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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한국의 4월 총선에도 적극 참여를

한국의 4월 국회의원 선거(총선)를 앞두고 미주 한인들 사이에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선거가 다가오면서 관심을 끌 만한 요인들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치열한 접전 양상이 펼쳐지면 해외 유권자의 표도 무시할 수 없는 영향력을 갖는다. 선거철이 되면 한국의 정치인들이 미주를 방문해 한표를 호소하는 경우가 많은 이유다.     이러한 현상은 다른 이민사회도 마찬가지다. 예를 들어 인도계 이민자들도 4월에 열리는 인도 총선에 관심이 많다고 한다. 현재 집권당인 인도국민당(BJP)을 이끄는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3연임에 도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모디 총리는 인도의 테크놀로지 산업 성장과 미국과의 협력 강화 등을 강조하고 있어 미국 내 인도계 이민자들의 관심이 높다는 게 아빈드 파나가리야 콜럼비아대 교수의 설명이다.     멕시코 역시 오는 6월 대통령선거와 총선이 함께 열려 멕시코계 이민자들의 관심이 많다. 멕시코는 제도혁명당(PRI)이라는 정당이 70여년간 장기 집권했지만 2000년 이후에는 선거 결과에 따라 집권당이 달라지고 있다.  올해는국가재건운동당(MORENA)의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전 멕시코시티 시장이 대통령 선거 여론조사 1위를 달리고 있어, 만약 승리하게 되면 멕시코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미국 내 멕시코 이민자들의 직접 투표율은 저조하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미국 내 멕시코계 인구는 4000만 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산되지만, 유권자 등록을 마친 멕시코계 미국인은 7만 명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지난 13일 세계적 관심 속에 치러진 대만 총통선거 역시 대만계 미국인들의 관심을 끌었다고 한다. ‘친미, 독립’ 성향의 라이칭더 후보가 승리함에 따라, 대만 독립을 인정하지 않는 중국이 어떤 외교적 대응에 나설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만계 미국인들의 대만 선거 참여는 쉽지 않다. 70만 명에 달하는 대만계 미국인 가운데 유권자 등록을 마친 사람은 4000명에 불과했다고 한다. 한 대만계 언론인은 “대만까지 직접 날아가서 투표할 여유가 없는 대만계 미국인들의 불만이 크다”며 “정치권이 제도적으로 재외국민의 선거참여에 미온적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민정책연구소의 캐슬린 뉴랜드 연구원은 해외 유권자의 투표권을 인정하는 국가는 많지만 각국의 선거 제도와 투표 방법은 다르다고 지적한다. 예를 들어 인도와 대만 출신 이민자들은 본국 선거에 투표할 수는 있지만, 이들 국가에는 재외국민 투표 제도가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들 국가의 미국 내 유권자들은 투표권을 행사하려면 직접 본국까지 가서  투표하는 방법밖에 없다.       이런 점에서 볼 때, 한국 정부의 재외국민 투표 제도는 인도나 대만보다 굉장히 앞선 시스템이다. 유권자 등록도 편하게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미국 내 투표소가 설치된 곳을 찾아 투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아직 투표소 부족 등의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지만 개선책이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내 재외국민들의 재외선거인 등록 마감이 오는 2월 10일로 다가왔다. 유권자 등록은 선관위 재외선거 홈페이지(ova.nec.go.kr)를 통해 간편하게 할 수 있다. 또 관할 지역 총영사관을 직접 방문하거나 순회영사를 통해서도 등록이 가능하며, 이메일(ovla@mofa.go.kr) 혹은 우편 접수도 할 수 있다.      한인 유권자들도 4월 10일(한국시각) 열리는 제22대 총선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한인 사회의 목소리를 전달해야 한다. 이종원 / 변호사기고 한국 총선 멕시코계 이민자들 인도계 이민자들 대만계 언론인

