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미소 수프', 이젠 된장찌개로 불려야
한식 세계화 15주년 진단 (4)
‘밍글스’ 강민구 오너셰프
장 빼고 한식 요리 불가능
잘 만든 장 냄새 별로 없어
명칭 간장·된장 그대로 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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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서 'Jang: The Soul of Korean Cooking'을 소개하는 강민구 세프. 김상진 기자
- 한식 세계화 속 장의 역할은.
“장은 한식의 뿌리 깊은 존재다. 유행에 그치지 않고 길게 갈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전 세계적으로 한식의 소비와 관심이 증가세다. 한식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한국인들은 한식 요리 시 무엇을 중요시하는지 등 깊은 부분에도 관심을 보일 것이다. 결과적으로 그 깊은 부분에 자리하고 있는 장에 대한 관심 역시 올라갈 것이다.”
- 장의 세계화도 가능한가.
“타인종에게 전통 방식으로 만든 한식 간장(조선간장)과 한식 된장(한국식 종국균을 사용한 재래 된장)을 맛보게 했다. 마트에서 구하는 된장, 간장과 차이점을 느끼더라. 그 차이 한 번 느끼게 되면 전통 방식의 한식 간장과 된장의 수요는 충분히 늘 것이다. 기업들도 대량 생산 과정에서 기존에 사용하던 일본식 누룩 대신 우리 전통 방법을 고수하고 있다.”
- 장 냄새는 호불호가 있지 않나.
“한식 세계화 속 하나의 과정이다. 오히려 잘 만든 장은 냄새가 많이 없다. 우리 전통을 잃지 않으면서 변화를 주면 장 이외의 여러 발효 식품들도 충분히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 일본식 간장, 된장과의 차별화는.
“이제는 코리안 쇼유, 코리안 미소가 아닌 한식 간장, 한식 된장이라는 고유명사로 불려야 한다. 요리책 출간의 가장 큰 목적 중 하나가 전통 방식으로 제조한 한식 간장과 한식 된장이 일식 간장, 된장과 어떻게 다른지 구분짓는 것이다. 타인종은 한식을 요리할 때 일본의 것을 사용해도 되는 줄 안다. 아니다. 한식을 요리할 때는 그것에 맞게 한식 간장과 한식 된장을 써야 제대로 된 맛이 나올 수 있음을 알려야 한다. 이제 코리안 미소 수프가 아닌 ‘된장찌개’라는 고유명사로 불릴 때다.”
- 장을 주제로 요리책을 쓴 계기는.
“한식에서 장을 빼놓고 요리하기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지난 10년간 ‘장을 어떻게 하면 더 새롭게 표현해낼 수 있을까’, ‘장을 어떻게 다채롭게 소개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이 책이 그 고민의 결과물이다.”
- 책에서 추천하는 레시피는.
“모든 레시피를 직접 만들고 사진도 다 직접 찍었다. 그래서 모든 레시피에 애정이 간다. 그중에서도 배추 소고기 된장 전골이 기억에 남는다. 2년 전 책을 집필하던 시기, 지금은 돌아가신 장모님께서 그 음식을 참 좋아하셨다.”
- 한식 세계화는 잠깐의 유행인가.
“일상화로 향하는 진행 단계다. 한식이 단순 일회성이 아닌 타인종의 식문화에 녹아들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책을 쓴 것도 있다. 책은 장이 한식 이외의 여러 요리에 활용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또 장이 타인종의 부엌 팬트리에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 밍글스 10주년의 소회는.
“밍글스는 내게 분신 같은 존재다. 파트너 없이 100% 오너셰프로 이끌어가는 게 힘들긴 하나 많은 경험을 쌓고 좋은 평가도 받아 이렇게 책도 쓸 수 있게된 것 같아 감사함이 크다. 앞으로 20년, 30년 힘닿는 데까지 열심히 하면 또 멋진 일들이 있지 않을까 싶다.”
김경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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