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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저스 영화 같은 WS<월드시리즈> 2승, 축제장으로 변한 LA

LA다저스가 메이저리그(MLB) 월드시리즈(WS)에서 43년 만에 맞붙은 뉴욕양키스를 2차례 연속 무너트렸다. LA 다저스타디움은 열광의 도가니가 됐고, 남가주 전역 팬들은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한인 팬들도 한식당 등을 찾아 단체관람을 즐겼다.     지난 26일과 25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월드시리즈 1·2차전은 LA다저스의 독무대였다.     특히 월드시리즈 1차전이 열린 지난 25일 경기는 극적인 할리우드 영화 한 편을 선사했다는 평이다.     이날 다저스와 양키스는 9회까지 팽팽하게 맞서며 승자를 가리지 못했다. 결국 월드시리즈 1차전은 연장전으로 이어졌고, 10회 말 프레디 프리먼의 역전 끝내기 만루 홈런으로 다저스가 6 대 3으로 역전승했다. 다저스 팬들은 월드시리즈 사상 첫 10회 말 끝내기 만루 홈런을 만끽했다.     26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차전도 다저스의 선발투수 야마모토 요시노부의 호투와 홈런 3인방(토미 에드먼, 테오스카 에르난데스, 프레디 프리먼) 활약으로 4대 2로 이겼다. 이날 한인 2세인 에드먼은 2회 선제 홈런으로 환호를 받았다. 다만 오타니 쇼헤이가 7회 말 볼넷 출루 후 2루를 훔치다 슬라이딩 과정에서 어깨 부상을 당했다.       7전 4승제로 치러진 월드시리즈 역사에서 1차전과 2차전을 모두 잡은 팀의 우승 확률은 84%(92번 중 77회)다. 팬들은 다저스 월드시리즈 우승 가능성을 점치게 됐다.     월드시리즈 1·2차전 동안 남가주 전역은 들썩였다. 한인 등 남가주 팬들은 두 강호의 대결답게 경기 내내 팽팽한 긴장감이 펼쳐지자 환호했다. 열기는 경기가 진행된 다저스타디움을 넘어 식당, 스포츠 펍, 스포츠용품점 등까지 이어졌다.   지난 25일 오렌지카운티 한식당에서 1차전을 단체시청한 로버트 오(39)씨 부부는 “아들 4살 생일잔치를 하는 날 월드시리즈 1차전이 열렸고 다저스가 이겼다”며 “다저스가 이기는 순간 아이들과 친구 부모들 모두 소리를 질렀다. 잊지 못할 경험”이라고 말했다.   월드시리즈 1차전과 2차전이 열린 양일간 LA 길거리에서는 LA 다저스 모자와 유니폼을 입은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스포츠용품 업계는 모처럼 활기를 찾았다.     LA 다운타운에 위치한 스포츠 모자 및 유니폼 전문점 프로사이티에는 LA 다저스 모자를 사려는 야구팬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에릭 박 프로사이티 대표는 “평소보다 매출이 10배 이상 올랐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 23일 월드시리즈 진출 기념 한정 모자가 입고됐는데 개막일인 25일 기준 90% 이상 팔렸다”고 말했다.   프로사이티는 한글로 ‘다저스’라고 적힌 모자도 판매해 왔다. 이번 월드시리즈가 시작되자 이 역시 품귀현상이 일었다. 박 대표는 “한인 고객들이 많이 찾아와서 다저스 한글 모자도 거의 다 팔렸다”며 다저스 특수를 반겼다.   한인타운 식당, 스포츠펍 등에는 단체시청 팬들로 가득 찼다. 한인타운 6가 인근의 난다랑은 수많은 손님이 몰려 1·2차전을 대형 TV 여러 대로 시청했다. 난다랑 한 직원은 “월드시리즈가 빅이벤트인건 알았지만, 경기 1시간 전부터 이렇게 많은 손님이 올 줄은 몰랐다”고 전했다.   월드시리즈 3차전은 오늘(28일) 오후 5시8분(서부시간) 뉴욕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다.   김형재·김경준 기자월드시리즈 la다저스 월드시리즈 la다저스 월드시리즈 역사 도가니 la다저스

