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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무당, 덴마크 간 까닭은…NPR 동행 현장취재 보도

한국계 미국인 무당이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한인 등 입양인들을 위한 굿을 진행해 주목받고 있다. 공영 라디오 방송 ‘NPR’은 한국 무당 헬레나 소홀름(46)씨의 특별한 의식을 동행 취재해 17일 보도했다.   NPR 기자는 한국의 샤머니즘 문화를 소개하며, 소홀름씨가 주관한 의식을 위해 세계 각지에서 40명이 코펜하겐의 식당 바네 가든(BaneGaarden)에 모였다고 전했다.     덴마크인과 결혼한 소홀름씨는 덴마크에서 활동하는 무당이자 초월심리학자로 알려졌다. 매체는 그에 대해 “기술적으로 발전된 현대 사회에서 치유와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서양 심리학 이론과 토착민의 지식을 통합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홀름씨는 2018년 샤먼으로 입문한 직후, 서양 국가로 입양된 한국 입양아들의 조상들이 후손들과 연결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비전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조상의 에너지를 정화하고 기리는 것은 입양인들이 토착민의 마음을 회복하는 것을 통해 이루어지며, 이는 사람의 자아, 타인, 그리고 땅과의 연결을 깊게 할 수 있다”며 의식을 진행하는 취지에 대해 설명했다.     이날 의식에 참석하기 위해 한인 작가 톰 편(46)씨는 LA에서 방문했다고 전했다. 편씨의 아버지는 그가 13살 때 돌아가셨고, 어머니는 2021년에 코로나19로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편씨는 “작별 인사를 하거나 (관계를) 마무리할 기회가 없었다”며 “무당이 마무리를 할 수 있게 도와줄 수도 있을 거라 생각했다”고 참석 이유를 밝혔다.   매체는 의식 행위로 ‘굿’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날 참가자들은 부모님 사진이나 오래된 물건 등 토착문화와 관련된 것들을 제단에 두었다. 한국에서나 볼법한 굿 의식이 실제로 진행되었다. 다른 점은 다양한 문화권의 사람들이 참여하면서, 진행자들도 타악기 연주자 김동원씨와 타인종 무당 등 다양한 배경을 가진 인물들이 맡았다는 점이다.   NPR 기자는 “헬레나가 이날 흰색 천을 만들고 자리에서 뛰며 의식을 진행했다”며 “이 과정에서 어려움을 느낀 헬레나는 사람들에게 에너지를 보내달라고 했고, 참가자들은 눈을 감고 손을 얹기도 했다. 마지막에는 모두 함께 뛰었고 헬레나는 각 사람을 축복했다”고 상황을 묘사했다.   의식이 끝난 후 일부 참가자들은 신비로운 체험을 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3살 때 가족과 떨어진 이누이트 문화권 입양인 칼란구악 압살론센(53)은 “어머니가 나에게 ‘괜찮아. 내가 여기 있어. 사랑해’라고 하는 걸 들었다”며 “정말 놀라웠다. 나에게 해방을 가져다주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덴마크계 한국인 입양아 마이순영외블리센(41)씨는 “의식에 대해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며 “혼자가 아니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장수아 기자 jang.suah@koreadaily.com현장취재 덴마크 덴마크계 한국인 한인 무당 동행 현장취재

2024-09-17

미국 속 덴마크 마을 가볼까, 솔뱅(Solvang)

