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수학교사·농구코치…6자리 연봉

오후 5시 이후에는 비교적 시간이 자유롭다.  연봉은 마음만 먹으면 10만 달러 이상을 번다.   금융계나 컴퓨터 관련 종사자의 이야기가 아니다. 바로 오렌지카운티 풀러턴교육구 서니힐스 고교에서  수학교사로, 또 농구코치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한인 1.5세 재 변(31)씨의 모습이다.     CNBC는 29일 방송한 ‘메이크잇츠 밀레니얼 머니’ 시리즈에 UC어바인 비즈니스 경제학을 전공한 변씨가 교사 7년 차 만에 연봉 11만4099달러를 벌면서 시간과 경제적인 자유를 즐기고 있는 일상을 소개했다.     4살 때 부모를 따라 풀러턴으로 이민 온 변 씨는 대학 졸업 후 금융계 인턴십을 몇 번 마쳤지만, 자신과 맞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은 후 교육으로 방향을 틀었다.     시작은 대학교 졸업을 앞두고 자신이 다니던 고등학교에서 제안한 풋볼 코치직이었다. 대학 시절 미식축구와 농구 대표팀으로  뛰었던 변씨는 코치직을 맡으면서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다음 세대를 위해 가르치면서 돕고 격려하는 것을 좋아한다는 걸 깨달았다.     교사가 되기 위해 대학 졸업 후 다시 캘스테이트(CSU) 풀러턴에서 교사 자격 과정을 마친 그는 2016년 자신의 모교인 서니힐스에서 수학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또 콘코디아대학에서 교육행정 전공으로 석사학위도 마쳤다.   첫해 연봉은 5만9000달러였지만, 여름방학 동안 진행하는 서머스쿨 프로그램과 코치를 맡으면서 수입도 추가됐다. 교육구에서 농구코치에 대한 별도의 수당도 받는다.   현재 그의 연봉은 캘리포니아주뿐만 아니라 미 전체 교사들의 평균 연봉보다 높다. 전국교육협회에 따르면 가주 교사들의 평균 연봉은 8만8000달러이며, 미시시피 교사의 경우 연 4만8000달러를 번다.     변씨는 “처음에 부모님은 교사직을 선택한 것에 실망했지만, 나중에는 교사자격 과정 교육비도 보태주시며 적극적으로 지원해주셨다”며 “지금은 안정된 수입과 베니핏 등에 대해 알고 좋아하신다”고 말했다.   현재 부모와 함께 사는 변씨는 부모에게 생활비를 보태주면서도 연봉의 3분의 1 이상을 은퇴연금 계좌 등에 저축하는 등 꼼꼼히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또한 은퇴한 부모를 잘 부양할 수 있는 방법과 독립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다.   “어릴 때부터 부모님은 내게 돈의 가치를 알려주셨기에 미래를 잘 준비하려고 한다. 그렇다고 월급만을 위해 가르치진 않는다”는 변씨는 “교사직은 미래를 키우는 좋은 전문직이다. 많은 젊은이가 교사직에 도전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장연화 기자 chang.nicole@koreadaily.com월요일자 밀레니얼 밀레니얼 한인 교사자격 과정 미시시피 교사

