그의 말은 또 무엇인가. 그것이 북한 핵시설을 공격할 수도 있다는 의미라면 위험천만이다.   이처럼 국제정세는 급박하게 돌아가는데 한국 정치는 정쟁에만 매여 긴급한 안보에는 관심도 없는 모습이다. 특검에 대통령 탄핵까지 주장하는 야당이나 남 탓만 하는 여당을 보면 나라의 희망을 어디서 찾아야 할 것인지. 한마음이 되어도 부족한 마당에 긴급한 안보정책은 뒷전이니 서글퍼진다.   레이건 전 대통령이 “자유민주주의 쟁취는 보수와 진보의 문제가 아니라 싸워 이겨야 하는 것”이라고 한 말을 상기해야 한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칠 것인가. 박철웅 / 일사회 회장기고 외양간 자유민주주의 국가 자유민주주의 쟁취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2024-05-08

백악관에 불법체류자 지원금 50억달러 요청

 덴버를 비롯한 민주당 소속 5개 도시 시장단이 최근 1년여 사이 미국에 대거 유입된 중남미 출신 불법입국자와 우크라이나 난민 지원을 이유로 연방정부에 50억 달러 규모의 추가 지원금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카고 트리뷴, 워싱턴 타임즈 등 주요 언론 보도에 따르면, 민주당 소속 마이크 존스턴 덴버 시장(48)과 브랜든 존슨 시카고 시장(47)은 지난 2일 오전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만나 불법 이주민·망명 희망자 구제 대책과 연방 차원의 추가 지원 필요성에 대해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제프 자이언츠 대통령 비서실장, 탐 페레즈 백악관 선임고문 등이 배석했다. 애초 이날 회동에는 에릭 애덤스 뉴욕 시장(63, 민주)도 함께 할 계획이었으나, 애덤스 시장은 측근에 대한 연방수사국(FBI)의 수사문제로 불참했다. 존스턴 시장과 존슨 시장의 백악관 방문은 이들이 애덤스 시장·캐런 배스 로스앤젤레스 시장·실베스터 터너 휴스턴 시장과 함께 지난주 바이든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내 "급속도로 늘고 있는 불법 이주민·난민 문제 해결을 위해 더 많은 연방 자금을 확보하고 빠른 시일 내에 만나달라"고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시카고 시장실은 "존슨 시장은 이전에 바이든 대통령을 만난 적이 있지만, 작년 8월부터 14개월간 남부 국경 도시에서 시카고로 2만여 명의 중남미 출신 불법입국자가 이송된 이후 대통령과 직접 만나 이 문제에 대해 논의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고 밝혔다. 시카고 시는 '성역도시'(Santuary City/불체자 보호도시)를 자처하며 대거 수용한 중남미 출신 불법입국자와 수적으로 1.5배 이상에 달하는 우크라이나 전쟁 난민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최소 50억 달러 지원 요청에 아무런 약속을 하지 않았으나 존슨 시장은 "매우 생산적이고 긍정적인 대화였다"는 자평을 했다고 시장실 대변인은 전했다. 시카고 트리뷴은 "바이든 대통령은 의회에 불법입국자 보호소 설치 및 지원 서비스 등을 위해 14억 달러 규모의 구제 패키지 승인을 요구하고 있으나 시카고를 포함한 일리노이 주 정치인들은 '훨씬 더 큰 규모의 기금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입장"이라고 보도했다. 존슨 시장은 바이든 대통령을 만나러 가기 전날 "처음부터 '연방정부가 문제 해결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해왔다. 시카고는 불법 이주민·망명 희망자 문제에 대해 책임감을 갖고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있으나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한편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대통령과 존슨·존스턴 시장이 생산적인 대화를 나눴으며 당국은 취업 허가서 발급에 속도를 내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은혜 기자불법체류자 백악관 시카고 시장실 추가 지원금 백악관 선임고문

