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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동화 읽는 늙은이

동화작가 김태영 님이 얼마 전에 발간한 동화집 ‘할리우드 불러바드의 별’을 반갑고 재미있게 읽었다. 이 동네 아동문학이 시름시름 빈사 상태(?)인 것으로 보여 매우 안타깝던 참이어서 더욱 반가웠던 것 같다.   책에 실린 12편의 작품마다 흥미진진하고 시원하게 펼쳐지는 꿈과 상상의 세계에 함께 하는 동안, 고달프게 살면서 속절없이 삭막해진 마음 밭에 단비가 내린 듯 촉촉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아련한 어린 시절이 그리워지며 마음이 깨끗해지는 것 같기도 했다. 바로 이런 것이 동화의 힘이다. 나이 든 늙은이가 동화를 읽으며 기쁨을 느끼는 이유이기도 하다.   김태영의 동화는 우리를 신바람 나는 꿈과 환상의 세계로 안내한다. 할리우드 배우가 되고픈 꿈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춤 연습을 하는 강아지와 미남 거지, 밤이면 공룡으로 변신해서 흥겹게 나들이 가는 팜트리, 작은 배만큼이나 커진 물고기와 휠체어를 탄 소년의 만남, 데스밸리에 사는 짱구돌맹이와 화석이 된 분홍 새우의 사랑, 갑자기 내린 비를 맞아 잔디밭에 떨어진 별 가족 이야기, 인디언 마을의 인형과 당나귀의 우정 등등….   막연한 옛날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우리가 사는 이곳을 무대로 펼쳐지는 이야기들이라서 한층 친근감이 느껴진다. 현재 할리우드 불러바드의 한 아파트에 사는 작가가 그 거리에서 살면서 만나고 느낀 이야기를 동심의 세계에서 새롭게 엮어 쓴 창작동화들로, 작가의 상상력은 그 할리우드 불러바드에서 어릴 적 놀던 영산강을 오가며 펼쳐진다. 작가 자신이 직접 그림까지 그려 실감을 더 했다.   김태영의 동화에서는 사람과 동물, 식물, 바위, 별 등이 서로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며, 서로를 돕고 의지하는 우주적 사랑이 자연스럽게 펼쳐진다. 그러면서 인생을 곱씹게 하는 힘을 가진 ‘어른을 위한 동화’다.   미주 이민사회에서 아동문학이 설 자리가 마땅치 않은 것은 독자가 없기 때문이다. 여기서 태어나 자란 우리 2세들은 한글 문학작품을 자유롭게 읽고 공감할만한 한국어 실력을 갖추지 못했다. 그리고 동화책보다 훨씬 더 재미있고 짜릿한 것이 주위에 널려 있다. 그러니 어른들이라도 읽어주면 좋으련만, 그걸 기대하기는 어렵다. 엄마가 아이에게 다정한 목소리로 동화를 읽어주는 장면은 정말 꿈과 같다.   이렇게 척박한 현실에서도 미주 아동문학계는 한동안 활발하게 움직였다. 좋은 작품도 상당히 나왔다. 1980년대 초반 고(故) 오영민 선생을 비롯해 남소희, 황영애 같은 분들이 활발하게 의미있는 작품을 발표했고, 2003년에는 ‘미주 한국아동문학가협회’가 발족하여 회원작품집 ‘미주아동문학’을 10호까지 발간했다. 김사빈, 김정숙, 박사라, 박심성, 백리디아, 이송희, 이희숙, 한혜영 같은 여러 작가들의 개인작품집도 활발하게 출간되었다.   내 개인적인 소견을 말한다면, 이민문학사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야 할 작품으로 오영민 선생의 ‘이민 간 아이’, 남소희의 ‘보석상자’, 황영애의 ‘내가 누구예요’, 홍영순의 ‘팬케이크 굽는 아이들’, 한혜영의 ‘뉴욕으로 가는 기차’, 신정순의 ‘착한 갱 아가씨’, 정해정의 ‘빛이 내리는 집’ 등을 빼놓을 수 없겠다. (물론 그 밖에도 내가 모르는 중요한 작품들이 더 있을 것이다.)   아동문학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모자란다. 어린이는 어른의 선생이고, 어릴 적 기억은 평생을 가기 때문이다. 삶이 팍팍하고 답답할 때면 나는 동화를 찾아 읽는다. 톨스토이의 우화나 알퐁스 도데, 마해송의 동화를 읽으면 마음이 차분해지고 새로운 힘이 솟는다. 어린이 마음, 꿈의 힘을 믿는다. 장소현 / 시인·극작가문화산책 늙은이 동화 동화작가 김태영 미주 한국아동문학가협회 미주 아동문학계

