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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누구를 위한 긴 전쟁인가?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공격으로 촉발된 가자지구 전쟁이 어느덧 1년을 맞았다. 금방 끝날 줄 알았던 전쟁은 오히려 레바논, 이란까지 전선이 확대되는 등 확전 양상을 보인다.     이쯤에서 묻지 않을 수가 없다. ‘왜 이렇게 오래 싸우는가?’ 미국을 비롯한 국제 사회가 휴전을 촉구하는 상황에서도 이스라엘은 전쟁을 끝낼 의사가 없어 보인다. 따라서 이스라엘이 무엇을 위해 계속 전쟁을 하려는 것인지 명분 확인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동안 이스라엘은 생존을 이유로 무력 사용을 정당화했다. 지난 1948년 건국 이후, 이집트, 이라크, 시리아 등 주변 이슬람 국가와 반이스라엘 무장 세력들로부터 지속해서 공격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먼저 공격을 시작한 것은 하마스였다. 하마스는 지난해 10월 7일 약 5000발의 로켓을 기습적으로 발사하고, 이스라엘 국경을 침입해 1200여명을 살해, 250여명을 납치했다.      이스라엘의 하마스 공격은 자위권의 행사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군사 행동이 점점 확대되고 공격적으로 변하는 것에 국제 사회는 우려의 시선을 보낸다. 특히, 군사 작전의 목표가 하마스나 헤즈볼라와 같은 반이스라엘 무장 세력에 국한되지 않고 팔레스타인과 레바논의 민간 거주지역까지 확대되는 양상이다.     유엔 인권이사회는 지난 6월 19일 이스라엘 공격 분석보고서를 통해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공격하는 과정에서 민간인과 무장세력을 구분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한, 이스라엘군은 지난해 10월 9일부터 12월 2일까지 가자지구의 학교, 난민 캠프, 건물 등에 GBU-31(2000파운드), GBU-32(1000파운드) 등 고성능 폭탄을 투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전쟁의 고통은  고스란히 민간인이 떠안고 있다. 지난 6일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 국제이주기구 등에 따르면 이번 전쟁으로 팔레스타인 사상자 수는 사망자 4만여 명을 포함, 14만 명에 이른다. 난민 숫자도 약 190만 명으로 집계됐다. 또 레바논의 사상자 숫자도 지난 5일 기준 1만1000명을 넘어섰으며, 난민 규모도 54만 명 이상으로 기록됐다. 아랍계 언론 알자지라에 따르면 지난 6일까지 이스라엘 역시 980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에 따르면 가자지구 내 전력과 물 부족으로 200만명 이상의 주민이 극심한 고통을 겪는 등 기본적인 생존권조차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전쟁에 대해 정치적 의도를 의심하는 목소리도 있다. 이번 전쟁을 이끄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전쟁 전만 해도 지지율이 바닥이었다. 지난해 사법부 개혁이라는 명목으로 행정부의 힘을 강화하려다 국민의 저항에 부딪혔다. 삼권분립을 훼손하고 민주주의 질서를 후퇴시킨다는 이유였다. 약 50만 명이 반대 시위에 참여하면서 그의 재임은 물 건너간 것처럼 보였다. 이 와중에 전쟁이 발발했고, 네타냐후 총리는 신속히 강경 대응에 나섰다.  그 결과, 그의 지지율은 반등했다. 지난해 초 10%대에 머물던 그의 지지율이 지난달 29일 기준 38%까지 올랐다.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중동 정세는 제1차 중동전쟁이 발발한 76년 전으로 후퇴할 위기에 놓여있다. 이스라엘이 내세우는 ‘방어적 전쟁’의 논리는 이미 한계에 도달했다. 그동안의 무차별적 공격으로 인한 민간인 희생이 더는 국제사회가 묵인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혹시라도 네타냐후 총리의 정치적 명분이 전쟁의 동력이라면, 이 명분은 정당화되기 어렵다.     이 전쟁이 누구를 위한 것인지, 왜 싸움을 이어가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명확한 답을 요구한다. 이스라엘이 내세우는 전쟁의 명분에 대해 근본적인 재평가가 필요해 보인다.   김경준 / 사회부 기자기자의 눈 전쟁 이스라엘 기습공격 가자지구 전쟁 반이스라엘 무장

