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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에서…작품으로…칸에 부는 '한류 바람'

제 64회 칸 국제영화제 개막
홍상수 감독 등 3명 출품작 주목
이창동·봉준호 심사위원장 위촉

베를린 베니스 국제 영화제와 함께 세계 3대 영화제로 꼽히는 제 64회 칸 국제영화제가 11일 우디 앨런 감독의 '미드나잇 인 파리' 상영을 시작으로 개막했다. 영화제는 오는 22일까지 계속된다.

칸영화제는 유난히 한국 영화와 인연이 깊은 만큼 올해 역시 한국 영화의 선전이 기대된다. 올해 칸에 초청된 한국 영화는 총 7편. 영화제의 꽃이라 할 수 있는 경쟁 부문에는 한 작품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지만 또 다른 주요 부문인 '주목할 만한 시선'에 한국을 대표하는 감독 3명의 작품이 출품돼 기대를 모은다.

올해로 7번째 칸에 초청된 홍상수 감독은 '북촌방향'으로 다시 한번 영화제를 찾았다. 홍감독은 지난해 '하하하'로 '주목할 만한 시선' 대상을 받은 바 있어 2연패 달성 여부에 영화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북촌방향'은 지방 대학 영화과 교수가 서울로 올라와 하루간 겪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로 영화의 주인공인 유준상 송선미씨도 영화제에 참석해 레드카펫을 밟는다.

2008년 데뷔작 '추격자'로 칸에 초청됐던 나홍진 감독은 지난해 발표한 두 번째 영화 '황해'로 3년 만에 다시 칸영화제를 찾는 영광을 누린다. '황해'는 아내를 찾기 위해 청부 살인 제안을 받아들인 조선족 남자의 처절한 삶을 그린 영화다. 나 감독은 독특한 작품 세계와 강렬한 시각적 연출로 세계 영화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만큼 이번 영화제에서의 선전이 기대되는 영화인 중 한 명이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해외시장 용으로 재편집된 버전이 처음으로 공개된다.

이미 세계적 거장의 반열에 오른 김기덕 감독은 2007년 '숨'이 경쟁 부문에 진출했던 이래 오랜만에 칸을 찾았다. 이번에 출품된 영화 '아리랑'은 김기덕 감독이 직접 자신의 영화세계를 돌아보며 만든 다큐멘터리 영화다. 제작과정이 거의 공개되지 않은 채 비밀에 쌓여 있던 작품인 만큼 '아리랑'의 상영에 영화인들의 관심이 폭주하리라는 예상이다.

단편 경쟁부문에는 이정진 감독의 '고스트' 학생 경쟁부문인 '시네파운데이션'에 손태겸 감독의 '야간비행' '비평가 주간 단편'부문에 이태호 감독의 '집 앞에서'와 문병곤 감독의 '불멸의 사나이'가 출품돼 수상 여부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봉준호 감독과 이창동 감독이 이번 칸영화제 주요 부문의 심사위원장으로 위촉된 것 역시 한국영화의 위상을 보여주는 좋은 예다. 올해 영화제에서 봉준호 감독은 신인 감독들의 작품을 대상으로 하는 황금카메라상 부문에서 이창동 감독은 비공식 부문인 비평가주간에서 심사위원장을 맡았다. 한국 영화인들이 칸영화제 심사위원장에 위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봉준호 감독은 '괴물' '마더' 등으로 여러 차례 칸에 초청된 바 있으며 이창동 감독은 '밀양'과 '시'로 각각 여우주연상 각본상을 수상한 바 있어 두 감독 모두 칸 영화제와는 인연이 각별하다.

이 밖에 강제규 감독과 배우 장동건도 칸 영화제 현장을 찾는다. 2차 대전 중 일본군에 징집됐다가 독일 나치 병사가 된 기구한 남자의 이야기를 담은 강제규 감독의 신작 '마이 웨이'의 제작발표회가 오는 15일 칸 현지에서 열리기 때문이다. '마이 웨이'의 주연을 맡은 장동건은 함께 연기할 일본 배우 오다기리 조 중국 배우 판빙빙과 함께 칸 현지에서 아시안 배우의 매력을 한껏 뽐낼 예정이다.

이경민 기자 rache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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