2024-09-19

6.25 전쟁 속 한국 사과농장 이야기 '비나의 추수' 화제

애틀랜타 시장 선정 권장도서 뽑혀   2022년 조지아주 얼라이언스 극장에서 공연된 한인 2세 극작가 로이드 서의 연극 '비나의 여섯개 사과'(Bina’s Six Apples)가 아동 그림책으로 나왔다.   6일 우드러프 아트센터에서 그림책 '비나의 추수'(Bina’s Harvest) 출간 기념 낭독회가 열렸으며, 도서 무료 증정과 사인회도 함께 진행됐다.   아시안 아메리칸 애드보커시 펀드(AAAF)의 니콜 강 작가가 함께 삽화를 그리고 이야기를 재구성했다.   그림책은 어린이 문해력 증진사업(MSRC)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애틀랜타 시장이 선정한 올해의 어린이 권장도서로 뽑혔다. 이 프로그램에 한국 문화를 다룬 도서가 뽑힌 것은 처음이다.   연분홍 저고리를 입고 손에 사과를 쥔 단발머리 비나는 2년 전 애틀랜타에서 태어났다. 로이드 서 작가는 "아버지는 대구 사과농장의 아들로 태어났다"며 "그가 5살일 때 겪은 한국전쟁을 모티브로 아동 연극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비나의 여섯개 사과'는 전쟁으로 고향을 잃은 10대 소녀가 사과 6개를 실마리로 피란길에 헤어진 자신의 가족을 찾아나서는 이야기다. 관객은 경남 거창에서 부산까지 꼬박 20시간을 걸어야 하는 비나의 여정을 함께 따라가며 한국전쟁 당시 난민들과 군인을 만나게 된다.   2년 후인 올해, 서 작가는 삽화를 맡은 니콜 강 작가와 전쟁이 일상을 망치기 전, 비나의 어느 평화로운 가을을 새롭게 그려냈다. 추수철을 맞아 사과가 빨갛게 익자 비나는 처음 사과를 따는 농장 일에 가족과 함께 참여한다. 사과를 얻기 위해 나무와 씨름하는 과정에서 비나는 모든 것이 알맞게 익는 때를 자연스레 알게 된다.   강 작가는 "딸의 얼굴을 본따 비나를 그렸다"며 "아시아계 어린이들이 책에서 쉽게 자신과 닮은 사람을 발견하고 그로 인해 소속감과 자신감을 키워나가길 바랐다"고 전했다. 얼라이언스 극장은 향후 그림책을 바탕으로 연극을 제작할 계획이다. 장채원 기자 jang.chaewon@koreadaily.com사과농장 애틀랜타 대구 사과농장 어린이 동화 애틀랜타 시장

2024-06-06

[투어멘토 박평식의 여행 이야기] 동화 속 중세로의 시간 여행, 발틱 3국

발트해 남동쪽의 세 나라인 에스토니아(Estonia), 라트비아(Latvia), 리투아니아(Lithuania)는 우리에게 좀 낯설고 생소하게 다가오는 여행지다.   그러나 서쪽으로 폴란드, 동쪽으로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발틱 3국은 여행 고수들이라면 일찌감치 점찍어 두고 버킷리스트에 올려둔 유럽의 숨은 보석이다. 굴곡 많은 외침의 역사 속에서 주변 강대국들로부터 수많은 침략과 지배를 당했던 세 나라는 1989년 8월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퍼포먼스를 벌였다. 에스토니아 탈린에서 라트비아 수도 리가를 거쳐 리투아니아의 수도 빌뉴브까지 200만명이 넘는 국민들이 손에 손을 맞잡고 평화와 독립의 노래를 부른 것. 이른바 '발트의 길'을 통해 무력을 사용하지 않고 1991년 평화와 독립을 얻어냈다.   에스토니아의 수도 탈린의 구시가지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돼 있다. 붉은 고깔 모양 지붕을 얹은 쌍둥이 탑, 이름하여 비루 게이트를 지나면 중세 시대를 연상시키는 건축물들이 쉼 없이 이어진다. 구시가지는 저지대와 '톰페아'라 불리는 고지대로 나뉘는데, 톰페아에서 내려다보면 빙 두른 성벽이 한눈에 펼쳐진다. 탈린이 가장 강성했던 15~16세기에는 이 성벽을 따라 46개의 성탑이 있었고, 이는 북유럽 최고의 철옹성 중 하나였다. 현재는 그중 26개의 성탑만이 남아 있지만 그래도 다른 도시와 구별되는 탈린만의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2시간 30분 정도 떨어진 휴양도시 파르누(Parnu)에는 에스토니아 대통령의 여름 별장이 위치하며 축제가 끊이지 않아 여름이면 수도가 이곳으로 옮겨온다는 말까지 생겼다.     라트비아의 리가 역시 구시가지 전역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있다. 13세기 이후 한자동맹을 주도한 맹주답게 중세 건축물들이 훌륭하게 보존돼 있다. 표드르 대제 동상 자리에 설치한 자유의 여신상, 스웨덴 군인들이 화약 저장 목적으로 쌓은 화약탑, 고딕.더치 매너리즘.바로크 양식 등 각기 다른 스타일로 15~17세기에 걸쳐 지어진 삼형제 건물, 중세 시대 길드가 쓰던 화려한 건물인 검은 머리 전당 등이 유명하다.   리투아니아는 한때 발트해에서 흑해까지 유럽에서 가장 넓은 영토를 가졌던 국가였다. 그중에서도 빌뉴스는 정치, 경제, 문화 등 다양한 영역에서 리투아니아의 중심지로 거듭났다. 현재는 리투아니아의 수도이자 중세와 현대가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분위기가 매력적인 여행지로서 전 세계 여행자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인근에는 동화책에서나 나옴직한 아름다운 고성도 있다. 갈베 호수 한가운데 떠있는 트라카이 성은 수 세기에 걸쳐 전쟁에 걸쳐 파괴되었다가 1955년 지금의 모습으로 복원됐다. 성은 그리 크지도, 높지도 않지만 성 자체가 지닌 기품과 자태가 근사하다. 중세를 배경으로 풀어낸 여러 영화의 단골 촬영지여서인지 배를 타고 성 주변 호수를 누비다 보면 모두가 영화 속 주인공이 된 듯한 기분을 불러일으킨다. 박평식 / US아주투어 대표·동아대 겸임교수투어멘토 박평식의 여행 이야기 동화 중세 중세 건축물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세계 여행자들

