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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청춘에 묻는다…나는 누구인가

한국 영화 ‘대도시의 사랑법(Love in the Big City)’이 지난 13일 토론토 국제영화제(TIFF)에서 북미 관객들과의 첫 만남을 가졌다. 이언희(사진) 감독과 주연 배우 김고은, 노상현이 영화 상영에 앞서 진행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작품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하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 영화는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현대 서울에서 청춘의 이야기를 그려냈다.   이언희 감독은 “한국에서는 아직 개봉 전인데, 북미 관객들과 먼저 만나게 되어 매우 긴장되고 설렌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고은 또한 “토론토는 개인적으로 10년 전에 배낭여행을 왔던 곳이라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이어 “푸른 나무가 많은 도시에서 영화를 선보이는 것이 영광스럽다”고 덧붙였다. 배우 노상현은 “TIFF에서 첫 상영이어서 기대가 크다”며 북미 관객들과의 첫 만남에 대한 설렘을 표현했다.   ‘대도시의 사랑법’은 박상영 작가의 동명 소설 중 첫 번째 단편 ‘재희’를 영화화한 작품이다. 영화는 재희와 그의 친구 흥수 사이의 관계를 중심으로 전개되며, 두 사람의 우정과 성장을 그려낸다. 원작 소설은 주로 남성 주인공 영(영화에서는 흥수)의 시선으로 이야기가 펼쳐졌지만, 영화에서는 두 인물의 시선이 균형 있게 다루어져, 서로의 시선으로 상대방을 바라보며 관계를 풀어내는 방식으로 변화했다.   이 감독은 “원작의 감정선을 유지하면서도 영화적인 표현을 더하기 위해 새로운 디테일을 추가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두 주인공이 서로의 시선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고 성장하는 과정을 강조하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원작 소설은 성소수자(LGBTQ+) 커뮤니티와 청춘의 고독, 그리고 편견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깊이 있게 다룬다. 영화에서도 이러한 감정선은 시각적으로 섬세하게 표현되었다. 이 감독은 “서울의 차가운 도시 풍경과 이태원의 상징성을 활용해 그들이 느끼는 외로움과 갈등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려 했다”고 말했다. 특히 서울에서의 이태원과 종로는 그들이 모이는 공간으로, 그들의 삶을 상징하는 중요한 배경이 되었다.   한국에서는 동성애가 여전히 민감한 주제로 여겨지지만, 북미는 상대적으로 개방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다. 감독은 “이 영화가 그들에 대한 이야기를 넘어, 보편적인 청춘의 고민과 정체성 찾기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이 영화가 “누구나 자신에게 던지는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통해 성장하는 이야기”로, 전 세계 어느 관객에게나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영화에서 여러 차례 등장하는 미쓰에이의 히트곡 ‘Bad Girl Good Girl’에 대해 이 감독은 “재희 캐릭터의 이중성을 상징하는 곡”이라고 밝혔다. 겉으로는 강해 보이지만 내면적으로는 많은 갈등을 겪는 복잡한 캐릭터의 본질을 이 곡을 통해 드러냈다고 설명했다.     특히 마지막 결혼식 장면에서 흥수가 이 곡을 축가로 부르는 장면은 그가 재희에게 보내는 “진심 어린 편지”로 해석된다.   최근 애플TV+ 드라마 ‘파친코(Pachinko)’를 통해 북미 관객들에게 인지도를 높인 배우 노상현은 이번 영화에서도 자신만의 진정성 있는 연기를 선보이고자 노력했다고 밝혔다. 그는 “흥수라는 캐릭터가 가진 복잡한 감정을 전달하는 데 집중했다”며, “북미 관객들과의 만남이 그저 감사하고 특별한 경험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감독과 배우들은 이 영화를 통해 관객들이 각자 자신만의 감정을 발견하길 바랐다. 이 감독은 “편견 없이 사랑스럽고 예쁜 인물들의 이야기를 보며 공감할 수 있는 감정을 느끼길 바란다”고 전했다. 김고은은 “거창하지 않고 담백한, 우리의 방식으로 만든 영화”라며 “관객들이 가벼운 마음으로 와서 즐기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노상현 역시 “누구든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며 관객들의 호응을 기대했다.   ‘대도시의 사랑법’은 10월 2일 한국에서 개봉 예정이다. 토론토 국제영화제에서 북미 관객들과의 성공적인 첫 만남을 마친 이 영화가 관객들에게도 어떤 반응을 불러일으킬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태형 기자고은 청춘 토론토 국제영화제 영화적인 표현 북미 관객들