2023-10-01

콜로라도 임대인 렌트비 부담 크다

 상업용 부동산업체 ‘마이엘리스팅’(MyElisting)이 임대료와 소득 자료를 분석한 결과, 콜로라도 임대인(renters)들의 절반 가까이가 높은 임대료 때문에 큰 비용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미국인의 51%가 수입의 30% 이상을 임대료로 쓰고 있다. 일반적으로 재정적으로 건전한 가계가 세전 소득의 30% 이상을 주택 관련 비용으로 지출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만약 35%를 초과하면 그 가구는 ‘비용 부담’이 큰 것으로 간주된다. 비용 부담 임대인 숫자는 임대료뿐만 아니라 소득 수준도 반영한다.미국에서 가장 비싼 임대료 및 주택 가격 시장 중 하나로서, 비용 부담이 큰 가구에서 콜로라도가 미전역에서 최상위권을 차지하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콜로라도는 소득의 35% 이상을 임대료로 지불하고 있는 임대인 비율이 전체의 43%로 50개주 가운데 8번째로 높다. 이 순위는 미시시피주 및 뉴저지주와 같다. 비용 부담이 큰 임대인 비율이 가장 높은 주는 플로리다로 49%를 차지했으며 이어 루이지애나(48%), 하와이(47%), 캘리포니아(46%), 네바다(46%), 뉴욕·델라웨어(44%)의 순으로 높았다. 공동 8위는 앞서 언급한대로 소득의 35% 이상을 임대료로 지불하고 있는 임대인 비율이 43%에 달한 콜로라도, 미시시피, 뉴저지주였다. 반면, 소득의 15% 이하만을 임대료로 지불하고 있는 비용 부담이 낮은 임대인 비율이 가장 높은 주는 22%에 달한 노스 다코타였고 이어 몬태나(20%), 사우스 다코타(19%), 위스칸신·아이오와·아칸사(17%), 켄터키·뉴멕시코·오하이오·캔자스(16%)의 순으로 조사됐다. 마이엘리스팅이 조사한 미국내 임대인들의 실태를 살펴보면, ▲임대인 전체의 51%는 매달 소득의 30% 이상을 임대료로 지출한다 ▲미국 세입자 5명 중 2명 이상(42%)은 매달 소득의 35% 이상을 주택 관련 비용으로 쓴다 ▲소득의 35% 이상을 임대료로 지불하는 거주자의 비율이 전체의 40%가 넘는 메트로폴리탄지역은 전체의 61%에 달한다 ▲소득의 15%이하를 임대료로 지출하는 지역은 미전역의 13%에 그치고 있다 등이다. 한편, 마이엘리스팅이 조사한 소득의 35% 이상을 임대료로 지불하고 있는 임대인 비율이 가장 높은 미국내 메트로폴리탄톱 50 가운데 1위는 플로리다주 세바스티안-베로 비치로 무려 61%에 달했다. 이어 루이지애나주 해몬드(58%), 인디애나주 블루밍턴(57%), 앨라바마주 오번-오펠리카(56%), 펜실베니아주 이스트 스트라우드스버그(55%), 조지아주 발도스타(55%), 플로리다주 포트 세인트 루시(54%), 플로리다주 마이애미-포트 로더데일(54%), 와이오밍주 캐스퍼(54%), 사우스 캐롤라이나주 힐트 헤드 아일랜드-블러프튼(54%) 등이 톱 10에 들었다. 이번 순위에서 콜로라도에서는 유일하게 볼더 메트로가 소득의 35% 이상을 임대료로 지불하고 있는 임대인 비율 48%로 4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이은혜 기자콜로라도 임대인 임대인 비율 콜로라도 미시시피 임대인 전체

2022-11-28

VA 임신 20주 이상 낙태 금지 법안 통과가능성 높아

버지니아 의회가 본격적으로 임신 20주차 이후 낙태 금지 법안을 심의하고 있는 가운데, 양당 모두 이탈표가 있다고 판단하고 집안단속에 나섰다. 닉 프레이타스 하원의원(공화)이 상정한 법안에 의하면, 낙태 전 24시간 대기기간이 필요하며 산모의 생명을 위협하거나 영구질병 가능성이 있을 때에만 낙태를 허용하고 있다.   따라서 강간을 당하더라도 낙태를 할 수 없도록 한 것이다.     공화당 의원들은 그동안 줄기차게 낙태 규제를 요구해 왔다.   올초 취임한 글렌 영킨 주지사도 낙태 규제를 요구하고 있다.   영킨 주지사는 작년 9월 유세를 통해 산모의 생명이 위협받거나 강간 등에 의한 낙태만을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었다.   버지니아는 임신 3기(29주차-40주차) 낙태만을 금지하고 있다.     임신 3기도 산모의 생명을 위협하는 상황일 경우 낙태를 허용한다.   하지만 미시시피, 텍사스 등은 임신 중기 이후 낙태를 금지하거나 심지어 강간에 의한 임신도 금지하고 있다.   미시시피주는 기형아나 의료적 긴급사태를 제외하고 임신 15주차 이후 낙태를 금지하고 있다.   마크 헤링 전 버지니아 검찰총장은 지난 9월 미시시피 낙태법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혔으나, 제이슨 미야레스 검찰총장은 입장을 바꿨다.   프레이타스 의원 법안의 통과 가능성을 점치기는 어렵다. 현재 하원은 공화당, 상원은 민주당이 다수당이지만 양당 모두 이탈표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상원은 21대19로 민주당이 다수당이지만 조 모리세이 의원(리치몬드)의 이탈 가능성이 매우 크다.   그는 “낙태반대론자로서 임신 20주차 이상 낙태금지법안에 찬성하며 공화당과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옥채 기자 kimokchae04@gmail.com통과가능성 임신 법안 통과가능성 낙태 금지 미시시피 낙태법