2024-05-09

[김상진 기자의 포토 르포] 벌거벗은 임금님은 곧 우리의 모습

LA다운타운에서는 매년 벌거숭이들의 퍼레이드가 열린다. 지난 24일 열린 ‘세계 나체 자전거 타기(World Naked Bike Ride)’ 행사다.   카메라를 들고 벌거숭이들의 행렬 사이로 들어갔다. 나체의 한 남성이 머리에 왕관을 쓴 채 자전거를 몰았다. 등에 쓰인 문구가 인상 깊다.   ‘The Emperor’s New Clothes(황제의 새로운 옷)' 동화 '벌거숭이 임금님'의 원제다.   자전거를 탄 벌거숭이들은 세상을 향해 무엇을 말하고 싶었을까. 묻고 싶었다. 그들을 카메라 렌즈에 담으며 한참을 생각했다.   주변을 둘러봤다. "왕이 벌거벗었다"고 깔깔거리던 순진한 어린아이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동화 속 소년의 외침은 현실에 대한 '이견'이었다.     186년 전 출간된 벌거숭이 임금님이 지금 이 시대를 향해 메시지를 전하는 듯했다. 거짓임을 뻔히 알면서도 아첨하고 사실을 가리는 이들이 많다. 달콤한 말로 상대의 눈과 귀를 가리는 이들도 존재한다. 작은 어린아이가 진실을 말해도 애써 외면하는 사람도 있다. 어리석은 '나'를 들키기 싫어서다.   현재를 사는 우리의 모습 아닌가. 우리 자신도 벌거숭이 아니겠는가. 김상진 사진부장 kim.sangjin@koreadaily.com김상진 기자의 포토 르포 임금 벌거숭이 임금님 동화 벌거숭이 카메라 렌즈

2023-06-30

타운 도서관서 드래그퀸 동화 구연…어린이 포함 20여명 참여

22일 LA한인타운 공공도서관에서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여장남자 ‘드래그 퀸(Drag Queen)’의 동화 구연이 진행됐다. 〈본지 3월 15일 자 A1면〉   이날 피오피코 코리아타운 도서관 회의실에서는 드래그 퀸인 조 패러거(예명 피클)가 참석해 약 30분 동안 아이들에게 동화책 4권을 읽어줬다.   4권의 동화는 ‘페미니스트 베이비(Feminist Baby)’, ‘달라도 괜찮아(It’s okay to be different)’,‘내 마음속에(In My Heart)’, ‘더 힙스 온 드래그 퀸 고 스위시 스위시 스위시(The Hips on the Drag Queen Go Swish, Swish, Swish)’등 모두 다양성과 포용성 등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8명의 어린이를 포함해 모두 27명이 함께 했다.     어린 아들을 데리고 온 한인 미셸 양(LA한인타운)씨는 “주변 친구들에게 프로그램에 대해 듣고 성소수자의 달을 맞아 찾아왔다”며 “아이가 자라며 거부감이 들지 않도록 처음부터 만나고 배우면 교육에 좋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아들 올리버(5)를 데려온 크리스티나 케이티(37·커버시티)는 “수많은 커뮤니티가 섞인 곳에서 포용성과 다름을 배울 좋은 기회”라며 “이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겐 편견과 두려움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해당 행사를 앞두고 이어진 논란으로 이날 도서관 안팎으로 약간의 긴장감은 감돌았지만 별다른 이슈 없이 행사는 원만히 끝났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도서관 안팎으로 경찰 4~5명이 배치됐다.  LA시 공공도서관(LAPL) 브랜치 디렉터 조이스 쿠퍼는 “일부 주민들이 화를 내며 불만을 제기하는 등 이슈는 있었지만, 이것이 모두에게 열려있는 공공도서관의 역할이다”며 “부모님들은 사회 내의 다른 시각들을 선택해 아이들에게 보여줄 수 있다”고 말했다.   장수아 기자 jang.suah@koreadaily.com드래그퀸 도서관 드래그퀸 동화 la시 공공도서관 동화 구연