2024-09-18

애틀랜타·애슨스·사바나, 2027선댄스 영화제 개최 도전

영화·TV 제작사에게 파격적인 세제 혜택을 제공하며 영화산업을 키워온 조지아주가 올해 처음 국제영화제 개최에 도전한다.   조지아주 엔터테인먼트·관광업 연합회 관계자는 22일 애틀랜타 저널(AJC)에 세계적인 독립영화 축제인 선댄스 영화제 2027년 유치를 위해 애틀랜타, 애슨스, 사바나 등 세 도시가 개최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선댄스 영화제는 지난 40여년간 유타주 파크시티에서 열렸지만, 2026년부로 계약이 만료돼 새로운 개최지를 물색 중이다. 2027년 1월 개최를 앞두고 다음달 21일까지 개최지 신청을 받고 있다. 5월 현재 접수된 신청은 총 15개로, 조지아주 3개 도시 외에도 인접한 노스 캐롤라이나주 세 도시가 신청했다. 후보 도시지의 절반 가량이 남부 도시인 셈이다. 선정 결과는 올해 말 또는 내년 초 발표된다.   국제적 규모의 영화제 개최는 조지아주에 새로운 문화산업 역량을 개발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조사업체 와이투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지난해 선댄스 영화제의 타주 방문객이 유타주 국내총생산(GDP)에 기여한 경제적 가치는 약 1억 1830만 달러에 달한다.   다만 조지아 공영방송(GPB)은 "유타주의 예술 문화 관련 예산액은 790만 달러로, 조지아주(150만 달러)의 5배 이상"이라며 "아울러 대중 교통 인프라가 부족해 대형 문화행사를 개최할 역량이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장채원 기자 jang.chaewon@koreadaily.com애틀랜타 사바나 국제영화제 개최 선댄스 영화제 사바나 선댄스

2024-05-23

JTBC 다큐, 휴스턴 국제영화제 대상

지난달 23일부터 28일까지 5일간 진행된 제57회 휴스턴 국제영화제에서 한국 영화 및 TV 프로그램이 무려 38개의 상을 휩쓸었다. 그중 JTBC가 제작한 특집 다큐멘터리 ‘딥 크리미널’이 TV 부문 대상을 받았다.     지난해 10월 JTBC에서 방영된 ‘딥 크리미널’은 빠르게 발전하는 생성형 AI 기술을 악용한 범죄 실태와 미래 전망 등을 다룬 다큐멘터리다. JTBC 이윤석 기자가 기획한 ‘딥 크리미널’은 JTBC 특집 프로그램 시리즈의 일환으로 제작됐다.     최근 생성형 AI 기술을 활용한 범죄가 증가함에 따라 해당 다큐멘터리가 사회적 관심을 받은 바 있다.     한국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딥 크리미널’을 두고 “다양한 취재와 실험을 통해 AI의 양면성을 시청자들에게 생생하게 보여주는 동시에 AI 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웠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번 영화제에서 총 8개의 작품이 대상을 받은 가운데 JTBC 측의 ‘딥 크리미널’이 유일하게 한국 작품인 것으로 나타났다. 8개의 대상 중 5개가 미국 작품에 돌아갔으며 한국, 중국, 포르투갈이 각각 1개씩 가져갔다.     이외에도 지난해 7월 방영한 TvN ‘썸머, 러브머신 블루스’가 베스트 편집상과 외국어 부문 심사위원특별상을 받으며 2관왕을, SBS ‘그것이 알고싶다’가 저널리즘 분야 금상을 수상했다.   김경준 기자국제영화제 휴스턴 휴스턴 국제영화제 다큐 휴스턴 특집 다큐멘터리

