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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으로 읽는 책] 무서운 극장

그러나 다시 안토니아 왈, 우리가 최선을 다해 그 춤을 춘 이상 그로부터 무언가는 다시 시작된단다. 삶은 이유 없이 시작되지만, 또한 영원히 대물림되기도 하는 거란다. 춤은 어차피 끝날 테지만, 이유 없이 시작된 단 한 번의 춤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추는 것, 그것이 인생이란다. 그래서였을까? 온 힘을 다해 단 한 번의 춤을 추고 이제 죽음을 맞이하는 안토니아의 마지막 표정에서는 묘한 자부심과 만족감과 회한이 동시에 묻어난다. 내가 본 가장 장엄하고 평화로운 죽음이었다.     김형중 『무서운 극장』   문학평론가인 김형중 조선대 교수의 영화평론집이다. 인용문은 영화 ‘안토니아스 라인’(1995)에 대한 글이다. 예전에 보았던 영화지만, 다시 보고 싶어졌다.   “‘사유 없음’, 곧 진부함이 악으로 정의될 때 우리는 우리 자신이 바로 악의 기원이 될 수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먹고 자고 배설하는 일이 초미의 관심사라는 점에서 우리는 모두 평범하기 그지없고, 이모티콘으로 말을 대신하고 검색으로 사유를 대신한다는 점에서 진부하기 그지없다.” ‘악의 평범성’으로 유명한 철학자 한나 아렌트의 삶을 그린 ‘한나 아렌트’(2012)에 대한 글이다.   “관객이 원하는 이미지를 의도적으로 제공하지 않는, 말하자면 ‘불편한 영화’”들을 통해 영화와 세계를 오가는 사유의 폭을 보여주는 책이다. 문학평론가 신형철은 “작품의 디테일에 대한 반짝이는 포착과 주제의 복합성에 대한 치열한 존중을 이렇게 별일 아니라는 듯 겸비한 글은 드물다”고 썼다. 양성희 / 중앙일보 칼럼니스트문장으로 읽는 책 극장 한나 아렌트 문학평론가 신형철 김형중 조선대

2024-10-23

< 탈주> 해외 163개국 선판매 쾌거! 7월 5일 북미 개봉

〈탈주〉는 내일을 위한 탈주를 시작한 북한병사 규남과 오늘을 지키기 위해 규남을 쫓는 보위부 장교 현상의 목숨 건 추격전을 그린 영화.   영화 〈탈주〉가 국내 개봉 전부터 해외 163개국에 선판매되는 놀라운 쾌거를 기록하며 전 세계가 주목하는 기대작임을 증명했다. 〈탈주〉 는 대만, 필리핀, 홍콩, 베트남, 태국 등 아시아 국가들을 비롯해 몽골, 북미, 호주, 뉴질랜드, 영국, 폴란드, 프랑스, 독일, 중동 등 세계 각국으로 판매되어 다양한 국가의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특히 북미에서는 한국과 동시기인 7월 5일 개봉을 결정, 〈탈주〉에 대한 해외 팬들의 관심이 뜨거움을 입증한 바 있다.   〈파묘〉, 〈노량: 죽음의 바다〉, 〈부산행〉, 〈곡성〉, 〈도둑들 〉 등 한국 영화의 대표작들을 북미에 소개해 왔던 배급사 Well Go USA는 “〈탈주〉는 자유를 추구하며 자신의 인생을 개척하려는 인간의 노력과 희망의 힘을 긴장감 넘치게 그려낸 영화다. 이번 7월 북미 극장 개봉 시 한국 영화 팬들의 열렬한 지지를 기대한다”라며 〈탈주〉를 향한 아낌없는 찬사와 응원을 보냈다. 〈파묘〉, 〈밀수〉, 〈교섭〉, 〈모가디슈〉 등 큰 호응을 불러일으킨 한국 작품을 배급해 왔던 독일 배급사 Splendid Film GmbH 역시 “우리는 [모범택시]의 이제훈을 추격하는 무자비한 북한 장교 [기생수: 더 그레이], 〈반도〉의 구교환과 함께하는 강렬한 추격 액션 〈탈주〉의 개봉을 기대하고 있다”라고 두 배우들이 선보일 박진감 넘치는 추격 액션에 큰 기대감을 표했다. 〈탈주〉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과 시리즈 [박하경 여행기]로 포기하지 않는 용기와 공감과 격려, 따뜻한 위로를 전했던 이종필 감독의 신작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여기에 섬세한 감정선으로 탄탄한 연기력을 보여준 이제훈과 대체불가 독보적인 존재감으로 시선을 사로잡은 구교환까지, 개성이 뚜렷한 캐릭터로 만난 두 배우의 뜨거운 시너지를 담은 〈탈주〉 가 한국을 넘어 해외 관객들까지 사로잡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개봉 전부터 전 세계에서 러브콜이 쏟아지며 흥행 질주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영화 〈탈주〉는 7월 3일(수) 극장 개봉한다.선판매 해외 북미 개봉 선판매 쾌거 북미 극장