2023-06-22

[기자의 눈] ‘리커스토어 드림스’가 전하는 메시지

1980년대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미국에 온 한인들이 많이 선택한 비즈니스 가운데 하나가 리커스토어다. 당시 특별한 기술이나 많은 자본 없이도 시작할 수 있는 비즈니스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1980년 말쯤에는 사우스LA 지역 리커스토어의 75% 가량이 한인 소유였다는 얘기도 있다.  이들은 인종차별과 각종 범죄 피해 등 열악한 환경에도 성실함과 끈기로 경제적 기반을 닦을 수 있었다.     최근 화제를 모으고 있는 ‘리커스토어 드림스(Liquor Store Dreams)’는 한인 2세인 엄소연 감독이 만든 다큐멘터리다. 엄 감독은 리커스토어 업주이자 자신의 아버지 엄해섭씨를 주인공으로 이민 가정에서 나타나는 세대 및 문화 차이를 담고 있다. 이른바 ‘리커스토어 베이비’인 엄 감독도 직접 출연해 사실감을 높였다.       1992년의 4·29폭동을 직접 겪었던 엄해섭씨는 여전히 아픈 기억과 흑인에 대한 두려움이 남아 있다. 반면,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엄 감독은 인종평등 의식이 더 강하다. 엄 감독은 흑인의 마음을 이해하면서 과거를 잊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하며 아버지와 갈등을 빚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엄씨는 “조지 플로이드 사건이 터졌을 때 4·29때 처럼 또 폭동이 일어날까 봐 너무 무서웠다”며 “경험하지 않았으면 얘기하지 말라”고 엄 감독에게 말하기도 한다. 반면, 엄 감독은 “경찰의 과잉진압 탓에 흑인이 죽어서 벌어진 일”라며 “흑인 인권에 대해 생각해 보고 슬픔을 이해해야 한다”고 반박한다.   ‘리커스토어 드림스’에서는 차별 문제를 경험한 한인 1세대 부모와 인종화합을 중요하게 여기는 2세대 자녀 사이의 문화적 차이를 가감 없이 보여주고 있다.     또 세대 차이로 인한 부모와 자식 간의 갈등도 드러내고 있다. 여자는 나이가 되면 결혼해서 가정을 이뤄야 한다는 부모님과 결혼은 선택이라고 주장하는 딸. 엄 감독 부녀의 세대 차이로 인한 갈등은 대부분의 한인 가정이 겪는 모습이다.     한국에서도 세대 간 갈등은 있지만 미국의 한인 가정에서는 문화적 차이가 더해져 자칫 골이 깊어지기 쉽다. 한인 이민 가정에서는 한국 문화와 미국 문화가 공존하는 것이 아닌 한쪽으로 치우쳐지는 문화 동화 작용이 일어나 세대 간 갈등이 심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이러한 갈등을 예방하거나 해소하기 위해서는 한인 1세대와 차세대 간의 문화적 차이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차세대는 무엇보다 자신의 뿌리인 한국 문화에 대해 알고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한 필요조건이 한국어를 배워 부모와 원활하게 소통하는 일이다. 또한 부모세대가 이민 초기에 겪었던 차별과 어려움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지금의 한인 사회를 만든 부모 세대의 헌신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1세들 또한 특정 인종에 대한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모두가 평등하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엄 감독은 다큐멘터리에서 “차별은 바꿀 수 없지만, 차별을 없애기 위해 우리 자신을 스스로 교육해야 하며 싸워야 한다”며 “인종을 떠나 문화가 함께 모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외부에서 유입되는 문화로 인해 기존의 문화가 사라지는 현상은 문화 동화다. 하지만 한인 가정에는 두 개의 다른 문화 요소가 동시에 나타나는 문화 공존이 더 바람직하다고 한다. 그래야만 어느 한쪽의 일방통행이 아닌 쌍방향 소통이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한인 가정은 ‘이민자 가정’, 한인 사회는 이민자 사회라는 독특함이 있다. 부모 세대는 미국 문화를, 차세대는 한국 문화에 대해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한 이유다. 이를 통해 부모 세대와 차세대 간의 차이와 갈등을 해결할 수 있고  더 나아가 한인 차세대들의 정체성 혼란도 막을 수 있다.  세대 간 이해와 화합만이 한인 이민 역사가 더 오래 지속하고 발전할 수 있는 열쇠다.   김예진 / 사회부 기자기자의 눈 메시지 한국 문화 한인 이민 문화 동화

2023-06-12

문화원, 동화로 배우는 한국어 ‘한글날’ 개최

뉴욕한국문화원이 오는 20일 오후 1시에 뉴욕공립도서관과 공동으로 동화로 배우는 한국어 프로그램 ‘한글날’을 개최한다. 이날 프로그램은 제576돌 한글날을 기념해 한글이 우리에게 오기까지의 과정을 알아보고 고마움을 되새기는 내용을 담았다.     프로그램은 그림책 ‘한글, 우리말을 담는 그릇’을 통해 한글 창제 당시의 상황과 한글이 만들어진 원리, 한글이 만들어진 이후 사람들의 생활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쉽고 재미있게 전달할 예정이다. 또, 동요 부르기와 만들기 활동을 통해 아이들이 더욱 친숙하게 한글에 다가갈 수 있도록 한다.     뉴욕한국문화원 대표 어린이 교육 프로그램인 ‘동화로 배우는 한국어’는 뉴욕공립도서관 세인트 아그네스 지점과 공동으로 개최하는 온라인 수업이다.     한국어와 영어로 진행되는 이번 행사는 동화를 사랑하는 어린이들이라면 누구나 참석할 수 있다.     참석은 뉴욕공립도서관 홈페이지(nypl.org)에서 사전 신청한 후 이메일로 받은 링크를 통해 20일 오후 1시에 줌 화상회의에 참여하면 된다.     세부내용 및 문의는 koreanculture.org 또는 212-759-9550.  장은주 기자 chang.eunju@koreadailyny.com문화원 한국어 문화원 동화 한국어 프로그램 뉴욕한국문화원 대표