2024-05-07

볼더 국제영화제 2월 29일~3월 3일 열린다

 볼더 국제영화제(Boulder International Film Festival/BIFF)가 오는 2월 29일(목)부터 3월 3일(일)까지 볼더 다운타운 소재 볼더 극장을 중심으로 나흘간 열린다. 특히 올해는 창설 20주년을 맞아 한층 더 다채로운 프로그램들이 선보일 예정이다. 덴버 CBS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이 페스티벌은 미국에서 가장 혁신적인 영화제 중 하나라는 명성을 얻고 있다. 올해 BIFF에서는 25개국에서 총 74편의 영화가 상영되며 2개의 특별 커뮤니티 이벤트도 개최된다. 매년 관객, 언론 및 영화업계 관계자 등 2만5천여명이 참석하는 BIFF의 공동 창립자중 한명인 로빈 비크는 “올해는 예년보다 더 많은 50여명의 영화 제작자들과 인기 배우 등이 관객들과의 만남을 위해 볼더에 온다는 사실이 가장 기쁘다”고 말했다.BIFF의 인기 있는 경쟁 이벤트인 ‘CineCHEF 2024’는 2월 29일에 시작된다. 8명의 콜로라도 출신 셰프가 자신이 좋아하는 고전 영화에서 영감을 받아 요리를 만든 다음 참석자들의 평가를 놓고 경쟁한다. 헐리우드 리포터의 스캇 페인버그가 올해로 3년째 그의 ‘Awards Chatter’ 팟캐스트를 위해 참석하며 녹음을 위해 특별 유명 게스트도 초대될 예정이다.       BIFF 공동 창립자인 캐시 비크는 “‘Wildcat’이라는 최신 영화에 출연한 배우 로라 리니가 참석하게 돼 정말 기쁘다. 이 영화는 작가 필래너리 오코너에 관한 영화로 이산 호크가 감독을 맡았다. BIFF는 리니에게 뱅가드상을 수여하고 심사가 끝난 뒤 인터뷰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BIFF 오프닝 나이트는 항상 2개의 파티가 열리는 레드 카펫 갈라(Red Carpet Gala)다. 하나는 호텔 볼더라도에서, 다른 하나는 렘브란트 야드에서 열린다. 5280 브라스 밴드는 파티부터 볼더 극장까지 참석자들을 ‘세컨드 라인 스타일’(second line style/모든 참석자들이 밴드의 연주에 맞춰 자유롭게 춤을 추며 행진하는 것)로 이끌게 된다. 로빈 비크는 “로버트 드 니로와 바비 카나베일이 주연을 맡은 ‘Ezra’라는 영화로 오프닝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 영화는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를 다룬 멋지고 놀라운 영화다. 또한 영국 여왕과 좋은 관계를 맺은 캘리포니아 출신 말 조련사에 관한 ‘The Cowboy and The Queen’이라는 실제 왕족이 등장하는 영화로 클로징한다”고 소개했다.       BIFF는 올해 20주년을 맞아 지역사회에 감사를 표하는 특별 프로그램도 준비했다. 캐시 비크는 “그동안 영화제를 찾아주고 지원해준 지역사회에 보답하는 차원에서 몇몇 고전 영화와 유명 인사들의 동영상 등을 e-Town Hall에서 무료로 상영할 예정이다. 펄 스트리트 몰에서 케이크와 함께 생일 파티도 갖는다”고 전했다. 이밖에도 올해 BIFF에서는 모험 영화관, 싱어송라이터 쇼케이스, 청소년 단편 영화 경쟁 등이 열리며 콜로라도 영화제작자들이 만든 4개의 세계 초연, 5개의 미국 초연 영화를 비롯해 총 18개의 작품이 상영된다. 한편, BIFF 입장 티켓은 온라인(boxoffice.biff1.com)에서 판매중이며 영화제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웹사이트(https://biff1.com/)를 참조하면 된다.   이은혜 기자국제영화제 프로그램 영화업계 관계자 biff 오프닝 고전 영화

2024-02-23

[문화산책] 철학적 예술영화 ‘토리노의 말’