2024-10-27

역시 포레스텔라! 3천여명의 팬들, 열광의 도가니 연출

지난 20일 남가주 최대 리조트 앤 카지노 페창가에서 열린 남성 크로스오버 그룹 포레스텔라의 ‘2023 미주 첫 투어  LA 공연에 3천여명에 이르는 한인팬들이 입장, 모처럼만의 뜨거운 열기와 함성의 도가니를 연출했다.   페창가의 특별 콘서트 홀인 썸밋은 그야말로 빈 자리를 찾아볼 수 없는  완전 매진을 기록하며 근래 보기드문 K-POP 콘서트의 흥행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예정 시간보다 20여분 늦게 시작된 공연이었지만 포레스텔라 4명의 멤버들은 혼신의 힘을 다하며 천재적인 음악성과 화음 그리고 환상적인 무대를 늦은 밤 11시 25분까지 미주 한인들에게 유감없이 선보였다.   2시간에 이르는 공연에서 포레스텔라는 기존 자신들의 음악세계와 가창력을  클래식한 곡을 통해 전반부에 그려냈으며 각자의 색깔을 가진 멤버들의 소개가 이어진 후반부에서는 멤버들의 특성을 살린 가요와 팝송 그리고 뮤지컬 OST 들을 들려주며 한인팬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특히 그룹 리더인 조민규와 고우림은 유창한 영어실력을 발휘하며 영어권의  타인종 팬들과 한인 2세들을 위한 팬서비스에도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또한 멤버 강형호와 배두훈은 대중음악의 감미로운 목소리와 짙은 창법으로 한인 여성팬들의 가슴을  심쿵하게 만들기로 했다.     포레스텔라는 2시간의 공연 후 앵콜 ‘유토피아’를 부르며 예상치 못한 한인팬들의 열기에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미주 첫 투어 기착지, LA 공연 매진 행진을 시작으로 26일 벤쿠버,29일 뉴욕,2월 1일 텍사스, 2월 5일 애틀란타를 끝으로 미주 투어 공연의 대륙횡단에 올랐다. 도가니 천여 도가니 연출 미주 한인들 한인 여성팬들

2023-01-23

[이경민 기자의 인물로 보는 영화] 도가니

경악하라. 이것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이 영화가 된 작품이다. 그리고 잊지마라. 현실은 이것보다 더욱 처참하고 잔혹했다. 이억만 리 떨어진 한국 땅에서 벌어진 일이라고 심리적 거리도 그렇게 둘 수 있을까. 아니다. 터져나오는 탄식을 참지 못하고 주체할 수 없는 분노를 불사를 수밖에 없으리라. 아무리 나 살기 바빠 세상 일에 관심 끄고 산다 할지라도, 우리 안엔 양심과 선의가 살아 있다. 사람은 사람다워야 한다. 영화 '도가니'는 우리에게 그것을 일깨워 준다. 원작은 공지영 작가의 소설 '도가니'다. 2005년 세상의 오랜 침묵을 비집고 새어 나왔던 신음을, 광주 인화학교의 실제 사건을 극화한 작품이다. 14일부터 CGV 개봉. 이제, 진실과 마주할 시간이다. 강인호·공유 진실·정의 위해 일어선 장애인학교 교사 인호는 청각장애인 학교 자애학원의 미술 교사다. 부인을 잃고 홀어머니와 아픈 딸을 부양해야 하는 그는 딸의 수술비를 위해 이 학교에 왔다. 취직을 담보로 돈을 요구하는 학교의 부조리도 묵묵히 참아가면서. 아이들과 가까워지며 그들이 학교 선생들에게 얼마나 학대받아왔는지 알게 된다. 그래서 떨치고 일어난다. 진실을 위해, 정의를 위해. 주인공 인호 역을 맡은 공유는 군 복무 시절 공지영 작가의 원작 소설을 접하고 완전히 매료돼 작품의 영화화에 직접 발벗고 나선, 영화 '도가니' 제작의 일등 공신으로 알려졌다. 따스하면서도 한층 깊어진 내면연기가 공유의 배우 인생에도 또 다른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서유진·정유미 약자위해 뜨거운 눈물 흘리는 인권 운동가 그녀는 무진 인권운동 센터의 간사다. 당차고 거침없지만 약자를 위해서 만큼은 진심으로 눈물을 흘리는 뜨거운 심장도 가졌다. 우연한 기회의 인호를 만나 자애학원의 끔찍한 현실을 알게 된다. 참을 수가 없어 앞장서 싸우러 나선다. '세상을 바꾸기 위해서가 아니라, 세상이 우리를 바꾸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라 외치며. 원작 소설 속 서유진은 인호의 학교 선배이자 홀로 두 아이를 키우는 이혼녀로 묘사됐지만, 영화에서는 정의감에 넘치는 젊은 여성으로 등장한다. 배우 정유미는 "내가 이 작품을 감당할만한 그릇일까 고민도 많았지만 실제 사건 해결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됐으면 하는 바람에 영화에 합류하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연두·김현수, 유리·진유리, 민수·백승환 학대 속 끔찍한 하루하루…'작은 용기'로 맞서는 어린 학생들 사고로 청력을 잃었지만 영특하기 그지없는 연두, 청각 장애에 지적 장애까지 겹쳤지만 순진하고 해맑기만 한 유리, 교직원들의 학대를 견디다 못해 자살한 동생을 잃은 분노로 괴로워하는 민수. 셋은 지옥 같은 자애학원에서 끔찍하기만 한 하루하루를 견뎌내는 어린 학생들이다. 깊은 상처에 인호를 경계하고, 세상에 대한 두려움과 불신에 침묵하지만 점차 마음을 열고 진실을 위해 용기를 낸다. 절망적 상황을 바꾸기 위한 노력을 시작하는 것이다. 세 아역배우는 치열한 오디션을 통해 선발됐다. 쉽게 견뎌내기 힘들 법한 원작의 무게를 당당히 이겨내며 타고난 연기력을 뽐낸다. 함께 출연한 성인 배우들이 '연기를 위해 태어난 아이들 같다'고 극찬했을 정도다. 이경민 기자 rachel@koreadaily.com