2022-10-06

“동화로 한국 전통놀이·간식 배워요”

뉴욕한국문화원은 오는 15일 오후 1시, 뉴욕공립도서관과 한국의 전통 간식인 떡과 전통 놀이에 대해 배울 수 있는 ‘동화로 배우는 한국어’ 9월 프로그램을 공동 주최한다.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이번 교육 프로그램 참가자들은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함께 읽어 볼 예정이다. 한국 전통간식 떡들이 주인공이 돼 전통 놀이를 하는 내용의 유쾌한 그림책이다. 참가자들은 또 윷놀이, 연날리기, 딱지치기 등 여러 한국 전통 놀이들의 이름을 한글로 배우고 딱지 만들기와 동요 부르기 시간도 함께 가질 예정이다.   뉴욕한국문화원의 대표 어린이 교육 프로그램인 ‘동화로 배우는 한국어’는 뉴욕공립도서관 세인트 아그네스 지점과 공동으로 개최하는 온라인 수업으로, 매월 새로운 한국 동화를 선정해 한인 동포 어린이들과 타민족 어린이들에게 쉽고 재미있게 한국어 및 한국문화를 소개해왔다.     한국어와 영어로 진행되기 때문에 한국어를 알지 못하더라도 동화를 사랑하는 어린이들이라면 누구나 참석이 가능하다. 뉴욕공립도서관홈페이지(www.nypl.org)에서 무료로 사전 신청해 참가할 수 있다. 자세한 내용 및 문의는 뉴욕한국문화원 홈페이지(www.koreanculture.org) 또는 대표전화(212-759-9550)로 연락하면 된다. 김은별 기자 kim.eb@koreadailyny.com전통놀이 동화 한국 전통놀이 한국 전통간식 한국 동화

2022-09-08

뉴욕한국문화원 ‘동화로 배우는 한국어’

뉴욕한국문화원이 오는 8월 18일 오후 1시에 뉴욕공립도서관과 공동으로 ‘동화로 배우는 한국어’를 개최한다. 이번 프로그램에서는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인 제주해녀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 그림책 ‘엄마는 해녀입니다’를 함께 읽는다.     제주해녀의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 ‘물숨’의 고희영 감독이 쓰고, 스페인의 유명 화가인 에바 알머슨이 그린 이 동화책은 해녀들의 생활과 그들이 가진 삶의 지혜를 아이들이 알기 쉽도록 잔잔한 감동이 있는 이야기와 함께 전달한다.     뉴욕한국문화원의 대표 어린이 교육 프로그램인 ‘동화로 배우는 한국어’는 뉴욕공립도서관 세인트 아그네스 지점과 공동으로 개최하는 온라인 수업으로, 매월 새로운 한국 동화를 선정해 한인동포 어린이들과 뉴욕 현지 어린이들에게 한국어 및 한국문화를 소개해왔다.     한국어와 영어로 진행되는 이번 행사는 한국어를 알지 못하더라도 참여할 수 있다.     수업은 18일 오후 1시에 ‘줌’ 화상회의로 실시간 제공되며, 사전 신청 후 참여할 수 있다.     신청과 문의는 nypl.org 또는 koreanculture.org.   장은주 기자 chang.eunju@koreadailyny.com뉴욕한국문화원 한국어 한국 동화 한인동포 어린이들 뉴욕공립도서관 세인트

2022-08-05

문화원, 7월 ‘동화로 배우는 한국어’ 개최

뉴욕한국문화원은 오는 21일 오후 1시, 뉴욕공립도서관과 한국의 전통 디저트 ‘팥빙수’를 주제로 한 ‘동화로 배우는 한국어’ 7월 프로그램을 공동 주최한다.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이번 교육 프로그램 참가자들은 이지은 작가의 ‘팥빙수의 전설’을 함께 읽어볼 예정이다. 욕심 많은 호랑이와 마주친 할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팥빙수의 전설’은 한국의 전래동화 ‘해님달님’과 ‘팥죽할멈과 호랑이’에서 영감을 얻은 작가가 팥빙수 유래에 대한 달콤 상쾌한 이야기로 재탄생시킨 작품이다.     한국어와 영어로 들려주는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동화 속 표현들을 한국어로 배워보고, 한국의 전통 디저트인 팥빙수를 종이로 만들어보는 시간도 가질 수 있다.     뉴욕한국문화원의 대표 어린이 교육 프로그램인 ‘동화로 배우는 한국어’는 뉴욕공립도서관 세인트 아그네스 지점과 공동으로 개최하는 온라인 수업으로, 매월 새로운 한국 동화를 선정해 한인 동포 어린이들과 타민족 어린이들에게 쉽고 재미있게 한국어 및 한국문화를 소개해왔다.     한국어와 영어로 진행되기 때문에 한국어를 알지 못하더라도 동화를 사랑하는 어린이들이라면 누구나 참석이 가능하다. 뉴욕공립도서관홈페이지(www.nypl.org)에서 무료로 사전 신청해 참가할 수 있다. 자세한 내용 및 문의는 뉴욕한국문화원 홈페이지(www.koreanculture.org) 또는 대표전화(212-759-9550)로 연락하면 된다. 김은별 기자 kim.eb@koreadailyny.com문화원 한국어 뉴욕한국문화원 홈페이지 한국 동화 타민족 어린이들