2024-06-20

[문장으로 읽는 책] 무서운 극장

그러나 다시 안토니아 왈, 우리가 최선을 다해 그 춤을 춘 이상 그로부터 무언가는 다시 시작된단다. 삶은 이유 없이 시작되지만, 또한 영원히 대물림되기도 하는 거란다. 춤은 어차피 끝날 테지만, 이유 없이 시작된 단 한 번의 춤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추는 것, 그것이 인생이란다. 그래서였을까? 온 힘을 다해 단 한 번의 춤을 추고 이제 죽음을 맞이하는 안토니아의 마지막 표정에서는 묘한 자부심과 만족감과 회한이 동시에 묻어난다. 내가 본 가장 장엄하고 평화로운 죽음이었다.     김형중 『무서운 극장』   문학평론가인 김형중 조선대 교수의 영화평론집이다. 인용문은 영화 ‘안토니아스 라인’(1995)에 대한 글이다. 예전에 보았던 영화지만, 다시 보고 싶어졌다.   “‘사유 없음’, 곧 진부함이 악으로 정의될 때 우리는 우리 자신이 바로 악의 기원이 될 수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먹고 자고 배설하는 일이 초미의 관심사라는 점에서 우리는 모두 평범하기 그지없고, 이모티콘으로 말을 대신하고 검색으로 사유를 대신한다는 점에서 진부하기 그지없다.” ‘악의 평범성’으로 유명한 철학자 한나 아렌트의 삶을 그린 ‘한나 아렌트’(2012)에 대한 글이다.   “관객이 원하는 이미지를 의도적으로 제공하지 않는, 말하자면 ‘불편한 영화’”들을 통해 영화와 세계를 오가는 사유의 폭을 보여주는 책이다. 문학평론가 신형철은 “작품의 디테일에 대한 반짝이는 포착과 주제의 복합성에 대한 치열한 존중을 이렇게 별일 아니라는 듯 겸비한 글은 드물다”고 썼다.문장으로 읽는 책 극장 한나 아렌트 문학평론가 신형철 김형중 조선대