2011-10-13

[영화이야기] 미국판 '도가니'

한국에선 <도가니>라는 영화가 커다란 사회적 반향을 일으키며 흥행 몰이 중이다. 9월 22일에 개봉한 이래 10월 9일까지 누적 관객수가 378만 명에 이르고 있다. 2005년 광주 지역에서 실제 있었던 청각장애인 학생에 대한 성폭행 사건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미국에도 이와 맥을 같이 하는 영화가 있는데 <내부고발자>(The Whistleblower)가 그것이다. 1999년 인종 청소 광풍이 쓸고 간 보스니아에 세계 각국에서 평화유지군이 들어와 치안 및 질서 유지를 돕는다. 미국 네브라스카주 링컨에서 경찰로 일하고 있던 캐시 (레이첼 와이즈 분)는 이혼 후 딸 양육권을 전 남편에게 빼앗겼다. 딸을 자주 볼 수 있도록 전 남편의 집 근처로 이사하기 위해 돈이 필요했다. 마침 고액의 연봉을 제공하는 평화유지군에 대해 듣고 지망하여 사라예보로 파견된다. 그녀가 현지에서 맡게 된 일은 가정 폭력이나 매춘 등과 관련된 문제들이다. 인근 바에서 일하고 있는 어린 소녀들이 각국에서 인신 매매로 팔려와 강제로 접대부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돼 이들을 고국으로 돌려 보내려고 한다. 그러나 조사 과정에서 이러한 인신 매매에 평화유지군과 외교관 및 현지 경찰 조직이 깊숙이 관여돼 있다는 엄청난 사실을 알게 된다. 캐시는 우크라이나에서 팔려온 두 소녀를 법정 증언토록 설득시켰으나 이 사실로 인해 두 소녀는 더욱 위험한 상황으로 빠지게 되고… ‘내부고발’이란 여간 해서는 실행하기 어려운 일이다. 자신이 소속된 조직의 구성원들로부터 따돌림 당하는 건 물론이고, 경우에 따라서는 생명의 위협까지 각오해야 한다. 일반 대중들의 시선도 곱지 않다. 배신자처럼 취급 받기 십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협심이 넘치고 용기 있는 사람들은 내부고발을 행동에 옮긴다. 자기 자신에게 불이익이 올 것을 뻔히 알면서도. 내부고발은 조직의 발전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하다. 고인 물은 썩듯이 어느 조직에나 기존 세력들의 기득권을 지키고, 나아가 자기들의 이익을 챙기기 위한 비리와 비행이 생기기 쉽다. 이를 외부에서 발견하고 메스를 가하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 내부에서 사정을 잘 아는 누군가가 뇌관을 터뜨려야 한다. 그러나 배신자로 낙인 찍히게 될 터이고, 내부고발자에 대한 보호 장치가 미흡한 상태에서 감히 누가 그런 십자가를 지겠는가? 영화는 인신 매매와 강제 매춘의 참혹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이를바로 잡아보려고 거대한 조직을 상대로 고독한 투쟁을 벌이는 한 외국 여성 경찰의 안타까운 모습을 아카데미상 수상자인 레이첼 와이즈의 연기를 통해 씩씩하게 보여준다. 계란으로 바위 깨기 같지만 꼭 필요한 일이다. 명배우 바네사 레드그레이브와 이탈리아 최고의 미녀로 꼽히는 모니카 벨루치, 연기파 중진 데이비드 스트라테언이 공연한다. 메가폰은 우크라이나계 캐나다 감독인 라리사 콘드라키가 잡았다. 최인화 (칼럼니스트)