2022-07-12

[동화] 누나를 만나고 온 날

“누나는 여전히 맑은 눈동자와 엄한 입매를 하고 있습니다 얼굴에 핀 검버섯도 아름답네요 청색이 날 정도로 까맣던 머리는 겨울 눈처럼 백발이 되었습니다”   누나를 만나러 서울로 가는 버스에 올랐습니다. 북쪽을 향해 달리는 차창 너머 짙은 푸른 하늘이 하얀 뭉게구름을 몰고 빨리도 지나갑니다. 겨울이 문턱을 넘어오려다가 주춤해 버린, 늦은 가을날 오후였지요. 누나는 3년 만에 아버지를 만나 뵈러 온 것이었어요. 투병 중이었던 매부를 돌보느라 그간 누나는 힘든 나날을 보냈습니다. 매부는 올해 봄에 소천했습니다.     45년 전, 그러니까 내가 13살 때, 미네소타주에 있는 어느 대학원으로 유학을 떠났던 누나는 지금껏 미국에 살고 있어요. 국군의 날이나 현충일에 매년 아버지를 만나러 한국을 다녀가곤 했지요. 아버지 묫자리는 현충원에 있습니다. 현충원에 있는 아버지 묘소는 빈 무덤이라고 누나가 알려주었습니다. 그런데도 누나는 매년 현충원을 방문하려 귀국하곤 합니다. 아버지는 6·25 전쟁 때 전사하셨습니다. 아버지의 유해는 찾지 못했다 합니다.   아버지의 이름 석 자가 단정하게 새겨져 있는 돌비석만이 아버지가 한때 이 세상에 계셨다는 것을 말해 줄 뿐입니다. 아버지의 영은 두 딸과 내가 입양되기 전까지 외아들이었던 형을 바라보고 계셨을 것입니다. 당신이 만난 적이 없는 당신의 막내아들인 나를 쳐다보시면서, ‘잘 왔다’ 하시리라 믿습니다. 지금은 엄마도, 형도 이 세상에 없습니다.   그래요. 나는 아버지를 만난 적이 없어요. 아버지가 전사하셨을 때, 누나는 세 살이었다고 합니다. 스물 몇 살 새파란 나이에 과부가 되어 가장의 임무를 도맡게 된 엄마는 생계를 꾸려가는 것이 무척 힘들었대요. 살림이 옹색한 가운데에도 틈을 내어 보육원에서 봉사하시곤 했대요. 봉사하시던 보육원에서 엄마와 나는 만난 것이랍니다. 나는 겨우 걸음마를 떼기 시작하던 나이였다 합니다. 전쟁이 끝나고 15년 정도가 지난 후였다고 해요.     나는 전사하신 아버지의 가정으로 입양되어 아버지의 성씨를 받았어요. 나는 유복자가 아니고, 유복 입양아이예요. 나를 업어 데리고 갔던 엄마… 퀴퀴한 땀내가 배인 엄마의 적삼, 그 가슴에 안겨 잠들곤 했던 나는, 지금도 엄마 냄새를 맡을 수 있어요. 엄마의 냄새는 끝없는 평화를 약속하는 것이었어요.     누나는 절에서 민박하는 것을 좋아했어요. 올해도 다를 바가 없습니다. 누나는 가톨릭 신자입니다. 절에는 제명을 채우고 간, 얼굴에 주름을 달고 살 수 있었던 이들의 흔적이 있어서, 누나의 마음을 따뜻하게 한다 했습니다.     넓고 넓은 현충원 뜰의 침묵이 무겁게 누나를 누르고, 즐비하게 줄지어 서 있는 새하얀 화강암 비석들이 누나의 뼛속까지 시리게 한다고 했습니다. 돌 비석에 새겨져 있는 이름 석 자는 젊음을 하늘에 토해내고, 돌 비석의 가슴은 그들의 신음을 끌어안고 있다 했어요. 젊은 그들, 돌 비석 주인들의 얼굴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습니다.   누나를 만나기로 한 대웅전 앞에 누나는 없었어요. 대웅전의 어둠과 정적에 익숙해지고 나니, 부처님상에서 떨어져 있는 한구석에 눈을 감고, 무릎을 꿇고 앉아 있는 누나가 보였어요. 누나는 불교 신자들이 하는 참선을 하는 것 같았어요. 누나의 종교로 말하자면 묵상이라고 할지도 모르겠네요.   “누나, 부처님한테 기도한 거야? 하느님한테 혼나려고?”   “하느님은 그렇게 옹졸하지 않아. 어디서나 당신을 생각하는 것이 기도거든.”   왜소했던 누나는 50여년 전 나를 업어 길러주던 때보다 더 작아 보였어요. 나를 등에 태웠던 좁았던 어깨는 더 좁아졌고요. 어떤 때는 나를 등에 업고 수강하러 가던 누나입니다. 맑은 눈과 진실한 입매를 가졌던 누나. 내가 6척의 청년기를 지나, 흰머리가 성성하게 된 지금, 누나는 여전히 맑은 눈동자와 엄한 입매를 하고 있습니다. 누나의 얼굴에 핀 검버섯도 아름답네요. 청색이 날 정도로 까맣던 머리카락이 새까만 기와지붕에 녹지 않고 덮여 있는 겨울 눈처럼 백발이 되어있네요.   가난한 살림, 엄마가 가장이 된 집에, 나를 데리고 오셔서 입적시키셨던 엄마는 배짱이 컸거나 바보 같은 신념으로 사셨던가 봐요. ‘하느님은 산 입에 거미줄 치지 않게 한다’라는 것이 엄마의 인생 철학이었다고 합니다. 엄마는 나를 사랑하셨습니다. 만나지 못한 아버지이지만 아버지는 나에게 당신의 성(姓)을 주셨고 아버지의 이름은 엄마만큼이나 나에게 튼튼한 성채가 되었어요. 두 누나와 형은 자주 편찮으셨던 엄마 대신 나를 돌보아 주었어요.   “누나, 누나는 비 오는 날이면 나를 업고 왜 산에 갔어?”   “그랬지. 산에 가곤 했지.”   “누나, 학교는 빼 먹고 간 것이었어?”   “응. 당연히….”   “누나, 낙제를 어떻게 면했어?”   “겨우, 겨우. 그래서 너를 업고 학교 간 적도 여러 번 있었지.”   “강의시간에 등에 업혀 들어온 나하고, 누나를 보고, 누나 친구들이나 교수님이 뭐라 하지 않았어?”   누나는 이어서 내가 모르던 옛날이야기를 해 주었습니다. 엄마가 아파 누워계셔서 나를 돌보실 수 없는 날에 비까지 오면, 누나는 나를 업고 학교 가는 대신, 산에 지렁이를 잡으러 갔다고 말입니다.     “그랬구나. 그런데, 누나, 왜 지렁이를 잡으러 다녔어?”   “비가 적당히 오면, 지렁이들이 땅에서 기어 나와. 엄마한테 고깃국을 끓여드려야 하는데 고기 살 돈이 없었거든. 지렁이에는 단백질이 많다고 해서.”   “누나, 그럼 우리가 먹던 국이 지렁이 국이었어?”   누나를 만나고 온 날 밤 꿈속에서, 지렁이가 소고기로 변하는 국을 맛있게 먹었습니다. 전월화(류 모니카) / 수필가동화 누나 누나 학교 누나 부처님 누나 친구들