영화 ‘토리노의 말’은 매우 철학적이고 무거운 예술영화다. 헝가리의 감독 벨라 타르가 2011년에 발표한 146분짜리 흑백 작품이다. 이어령 선생의 ‘마지막 수업’에 실린 글을 읽고 바로 유튜브를 찾아서 보았다. 영화관의 큰 스크린으로 보았으면 좋았겠지만, 어쩔 도리가 없다. 아쉽다.   이어령 선생의 표현대로 “이루 말할 수 없이 지루한 영화”다. 하지만 볼수록 묘한 매력과 흡인력을 가진 작품이다. 영화가 전하는 철학적 메시지도 씹을수록 깊고, 완벽주의를 추구하는 작가주의 감독답게 화면을 밀고 나가는 영상 미학도 압도적이다.   영화는 철학자 니체의 일화를 내레이션으로 들려주면서 시작된다. “1889년 1월3일, 토리노 광장. 프리드리히 니체는 카를로 알베르토 거리 6번지의 집에서 외출을 한다.” 그 토리노 광장에서 늙은 말이 마부에게 채찍질을 당한다. 보다 못한 니체가 달려가서 늙은 말의 목을 끌어안고 운다. 말 대신 채찍을 맞으면서 “때리지 마, 때리지 마”라며 울다가, 미쳐버린다. 이웃에 의해 집으로 옮겨진 니체는 “어머니, 저는 바보였어요”라고 웅얼거린다. 그의 마지막 말이었다. 그리고는 식물인간에 가까운 삶을 10년간 살다가 56세에 세상을 떠난다.   이후 영화는 한쪽 팔이 불편한 마부와 딸, 그리고 늙은 말이 황량한 벌판 외딴 오두막에서 사는 모습을 지루한 흑백화면으로 2시간도 넘게 그려나간다. 중간에 잠깐 이웃 사람과 집시 무리가 등장하지만, 화면을 채우는 것은 두 사람과 늙은 말이다. 이렇다 할 사건도 없고, 대사도 거의 없다. 단조롭지만 장엄하게 반복되는 음악과 바람 소리만 가득하다. 흙, 바람, 물, 불…. 그렇게 아름답고 장엄한 한 편의 영상시가 화면 가득 펼쳐진다.   첫 대사가 “식사하세요”이다, 영화가 시작되고 22분 만에 나온다. 마지막 대사는 “먹어! 먹어야 해”다. 식사는 달랑 삶은 감자 한 알이 전부다. 그렇게 반복되는 엿새 동안의 단조로운 생활을 감독 특유의 롱테이크와 느림의 미학으로 묘사한다. 인간의 존재와 세상의 종말에 대해 사색하는 것이다. 그동안 불가사의한 자연현상이 일어난다. 말이 죽고, 바람이 그치고, 하나밖에 없는 우물이 마르고, 불이 꺼지고, 빛이 사라진다. 아버지와 딸은 오두막을 떠나기로 하고 마지막 식사를 한다. 성경 창세기를 거꾸로 돌리는 묵시록이다.   이 작품은 벨라 타르 감독의 10번째 장편영화로 큰 화제를 모으며 2011년 베를린 국제영화제 은곰상, 국제비평가상 등을 받았다. 한국에서는 전주 국제영화제에 초청되어 특별 상영되었다. 벨라 타르는 이 작품을 마지막으로 감독 은퇴를 선언했다. 영화로 하고 싶은 이야기는 다 했다, 이제 더는 할 말이 없다는 뜻일까?   세계 예술영화의 맥을 잇는 우리 시대 가장 독창적인 영화감독의 한 사람인 그는 유명 감독들과 동시대 비평가들의 격찬을 받는 동유럽의 대표적인 감독이다. 뉴욕타임스는 ‘현존하는 최고의 감독’이라는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그의 대표작 ‘사탄탱고’(1994)는 상영시간이 7시간이 넘는 대작이다. “‘사탄탱고’를 보는 일곱 시간은 매 순간 압도적이었고, 매혹적이었다. 내 인생의 남은 시간 동안 매년 이 영화를 볼 수 있기를 바란다.” 수잔 손탁의 말이다.   혹시 시간이 나시면 영화 ‘토리노의 말’을 보시라고 주위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다가도, 머뭇거리게 된다. 할리우드의 상업적 오락 영화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견디기 힘든 영화일 것 같다는 걱정 때문이다.   오늘날 영화는 예술이 아니라 산업이다. 엔터테인먼트가 예술을 대신하고 디지털이 필름을 대신하고 있다. 그럴수록 더욱 진지한 예술영화가 그리워진다. 장소현 / 시인·극작가문화산책 예술영화 토리노 세계 예술영화 베를린 국제영화제 전주 국제영화제