2024-06-12

박대성 화백 ‘먹의 재창조’ 전시 열린다

한국 현대미술의 선도적인 작가 박대성 화백의 ‘먹의 재창조’ 전시회가 롱아일랜드 뉴욕주립 스토니브룩대에서 개최된다.     뉴욕한국문화원과 스토니브룩대 찰스 B 왕 센터는 25일 “한국 수묵화의 변혁적인 힘을 보여주며, 현대미술의 다채로운 면모를 선보이는 전시가 될 것”이라며 “예술계에 빛나는 업적을 이룬 박대성 화백에 대해 양질의 토론을 나누고, 박대성 화백의 예술을 이해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또한 “한국 수묵화의 문화적, 역사적 맥락을 탐구하는 자리를 만들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14일부터 시작된 이번 전시회는 오는 12월 10일까지 스토니브룩대 찰스왕 센터에서 개최된다.     10월 18일에는 전시와 연계한 심포지엄, 개막식 행사도 함께 개최된다. 심포지엄과 개막 리셉션에는 일반인도 참석할 수 있다.     개막식 행사는 10월 18일 오후 5시부터 7시까지 찰스왕 센터 갤러리에서 열리며, 심포지엄은 역시 10월 18일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찰스왕센터 극장에서 열린다.     개막 리셉션에서는 소정의 음식과 음료도 제공될 예정이다.     전시 장소가 롱아일랜드에 위치한 만큼, 맨해튼 뉴욕한국문화원(460 파크애비뉴)과 찰스왕 센터를 오가는 무료버스 서비스도 제공한다.     개막 행사에 앞서 오후 1시에 문화원에서 출발하는 무료버스 서비스로, 좌석 확보차 사전 예약은 필수다.     무료버스 예약은 10월 16일까지 구글 폼(tinyurl.com/wangshuttle)을 통해 하면 된다.   전시 및 행사 관련 문의는 진진영 찰스왕 센터 디렉터(전화 631-632-6353, 이메일 [email protected])에게 하면 된다. 김은별 기자 [email protected]박대성 재창조 박대성 화백 뉴욕한국문화원과 스토니브룩대 찰스왕센터 극장

2023-09-25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극장, 남가주에도 2곳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극장 11개가 선정됐는데 그 중에 남가주 소재 극장 2곳이 포함됐다.   건축 전문 매체 '아키텍추럴 다이제스트(Architectural Digest)'는 최근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11개 극장'을 선정해 발표했다.     여기에 LA 다운타운에 있는 월트 디즈니 콘서트홀과 샌타바버라 소재 로베로 극장(Lobero Theatre)이 포함됐다.   디즈니 콘서트홀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건축가 프랭크 게리의 작품으로 배와 돛을 모티브로 디자인됐다. 건물 외형도 아름답지만 6134개의 파이프로 이뤄진 파이프 오르간이 중앙에 설치된 내부도 독특한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감자튀김 같은 느낌 때문에 '프렌치 프라이'라는 닉네임이 붙었다.   샌타바버라에 있는 로베로 극장은 150년 이상 된 건물로 오페라 전용 극장이었다. 1920년대에 학교 건물로 개조됐다.     최신 시설은 아니지만 역사의 흐름을 고스란히 간직하는 굳건함을 느낄 수 있는 스페인 식민지풍 디자인을 자랑한다. 흰색 외벽에 진흙 기와 지붕으로 장식돼 있다.   캘리포니아 건축가인 조지 워싱턴 스미스가 루타 마리아 릭스와 협업으로 만들었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극장 11개는 이 사이트(https://www.architecturaldigest.com/gallery/most-beautiful-theaters)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병일 기자남가주 세계 극장 남가주 로베로 극장 극장 11개