중가주에 위치한 솔뱅은 미국 속 작은 덴마크 마을이다. 그래서 이곳에선 특별히 뭘 하지 않고 거리를 걷는 것만으로도 덴마크를 여행하는 듯한 느낌적인 느낌으로 충만해진다. 덴마크 어느 한적한 시골 거리를 옮겨온 듯한 골목길을 따라 걷다 갓 구운 빵 냄새에 홀려 베이커리에 들어가 데니쉬 디저트를 맛보고 다시 걸음을 재촉해 덴마크 풍차를 보는 모든 순간이 특별함을 더해준다. 특히 포도 수확철인 9월과 단풍 찬란한 10월은 솔뱅의 가을 풍경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가장 완벽한 시기이므로  주말에 시간 내 한번 다녀올만하다.         ▶뭘하며 놀까   일단 솔뱅에 도착했다면 다운타운을 천천히 둘러보는 것부터 시작하자. 가장 먼저 눈길을 사로잡는 작은 인어 분수(Little Mermaid Fountain)와 거대한 붉은 나막신(Giant Red Clog)은 솔뱅의 상징인 랜드마크다. 또 1963년 코펜하겐 풍차를 모델로 만들었다는 파스크 풍차(Paaske Windmill)에서는 인생샷을 건질 수 있다. 덴마크 대표 동화 작가인 안데르센을 기념하는 동상과 박물관도 가볼 만하다. 북 로프트(The Book Loft) 서점 2층에 위치한 박물관에선 안데르센의 작품들과 전시물을 둘러볼 수 있다. 입장료는 무료. 또 1804년 완공된 올드미션 산타이네스(Old Mission Santa Ines)도 솔뱅을 대표하는 명소다. 타운 끝자락에 위치한 이 스페인 식민지 스타일 건축양식의 미션은 프란치스코회가 설립했으며 아름다운 예배당과 고풍스러운 벽화들이 보존돼 있다.         ▶뭘 먹을까   솔뱅에서 아침식사를 해야 한다면 폴스 팬케이크 하우스(Paula's Pancake House)로 향하자. 덴마크 스타일 팬케이크를 즐길 수 있는 이곳의 팬케이크 가격은 12달러선. 솔뱅 핫플인 서큘런트 카페(Succulent Cafe)는 신선한 현지 재료를 이용한 요리로 유명한데 돼지고기 바비큐와 프렌치토스트가 인기 메뉴. 아침식사부터 저녁식사까지 제공된다. 보다 더 럭셔리한 분위기의 레스토랑을 찾는다면 고급 부티크 호텔인 더랜드바이(The Landsby) 호텔 내 매드앤빈(Mad & Vin)을 방문해 볼만하다.식당 대표 메뉴인 필레미뇽 스테이크와 소갈비찜은 각각 40~56달러 선. 이외에도 피츠패트릭스 태번(Fitzpatrick's Tavern)에서는 아일랜드식 요리와 다양한 맥주를 즐길 수 있다.   솔뱅에 왔다면 빵집 투어도 잊지 말자. 1970년 문을 연 올슨스 데니쉬 빌리지(Olsen's Danish Village Bakery)에서는 정통 덴마크식 페이스트리와 빵, 쿠키, 케이크 등을 맛볼 수 있다. 덴마크 커스터드 크링글(Kringle), 아몬드 타르트, 버터링 등이 이집 인기 메뉴. 이외에도 버크홀름 베이커리(Birkholm's Bakery & Cafe), 모텐센스 덴마크 베이커리 (Mortensen's Danish Bakery) 등도 유명하다.         ▶지역 축제   9월과 10월은 솔뱅을 여행하기에 최적의 시기다. 특히 9월은 와인 산지로 유명한 솔뱅 와이너리들의 포도 수확철인데 매년 9월 열리는 솔뱅 하베스트 페스티벌과 산타이네스 페스티벌은 와인 애호가라면 놓치지 말아야 할 축제다. 9월 21일~22일까지 양일간 개최되는 솔뱅 하베스트 페스티벌에서는 솔뱅 시내 곳곳에서 다양한 와인 테이스팅과 푸드 부스가 운영되고 라이브 음악 공연도 펼쳐진다.     9월 26일~29일까지 열리는 산타이네스 밸리 와인 페스티벌은 솔뱅을 비롯해 산타이네즈(Santa Ynez), 로스알라모스(Los Alamos), 로스올리보스(Los Olivos), 발라드(Ballard), 뷰얼튼(Buellton) 등 6곳에서 동시 개최된다. 행사에서는 와인 및 푸드 테이스팅 등 다양한 이벤트가 진행된다.     이외에도 덴마크 문화와 전통을 기리는 데니쉬 데이(Danish Days)도 솔뱅 대표 축제. 1936년 시작된 이 유서 깊은 행사에서는 퍼레이드와 각종 공연을 비롯해 덴마크 요리 및 페이스트리를 맛볼 수 있다. 행사는 9월 20~22일까지 개최된다.         ▶가는 법   LA에서 솔뱅까지는 차로 약 2시간 30분 정도 소요되는데 101번 북쪽 방향 프리웨이를 이용하면 된다. 또 앰트랙 퍼시픽 서프라이너(amtrak.com/pacific-surfliner-train)로 산타바바라까지 간 후 버스나 택시로 솔뱅에 갈 수 있다. 앰트랙은 LA 다운타운 유니언 역에서 매일 출발하며 앰트랙 웹사이트에서 티켓을 구입할 수 있다. 산타바바라에선 우버나 리프트 등과 같은 차량호출 서비스를 이용해 솔뱅까지 갈 수 있는데 약 45분 정도 소요된다. 글=이주현 객원기자, 사진=SolvangUSA.com미국 덴마크 덴마크 대표 덴마크 풍차 덴마크 스타일

2024-08-29

덴마크 명품 '에코 골프화' 최대 40% 할인전

골퍼가 라운드당 걷는 거리는 대략 5마일 내외. 한 번 라운드에 걷기 운동으로 600~700kcal를 소모한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운동 측면에서 접근한다면 그 어떤 장비보다 중요한 것이 바로 골프화인 셈이다.     덴마크 프리미엄 골프화 '에코 골프화(ecco GOLF)'의 브랜드 철학은 '슈즈는 고객의 발에 맞춰야 한다(The shoe must follow the foot)'이다. 실제로도 에코 골프화는 착화감이 뛰어나고 강한 샷을 칠 때 도움이 되는 접지력도 우수한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또한 에코만의 혁신적 기술을 바탕으로 뛰어난 방수 기술을 구현해 내구성 및 날씨 저항성도 훌륭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신제품인 LT1 시리즈는 운동선수 2500명의 발 움직임을 스캔해 만들어낸 인체공학적 핏으로 뛰어난 착화감과 퍼포먼스를 제공한다. 직접 개발한 LYTR폼으로 더욱 향상된 바운스와 안정감 있는 반동을 구현했다.     에코 골프화는 가죽 생산부터 판매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직접 관리하는 유일한 골프화 브랜드다. 장인 정신을 반영하여 프리미엄 가죽을 사용하여 만든 품질과 디자인은 말할 것도 없다. 일상과 필드를 아우르는 하이브리드 골프화 강자답게 가볍고 스타일리시해서 필드와 일상을 넘나들며 투웨이로 착용이 가능하다.     한편, 에코 골프화는 중앙일보 '핫딜'에서 다양한 종류와 사이즈를 폭넓은 할인폭으로 만나볼 수 있다. 프리미엄 골프화인 만큼 다소 비싼 가격에 에코 골프화 구매를 망설였다면, 지금이 놓칠 수 없는 기회이다.   ▶문의:(213)368-2611   ▶상품 살펴보기:hotdeal.koreadaily.com핫딜 골프 덴마크 덴마크 명품