2024-10-07

[FOCUS] 휴전협상 '막판조율'…가자 피비린내 멈추나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이 18일 이스라엘을 방문했다. 작년 10월 7일 가자전쟁 발발 후 9번째 방문이다.   지난 15∼16일 카타르 도하에서 이스라엘, 미국, 이집트, 카타르가 가자지구 휴전과 인질 석방 협상을 끝낸 지 이틀 만이다. 중동 지역 확전을 막고 휴전 협상의 불씨를 살리기 위해 이스라엘을 압박하기 위한 외교 행보로 해석된다.   도하 협상은 이스라엘의 미온적 태도와 하마스의 불참 속에 별다른 성과 없이 마무리됐다. 미국 등 중재국들은 이견을 좁히기 위한 중재안을 제시했다며, 이번 주 이집트 카이로에서 후속 협상을 이어간다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이츠하크 헤르조그 이스라엘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현재 진행 중인 협상이 11개월째에 접어든 전쟁을 끝내기 위한 합의에 이를 ‘마지막 기회’라고 강조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그는 “이건 결정적 순간”이라며 “인질들을 집으로 데려오고 휴전을 성사시키며 모두가 항구적 평화와 안보를 위한 더 나은 길로 나아가도록 할 최선이자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백악관 고위 관계자도 가자 휴전 협상이 ‘엔드게임(최종단계)’에 있다고 언급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 16일 브리핑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이집트, 카타르 지도자들이 통화했다고 전하고 “지난 몇 달간 진행됐던 절차들이 이제 최종단계에 이르렀다는 데 세 지도자 간에 공감대가 있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미국은 특히 지난달 말 헤즈볼라 최고위 지휘관 푸아드 슈크르와 하마스 정치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야 피살 등으로 이란의 이스라엘 보복 공습 우려가 제기된 상황에서 가자 휴전을 위한 노력을 강화하고 외교 공간을 확보하는 데 주력해왔다.   자국에서 발생한 하니야 암살의 배후로 이스라엘을 지목하고 피의 보복을 공언한 이란은 휴전 협상을 지켜본다는 입장을 피력했다는 언론 보도들이 나왔다.   뉴욕타임스(NYT)는 미, 이란, 이스라엘 당국자들을 인용해 이란이 가자 휴전협상을 위한 시간을 주기 위해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 공습을 미룰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난 16일 보도한 바 있다.   악시오스 등 매체들에 따르면 이란은 카타르, 이집트 등 이번 휴전협상에 참여하는 아랍권 중재국들과 접촉하며 협상에 개입하고 있다.   특히 이란은 가자지구 휴전을 통한 중동의 안정을 원한다는 입장을 미국에 간접적으로 전달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자지구 종전은 대선후보직에서 사퇴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중동정세 안정을 위해 퇴임 전에 해결할 최우선 과제로 삼는 사안이기도 하다.   바이든 대통령은 블링컨 장관을 이스라엘에 보내는 이유에 대해 협상 타결을 위한 ‘집중 노력’ 외에도 “포괄적 휴전과 인질 석방 협상이 눈앞에 다가온 지금, 이 지역 누구도 이 과정을 훼손하는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이란이 주도하는 보복 행위를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이란의 보복과 그에 따른 이스라엘의 재반격은 중동을 더 큰 전쟁으로 몰아넣을 가능성이 크다. 