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문예마당] 별난 세상

  사람은 오래 살고 볼 일이다.   내 어렸을 적만 해도 의업은 인기 없는 직업군이었다. 기껏 남의 종기를 째고 고름을 닦아주는 천직(?) 이어서일까?  양반들은 거들떠 보지도 않았기에 의업은 원래 중인이나 궁녀들이 도맡아 하다시피 했다. 한데 요즘 세상은 너도나도 의사가 못돼 난리 치는 천지개벽의 ‘별난’ 세상이다.   하기야 그 당시엔 의사뿐만 아니라 배우나 가수조차도 ‘딴따라’ 꾼이나 광대로 취급받던 호랑이 담배 먹던(?) 세대였다. 신분제가 유별난 그 당시엔 괜찮은 집안에선 으레 국가의 녹을 먹어야 가문의 명예를 높이는 일로 여겨, 너도나도 벼슬길로 나가야만 사람대접받던 그런 세상이었다.   1960년도에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의과대학에 입학한 내가 고향을 찾아가 큰아버지께 인사를 드렸을 때 듣게 된 첫마디가 그것을 잘 말해주고 있다.  ‘아깝구나. 가문을 빛내야 할 녀석이 기껏 남의 종기나 짜주는 하찮은 중인의 일을 배우려 하다니…, 어~험,  어허엄!’   혀를 차시던 노기 띤 백부의 실망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실은, 양반 집안에서 ‘입신양명’만이 삶의 목표임을 서너살 어릴 때부터 귀에 못이 박이도록 들어 왔기에 나는 고등학교에 진학한 처음부터 법대 지망 ‘인문계’ 반에서 공부했다. 더욱이 대한민국 초대 대법원장 가인 김병로 선생의 재당질로, 그분이 낳고 자란 바로 그 집에서 나도 낳고 자랐기에 법조인이 되고 싶은 꿈이 어렸을 적부터 남다르게 컸다.   공부를 잘했던 탓에 고등학교 2학년에 올라가면서 나는 광주일고 전교 문예반장에 천거됐다. 당시 고3은 대학입시 준비로 2학년이 대신 맡았었다. 당시 내 전임 문예반장은 후에 서울대 독문학과에 들어가 정식으로 문학을 공부하여 문학의 길을 걸었던 이청준 작가였다.   덕분에,  나는 고2 일 년 간을 방학 동안에도 학교 도서관에서 학교 공부 대신 수백권의 문학 서적을 읽느라고 계절이 바뀌는 것도 모를 만큼 정신없이 책에 빠져 버렸다. 그리고 그 가운데 읽었던 책 한권이 내 인생을 바꿔 놓았다.   그 책이 바로 춘원 이광수가 쓴 ‘사랑’이다. 그 책에 나온 주인공 의사 안빈 박사의 숭고한 삶이 너무 좋아 나도 의사가 되고 싶어 고3에 올라가면서 갑자기 법대 지망 인문계 반에서   의대 지망 이공계로 인생 항로를 바꾸었다.   후에 알게 된 사실은, 소설 속 주인공인 안빈 박사의 실제 모델이 평양의대와 서울의대 교수를 역임한 장기려 박사라는 것이었다. 장 박사는 6·25 한국전쟁 당시 부산에서 오갈 데 없는 수많은 환자에게 인술을 펼친 분이었다. 너무나 너무나 감회가 깊었다. 자기가 수술해 살려낸 가난한 환자가 며칠 후, 이제는 퇴원해도 된다는 의사의 말에 기쁨보다는 내야 할 치료비 때문에 더욱 고뇌하는 모습을 본 의사는 “내가 오늘 밤 병원 창문 한 곳을 열어 놓을 것이니 아무 생각 말고 조용히 빠져나가 집에 가세요”라고 말했다.     한 사람의 숭고한 삶은 춘원 이광수를 감동하게 해 ‘사랑’이라는 문학 작품이 탄생했다. 그리고 그 소설은 또 수많은 독자를 감동케 했고 그중 하나인  나의 인생 항로도 바꾸어 놓았다.  이것이 바로 사랑의 힘이고, 문학이 지닌 ‘힘’이다.     한데, 이제 ‘별난’ 세상이 돼 버렸다. 그토록 천시받던 의사가 하늘의 별 따기처럼 어렵게 될 줄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전국의 고등학교 3학년생 가운데 성적 1등에서 3000등까지 모두 의대로 몰리고, 혹시 자녀가 의대에 합격이라도 하면 가문을 빛낼 과거급제인양 떠벌리는 묘한 세상이 돼 버렸다. 그뿐인가! 집안 망신이라고 쉬쉬하던 가수나 배우 등 소위 딴따라가 집안의 자랑거리로 대접받는 세상이니, 이건 분명 도깨비 요술방망이 장난 같은 별난 세상이다.     천시받던 의술이 존경을 받고, 딴따라가 예술인으로 인정받는 별난 세상이 되어 기쁜 마음임에는 틀림없다. 그런데도 왜 그런지 마음 한구석이 싸늘한 느낌이다.  혹시 환자의 생명을 담보로 집단 진료거부를 내세워 정부와 대립하는 듯 보이는 의료인들에게서 장기려 박사의 모습을 기대하는 것은 우리들의 짝사랑 때문일까? 김재동 / 의사·수필가문예마당 수필 주인공 의사 서울대 독문학과 고등학교 2학년