2024-06-30

[투어멘토 박평식의 여행 이야기] 일상 속 쉼표 같은 행복 여행

한 번 가본 것으로 족한 여행지가 있는 반면에 자꾸만 또 가고 싶어지는 여행지가 있다. 노르웨이와 함께 덴마크, 스웨덴, 핀란드 네 국가를 여행하는 북유럽 투어가 그러하다.     북유럽은 여름에 특히 빛이 나는 여행지다. 여름휴가로 칸쿤도 좋고, 하와이도 좋지만 북유럽은 좋은 걸 넘어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일단 날씨가 맑고 쾌청한데다 밤까지 해가 지지 않는 백야 현상이 있어 여행을 즐기기 더할 나위 없이 좋다.   북유럽 여행의 관문인 덴마크는 말 그대로 안데르센의 동화 같은 나라다. 수도인 코펜하겐은 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 중 한곳으로 손꼽히는데 특히 카스텔레트 요새 해안가에 위치한 작은 인어상은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이 빼먹지 않고 들르는 명소다. 작은 인어상은 안데르센 동화에 등장하는 '인어공주'에서 영감을 얻었으며, 덴마크 유명 발레리나를 모델로 하여 조각가 에드바르 에릭센이 1913년 제작했다. 그 외 안데르센이 살았던 니하운 항구 거리, 아마리엔보그 궁전, 덴마크의 전설을 간직한 게피온 분수대, 노벨상 시상식이 열리는 시청사, 침몰한 스웨덴 왕실의 전함이 전시된 바사 박물관 등이 덴마크를 상징하는 주요 볼거리들이다. 또 스웨덴은 국토의 절반 이상이 삼림으로 덮여 있고 10만여 개나 되는 호수가 흩어져 있는 '숲과 호수의 나라'다. 노벨상을 만든 알프레드 노벨, 맘마미아의 ABBA가 스웨덴 출신이고 말괄량이 삐삐, 가구 브랜드 이케아 역시 스웨덴이 고향이다.   수도 스톡홀름은 14개 섬을 57개의 다리로 연결해 만든 호수 도시여서 '북유럽의 베니스'라고 불리며, 이 도시에만 80여 곳의 박물관이 존재해 '박물관의 도시'로도 불린다. 그중에서도 감라스탄 옛 시가지는 스톡홀름 관광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13세기부터 형성된 이곳은 오래된 건축물들이 세월의 흔적을 품고 있어 고풍스러운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특히 스토르토리에트 광장 안쪽으로 가면 13세기부터 19세기까지 지어진 건축물들을 만날 수 있다. 광장 북쪽에는 1776년 세워진 증권거래소가 위치하는데 이곳 맨 위층이 노벨상 수상자를 선정하는 스웨덴 아카데미 본부다. 또한 1866년 문을 연 스웨덴 국립미술관은 렘브란트의 작품부터 네덜란드 회화, 프랑스 회화, 스웨덴 미술공예품 등 다양한 작품을 보유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핀란드는 시벨리우스로 상징되는 음악과 사우나의 본고장이자 무민과 산타클로스, 북유럽 디자인을 대표하는 마리메꼬와 이딸라의 고향이기도 하다. 핀란드를 여행하는 가장 근사한 방법은 스웨덴과 핀란드의 국경을 넘나드는 실야라인(Silja Line) 유람선을 이용하는 것이다. 백야는 덤. 아름다운 피오르 해안을 따라 항해하며 핀란드의 멋진 풍광을 만끽할 수 있다. 수도인 헬싱키의 랜드마크로는 헬싱키 대성당, 방공호나 우주선을 연상시키는 템필리아우키오(암석 교회), 시벨리우스 기념 공원 등이 있다. 박평식 / US아주투어 대표·동아대 겸임교수투어멘토 박평식의 여행 이야기 쉼표 행복 북유럽 여행 덴마크 스웨덴 회화 스웨덴

2023-03-09

[중앙시평] 맥주가 일으켜 준 덴마크의 과학 전통

세계 각국에는 즐겨 마시는 고유의 맥주가 있다. 특히 유럽에서는 아무리 작은 나라라도 특유한 맥주의 전통을 자랑한다. 그 한예가 덴마크의 칼스버그(Carlsberg)이다. 그런데 이 칼스버그는 단순한 맥주 회사가 아니다. 창업자 야콥슨(Jacob Jacobsen)이 1876년에 설립한 칼스버그 재단은 자연과학을 중심으로 모든 학문의 연구를 지원하는 덴마크에서 가장 중요한 민영재단으로 꼽힌다. 칼스버그에서 지원해 온 굵직한 연구 프로젝트들이 수없이 많다. 그렇게 재정이 풍부한 것은 매년 칼스버그 회사에서 내는 이익의 일정 비율이 재단으로 넘어가도록 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역사상 덴마크가 낳은 가장 중요한 과학자라 할 수 있는 물리학자 닐스 보어(Niels Bohr)는 다년간 철저히 칼스버그 재단의 뒷받침을 받았다. 양자역학을 정립하는데 결정적 공헌을 한 보어는 덴마크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후 칼스버그 재단에서 받은 연구비를 가지고 2년간 영국 케임브리지와 맨체스터 대학에서 연구할 수 있었다. 그 연구 내용은 1913년에 발표되어 물리학의 전통을 뿌리째 뒤흔들었던 양자역학적 원자 구조 모델이었다. 영국에서 돌아와 코펜하겐 대학 교수로 취임한 보어는 그 후 매년 칼스버그 재단에서 크고 작은 연구비 지원을 받았다.   또한 여러 나라에서 촉망되는 젊은 학자들이 코펜하겐에 와서 보어의 지도 하에 연구할 수 있도록 칼스버그 재단은 지원했다. 그리하여 보어가 초대 소장으로 있었던 코펜하겐 대학의 이론 물리학 연구소는 세계적으로 명성을 떨치는 양자역학의 메카가 되었다. 그렇게 이루어진 공동 연구의 결과로 양자역학의 ‘코펜하겐 해석’도 탄생하게 되었다. 지금은 닐스 보어 연구소로 명명된 이 연구소가 더 커지고 실험 시설도 제대로 갖출 수 있도록 칼스버그 재단에서는 계속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야콥슨은 그렇게 재단을 설립하여 다른 과학자들의 연구 활동에 재정적 뒷받침을 했을 뿐 아니라 맥주를 과학적으로 생산하기 위한 연구를 하는 칼스버그 연구소도 동시에 설립하였다. 19세기 당시의 양조업은 전수받은 전통 기술로 잘 하다가도 어떤 예기치 못한 문제가 생기면 그것을 해결하지 못하고 맥주가 망쳐져서 버리는 일이 허다했다. 그러한 한계를 극복하고자 야콥슨은 과학적 맥주 연구소를 세운 것이다. 그 효과는 1880년대에 크게 나타났다. 그 당시 아무도 이해할 수 없게 칼스버그 맥주의 맛이 이상해 지기 시작했다. 그 상황에 투입된 칼스버그 연구소의 헨슨(Emil Hansen)은 맥주를 발효시키는 이스트에 여러 종류가 있고, 그중 특별한 한 종류의 이스트만이 맛있는 맥주를 만들어 준다는 것을 알아냈다. 헨슨의 공로로 그 특종 이스트를 순수하게 배양하고 다른 종류의 이스트가 들어와서 오염되지 않도록 하는 공정을 개발한 칼스버그 회사에서는 그 기술을 독점하지 않고 각국의 양조장에서 자유로이 사용할 수 있도록 무료로 배포하였다.   또 한가지 중요한 과업은 맥주의 산도를 조절하는 것이었다. 그것이 잘 안되면 발효 과정에도 문제가 있고 맛도 제대로 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뭔가를 과학적으로 조절하려면 우선 정밀한 측정이 필요하다. 20세기초 까지만 해도 물질이 얼마나 강한 산성을 띠고 있는지를 간편하게 수치로 표현하는 방법이 없었다. 칼스버그 연구소의 화학부 부장으로 1901년에 취임한 사른슨(Søren Sørensen)은 그 상황을 개선하기 위하여 “수소이온 농도 지수”라는 개념을 만들어 내었다. 그렇게 이야기하면 상당히 생소하겠지만, 그것은 바로 중고등학교 화학 시간에 다들 배우는 pH(피에이치, 또는 독일어 발음으로 페하)이다. 중성이면 pH 7도이고, 산성일수록 그 숫자가 낮아진다. 사른슨은 원액의 pH가 5.5도일 때 칼스버그 맥주가 가장 잘 빚어진다는 것을 밝혀냈다. 그래서 칼스버그 회사의 맥주 생산공정이 개선된 것은 물론이고 그보다 훨씬 더 일반적인 중요성을 지닌 기초 화학 개념을 만들어 내게 된 것이다. 그 후에 미국의 베크만(Arnold Beckman)은 오렌지 쥬스로 유명한 썬키스트(Sunkist)회사에서 의뢰를 받아 pH를 간편하게 측정할 수 있는 측정기를 발명하였다. 화학과 생물학에 관련된 모든 실험실에서는 pH측정이 거의 필수적으로 되어있다.   칼스버그 연구소와 재단의 역사를 잘 뜯어 보면 아직도 부러운 것이 많다. 소박한 일상생활의 일부인 맥주를 만드는 것부터 그 옛날부터 오랫동안 체계적인 과학적 연구에 기반했다는 점. 거기서 나온 과학적 지식과 기술적 노하우를 다른 곳에서도 쓸 수 있도록 나누어 주었다는 점. 재단에서는 자회사의 업종에 직접 관련된 분야를 훌쩍 넘어서 모든 학문분야가 번성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는 점. 또 그러한 좋은 일을 하는 재단과 연구소가 이미 150년 가까이 창업자의 정신 그대로 유지되어 왔고 아직도 계속 커가고 있다는 점이다. 장하석 / 케임브리지대 석좌교수 과학철학중앙시평 덴마크 맥주 과학적 맥주 맥주 회사 역사상 덴마크