미국은 외교 전선에서 진전을 이루면 더 큰 혼란을 막아낼 수 있다고 기대감을 표명해왔다.   그러나 미국 등 중재국을 제외하면 기대는 크지 않은 듯 보인다.   영국 가디언은 이번주 추가 협상이 예정돼 있지만 이는 ‘진정한 평화의 기회’라기 보다는 논의 과정을 살리려는 ‘필사의 시도’처럼 느껴진다고 평했다.   그 이유는 무엇보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지도자들이 지금 싸움을 계속하는 게 더 얻을 게 많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마스도 도하 협상에서 나온 중재안을 거부했다. 하마스는 “네타냐후 총리가 더 많은 조건을 추가해 (협상을) 더 복잡하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하마스의 새 정치지도자로 휴전 협상을 이끌게 된 신와르는 그동안 가자지구 지도자로 대이스라엘 무력 저항을 이끌어온 인물이다. 상대적으로 실용주의자였던 하니예와 다르다.   가디언은 “신와르는 협상에서 하마스가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믿는 것 같다”며 그가 가자 민간인 피해가 늘면서 이스라엘에 대한 압박을 키워 더 많은 양보를 얻어낼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신와르는 또 가자 많은 지역에 하마스가 여전히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고, 새 전투원도 모집할 수 있다는 점도 알고 있다고 가디언은 덧붙였다.   이어 협상의 핵심은 신와르와 네타냐후 총리가 모두 ‘승리’라고 주장할 만한 공식을 찾아내는 것이라며, 이는 매우 어렵지만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고 짚었다.   한편 네타냐후 총리가 19일(현지시간) 블링컨 국무장관을 만나 가자지구 휴전·인질석방 협상 논의에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이 보도했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이날 3시간에 걸친 회담 뒤 낸 성명에서 “회동은 긍정적이었다. 좋은 분위기였다”며 “네타냐후 총리는 최근 미국의 인질 석방 제안에 대한 이스라엘의 지지를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외견상 미국의 제안에 동의한다는 뜻이지만 네타냐후 총리가 하마스 완전 소탕을 휴전의 조건으로 보는 만큼 미국과 공조하겠다는 외교적 수사일 가능성도 있다.       ━   이란도 가자 협상에 물밑 개입      이란 중재국과 잇단 통화 전면전 피할 ‘명분’ 모색   중동 지역 확전을 막기 위한 가자 전쟁 휴전 협상에 이란이 다각도로 개입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18일 보고서를 통해 이란이 이번 휴전 협상 기간 중재 당사국과 여러 차례 접촉해왔다고 밝혔다.   ISW에 따르면 알리 바게리 이란 외무장관 대행은 15일과 16일 이틀에 걸쳐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 카타르 총리 겸 외교부 장관과 전화 통화를 했다.   이란은 이번 휴전 협상에 직접적인 중재 당사국이 아니다. 카타르 도하에서 15∼16일 열린 회담에도 참여하지 않았다.   그런데도 중재국들과 물밑 접촉을 통해 진행 상황을 민감하게 파악하고 있는 것은 협상 타결 여부가 이란으로서도 중요한 문제기 때문이다.   가자지구 휴전은 하마스 정치지도자 하니예가 지난달 31일 테헤란에서 암살된 이후 이란이 공언해온 대이스라엘 보복을 억제하거나 그 수위를 완화할 열쇠로 여겨진다.   이란 고위 당국자들은 최근 가자지구 휴전 협상에서 합의가 도출될 경우에 이스라엘에 대한 이란의 직접적 보복이 자제될 수 있다는 입장을 피력했다.FOCUS 피비린내 막판조율 휴전 협상 가자지구 휴전과 하마스 정치지도자