2024-12-05

우버 탄 여고생, 도착지인 학교 앞서 운전자에게 성폭행 당해

지난달 말 15세 여학생이 다른 사람의 계정을 사용한 우버 운전자의 차에 탔다 성폭행을 당한 사실이 13일 밝혀졌다.     19세 운전자는 형의 계정으로 우버 차량을 운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건은 10월 23일 발생했다. 여학생의 어머니인 에스텔라는 아이를 남가주에 위치한 사우스게이트 고등학교로 보내주는 우버를 대신 불렀다.     피해자에 따르면 남성은 사우스게이트 고등학교 바로 앞에서 차량 뒷좌석에 올라타 몇 분에 걸쳐 성폭행했다. 에스텔라는 “운전자는 아이의 목을 잡고 좌석 쪽으로 밀은 뒤 바지를 내렸다”고 KTLA 방송에 전했다.     에스텔라는 평소보다 차량 운행 시간이 오래 걸려 딸에게 전화와 문자를 했으나 답이 없었다고 했다. 여학생은 사건 발생 직후 언니에게 전화를 걸어 “우버에서 정말 안 좋은 일이 일어났다”고 말했다고 한다. 또한 “차에 가둬서 문을 열 수 없었다”며 “너무 무거워서 밀쳐낼 수도 없었다”고 했다.     에스텔라는 아이에게 우버 기록에 저장된 운전자 사진을 보여주고서는 이 사람이 맞느냐고 물었는데 사진의 인물과 일치하지 않았다고 한다.     LA 학교 경찰국의 수사로 용의자를 체포했고 그는 신원 도용 등의 범죄를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성폭행의 경우는 합의하에 일어난 일이라고 주장했다고 한다. 그렇다고 할지라도 그에게는 미성년자와의 성관계 혐의가 적용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LA경찰국은 KTLA에 용의자의 신원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구치소에 하루 수감된 뒤 풀려났다고 밝혔다.    우버는 KTLA에 보낸 성명에서 “해당 운전자의 행동은 끔찍한 일이며 우버가 운영하는 시스템에서는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했다. 이어 “(해당 운전자가 사용한) 계정을 즉시 삭제했고 사법당국의 수사에 협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에스텔라는 10대 딸을 우버에 맡긴 것에 대해 엄청난 죄책감을 느낀다며 지문 인식과 안면 인식 등 안전장치가 추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온라인 뉴스팀성폭행 여고생 사우스게이트 고등학교 la 학교 차량 뒷좌석

2024-11-14

[이 아침에] 남의 아들

점심시간에는 주로 직장 동료들과 세상 사는 얘기를 한다. 머리 아픈 업무 문제를 토론하는 것보다 더 흥미롭다. 동료인 중국인 3세, 재키는 아들이 하나 있다. 중학교 때까지만 해도 말 없고 온순하던 리키가 고등학생이 되더니 완전히 변했다. 감수성이 예민한 외아들에게 찾아온 사춘기는 모든 가족에게 아주 혹독했다. 십 대 중반에 자신의 선택과 결정을 존중받고 싶어 하는 것까지 이해하겠는데, 문제는 저 자신도 무엇을 원하는지 모르는 데 있었다. 특히 아버지와 갈등이 잦았다.   한번은 리키가 아버지 차를 몰고 나가 친구를 만나고 새벽에 집으로 들어왔다. 아버지가 출근하려고 시동을 걸자, 차에 개스가 없다는 불이 들어왔다. 아침에 두 남자의 고함을 뒤로한 채, 일을 나온 재키가 눈시울을 붉히면서 말한 사연이었다. 그날 손도 대지 않은 그녀의 점심은 곧장 쓰레기통으로 향했다.   리키는 고등학교 졸업식이 끝난 지 사흘 만에 기다렸다는 듯이 시카고로 떠났다. 그곳에서 친구와 자취하며 직장을 다니고, 전공을 두 번 바꾼 후에야 대학교를 졸업했다. 부모와 떨어져 독립해서 살면 만사가 해결될 줄 알았는데, 현실은 냉담했다. 그동안 두어 번 재키한테 연락해서 아파트 임대료를 내야 하니, 돈을 꿔달라고 했다. 많은 돈은 아니었다.   그사이 많은 직장을 전전했다. 어떤 사업체는 오버타임 일을 해도 시간 외 수당을 지급하지 않았고, 회사가 망해서 월급을 받지 못한 적도 있었고, 일시 해고도 당했다. 맨땅에 헤딩하는 식으로 몇 년을 지내더니, 사회성과 책임감을 배웠고, 제법 직장을 보는 안목도 생겼다.   이젠 엄마한테 직장에서 승진한 소식도 전하고 그전에 빌려 간 돈도 갚고 있다. 아버지와의 관계는 아직도 소원하지만, 크리스마스 때는 꼭 집에 와서 며칠씩 묵고 간다.   재키는 몸이 좋지 않아서 은퇴하고 싶지만 적어도 2년은 더 일해야 은퇴 후 생활이 안정될 것 같아 미루고 있다. 그 이야기를 들은 리키가 이렇게 말했다.   “엄마, 나 지금 풀타임으로 일하고 이 회사는 베네핏도 좋아. 이제 내가 생활비 대줄 테니, 그만 은퇴하세요.”   재키는 아들이 이렇게 돌아와 줘서 행복하다며, 더 바라는 것은 죄일 거라고 했다. 눈물을 글썽이면서 샌드위치를 먹는 그녀가 편안해 보였다.   오두막에 기쁨이와 슬픔이가 사는데, 둘이 번갈아 가며 집을 지킨다는 시가 있다. 슬픔이가 집에서 나갔는지 기쁨이가 들어왔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끝까지 아들을 사랑하며 기다려 준 친구가 자랑스럽다.   리키 같은 사람이 내 사위라면 좋겠다. 시월의 아주 멋진 날이었다. 이리나 / 수필가이 아침에 아들 고등학교 졸업식 직장 동료들 업무 문제

2024-11-05

[독자 마당] 글은 쓸 수 있을 때까지

자연의 4계절은 질서 있게 오가고 하는데 인생의 계절은 가면 다시 올 줄을 모른다. 무심코 거울을 보니 어제의 젊음은 예고도 없이 어디론가 가 버렸다. 부지런히 소식을 주고받던 카톡 친구들도 하나 둘 소식이 끊어진다. 그러면 어김없이 그들이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이 들린다.     2002년 어느 날 '아! 이 지독한 냄새'라는 제목의 글을 써 중앙일보 오피니언 담당자에게 보냈다. 당시 글을 많이 써 보지 않았기에 별 기대는 하지 않았다. 그런데 얼마 후 내 글이 신문에 실려 너무나 놀랐다. 아니 온 가족이 다 놀랐다. 따져 보니 벌써 22년 전의 일이다.   그 일은 내가 부지런히 글을 쓰는 계기가 됐다. 용기를 얻어 그 후로 신문사에 계속 글을 보내고 한 월간지와 고등학교 동문회 회지 등에도 기고를 했다. 그리고 책도 두 권이나 출판했다.   땅 속으로  파고들지 못하는 씨앗은 봄이 와도 싹을 기대할 수 없으니 그 씨앗은 쓸모가 없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는 스스로 깊은 고독에 빠져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일은 많은 열정과 에너지가 필요한 일이다. 나라고 예외는 아닌 것 같다.   이제 나이도 들었으니 글 쓰는 것도 그만둘까 생각하니 어쩐지 허전해진다. 아니 허전함을 넘어 슬픈 생각이 든다. 그래서 글쓰기를 중단하기보다는 새로운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 작은 씨앗 하나에 모든 것이 시작되니 그 씨앗이 땅속에서 움이 트고 싹이 나오니 하나님의 창조의 찬란한  결실을 기대해 본다. 씨앗 없는 땅에는 생명력이 있는 그 어떤 것도 창조되지 못한다. 그 씨앗은 모든 것의 시작이다.     이제부터는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이 함께하는 글을 쓰자.  내가 글을 쓸 수 있을 때까지. 이영순·산타클라리타독자 마당 씨앗 하나 중앙일보 오피니언 고등학교 동문회