2023-11-10

멘솔 담배 판매금지 눈앞

수년째 추진하다 무산된 멘솔 담배 판매금지 조치가 시행될 가능성이 커졌다.     24일 백악관 예산관리국(OMB)에 따르면, 연방 식품의약청(FDA)은 지난 13일 멘솔 담배와 가향 시가 판매를 금지하는 방안을 최종 검토해달라고 백악관에 요청했다. FDA는 지난해 4월에도 비슷한 방안을 백악관에 제출했지만, 최종 승인을 받지는 못했다. 이번에 백악관이 멘솔 담배 판매금지 방안을 승인하면 이르면 내년부터 판매가 금지될 가능성이 크다.   멘솔 담배 판매금지 조치는 10년 넘게 추진됐지만, 관련 업계의 반발로 매번 무산됐다. 의료 전문가들은 멘솔 담배가 목과 기도에 시원한 느낌을 주기 때문에 흡연자들의 중독성이 더 커질 수 있다며 판매금지를 추진해 왔다. 특히 흑인 커뮤니티가 멘솔 담배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에 따라 인종별로 차별적 영향을 주기 때문에 판매를 금지해야 한다고도 설명했다. FDA에 따르면 흑인 흡연자의 약 85%가 멘솔 담배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백인 흡연자 중에는 30%가 멘솔 담배를 사용한다.     그러나 담배산업 및 담배를 판매하는 소매업체들의 반발이 클 것으로 예상돼 이번에도 실제로 판매금지 조치가 시행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담배업계에서는 “멘솔 담배와 중독성은 인과관계가 제대로 입증된 바가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김은별 기자 kim.eb@koreadailyny.com판매금지 담배 담배 판매금지 판매금지 조치 백악관 예산관리국

2023-10-24

내 집 장만 쉽게, 10억불 지원

바이든 행정부가 주택 구입 지원 정책을 확대한다.   백악관은 16일 미국인들의 집 장만을 돕기 위해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신청 시 별채(ADU)에서의 예상 임대 소득을 포함할 수 있게 대출 신청 자격을 완화하는 정책을 발표했다.   주택도시개발부(HUD), 연방주택청(FHA) 등이 참여하는 이번 주택 구매 지원 정책 패키지에는 또 ADU를 콘도처럼 별도의 주택으로 구매하거나 기존의 주택 구조에 ADU를 추가해 건설할 때도 저렴한 주택담보 융자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처음 주택을 구매하는 시니어나 세대 간 가족들이 혜택을 받아 주택을 장만할 수 있도록 기회를 확대한다.   캘리포니아 주는 지난 13일 개빈 뉴섬 주지사의 서명으로 내년부터 ADU를 콘도처럼 따로 거래할 수 있게 된 만큼 이번 바이든 행정부의 주택 구매 지원 정책의 혜택을 크게 받을 것으로 보인다. 〈본지 10월 16일자 A-1면〉     첫 주택 구매자를 위한 다운페이먼트 지원도 확대한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를 위해 약 10억 달러의 기금을 조성해 자격을 갖춘 저소득층 및 중산층 세대가 첫 주택 구매를 도울 수 있도록 다운페이먼트를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연방 농무부(USDA)의 경우 아메리칸 인디언들의 주택 구매를 돕기 위해 900만 달러의 기금을 조성해 이들에게 직접 주택융자 프로그램을 확대하는 파일럿 프로그램을 올해 말까지 구성해 가동할 예정이다.   주택 수리자금도 쉽게 조달할 수 있는 재정지원 정책도 내놨다. HUD는 개보수가 필요한 주택을 가진 소유주와 주택 구매자에게 공사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203(k) 재활 모기지 보험 프로그램’을 업데이트하고 지원을 확대한다는 입장이다.   FHA는 대출자가 개보수할 수 있는 자금을 쉽게 신청해 받을 수 있도록 신청자격 정책도 완화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백악관의 이번 조치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 등으로 미국인들의 집 장만 기회가 어느 때보다 힘들어졌다는 분석 때문으로 보인다.   백악관이 공개한 통계에 따르면 팬데믹 기간 홈오너 구제 프로그램을 통해 밀린 모기지 상환금을 갚은 주택 소유주는 40만 가구로 집계됐다. 장연화 기자 chang.nicole@koreadaily.com백악관 구입자 주택 구매자 재정지원 정책 주택융자 프로그램