2023-07-20

한인 여배우의 타운 맛집 소개 화제

뉴욕에서 배우로 활동하던 한인 여배우가 자신의 추억이 깃든 LA한인타운의 맛집을 소개해 화제다.   한국 CJ엔터테인먼트와 할리우드 스튜디오 A24가 공동 투자한 영화 ‘패스트 라이브스(Past Lives)’에 출연한 한인 여배우 그레타 이(사진)는 자신의 정체성이 묻어있는 LA한인타운의 오래된 맛집을 6일 ‘이터 LA(Eater LA)’와의 인터뷰에서 소개했다.   첫 번째로 이씨는 자신의 부모가 운영하는 병원 앞에 위치한 ‘웨스턴 도마 칼국수’를 소개했다. 그는 “이 식당에서는 된장찌개부터 갈비까지 한식의 모든 것을 맛볼 수 있다”며 “어렸을 적에는 퀴퀴한 냄새로 입에 잘 대지 않았던 된장찌개가 이제는 없어서는 안 될 음식이 됐다”고 전했다.   이씨는 두 번째 맛집으로 ‘진주곰탕(Sulga)’을 꼽았다. 진주곰탕의 메뉴는 이씨가 어렸을 적 먹고 자랐던 한국 전통음식 그 자체다. 그는 “진주곰탕의 물냉면 육수 색깔은 핑크빛으로 보는 즐거움과 먹는 즐거움이 함께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중화음식점인 ‘연경(Young King)’이 그리워 뉴욕에서 비슷한 중화음식점을 끊임없이 찾아다녔다고 전했다. 이씨는 “연경은 우리 가족이 다 함께 처음으로 외식했던 식당 중 하나”라며 “대표 메뉴인 짜장면과 짬뽕, 탕수육을 추천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선농단’의 탕과 갈비찜, ‘유천냉면’의 냉면과 만두, ‘대부도’의 해산물 구이도 소개했다.   17년 동안 뉴욕에서 산 이씨는 현재 고향인 LA로 돌아와 한인타운에서 가족과 지내며 음식에 관한 추억을 쌓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씨는 노스웨스턴대학에서 커뮤니케이션과 연극을 전공했으며 2007년 데뷔해 배우이자 작가로 활동 중이다. 코미디언 작가 러스 암스트롱과 결혼해 슬하에 2명의 아들을 두고 있다.     그가 올해 주연배우로 출연한 ‘패스트 라이브스’는 한국에서 만나 어린 시절을 보낸 두 남녀가 20여년이 흐른 후 뉴욕에서 재회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지난 2일 LA와 뉴욕에서 개봉했다.   현재 이 영화는 글로벌 영화 평점 웹사이트인 로튼 토마토에서 신선도 지수 96%, IMDb 평점 8.4점(10점 만점)을 기록할 정도로 호평을 받고 있다. 또 세계 3대 영화제 중 하나인 제73회 베를린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되며 작품성도 인정받았다.   김예진 기자 kim.yejin3@koreadaily.com여배우 한인 한인 여배우 베를린 국제영화제 타운 맛집

2023-06-06

한인 2세 스토리 담당…칸영화제 폐막작 선정

한인 2세가 감독한 디즈니·픽사의 애니메이션 ‘엘리멘탈’이 오는 5월 27일 제76회 칸 국제영화제 폐막작으로 세계 최초 상영된다.     픽사 애니메이션이 칸 영화제에 선정된 건 ‘업’, ‘인사이드 아웃’, ‘소울’에 이어 4번째다.   한인 피터 손 (사진) 감독이 감독한 엘리멘탈은 불, 물, 땅, 공기 거주자들이 함께 사는 엘르멘트 시티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다. 강하고 열정적인 여주인공 엠버와 재미있고 재빠르면서도 변덕스러운 웨이드가 우정을 쌓아가며 그들이 사는 세상에 도전하는 이야기다.     픽사의 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인 피터 닥터는 “비범한 이야기꾼 피터 손이 감독한 엘리멘탈은 너무 재미있고, 마음을 가득 채우며 놀랍다. 관객들이 큰 스크린에서 경험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작품으로 칸에서 세계 최초로 개봉될 수 있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인 2세인 손 감독은 애니메이션 영화감독이자 각본가이자 아티스트다. 디즈니와 워너브러더스를 거쳐 2000년 9월 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에 입사한 후 ‘니모를 찾아서’(2003), ‘인크레더블’(2004) 등에서 스토리보드 작업을 했고, 2015년 ‘굿다이노’로 첫 장편 애니메이션 연출을 맡았다.     또 ‘라따뚜이’(2007), ‘몬스터 대학교’(2013)에서는 성우로 활동한 특이한 이력을 갖고 있다. ‘업’의 러셀, ‘몬스터 대학교’의 스퀴시는 손 감독을 모델로 만들어진 캐릭터로 알려져 있다.   한편 엘리멘탈은 오는 6월 16일부터 미국에서 개봉한다. 장연화 기자 chang.nicole@koreadaily.com미국 칸영화제 칸영화제 폐막작 국제영화제 폐막작 한인 피터