2024-10-29

한국교육원 사이프리스고 한국어반 돕는다

LA한국교육원(원장 강전훈, 이하 교육원)이 사이프리스 고등학교 한국어반 지원에 나섰다.   교육원은 한국어반 운영비로 3년 동안 3만 달러의 운영비를 제공하고 필드 트립, 학습 자료도 지원한다는 내용의 업무협약(MOU)을 사이프리스 고교 측과 체결했다고 16일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한글날이었던 지난 9일 열린 업무협약식엔 제니퍼 브라운 사이프리스 교장, 한국어반 개설에 주도적 역할을 한 김다은, 이혜인양, 심윤환군(이상 12학년), 학부모회, 국제한국어교육자협회(IKEN), 교육원 관계자 등이 참석해 새로운 한국어반 탄생을 축하하는 시간을 가졌다.   김양과 이양, 심군은 지난 1년간 한국어반 개설 활동을 벌여 2024-2025 학년도부터 한국어반 수업이 시작되는 데 기여했다. 총 74명이 등록한 한국어반은 소니아 김 교사가 지도한다. 김 교사는 옥스포드 아카데미에서도 한국어를 가르친다.   김양은 “홍보 영상 만들기 등 한국어반 개설 활동을 하며 힘들어 포기하고 싶은 순간들도 있었지만, 후배들이 스페인어, 프랑스어뿐만 아니라 한국어도 배울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제니퍼 브라운 교장은 “학생들의 주도로 외국어 교과목을 개설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 긴장도 됐지만, 학생들의 계획적인 설문조사와 홍보활동 덕분에 애너하임 교육구의 승인을 받는 일이 수월하게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강전훈 교육원장은 “학생 주도 한국어반 개설은 기존의 교육구 주도 패러다임을 뒤집는 의미 있는 일이다. 힘든 순간에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결실을 이루어 낸 사이프리스 고교 학생들의 끈기와 학생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준 브라운 교장 선생님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김양과 이양, 심군은 러브코 스튜던트 유니언(LoveKo Student Union)이란 학생 모임을 결성해 ‘우리 학교에 한국어반 개설하기’란 학생 매뉴얼을 제작해 주변 학교 학생들에게 제공하는 활동에 나설 계획이다. 임상환 기자la한국교육원 사이프리 한국어반 개설하기 고등학교 한국어반 한국어반 운영비

2024-10-16

[대입 들여다보기] 과외활동도 9·10학년은 열정 발견 시기, 11·12학년엔 좋아하는 2~3가지에 집중

명문대 입시에서 과외 활동이 중요하다는 것은 많은 학생들이 숱하게 들어봤을 것이다.     물론 입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학업 성적이다. 대학이 고등교육 기관인 만큼 대학의 학업을 소화할 능력을 갖추지 못하면 합격은 요원해진다.     그러나 톱 대학의 지원자들은 학업 능력이 검증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GPA와 표준시험 점수 등 우수한 성적이 기본이라는 전제하에 특히 신입생 선발 기준이 높은 대학들의 입시에서는 과외활동의 비중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많은 학생과 학부모는 ‘대체 무엇을 어떻게 해야 최고의 과외활동이 될까’ 궁금해한다.     대학들은 신입생을 선발할 때 집단적 균형을 추구한다. 그 이유는 건강하고 다양한 캠퍼스 환경을 조성해서 학생들이 서로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받으며 성장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학은 다재다능함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그런 신입생을 찾는다. 그러나 같은 사람이 스포츠, 음악, 미술, 연극, 기업가정신, 봉사정신, 외국어, 토론, 시 등에 모두 탁월한 것이 가능한가? 그런 천재형 인간을 대학은 바라지는 않는다.     신입생 한 명이 한 두 가지, 또는 두세 가지 영역에서 특별한 열정과 재능을 가지고 있다면 그런 신입생을 모든 영역에서 다수 선발해서 캠퍼스 전체의 조화를 이루는 것이 대학의 목적이다. 마치 각기 다른 악기를 탁월하게 연주하는 오케스트라처럼 말이다.     그렇다면 학생들은 어떤 접근 방식을 가지고 과외활동 계획을 짜야 할까?     앞서 언급한 대학의 의도에서 알 수 있는 것은 양보다 질이라는 점이다. 여러 가지 활동을 얕게 손을 대는 것보다 몇 가지 활동을 선택하고 집중해서 완성도를 높이는 편이 훨씬 낫다.     고등학교 시기에서 학년별로 나눠보면 9학년과 10학년 초는 탐색기다.     관심이 가는 활동들을 이것저것 해보면서 무엇을 할 때 자신이 가장 즐겁고 의욕이 넘치는지 발견해야 한다. 고등학교에 수많은 스포츠팀과 로보틱스 클럽, 스피치&디베이트 클럽, 연극과 합창, 댄스, 마칭밴드, 사이언스보울 등이 있다. 이 중에서 재미있을 것 같은 클럽 몇 개를 9학년 초부터 시도하는 것이 좋다. 몇 개월 하다 보면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활동을 자연스럽게 정리할 수 있게 된다.     일부 학생들은 어떤 활동을 해오다가 중단할 경우 그동안 투자한 시간과 에너지가 아깝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것은 잘못된 사고방식이다. 내가 관심 없는 활동을 오래 지속한다면 개인의 성장은 물론 대학 입시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쓸데없는 곳에 시간을 쓰느라고 진정으로 재미를 느끼는 활동을 깊이 있게 하지 못하게 된다.     일부 학부모들은 궁금해한다. 자녀가 스포츠를 싫어하는데 그래도 어릴 때부터 해왔으니 지속해야 하고, 이왕 모의 유엔에 발을 들여놓았으니 대학 입시 때까지 끌고 가는 것이 당연한 것이라고 믿는다.     그러나 자연스럽게 열정이 가지 않는 분야에 시간을 낭비할 필요는 없다. 좋아하는 것을 발견해야 그 경험을 통해 개인적으로 성장할 수 있고, 강력한 에세이를 쓸 만한 스토리가 나올 수 있다.     9학년과 10학년이 관심사와 열정을 발견하는 시기라고 한다면 11학년, 12학년 때는 내가 좋아하는 2~3가지 활동에서 유의미한 결과가 나와야 한다.     오래 열심히 해왔다면 리더십 역할을 맡거나, 확장성 있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거나, 내가 다니는 고등학교나 지역 커뮤니티에 발전적인 영향을 끼치는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시간과 깊이가 쌓여서 나의 레주메가 강력해진다.     어떤 엘리트 대학도 학생으로부터 천재적 재능을 기대하지는 않는다.     신입생 대부분이 전형적인 10대 시기를 거치면서 평범한 10대의 생각을 누릴 권리가 있다.     한 개인으로서 자연스럽게 성장하면서 큰 성취를 이루기 위해서는 일찌감치 시도하고 실험하고 실패하는 도전이 필요하다.     그래야만 자기 자신에 대해 잘 파악하고 숙고하며 재평가를 할 수 있다. 이처럼 고도로 자신만의 고유한 특성을 개발해 내가는 것이 대학 입시에서도 최고의 과외활동으로서 빛을 발할 것이다.     ▶문의:(855)466-2783   www.theadmissionmasters.com 빈센트 김 카운슬러 / 어드미션 매스터즈대입 들여다보기 과외활동 열정 과외활동 계획 대학 입시 고등학교 시기