2023-07-19

관광 등 목적 덴버시 방문객수 급증

 ‘비짓 덴버’(Visit Denver)는 지난 21일, 2022년 한해동안 덴버시를 찾은 방문객수가 3,630만명으로 2021년에 비해 15%나 크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또한 이들 방문객들이 지출한 돈은 총 94억달러에 달해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고 덧붙였다. 종전까지 방문객 지출 최고 액수는 2019년의 70억달러였다. 비짓 덴버는 덴버 메트로지역을 컨벤션, 레저, 관광 등의 목적지로 마케팅하는 비영리 민간 무역 단체로, 덴버시 및 카운티 정부와 공식 마케팅 대행사 계약을 맺었으며 60명 이상의 전문가로 구성돼 있다. 비짓 덴버에 따르면, 2022년 한해동안 약 2천만명의 방문객이 하루 이상 숙박을 했는데 이는 2021년에 비해 20% 증가한 수치다. 이들이 지출한 액수는 전년 대비 45% 증가한 약 80억달러에 달했다. 하루 이상 숙박한 방문객의 약 76%가 타주에서 찾은 여행자들이었다. 타주 방문객들 가운데 캘리포니아주가 가장 많았고 이어 텍사스주, 애리조나주, 플로리다주, 캔자스주의 순으로 톱 5를 기록했다. 방문객들이 제일 많이 찾은 덴버시내 10대 명소들은 레드 락스 공원 및 극장, 덴버 동물원(Denver Zoo), 다운타운 수족관(Downtown Aquarium), 덴버 자연 박물관/아이맥스 극장(Denver Museum of Nature & Science/IMAX Theater), 덴버 식물원(Denver Botanic Gardens), 미야우 울프(Meow Wolf), 콜로라도 로키스(Colorado Rockies), 덴버 미술관(Denver Art Museum), 덴버 복합 공연장(Denver Performing Arts Complex), 덴버 유니언 역(Denver Union Station)이었다.   이은혜 기자방문객수 관광 한해동안 덴버시 극장 덴버 덴버 메트로지역

2023-07-07

47년간 한인 운영 동네극장, 주민이 살린다

1946년 지어진 가디나 극장(Gardena Cinema). 한국에서 이민 온 존 김(82)씨 부부는 1976년 극장을 인수했다. 이 극장은 단일 상영관으로 800석 규모를 자랑한다. 김씨 부부는 할리우드 영화 전성기를 누리며 아들과 딸을 극장에서 길렀다.    극장은 딸 주디 김(51)씨의 놀이터였고, 그는 1996년부터 극장 운영 전반을 책임지고 있다.     김씨 가족이 가디나 극장을 운영한 지 이제 곧 50년, 세상은 변했고 멀티플렉스 체인점 극장이 대세가 됐다. 동네 단일 상영관을 찾는 관객은 눈에 띄게 줄었다. 김씨 부녀는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지난 1월 부동산 매물로 극장을 내놨다.     19일 LA타임스는 1970년대 외관과 인테리어를 간직한 이 극장에 그후 반전이 일어났다고 보도했다. 소식을 접한 지역 주민들이 자원봉사자로 극장 살리기에 나섰다는 것이다. 딸 김씨는 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난 엄마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극장을 최대한 운영해보기로 마음을 다잡으면서 가디나 극장을 향한 기적이 현재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역 주민과 영화를 사랑하는 이들은 가디나 극장의 역사와 전통을 간직하기 위해 ‘가디나 극장 김씨의 친구들’이란 자원봉사자 모임까지 결성했다.   이들은 시간 날 때마다 박스오피스 영화표 판매, 매점 음식 판매, 영화관 청소를 마다치 않는다. 가디나 극장의 참 멋을 알리기 위한 소셜미디어 홍보도 이들 몫이다.   자원봉사에 합류한 매트 콜레테(48)는 “이렇게 멋지고 오래된 극장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다”며 “극장에 들어오는 순간 시간여행을 떠나 1987년대를 경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콜레테의 말처럼 가디나 극장은 ‘올드’하다. 상영작을 알리는 극장 간판도 형형색색 알파벳을 붙이는 수작업이다. 극장 안 로비와 매점도 30~40년 전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4~13일 가디나 극장에서 열린 2023 LA 아시안 태평양 영화제(2023 Los Angeles Asian Pacific Film Festival)는 모처럼 극장 안팎에 활기를 돌게 했다. 하루 동안 두 번이나 관객 500명 이상이 자리를 채웠다.     아태영화제 비주얼커뮤니케이션 수석디렉터 프란시스 쿨라도는 “우리는 가디나 극장이 계속 운영되기를 바란다. 이 극장이 지닌 멋과 특징은 어느 곳에서도 흉내 낼 수 없다”며 빈티지 극장 보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지역 주민들 관심과 호응에 힘입어 김씨 부녀는 극장을 계속 운영해볼 계획이다.     딸 김씨는 최근 캘리포니아 주 정부에 비영리재단으로 등록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     그는 “우리 남매에게 극장을 이어받을 자녀가 없다. 혼자 이곳을 지키기에는 극장이 너무 크고 해야 할 일도 참 많다”며 “비영리재단 승인을 받으면 지역 주민이 원할 때, 영화제 등 각종 행사 장소가 필요한 단체가 이용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재 기자 [email protected]동네극장 한인 지역 주민들 극장 간판 극장 운영