2022-02-08

VA 임신 20주 이상 낙태 금지 추진

버지니아 의회 공화당 의원들이 임신 20주차 이후 낙태를 금지하는 법안을 상정했다.   닉 프레이타스 하원의원이 상정한 법안에 의하면, 산모의 생명을 위협하거나 영구질병 가능성이 있을 때에만 낙태를 허용하고 있다.   따라서 강간을 당하더라도 낙태를 할 수 없도록 한 것이다.   공화당 의원들은 그동안 줄기차게 낙태 규제를 요구해 왔다.     지난 15일 취임한 글렌 영킨 주지사도 낙태 규제를 요구하고 있다.   영킨 주지사는 작년 9월 유세를 통해 산모의 생명이 위협받거나 강간 등에 의한 낙태만을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었다.   버지니아는 임신 3기(29주차-40주차) 낙태만을 금지하고 있다.   임신 3기도 산모의 생명을 위협하는 상황일 경우 낙태를 허용한다.     하지만 미시시피, 텍사스 등은 임신 중기 이후 낙태를 금지하거나 심지어 강간에 의한 임신도 금지하고 있다.   미시시피주는 기형아나 의료적 긴급사태를 제외하고 임신 15주차 이후 낙태를 금지하고 있다.   마크 헤링 전 버지니아 검찰총장은 지난 9월 미시시피 낙태법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혔으나, 제이슨 미야레스 검찰총장은 입장을 바꿨다.   프레이타스 의원 법안의 통과 가능성을 점치기는 어렵다.   하원의회는 공화당이 다수당이지만 상원은 21대19로 민주당이 다수당이다.   공화당 의원 중에서도 지나치게 엄격한 낙태법안에 대해 거부 정서를 표하는 의원이 있으며, 민주당 내에서도 낙태를 규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의원들이 있기 때문에 실제 표대결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예측이 쉽지 않다.       김옥채 기자 kimokchae04@gmail.com낙태 임신 미시시피 낙태법 주지사도 낙태 임신 20주차