2024-08-19

“가자지구 40일 휴전·1대10 인질-수감자 교환 제안”

하마스가 미국·카타르·이집트·이스라엘 등 4개국이 파리 회의서 마련한 40일간의 휴전 및 노약자·미성년자·여성 인질 석방을 포함한 협상안을 검토중이다.   27일 로이터 등에 따르면 파리 회의 소식에 정통한 소식통이 이 같이 밝혔고, 바이든 대통령도 “다음 주 월요일에는 휴전이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협상안에는 40일간의 휴전과 휴전 기간 모든 군사작전을 중단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1단계 휴전이 시작되면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에 투입된 병력을 인구 밀집 지역에서 옮긴다.   기간을 40일로 정한 것은 다음달 10일께 시작되는 한 달간의 라마단 기간과 이후 이어지는 명절인 이드 알피트르까지 고려한 것이다.   하마스는 억류 중인 130여명의 이스라엘 인질 가운데 여성과 19세 미만의 미성년자, 50세 이상 노인과 환자 등 40명을 석방하고, 이스라엘은 그 대가로 팔레스타인인 보안 사범을 풀어줘야 한다.   교환 비율은 인질 1명당 수감자 10명으로, 협상이 타결되면 이스라엘 감옥에 수감된 팔레스타인 보안 사범 400명이 석방된다.   협상안에는 가자지구 북부에서 이주한 피란민의 점진적인 거주지 복귀를 허용하는 내용도 있다. 입대 가능 연령대 남성은 제외된다.   가자지구 반입 구호품 규모를 하루 트럭 500대까지 허용하고 피란민 주거용 텐트 20만개와 이동식 주택 6만채도 제공한다.   가자지구 전역 빵집과 병원 시설 수리를 허용하고 건물 잔해 등을 치울 중장비와 연료를 반입할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도 있다.   하마스는 앞서 지난해 10월 7일 3000여명의 무장대원을 이스라엘 남부에 침투시켜 1200여명을 학살하고 250여명을 인질로 잡아 가자지구로 끌고 갔다.   이중 100여명은 지난해 11월 7일간의 일시 휴전 기간에 풀려났다. 나머지 130여명은 돌아오지 못했다. 이스라엘군에 따르면 이중 30여명은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   4개국 대표단은 지난 13일 이집트 수도 카이로에서 일시 휴전 및 인질-수감자 석방 개시 안을 놓고 협의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첫날 회의 직후 구체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은 상태로 대표단을 철수시켰다.   하마스 측이 영구 휴전과 이스라엘군 완전 철수를 요구했고, 이스라엘이 이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진척이 어려웠던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후 하마스 측이 ‘타협 불가’ 의제를 철회, 지난 주말 4개국 대표단이 파리에 모여 재협상했다.   바이든 행정부의 고위 당국자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하마스가 이스라엘군의 완전한 철수와 전쟁의 종식을 주장해온 측면에서 주요 장애물이 해결됐다”며 “이스라엘 인질과 맞교환 석방할 ”팔레스타인 수감자 수에 대한 하마스의 요구도 줄었다“고 했다.   그러나 하마스 간부는 로이터에 가자지구 휴전에 대한 바이든 대통령의 기대는 시기상조라며 “아직 좁혀야할 견해차가 크다”고 일축했다. 강민혜 기자 [email protected]가자지구 수감자 이스라엘 인질 가자지구 반입 가자지구 전역

2024-02-27

미, 이스라엘 ‘가자지구 장기 점령’ 강한 반대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이스라엘의 장기간 가자지구 점령에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백악관이 직접 하마스에 대한 공세 수위를 낮추라고 압박한 것이다.   15일 AFP·CNN·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설리번 보좌관은 이날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재점령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은 하마스와의 전투에 수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이스라엘 정부는 가자지구를 오래 점령할 계획이 없다”고 덧붙였다.   설리번 보좌관은 가자지구 통제권은 팔레스타인에 이양돼야 하며 구체적인 시간 계획이 나와야 한다고 압박했다.   이날 당국 고위관계자는 바이든 행정부가 이달 안으로 하마스에 대한 전쟁 강도를 낮추는 것을 원하는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스라엘이 내달까지 하마스를 상대로 한 국지 전략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는 것과 관련해 강도 수위를 낮추라는 요구다.   설리번 보좌관은 한편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수반과 자치정부 개혁 및 활성화를 위해서도 머리를 맞댔다.   아바스 수반은 “가자지구는 온전한 팔레스타인 국가를 위해 꼭 필요하다”며 “팔레스타인 일부를 분리하거나 고립하려는 어떠한 시도도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수반은 미국이 개입해 ▶가자지구 ▶요르단강 서안 ▶예루살렘 점령지에서 팔레스타인에 대한 이스라엘군의 공격을 멈춰달라고 했다.   PA 집권여당인 파타당은 지난 2006년 팔레스타인 선거를 통해 하마스에 패배해 가자지구의 통치권을 상실했다.   미국은 이스라엘을 향해 가자지구에 대한 전면전을 끝내고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대상으로 한 저강도 공세를 하라고 연일 압박했다.   고강도 전쟁은 각종 살상무기를 동원해 적과 벌이는 전쟁이다.   저강도 전쟁은 직접적인 군사적 타격 대신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심리적 수단으로 싸우는 전쟁 양상이다.   다만 전날 네타냐후 총리를 만난 설리번 보좌관은 향후 전쟁 양상에 대해서는 이견을 드러냈다.   보좌관은 군사작전 강도를 낮추자고 제시했지만 총리는 “하마스가 제거될 때까지 계속 싸워야 한다”고 맞섰다.   총리는 “우리 군인들의 죽음을 헛되게 하지 않겠다”며 “완전한 승리를 위해 싸울 결심이 어느 때보다 확고하다”고도 했다. 강민혜 기자 [email protected]가자지구 이스라엘 장기간 가자지구 가자지구 통제권 이스라엘 정부