2024-10-06

뉴욕시 중학교, 어디든 지원 가능

앞으로 뉴욕시 5학년 학생은 5개 보로 내에 있는 모든 중학교(6~8학년)에 지원할 수 있게 됐다.     지난달 27일 에릭 아담스 뉴욕시장과 시 교육국(DOE)은 공립교 입학 정책 변경사항을 내놓고, 뉴욕시 중학교 지원시 학군 요건을 없앤다고 발표했다. 거주 지역 밖 중학교에도 지원할 수 있도록 해 학생들의 선택권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기존 5학년 학생은 앞으로 뉴욕시 5개 보로 내 어느 학교든 지원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여전히 학군 내 거주자, 형제·자매가 이미 다니는 학교에 지원할 경우 우선권을 줄 계획이라고 시 교육국은 밝혔다.   또한 시 교육국은 고등학교 지원을 무제한으로 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전에는 8학년 학생들이 지원할 수 있는 고등학교는 12개로 한정됐다. 공립교 지원 및 등록 허브인 ‘마이스쿨’(MySchools) 포털에서는 고등학교 지원서를 작성하면 특정 학교에서 입학 허가를 받을 가능성을 높음·보통·낮음 등 세 단계로 알려주게 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고등학교 지원 횟수 제한을 아예 안 두는 것은 역효과를 낼 수 있다고 우려했다.   뉴욕시 고등학교 지원은 10월 1일에 시작돼 12월 4일에 마감된다. 중학교 지원은 10월 9일에 시작, 12월 13일에 마감된다. 합격 발표는 2025년 4월 9일이다.  김은별 기자 [email protected]중학교 지원 고등학교 지원서 중학교 지원 뉴욕시 중학교

2024-09-30

남가주 학교 곳곳서 총격 암시 게시글 떠돌아 경찰 비상

남가주 지역 학교 여러 곳에 총격 등 공격을 암시한 경고 글이 인터넷에 떠돌아 수사당국과 학교, 학부모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리버사이드에서는 13세 여학생이 다른 학생들에 대한 위협 게시글을 올려 체포되는 일까지 발생했다.   17일 ABC7 방송에 따르면 보니타통합교육구는 라번과 샌디마스 지역에 위치한 학교들에 위협을 가할 수 있다는 소셜미디어 게시글을 확인해 이를 학부모들에게 알렸다. 이 관계자는 확인 결과 해당 게시글에 신뢰할 만한 증거는 없다고 전했다.   하지만 예방 차원에서 셰리프국과 경찰국들이 추가 인력을 해당 학교들에 배치하고 있는 상황이다.   노스할리우드에 있는 월터 리드 중학교는 17일 잠시 폐쇄되기도 했다. 학교 측은 위협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게시글을 확인해 학교가 안전한 것인지 상황을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샌타애나 지역의 학교에서도 위협 게시글이 올라와 경찰이 캠퍼스 전역을 확인하는 상황도 발생했다.   LA학교경찰국(LASPD)는 17일 성명을 발표, 미국 전역은 물론 역내 학교들에 대한 위협 게시글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퍼지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고 했다. 관련 수사당국과 확인한 결과 위협에 신빙성이 있다는 증거는 없지만 관련 게시글들이 보고되고 있기 때문에 이를 계속 수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17일 리버사이드에서는 체마와 중학교에 대한 위협 게시글을 소셜미디어에 두 차례 올린 13세 여학생이 체포됐다. 그는 같은 학교 학생들의 이름을 게시글에 적시했다고 한다. 이에 따라 학부모들이 자녀들을 집에 일찍 데려가기도 했다.   수사당국은 체포된 여학생이 어떤 형태의 위협 게시글을 올렸는지는 자세히 밝히지 않았다. 다만 학교 측으로부터 관련 신고를 받아 학생 집에 대한 수색 절차를 밟았고 이 학생이 무기를 소지하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이달 초 조지아주 와인더의 한 고등학교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으로 네 명이 숨진 가운데 미국 전역에서 위협 게시글 소동이 수십 차례 이상 발생하고 있다. 리버사이드 카운티에서만 16일 14세 남학생 한 명, 11일 15세 학생이 소셜미디어 등에 위협 게시글을 올려 체포된 바 있다. LA타임스는 한 현지 방송을 인용, 북가주 및 새크라멘토 지역에서도 최소 8명이 비슷한 이유로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김영남 기자 [[email protected]]학교 남가주 총기 사건 위협 중학교 고등학교