2022-01-24

[삶의 뜨락에서] 내가 죽어 누워 있을 때

 마치 소나기가 쏟아져 내리듯 연속적으로 떨어져 내리는 나뭇잎들, 공중에 높이 치솟아 올랐다 땅 위에 사뿐히 내려앉는다. 울긋불긋 총천연색으로 반짝이는 수북이 쌓인 낙엽들, 자신의 무덤으로 돌아가는 자연의 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11월, 서리가 하얗게 내린 나무를 바라보며 죽은 영혼들을 떠올려 본다. 20세기 미국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윌리엄 포크너의 ‘내가 죽어 누워있을 때’는 그 제목에 이끌려 오래전에 사 두었으나 이제야 읽게 되었다. 미국의 남부, 미시시피, 요크나파토파라는 농촌 마을에 사는 번드런 가족의 이야기이다. 어머니 애디가 사망한 후, 제퍼슨에 묻히기를 바라는 그녀의 유언에 따라 시신을 싣고 남편과 다섯명의 자식들은 출상한다. 슬프면서도 기묘한 이 장례여행을 통해 작가는 삶과 죽음, 선과 악, 운명과 욕망에 대한 무거운 성찰을 그리고 있다.     한여름, 노새가 끄는 마차에 시신을 싣고 떠나는 가족들의 풍경은 ‘어이 어이’ 큰소리로 곡을 하던 50년대 우리나라 시골의 전통적인 장례행렬을 떠올리게 했다. 유년시절 온 동네가 떠들썩했던 이 잔치는 죽음이 끝이 아니라는 밝은 인상으로 남아있게 했다. 마지막 떠나는 사람의 죽음의 존엄성과 권리를 박탈당한 코로나 시대에 죽음은 우리가 터부시하고 무서워하며 피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껴안아야 하는 존재임을 다시금 확인해 본다.     반나절의 거리인 40마일을 열흘이라는 긴 시간을 통해서 돌아가는 기묘한 여정은 결코 평탄치 않다. 예상치 못한 홍수와 화재를 겪게 되고 맏아들 캐시는 다리를 다치게 된다. 부러진 다리를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평생 불구로 살게 될지도 모르는 위험에 처하게 된다. 감수성과 남들이 보지 못하는 부분까지 인지하는 통찰력을 가졌지만 정신병원으로 옮겨지는 둘째 아들, 달, 말 외에는 아무것에도 관심이 없는 것 같지만 모든 일을 처리하는 셋째인 주얼, 누구의 아이인지도 모를 아기를 임신하고 그것을 해결하려 읍내에 가지만 도리어 놀림만 당하고 돌아오는 유일한 딸 듀이 델, 어머니를 물고기에 비유하는 아직 어머니의 죽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막내 바더만. 그리고 무모하고 무지한 아버지는 22살 이후로 일하면 죽는다고 하며 아내가 죽은 후 새로운 의치를 해 넣는다.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상실한 식구들의 모습은 다양하다.   ‘내가 죽어 누워 있을 때’는 윌리엄 포크너가 “첫 단어를 쓰기 전에 이미 마지막 단어를 머릿속에서 끝맺었다”고 할 정도로 철저한 기획과 실험 끝에 완성한 소설이다. 15명의 화자가 서로 돌아가며 독백을 하는 이 소설은 59장으로 나뉘어 있다. 그중에서 주인공 애디는 오직 한 장에서만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 그러나 이야기는 애디의 죽음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애디는 죽었으나 살아있는 모든 사람을 이리저리 움직인다. 이해하기가 결코 쉽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읽어나갈 수 있었던 것은 지적이고 서정적인 포크너의 아름다운 문체 때문이었다. 위대한 작가의 작품은 이런 것이구나 했다. 문학의 힘을 느낄 수 있었다.     포크너는 삶에 섞인 부조리와 허무를 끄집어내면서도 인간성에 대한 신뢰를 저버리지 않는다. 누구나 돌아오지 못하는 곳으로 떠난다. 조금 먼저 떠나는 이를 보내고, 네가 떠날 날이 다가올 뿐이라 한다. 노란 숲 위로 가을 빛깔이 환하게 타오르고 있다. 이춘희 / 시인삶의 뜨락에서 윌리엄 포크너 맏아들 캐시 남부 미시시피

