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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빈 무덤’, 예수 부활의 현장

이제 부활절이다. ‘부활’은 인류 역사의 최고 정점이다. 누구나 예외 없이 맞이할 수밖에 없는 죽음을 쳐부수고 다시 살아나셨기 때문이다.     이건 인간의 상상을 초월한 대 사건이다. 바로 기적 그 자체다. 인류 역사에서 이같은 기적이 일어난 적이 언제 또 있었던가.     예수 부활은 그래서 단 하나, 유일무이한 패러다임인 인류 역사의 정점이 될 수밖에 없는 최대의 대사건이다. 그래서일까? 2000년의 긴 시간을 보내면서도 많은 사람이 그 사건을 받아들이기 힘들어 했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런 사람이 많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워낙 그 사건 자체가 믿기 힘든 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직도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이 진짜인지 ‘증거(?)’를 보고 싶어하는 사람이 많다. 오죽했으면 3년간을 함께 생활했던 당시 그분의 제자 토마스마저도 직접 눈으로 그분의 상처를 확인하고서야  어렵사리 스승의 부활을 믿게 될 정도였으니 말이다.     그러나 놀랍게도 그 증거는 너무나 단순하고 확실하게 드러나 있다. 너무나 단순하기에 오히려 간과하기 쉬운 증거 말이다. 그것은 바로 ‘빈 무덤’ 이다.     무덤은 ‘죽음’의 상징이다. 무덤을 보면서 아무도 그 안에 묻혀 있는 사람의 주검을 의심하지 않는다. 무덤 자체가 바로 죽음의 가장 확실한  증거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성서 안에 기록된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은 장황한 과학적 증거가 아닌, 십자가에 못 박혀 죽은 그분의 시신이 묻힌 무덤이 “비어 있었다!”는 한마디로 나와 있다.   그 까닭에  ‘빈 무덤’은 부활절을 맞는 우리 모두에게 부활의 기쁨이다. 인간이면 누구나 갖게 되는 죽음에 대한 공포에서의 해방이기에 우리는 기쁠 수밖에 없다. 더 이상 무시무시한 죽음의 원인인 질병과 사고, 재난, 실패와 좌절, 절망과 공포마저도 우리를 가두어 놓지 못한다는 ‘부활’에 대한 믿음과 희망으로 우리는 행복해질 수 있다는 말이다.   그래서 성서는 우리에게,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드러내신 하느님 아버지의 뜻은, 어떤 처지에서도 항상 기뻐하십시오! 항상 감사하십시오!  그리고 언제나 기도하십시오( 데살로니까 전서5:16)”라고 일깨워 주시고 있는 것 아닐까.   모두 행복한 부활절 보내세요! 해피 이스터(Happy Easter)! 김재동 / 가톨릭 종신부제열린광장 무덤 예수 예수 부활 예수 그리스도 무덤 자체

2024-03-28

[음악으로 읽는 세상] 마태수난곡

독일 라이프치히의 성 토마스 교회에 봉직하고 있던 J S 바흐는 1729년 역사에 길이 남을 ‘마태수난곡’을 작곡했다. 그 시절 독일 교회에서는 매년 성 금요일이 되면 그리스도의 수난을 소재로 한 수난곡을 연주했다. 수난 주간이 되면 다른 음악활동이 금지되기 때문에 당시 사람들에게는 수난곡을 듣는 것이 유일한 음악행사였으며, 따라서 이 곡에 쏠리는 사람들의 기대도 대단했다.     당시 ‘마태수난곡’은 예수의 수난을 다룬 마태복음의 내용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장대한 음악 서사시이다. 예수를 체포하기 위해 음모를 꾸미는 것에서부터 최후의 만찬, 예수의 예언, 겟세마네 동산에서의 기도, 예수의 체포, 대제사장 앞에서의 굴욕, 베드로의 부인, 유다의 죽음, 빌라도의 심판, 사형선고,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 숨을 거두는 예수, 무덤에 묻히는 예수까지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바흐는 3년 동안의 작업을 거쳐 이 인류 최대의 드라마를 기악 반주를 동반한 합창과 독창, 중창으로 펼쳐 보였다. 모두 78곡, 전곡의 연주시간만 해도 세 시간에 달하는 대작이다.   ‘마태수난곡’은 흔히 종교음악의 하나로 분류된다. 하지만 예수의 고난과 죽음을 다룬 이 인류 최대의 서사시에서 나는 신의 목소리보다는 인간의 목소리를 듣는다. 죽음을 눈앞에 둔 예수의 인간적인 고뇌, 예수를 팔아먹은 유다와 예수를 세 번 씩이나 부인한 베드로, 그리고 이 사건에 대해 각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다른 입장과 태도를 보이는 인간 군상들. 신과 인간, 성(聖)과 속(俗), 영혼과 육체, 믿음과 배신. 이 모든 인간적인 것을 담고 있는 한 편의 거대한 휴먼 드라마이다.   ‘마태수난곡’을 들을 때마다 바흐가 얼마나 위대한 작곡가인지를 절감하곤 한다. 그래서 자칫 사장될 뻔한 이 작품을 발굴해 세상에 널리 알린 멘델스존이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다. 진회숙 / 음악평론가음악으로 읽는 세상 마태수난곡 예수 무덤 만찬 예수 기도 예수