2024-09-18

[삶과 믿음] 마중물이 되어

아이티에 있는 하우스 오브 호프 고아원에는 네 살부터 스무 살까지 스물세 명의 여자아이가 살고 있다. 그곳에 2012년부터 동생과 함께 사는 카치아나(Katiana)가 있다. 카치아나는 올해 12월이면 스무 살이 된다. 공부를 열심히 했는데 2년 전에 폐결핵에 걸려 학교를 일 년 쉬었다. 그렇게 학교를 쉬는 동안, 크레올이 모국어인 카치아나는 K드라마를 보면서 한국어를 익히고 영어를 공부했다. 능숙하지 않지만, 한글로 텍스트를 보내기도 하고, 한국어로 생일 축하 노래도 부른다. 적절한 경우에 맞는 적절한 한국말을 쓸 줄 안다. 우리와는 자주 한글 텍스트로 소통하기까지 한다. 물론 영어로도 소통할 수 있다.   카치아나는 올 9월부터 12학년을 다니게 된다. 미뤘던 고등학교 마지막 학년을 다니는 것인데,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대학에서 어카운트를 전공하고 싶다고 한다. 공부를 잘 마치고 일을 잘하는 어카운턴트가 되어서 고아원 아이들을 도우며 살기 바란다고 했다. 지금도 아이는 같은 고아원에 있는 어린아이들을 돌보고, 교회에서 봉사하면서, 학교와 고아원의 모든 이들로부터 칭찬을 받고 있다. 지난 7월 초에 아이를 만나고 나서 학교 성적, 가족관계(부모님은 안 계시지만 혹 친척이라도 있는지), 주변 평판, 아이의 소망, 열정 등을 자세히 알아본 후에 우리는 카치아나를 대학교 공부까지 시키기로 하였다.   고등학교 마지막 과정을 도와줄 후원자를 찾고, 후에 아이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교 입학 자격을 주는 중등 과정 졸업시험(바칼로레아)에 합격하면, 아이가 원하는 대학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아이는 이런 도움을 통해 자신의 꿈을 이루어가며 아이티 사회에 쓸모 있는 사람으로 살아갈 것이다. 우리는 우리의 이 작은 사랑과 섬김이 아이의 장래에 소망이 되고 이전과 다른 삶을 살 수 있는 길이 되리라고 믿고 있다.   최근에 우리가 건축한 고아원 마당에 있는 펌프 두 개가 다 망가져서 새로운 펌프를 설치했다. 펌프는 자주 물이 끊어지기도 하지만, 작은 바가지로 담아둔 마중물을 더하면 곧 힘을 내고 맑은 물을 퍼 올려 고아원의 살림에 생명의 물을 더하곤 한다. 그래서 고아원 펌프 옆에는 언제나 낡은 대접에 받아놓은 마중물이 있다. 마중물이 떨어지면 펌프는 물을 퍼 올릴 수가 없다. 우리가 하는 일은 그런 마중물 정도일 뿐이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가 마중물이 되어 아이들의 꿈을 응원하다 보면 펌프에서 물이 콸콸 쏟아지듯이, 아이들의 꿈이 이루어지고, 세상이 달라지리라 믿는다.   그리스도인은 누군가의 삶에 마중물이 되어야 한다. 예수님의 제자로 살면서 우리의 사랑과 희생, 친절이 마중물이 되어 다른 이들의 삶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을 수 있다면 하나님께서 가장 기뻐하는 일일 것이다. 그래서 우리의 작은 관심과 선행이 하나님의 도구가 되어 많은 이들의 삶에 풍성한 은혜의 물을 끌어 올리게 되길 우리는 간절히 바란다.   우리는 카치아나의 삶에 마중물이 되기로 했다. 마중물이 되어 마음 놓고 공부하고, 좋은 직업을 가져 고아들을 돕고 싶다는 아이의 꿈이 이루어지길 응원하기로 했다. 우리가 겨우 한 바가지의 마중물이 되어 아이의 삶에 샘솟는 소망이 될 수 있을 때, 분명 하나님께서는 아이의 삶에 마르지 않는 샘 같은 생명을 더하시리라 믿는다. 우리가 마중물이 된다면 아이는 멈추지 않는 힘찬 분수처럼 솟아오르고 세상은, 아이티는 변하리라 믿는다. 조 헨리 / 목사·더 코너 인터내셔널 대표삶과 믿음 마중물 대학교 공부 고아원 펌프 고등학교 마지막

2024-09-12

조지아주 고교 14세 학생이 총기난사...4명 사망, 9명 부상

4일 오전 조지아주 애틀랜타 인근 소도시의 한 고등학교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4명이 숨지고 최소 9명이 총상 등을 입어 병원으로 이송됐다. 총기 난사 용의자 한 명은 현장에서 체포됐다.     이날 사건은 애틀랜타에서 1시간쯤 떨어져 있는 배로우 카운티 와인더 지역의 애팔라치 고등학교에서 발생했다. 이날 벌어진 총격 사건으로 학생 두 명과 선생 두 명이 사망했다.    조지아 수사국은 용의자가 학교 재학생인 콜트 그레이(14)이며 현재 체포된 상황이라고 했다. 크리스 호시 수사국장은 그레이가 미성년자가 아닌 성인 범죄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레이는 현재 조사를 받고 있는 상황인데 수사당국은 범행 동기를 아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밝히지 않았다. 또한 범행에 어떤 총기가 사용됐는지도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배로우 카운티 셰리프국은 오전 10시 30분쯤 다른 수사당국과 함께 현장에 출동해 현장에서 용의자를 체포했다.    이후 학교에는 봉쇄 조치가 내려졌고 출동한 수사당국과 구조대로 큰 혼잡을 이뤘다. 환자를 이송하는 헬리콥터와 학교 미식축구장으로 대피하는 학생과 교직원의 모습이 생방송으로 미국 전역에 보도됐다.    조 바이든 대통령도 이날 사건과 관련해 보고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백악관은 성명을 통해 “현 행정부는 연방, 주, 지역 당국자들과 이 사건과 관련해 계속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사건 직전까지 미국 내에서는 올해 총 29건의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했다. 최소 127명이 이런 총기 사건으로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에는 총 42건의 총기 난사 사건이 있었고 217명이 목숨을 잃어 가장 많은 사람이 총기 난사 사건으로 숨진 해로 기록됐다.    한편 2000년에 개교한 애팔라치 고등학교의 전교생 수는 약 1900명이다. 와인더의 인구는 2020년 센서스국 자료 기준 1만 8338명이다. 온라인 뉴스팀조지아주 고등학교 총격 사건 사상자

2024-09-04

[뉴스 포커스] 미국 한인 사회는 왜 못할까?