2022-08-22

[중앙시평] 맥주가 일으켜 준 덴마크의 과학 전통

세계 각국에는 즐겨 마시는 고유의 맥주가 있다. 특히 유럽에서는 아무리 작은 나라라도 특유한 맥주의 전통을 자랑한다. 그 한예가 덴마크의 칼스버그(Carlsberg)이다. 그런데 이 칼스버그는 단순한 맥주 회사가 아니다. 창업자 야콥슨(Jacob Jacobsen)이 1876년에 설립한 칼스버그 재단은 자연과학을 중심으로 모든 학문의 연구를 지원하는 덴마크에서 가장 중요한 민영재단으로 꼽힌다. 칼스버그에서 지원해 온 굵직한 연구 프로젝트들이 수없이 많다. 그렇게 재정이 풍부한 것은 매년 칼스버그 회사에서 내는 이익의 일정 비율이 재단으로 넘어가도록 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역사상 덴마크가 낳은 가장 중요한 과학자라 할 수 있는 물리학자 닐스 보어(Niels Bohr)는 다년간 철저히 칼스버그 재단의 뒷받침을 받았다. 양자역학을 정립하는데 결정적 공헌을 한 보어는 덴마크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후 칼스버그 재단에서 받은 연구비를 가지고 2년간 영국 케임브리지와 맨체스터 대학에서 연구할 수 있었다. 그 연구 내용은 1913년에 발표되어 물리학의 전통을 뿌리째 뒤흔들었던 양자역학적 원자 구조 모델이었다. 영국에서 돌아와 코펜하겐 대학 교수로 취임한 보어는 그 후 매년 칼스버그 재단에서 크고 작은 연구비 지원을 받았다.   또한 여러 나라에서 촉망되는 젊은 학자들이 코펜하겐에 와서 보어의 지도 하에 연구할 수 있도록 칼스버그 재단은 지원했다. 그리하여 보어가 초대 소장으로 있었던 코펜하겐 대학의 이론 물리학 연구소는 세계적으로 명성을 떨치는 양자역학의 메카가 되었다. 그렇게 이루어진 공동 연구의 결과로 양자역학의 ‘코펜하겐 해석’도 탄생하게 되었다. 지금은 닐스 보어 연구소로 명명된 이 연구소가 더 커지고 실험 시설도 제대로 갖출 수 있도록 칼스버그 재단에서는 계속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야콥슨은 그렇게 재단을 설립하여 다른 과학자들의 연구 활동에 재정적 뒷받침을 했을 뿐 아니라 맥주를 과학적으로 생산하기 위한 연구를 하는 칼스버그 연구소도 동시에 설립하였다. 19세기 당시의 양조업은 전수받은 전통 기술로 잘 하다가도 어떤 예기치 못한 문제가 생기면 그것을 해결하지 못하고 맥주가 망쳐져서 버리는 일이 허다했다. 그러한 한계를 극복하고자 야콥슨은 과학적 맥주 연구소를 세운 것이다. 그 효과는 1880년대에 크게 나타났다. 그 당시 아무도 이해할 수 없게 칼스버그 맥주의 맛이 이상해 지기 시작했다. 그 상황에 투입된 칼스버그 연구소의 헨슨(Emil Hansen)은 맥주를 발효시키는 이스트에 여러 종류가 있고, 그중 특별한 한 종류의 이스트만이 맛있는 맥주를 만들어 준다는 것을 알아냈다. 헨슨의 공로로 그 특종 이스트를 순수하게 배양하고 다른 종류의 이스트가 들어와서 오염되지 않도록 하는 공정을 개발한 칼스버그 회사에서는 그 기술을 독점하지 않고 각국의 양조장에서 자유로이 사용할 수 있도록 무료로 배포하였다.   또 한가지 중요한 과업은 맥주의 산도를 조절하는 것이었다. 그것이 잘 안되면 발효 과정에도 문제가 있고 맛도 제대로 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뭔가를 과학적으로 조절하려면 우선 정밀한 측정이 필요하다. 20세기초 까지만 해도 물질이 얼마나 강한 산성을 띠고 있는지를 간편하게 수치로 표현하는 방법이 없었다. 칼스버그 연구소의 화학부 부장으로 1901년에 취임한 사른슨(Søren Sørensen)은 그 상황을 개선하기 위하여 “수소이온 농도 지수”라는 개념을 만들어 내었다. 그렇게 이야기하면 상당히 생소하겠지만, 그것은 바로 중고등학교 화학 시간에 다들 배우는 pH(피에이치, 또는 독일어 발음으로 페하)이다. 중성이면 pH 7도이고, 산성일수록 그 숫자가 낮아진다. 사른슨은 원액의 pH가 5.5도일 때 칼스버그 맥주가 가장 잘 빚어진다는 것을 밝혀냈다. 그래서 칼스버그 회사의 맥주 생산공정이 개선된 것은 물론이고 그보다 훨씬 더 일반적인 중요성을 지닌 기초 화학 개념을 만들어 내게 된 것이다. 그 후에 미국의 베크만(Arnold Beckman)은 오렌지 쥬스로 유명한 썬키스트(Sunkist)회사에서 의뢰를 받아 pH를 간편하게 측정할 수 있는 측정기를 발명하였다. 화학과 생물학에 관련된 모든 실험실에서는 pH측정이 거의 필수적으로 되어있다.   칼스버그 연구소와 재단의 역사를 잘 뜯어 보면 아직도 부러운 것이 많다. 소박한 일상생활의 일부인 맥주를 만드는 것부터 그 옛날부터 오랫동안 체계적인 과학적 연구에 기반했다는 점. 거기서 나온 과학적 지식과 기술적 노하우를 다른 곳에서도 쓸 수 있도록 나누어 주었다는 점. 재단에서는 자회사의 업종에 직접 관련된 분야를 훌쩍 넘어서 모든 학문분야가 번성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는 점. 또 그러한 좋은 일을 하는 재단과 연구소가 이미 150년 가까이 창업자의 정신 그대로 유지되어 왔고 아직도 계속 커가고 있다는 점이다. 장하석 / 케임브리지대 석좌교수 과학철학중앙시평 덴마크 맥주 과학적 맥주 맥주 회사 연구비 지원