2024-01-21

조앤 김 전 CBB 행장 대만계 은행 행장으로 간다

조앤 김 전 CBB행장(사진)이 텍사스주 휴스턴 소재 대만계 은행인 '사우스웨스턴 내셔널뱅크(SWNB)' 행장으로 취임한다.    임기는 3년으로 추가로 1년 간의 옵션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행장은 8월 부임 예정이다.   김 행장의 취임은 한인은행 행장 출신이 타 커뮤니티 은행 행장으로 가는 것이라 관심을 모은다.         이번 인선은 SWNB 이사회가 CEO의 사임으로 후임 행장을 물색하던 중 김 행장에게 먼저 연락을 취해 성사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사회 측은 임기도 5년을 제안하는 등 적극성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김 행장이 먼저 '3+1년'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행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생소한 지역의 비한인 은행이라는 점 때문에 처음에는 망설였다"며 "하지만 이사회와 경영진의 성장에 대한 의욕을 확인한 후 마음을 바꾸게 됐다"고 말했다.     SWNB는 올 1분기 기준으로 자산 규모 8억8800만 달러, 예금은 7억6000만 달러, 대출은 7억1300만 달러다.   텍사스에 6개 지점과 가주 애너하임 지점 등 총 7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이전에 한미은행에서 인수를 추진하다 주주들의 승인을 받지 못해서 무산된 바 있다. 진성철 기자행장 대만계 한인은행 행장 행장 대만계 커뮤니티 은행

2022-06-19

"직접적인 범행 동기 모호"

라구나우즈 대만계 교회 총기 난사 용의자의 정확한 범행 동기를 밝히기 위해 수사당국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오렌지카운티 셰리프국에 따르면 초동수사 결과 총격범 데이비드 초우(68)는 중국과 대만 사이의 정치적 긴장관계가 고조된 상황에 반감을 품고 대만계 교회에서 총을 난사한 것으로 드러났다.〈본지 5월 17일자 A-3면〉   하지만 총격범 초우는 라스베이거스에서 연고가 없는 라구나우즈까지 이동하는 등 이해하기 어려운 행적을 보였다. 오렌지 카운티 셰리프국과 검찰, 연방수사국(FBI)은 합동수사를 통해 중국계 이민자인 초우의 직접적인 범행 동기를 밝힐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17일 OC 검찰은 보석금 없이 구금된 초우를 살인 및 살인미수 혐의 6건, 폭발물 소지 혐의 4건으로 기소했다. 공판 첫 심리(arraignment)는 6월 10일 열릴 예정이다.   OC셰리프국에 따르면 총격범 초우는 중국에서 대만으로 이주한 뒤 미국 이민을 택했다.     범행 직후 그의 차에서 발견된 노트에는 자신이 가족의 강요로 대만으로 이주했고, 이후 수년 동안 가난 속 이방인 취급을 받았다는 불만을 적은 글이 적혀 있었다.     대만에서 미국으로 이주한 초우는 라스베이거스에서 경비 자격증을 취득해 지냈다고 한다.     지난 15일 라구나우즈 제네바 교회에서 사용한 권총 2정도 2015~2017년 네바다주에서 합법적으로 구매했다. 그는 범행 하루 전인 지난 14일 라스베이거스에서 라구나우즈까지 차를 운전해 이동했다.     LA타임스는 라스베이거스 현지 이웃을 인용해 초우의 전 아내는 이혼 후 지난 12월 대만으로 귀국했다고 보도했다. 이후 초우는 9년 동안 세를 놓고 살던 4개 유닛 아파트를 유지하지 못해 처분했다. 당시 그는 이웃에게 “내 삶이 어떻게 되든 더는 신경쓰지 않는다”고 한탄했다고 한다.   초우의 가족 중 전 아내와 아들 한 명은 현재 대만에 거주하고 있다고 한다. 다른 아들은 미국에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셰리프국 측은 “그의 아내는 심하게 아픈 상태다. 그가 자신이 무슨 일을 벌이든 개의치 않은 이유 같다”고 말했다.   한편 FBI는 OC 수사기관과 협조하며 이번 총기난사 사건을 증오범죄 수사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김형재 기자동기 모호 오렌지카운티 셰리프국 대만계 교회 총격범 초우

2022-05-17

“대만에 대한 정치적 반감에 폭발물까지 준비”