스포츠의 가장 큰 매력은 감동이다. 경기에 나서는 팀이나 선수가 스토리를 갖고 있다면 감동은 배가 된다. 어려움을 극복하며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감정적 동조 현상이 생기는 것이다.     일본의 한국계 학교인 교토국제학교가 화제다. 전일본야구선수권대회(여름 고시엔)에서의 맹활약 덕분이다. 이 학교 야구팀은 일본 최고 권위의 고교 야구대회에 참가해 승승장구했다. '여름 고시엔'은 대회 참가 자체가 영광일 정도라고 한다. 올해도 전국 3100여개 고등학교 야구팀 가운데 겨우 49개만 본선 무대를 밟을 수 있었다. 그런데 중학교까지 합쳐도 전교생이 겨우 160명인 교토국제학교가 본선 진출은 물론 연전연승을 한 것이다. 스포츠가 줄 수 있는 감동으로 충분하다.         교토국제학교는 1947년 재일 한인들이 설립한 교토조선중학교가 모태다. 이후 1958년 교토한국학원으로 이름을 바꿨고 1963년엔 고등학교 과정도 개설했다. 하지만 일본 교육 당국으로부터 정식학교 인가를 받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개교 56년이 지난 2003년에야 정식 학교 인가를 받아 교토국제학교로 이름을 바꾸고 일본인 학생도 받았다고 한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학교 명맥을 이어온 재일 한인들의 끈기와 저력이 놀라울 따름이다.     해외 최대 한인 사회가 있는 LA에도 한국계 학교가 있었다. 윌셔 초등학교와 멜로즈 중·고등학교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들 학교는 이제 이름만 남았다. 1985년 개교했던 윌셔 초등학교는 2018년 문을 닫았고, 멜로즈 중·고등학교는 1994년 개교한 후 5년 만인 1999년 폐교를 했다.        재일 한인 사회는 해낸 일을 LA 한인 사회는 실패한 것이다. 조건과 상황은 일본 한인 사회가 훨씬 열악했을 텐데도 말이다. 윌셔와 멜로즈의 폐교엔 여러 원인이 있었다.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학교를 이끌던 이사들의 무능과 무책임이다. 이사들은 학교 발전을 위한 계획을 세우고 이의 실행 방안을 찾기보다 자리보전에 더 급급했다. 이사들 가운데는 교육 문제와 전혀 관계없는 인물들도 있었다. 학교 측은 비전을 보여주지 못했고, 이런 학교에 자녀를 맡길 부모는 없었다. 결국 학교는 '학생 수 감소-예산 부족-교육의 질 저하'라는 악순환에 빠졌고 그 늪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폐교 위기가 알려지면서 한인들 사이에는 논란도 벌어졌다. "기금을 모아 학교를 살리자"는 측과 "왜 사립학교를 지원해야 하느냐"는 주장이 맞섰다. 하지만 "왜"의 목소리가 훨씬 컸고   학교는 폐교 수순을 밟았다. 이 과정에서도 이사회라는 조직은 별 역할을 하지 않았다. 만약 당시 이사회가 한국계 학교의 필요성을 각계에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생존 방안을 치열하게 고민했다면 결과는 달라질 수도 있지 않았을까 싶다. 그들에게는 두고두고 불명예로 남을 것이다.  단순히 한국계 학교 하나를 살리는 것이 아니라 정체성 교육의 핵심을 지키는 일이 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웨스트 LA 지역에 갈 때면 유달리 유대인 학교들의 간판이 눈에 들어온다.       우리는 2세들에게 늘 정체성을 강조한다. '코리안-아메리칸'으로서 자긍심을 가지라고. 그런데 정작 그들이 정체성을 확인하고, 이를 체화할 수 있는 수단은 제공하지 않고 있다. 관심 있으면 필요한 내용물은 알아서 채우라는 식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아무리 정체성을 강조해봐야 공허한 메아리가 될 뿐이다.     지난해 재외동포청 출범에 잠시 기대감을 가졌었다. 2세들의 정체성 함양이 역점 사업의 하나로 제시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도 구체적인 시행 방안은 발표되지 않고 있다. 내부 역량으로 어렵다면 외부 지원을 받아서라도 풀어야 할 과제지만 그마저도 여의치 않아 보인다.     부연 설명 한 가지, 교토국제학교의 교가는 '동해 바다 건너서'로 시작되는 한국어 가사다.  김동필 / 논설실장뉴스 포커스 미국 한인 고등학교 야구팀 한인 사회 고등학교 과정

2024-08-22

9학년 성적도 중요하다 [ASK미국 교육/대학입시-지나김 대표]

▶문= 명문대 입시에서 9학년 성적이 얼마나 중요한가?     ▶답= 어떤 부모들은 9학년이 고등학교 첫 해라는 이유로 자녀가 주도권을 쥐고 학교생활을 하도록 배려한다.   자발적으로 이것 저것 다 챙기고 ‘알아서 하는’ 학생들은 괜찮지만 공부에 관심이 없는 학생의 경우 부모의 세심한 관심이 필요하다.   9학년 성적은 대학입시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말을 많이 들어봤겠지만 현실은 좀 다르다. 사실 9학년 때 성적이 입시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정확히 말하기는 불가능하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대학들이 9학년 성적을 완전히 ‘무시’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입학 사정관들이 10학년, 11학년, 12학년 성적에 더 큰 관심을 보이기는 하지만 원서 내에 포함된 9학년 성적도 들여다본다.   만약 2명의 지원자가 우열을 가리지 어려울 정도로 스펙이 비슷한데 한명은 고등학교 내내 올 A를 받았고, 다른 한명은 9학년 때 B를 두 개 받았다면 완벽한 학업성적을 보유한 학생이 유리할 것이다. 고등학교 4년동안의 GPA를 계산할 때 9학년 성적이 당연히 들어간다. 따라서 9학년 때도 최고의 성적을 받도록 노력해야 한다. 9학년 때 성적은 학생이 얼마나 고등학교에 잘 적응했는지 보여주는 지표 이상의 역할을 한다. 9학년 때 성적은 학생의 새로운 환경에 적응 능력, 시간관리 능력, 서포트 네트워크 활용 능력, 스터디 스킬, 끈기 등을 나타낸다. 학생이 9학년 때 저조한 성적을 받거나 방황한다면 앞서 언급한 몇 가지 능력*스킬 등을 갖추도록 노력해야 한다.   일부 학생들은 고등학교 생활에 적응하는데 부모나 다른 가족의 도움을 필요로 한다.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로 올라가는 것은 학생 입장에서 엄청난 스텝을 밟는 것이다. 하이스쿨에서 더 어려워진 공부를 해야 하고, 중학교 때와는 달리 과외활동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이 시기에 벌써 명문대에 진학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학생이라면 고등학교 시작과 함께 눈코 뜰 새 없이 바빠진다.   부모는 자녀에게 어떤 형태로든 도움이 필요하면 가족이나 학교가 도울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이 같은 ‘헬프 네트워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라고 일깨워주는 게 좋다.   집에서 편안하게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문의: (855)466-2783, www.TheAdmissionMasters.com    미국 대학입시 9학년 성적 고등학교 시작 고등학교 생활