2022-08-12

안 보면 평생 후회할 노르웨이 '게이랑에르 피오르드'

북유럽을 보통 스칸디나비아반도에 걸친 지역을 말한다. 스칸디나비아 반도는 유럽 북쪽의  지도에서 여러 갈래로 나누어지는 반도인데 노르웨이스웨덴핀란드 덴마크가 자리잡고 있다.어릴 적 동화책에 많이 등장한 아름다운 이야기의 배경이 된 나라들이다.     전 세계의 많은 여행객들이 북유럽을 찾는 이유는 자연의 고귀함과 숭고함이 살아있고 신이 창조한 풍경은 말 그대로 천국을 연상케 하기 때문이다. 그 중 북유럽을 상징하는 나라는 노르웨이로 정식 국호는 노르갸(Norge)  또는 노레그(Noreg)이다.   영어 Norway의 뜻은 북쪽을 의미하는  ''Nor''과 길을 의미하는 ''way''가 합쳐져 ''북쪽으로 가는 길''이란  단어로 탄생했다. 동계스포츠의 메카 오슬로가 수도다.   노르웨이의 최고의 관광지는 북유럽의 상징 ''피오르드 협곡''이다 유럽의 랜드마크로 빙하가 만들어낸 최고의 걸작품이다. 무려 2만 5천개의 호수와 수백개가 넘는 폭포들 사이의 피오르드 협곡은 그야말로 지상 최대의 빙하 수채화 병풍을 펼쳐 놓은 듯한 황홀경에 빠져들게 한다.   피오르란 단어 자체도 노르웨이에서 처음 나왔다. 피오르는 빙하가 흘러 내리던 U자형의 높고 가파른 계곡을 일컫는다. U자형의 계곡에 머물던 빙하가 소멸되면서 계곡을 통해 바닷물이 유입되고 해면이 상승되면서 피오르가 만들어졌다. 노르웨이의 가장 유명한 송네 피오르는 수심이 1300미터에 달하며 그 주변으로 항구와 주택들이 자리잡으며 노르웨이의 대명사가 되버렸다.   노르웨이는 스칸디나비아 반도의 북서쪽으로 길게 자리 잡고 있는 유럽 바이킹의 역사를 간직한 나라다. 유럽의 역사를 뒤흔든 바이킹의 후손들이 자연 속에 살며 지켜온 영혼이 깃든 나라다.   노르웨이는 인구는 적고 소득은 꽤 높은 편이다. 살아있는 대자연의 자원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이용해 교육과 의료 등의 사회복지에 집중해 국민들의 삶의 수준이 매우 높다. 하지만 최고의 복지 시설에 따른 높은 인건비와 세금 고물가는 노르웨이가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심지어 석유 산유국이지만 최고의 복지를 유지하기 위해 석유를 수출하고 있어 오히려 개스비는 세계에서 가장 비싸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자전거 이용률은 매우 높다.     미주 한인커뮤니티 최대 온라인 쇼핑몰 핫딜은 미래 관광의 ''북유럽 10박 11일'' 여행 패키지를 특가 세일로 온라인 독점 판매한다. 핫딜의 북유럽 10박 11일 여행 패키지는 기존 패키지보다 피요르드 해안가 체류를 1일 더 연장됐다.     최고급 호텔에서 머무는 10박 11일의 여행 일정에서는 무려 6회에 달하는 최고급 레스토랑의 특식식사와  미슐렝 고급 레스토랑 맛집 탐방이 포함됐다.     이번 핫딜의 북유럽 10박 11일 중앙일보 특가 패키지는 8월 22일 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24명 선착순 모집이며 1인 3999달러 +항공 요금으로 판매한다. 코로나 팬데믹 이전 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이지만 전체 일정은 훨씬 알차고 기억에 남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문의: (213)368-2611   hotdeal.koreadaily.com노르웨이 피오르드 노르웨이스웨덴핀란드 덴마크 피오르드 협곡 상징 피오르드