2024-03-25

[신호철의 시가 있는 풍경] 우아한 유령(Graceful Ghost)

햇살이 좋은 날 아침이다. 2층 창문 가까이 홍매화도 연분홍 꽃봉오리를 가득 맺고 있다. 쑤욱 쑥 올라오는 새싹들, 나뭇가지마다 맺은 잎눈들로 거리는 온통 봄기운이 가득하다. 이제 막 나지막한 언덕 넘어 얼굴을 내민 해는 긴 햇살을 창문 안으로 길게 뻗고 있다. 창문을 너머 상쾌한 공기. 마음 속까지 연두 봄빛이 적셔온다. 오늘 이렇게 하루가 열리고 있음을 감사한다. 이 벅찬 하루를 날마다 물들이며 맞이하고 싶다.   해가 떴으니 지는 저녁이 찾아올 것이다. 또 밤이 찾아올 것이다. 그리고 내 남은 인생에서 오늘이라는 페이지는 소리 없이 넘겨질 것이다. 내가 기억하고 있는 많은 이야기들, 만나고 나누었던 대화들, 함께 걷고 바라보았던 미시간 호수의 파도의 결까지, 아직 앙상한 나뭇가지에 앉아 봄을 기다리는 새들의 노랫소리마저 어제라는 굴레 속으로 켜켜이 간직될 것이다. 따뜻한 손잡음의 기억도, 그윽하고 편안한 얼굴 표정과 발걸음의 즐거움조차 이제는 기억을 되살려 돌아보게 될 어제가 되는 것이다.   어린 시절 학교를 가기 위해 고개를 넘어야 했다. 그 고개는 그리 높지 않아 성큼 고개의 정상에 오를 수 있었다. 그런데 언덕 오른편에 사람이 들어갈만한 커다란 굴이 있었다. 동네 어른들은 굴속에 귀신이 산다고 이야기했다. 그것도 육이오 때 죽은 처녀 귀신이라는 이야기가 흉흉했다. 사랑했던 사람을 찾아다니다 이곳에서 생을 마감했다고 한다. 사람이 지나갈 때면 사랑하는 사람의 이름을 부르며 운다고 했다. 대낮엔 괜찮지만 어둑해지는 저녁이나 밤에는 사람들이 그 길로 가지 않고 긴 거리를 돌아서 갔다. 어쩔 수 없이 어둑한 그곳을 지날 때에는 빠른 걸음으로 고개를 돌리고 지나가기도 했다. 뒤에서 나를 부르는 바람소리 같은 여자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해도 절대 서거나 뒤돌아보지 않고 발걸음을 재촉해 고개를 뛰어 내려가기도 했다.   이곳 시카고에서 처음 영화관에서 관람한 데미 무어와 패트릭 스웨이지 주연의 ‘Ghost’란 영화가 떠올랐다. ‘사랑과 영혼’이란 제목으로 한국에 소개된 것으로 알고 있다. 도자기를 만들고 있는 몰리를 뒤에서 안으며 샘은 사랑을 고백한다. 불행하게도 싸움에 연루된 샘은 괴한의 총에 죽음을 맞이한다. 몰리를 떠날 수 없는 샘은 Heaven으로 가는 길을 버리고 Ghost로 슬픔 속에 살아가는 몰리의 곁에 남게 된다. 주제곡인 언체인드 멜로디와 함께 펼쳐지는 가슴 아픈 사랑의 모습, 끝까지 몰리를 지켜주는 샘의 헌신적인 사랑은 전 세계 시청자들의 마음을 흔들어놓았다.     차를 타고 가다 길 건너 노란 개나리꽃 무덤이 보인다. 차를 길가에 주차하려다 뒤에 따라오는 차들 때문에 아쉽게도 사진에 담지 못했다. 우아한 개나리 풍경에 머릿속이 온통 노랗게 변해버렸다. 오른쪽 창문으로부터 밀려 나가기 시작한 풍경은 뒷창문을 마지막으로 내 시야에서 멀어져갔다. 소실점을 찍으며 사라진 노란 풍경은 하늘 위에 한 영혼의 기억과 얼굴을 남겨 놓았다.   클래식과 재즈를 섞은 듯한 ‘우아한 유령(Graceful Ghost)’이란 곡을 듣다가 바이올린의 피치카토 소리에 반해버렸다. 이 곡은 작곡가 윌리엄 볼컴이 댄서였던 아버지를 생각하며 작곡한 피아노 연주곡인데 천재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의 특이한 해석으로 우아함과 톡톡 튀는 감성으로 무서운 유령이 아닌 우아한 유령의 춤과 몸짓의 유희를 상상시키고도 남는 매력적인 연주였다. 1시간 연속 듣기로 콧노래로 따라 부를 정도로 친숙해졌다. 피아노 연주로도 들어봤지만 역시 바이올린 선율로 끌어오는 감성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다.     내 유아 시절의 유령에 대한 인식을 ‘Ghost’란 영화로 돌려놓더니 이젠 ‘Graceful Ghost’로 유령에 대한 친밀감과 기대감을 유발시키고 있다. 노란 개나리 꽃무덤이 눈길을 끈 오후 내내 어깨춤을 추며 휘파람으로 ‘우아한 유령’을 따라 부르고 있다. 하늘엔 옅은 눈발도 춤추며 흩날리고 있다. (시인, 화가)   Kevin Rho 기자신호철의 시가 있는 풍경 ghost 유령 개나리꽃 무덤 개나리 풍경 개나리 꽃무덤