2022-03-31

“동화로 한국의 밥상문화 배우세요”

 뉴욕한국문화원(원장 조윤증)은 오는 17일 오후 1시 뉴욕공립도서관과 2022년도 ‘동화로 배우는 한국어’ 3월 프로그램을 공동 주최한다.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이번 교육 프로그램에서 뉴욕한국문화원은 ‘밥 한 그릇 뚝딱!’이라는 제목으로 밥과 국, 반찬으로 구성된 한국인의 밥상 문화를 아이들에게 소개할 예정이다. 동화 구연으로 다양한 재료와 조리법으로 만든 반찬과 어머니의 정성이 담긴 집밥을 재미있게 그려냈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어린이들은 동화 구연을 보면서 한국의 식문화를 습득할 수 있고, 음식과 관련된 한국어 표현을 배워보는 시간도 갖게 된다. 동요 배우기와 함께 자신이 원하는 반찬으로 식탁을 꾸며보는 놀이 활동도 준비돼 있다.     ‘동화로 배우는 한국어’는 뉴욕한국문화원의 대표 어린이 교육 프로그램이다. 뉴욕공립도서관 세인트 아그네스 지점과 공동으로 온라인 교육을 추진하고 있다. 뉴욕한국문화원은 매월 다양한 주제를 선정해 교육하는데, 현재까지 600여 명의 한인 어린이들과 뉴욕 타민족 어린이들에게 쉽고 재미있게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소개해오고 있다.   이번 프로그램은 한국어와 영어로 진행되기 때문에 한국어를 알지 못하더라도 동화를 사랑하는 어린이들이라면 누구나 참석이 가능하다. 뉴욕공립도서관홈페이지(www.nypl.org)에서 무료로 사전 신청해 참가할 수 있다. 자세한 내용 및 문의는 뉴욕한국문화원 홈페이지(www.koreanculture.org) 또는 대표전화(212-759-9550)로 연락하면 된다. 김은별 기자밥상문화 동화 뉴욕한국문화원 홈페이지 한국어 표현 동화 구연