2024-07-29

펜실베이니아 대학교에 진학하는 에밀리 한

 이번 주 인터뷰의 주인공은 아이비리그 중 하나인 펜실베이니아 대학교(University of Pennsylvania) 간호학과에 입학 예정인 에밀리 한(EmileeHan) 양이다. 파커에 위치한 레전드 고등학교(Legend High School)를 졸업한 한 양은 어렸을 때부터 간호학에 관심이 많았다.한 양은 대학 진학을 준비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점은 4년 동안 수강한 교과목과 성적, 과외 활동을 꼽았다. 의료와 관련된 교과목을 꾸준히 수강해서 받은 우수한 성적은 대학 지원과정에서 간호학에 대한 열정을 보여주는데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과외 활동으로는 학교내 HOSA 클럽에서 회장을 맡아 의료업계 관련 정보 제공과 교육, 행사 등을 주도적으로 이끌었으며 DECA 와 미국 대표 의료종사 관련 국제 학생 단체인 HOSA 대회에도 참석했다. 또한 교내 Link Crew와 수학클럽, 축구, 라크로스, 플래그풋볼 등 일일이 나열하기 힘들 정도로 활동 양이 엄청나다. 간호사가  꿈이었던 한 양은 바쁜  와중에도  간호조무사(CNA)과정을 수료했으며 신생아 집중 치료실(NICU), 재활 센터 등 지역사회 병원에서 해온 봉사 활동 역시 빼놓을 수 없다. 한 양이 유펜(UPenn)에 제출한 에세이도 어렸을 때 경험한 모반점(birthmark)을 주제로 하였으며, 모반점의 치료과정에 대한 독특한 경험과 기회로 작용한 내용 등을 진솔하게 작성했다고 한다. 이렇듯 한 양은 선택한 모든 일에 대해 최선을 다했고, 그에 상응한 결과를 얻었다. 바쁜 고등학교 시절을 보냈음이 분명하지만 꿈과 목표가 있어 4년을 더 열정적으로 살아 온 듯 하다. 앞으로 간호학 학사학위(BSN) 취득 후 병원에 취업하여 정형외과 및 소아 임상간호사로서의 경력을 쌓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자녀의 성향을 잘 파악하고 의견을 존중해주며, 스스로 길을 찾을 수 있도록 인내하며 함께한 에밀리 양의 부모님과 마라톤처럼 지루하고 힘겨운 학창시절을 잘 이겨내고 꿈을 향해 첫걸음을 내딛는 에밀리 양에게 축하와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김진 기자펜실베이니아 대학교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대학 진학 레전드 고등학교