2024-03-25

[삶의 뜨락에서] 설이홍과(雪泥鴻瓜)

‘설이홍과’라는 말은 눈밭에 기러기가 날아가면 발자국이 남는다는 말입니다. 눈밭에 기러기의 발자국이 뭐 대단하겠습니까만 그래도 한동안 내가 왔다 갔다는 흔적이 남는다는 말이겠지요. 묘지에 가면 비석들이 서 있습니다. 그리고 그 비석에는 이름과 간단한 행적이 적혀있습니다. 그것이 설이홍과입니다. 뉴올리언스에 가면 시내에 묘지가 있는데 프랑스식, 유대교식, 스페인식의 묘지들이 있고 그 앞에 가족 이름이 적혀있습니다. 어느 책에 많은 위인의 묘비명을 적어 놓아 우리에게 교훈을 주고 있기도 합니다. 요새는 묘지로 쓸 땅이 적어져 대개는 화장하고 맙니다. 한국에서도 화장의 비율이 70%가 넘는다고 하니 죽어서 묻힐 땅이 없다고 하고 한탄을 하던 친구의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오래전 마케도니아의 박물관에서 필립 2세(알렉산더 대왕의 아버지)의 유골을 보았습니다. 유리장에 전시해 놓았는데 키가 작아 나만큼 밖에 되지 않는 작은 체구였습니다. 프랑스 파리에 가서는 앙바리드 사원을 지나가면서 나폴레옹의 무덤이 저 밑에 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서양 역사의 큰 파도가 되었던 나폴레옹도 죽으니 크지도 않은 앙바리드 사원의 지하에 묻히고 말았습니다. 땅이 넓어 그런지 러시아의 무덤들이 큼직하였습니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 갔을 때 도스토옙스키의 무덤이라는데 그 앞에 큰 동상이 있는 것을 보았고 차이콥스키, 안톤 체호프, 푸시킨의 무덤들이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미국에서 워싱턴에서 좀 떨어진 곳의 조지 워싱턴의 묘라고 하는 곳은 별로 크지도 않고 비석도 변변치 않았던 것으로 기억되고, 존 F. 케네디의 무덤도 자그마한 평토이고 그 앞에 영원한 불이라는 것이 크지도 않았습니다.     그러면 죽을 때 어떤 자국을 남기면 좋을까요. 김일성이나 김정일처럼 미라를 남겨두어 유리 상자에 넣은 채 주석궁 속에서 전시되는 것이 좋을까 아니면 Ash to ash. dust to dust 라는 성경 말씀대로 한 줌의 흙으로 돌아가야 하는 것이 좋을까 하는 것이 요새 사람들이 간혹 토론 주제가 되기도 합니다.     대전에 있을 때 부여의 고분을 구경한 일이 있습니다. 어느 왕의 고분이었는데 일반에게 개방하였습니다. 물론 유해는 없고 전시물들이 몇 점 놓여 있고 앞의 전시판에는 고분의 건축년도와 구조 등이 자세히 설명되어 있었습니다. 정작 무덤의 주인은 어디 있는지 보이지 않았습니다. 고등학생 때 용산구 보광동에 살았습니다. 그때 보광동에는 털이 없는 작은 복숭아밭이 있고 공동묘지가 있었는데 주인이 없는 묘지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저희가 이사한 후 일이년이 되었을 때 도시개발을 한다고 공동묘지를 이전하라고 했습니다. 묘지 앞에 공고판이 부쳐지고 신문 한구석에 공고가 났는데 자세히 보지 않으면 공고가 보이지도 않았습니다. 