2023-05-19

"한인들에 다양한 문화체험 기회 드려요" 로렌스빌 오로라극장

조지아 전역에서 종합화장품점을 운영하는 미시화장품(대표 조미숙)의 조나래(31) 씨가 이번에 오로라 극장의 이사직을 맡아 한인들의 귀넷 카운티 문화 참여를 독려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로렌스빌 다운타운에 위치한 오로라 극장(Aurora Theatre)은 2007년에 창립되어 귀넷 카운티 로컬 관객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공연을 선보여왔다. 지난해에는 로렌스빌시와 합작하여 약 500석 규모의 공연장과 행사장을 포함한 신관 '로렌스빌 아트 센터'를 오픈했다. 오로라 관계자들은 이를 계기로 더 많은 커뮤니티에 다가가고자 한다는 뜻을 전했다.     조 이사는 20일 귀넷 한인사회 관계자들을 초청하여 기획한 오로라 극장 신관·구관 투어에서 "이사진 중 내가 가장 젊다. 대부분이 나이가 지긋한 백인분들이다"고 이사진 구성이 극장의 작품 선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설명했다.     그는 본업 때문에 바쁘지만,자신으로 하여금 극장에서 한인 및 아시아계를 위한 공연을 더 많이 선보이고, 반대로 한인들도 극장을 대관하고 스폰서가 되는 등의 활동을 할 수 있게 됐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했다.     또 그는 "한인분들이 한인사회 내에서 활발한 것도 좋지만, 귀넷 커뮤니티의 일원으로서 더 활발한 모습을 보였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말했다.     오로라 측도 귀넷의 다양한 커뮤니티와의 관계를 개선하고, 이들을 위한 공연을 준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케이티 펠키 오로라 극장 매니저는 "그동안 오로라 극장은 자체 공연을 준비하느라 바빠 외부 공연 스케줄을 많이 잡지 못했지만, 이제 신관이 생긴 만큼 더 다양한 프로그램을 쇼케이스하고 싶다"고 말했다.     오로라 극장은 내년 1~2월 유명 캐나다 드라마이자 넷플릭스 인기작품인 '김씨네 편의점(Kim's Convenience)'의 동명 원작 연극을 선보인다. 한국 이민자들이 캐나다 토론토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며 살아간다는 내용인 만큼귀넷에 정착한 이민자들, 특히 한인들의 공감을 이끌어낼 것을 오로라 측은 기대하고 있다.     특히 조 이사의 강력한 주장으로 극장에서 한글 자막 및 설명을 제공한다. 조 이사는 "극장이 한글 자막에 투자를 많이 했다. 더 많은 한인분들이 공연을 보러 찾아와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극장 측은 이외에도 아시아태평양계(AAPI) 유산의 달인 5월에도 단편영화를 상영하는 등 '인터내셔널 셀레브레이션' 행사를 계획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오로라 극장과 신관 아트 센터에서는 현재 크리스마스 캐럴 공연들을 선보이고 있으며, 다양한 크기의 공연장과 행사장이 있어 음악 공연, 회사 행사, 친목 행사 등을 위해 대관할 수 있다.   문의=www.auroratheatre.com 윤지아 기자로렌스빌 오로 한인사회 관계자들 신관 로렌스빌 극장 신관

