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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가 있는 아침] 까치집 - 박찬구(1937~)

맑은 빛 고운 햇살  
소복소복 담아 두고
별들과 나눈 얘기  
강물 되어 흐르는데
비어서 풍요롭구나  
나목(裸木) 위의 까치집
 
-한국현대시조대사전


 
풍요의 새해를 기원하며
 
새해가 왔건만 코로나바이러스가 변이에 변이를 거듭하면서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공포로 인류를 위협하고 있다. 우리는 언제까지 이 병과 함께 살아야 하나? 그러나 양상만 달랐을 뿐, 인류의 역사는 병과의 끊임없는 싸움이었다. 고통 속에서도 희망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 병보다 무서운 것이 절망이라는 정신적 재앙이다.
 
그러니 새해는 이렇게 맞을 일이다. 시인은 ‘맑은 빛 고운 햇살’을 ‘소복소복 담아 두자’고 한다. 별들과도 얘기를 나누면 헐벗은 나무의 텅 빈 까치집도 풍요롭다고 한다. 영국 시인 셸리는 ‘겨울이 오면 봄 또한 멀지 않다’고 노래했다. 시인은 이 겨울이 가면 새끼를 데리고 둥지를 찾아올 까치를 미리 보고 있다. 봄은 반드시 온다. 우리는 치유의 새봄을 맞을 수 있다. 그것은 견디어낸 자들의 축제가 될 것이다.
 
유성규 시인은 “박찬구의 시들은 폭이 넓고 속이 깊은 틀에다 원숙한 관조로 시상을 가다듬은 내용을 싣고 있다”고 평했다.
 
시인의 예언대로 우리의 새해가 풍요롭기를···. 그리고 나라의 모든 것이 제 자리를 찾아 미사일을 쏘아대는 북한 앞에서 ‘멸공(滅共)’이란 구호가 문제 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사라지기를···. 무엇보다도 우리 사회에 정의와 안전이 이뤄지기를···.

유자효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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