그렇다가 한두 달 있다가 묘지를 하나하나 파지도 않고 불도저가 와서 산을 깎아버렸습니다. 거기를 지나노라면 해골과 뼈들이 불도저로 밀어붙인 흙더미 사이에 굴러다니기도 했습니다. 거기에 묻혔던 많은 사람의 영혼이 보았다면 어쨌을까 가만히 생각해봅니다. 주석궁의 유리 상자에서 전시된 김일성과 공동묘지에 묻혀 있다 완전히 흙으로 돌아간 사람들의 차이가 있을까요. 얼마 전 여행 가서 사진 찍으며 친구가 던진 말이 생각납니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사진을 남기는 거야. 화장해서 뿌리면 다음 날 가도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거든.” 기러기가 날아간 자리가 되겠지요. 이용해 / 수필가삶의 뜨락에서 설이홍 정작 무덤 프랑스식 유대교식 조지 워싱턴

2022-04-08

미국서 캐나다로 보금자리 바꾼 돌부처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계약이 갑자기 취소된후 메이저리그(MLB) 잔류가 불투명하던 '돌부처' 오승환(36)이 캐나다에 새 둥지를 틀었다. 오승환은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200만달러의 연봉에 옵션을 달성할 경우 1년 더 계약을 연장하는 조건으로 계약에 합의했으며 26일 플로리다주에서 실시한 메디컬 테스트도 통과, 입단이 최종 확정됐다. 몸값은 최대 750만달러로 올해는 연봉외에 옵션 150만달러며 2019년에는 연봉 250만달러에 옵션 150만달러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2년 계약이 끝난 오승환은 자유계약(FA) 시장에서 뒷문을 책임질 후보로 주목받았으며 이달초 추신수가 있는 레인저스와 1+1년 총액 925만달러에 계약했다. 그러나 텍사스 구단측에서 사소한 팔꿈치 염증을 이유로 계약을 파기했다. 오승환 본인은 "팔에 이상이 있는 것이 아닌 단순 염증이다. 던지는데 전혀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레인저스가 오승환의 팔꿈치를 이유로 계약을 실행하지 않은 점을 잘 알고있는 블루제이스가 적극적으로 스카웃에 나선 상황이라 피지컬이 변수가 되지 않은 셈이다. 메이저리그 2년간 138경기에서 7승9패 139이닝 157탈삼진 39세이브 방어율 2.85를 기록한 오승환은 첫해인 2016년에 6승3패 19세이브 방어율 1.92로 맹활약했지만 지난해 1승6패 20세이브 방어율 4.10으로 상승세를 이어가는데 실패했다. 한편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개인훈련을 벌이던 오승환은 27일 플로리다 블루제이스의 봄철캠프에 즉각 합류할 예정이다. 봉화식 기자 bong.hwashik@koreadaily.com bong.hwashik@koreadaily.com

2018-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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