2022-07-24

안 보면 평생 후회할 북유럽 노르웨이의 '게이랑에르 협곡'

  북유럽을 보통 스칸디나비아반도에 걸친 지역을 말한다. 스칸디나비아 반도는 유럽 북쪽의  지도에서 여러 갈래로 나누어지는 반도인데 노르웨이,스웨덴,핀란드 ,덴마크가 자리잡고 있다.어릴 적 동화책에 많이 등장한 아름다운 이야기의 배경이 된 나라들이다.     전 세계의 많은 여행객들이 북유럽을 찾는 이유는 자연의 고귀함과 숭고함이 살아있고 신이 창조한 풍경은 말 그대로 천국을 연상케 하기 때문이다.  그 중 북유럽을 상징하는 나라는   노르웨이로 정식 국호는 노르갸(Norge)  또는 노레그(Noreg)이다. 영어 Norway의 뜻은 북쪽을 의미하는  ‘Nor’과 길을 의미하는 ‘way’가 합쳐져 ‘북쪽으로 가는 길’이란  단어로 탄생했다. 동계스포츠의 메카 오슬로가 수도다.   노르웨이의 최고의 관광지는 북유럽의 상징 ‘피오르드 협곡’이다 유럽의 랜드마크로 빙하가 만들어낸 최고의 걸작품이다. 무려 2만 5천개의 호수와 수백개가 넘는 폭포들 사이의 피오르드 협곡은 그야말로 지상 최대의 빙하 수채화 병풍을 펼쳐 놓은 듯한 황홀경에 빠져들게 한다.     피오르란 단어 자체도 노르웨이에서 처음 나왔다.  피오르는 빙하가 흘러 내리던 U자형의 높고 가파른 계곡을 일컫는다. U자형의 계곡에 머물던 빙하가 소멸되면서 계곡을 통해 바닷물이 유입되고 해면이 상승되면서 피오르가 만들어졌다. 노르웨이의 가장 유명한 송네 피오르는 수심이 1300미터에 달하며 그 주변으로 항구와 주택들이 자리잡으며 노르웨이의 대명사가 되버렸다.    노르웨이는 스칸디나비아 반도의 북서쪽으로 길게 자리 잡고 있는 유럽 바이킹의 역사를 간직한 나라다. 유럽의 역사를 뒤흔든 바이킹의 후손들이 자연 속에 살며 지켜온 영혼이 깃든 나라다.   노르웨이는 인구는 적고 소득은 꽤 높은 편이다. 살아있는 대자연의 자원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이용해 교육과 의료 등의 사회복지에 집중해 국민들의 삶의 수준이 매우 높다. 하지만 최고의 복지 시설에 따른 높은 인건비와 세금, 고물가는 노르웨이가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심지어 석유 산유국이지만 최고의 복지를 유지하기 위해 석유를 수출하고 있어 오히려 개스비는 세계에서 가장 비싸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자전거 이용률은 매우 높다.    미주 한인커뮤니티 최대 온라인 쇼핑몰 핫딜은 미래 관광의 ‘북유럽 10박 11일’ 여행 패키지를 특가 세일로 온라인 독점 판매한다. 핫딜의 북유럽 10박 11일 여행 패키지는 기존 패키지보다 피요르드 해안가 체류를 1일 더 연장됐다.최고급 호텔에서 머무는 10박 11일의 여행 일정에서는 무려 6회에 달하는 최고급 레스토랑의 특식식사와  미슐렝 고급 레스토랑 맛집 탐방이 포함됐다.    이번 핫딜의 북유럽 10 박 11일 중앙일보 특가 패키지는 8월 22일 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24명 선착순 모집이며 1인 3,999달러 +항공 요금으로 판매한다. 코로나 팬데믹 이전 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이지만 전체 일정은 훨씬 알차고 기억에 남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북유럽 10박 11일 패키지 자세히 보기 ▶문의 : 213)368-2611 hotdeal.koreadaily.com          노르웨이 북유럽 노르웨이스웨덴핀란드 덴마크 스칸디나비아 반도 여행 패키지