2022-12-20

파크릿지 픽윅극장 내달 문 닫는다

파크릿지의 랜드마크인 픽윅 극장이 문을 닫는다.     지난 1928년에 개관한 픽윅(Pickwick) 극장은 900석을 갖춘 시설로 1975년 국립사적지(The National Register of Historic Places)에 등재됐을 정도로 유서 깊은 곳이다.   파크릿지 출신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2019년 이 곳에서 연설을 했고 유명 TV 드라마인 ‘시카고 파이어’가 지난 여름 이 곳에서 촬영하기도 했다.     시카고 영화팬이라면 누구나 아는 영화 평론가 진 시스켈과 로저 이버트의 영화 평론 TV 프로그램의 도입 부분이 픽윅에서 찍은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 영화관은 한인들에게도 익숙하다. 한인 단체와 개인들이 이 곳에서 여러 차례 공연을 펼쳤고 월드컵 한인 단체 응원전과 같은 대형 행사의 유치를 추진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노스웨스트하이웨이와 투이길이 만나는 곳 교차로에 높이 솟은 아트 데코형의 건물 외형은 단번에 눈길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전반적인 영화계의 트렌드 변화와 지속적인 영화계의 침체와 맞물려 극장 소유주가 내년 1월 초까지만 운영키로 결정했다.     지난 1967년부터 픽윅극장을 운영해 오던 블라키스 가문은 1월 8일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상영을 마지막으로 극장 문을 닫을 계획이다.     극장 소유주측은 극장을 찾는 손님이 최근 수 년 간 급격히 감소했고 영화관에서 상영할 수 있는 영화의 숫자도 크게 줄어든 것을 어려움으로 꼽았다. 또 독립 영화관으로 인근 대형 체인 극장과 경쟁하는 것도 힘에 부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극장 경영을 책임질 수 있는 업체를 만나면 극장 운영은 계속할 수도 있을 것으로 알려졌다. Nathan Park 기자파크 내달 극장 소유주측 독립 영화관 극장 경영