2022-03-09

[열린 광장] 진실을 비추는 거울

거울은 거짓이 없다. 거울은 일년, 열두 달 거짓말 없이 살아간다. 보이는 모습 그대로 비춘다.     백설공주 동화에는 거울이 등장한다. 계모 왕비가 거울을 보고 “이 나라에서 누가 제일 예쁘냐?”고 물었다. 거울은 한결같이 “그야 왕비님이죠”라고 대답한다. 그런 어느 날 거울의 대답이 바뀐다. “백설공주가 제일 예쁩니다”라고 대답하자 이 말이 화근이 돼  공주의 시련이 시작된다. 거울은 이야기의 흐름을 한 순간에 바꾸는 역할을 한다.     인간의 시련은 거짓으로부터 시작된 것 같다. 성경에 의하면 태초의 인간도 사탄의 거짓에 속았기에 시련을 자초했다.   거울은 언제나 진실하다. 있는 그대로 우리에게 보여주고 알려주고 비쳐준다. 부모는 자녀의 거울 이라는 말이 있다. 자녀는 부모의 모습을 닮은 것은 물론이고 부모의 모든 행동이 자녀에게 큰 영향을 줄 수 있으니 그렇게 말 할 수 있을 것이다. 성경 또한 하나님을 비춰주는 거울이고 율법을 통해 우리가 죄인이라는 것을 비춰주기에 율법의 거울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거울을 발명한 사람은 누구일까? 누군인지는 모르겠지만 진실되고 정직한 성품의 소유자가 아닐까 상상해 본다. 설사 그렇지 않은 사람이라 할지라도 닦고 또 닦아 해맑은 거울을 만들다 보면 자신의 마음과 영혼은 깨끗이 씻겨져 내려 맑은 시냇물과도 같을 것이다. 거울은 있는 그대로 보여주면서 그 속에 있는 영혼은 말이 없다. 상대가 말을 해도 듣고만 있다. 칭찬을 하든 욕을 하든 묵묵히 듣는다.     행복을 비추면 행복을, 고통을 비추면 고통을 보여주는 거울에게 나는 종종 미소를 달라고 애원을 한다. 거울은 좀처럼 나에게 미소를 주지 않는다. 소리 없는 영혼의 음성은 유머를 좀 더 연구하라는 소리만 울린다. 거울을 보면서 찡그린 얼굴을 펴고 어색한 웃음을 지어보기도 한다. 거울 앞에서만 할 수 있는 행동이다.     나는 사무실에서 일을 하다 종종 화장실에 다녀온다. 생리적인 해결도 보아야 하지만 피곤한 나의 얼굴을 거울을 통해서 보기 위함이다.   어린 시절에는 종종 어떤 영웅의 이름을 거론하며 나는 아무개를 거울 삼아 세상을 살아야 되겠다고 다짐을 했던 적이 있다. 지금은 거울에 비춰지는 모든 것이 거짓투성이 뿐이다. 사회의 변천인가 나이 탓일가 요즘 세상은  존경할 만한 인물이 나타나지 않는다. 거울을 보고 이 모습 저 모습으로  미소도 지어보고 찡그려 보기도 하지만 영웅은 찾아 볼 수가 없다. 분명히 거울은 거짓말을 하지 않을 텐데….   팬데믹이 속히 사라지고 거울 속에 진실된 세상이 비춰지기를 바랄 뿐이다.  백인호 / 송강문화선양회 미주회장열린 광장 진실 비추 백설공주 동화 계모 왕비 나이 탓일가

2022-02-11

“재밌는 동화로 한국어를 배우세요”

뉴욕한국문화원(원장 조윤증)은 오는 17일 오후 1시 뉴욕공립도서관과 2022년도 ‘동화로 배우는 한국어’ 2월 프로그램을 공동 주최한다.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이번 교육 프로그램에서는 ‘열두 띠 동물’을 주제로 다룰 예정이다. 특히 이번 프로그램에서 뉴욕한국문화원은 임인년 검은 호랑이의 해를 맞이해 한국의 ‘띠’ 문화를 참여한 어린이들에게 소개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교육 프로그램은 쥐·소·호랑이·토끼 등 십이지 순서의 유래를 담은 동화 구연과 열두 가지 동물들의 이름을 한국어로 배워보고, 참여한 어린이들은 자신의 띠를 알아보는 시간으로 꾸며진다. 또한 동요 부르기와 만들기 등 다양한 놀이 활동도 준비돼 있다.     ‘동화로 배우는 한국어’는 뉴욕한국문화원의 대표 어린이 교육 프로그램이다. 작년부터 뉴욕공립도서관 세인트 아그네스 지점과 공동으로 온라인 교육을 추진하고 있다. 뉴욕한국문화원은 매월 다양한 주제를 선정해 교육하는데, 현재까지 600여 명의 한인 어린이들과 뉴욕 타민족 어린이들에게 쉽고 재미있게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소개해오고 있다.   이번 프로그램은 한국어와 영어로 진행되기 때문에 한국어를 알지 못하더라도 동화를 사랑하는 어린이들이라면 누구나 참석이 가능하다. 뉴욕공립도서관홈페이지(www.nypl.org)에서 무료로 사전 신청해 참가할 수 있다. 자세한 내용 및 문의는 뉴욕한국문화원 홈페이지(www.koreanculture.org) 또는 대표전화(212-759-9550)로 연락하면 된다. 김은별 기자한국어 동화 뉴욕한국문화원 어린이들 뉴욕한국문화원 홈페이지 동화 구연과

2022-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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