2022-07-20

지도자는 여우처럼 교활하고 사자처럼 용맹하라

지도자는 여우처럼 교활하고 사자처럼 용맹하라   김건흡 MDC시니어센터 회원   국가지도자는 일신의 안녕과 정파적 이익을 위한 권모술수가 아니라 국가안위와 국리민복을 위해 냉혹한 결단을 감행해야 하는 숙명적 위치에  있다. 백성과 귀족, 군대의 신망과 충성을 받을 수 있는, 마키아벨 리가 제시한 군주상은 ‘여우처럼 교활하고, 사자처럼 용맹한’ 타입이다. 그가 통치자의 성공과 실패 사례를 상고해 본받으라고 하는 군주의 덕목과 통치술은 일단 도덕적 이성적 관념의 잣대와는 무관하다. 인류 보편적으로 소망스러운 것들이 아니라 인류의 실제 역사에서 반복되며  시현된 내용을 추출한 것일 뿐이다. 그가 주목하고 있는 것은 정치가 도덕의 문제로 환원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통치자가 도덕적이라고 해서 도덕적 사회가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의 논의의 핵심은  통치술의 기본은‘냉철’해야 한다는 것이다.     비스마르크는 절묘한 외교술로 19세기 유럽의 세력균형을 주도하여 독일 통일을 이루어낸 인물이다. 그러나 그는 널리 알려져 있는 냉혹한 ‘철혈’의 이미지와는 다르게 실제로는 유연했고, 전쟁보다는 외교적 방법을 선호했다. 그가 치렀던 덴마크 전쟁과 프로이센-오스트리아 전쟁 그리고 1870년의 프로이센-프랑스전쟁은 독일 통일을 위한 전쟁이었지 독일 제국의 정복 야욕을 채우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 그는 전장에서 부상을 입고 불구가 된 참전 용사를 볼 때마다 가슴 아파했다. “전쟁터에서 죽어가는 병사의 멍한 눈빛을 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전쟁을 일으키기 전에 깊이 생각해야 할 것이다.”물론 목표를 위해서 불가피할 때는 전쟁도 불사했다. 그러나 그 전쟁도 적에게 필요 이상의 피해나 굴욕을 주는 일은 피했다. 프로이센의 빌헬름 1세는 즉위 초기부터 진보파가 장악한 의회와 종종 충돌했다.     그러다가 1862년 그가 군사력 증강을 목적으로 한 군제 개혁안을 마련하고 군비 확장 예산을 의회에 제출하자 의회가 이를 거부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그런데 알프레드 룬 등 왕의 측근 관료 들 중 그 누구도 이 문제를 제해결할 능력이 없었다. 룬은 대신 의회에 맞서 대립 사태를 해결할 적임자로 당시 파리대사로 있던 강경파인 비스마르크를 빌헬름 1세에게 천거했다. 빌헬름 1세는 룬의 제의를 받고 비스마르크의 강한 개성과 전권을 휘두르지 않을까 하는 불안 때문에 한동안 임명을 망설인다. 그러나 의회의 반대가 거세지자 빌헬름 1세는 비스마르크와의 독대를 통해 왕의 의지를 관철하겠다는 강력한 자세를 확인한 뒤 1862년 9월 비스마르크를 총리 겸 외무부 장관으로 임명한다. 비스마르크는 프로이센 의회 예산위원회에서 가진 취임 연설에서  그의 정책기조를  피력한다. "지금의 문제는 언론이나 다수결이 아니라 오로지 철과 피에 의해서만 해결될 수 있다." 이 유명한 연설로  그는 이후 ‘철혈 재상’의 별명을 얻게  되었다.     프로이센-프랑스전쟁은 프로이센-오스트리아 전쟁에서 승리한 프로이센의 비스마르크가 독일 통일을 마무리하기 위해 마지막 걸림돌인 프랑스를 제거하려고 일으킨 전쟁이었다. 전쟁의 직접적인 계기는 이른바 ‘엠스 전보사건’이었다. 7월 13일 아침 프로이센 국왕 빌헬름 1세는 휴양지 바트 엠스에서 수행원들과 산책을 즐기고 있었다. 이 때 프랑스 대사 베네데티가 빌헬름 1세를 방문해“스페인 왕위계승에 영구히 관여하지 말라”고 요구했다. 베네데티의 태도는 정중했지만, 요구한 내용은 빌헬름 1세가에게 모욕적인 것이었다. 이런 사실이 베를린에 있던 비스마르크에게 전보로 알려졌다. 비스마르크는 의도적으로 전보 내용을 자극적인 문투로 바꿔 공개했다. 프로이센 여론은 일개 프랑스 대사가 프로이센 국왕을 모욕했다고 분노했다. 프랑스 여론도 프로이센이 대국 프랑스의 요청을 무례하게 처리했다고 분노했다. 그렇지 않아도 비스마르크는 독일 통일을 위해 프랑스와의 일전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하고 있던 참이었다. 이미 국방개혁과 대외동맹을 성공적으로 이룬 프로이센은 프랑스와 전쟁을 하게 되면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다. 엠스 전보를 자극적으로 공개한 것은 독일 통일을 위한 비스마르크의 한  교묘한 함정이었다.   그런데 프랑스는 상황 판단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당시 프랑스 지도자는 1848년 대통령으로 선출됐다가 3년 뒤 쿠데타로 의회를 해산한 후 1852년 황제로 즉위한 나폴레옹 3세였다. 그는 국내정치 감각은 뛰어났지만 대외정책에서는 큰 삼촌 나폴레옹 1세를 따라가지 못했다. 나폴레옹 3세는 유럽 질서와 프랑스 국내정치를 주도하기 위해 자신이 프로이센 국왕보다 우위에 있다고 천명하고 싶었기에 프로이센에  먼저 전쟁을 선포했다. 나폴레옹 3세는 오스트리아-헝가리와 함께 프로이센 지배 하의 남부 독일 공국으로 진격해 독립시키려는 계획이었다. 나폴레옹 3세는 프로이센의 군사력을 과소평가했고 주변국의 태도를 오판해 프로이센이 보낸 신호를 한낱 엄포로 받아들이는 우를 범했다. 선전포고 이후 사태는 나폴레옹 3세의 기대와 전혀 다르게, 비스마르크의 계획대로 전개됐다. 1970년 9월 2일 프랑스 스당에서 나폴레옹 3세는 프로이센군에 대패해 포로가 됐다. 이런 와중에 프랑스에서는 혁명이 일어나 임시정부가 들어섰고, 10월경 프로이센군은 파리를 완벽하게 포위한다. 고립된 시민들의 생활은 추위와 식량부족 등으로 처참했다. 국민 총동원을 위해 내무장관 강베타는 열기구를 타고 필사적으로 파리를 탈출한다. 그러나 사분오열된 프랑스 국민은 무력하기만 했다. 12월부터 프로이센군은 매일 수천발의 포탄을 파리에 퍼부었다.     4개월 동안 굶주림과 추위에 지친 파리 정부는 결국 항복했다. 파리가 함락되고 몇 달 후인 1871년 5월, 프랑스 임시정부의 행정장관 티에르는 비스마르크와 베르사이유에서 만나 가조약을 맺고 강화했다. 그리고 30년 전쟁 및 나폴레옹 전쟁 때, 빼앗겼던 알자스와 로렌을 되찾아 독일제국의 영토에 병합했다. 더불어 전쟁을 개시한 프랑스에게 책임을 물어 50억 프랑의 배상금을 물리고 조약을 감시하기 위해 군대를 파리에 주둔시켰다. 빌헬름 1세와 비스마르크는 프로이센군이 파리 공략을 진행하는 동안 파리 교외의 베르사이유 궁전에 머물렀다. 프랑스는 임시정부를 구성해 전쟁을 계속 수행했지만, 결국 1871년 1월 수도 파리는 함락됐다. 1871년 1월 18일 북독일연방과 남부독일공국들을 합친 독일제국의 탄생과 빌헬름 1세의 독일 황제 즉위식이  프랑스의 유서 깊은 베르사유궁전 거울의 방에서 열렸다.     비스마르크의 대외정책은 오늘날 우리의 상황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미국 등 서방의 병력 지원 없이 외롭게 러시아군에 맞서 싸우는 우크라이나의 현실은 냉혹한 국제 안보 질서 속에서 ‘동맹’의 의미를 되돌아보게 한다. 중요한 것은 누가 우리의 주적이고  위험할 때 누가 우리를 도와줄 수 있는 나라인지 냉정하게 생각해 봐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과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공격에 대비한 한미 연합훈련 확대와 미군 전략자산의 전개 등에 합의했다. 양 정상은 ‘핵은 핵으로 대응한다는 입장도 밝혔다..‘깜짝 쇼’를 통해 북핵 문제를 해결했다는 환상으로 국민을 눈속임했던 한미 정권이 모두 바뀌면서 비로소 김정은 정권에 대한 상식적 대응이 재개됐다. 북핵이라는 눈앞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데 5년이 걸렸다. 지난 문재인 정권  5년 동안 동맹이란 단어는 사실상 금기어나 마찬가지였다. 그 대신 우리는 ‘평화’ 또는 ‘평화 프로세스’라는 말에 묻혀 살았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면서, 특히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한을 계기로 그 ‘평화’의 자리에 ‘동맹’이 정권 교체를 이룬 것이다. 이번 한국 방문 때 바이든 대통령은 김정은에게 보낼 메시지가 있느냐는 질문에 “헬로, 끝”이라고 답했다. 예전처럼 북한 지도자를 달래거나 띄워주기 위한 보여주기식 만남은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김정은이 바이든의 인사말에 핵·ICBM 실험 외에 다른 반응을 보일 가능성은 희박하다. 미국, 한국, 일본이 이런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한마음으로 호흡을 잘 맞춰야 한다. 김지민 기자지도자 여우 북핵 문제 오스트리아 전쟁 덴마크 전쟁