2023-10-16

한인 여학생 백악관 표창 수상…모나 조양 '온라인 학대' 다큐

15살 한인 학생이 사회 변화에 기여한 점을 인정받아 백악관에서 ‘변화를 주도한 소녀 리더상(GLC)’을 수상했다.     주인공인 리돈도비치 출신 모나 조(미라코스타고 10학년·사진)양은 11일 백악관에서 질 바이든 여사로부터 직접 상을 받았으며 자신이 제작한 온라인 학대와 정신건강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소개했다.     남가주 사우스베이 지역의 ‘해안도시 보건국 청소년 자문위원’과 ‘청소년 보건위원’으로도 봉사해온 조양은 온라인상에서 피해를 본 실제 사례를 다큐멘터리로 제작했으며 앞으로 커뮤니티가 함께 해나갈 과제들을 제시해 주목을 받았다.     GLC 상은 여성 리더가 되려는 전국의 여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며 매년 15인을 선발해 백악관에서 퍼스트레이디 주도하에 시상식을 열고 있다. 올해는 13개 주에서 선발된 개인과 팀들이 수상했으며 가주에서는 조양이 유일한 수상자였으며 유일한 아시안 수상자이고 했다.   바이든 여사는 “여러분들은 뭔가 잘못된 것들을 발견하고 이를 고치려고 노력했다”며 “소녀들은 엄청난 일들을 해낼 수 있으며 아무리 어려도 자신이 믿는 것들을 위해 싸울 수 있어야 한다”고 격려했다.     조양은 “해외에 있는 더 많은 사람과 청소년들을 인터뷰해보고 싶다”며 “이를 통해 청소년들이 시각을 넓힐 수 있다면 좋겠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최인성 기자 ichoi@koreadaily.com여학생 백악관 한인 여학생 온라인 학대 조양은 온라인상

2023-10-12

백악관에 총기폭력방지국 신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총기폭력 예방을 위한 첫 연방기구인 총기폭력방지국을 신설하기로 했다.     19일 워싱턴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22일 총기폭력방지국 설립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다.     연방의회의 총기 규제 입법 움직임이 지지부진한 상황 속에 바이든 대통령이 '응답 없는' 의회에 지속적으로 요청하는 수준을 넘어 구체적인 조치에 착수한 것으로 보인다.     기구는 백악관 비서관이자 수년간 총기 문제를 담당해 온 바이든의 정책 참모 스테퍼니 펠드먼이 이끌 예정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1994년 공격용 무기 금지법 통과에 주요 역할을 했고, 10년 시한으로 시행된 이 법이 종료된 후에도 공격용 무기 금지를 재차 강조하는 등 오랫동안 엄격한 총기 규제를 주장해왔다. 지난해 6월 텍사스주 유밸디 초등학교 총기 난사 사건 후에는 총기 구매자의 신원 조회를 강화하고 가정폭력범의 총기 구매를 제한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총기 규제 법안에 서명하고, 의회에 총기 규제법 통과를 주문했다.     그럼에도 올해 4명 이상의 부상자 및 사망자를 낳은 대량 총격 사건이 504건이나 발생하자, 총기 규제 단체들은 "연방기구 설립이 총기 문제에 대한 대통령의 리더십을 보여주고 정부 전반에 걸친 총기 정책을 조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연방의회는 약 30년 만에 처음으로 총기 규제법을 처리하긴 했으나, 요구안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윤지혜 기자 yoon.jihye@koreadailyny.com총기폭력방지국 백악관 총기폭력방지국 신설 총기폭력방지국 설립 총기 규제법

