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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무당, 덴마크 간 까닭은…NPR 동행 현장취재 보도

한국계 미국인 무당이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한인 등 입양인들을 위한 굿을 진행해 주목받고 있다. 공영 라디오 방송 ‘NPR’은 한국 무당 헬레나 소홀름(46)씨의 특별한 의식을 동행 취재해 17일 보도했다.   NPR 기자는 한국의 샤머니즘 문화를 소개하며, 소홀름씨가 주관한 의식을 위해 세계 각지에서 40명이 코펜하겐의 식당 바네 가든(BaneGaarden)에 모였다고 전했다.     덴마크인과 결혼한 소홀름씨는 덴마크에서 활동하는 무당이자 초월심리학자로 알려졌다. 매체는 그에 대해 “기술적으로 발전된 현대 사회에서 치유와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서양 심리학 이론과 토착민의 지식을 통합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홀름씨는 2018년 샤먼으로 입문한 직후, 서양 국가로 입양된 한국 입양아들의 조상들이 후손들과 연결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비전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조상의 에너지를 정화하고 기리는 것은 입양인들이 토착민의 마음을 회복하는 것을 통해 이루어지며, 이는 사람의 자아, 타인, 그리고 땅과의 연결을 깊게 할 수 있다”며 의식을 진행하는 취지에 대해 설명했다.     이날 의식에 참석하기 위해 한인 작가 톰 편(46)씨는 LA에서 방문했다고 전했다. 편씨의 아버지는 그가 13살 때 돌아가셨고, 어머니는 2021년에 코로나19로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편씨는 “작별 인사를 하거나 (관계를) 마무리할 기회가 없었다”며 “무당이 마무리를 할 수 있게 도와줄 수도 있을 거라 생각했다”고 참석 이유를 밝혔다.   매체는 의식 행위로 ‘굿’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날 참가자들은 부모님 사진이나 오래된 물건 등 토착문화와 관련된 것들을 제단에 두었다. 한국에서나 볼법한 굿 의식이 실제로 진행되었다. 다른 점은 다양한 문화권의 사람들이 참여하면서, 진행자들도 타악기 연주자 김동원씨와 타인종 무당 등 다양한 배경을 가진 인물들이 맡았다는 점이다.   NPR 기자는 “헬레나가 이날 흰색 천을 만들고 자리에서 뛰며 의식을 진행했다”며 “이 과정에서 어려움을 느낀 헬레나는 사람들에게 에너지를 보내달라고 했고, 참가자들은 눈을 감고 손을 얹기도 했다. 마지막에는 모두 함께 뛰었고 헬레나는 각 사람을 축복했다”고 상황을 묘사했다.   의식이 끝난 후 일부 참가자들은 신비로운 체험을 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3살 때 가족과 떨어진 이누이트 문화권 입양인 칼란구악 압살론센(53)은 “어머니가 나에게 ‘괜찮아. 내가 여기 있어. 사랑해’라고 하는 걸 들었다”며 “정말 놀라웠다. 나에게 해방을 가져다주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덴마크계 한국인 입양아 마이순영외블리센(41)씨는 “의식에 대해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며 “혼자가 아니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장수아 기자 jang.suah@koreadaily.com현장취재 덴마크 덴마크계 한국인 한인 무당 동행 현장취재