라구나우즈 교회에서 벌어진 총격 사건은 중국계 용의자가 정지척 반감을 품고 벌인 증오범죄로 드러났다.   16일 오렌지 카운티 셰리프국은 전날 라구나우즈 제네바 장로교회에서 벌어진 총격 사건은 라스베이거스 출신 중국계 이민자 데이비드 초우(68)가 최근 중국과 대만 사이의 정치적 긴장관계가 고조된 상황에 반감을 품고 라구나우즈 대만계 교회를 찾아 총격을 가한 것이라고 밝혔다.   용의자 초우는 지난 15일 오후 1시25분쯤 라구나우즈 엘토로 로드 제네바 장로교회 식당에서 권총 2정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본지 5월16일자 A-1면〉 이 사건으로 오전 예배를 끝내고 식당에 모였던 대만계 30여명 중 50대 의사인 남성 1명이 사망하고 5명은 중경상을 입었다.     셰리프국은 용의자 초우가 라구나우즈에 연고를 둔 지역주민이 아니라고 밝혔다. 셰리프국은 그가 준비한 가방 한 개에는 화염병 형태의 폭발물 4개, 다른 가방에는 여분의 탄약이 들어있었다고 전했다. 또한 그의 차 안에서는 중국에서 대만으로 이주한 뒤 이방인처럼 차별을 받았다는 불만을 적은 노트도 발견됐다.   이와 관련 AFP통신은 대만 외교부가 총격사건 사망자와 부상자 5명 모두 대만계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셰리프국에 따르면 용의자 초우는 사전에 범행을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범행 직전 교회에 들어간 뒤 미리 문 여러 개를 막았다고 한다. 이후 그는 식당에서 신임 목사 환영식을 열던 대만계 교인과 이야기를 나눈 뒤 무차별 총격을 가했다.     총격이 벌어지자 의사인 존 정(52)이 용의자 제압에 나서다 총에 맞았다. 그 사이 다른 교인들은 전선 연장코드를 이용해 용의자를 결박했다. 셰리프국 측은 “의사인 존 정이 용의자의 총격을 저지하는 과정에서 피격돼 사망했다. 그는 영웅”이라고 말했다. 김형재 기자중국 폭발물 대만계 교인과 대만계 교회 정치적 반감

2022-05-16

60대 아시안, 교회서 총격…라구나우즈 대만계 교회

라구나우즈의 한 교회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 1명이 숨지고 5명이 중, 경상을 입었다.   OC셰리프국에 따르면 15일 오후 1시26분쯤 24301 엘토로 로드의 제네바 장로교회에서 60대 아시안 남성 용의자가 오전 예배를 끝내고 식당에 모여 있던 교인들을 향해 여러 발 총격을 가해 1명이 사망했고 4명이 중상을 입었다. 사건 당시 현장엔 교인 150여 명이 있었다.     OC셰리프국과 소방국, 연방수사국(FBI), 연방 주류담배화기폭발물단속국(ATF)은 이날 오후 5시 교회 주차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건 현장에 있던 용감한 교인이 용의자를 제압해 결박했으며, 이 과정에서 2정의 권총을 빼앗았다고 밝혔다.   당국은 “용의자는 오전 예배를 끝내고 식당에 모여 있던 사람들에게 총격을 가했다”라며 “범행 동기는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체포한 용의자 신원은 공개하지 않았다.   LA타임스는  용의자가 라스베이거스 출신 68세로 라구나우즈 주민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또 피해자는 모두 성인이며 이들 가운데 최고령자는 92세라고 전했다.   한인이 다수 거주하는 라구나우즈빌리지의 정 베드로 목사는 본지와 통화에서 “수년 전 그 교회를 간 적이 있는데 한인 교인은 극소수였다”라고 말했다.   라구나우즈를 지역구에 포함하는 케이티 포터 연방하원의원은 “버팔로 총기 난사 하루 만에 또 총격이 발생했다. 너무 화가 나고 힘들다. 이런 사건이 새로운 일상이 돼선 안 된다. 피해자와 그 가족을 돕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형재 기자교회 아시안 아시안 교회 대만계 교회 제네바 장로교회