2023-12-15

[기고] 가자지구 전쟁 틈탄 증오범죄 안된다

지난 14일 시카고 근교에서 이슬람교도를 향한 잔인한 증오범죄에 의해 팔레스타인계 가정의 6세 소년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집주인인 백인 조셉 추바(71)가 세입자인 팔레스타인계 가족을 습격해 6세 소년을 숨지게 하고, 소년의 어머니도 다치게 한 것이다. 경찰은 “용의자는 두 피해자가 이슬람교도라는 이유로 잔인하게 공격했다”고 밝혔다.   그런가 하면 프랑스 고등학교에서 교사가 이슬람 극단주의 성향의 남성이 휘두른 흉기에 목숨을 잃었고 벨기에에서는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 대원을 자처한 괴한의 총격으로 스웨덴인 2명이 숨졌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전쟁 발발 이후 미국 내 유대인과 이슬람교도를 향한 위협이 증가하고 있다. 이처럼 특정 종교나 인종에 대한 공격은 크게 잘못된 것이다. 먼저 이스라엘-하마스 분쟁 자체가 종교 분쟁(religious conflict)이나 인종 분쟁(ethnic conflict)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팔레스타인계 미국인 언론인 자말 다자니는 지적한다. 그는 “이번 분쟁은 영토 분쟁(colonial conflict)”이라며 “누구든 자기가 사는 땅에서 내쫓겨 난민이 된다면 분쟁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뉴욕 비영리단체에서 활동중인 팔레스타인계 미국인 파틴 자라라 역시 이번 전쟁을 ‘이스라엘대 하마스’라고 규정하는 것을 거부하며 “이번 전쟁은 한 지역에서 오래 살아온 사람들이 강제로 이주당한 탓에 벌어지는 영토분쟁”이라고 동의한다.   전쟁의 대의는 차지하더라도, 미국 내 이민자들 사이의 증오범죄를 우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다자니 기자는 “트럼프 집권 기간 백인우월주의, 반유대주의, 이슬람 공포증이 퍼졌다”고 지적한다. 이어 그는 백인우월주의자는 국제적으로 무슨 분쟁이 발생하건 그것을 구실로 타인종을 공격하는 성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캘스테이트 샌버나디노 내 증오극단주의연구소(Center for the Study of Hate)의 브라이언 레빈 교수 역시 유대인과 무슬림 대상 혐오 범죄 증가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레빈 교수는 “유대인 공격 사건의 범인들을 보면 백인우월주의자뿐만 아니라 정신질환자, 종교 극단주의자, 잘못된 정의감에 사로잡힌 인물들”이라고 지적한다.  그는 또 과거 IS(이슬람국가) 등이 그랬던 것처럼 하마스도 미국 내 테러를 부추길 수 있다고 우려한다. 그는 “하마스와 헤즈볼라는 유대인을 죽이지 않으면 심판의 날이 오지 않으며, 이는 이스라엘 땅에만 국한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대학교 캠퍼스에서도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의 여파가 일고 있다. 지난 13일 뉴욕 브루클린 칼리지에서는 뉴욕 시의원이 총기를 소지한 채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대 앞에 나타났다가 체포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비영리단체 ‘평화를 위한 유대인(Jewish Voice for Peace)’ LA지부의 에스티 챈들러는 “당장 UCLA에만 가봐도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학생들이 온라인에서 비난받고 있으며, 이들은 교내에서 집회를 여는 것조차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하버드대에서 팔레스타인을 지지 시위를 했던  학생들이 온라인에서 비난받거나 취업을 거부당하는 것도 비슷한 사례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전쟁은 미국 땅에서 이민자로 살아가는 우리에게 결코 남의 일만은 아니다. 자유의 나라 미국은 그동안 유대교와 이슬람교는 물론 모든 인종과 종교인들이 공존하고 평화롭게 살고 있음을 자랑으로 여겨왔다. 그러나 특정 종교, 특정 인종에 대한 증오심이 깊어지면 결국 소수민족이 표적이 될 수밖에 없게 된다. 백인이 아니면 누구든 증오범죄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한인사회 역시 증오범죄에 반대하고 인종과 종교에 상관없이 모두가 화합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고 목소리를 내야 할 것이다.  이종원 / 변호사기고 가자지구 증오범죄 이스라엘대 하마스 팔레스타인계 가족 하마스 분쟁