2024-09-17

“한인사회와 50년 동행 감사”…UDLA 루벤 허난데스 대표

“정이 많고 역동적인 한인 커뮤니티와의 50년 동행은 절대 지루하지 않습니다.”   지난 17일 아로마센터 5층 뱅큇홀에서 창립 50주년 행사를 성대하게 진행한 라틴계장애인연합(UDLA)의 루벤 허난데스 대표는 “다인종이 모여사는 한인타운이야말로 LA시의 중심지”라며 “지난 50년간 한인 커뮤니티와 함께할 수 있어서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LAPD 애론 폰세 올림픽경찰서장, 제프 김 어바인통합교육구 교육위원, 미겔 산티아고 주 하원의원 사무실의 에릭 문 보좌관, 할리 미첼 LA카운티 수퍼바이저 사무실의 아라 안 보좌관, 그레이스 유 10지구 시의원 후보, 이경원리더십센터 김도형 대표, 케어 프로젝트 설립자 크리스토퍼 이 감독 등 약 200여명이 참석해 50주년을 축하했다.   폰세 경찰서장은 이날 “UDLA와 함께 커뮤니티를 지키고 봉사할 수 있어 영광이다. 앞으로도 더 많은 일을 함께하는 시간을 갖길 기대한다”고 축하 인사를 전했다.   23세 때 사고로 시력을 잃은 후 자신과 같은 장애인들을 돕기 위해 1974년 UDLA를 설립한 허난데스 대표는 라틴계뿐만 아니라 한인 장애인들과 가족들에게도 필요한 각종 사회복지 서비스를 꾸준히 제공해왔다.     또한 시, 카운티, 주 상하원 의원 사무실과 올림픽경찰서 등 정부기관과 파트너십을 맺고 커뮤니티를 위한 다양한 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다. LA폭동 재발을 막기 위해 매년 인종화합을 위한 ‘핸드어크로스’ 타운 행진 행사를 진행하고, 연방 장애인법을 내세워 한인 비즈니스 업주들을 상대로 한 공익소송이 이어지자 한인 업주들을 위해 설명회를 직접 개최하기도 했다.   허난데스 대표는 “한인타운은 우리가 사는 삶의 터전이며 한인들은 우리 모두의 이웃이다. 안전한 환경에서 함께 생활하면서 아메리칸 드림을 이뤄나가는 이민자 커뮤니티의 롤모델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UDLA는 산하 한인 청소년들의 자원봉사 단체인 ‘KAYP(Korean American Youth Program)’ 설립 21주년을 맞아 지난 한 해 동안 다양한 봉사활동을 벌인 한인 학생 40명에게 대통령 자원봉사상 등을 수여했다. 2003년부터 가동된 KAYP는 UDLA 운영 기금을 지원하는 리사이클 프로그램, 한인타운 청소, 커뮤니티 범죄 예방 캠페인 ‘나이트아웃’, 멘토 초청 세미나 등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초등학생 때부터 10년 동안 KAYP에서 활동하고 있는 앤디박(22)씨는 “다양한 행사들과 다인종 문화를 접할 수 있는 한인타운에 있는 유일한 타인종 봉사단체이며 차세대 리더를 육성하는 멘토를 만날 수 있는 곳”이라며 한인 학생들의 참여를 권했다.   ▶KAYP 문의: (213)254-8285 그레이스 박 코디네이터 장연화 기자 chang.nicole@koreadaily.com커뮤니티 게시판 한인 커뮤니티 이민자 커뮤니티 동행 감사