2011-10-12

[칼럼 20/20] 영화 '도가니'와 소설 '도가니'

청각장애자 학교에서 발생한 성폭력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 '도가니'가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개봉 2주만에 250만 명의 관객을 기록하면서 공분(公憤)의 목소리가 그치지 않는다. 장애자 인권에 무감각했던 정치권도 나섰다. 한나라당은 '도가니 방지법'을 발의 예고했고 민주당도 '사회복지사업법 개정안'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국회의원들도 경쟁적으로 합세했다. '도가니'에 분노하지 않으면 사회정의와 장애자권리를 모르는 의식없는 정치인 취급을 받는 분위기다. 장애자보호법 하나 제대로 마련하지 못한 국회의원들은 자신들에게는 책임이 없다는 듯 관할 행정기관의 관리감독 소홀을 질책하고 재수사를 요구하고 있다. 영화가 개봉되면서 정치인들이 들끓듯이 나서고 있지만 공지영 원작의 소설 '도가니'가 발표됐을 때 관심을 가졌던 경우는 거의 없었다. 네티즌을 중심으로 재수사와 아동성폭력 범죄 공소시효 폐지 요구가 일어났지만 '인터넷 속의 태풍'으로 그쳤을 뿐이다. 발표 당시 소설 '도가니'는 수십만권의 판매를 기록한 베스트셀러였음에도 파장은 크지 않았다. 이번 사태를 보면서 영화의 위력을 새삼 느끼게 된다. 소설과 영화는 '스토리'가 중심이라는 점에서 유사하다. 대문호 톨스토이도 "카메라로 영화를 찍듯이 글을 쓰고 싶다"고 했었다. 그러나 영화가 갖는 영향력과 공론화 기능은 막강하다. 1955년 블라디미르 나보코프가 중년 남성의 소녀에 대한 성적 욕망을 다룬 '롤리타'를 발표해 충격을 주었지만 그 작품이 일반의 주목을 받게 된 것은 스탠리 큐빅과 애드리안 라인 감독이 영화화했을 때였다. 1973년에 발표 된 영화 '암흑가의 두 사람'도 단두대로 형을 집행하는 프랑스 사형제도 폐지의 기폭제가 됐다. 한국에서는 아동 유괴사건을 다룬 '그놈 목소리'와 화성 연쇄살인사건을 소재로 한 '살인의 추억'이 개봉되면서 사회적 파장을 가져왔었다. 영화와 소설은 소비 주체와 전달방식이 다르다. 소설은 수만권이 발간돼도 결국은 그 책을 읽는 개인과 작품과의 일대일 교류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영화는 소비 주체를 소수에서 다수로 개인에서 집단으로 확대시키는 대중성이 있다. 다수를 상대로 한 대중성이 사회적인 이슈와 결합할 때 영화는 강력한 영향력을 갖는다. 문학은 상상의 여지를 주지만 영화는 제한된 시간에 선택적인 정보만을 제공한다. 이러한 정보는 활자가 아닌 눈과 귀에 직접 자극하는 영상을 매개로 하기 때문에 단시간에 즉각적인 전달이 가능하다. 문자를 도구로 하는 문학이 영화가 주는 현실감과 리얼리티를 넘어서기는 사실상 어렵다. 또한 인터넷 시대의 영상 이미지에 익숙한 현대인의 감성에도 영화가 더 호소력을 갖는다. 사회 곳곳에 만연된 장애자에 대한 폭력은 새삼스러운 것이 아니지만 영화 '도가니'가 가져온 반향은 영화의 사회적 기능을 실감하게 한다. 영화가 만든 공론화는 소수의 특정집단이 아닌 대중적 기반에서 형성된 것이어서 의미가 있다. 약자를 외면했던 정치인들에까지 원하듯 원치 않든 뒤늦은 분노를 강요하게 하는 힘의 원천이 대중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소설 '도가니'의 무대가 됐던 곳은 안개에 덮여 있는 '무진시(霧津市)'다. 안개가 진실을 은폐하고 왜곡하는 상징적인 공간이다. 그곳에서 일어나는 폭력과 악행은 안개에 묻혀 드러나지 않는다. 영화는 소설 속의 무진시를 현실의 공간으로 끌어냈지만 카메라가 담은 실체는 여전히 흐린 안개에 가려져 있다. 이제 그 안개를 걷어내는 일이 정치인들에게 남았다.

