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한인 리커 꿈과 애환 담아"
딸이 아버지 등 모델로
장편 다큐멘터리 제작
업주 부모·2세 이야기
뉴욕 국제영화제 초청
다큐멘터리 영화 ‘리커스토어 드림스(Liquor Store Dreams)’는 뉴욕에서 열리는 2022 트라이베카 국제영화제에 초청돼 12일(일)까지 월드 프리미어 행사를 갖는다.
한인 엄소연씨가 각본·감독·제작을 맡은 ‘리커스토어 드림스’는 LA에서 리커스토어를 운영하는 부모들과 2세 자녀들의 이야기다.
지난 2019년 5분짜리 단편영화로 제작된 이 영화는 아시안퍼시픽페스티벌 및 각종 영화제에 초청돼 상영되는 등 주목을 받으면서 이번에 확장판으로 제작됐다.
확장판의 총괄제작자인 다이앤 콴은 오바마 전 대통령이 추천해 화제가 된 영화 ‘마인딩 더 갭’으로 아카데미상 후보에 올랐던 유명 제작자다.
엄소연 감독은 “훌륭한 작품들이 첫선을 보이는 트라이베카 국제영화제에 초청돼 프리미어 행사를 가질 수 있어 영광이다”라며 “무엇보다 이런 국제 행사에서 LA 한인 이민자들의 이야기를 전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리커스토어 드림스는 엄 감독 본인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1980년대 LA한인타운으로 이민 온 엄 감독의 아버지 엄해섭씨는 지난 2000년 흑인들이 다수 거주하는 잉글우드 지역에 리커스토어를 열었다.
아버지를 도와 어린 시절부터 리커스토어에서 일해온 엄 감독은 영화감독을 꿈꾸면서 아버지와 마찰을 빚었다.
반면, 엄 감독의 친구이자 또 다른 한인 이민자 대니 박씨는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어렵게 입사했던 주류 기업 ‘나이키(NIKE)’를 퇴사하고 리커스토어를 운영하던 어머니를 도왔다.
그는 흑인과 한인 사회를 통합하려는 원대한 꿈을 가지고 돌아왔지만, 현실을 보며 아버지가 지녔던 영세업자로서의 무게를 깨닫는다.
엄 감독은 “리커스토어를 통해 한인 이민자들의 애환과 비즈니스를 물려받거나 다른 꿈을 찾는, 두 가지 인생을 사는 자녀들의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또한 영화는 4·29 폭동을 조명하며 일생을 바쳐 일궈온 삶의 터전이 한순간에 무너진 한인들의 입장과 시각을 담았다”며 “두순자 사건을 부각하며 한인사회에 화살을 돌렸던 주류사회를 향해 한인들의 목소리를 내고 싶었다. 그 시절을 지내신 아버지가 조언을 많이 해주셨다”고 말했다.
한편, 트라이베카 영화제는 2001년 ‘9·11 사태’가 후 영화 제작자 제인 로즌솔과 배우 로버트 드니로 등이 뉴욕의 재건과 회복을 기원하며 만든 영화제로, 현재는 뉴욕의 대표적인 영화제로 자리매김한 세계적 행사다.
▶[email protected], www.liquorstoredreams.com
장수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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