2024-08-22

[브랜드 이야기] 고객과의 아름다운 동행 이뤄지려면

많이 듣는 용어 중 하나가 고객이다. 제품 구매자는 물론, 기업의 임직원도 고객이 될 수 있다. 또 부부 사이에서도 고객 관계는 성립된다. 더 넓은 인간관계로 확대하면 서로가 서로에게 고객일 수 있다는 의미가 된다.     고객은 왕이다. 왜냐하면 선택할 권리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고객은 여러 선택 대상 중 자신에게 가장 높은 가치를 제공하는 대상을 고른다. 제품 구매 고객은 여러 제품을 비교한 후 최상의 가치를 제공하는 제품을 선택하며, 구직자들도 자신의 가치를 더 높게 평가하는 기업에서 일하기를 원한다.     부부 사이에서도 어느 한쪽이 상대방의 가치를 느끼지 못할 때 부부관계의 청산(이혼)을 원할 수 있다. 인간관계에서도 자신에게 가치 있는 사람으로 인식되지 않는다면  가까이 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고객에게 최상의 가치를 제공하면 지속해서 관계가 유지되고 아름다운 동행도 가능할 것이다.         그렇다면 가치란 무엇인가? 가치란 간단히 표현하면 두 가지 선택 대상에서 혜택과 비용을 비교해 어느 하나를 선택하는 기준으로 생각할 수 있다. 이 기준은 제품구매, 구직자의 회사 선택,  부부관계 등 모두에 적용되는 기준이다. 문제는 어떤 것들을 혜택으로, 그리고 어떤 것들을 비용으로 생각하느냐의 문제다.     비용의 개념은 상대적으로 분명하다. 가격을 지불하거나 시간을 쓰는 것은 비용이다. 또한 고통과 분노 등 인간관계에서 경험하는 것도 비용이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우리는 비용에 관해서는 상대적으로 상당히 민감하다. 필요 이상으로 비싼 가격을 지불했을 때 느끼는 후회, 남편이 별 이야기도 없이 혼자 여행을 가겠노라고 2주간 집을 비워 아이 둘을 데리고 속앓이하던 고통, 이유 없이 직장 상사에게서 꾸지람을 들었을 때의 억울함과 분노 등의 비용을 쉽게 잊지 못한다. 시간이 흘러도 기억에 분명하게 자리 잡고 있다.   혜택의 개념은 상대적으로 분명하지 않다. 다만 받는 것에 대한 고마움을 혜택으로 생각하면 될 것 같다. 문제는 이 고마움의 느낌은 시간이 지나면서 엷어지고, 기억에서 사라지는 경향이 크다는 것이다. 또 시간이 지남에 따라 받는 것을 고맙게 생각하기보다 당연히 받아야 하는 권리로 생각하는 경향도 있다. 따라서 고객들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혜택을 혜택으로 생각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그러므로 시간이 지나도 고객의 기억에서 혜택의 고마움이 사라지지 않게 하려면 지속해서 새로운 혜택을 제공해야 한다. 즉, 고객들에게 어느 한 가지 혜택만 제공하고 끝난다면 시간이 흐를수록 고객들은 더는  높은 가치를 느끼지 못하게 되고 결국 차가운 관계를 갖게 된다.     과거 칼럼에서도 필자는 혜택에 대해 언급한 적이 있다. 우리가 느끼는 혜택은 크게 세 가지 형태로 분류할 수 있다. 하나는 기능적인 면에서의 혜택이고, 또 하나는 정감적인 면에서의 혜택, 그리고 세 번째는 정신적인 면에서의 혜택이다.     기능적인 면에서의 혜택이란 고객들이 일상생활을 하는데 더 편하고, 더 쉽고, 그리고 더 만족스럽게 느끼게 하는 혜택이다. 그리고 정감적 혜택이란 감정적으로 더 기쁘고, 더 포근하게 그리고 더 뿌듯하게 느끼게 하는 혜택을 말한다. 마지막으로 정신적 혜택은 고객들이 일상생활을 하는 데 귀감이 될 수 있는 생활철학과 생활신조를 배우고 느끼도록 하는 혜택이다.   위의 세 가지 혜택을 간단하게 소비자인 고객의 입장에서 설명해 보자. 소비자인 고객들은 우선 제품의 우수한 품질과 서비스로부터 기능적인 혜택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매혹적인 포장과 제품 디자인, 그리고 감성적인 광고로부터 정감적인 혜택을 생각하게 된다. 또한 기업이 추구하는 사회적 책임과 노력에서 정신적 혜택을 느낄 수 있다.     과거 칼럼에서 언급했듯이 나이키의 경우가 이 세 가지 혜택을 고객들에게 제공한 좋은 예라고 볼 수 있다. 우수한 기능성을 갖춘 나이키 농구화의 뛰어난 품질은 거의 전설적이다. 여기에 매력적인 디자인, 강렬한 스와시 로고, 그리고 마이클 조던을 이용한 일련의 광고 캠페인은 진정한 의미에서 최고의 정감을 느끼게 한다. ‘저스트 두 잇!(Just Do It!)’ 이라는 나이키 브랜드 슬로건은 더는 오늘 해야 할 일들을 내일로 미루지 말라는 내용으로 모두가 추구하여야 할 생활철학이다. 나이키는 이러한 세 가지 형태의 혜택을 지속해서, 그리고 다양한 방식으로 제공했다.     가치에 관한 몇 가지 중요한 사항들을 요약하자면 첫째, 고객들은 혜택(받는 것)보다 비용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니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 먼저 비용을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     둘째, 혜택은 시간이 지나면 그것을 더 이상 혜택으로 인식하지 않아 고마워하지 않으니 지속해서 새로운 혜택을 고객들에게 제공해야 한다.     셋째, 나이키의 예에서 보듯이 기능적, 정감적 그리고 정신적 형태의 혜택을 다양한 방식으로 지속해서 제공해야만 세 가지 형태의 혜택들이 상호 보완성을 이루면서 고마움을 기하급수적으로 높여 고객들은 최상의 가치를 느끼게 된다.       결국 ‘겸허함으로 밑에서 위를 섬기는 마음 자세로 상대를 대하면 존경과 사랑을 받게 된다’는 성경 구절과 고객에게 최상의 가치를 제공하며 섬겼을 때 고객도 아름다운 동행을 원한다는 사실은 서로 일맥상통한다는 생각이 든다.   박충환 / 전 USC 석좌교수브랜드 이야기 고객 동행 고객 관계 임직원도 고객 정신적 혜택