2023-04-20

"LA 한인 리커 꿈과 애환 담아"

리커스토어를 운영하는 한인 이민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가 뉴욕 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된다.      다큐멘터리 영화 ‘리커스토어 드림스(Liquor Store Dreams)’는 뉴욕에서 열리는 2022 트라이베카 국제영화제에 초청돼 12일(일)까지 월드 프리미어 행사를 갖는다.   한인 엄소연씨가 각본·감독·제작을 맡은 ‘리커스토어 드림스’는 LA에서 리커스토어를 운영하는 부모들과 2세 자녀들의 이야기다.   지난 2019년 5분짜리 단편영화로 제작된 이 영화는 아시안퍼시픽페스티벌 및 각종 영화제에 초청돼 상영되는 등 주목을 받으면서 이번에 확장판으로 제작됐다.     확장판의 총괄제작자인 다이앤 콴은 오바마 전 대통령이 추천해 화제가 된 영화 ‘마인딩 더 갭’으로 아카데미상 후보에 올랐던 유명 제작자다.     엄소연 감독은 “훌륭한 작품들이 첫선을 보이는 트라이베카 국제영화제에 초청돼 프리미어 행사를 가질 수 있어 영광이다”라며 “무엇보다 이런 국제 행사에서 LA 한인 이민자들의 이야기를 전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리커스토어 드림스는 엄 감독 본인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1980년대 LA한인타운으로 이민 온 엄 감독의 아버지 엄해섭씨는 지난 2000년 흑인들이 다수 거주하는 잉글우드 지역에 리커스토어를 열었다.   아버지를 도와 어린 시절부터 리커스토어에서 일해온 엄 감독은 영화감독을 꿈꾸면서 아버지와 마찰을 빚었다.     반면, 엄 감독의 친구이자 또 다른 한인 이민자 대니 박씨는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어렵게 입사했던 주류 기업 ‘나이키(NIKE)’를 퇴사하고 리커스토어를 운영하던 어머니를 도왔다.     그는 흑인과 한인 사회를 통합하려는 원대한 꿈을 가지고 돌아왔지만, 현실을 보며 아버지가 지녔던 영세업자로서의 무게를 깨닫는다.     엄 감독은 “리커스토어를 통해 한인 이민자들의 애환과 비즈니스를 물려받거나 다른 꿈을 찾는, 두 가지 인생을 사는 자녀들의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또한 영화는 4·29 폭동을 조명하며 일생을 바쳐 일궈온 삶의 터전이 한순간에 무너진 한인들의 입장과 시각을 담았다”며 “두순자 사건을 부각하며 한인사회에 화살을 돌렸던 주류사회를 향해 한인들의 목소리를 내고 싶었다. 그 시절을 지내신 아버지가 조언을 많이 해주셨다”고 말했다.     한편,  트라이베카 영화제는 2001년 ‘9·11 사태’가 후 영화 제작자 제인 로즌솔과 배우 로버트 드니로 등이 뉴욕의 재건과 회복을 기원하며 만든 영화제로, 현재는 뉴욕의 대표적인 영화제로 자리매김한 세계적 행사다.     ▶eams@gmail.com, www.liquorstoredreams.com 장수아 기자한인 애환 뉴욕 국제영화제 한인 이민자들 한인 사회