2021-11-10

보수 우위 구도 미 연방대법원서 막오른 낙태권 전쟁…격론 예상

보수 우위 구도 미 연방대법원서 막오른 낙태권 전쟁…격론 예상 텍사스주 낙태금지법 소송 적격 등 놓고 변론…청사 앞 찬반 시위 12월엔 미시시피 낙태권 제한 법률 대상으로 위헌 여부 본격 심리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11월의 첫날인 1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 연방대법원 앞은 여성의 낙태권을 둘러싼 찬반 시위로 뜨거웠다. 연방대법원이 사실상 낙태를 금지한 텍사스주의 법에 대해 제기된 소송이 적법한지를 따져보기 위해 구두변론을 열었기 때문이다. 텍사스주는 지난 9월부터 성폭행 피해로 인한 임신까지 포함해 6주가 지나면 낙태를 할 수 없도록 하는 법을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주 당국이 직접 단속하지 않고 일반인이 낙태 시술을 하는 병원이나 낙태 시술 과정에 도움을 준 이를 고소하도록 하는 방식을 썼다. 법의 효력 정지를 원하는 쪽에서 누구를 상대로 소송을 걸어야 할지 애매하게 해놓은 것이다. 통상은 법이 헌법에 어긋난다고 여겨질 때 시행 주체인 주 당국을 상대로 소송을 건다. 이날 연방대법원의 구두변론 대상이 된 사건은 두 가지였다. 하나는 낙태 시술을 하는 병원이 낸 소송이었고 다른 하나는 조 바이든 행정부가 낸 소송이었다. 구두변론에서 텍사스주 측은 "원고들이 텍사스주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법적 권한이 없다"면서 "법 시행에 있어 주 당국자들에게 주어진 역할이 없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소송을 낸 병원과 바이든 행정부 측에서는 텍사스주의 낙태금지법이 헌법에 반하는 것이라면서 연방대법원이 텍사스주의 손을 들어주면 살아남을 헌법적 권리가 없을 것이라고 맞섰다.   이날 진보성향 대법관 3명은 물론 브렛 캐버노·에이미 코니 배럿 대법관 등 보수성향 대법관 2명도 텍사스주의 낙태금지법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입장을 보이는 듯 했다고 뉴욕타임스(NYT) 등 미 언론은 전했다. 5명이면 대법관 9명 중 과반이다. 그러나 이날 변론은 텍사스주의 낙태금지법이 위헌인지를 본격 심리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소송 적격 등 절차적 문제를 따지는 자리였다. 여성의 낙태권 제한에 대한 연방대법원의 본격 심리는 12월 1일 미시시피주의 법률을 대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미시시피주는 임신 15주 이후의 낙태를 금한다. 연방대법원은 지난 9월 텍사스주의 낙태금지법 시행을 막아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5대 4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보수진영에서는 종국적으로 1973년 여성의 낙태권을 인정한 '로 앤 웨이드' 판결의 번복을 노리고 있다. 연방대법원은 현재 6대 3으로 보수 우위 구도다. nari@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연방대법원 낙태권 낙태권 전쟁 격론 예상텍사스주 미시시피 낙태권

