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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3개 주의 콜로라도 강물 절약 합의

국제 과학자단체인 ‘지구위원회(Earth Commission)’는 지난달 마지막 날  ‘자연환경의 안정성’에 관한 발표를 했다. 위원회는 기후, 대기 오염, 비료 오염도, 지하수와 전반적 자연환경 등 8개 부문을 면밀히 조사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 대기 오염을 제외한 7개 부문이 이미 위험한 수준에 도달했다는 결론이다.     대기로 방출된 온실가스는 지구 표면으로 다시 방사되어 온실 효과를 일으킨다. 2016년은 기록적으로 더웠던 해였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앞으로 5년 이내에 당시보다 더 더운 해가 올 것으로 예상한다.     최근 3년 동안 미 서부 지역의 기온을 낮춰준 라니냐 현상이 엘니뇨 현상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고온, 가뭄 현상이 더욱 심화할 것이다.   강과 지하수는 최고의 수자원 저장고다. 그러나 오랜 가뭄으로 미국 서부 지역의 크고 작은 강이나 지하수의 수량이 심각하게 감소하여 애리조나 주는 피닉스 근교의 신규주택 건설 인가를 전면 중단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 결정은 지난달 22일 캘리포니아와 애리조나, 네바다 주가 합의한 ‘콜로라도 강물 사용 감축’과도 연관이 있다.     콜로라도 강에 후버댐을 건설해 생긴 미드 호수의 물을 식수로 쓰는 3개 주의 합의는 연방 정부의 압력으로 어렵게 성사됐다. 연방 정부는 강물 수위가 급격히 낮아져서 물이 글렌캐년댐과 후버댐을 통과하지 못하고 고이는 ‘죽은 풀장(dead pool)’ 현상을 막기 위해 강물 사용 권리를 가진 7개 주에게 자발적 감축을 주문했었다. 물 사용 권리를 포기한 도시민, 농부, 원주민 부족들은 3년 동안 12억 달러의 정부 보상을 나누어 받게 된다.     수백만 년 동안 콜로라도 강은 로키 산맥을 출발해 콜로라도 대평원을 통과하고 그랜드캐년을 돌아 네바다와 애리조나 경계 지역의 미드호를 거친 후 멕시코 국경 근처 캘리포니아 걸프 (Gulf of California) 지역의 바다로 흘렀다. 지금은 23년간 지속한 가뭄, 도시 팽창, 기후변화로 유량이 감소해 바다에 도달하지 못할 정도다.       이번 협상을 통해 매년 100만 에이커 피트(1에이커의 땅을 1피트 높이로 채우는 물의 양)씩 3년 동안 총 300만 에이커 피트의 강물이 절약된다고 한다. 1에이커 피트 물은 32만6000 갤런에 해당한다. 이는 남가주에서 3가정이 일 년 동안 사용하는 양과 비슷하다.     2020년의 강물 사용 통계에 따르면, 56%가 축산업, 24%가 농업용수로 사용됐다. 이에 비해 고작 12%만이 7개 주의 주민 4000만 명을 위한 식수로 소비됐다(멕시코까지 합하면 9개 주다). 축산에 사용된 강물 56%는 다시 가축 사료 재배(55%)와 가축 급수 (1%)로 나누어진다. 소여물인 알파파와 목초 재배에만 강물 37%를 쓴 것은 놀랍다. 예를 들어, 1/4파운드 햄버거패디를 만들기 위해서는 총 38갤런의 물이 필요하며, 우유나 치즈 같은 유제품의 단백질 1그램 생산을 위해서는 햄버거패디 보다 더 많은 물이 필요하다.     식수는 인류의 생존과 문명의 지속을 위해서 절대적으로 필요한 자원이다. 캘리포니아는 지난 겨울 폭풍 덕분에 기적적으로 해갈이 됐다. 오랫동안 메마른 상태였던 툴레어 분지에도 물이 고였다. 툴레어 호수는 한 때 미시시피강 서쪽에서 가장 큰 호수로 알려져 있었으나 지금은 분지 땅 밑에 있는 지하수마저 고갈된 상태다.     극단적인 가뭄이나 홍수가 빈번한 기후변화 시대에는 물 절약 및 재활용, 육류와 유제품을 멀리하는 친환경적 먹거리 선택을 고민해야 한다. 생각의 변화는 600만년 동안 자리를 지켜온 콜로라도 강물의 유량 보존과 지속 가능성에도 작은 도움이 될 것이다. 정 레지나기고 콜로라도 강물 콜로라도 강물 강물 사용 콜로라도 대평원