2022-06-10

한인 아역 배우 비바 주연작, 올해 판타지아 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

 밴쿠버에 출신 한인 아역배우인 비바 리가 주연한 영화가 26년 역사를 가진 국제영화제의 개막 작품으로 선정됐다.   1996년에 몬트리올에서 처음 시작해 올해로 26회째를 맞이하는 2022 판타지아 영화제(Fantasia International Film Festival) 비바 리(Viva Lee)가 주연한 영화 폴라리스(Polaris)가 영화제의 시작을 알리는 오프닝 작품으로 상영된다.   무려 300개의 작품이 출품된 가운데 뽑힌 폴라리스는 이번 영화제에서 세계 최초로 상영을 하는 것이기도 하다. 영화제는 7월 14일부터 8월 3일까지 열린다.   환경재앙 판타지 영화인 폴라리스는 극저온의 영화 배경을 살리기 위해 주로 유콘주에서 촬영이 됐다. 촬영 당시 11살이었던 비바 리는 어린 나이에도 영하 40도의 혹독한 날씨에서 촬영을 해냈다. 또 비바 리는 성룡이나 톰 크루즈과 같이 대부분의 액션 장면을 스턴트 없이 소화해냈다. 이를 위해 태권도, 복싱, 무에타이, 주짓수, 와이어, 체조, 각종 무술로 연마했다.   비바 리는 연기자이자 학생이란 신분이어서 촬영과 함께 학교 공부도 병행했다. 특히 북미에서 동아시아권 배우로 한국어는 물론 중국어 공부까지 틈틈이 공부하고 있다. 또 비바 리는 자유 시간에 취미로 그림그리기, 대본 쓰기, 일렉트릭 기타 연주, 작곡하기, 그리고 노래 부르기를 즐기는 꿈많은 소녀이기도 하다.   비바 리는 이번에 영화제 개막작으로 폴라리스가 선정된 것에 대해 "굉장히 영광스럽게 생각하고, 그 기쁨을 한인 사회와 함께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복합문화사회인 캐나다에서 다문화의 대변자(diversity advocate)로 열심히 활동 중인 비바 리는 "아시아 여성 연기자로 앞으로도 대중매체의 다양성 변화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비바 리는 루소 형제가 감독한 2019년도 TV 시리즈 데들리 클래스(Deadly Class)에서 주인공 베네딕트웡의 딸로 출연하는 것을 비롯해 Unexpected Christmas의 TV 시리즈에도 출연해 왔다. 또 현재 촬영을 마치고 개봉을 앞둔 영화도 여러 편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폴라리스다.   폴라리스는 올해 부산영화제에도 출품한다. 이 작품은 소재도 특이하고, 영화 출연진 모두 여성인 점, 감독도 여자인 점이 캐나다에서 크게 주목 받고 있다. 그리고 비바가 한국계 캐나다인이자 미국 LA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점은 같은 한국계 캐나다인 헐리우드 배우인 산드라 오처럼 부산영화제에서도 주목을 받을 가치가 높다는 평가다.   비바 리는 0-1비자 미국에서 활동 중이다. 0-1비자는 예술계의 남들 보다 뛰어난 굉장한 인재에게만 주어지는 특별한 비자다. 이런 연기 영재인 비바 리는 현재 아역배우로는 최고라 할 수 있는 미국의 유명 프러덕션과 함께 할 예정이다.     표영태 기자국제영화제 판타지아 판타지아 영화제 영화제 개막작 영화 폴라리스

2022-06-09

‘DMZ 도보 횡단’ 다큐, 하와이영화제 개봉

여성 인권운동가들이 남북한 비무장지대(DMZ)를 걸어서 넘은 역사적인 사건을 기록한 영화 ‘크로싱즈’(Crossings)가 28일까지 열리는 제41회 하와이 국제영화제에서 처음으로 선보인다.   국제여성평화단체 ‘위민 크로스 DMZ’는 2015년 5월 북한을 거쳐 파주 도라산 출입사무소까지 DMZ를 걸어서 건너는 행사를 했다. 노벨평화상 수상자 메어리드 맥과이어(1976년)와 레이마 그보위(2011년)를 비롯해 국제 여성운동가 글로리아 스타이넘, 인권운동가 크리스틴 안 등 30여 명이 참가했다.   한인 입양인 데안 보샤이 리엠(한글이름 차정희) 감독이 만든 ‘크로싱즈’는 크리스틴 안을 중심으로 여성 인권운동가들의 DMZ 도보 횡단을 조명했다.   수천 명의 북한 여성과 함께 행진하는 장면, DMZ 도보 횡단을 위해 남북한 정부를 오가는 노력, 평화행진 운동에서 만난 소중한 인연, 한반도의 평화와 화해를 위해 분투하는 여성들의 절실한 모습 등을 담고 있다.   크로싱즈는 15∼28일 이 영화제 웹페이지(hiff.org)에서 관람할 수 있다.   리엠 감독은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다큐멘터리 ‘차정희, 그 수수께끼를 찾아서’로 2010년 제28회 샌프란시스코 국제 아시안·아메리칸 영화제에서 관객상을 받았다.하와이영화제 도보 다큐 하와이영화제 도보 횡단 하와이 국제영화제