2022-05-15

[김창준] "한자 아는 첫 미국의원" 취재 기자들까지 환호

  ━     남기고 싶은 이야기 〈제 6화〉 '한인 정치' 물꼬 김창준 전 연방 하원의원   〈12〉 두고두고 기억나는 중국 방문 '하나의 중국' 발언했다 대만계 유권자에 반감 병아리 수프 식사에 보좌관들 비명 지르는 소동 중국은 지리적으로 한국과 가장 가깝다. 지난 4000년간 한반도와 중국 관계는 늘 파란만장했다. 여러 차례 전쟁도 겪었다. 한때 우리 선조들이 중국 영토 일부를 점령한 적도 있다.     중국 문자인 한문은 오랜 문화교류로 적지 않게 한국어가 되다시피 했다. 중국은 지금도 한국의 가장 중요한 교역 상대다. 경제의 87%를 수출에 의존하는 한국 입장에서 중국만한 교역 상대를 찾기 어렵다.     우선 위치가 가깝고 인구는 한국의 30배에 달한다. 중국 3% 부자 수가 대한민국 전체 인구와 같다고 한다. 어마어마한 시장이다.     중국 사람들은 “중국보다 더 싸게 물건을 만들 수 있는 나라는 없다” “중국 짝퉁은 진짜보다 더 좋다”고 한다. 하원의원 시절 중국을 처음 방문했을 때 일이다. 베이징 천안문 광장 빌딩에서 중국의 입법기구인 전국인민대표회의 상임위원장을 만나기 위해 약속된 장소에 도착했다.     건물은 바깥에서 볼 때 어마어마했지만, 막상 안에 들어가 보니 썰렁했다. 5분쯤 기다리니 10명 정도가 한꺼번에 들어오는데 위원장은 보이지 않았다. 키가 작아서 안 보였다.     그를 수행하는 젊은이 모두가 한결같이 키가 크고 체격이 당당한 데 비해 인민 위원장은 키가 작은 데다 초라한 촌사람같이 보였다. 오랫동안 중국 노동자와 농부를 대표해온 활동가여서 외모가 볼품이 없는 듯했다.   좌우를 정돈하고 앉았다. 수행원들과 기자들로 꽉 찬 회의실에 긴장감이 돌았다. 이 얘기 저 얘기 끝에 “대만은 중국 영토인데 왜 미국은 대만을 두둔하며 군비를 지원하는가, 이는 내정간섭이 아니냐?”는 그쪽 질문이 나왔다. 이런 질문은 미국대사관으로부터 충분히 브리핑을 받았기에 나는 대답할 준비가 돼 있었다.     하지만 이번 중국 방문 목적은 미국 역사상 최초의 한인 연방하원 의원의 친선방문이었다. 이런 민감한 질문은 피하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미국은 이미 하나의 중국 정책을 채택했고 대만은 중국 영토라는 입장인데 뭐가 문제냐?” 고 반문했다. 얼른 대화를 돌렸다.   방안을 둘러보니 한문으로 쓴 족자가 걸려있었다. ‘天下太平(천하태평)’이라고 쓰여 있었다. 나도 한문을 읽을 줄 안다고 말하고 ‘천하태평’을 영어로 번역했다. 그 안에 있던 모든 사람, 심지어 기자들까지 환호하며 손뼉을 쳤다. 중국 역사상 한문을 읽을 줄 아는 미국 연방하원 의원은 처음 만났다고 했다.       한문을 어디서 배웠냐는 질문에 어린 시절 한국에서 배웠다고 했다. 천자문은 이미 통독했다고 했더니 더 좋아했다.     삼국지 연속극을 처음부터 끝까지 봤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영웅 스토리라고 했다. 그 많은 영웅 중 누구를 가장 좋아하느냐기에 종이에 쓸 테니 먹과 붓을 가져오라고 했다. 준비된 듯 바로 먹과 붓을 가져왔다. 소매를 걷어 ‘조자룡’이라고 한문으로 적었다. 다들 일어나 손뼉 치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런데 좋은 게 꼭 좋은 것은 아니다. 중국 측은 나의 한문 실력을 과대평가했는지, 이튿날 아침 유명한 한자박물관 방문을 주선했다. 다른 흥미로운 관광을 취소하고 대신 박물관에 도착했다. 