2023-10-30

이스라엘 지상작전 가자지구 대거 공격

가자 지구에서 지상 작전에 나선 이스라엘이 대거 공격을 시작하면서 또다른 대규모 충돌과 희생이 예상된다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무장정파 하마스와 전쟁 중인 이스라엘군은 27일(현지시간) 오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미사일과 대포, 탱크 등을 동원해 대규모 공격을 가하며 지상전을 본격화했다. 이 여파로 가자지구 전역에 걸쳐 통신이 두절되는 등 이스라엘이 이번 사태 발발 이후 가장 강도 높은 공격에 나섰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가자지구 접경지에 정규군 수만명, 예비군 수십만명 등 병력을 집결시켜온 이스라엘군(IDF)은 이날 밤 가자지구 북부에서부터 폭격을 집중시키며 공세를 시작했다.   IDF 대변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오늘 밤 지상군이 가자지구에서 작전을 확대 중”이라며 "가자지구에 대한 공격을 매우 의미 있는 정도로 강화하고 가자시티와 주변을 계속 공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 총리실의 마크 네게브는 “종료되고 난 후의 가자지구는 많이 달라져 있을 것”이라며 “하마스는 반인륜적 범죄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고, 우리는 오늘 밤 되갚음을 시작할 것”이라며 지상 작전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날 이스라엘군이 공세를 강화하면서 가자지구 전역의 인터넷과 모바일 등 통신이 전면 두절됐다.   인터넷 모니터링 업체 ‘넷블록스’도 “가자지구에 대거 폭격이 가해졌다는 소식 가운데, 실시간 네트워크 데이터를 보면 이 지역의 인터넷 연결이 두절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본격 침공해올 경우 이를 격퇴하겠다는 응전 태세다.   하마스가 일제사격한 로켓이 이스라엘을 향해 밤하늘을 가르며 이스라엘을 향해 발사되는 모습도 포착됐다고 AFP는 전했다. 최인성 기자 [email protected]이스라엘 지상작전 이스라엘 지상작전 가자지구 전역 가자지구 접경지