2022-06-01

[독자 마당] 길고도 긴 여행

1년에 두 번씩 여행을 한다. 여름에 한 달, 겨울에 한 달씩 한다. 여름에는 북반구 국가에, 겨울에는 남반구 국가에 간다.     오래전에 러시아에 가보려고 했던 기억이 난다. 당시 비자 받는 절차가 까다롭고 돈은 많이 들어 포기했었다. 그러다가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 양국간 무비자 협정이 맺어졌다. 한국 여권만 있으면 러시아를 비자 없이도 여행할 수 있었다.     러시아를 가는 도중에 덴마크를 경유했다. 덴마크에 도착해 한국 여권을 보여주었더니 입국이 곤란하다는 답이었다. 나는 사정을 설명하고 미국 여권을 보여주었다. 그랬더니 통과가 됐다. 덴마크 여행 중에는 검문도 경험했다. 버스 안으로 경찰이 들어오더니 여권을 제시하라는 것이었다. 한국 여권을 보여주었더니 경찰이 갸우뚱했다. 다시 미국 여권을 보여주니 통과됐다. 덴마크에서 노르웨이를 거쳐 버스를 타고 스웨덴으로 갔다. 스웨덴에서 잠시 머물다가 여객선을 타고 핀란드로 갔고 거기서 버스를 타고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로 갔다.   이 도시에 간 이유는 도스토옙스키라는 작가의 무덤에 가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는 나의 정신 형성에 영향을 끼친 작가이다. 다음에는 모스크바로 갔다. 붉은 광장과 알록달록한 무늬의 성당을 구경했다. 모스크바에서 다시 출발해 이스라엘과 요르단을 다녀와 모스크바로 돌아갔다.     모스크바에서는 시베리아 횡단철도를 타고 바이칼 호수로 갔다. 5박6일의 긴 기차여행이었다. 호수는 호수라기 보다는 바다와 같았다. 바이칼 호수의 산길은 가히 천상의 길을 걷는 것 같았다. 비행기를 두 번 갈아타 서울로 갔다가 다시 LA로 돌아왔다. 3개월에 걸친 길고도 긴 여행이었다. 3달간의 여행은 이제까지 한 많은 여행 중에서도 긴 것이다. 지금도 그때 추억이 자주 생각난다. 서효원·LA독자 마당 여행 덴마크 여행 번씩 여행 한국 여권

2022-03-03

노르웨이 화살 공격 용의자는 덴마크 남성

(브뤼셀=연합뉴스) 김정은 특파원 = 노르웨이의 한 소도시에서 13일(현지시간) 화살 공격으로 5명을 살해한 용의자는 37세 덴마크 국적의 남성이라고 로이터 통신 등이 14일 보도했다. 현지 경찰은 이날 사건 후 소셜미디어에 이번 공격과 관련되지 않은 사람들에 대한 소문이 확산하고 있어 용의자에 대한 정보를 이같이 공개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경찰은 이 밖에 용의자의 자세한 신원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전날 오후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에서 남서쪽으로 80㎞ 떨어진 인구 2만6천의 마을 콩스베르그에서는 한 남성이 번화가 곳곳을 돌아다니며 화살을 쐈다. 이 때문에 5명이 숨지고 2명이 부상했다. 출동한 경찰은 도주하려던 용의자를 사건 발생 30분 뒤 체포해 조사 중이다. 용의자는 자신이 이번 공격에 연루됐다는 것을 시사했지만, 아직 유죄를 인정하지는 않았다고 경찰은 현지 매체에 말했다. 경찰은 용의자의 단독 범행으로 보고 있으며, 아직 범행 동기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또 경찰은 용의자가 다른 무기도 사용했다고 밝혔다고 AP 통신이 현지 매체를 인용해 전했다. 경찰은 이번 공격이 테러 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kj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21-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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