2022-12-08

[이 작품과 만났다] 자연과 우리는 하나…가재가 노래하는 곳

 책을 읽고 나면 한동안 그 책의 세계에 빠져 책과 헤어지는 게 안타까운 책들이 있다. 쥐스킨트의 ‘향수’가 그랬고,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가 그랬다. 그런데 ‘가재가 노래하는 곳’은 읽은 지 한 달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주인공이 누린 완벽한 자유, 야생성을 잃지 않은 한 인간이 자연과 어우러져 풍겨내는 그 과도한 매력에 빠져 다른 책으로 건너갈 수가 없으니 이제는 이 책이 내 사전 최고의 책이 되어버린 것이다.   책은 아버지의 무능과 폭력으로, 여섯살 때 엄마가 곁을 떠나고, 열 살 때는 형제들도 모두 떠나, 외진 바닷가 습지에서 홀로 처참한 가난과 외로움과 차별의 문제에 한꺼번에 노출된 채 살아가는 ‘카야’라는 소녀의 성장소설이면서, 테이트라는 소년과의 사랑 이야기면서, 살인사건이 첨가된 스릴러물이다. 소설의 기본 중에 기본요소인 ‘흥미’ 면에서 그 어떤 소설에도 뒤지지 않으나, 이 책에는 그 어떤 책에서도 맛볼 수 없었던  ‘맑음’이 있다.     그림처럼 눈 앞에 펼쳐지는 아름다운 자연, 그 자연과 한 인간과의 완벽한 교감, 우리 인간이 결국 다 같이 하나의 자연이라는 사실, 그리고 계산 없이느릿느릿, 겉치레에 치중하지 않고 내면에만 충실해도 삶은 얼마든지 진화될 수도 행복해질 수도 있다는 사실을 조용하고도 품위 있게 알려준다. 그 점에서 비슷한 내용의 다른 통속소설과 완벽하게 구별된다.   책의 작가 ‘델리아 오언스’는 70평생 생태학자의 길을 걷다가, 2018년 첫 소설작품으로 이 책을 발표했다고 한다. 평생을 통한 생태계연구로 비할 데 없이 아름답게 자연을 묘사할 수 있었던 점에 경이에 가까운 존경심이 일었다. 한 가지 일로 뿌리를 내리고, 튼실한 열매를 맺게 하는 삶. 이보다 더 부러운 삶이 있을까…언젠가 그런 습지에서, 문명의 이기와 잡다한 관계들을 뒤로 한 채, 외롭고도 외롭게 꼭 한번 살아보고 싶다는 생경한 소원을 갖게 한 이 책은 다만, 최고의 반전이 있는 마지막 부분이 너무 충격적이어서 주춤거려지기는 했으나, 이보다 더 매혹적으로 자연 친화적인 우리 본래의 모습을 돌아보게 하면서, 나도 모르게 스르르 위로를 받게 하는 책은 글쎄…나의 짧은 독서력 안에서는 없었던 듯하다. 끝나지 않은 코로나의 뭉근한 무게로 앞이 뿌연했으나, ‘바람이 분다…살아봐야겠다…’는 기운을 나도 모르는 사이 얻게 해주었다.     그런데, 드디어, 상상 속의 바닷가가 어떻게 실제 모습으로 드러날지 참으로 기대됐던 영화가 올여름 극장 개봉을 했다. 아. 어찌 감히 책 속의 그 아름다움을 영화가 표현해낼 것이라 기대를 했던 것일까. 이 책을 발굴해서 40주 연속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가 되는 길을 열어주고, 영화로까지 제작한 배우, 리스 위더스푼의 시도가 안타까울 따름이었다. 주인공 선정을 시작으로, 어찌나 편편하고 좁은 시야로 영화가 전개되든지 실망스럽기 짝이 없었다. 책을 능가하는 영화는 있을 수가 없다는 진리(?)를 새삼 절감하며 책 속에서 품은 나만의 풍광을 더더욱 그리워하게 되었다. 그래도 스토리라인 자체가 튼실하기 때문인지, 나온지 2개월이 지났음에도 영화는 아직 극장 상영 중이다. 박영숙 / 시인이 작품과 만났다 가재가 자연 시야로 영화 바닷가 습지 올여름 극장

2022-09-28

시네월드 그룹 파산 신청 준비

세계 2위 극장 체인 시네월드 그룹이 파산 신청을 준비 중이다.     리걸 시네마의 모회사인 이 업체를 비롯한 극장 체인 업체들은 팬데믹 이후 가입자가 대폭 증가한 넷플릭스 등의 OTT(온라인동영상스트리밍) 업체들에 시장을 잠식당한 후 좀체 회복에 나서지 못하면서 파산 위기에 내몰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2일 LA데일리뉴스에 따르면, 리걸은 LA, 오렌지·리버사이드·샌버나디노카운티 지역에 32개의 극장을 포함해 전국적으로 500여 곳에 극장을 운영하고 있다.     업체는 지난봄부터 코로나19 방역 수칙이 완화되면서 작년보다는 관객이 많아지기는 했지만, 예상에는 못 미쳤다고 밝혔다. 일상으로의 복귀를 서두르고 있지만, 극장 업계는 활력을 찾지 못하고 큰 타격을 입고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시네월드는 영국에선 파산 신청을 미국에선 파산 보호 신청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네월드 측은 팬데믹으로 극장 영업을 중지하게 되면서 2020년에는 270억 달러, 2021년에는 5억6600만 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 리서치 업체 컴스코어는 올해 상반기 극장 박스 오피스 수익이 팬데믹 이전보다 30% 적다고 전했다.   김수연 기자시네마 파산 시네마 파산 파산 신청 영화 극장