2023-09-20

한인단체 백악관 시위 키워드는 'STOP'…3년간 한인 참여 시위 50건

한인들의 백악관 시위는 1970~80년대 한국 군사독재 정부에 대한 반대가 시작이었으며 최근에는 일본의 오염수, 한국 대통령 미국 방문에 따른 각종 이해 요구가 관련된 항의성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미주 한인들에게 2000년대 들어서 가장 큰 참여와 관심을 받은 시위는 역시 생존권에 관련된 ‘인종 차별과 혐오 반대’ 행진이었다.       애틀랜타 스파 총격 사건 발생 5일 후인 2021년 3월 21일 백악관 인근에서 첫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무고한 한인 4명을 포함해 총 8명이 총에 희생된 사건이었다. 2020년 플로이드 사망 사건 10개월 후라서 흑인계와 백인들도 대규모 참가해 관심을 보였던 시위였다.     플로이드 사망 사태로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BLM)’ 운동이 시작된 뒤어서 더 힘을 받았다는 것이 당시 참가자들의 경험담이다. 2020년 6월 전후로 전개된 시위로 한때 트럼프 당시 대통령이 지하 벙커로 이동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그 파급력이 증명되기도 했다. 당시 한인 2세들 중심으로 유색인종 인권 옹호와 차별 반대를 외치는 시위 참여가 두드러졌다.   가장 많았던 피켓 구호는 ‘중단하라(Stop)’였다고 마크 장 메릴랜드 주 하원의원이 전했다.     “당파성을 떠나 많은 정치 지도자들이 충격을 받았던 사건이며, 특히 아시아계 지도자들은 잠을 못 이루는 날들이었죠. 그래도 동등하게 인정받는 시대라고 믿었는데 말이죠. 부끄럽기도 했지만 여러 시위에서 함께 피켓을 들면서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었어요.”     2021년에는 2020년에 비해 시위대에 대한 제재나 진압이 없었지만, 정권 교체 시기 백악관 주변이 긴장감은 높았다. 결국 유색 인종에 대한 차별 반대 외침은 주요 도시는 물론 수도 DC에도 역력했던 셈이다.     라파예트 스퀘어에서 벌어진 아시안 혐오 반대 관련 시위는 2020년과 2021년 최고조에 달했다. US공원 서비스 자료와 현지 언론 보에 따르면 아시안 단체들의 주도로 열린 시위는 2020~2022년 총 240여 건에 달했으며 대부분은 유색 인종 옹호 단체들과 공동으로 진행됐다. 여기에는 아시안아메리칸정의진흥연대(AAAJ) 등 한인 단체들이 이름을 올린 시위도 50여 건 있었다.     팬데믹에 대한 책임이 일부 정치권에서 ‘쿵플루(Kungflu)’, ‘차이나 바이러스’로 불리면서 아시안들은 바이러스를 가져온 더러운 외국인으로 취급받기 시작했던 것이다. 일부 2세들의 자각이 일어난 시점이었다.     당시 애틀랜타에 거주하며 DC와 뉴욕 등 시위에 참여한 애드리안 서씨는 “행진에는 주로 2세 출신의 활동가들과 대학생들, 주변 지인들이 참가했는데 놀라고 화난 표정들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며 “시위가 없었다면 관계 당국의 관심이나 여론 환기가 어려웠을 것으로 모두 판단했다”고 당시 절박한 상황을 전하기도 했다.     아시안이 증오의 대상으로 총격 살해되는 상황이 벌어졌다면 일상에서 자행되는 차별이 묵과되는 이유도 있을 것이다.     의사당에서 만난 마크 다카노 연방하원의원(가주)은 이와 관련 “연방 차원에서 해당 범죄에 대응하기 위한 정교한 보고 체계와 정보축적 인프라가 없었음은 물론이며 이를 개발하려는 노력도 최근에서야 시작됐다”며 “시스템을 통해 기록되지 않는 범죄는 문제로 고려되지 않는다”고 현실을 전했다. 정서만 바꿀 것이 아니라 시스템을 정비하거나 새로 만들어야 ‘개혁’이 된다는 취지다.           2021년 아태계 기용이 미진하다는 여론에 밀려 바이든이 선임한 에리카 모릿수구 백악관 아태계 대표부(AAPI liaison)는 아직 필요한 입법과 행정 관련 조언을 대통령에게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하와이 출신인 그는 일본과 중국계 3세다. 올해 초 뉴욕타임스는 그가 2년 동안의 활동에도 불구하고 사건 발생 후 방문자 역할에만 급급했다고 지적한 바 있다. DC 정가에서는 그의 역할이 두드러지길 기대하는 목소리가 높다.     2017년 드림법안부터 현재의 아시안 차별 금지 시위까지 라파예트 스퀘어를 달구어온 한인과 아시안들의 목소리가 2차선 도로 건너 백악관 깊숙이 메아리치는데 그의 역할이 필요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최인성 기자 ichoi@koreadaily.com시위 한인단체 백악관 시위 시위 참여 백악관 인근