2024-06-17

[문예 마당] 기다림

  요즘 들어 몇 가지 꼭 해야 하는 일 가운데 하나는 1주일에 서너번씩 공원에 가서 산책하는 일이다. 공원을 산책하노라면  행복이 이런 거구나 싶다. 나무들이 뿜어 내놓은 상쾌한 공기를 들이마시면 내 몸의 나쁜 것들을 싹 씻어 낸 기분이다.  봄이 되면서 피기 시작한 꽃들은 매일매일 다른 모습으로 내 마음을 사로잡는다. 수선화가 피고, 동백이 수줍게 피고, 튤립이 몽글몽글 피어오르고, 군자란의 주황색 나팔꽃들은 어느 신부의 부케를 연상케 하고 연분홍 벚꽃은 새색시 얼굴처럼 쏙 내밀어 주위를 화사하게 밝혀준다. 어릴 때 집앞 강당에서 많이 보았던 박티나무는 밥풀 모양의 몽우리를 내서 먹었던 기억을 되살린다. 이 아름다운 광경은 어느새 나를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으로 만들어버린다.  그런데 이 아름다움을, 이 행복을 나누고 싶은 사람이 있다. 병석에 누워있는 사촌 오빠다.       지난 늦가을에 한국에 여행 갔을 때 일이다. 가족 모임에 당연히 있어야 할 사촌 오빠가 없었다. 몸이 안 좋아 연락만 했다는 것이다. 말이 사촌이지 어릴 때는 거의 같이 살았다. 방학이면 오빠는 도서관에 오듯이 책을 들고 우리 집에 와 공부를 했다. 그런 오빠를 부모님은 우리보다 더 귀하게 여기셨다. 오빠는 아침을 먹고 우리 집에 왔다. 사랑에서 열심히 공부하다 점심때가 되면 조그마한 산 등을 내려가 자기 집(큰집)에서 밥을 먹고 다시 온다. 산등성이를 오르내릴 때는 항상 노래를 불렀다. 특히 고등학교 음악책에 나오는 가곡 이은상 작사, 김동진 작곡 ‘가고파’를 목청껏 불렀다. 열심히 공부하고 난 후의 만족감이었을 것이다.   나는 지난번 여행에서 우리 오빠와 사촌 오빠를  만나 꼭 해야 할 일이 있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내가 알고 있는 수준에서 아버지의 생애를 쓰고 싶어졌다. 거창한 것이 아니고 아버지가 살아오신 일 가운데 하도 기이한 일들이 많았는데 그에 대해 좀 더 자세히 듣고 싶었다.     어릴 적 아버지는 지나온 이야기를 자주 해 주셨다. 가난한 처지에서도 꿈을 이루신 분이셨다. 우리 자매들보다도 두 오빠는 더 열심히 들었고, 사촌 오빠는 종손답게 질문도 곧잘 해서 아버지의 신임을 한몸에 받았다. 아버지는 두 오빠의 직업까지 정해놓고 기회만 있으면 그들이 그 길을 갈 수 있도록  사기를 북돋워 주셨다. 다행히 두 오빠는 아버지의 말씀대로 어릴 때부터 정해 온 길을 착실히 걸어 꿈을 이뤄 가문을 빛냈다.     나는 한국을 떠나기 전 사촌 오빠 집에 병문안을 갔다.  듣기보다는 밝은 표정이었다. 내가 알기로 오빠는 운동도 좋아해서 젊었을 때 주말이면 테니스도 하고 나이 들어서는 골프도 쳤다.  원래 키가 훤칠한 호남이어서 웬만한 사람은 그 앞에서 주눅이 들 정도였다. 거기다가 그의 청백함은 그를 차가운 사람으로 만들 정도였다. 나는 세월의 덧없음을 느꼈다. 어떤 불의 앞에서도 끄떡하지 않았던 오빠도 병마엔 어쩌지 못한 것이 너무나 안타까웠고 그렇게 아프면서도 식사를 같이 못 해 미안하다면서 봉투를 내미는 그의 따뜻함에 사양 한번 못하고 말았다.     봄이 되면서 공원에 있는 모든 들풀까지도 저마다 꽃을 피우고 있다. 그야말로 봄의 향연이 극치를 이루고 있다. 한 걸음 한 걸음 옮길 때마다 못 보던 풀꽃들이 그렇게 많을 수가 없다. 나도 모르게  나태주 시인의 시를 읊어본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너도 그렇다.’     풀꽃을 보니 조바심이 더 난다. 이렇게 아름다운 공원에 오빠가 함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오빠는 그 옛날 우리 집 앞 강당에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빨강 동백을 기억할까? 꿈을 이루려 공부만 하느라 여념이 없었을 것이다. 숲 사이로 군데군데 놓여있는 벤치는 오빠에 대한 그리움을 더욱 자아낸다. 그곳에 앉아 그 옛날 우리 아버지와 큰아버지가 일본 순사를 보기 좋게 혼내 주고 피신 다녔던 전설 같은 이야기를  좀더 자세히 듣고 싶다. 그 뒤로 오빠는 다행히 병의 원인을 찾아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기쁜 소식이 기다려진다.   이영희 / 수필가문예 마당 수필 사촌 오빠 우리 오빠 고등학교 음악책

2024-05-30

“학교에 다시 경찰 배치해 달라”…LA통합교육구 학부모들 청원

LA통합교육구(LAUSD) 학부모들이 학교 캠퍼스에 경찰과 보안요원을 배치해 달라는 청원을 시작했다.   학부모들은 청원 사이트(change.org)에 학교 캠퍼스에 늘어나는 불법 마약 판매와 폭력을 없애려면 경찰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7일 오후 현재 이 청원은 200명 목표치의 절반인 106명이 서명한 상태다.     LAUSD는 지난 2020년 미니애폴리스 경찰에 의해 조지 플로이드가 살해된 후 흑인 커뮤니티의 시위가 폭발적으로 증가하자 중학교와 고등학교 캠퍼스에서 학교 경찰을 없애는 규정을 2021년 2월부터 채택해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학교 경찰을 없앤 후 캠퍼스 내 폭력 사건은 2배가 넘게 증가했다.     LAUSD가 최근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3~24학년도에 캠퍼스에서 물리적 싸움이 발생한 케이스는 4786건으로, 2018~19학년도의 2315건에서 2배가 뛰었다. 또 불법 마약 소지 혐의로 적발된 케이스도 1501건에 달한다. 이 역시 2019년의 939건에서 60%가 늘어난 규모다. 무기 소지 케이스도 2019년 669건에서 234건이 추가된 903건이 발생했다.   현재 LAUSD는 각 학교가 경찰이 필요한지 여부를 결정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장연화 기자 [email protected]캠퍼스 학부모 고등학교 캠퍼스 청원 시작 학교 경찰

2024-05-08

귀넷과기고, 12년째 조지아 '최우수' 고교

2위는 머스코지 콜럼버스고교   귀넷과학기술고등학교(GSMST)가 12년 연속 조지아주 최고의 고등학교로 선정됐다.   US뉴스앤월드리포트는 최근 전국 2만 5000개의 공립 고등학교 중 1만 7660곳의 2024년도 순위를 발표했다. 평가에는 대학 진학 준비도(30%)와 학업성취도(20%), 졸업률(10%) 등의 기준이 반영됐다.   평가 결과, 전국 상위 100위권에 선정된 조지아 고등학교는 단 한 곳. 로렌스빌의 귀넷 과기고가 종합 접수 99.95점을 받아 전국 9위에 올랐다. STEM(과학⋅기술·엔지니어링·수학) 특화 고등학교 중에서는 전국 11위를 차지했다. 귀넷 과기고 재학생은 수학과 과학 부문에서 만점을 받았으며 졸업률은 99%로 매우 높다. 아시아계 학생이 전체 47%를 차지한다.   조지아주 2위 고등학교는 머스코지 카운티의 콜럼버스 고등학교다. 졸업률 100%로 전국 101위를 차지했다. 모든 학생이 AP(대학 과목 선이수) 시험을 치른 귀넷 과기고에 이어 95%의 재학생이 AP시험에 응시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애틀랜타시 고등학교들이 낮은 평가를 받은 반면, 포사이스, 캅, 풀턴 카운티 교육구 공립학교들이 높게 평가됐다. 포사이스 카운티의 경우 얼라이언스 아카데미(AAI)가 조지아 3위를 기록했으며 그외 사우스 포사이스고(8위), 램버트고(9위) 등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캅카운티는 마리에타의 월튼 고등학교가 4위를, 풀턴 카운티 노스뷰 고등학교가 5위를 차지했다. 장채원 기자 [email protected]고등학교 조지아 애틀랜타시 고등학교들 노스뷰 고등학교 특화 고등학교

2024-05-02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