2022-08-22

[삶의 뜨락에서] 새롭게 다시 또

그리워서 아득히 먼 곳, 고국! 그곳에도착하였다.   오랜 가뭄 끝 내리는단비같이, 기다려왔던 친구를 혜화 아르코 대학로 예술극장에서 만나기로 한 날이었다. 이 만남이 설레어 간밤의 잠자리를 뒤척인 나는, 극장 앞 마로니에 공원에 약속 시간보다 일찍 도착하였다. 고국 여행이 안겨주는 들뜬 마음을 6월의 꽃이 활짝 핀 마로니에 큰 나무 그늘에 앉자 고른 숨으로 달래보기도 하고, 주변을 서성거려 보기도 하였다. 아르코 극장의 빨간 벽돌 앞에서 셀카도 찍어보고 포스터, 팸플릿 프로그램을 챙겨 가방에 넣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때, 광장 마당의 한구석에 세워진 가로 기둥, 세로 기둥, 조각보 같은 언어의 나열, 대형 문자의 조형물에 온전히 시선을 빼앗겨 버렸다.   세런디피티(뜻밖의 우연)/ 인생은 마라톤/ 난 날 믿어/ 세상에 너 혼자라고 믿지 마/ 참아야 하는 의무/ 휴식이 필요해/ 잘하고 있어/ 아무도 잘못 하지 않았어./ 누가 뭐라 하던 무슨 상관이야/ 내가 네 편이 되어줄게/ love yourself/ 모두 정답/ 새롭게 다시 또/ everything will be okay. (…)     유례없는 속도로 변화하는 세상의 불확실과 불균형과 패러다임의 혼돈 속에 저마다 버겁게 끌고 나가는 각자의 삶에, 누군가 위안과 용기를 주려고 모아놓은 문자의 조형물! 나는 잠시 멈춰 서서, 따뜻하면서도 강렬하고 호소력 넘치는 표어를 천천히 읊조리듯 읽어내려 보았다. 위로 인지, 삶의 버거움의 연민인지 알 수 없는 감정의 소용돌이에 잠시 울컥했다. 머릿속에는 이곳에 도착하여 만난 가족과 친구의 얼굴이 한명 한명 떠올랐다.     독보적인 개별자의 발걸음으로 저마다 당당하게 밀고 나가는 삶의 모습이지만 언뜻언뜻 스쳐 보이는 뒤 안의 피로와 우울과 외로운 그들에게 각자에게 필요한 상징적 표어를 가져와 가슴에 안겨주고 싶다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잠시, 상념에 빠져나와 하늘을 올려다보니 내가 좋아하는 여름비, 빗방울이 머리 위로 한두 방울 떨어지고 있었고 친구는 어느새 왔는지 내 곁에 조용히 미소를 띠고 서 있었다.     비를 피해 들어간 맛집에는 후덥지근한 응어리를 달래줄 와인이 있었고 삶이 소중해서, 비루해서, 감사해서, 황홀해서 우리의 대화는 길어졌고 불빛이 사그라지는 대학로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우리는 각자 집으로 헤어졌다. 놀랍게도 그날 밤, 자식을 먼저 보내고 자책의 우물 속에 신음하는 옛 친구를 찾아가 ‘아무도 잘못하지 않았어.’라는 문장이 쓰인 쪽지를 건네주고 조용한 발걸음으로 집으로 돌아오는 꿈을 꾸었다.     화들짝 놀라 일어나 식은땀을 흘리며 앉아 있는 내 머리 위로 everything will be okay…/ …모두 정답/ 새롭게 다시 또, 낮에 본 표어들이 조각별이 되어 새벽 창에 내려앉는 것을 보았다. 곽애리 / 시인삶의 뜨락에서 아르코 극장 여름비 빗방울 마로니에 공원

2022-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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