관장 안내를 받으며 관장실에 차려놓은 차와 과자를 몇 점 먹고 주위를 둘러보니 거의 병풍으로 가득 차 있었다.     관장이 이 병풍들을 하나하나 설명하는데 듣기 괴로웠다. 자리가 자리인지라, 그냥 참고 열심히 듣는 척했다. 관장이 중국말로 설명할 땐 그를 바라보고, 다음엔 통역관의 서툰 영어를 들어가며 설명을 듣자니 시간이 두 배로 들었다. 정치인인 게 괴로울 때가 바로 이런 때다.     박물관은 돌로 지은 5층의 아름다운 빌딩이었다. 이 5층이 모두 서예로 가득 차 있는 줄은 몰랐다. 2층을 거쳐 3층에 가니까 더는 지루해서 참을 수 없었다. 그다지 서예에 대해 잘 아는 바도 없고 흥미도 없는데 ‘조자룡’ 석 자 때문에 마치 서예의 일가견이 있는 듯 잘못 알려져 다른 관광 일정까지 바꿔가며 이리 온 게 화가 났다.     결국 몸이 불편하다는 이유를 대고 호텔로 돌아왔다. 그래도 여운이 남았다. 중국의 무궁무진한 문화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나는 중국인들의 환심을 샀고, 그들의 친구가 됐지만 대만 독립을 주장하는 내 지역구 내 대만계 미국인들에게는 공공의 적이 됐다. 당시 대만 독립 문제가 대만에서 이처럼 큰 이슈가 돼 있는지 몰랐다. 또 내 지역구의 중국인 대다수가 대만계란 걸 미처 몰랐다. 미국에 있는 중국 교포들은 크게 둘로 갈라져 있다. 샌프란시스코 차이나타운에 자리 잡은 중국인들은 대개 홍콩 출신이고, 남쪽 내 지역구 근처에 있는 차이나타운은 주로 대만 출신이다. 이들은 만다린이라는 중국 말을 쓰기 때문에 홍콩 출신과는 말이 통하지 않아 통역이 필요하다. 미국은 오직 영어, 한국도 오직 한국어다. 한 나라에서 서로 말이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 흥미로웠다.     나는 대만계 중국인 인심을 몽땅 잃었다. 첫 선거 당시 철저히 내 편이었던 이들이 이제는 나의 낙선 운동에 가장 열심히 뛰었다. 충격이었다. 지금도 대만은 미국과 중국 관계에 있어 큰 이슈지만 내가 의원인 시절에는 첨예한 쟁점이었다.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이 일로 대만계 한 명이 총에 맞아 죽은 사고도 있었다.   두 번째 중국 여행은 뉴트 깅그리치 하원의장과 약 20명의 의회 보좌관과 함께였다. 장쩌민과 만남에서 받은 인상은 그가 카리스마가 넘치는 타고난 지도력을 지닌 사람이라는 것이었다. 그날 저녁 만찬은 두고두고 회자됐다.   수프를 먹기 시작하는데 별안간 옆에 앉아있던 백인 여자 보좌관들이 소리를 질렀다. 모두 놀라 바라보니 수프가 병아리 배 안에 양념을 넣고 끓인 것이었다. 미국에서는 구경하지 못한 요리였다. 젊은 미국 여자들이 포크로 집어보니 금방 나온듯한 어린 병아리가 눈을 감고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통째로 나오는 모습을 보고 기겁했다.     병아리를 젓가락으로 들고는 눈을 감고 통째로 입 안에 넣었다. 상상외로 맛이 기가 막혔다. 홍콩에서 희귀한 음식들을 먹어보았기 때문에 많이 놀라진 않았지만, 이들에겐 기절할 정도로 충격적인 일이었다. 주요리는 돼지고기 같은데 그 속에 뭐가 들어있는지 자세히 물어보는 게 실례란 말을 듣고 수행원들에게 묻지 말라고 했다. 나중에 보니 중국식당에서는 결코 부엌으로 지나가지 말라는 말도 있었다.     원용석 기자미국 한자 대만계 유권자 전국인민대표회의 상임위원장 역사상 한문

2021-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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