2023-09-19

[기획 르포: 라파예트 광장을 가다] '시위 로비' 현장된 백악관 앞길

특정 인종에 대한 증오나 혐오는 ‘나와 달라서 잘 알지 못함’에서 시작되며 그로 인한 두려움과 저항이 표출되는 방식이라고 사회학은 규정한다. 정치 사상적인 경계와 대립도 있지만 인종적 뿌리가 다름으로 인해 오해하고, 결국 서로 잘 알아갈 기회를 갖지 못한다면 대결과 폭력의 극한은 예고된다고 봐야 한다. 그런 예들은 매우 많았다. 미국은 이민 문호가 열려있고 초현대식 대의 민주주의를 품고 있다고 자랑하지만 여전히 토착 원주민을 몰아내고 학대한 이력이 있으며, 흑인 노예를 끌어다 막대한 전쟁을 벌이기도 했다. 이민 정책은 정권이 달라질 때마다 기류가 달라졌고 최근 3년 동안의 팬데믹과 인플레이션으로 인종간의 괴리가 심해진 상태다. 본지는 연방행정부가 위치한 수도 DC에서 아시안 증오의 현주소를 찾고 3회에 걸쳐 관련 보도를 이어간다. 〈관계기사 3면〉   펜실베이니아 애비뉴 초입부터 북소리와 쇠붙이 굉음이 들려왔다. 백악관을 찾는 관광객들의 발걸음과 인근 건물의 공사장 장비 소리가 뒤섞이는 전형적인 도시 공원 ‘라파예트 스퀘어(Lafayette Square)’ 북쪽 출입구에 들어서자 ‘펠티에르를 석방하라(Free Leonard Peltier)’ 구호가 울려펴졌다.   8500평(약 7 에이커)에 달하는 아름다운 이 공원은 100년 넘게 미국인들의 외침이 채워진 곳이다. 여기저기 각종 구호와 메시지를 적은 현수막과 피켓이 눈에 띠고 눈길을 끌기 위한 타악기와 메가폰이 동원된다.   펠티에르는 아메리칸 원주민들의 민권 활동가로 지난 75년 사우스다코타 소재 원주민 독립 구역에서 대치하다 연방수사국(FBI) 요원 2명을 살해한 혐의로 체포됐다. 재판에서 두 번의 종신형을 선고받은 그는 현재 플로리다에서 46년째 복역중이다. 국제사면위와 여러 해외 인권단체들이 그의 석방을 요구했으나 클린턴, 오바마를 포함한 모든 대통령들은 그의 사면을 승인하지 않았다.   집회 참석자 랜디 베이커(버지니아)는 “직접 총을 쐈다는 증거도 없고 원주민 옹호 조직의 수장도 아닌 그에게 이렇게 가혹한 이유는 바로 정부 기관의 뿌리깊은 증오라고 본다”며 “백악관의 대답이 없지만 계속 그의 석방을 외칠 것”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이 날(9월 12일)은 그의 79세 생일이었다.   증오와 폭력의 대명사가 된 9.11테러 22주기 다음날 미국 행정부 수반의 집무실 길건너 풍경이다. 미국은 기본권 보장을 위해 핵심 국가 지도자의 가정과 집무실이 인접한 이곳에서도 시위를 허용한다. 공간의 관리는 공원서비스국(US Park Service)가 한다. 하지만 이날 시위는 200여 명이 넘게 참가하고 참가자들의 성향이 공격적일 수 있어 백악관 담장 앞길에 비밀 경호대 중대 병력이 포함된 저지선이 형성됐고 팽팽한 긴장감도 돌았다.   라파예트 스퀘어에는 앤드류 잭슨 등 전직 대통령의 동상이 있으며 노예를 사고팔던 ‘데카트루 하우스’도 건물이 그대로 남아 역사의 긴 페이지를 상징한다. 동쪽으로는 요인 경호에 가장 전문이라는 재무부 건물이 있어 삼엄함을 더한다.   연방 의회 의사당으로 연결되는 펜실베이니아 애비뉴에는 수많은 기업, 로비단체, 민간단체 등이 자리 잡고 있다. 시위도 로비의 한 종류인 셈일까. 이곳에서 25인 이상의 시위를 하려면 공원서비스국에 사전 신고를 해야 한다.   대통령에게 가장 가까이서 외칠 수 있다는 이유로 링컨 기념관이나 의회의사당보다 더 인기가 있다. 이러다 보니 미국 내 모든 소수계가 라파예트 스퀘어를 찾는다. 50년대 유색인종 민권 운동, 60년대 여권 신장 운동, 70년대 베트남 전쟁 반대, 2000년대 동성애자 권리 주장, 2020년대 아시안 차별과 증오 반대 시위까지 균등과 평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메아리치고 있다.   공원서비스국의 자료에 따르면 사전 신고한 시위는 2016~2019년 매년 120~140여 건이었으며,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 초에 주춤했다가 2021년 다시 194건, 2022년에 207건으로 늘었다. 하지만 그 규모가 작거나 인도에서 진행되는 시위행렬은 신고 의무가 없다. 따라서 사실상 매일 시위가 있으며 주말에는 시간을 정해 3~6개 팀이 순환 시위를 벌이기도 한다.   한인들은 2021년 애틀란타 스파 총격 사건에 분노해 이 곳을 찾아 ‘더이상 미워하지 말라’며 시위를 벌였다.   최인성 기자 ichoi@koreadaily.com기획 르포: 라파예트 광장을 가다 백악관 시위 라파예트 스퀘어 아시안 증오 아메리칸 원주민들

2023-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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