2011-10-04

영화 '도가니'로…뜨거워진 한국 아동 성폭행범 솜방망이 처벌

영화 '도가니'로 파생된 한국의 '사회적 공분'이 태평양을 건넜다. '도가니'는 청각 장애인 어린이들에 대한 성폭력 사건을 다룬 영화다. 지난 2005년 11월 'PD수첩'에서 '은폐된 진실 특수학교 성폭력 사건'이라는 제목으로 최초 언론에 보도된 이후 공지영씨가 소설 '도가니'로 세상에 알렸고 이번에 영화로 제작돼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영화는 사회복지인 산하 시설 가운데 한 곳인 장애아동 특수학교인 광주 인화학교에서 발생한 교장 교사들의 미성년 제자 성폭행 사건을 다뤘으며 개봉되자마자 한국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으며 빠르게 이슈화됐다. 이를 계기로 당시 법원이 성범죄자들에게 무죄 판결을 내린 사실이 드러나면서 시민들의 분노가 들끓고 있다. '도가니'에 관련된 소식들이 한인언론을 통해 미주 한인사회에도 알려지면서 한인들도 분노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특히 당시 처벌이 솜방망이 수준이어서 성폭력 범죄자를 엄벌하는 미국 법체계와 너무 대조적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한인들은 "한국이 경제적으로는 선진국 문턱에 왔다고 하지만 장애인 사회적 약자에 대한 사회적 배려는 후진국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글렌데일에 거주하는 주부 이수진씨는 "아직 영화를 보지 못했지만 인터넷 뉴스를 통해 (영화의 내용과 이에 대한 한국인들의 반응에 대한) 다양한 기사를 접했다"며 "아이 키우는 부모 입장에서 성폭력범들을 강하게 처벌하지 않는 한국 법체계에 절망감을 느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중앙 지검에 따르면 현행 성폭력 범죄 등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 6조는 '신체 또는 정신적인 장애로 항거불능인 상태를 이용해 간음하거나 추행한 사람은 처벌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국 법원은 당시 피해 아동이 '항거불능' 상태가 아니었다며 가벼운 처벌을 내린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대해 스티븐 조 가정법 전문 변호사는 "피해자에 따라 작은 위협에도 충격을 받고 저항을 못 하는 이들이 있는데 한국 법원이 이를 고려하지 않았다"며 "미국이라면 아동 보호법에 따라 엄중한 처벌이 내려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의 경우 14세 미만의 아동 성범죄는 더욱 엄하게 처벌하고 있다. 만약 성폭행 과정에서 폭행 감금 등의 행위가 있었을 경우 행위 건당 혐의가 적용돼 종신형에 처해지기도 한다. 수년 전 텍사스 주에서 10대 소녀 3명을 2년간 성폭행한 40대 남자에게 4060년의 징역형이 선고된 바 있다. 황준민 기자

2011-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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