2023-08-01

[더비전교회 설립감사예배] 아름다운 동행을 시작하다

 미주한인예수교장로회 교단(KAPC) 록키마운틴노회 소속 교회인 덴버삼성장로교회와 예닮장로교회가 통합하여 “더비전교회”라는 교회명으로 아름다운 동행을 시작했다. 더비전교회(공동 담임목사 이동훈, 윤우식)는 2월 5일부터 함께 예배를 드리기 시작해, 2월 26일 오후 4시 콜로라도 지역 목회자 및 성도들이 참석한 가운데 설립 감사예배를 드렸다. 더비전교회 공동 담임인 윤우식 목사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예배에서 이형만 목사(덴버한인장로교회)는 “두 목회자와 성도들이 흘린 눈물의 기도로 하나님의 교회를 지키고 사랑한 이 은혜의 성전의 터 위에 세우신 더비전교회를 통하여 하나님의 비전을 이루어가길 바란다”고 기도했다. 기도에 이어 더비전교회 찬양대에서“주님께서 세운 교회”라는 찬양곡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렸다. 이날 예배는 록키마운틴 노회 노회장 홍성우 목사(콜로라도스프링스 사랑의 교회)가 요한복음 2장13~19 본문을 가지고 ‘새로운 성전’이라는 제목으로 말씀을 전했다. 홍 목사는 "새롭게 시작하는 더비전교회에는 부활의 능력과 생명, 사랑이 있어야 한다. 주님께서 세워주신 교회를 통하여 부활의 증거가 되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말씀에 이어 홍 목사는 더비전교회 설립을 선포했으며, 설립 선포문을 공동 담임목사인 이동훈 목사와 윤우식 목사에게 전달했다. 이어, 록키마운틴 노회 소속 목사와 사모들이 "이런 교회가 되게 하소서"라는 찬양으로 더비전교회를 축복했다. 그리고 송병일 목사(한인기독교회)는 “두 교회가 선하고 아름다운 동행을 시작했다. 동행은 같은 곳을 바라봐야 한다. 그리고 서로를 빛나게 해줄 수 있어야 한다. 서로를 위해서 박수를 쳐 줄 때 아름다운 동행의 표본이 될 것”이라고 축사했다. 축사 후에는 더비전교회 이승진 집사의 특송(Oceans-Hillsong)이 이어졌다. 특송 후에는 더비전교회 공동 담임목사인 이동훈 목사가 설립과정에 대한 보고의 순서를 가졌다. 이동훈 공동 담임목사는 “교회설립은 사람의 의지로 되는 게 아니다. 하나님이 하신 일이다. 더비전교회의 더에는 두가지 의미가 있다. 첫째 더(The)는 비전을 품되 막연한 비전이 아니라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에 흐르는 삼위일체 하나님의 비전이며, 예수님이 승천하기 전에  제자에게 명령하신 그 비전이다. 또 하나의 뜻은 한국어 표현으로 더(more)이다. 그 비전을 가슴에 품고 더 많이, 더 풍성하게, 더 선명하게 펼쳐나가자는 뜻이다. 앞으로 우리교회가 그 비전을 위해 열심히 달려가겠다”라고 설립보고를 했다. 오성관 목사(공로 목사, 벧엘교회 원로목사)는“두 교회가 연합해 하나를 이루었다. 이제부터 주님의 눈으로, 주님의 심장과 마음으로 세상을 향할 수 있길 바란다. 성령과 은혜가 넘치는 교회가 되고, 복음을 증거하는 교회가 되길 바란다”라고 축도했다. 윤우식 공동 담임목사는 “더비전교회 설립을 허락하신 하나님께 감사와 영광을 올려드린다. 그리고 축복해 주신 모든분들께 감사드린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예배 후 참석자들은 교회에서 준비한 식사를 하면서 교제의 시간을 가졌다.한편 더비전교회는 설립감사헌금 전액을‘튀르키예 지진 난민’을 위한 성금으로 총회를 통해 전달하기로 했다. 설교 영상은 홈페이지(thevisionchurch.church)에서 볼 수 있으며, 주소는 7055 S Lincoln St, Centennial, CO 80122이며, 문의는 303-503-3909 또는 720-277-9106로 하면 된다.     김경진 기자더비전교회 설립감사예배 삼성 동행 더비전교회 공동 더비전교회 설립 더비전교회 찬양대

