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칼럼] 한인 투표율 80% 벽 부숴보자
11월 5일 대통령 선거 투표가 이번 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오렌지카운티 선거관리국은 지난 7일 카운티 내 등록 유권자를 대상으로 우편투표 용지 발송을 시작했다. 대다수 유권자는 늦어도 금주 내로 우편투표 용지를 받게 될 전망이다. 이번 선거에서 누가 차기 대통령이 되든 미국과 전 세계에 미칠 영향은 매우 클 것이다. 많은 유권자가 대선에 관심을 보이는 만큼 OC도 높은 투표율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4년 전 도널드 트럼프와 조 바이든이 맞붙은 대선에서 OC의 투표율은 87%에 달했다. 아쉬운 점은 당시 OC 한인들의 투표율은 79%에 그치며 전체 투표율과 큰 차이를 보였다는 것이다. OC선거관리국은 대선 이듬해 가주유권자권리법(VRA) 이행 보고서를 펴냈다. 선거관리국은 VRA 규정에 따라 유권자가 신청할 경우, 소수계 언어로 된 투표 용지가 제공되는 한인, 베트남계, 중국계, 라티노 커뮤니티의 투표율을 비교했다. 그 결과, 한인의 대선 투표율은 77%를 기록한 라티노를 제외하고 OC의 주요 소수계 중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4년 전 대선 당시 한국어 투표용지 신청자는 1만5021명이었다. 이들 중 실제 투표에 참여한 유권자는 1만1899명으로 집계된 것이다. 소수계 중 가장 높은 투표율을 보인 곳은 85%를 기록한 베트남계 커뮤니티다. 중국계 커뮤니티 투표율도 81%에 달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소수계 중 가장 높은 베트남계 투표율 85%도 OC 전체 투표율보다 2%p가 낮다는 것이다. 백인이 주를 이룬 다른 인종 그룹의 투표율이 얼마나 높았는지 보여주는 수치다. OC지역 한인은 몇몇 도시에 밀집 거주하는 베트남계, 중국계와 달리, 여러 도시에 흩어져 산다. 이런 특징은 가주, 연방 의회 등 광역 선거보다 규모가 작은 시 단위 선거에서 더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현재 한인 시의원이 있는 OC 도시는 어바인, 풀러턴, 부에나파크다. 한인 인구 1, 2, 3위 도시에만 한인 시의원이 존재하는 것이다. 특히 풀러턴과 부에나파크의 경우, 한인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구(모두 1지구)를 보유하고 있다는 이점이 있다. 어바인에선 태미 김 시의원이 직선 시장 선거에, 존 박 후보가 1지구 시의원 선거에 출마했다. 풀러턴에선 프레드 정 부시장이 1지구에서 시의원 재선을 노린다. 풀러턴 교육구 2지구에선 제임스 조 후보가 교육구 사상 첫 한인 교육위원에 당선되기 위해 뛰고 있다. 부에나파크 2지구에선 최용덕 후보가 시의회 입성에 도전한다. 은퇴한 한인이 많이 거주하는 라구나우즈 빌리지가 속한 라구나우즈 시의회 선거에선 이은주 후보가 한인 최초 당선을 노리고 있다. 이번 대선에선 OC 한인 투표율이 80%의 벽을 넘길 바란다. 특히 한인이 출마한 도시에선 한인 유권자들이 꼭 투표에 참여해야 한다. 집에서 우편투표 용지를 받아 기표하고 우표를 붙일 필요 없이 우체통에 넣기만 하면 되는 편리한 투표 시스템은 가주 유권자가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미국의 정치는 로컬에서 시작된다는 말이 있다. 교육위원, 시의원에서 시작해 카운티 수퍼바이저를 거쳐 주와 연방 의회에 진출하는 사례가 일반적이다. 한인 교육위원, 시의원이 많아지면 광역 선거에 출마하는 한인에게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한인 정치력을 신장하는 방법은 두 가지다. 첫째, 한인 정치인을 많이 배출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한인 후보가 없을 경우, 한인 커뮤니티에 관심을 보이고 한인 목소리를 대변할 타인종 후보를 돕고 표를 주는 것이다. 보통의 유권자는 정치 고관심층이 아니기 때문에 누가 한인 커뮤니티를 도울 후보인지 알기 어렵다. 한인 단체 또는 단체들이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이런 부분에 도움을 줄 수 있게 되길 바란다. 첫 번째와 두 번째 모두 효과 극대화는 유권자의 몫이다. 한인 유권자는 빠짐없이 투표에 참여해 투표율을 높여야 한다. 한인 투표율이 높으면 어느 정치인이든 주목하게 돼 있다. 이번 대선이 한인 정치력을 업그레이드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임상환 / OC취재담당·국장중앙칼럼 투표율 한인 커뮤니티 투표율 베트남계 투표율 대선 투표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