2021-11-04

심사에서…작품으로…칸에 부는 '한류 바람'

베를린 베니스 국제 영화제와 함께 세계 3대 영화제로 꼽히는 제 64회 칸 국제영화제가 11일 우디 앨런 감독의 '미드나잇 인 파리' 상영을 시작으로 개막했다. 영화제는 오는 22일까지 계속된다. 칸영화제는 유난히 한국 영화와 인연이 깊은 만큼 올해 역시 한국 영화의 선전이 기대된다. 올해 칸에 초청된 한국 영화는 총 7편. 영화제의 꽃이라 할 수 있는 경쟁 부문에는 한 작품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지만 또 다른 주요 부문인 '주목할 만한 시선'에 한국을 대표하는 감독 3명의 작품이 출품돼 기대를 모은다. 올해로 7번째 칸에 초청된 홍상수 감독은 '북촌방향'으로 다시 한번 영화제를 찾았다. 홍감독은 지난해 '하하하'로 '주목할 만한 시선' 대상을 받은 바 있어 2연패 달성 여부에 영화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북촌방향'은 지방 대학 영화과 교수가 서울로 올라와 하루간 겪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로 영화의 주인공인 유준상 송선미씨도 영화제에 참석해 레드카펫을 밟는다. 2008년 데뷔작 '추격자'로 칸에 초청됐던 나홍진 감독은 지난해 발표한 두 번째 영화 '황해'로 3년 만에 다시 칸영화제를 찾는 영광을 누린다. '황해'는 아내를 찾기 위해 청부 살인 제안을 받아들인 조선족 남자의 처절한 삶을 그린 영화다. 나 감독은 독특한 작품 세계와 강렬한 시각적 연출로 세계 영화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만큼 이번 영화제에서의 선전이 기대되는 영화인 중 한 명이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해외시장 용으로 재편집된 버전이 처음으로 공개된다. 이미 세계적 거장의 반열에 오른 김기덕 감독은 2007년 '숨'이 경쟁 부문에 진출했던 이래 오랜만에 칸을 찾았다. 이번에 출품된 영화 '아리랑'은 김기덕 감독이 직접 자신의 영화세계를 돌아보며 만든 다큐멘터리 영화다. 제작과정이 거의 공개되지 않은 채 비밀에 쌓여 있던 작품인 만큼 '아리랑'의 상영에 영화인들의 관심이 폭주하리라는 예상이다. 단편 경쟁부문에는 이정진 감독의 '고스트' 학생 경쟁부문인 '시네파운데이션'에 손태겸 감독의 '야간비행' '비평가 주간 단편'부문에 이태호 감독의 '집 앞에서'와 문병곤 감독의 '불멸의 사나이'가 출품돼 수상 여부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봉준호 감독과 이창동 감독이 이번 칸영화제 주요 부문의 심사위원장으로 위촉된 것 역시 한국영화의 위상을 보여주는 좋은 예다. 올해 영화제에서 봉준호 감독은 신인 감독들의 작품을 대상으로 하는 황금카메라상 부문에서 이창동 감독은 비공식 부문인 비평가주간에서 심사위원장을 맡았다. 한국 영화인들이 칸영화제 심사위원장에 위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봉준호 감독은 '괴물' '마더' 등으로 여러 차례 칸에 초청된 바 있으며 이창동 감독은 '밀양'과 '시'로 각각 여우주연상 각본상을 수상한 바 있어 두 감독 모두 칸 영화제와는 인연이 각별하다. 이 밖에 강제규 감독과 배우 장동건도 칸 영화제 현장을 찾는다. 2차 대전 중 일본군에 징집됐다가 독일 나치 병사가 된 기구한 남자의 이야기를 담은 강제규 감독의 신작 '마이 웨이'의 제작발표회가 오는 15일 칸 현지에서 열리기 때문이다. '마이 웨이'의 주연을 맡은 장동건은 함께 연기할 일본 배우 오다기리 조 중국 배우 판빙빙과 함께 칸 현지에서 아시안 배우의 매력을 한껏 뽐낼 예정이다. 이경민 기자 rachel@koreadaily.com

2011-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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