2023-03-03

우영우, ‘판타지’를 넘어 현실 속 ‘사회적 동행’으로

최근 높은 시청률로 막을 내린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이하〈우영우〉)의 활약으로 자폐스펙트럼 장애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우영우’에 대한 시청자들의 애정이 깊어짐에 따라 주인공이 가진 ‘자폐 스펙트럼 장애’에 대해 이해하고, 이들을 함께 업무를 진행 하는 동료로, 사회구성원으로서 인정하고 응원 하는 정서가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 주변에는 극중 우영우와 같이 특정 분야에 뛰어난 능력을 보이는 ‘고기능 자폐인’들이 곳곳에서 만나볼 수 있다. 특정분야에 높은 재능을 가진 ‘고기능 자폐인’들은 파티쉐, 디자이너, 칼럼니스트 등으로 활동하며 그 전문성을 사회적으로 인정을 받고 있다.     우영우를 통해 자폐 스펙트럼 장애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기 전부터 우리 사회에서는 자폐인의 재능을 개발하고, 이를 통해 사회적 독립을 이루기 위한 지속적인 지원이 진행되어 왔다. 그 대표적인 예시가 자폐인 디자이너의 활동을 지원하는 사회적 기업 ‘오티스타’다.     ‘오티스타’는 자폐인의 특별한 재능 재활이라는 영문의 머리글자를 따서 만들어진 이름이다. 이름에서 뜻하는 바와 같이 자폐인이 자신의 재능으로 사회에서 역할하며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자폐인을 위한 디자인 교육과정을 개발하고 무상으로 디자인 교육을 제공, 실제 디자이너로 채용하여 자폐인의 사회적 자립을 지원하고 있다.   오티스타에 채용된 자폐인 디자이너들은 꾸준한 작품활동을 진행하고, 오티스타는 작품을 활용해 상품을 제작 판매까지 잇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디자이너들의 작품 우수성을 인정 받아 다양한 브랜드와의 콜라보도 진행하고 있다.     오티스타와 콜라보를 진행한 브랜드 중 뷰티 브랜드 ‘아이소이’는 오티스타의 제품을 대량 구매하여 기부를 진행하는 등 오래전부터 디자이너들의 창작 활동을 지원해 왔다. 이후 오티스타 디자이너의 작품이 담긴 굿즈를 활용해 브랜드 마케팅에 활용하고, 이어 자폐인 디자이너의 특별한 시각으로 그려낸 일러스트를 담아낸 정식 제품을 출시하는 등 다양한 협업 활동을 전개해왔다.     당시 콜라보를 진행했던 아이소이 브랜드 담당자는 "자폐인 디자이너의 특별한 시각으로 그려낸 일러스트를 활용해 의미 있는 콜라보 패키지를 선보임으로써 자폐인에 대한 사회적 편견 해소 및 사회적 동행의 의미를 담고자 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문화재단 역시 2016년부터 오티스타와의 디자인 협업을 시작해 디자이너들과 함께 한국의 전통을 담은 문화상품 개발을 이어오고 있다. 궁궐과 왕릉의 모습, 해녀의 모습 등 한국 문화유산을 오티스타 디자이너들의 시각으로 담아낸 일러스트를 제품화하고 있으며 수익금의 일부는 자폐인 디자이너 들에게 환원하고 있다.     이 외에도 패션, 생활용품 등 다채로운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소속 디자이너들이 제작한 작품의 가치 인정받고 있으며, 실제 업계를 가리지 않고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이렇듯 드라마 〈우영우〉 속 주인공과 같이 사회에서 자신의 재능을 가진 직업인으로서의 자폐인의 활약은 더 이상 판타지가 아닌 현실로 확대되고 있다. 〈우영우〉를 기점으로 높아진 사회적 인식과 이해도를 바탕으로 장애인, 비장애인의 경계를 넘어 저마다의 재능으로, 동등한 구성원이자 동료로서의 역할을 수행해 나갈 현실 속 ‘우영우’의 활동이 더욱 기대된다.       강동현 기자 kang_donghyun@koreadaily.com판타지 사회 사회적 동행 자폐스펙트럼 장애 사회적 관심