2023-06-12

[글마당] 기억의 늪에 누운 오월

기억은 가지로 숨을 쉬는 나무입니다   그림자는 있고 몸이 없는 나무   비와 함께 젖고 바람과 함께 휘청이고 꽃잎 같은   순간들까지 멈춰선 가장 가까운 그 먼 가슴속 거리   다 주고도 또 찾아 어찌할까를 살피는 나무는   맨몸으로도 쓰린 겨울을 지키는 나무입니다       손등에서 뭉개지던 하루들이 켜켜이 차곡한데   모진 아픔을 딛고 짠하게 따라 오른 새끼 가지의 매듭도   낯선 눈물의 자리에 낯선 덧줄을 긋고 있었습니다       이슬 머금은 계절의 멍에입니다   잊히지 않은 것들만 멀어져간 것은 없습니다   질컥질컥 씹히는 기억의 수중으로   등 굽은 달이 뜨다가 가슴 패인 달이 뜨다가   초승도 그믐도 바람 잦아 함께 휘는 밤입니다       강물 소리를 듣습니다   눌릴 때마다 멍이 들던 꽃잎이 내립니다   아주 따뜻한 철에 꽃잎 곁 바람도 흰 눈으로 내립니다   돌이 된 이유와 꽃잎으로 떨어지는 이유를   아무도 누구도 모른다고 하고 싶지 않은 그 한 모퉁이엔   어린 날은 없었고 오월은 매 끝이었습니다   시험지만 도사리던 오월 그것이 몹시도 아프다는   오월입니다 나는 어머니였습니다   어머니는 그리했습니다   엄마는 그리하면 아니 되었습니다       멍이든 회초리 자국이 되돌아와   썰물 같은 나의 시간을 옥죄이다가 그런 날의 오월처럼   맴돌고 갈 때가 아직 내 안에서 늪입니다 손정아 / 시인·롱아일랜드글마당 기억 가슴속 거리 회초리 자국 강물 소리

2023-05-19

남가주민 물 더 절약해야…콜로라도 공급량 9% 줄여

가주 지역 주요 상수도원인 콜로라도 강의 수위 하강으로 내년 일부 지역에서 물 사용에 제약이 따를 전망이다.   남가주 메트로폴리탄 수도국은 6일 내년부터 매년 최대 40만 에이커피트의 물 사용을 줄일 것을 제안했다. 이는 2026년까지 향후 4년간 콜로라도 강물 할당량의 9%에 해당한다.   지난 6월 연방 정부는 콜로라도 강에 물 공급을 의존하는 7개 주에 연간 200만~400만 에이커피트의 물 사용을 줄일 것을 요구했고 최종 결론에는 이르지 못했지만 이번 남가주 메트로폴리탄 수도국은 절수 결정에 합의했다.   당연히 원인은 20년 이상 가뭄에 시달리고 있는 콜로라도 강의 사정으로 현재 전체 수위는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콜로라도 강의 가장 큰 저수지인 미드 호수와 파월 호수는 현재 4분의 3이 말라 있다. 저수지의 수위가 계속해서 하강하면 수력 발전은 물론, 그랜드 캐니언의 댐 하류도 위험에 빠질 수 있다고 분석한다.   데븐 우파디야 메트로폴리탄 수도국 부국장은 “내년 초부터 물 할당량을 초과하는 모든 기관은 벌금을 물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최근 수년간 남가주 메트로폴리탄 수도국은 물 사용을 줄이기 위해 밭농사를 하지 않는 것에 동의한 일부 농부들에게 지원금을 지불하고 있다. 또 연방 정부는 가뭄 대응과 물 보존을 위해 40억 달러의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김예진 기자남가주민 콜로라도 콜로라도 공급량 콜로라도 강의 콜로라도 강물

2022-10-06

[시조가 있는 아침] 까치집 - 박찬구(1937~)

맑은 빛 고운 햇살   소복소복 담아 두고 별들과 나눈 얘기   강물 되어 흐르는데 비어서 풍요롭구나   나목(裸木) 위의 까치집   -한국현대시조대사전   풍요의 새해를 기원하며   새해가 왔건만 코로나바이러스가 변이에 변이를 거듭하면서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공포로 인류를 위협하고 있다. 우리는 언제까지 이 병과 함께 살아야 하나? 그러나 양상만 달랐을 뿐, 인류의 역사는 병과의 끊임없는 싸움이었다. 고통 속에서도 희망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 병보다 무서운 것이 절망이라는 정신적 재앙이다.   그러니 새해는 이렇게 맞을 일이다. 시인은 ‘맑은 빛 고운 햇살’을 ‘소복소복 담아 두자’고 한다. 별들과도 얘기를 나누면 헐벗은 나무의 텅 빈 까치집도 풍요롭다고 한다. 영국 시인 셸리는 ‘겨울이 오면 봄 또한 멀지 않다’고 노래했다. 시인은 이 겨울이 가면 새끼를 데리고 둥지를 찾아올 까치를 미리 보고 있다. 봄은 반드시 온다. 우리는 치유의 새봄을 맞을 수 있다. 그것은 견디어낸 자들의 축제가 될 것이다.   유성규 시인은 “박찬구의 시들은 폭이 넓고 속이 깊은 틀에다 원숙한 관조로 시상을 가다듬은 내용을 싣고 있다”고 평했다.   시인의 예언대로 우리의 새해가 풍요롭기를···. 그리고 나라의 모든 것이 제 자리를 찾아 미사일을 쏘아대는 북한 앞에서 ‘멸공(滅共)’이란 구호가 문제 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사라지기를···. 무엇보다도 우리 사회에 정의와 안전이 이뤄지기를···. 유자효 / 시인시조가 있는 아침 까치집 박찬구 유성규 시인 얘기 강물 관조로 시상

2022-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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