2021-11-01

[삶의 한가운데서] 미시시피 바닷가에서

남쪽 바다로 가는 길은 마음 한 곳에 짜릿한 흥분을 준다. 65번 도로변의 나무조차 낯익은 길이지만 이번에는 참으로 오랜만에 찾아가는 것이라 운전대를 잡은 손이 조금 떨렸다. 미시시피주의 남쪽 걸프만 바닷가는 마치 고향같은 기분이 든다. 친정 동생들이 살고 그곳 바닷가에서 만든 아름다운 추억이 많은 탓이다.     내가 미시시피의 해변도시 빌록시와 인연을 맺은 햇수는 벌써 43년이 지났다. 그때 나는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에 있는 공군훈련소에서 기초훈련을 마치고 버스로 빌록시에 있는 키슬러 공군부대로 행정교육훈련을 받으러 간 훈련병이었다. 버스에서 내려서 숙소를 배정받은 후 바로 부대 정문에서 불과 한 블럭 거리인 해변으로 동료들과 우루루 몰려 나갔다. 생전 처음 바다를 본 동료는 환성을 질렀고 모두 그동안 훈련 받느라 시달렸던 스트레스를 바닷바람에 날려보냈다.   행정교육은 새벽에 시작해서 정오가 되면 끝났다. 그러면 오후는 완전히 자유였다. 점심을 먹고 7월 한여름의 태양이 뜨겁게 이글거리던 바닷가로 나가서 오후를 보냈다. 해변을 걷다 지치면 모래사장에 누웠다. 그당시 그곳은 한적한 시골 바닷가 마을이었다. 온갖 잡생각 모두 파도소리에 섞다가 잠이 들어 전신에 화상을 입고 고생해도 여전히 바닷가로 나갔다. 모든 것이 낯선 부대안 숙소에서 딱히 할 일이 없었던 탓도 있었다. 그리고 90번 해변 도로변에 죽 늘어선 고옥의 아름다운 정경에 반했었다. 고옥을 지키던 구불구불 휘어진 떡갈나무들과 사귀며 여유를 찾았고 군인생활에 적응해갔다.     훗날 내가 앨라배마주의 멕스웰 공군부대로 발령받아 몽고메리로 왔고 이어서 텍사스에 살던 동생이 빌록시로 이사했다. 더구나 빌록시에서 동생이 어머니를 모시면서 모든 명절이나 긴 휴일은 불과 240 마일 거리인 동생네를 가서 가족들과 함께 보냈다. 어머니와 해변가를 걸으며 아름다운 고옥을 즐기고 바다를 보며 긴 대화를 나눈 시간들은 성장기에 전혀 가지지 못했던 기회여서 많은 과거사와 어머니를 알게됐다.     한동안 미시시피 바닷가를 찾을 적마다 바다는 변함이 없지만 어머니는 계시지 않고 태풍 카타리나로 고옥들도 사라진 썰렁한 해변을 배회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편안하게 바다와 마주보고 앉았다. 바다는 여전히 멀리서 실어온 많은 스토리를 들려주고 고옥의 빈터에 들어선 산뜻한 집들이 새롭게 다가왔다.     이왕 과거로의 여행을 하니 처음부터 하자고 키슬러 공군부대로 갔다. 부대안을 다니며 예전에 묵었던 숙소와 다녔던 교회, 그리고 교육을 받았던 건물을 찾아봤다. 세월의 흐름은 흔적을 남기지 않았다. 모두 그 자리에 그대로 있었다. 나를 긴장시켰던 교육장소들은 그대로 있는데 함께 교육을 받고 전 세계 공군기지로 발령을 받고 헤어졌던 동료들의 얼굴은 흐릿하고 그들과 보낸 추억은 그저 내 것으로 남았다.     빌록시에 머무는 동안 매일 해변을 걷고 갈매기 노는 옆에서 햇살에 은빛 물살로 출렁이는 바다에 귀 기울였다. 그리고 동생집에서 가져온 라빈드라나트 타고르의 시집 ‘기탄잘리’를 읽고 또 읽었다. 신에게 바치는 송가 라는 기탄잘리의 신선하고 멋진 시 중에 특히 ‘기탄잘리 1’은 끝없이 밀려오는 파도와 멋지게 어울렸다.     ‘당신은 나를 무한케 하셨으니 그것은 당신의 기쁨입니다. 이 연약한 그릇을 당신은 비우고 또 비우시고 끊임없이 이 그릇을 싱싱한 생명으로 채우십니다. 이 가냘픈 갈대 피리를 당신은 언덕과 골짜기 넘어 지니고 다니셨고 이 피리로 영원히 새로운 노래를 부르십니다. 당신 손길의 끝없는 토닥거림에 내 가냘픈 가슴은 한없는 즐거움에 젖고 형언할 수 없는 소리를 발합니다. 당신의 무궁한 선물은 이처럼 작은 내 손으로만 옵니다. 세월은 흐르고 당신은 여전히 채우시고 그러나 여전히 채울 자리는 남아 있습니다.’       아름다운 가을 해변가에서 타고르를 재발견한 사건은 대단한 기쁨이었다. 내가 알고 있는 세상은 나 혼자의 관념이라고 여겼는데 그것은 나의 어리석음이었다. 수 많은 성인 현자들이 내 의식에 손을 주고 있었다. 나를 행복하게 해준 타고르의 깊은 영적 통찰에 감탄하며 나 만의 스토리가 아닌 사람살이의 스토리에 나를 접목시키는데 골프치는 사이에 나 혼자 몰래 떠났다고 삐친 집에 있는 남편의 얼굴이 끼어들었다.            영 그레이 / 수필가삶의 한가운데서 미시시피 바닷가 미시시피 바닷가 공군부대로 행정교육훈련 미시시피주의 남쪽

2021-10-28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