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취재 수첩] 한국말 '실종된' 광복절 행사

지난 8월 11일 오전 LA시의회에서는 금요일을 맞아 다민족 축하 자리가 펼쳐졌다.   시의회 방문객들의 박수가 넘치고 그들이 가진 고유의 예술과 역사를 함께 나누는 시간이었다. 이날은 존 이 시의원이 한인들을 초대해 광복절을 축하받는 순서도 있었다.     회기 첫 순서로 밥 블루맨필드 시의원이 리틀도쿄의 니세이 축제를 찾은 자매도시 나고야 시장 일행을 소개했다. 카와무라 다카시 나고야 시장은 영어로 자신을 소개하고, 탐 라본지 시의원과의 추억을 떠올리기도 했다.   이어서 소개받은 다카유키 나리타 나고야 시의장은 자신을 영어로 소개하고는 이후 일본어로 소감을 밝혔다. 통역이 있긴 했지만, 그가 모국어로 말하며 LA 시의원들과 눈 맞춤을 이어가는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두 번째로 시의회를 채운 축하는 페르난도 발렌수엘라 전 LA다저스 투수가 차지했다. 그를 소개하던 유니세스 헤르난데스 시의원은 중간중간 지명과 정보를 스패니시로 묘사했다. 발렌수엘라도 초입에 영어로 소감을 밝혔지만, 후반에는 스패니스로 더 깊은 이야기를 이어갔다.     반면 한인사회의 광복절 소감은 모두 영어로 진행됐다. 존 이 시의원, 제임스 안 한인회장, 김영완 총영사까지 모두 영어로만 진행됐다. 물론 역사적인 사실들에 감동까지 발표문에 넣어 정확하게 전달하려는 노력은 의미 있다.   하지만 3명의 한인 대표가 연설했다면 이 중 한 명 정도는 한국어로 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다민족 커뮤니티의 축하 자리에 어떤 전략이나 과도한 계산이 들어간다면 불편해질 수 있지만, 김치, 태권도, 한식의 날이 자리 잡은 캘리포니아 LA인데 이날 이 자리를 한글의 아름다움을 알리는 자리로 활용할 수는 없었을까.     이날 일본인들과 라티노들이 사용한 모국어에서 기자가 그들만의 자부심이 느껴졌다고 하면 지나친 해석일까.     한글 일간 신문이 50년째 인쇄되고, 수백여 명의 한국어 교사들이 학생들을 지도하는 가주에서 한인사회를 대표해 연설하는 기회가 생긴다면 한글을 좀 더 알리고 자랑하는 방식으로 해보자.   이런 조그만 노력이 커뮤니티 안으로는 2~3세들에게 자긍심을 선사하고, 밖으로는 한인 사회 홍보에 일조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바람이다.   최인성 기자 ichoi@koreadaily.com취재 수첩 한국말 광복절 광복절 행사 광복절 소감 블루맨필드 시의원

2023-08-16

[독자 마당] 잊어버린 한국말

요즘 눈이 건조해서 불편하다. 나이가 들어가니까 여기저기서 고장 신호가 나온다. 일기장을 펴보니 작년 8월에 안과 진료를 받았다. 거의 1년이 다 되어 간다. 안과 병원 예약을 하고 얼마 후 병원을 찾았다.     내 바로 앞에서 팔순이 넘어보이는 노부부가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잠시 후 의사가 파일을 들고 나와 노부부를 진료실로 안내했다.     그런데 남자 환자가 자기소개하는 소리가 진료실 바깥까지 들렸다. 미국 생활이 50년이 넘었고 미국 주류사회에서만 생활해 왔기 때문에 한국말이 불편하고 서툴다고 말한다.     부인이 옆에서 자신의 남편은 집에서도 영어로 이야기해서 영어를 잘 못하는 자신과 의사소통에 문제가 많다고 덧붙였다.     그런데 말투가 남편이 한국어를 잘 못해 이해해 달라는 뜻보다는 영어를 능통하게 잘 한다는 자랑이 더 느껴졌다. 마치 미국에 살면 영어를 잘하고 한국말을 잘 못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말투였다. 모든 말을 한국어 반, 영어 반으로 했는데 한국말을 거의 잊어버렸다고 당당히 말하는 태도가 귀에 거슬렸다.     그렇게 한국말 사용이 불편하다면 영어를 쓰는 의사에게 가면 될 일이다. 한국 의사를 찾아와 자신이 한국말 못하는 것을 이해해 달라고 할 필요가 없다.     살다 보면 여러 계층의 사람들을 만난다. 미국에서 오래 살다 보면 한국어를 잊을 수는 있다. 하지만 한국어를 못하는 것이 전혀 창피하지 않다는 태도와 대신 영어를 잘 하면 된다는 식의 말은 이해할 수가 없다.     한국어는 이제 세계의 언어가 되고 있다. 타인종 중에서도 자발적으로 한국어를 공부하는 사람들이 많다. 한국 이민자가 한국말을 못하는 것이 떳떳한 일은 아니다. 미국에 살면서 영어 잘 못하는 것도 부끄러운 일이지만 한국어를 잊어버리는 것도 자랑할 만한 일은 아니다.  이산하·노워크독자 마당 한국말 한국말 사용 대신 영어 한국 의사

2022-05-19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