2023-10-27

[뉴스 포커스] 민간인은 죄가 없다

가자지구, 하마스 기습 공격, 이스라엘의 보복 공격, 사상자 급증…. 익숙한 단어들이 1주일째 세계 언론의 톱 뉴스가 되고 있다. ‘중동의 화약고’라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갈등이 또 폭발했다. 가자지구를 장악하고 있는 팔레스타인 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하면서 벌어진 일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양상이 심상치 않다. 전쟁 6일 만에 확인된 양쪽 사망자만 2500명이 넘고 부상자는 1만 명에 이른다고 한다.     가자지구는 길이 25마일에 폭 3.7~7.5 마일, 면적은 141스퀘어마일이다. LA시 면적(502스퀘어마일)의 3분의 1도 안되는 크기다. 이 지역에 200만 명이 넘는 인구가 살고 있다.  만약 이스라엘군의 지상 공격이 실행된다면 사상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 뻔하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하마스를 향해 “모두 죽은 목숨”이라는 섬뜩한 경고까지 하고 나섰다.      폭탄과 총알은 군인과 민간인을 구분하지 못한다. 어느 전쟁에서나 군인보다 민간인 사상자가 더 많이 발생하는 이유다. 이번 전쟁도 예외가 아니다. 무자비한 공격에 양쪽의 민간인이 보는 피해와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이번 전쟁을 민간인 시각에서 전한 2개의 기고문이 보도돼 눈길이 갔다. 하나는 영국에 거주하는 팔레스타인 출신 기자가, 다른 하나는 이스라엘인이 LA타임스에 보낸 글의 일부를 소개한다.   “토요일(7일) 오전, 런던의 집에서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폭격 소식을 들었다. 휴대폰에는 이미 300개가 넘는 메시지가 있었다. 가장 먼저 가자지구에서 활동하는 선배 기자 이브라힘에게 전화를 했다. 인턴 기자 시절 그와 함께 취재를 다니며 많은 것을 배웠다. 선배라기 보다 형처럼 느꼈다. 그는 상황이 악화하는 것 같아 사무실로 가고 있다고 했다. 얼마 후 그에게 조심하라는 말과 함께 이동하면 위치를 알려달라는 문자를 보냈다. 하지만 답이 없었다. 불안한 마음에 다른 기자들에게 연락했더니 이브라힘이 실종됐다는 것이다. 가자지구의 모든 지인에게 그의 행방을 물었다. 그때 한 기자로부터 연락이 왔다. 이스라엘군의 폭격으로 이브라힘은 숨졌고, 많은 기자가 실종됐다는 것이다. 그 순간 숨이 멎을 것 같았다.”     이 기자는 가자지구를 세계 최대 규모의 지붕 없는 감옥이라고 표현했다. 2007년 이후 이스라엘에 의해 육로와 해상은 물론 항공로도 통제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아내의 사촌 동생들이 이번에 하마스가 기습 공격한 키부츠에 살고 있다. 그들의 전언을 통해 당시 상황이 얼마나 긴박했고 처참했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그들은 폭발 소리에 집안 대피소로 향했다고 한다. 그런데 잠시 후 대피소 문을 부수려는 소리가 들렸고 연기와 함께 타는 냄새도 났다. 문을 잡고 버티며 옷에 물을 적셔 문틈을 막았다. 조용해진 후 밖으로 나와보니 집은 전소했고, 마을은 처참한 모습이었다. 많은 마을 사람이 살해되거나 납치됐다. 피살자 가운데는 어린이와 시니어도 많았다. 하마스는 음악 공연장까지 공격해 수백명의 무고한 사람을 죽였다. 그 끔찍한 장면을 영상으로 봤다면 평생 영혼의 상처로 남을 정도다. 무고한 사람을 죽이고, 납치하고, 폭행하는 것은 투쟁이 아니라 반인륜적 행위다.”     텔아비브에 거주하는 그는 대학원 박사 과정에 있는 평화주의자라고 했다. 그동안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군사 작전에 반대하는 시위에도 많이 참여했다고 한다. 그런 그도 이번 하마스의 기습 공격에는 분노했다.     지금 가자지구는 전력이 끊기고 식량과 식수조차 부족하다고 한다. 인구 200만 명 중 30만 명이 난민 생활을 하고 있다. 하마스 기습공격의 대가를 죄 없는 민간인들이 치르고 있는 셈이다.   전쟁의 역사는 인류와 함께 시작됐다. 하지만 그 야만적이고 폭력적 속성은 수천 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고 있다. 그래서 ‘좋은 전쟁’ 이란 있을 수 없다. 어떻게든 전쟁은 피해야 하는 이유다. 고위 군 관계자와 정치인들이 안전한 벙커에 앉아 발사 버튼을 누르는 순간 수많은 민간인은 탄식하게 된다.  김동필 / 논설실장뉴스 포커스 민간인 가자지구 하마스 민간인 사상자 민간인 시각

2023-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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