2022-08-19

[이 아침에] 아름다운 동행

어느 날부터 아홉살인 케이티의 머리가 빠지기 시작했다. 그것도 원형 탈모증이 아니라 머리 전체에서 탈모증이 생겼다. 병원을 몇 군데 다녀도 원인을 알 수 없자 의사는 그저 마음을 편히 먹고 자연적으로 탈모 현상이 줄어들기를 기다리자고 했다.     처방해준 약을 먹어도 증세는 전혀 호전되지 않았다. 케이티의 머리는 계속 빠져서 나중에는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골룸 같아졌다.  그러자 엄마 제니퍼는 마음을 독하게 먹고 아예 딸의 머리를 밀기로 했다. 그날 저녁 엄마는 착잡한 마음으로 케이티의 작은 몸에 큰 수건을 두르고 떨리는 손을 주어 잡고 딸의 머리에 이발기를 댔다. 그리고 서서히 머리를 밀기 시작했다. 떨어지는 몇 가닥의 머리카락을 본 케이티가 따라서 울었다. 엄마는 “괜찮아, 케이티. 괜찮아”하며 다독였지만 마음 아프기는 마찬가지였다.     드디어 끝났다. 거울에 비친 자기의 민머리를 본 케이티는 울음을 참지 못하고 크게 울기 시작했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케이티는 이런 머리로 학교에 가야 한다는 것이 너무 창피하고 수치스러웠다.     가까이서 이런 딸의 아픔을 지켜보며 누구보다 안타까워했던 사람이 바로 케이티의 아빠 매튜였다. 우는 케이티를 보고 견딜 수 없던 아빠는 딸을 응원하기 위해 스스로 ‘대머리’가 되기로 했다. 장난스럽게 머리를 들이밀면서 매튜가 말했다. “케이티, 아빠도 똑같은 헤어 스타일을 하면 어떨까?” 울던 케이티가 조심스럽게 아빠를 쳐다보았다. 매튜는 이발기를 내밀며, “케이티, 아빠 머리 밀어볼래? 할 수 있겠어?”라고 했다.   놀란 케이티가 주저하며 이발기를 잡았다. 싱글싱글 웃으며 매튜는 의자에 앉아 직접 수건을 둘렀다. 케이티가 조심스럽게 아빠의 머리를 밀기 시작했다. 휘파람을 불며 매튜가 말했다. “케이티, 아빠를 봐. 나는 머리 미는 게 절대 창피하지 않아. 아빠도 케이티 같이 될 거야.”   이 말을 들은 케이티는 이발기를 잡고 신나게 아빠의 머리를 밀기 시작했다. 잘린 매튜의 머리카락이 화장실 바닥에 수북이 쌓여갔다. 드디어 이발이 끝났다. 그는 거울에 비친 자신의 민머리를 보며 “케이티, 우리 딸의 헤어 스타일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워”라며 무릎을 꿇고 어린 딸의 손을 자기 머리에 대었다. 아빠의 민머리를 만진 케이티가 씩 웃었다. 이 모습을 본 제니퍼가 사진을 찍자, 철없는 딸은 웃으며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취했다.     제니퍼가 페이스북에 올린 이 사진은 사연과 함께 곧 전세계에 퍼졌다. 화장실을 배경으로 웃는 까까머리의 아버지와 엄지손가락을 쳐들며 행복하게 웃고 있는 똑같은 까까머리의 딸, 그리고 바닥에 수북히 쌓인 머리카락.   매튜가 “케이티, 기분이 어때?”라고 묻자, 대답 대신 케이티가 환하게 웃으며 아빠를 안았다. 그리고 잠시 아빠를 바라보던 케이티가 말했다. “아빠, 수염은 밀지마.”     창밖에 앉은 바람 한 점에도 사랑은 가득하다. 아빠의 사랑은 딸의 아픔을, 마치 눈이 세상을 덮듯이 아름답게 덮었다. 2월의 어느 멋진 저녁에 있었던 일이다.   이리나 / 수필가이 아침에 동행 케이티 아빠 아홉살인 케이티 케이티 우리

2022-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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