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개인정보 무단 유출” 한인이 파라마운트 소송

남가주 지역 한인이 유명 미디어·엔터테인먼트 기업인 파라마운트사를 상대로 개인정보 침해와 관련한 집단 소송을 제기했다.   파라마운트사가 고객들의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 이용 정보를 동의 없이 제3자에게 넘겨 연방법을 위반했다는 게 소송의 골자다.   연방법원 뉴욕 남부 지법에 따르면 빅터 조(패서디나)씨가 파라마운트 글로벌이 비디오 개인정보 보호법(이하 VPPA)을 위반했다며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소장은 지난 1일 법원에 접수됐고, 원고(담당 변호인 아드리안 구코비치) 측은 현재 배심원 재판을 요구하고 있다.   원고 측은 소장에서 “파라마운트 서비스를 이용하는 구독자가 동영상을 시청하거나 콘텐츠를 이용하면 해당 정보가 페이스북, 틱톡 등 제3의 기관에 전송되고 있다”며 “제3의 기관들은 이를 위해 플랫폼에 정보 추적 도구를 설치하고, 파라마운트는 이를 통해 재정적 이익을 얻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원고 측은 “파라마운트사의 이러한 행위는 고의적이고, 의도적인 것이며 아무런 동의 없이 구독자의 시청 정보를 다른 회사들과 공유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이번 소송은 법조계에서 뜨거운 감자로 주목받고 있다. 넷플릭스, 디즈니 등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가 보편화되면서 고객에 대한 정보 관리가 법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어서다.   데이브 노 변호사는 “약 10년 사이 워너 브라더스, 넷플릭스, IBM 등을 대상으로 VPPA 위반 혐의로 소송이 잇따르는 추세”라며 “이와 동시에 VPPA의 적용 범위는 여전히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 소장에서 원고 측은 “틱톡의 경우 앱 개발자 등이 이러한 정보를 고객들의 성향, 습성, 플랫폼과의 상호작용, 마케팅 분석 등에 이용하고 있다”며 “VPPA는 서비스 제공업체가 소비자에 대한 개인 식별 정보를 고의로 다른 곳에 공개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VPPA는 지난 1988년 제정됐다. 이는 당시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대법관직에 로버트 보크 판사를 지명한 것이 계기가 됐다. 한 비디오 가게를 통해 보크 판사의 대여 기록이 언론에 공개되면서 상원 인준에 실패한 것이 법 제정의 발단이 됐다. 곳곳에서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기 때문이다.   소장에는 “지난 2012년 의회가 VPPA를 개정하면서 이를 TV, 노트북 컴퓨터, 휴대폰 등을 통해 프로그램을 시청할 수 있는 이른바 ‘주문형(on-demand)’ 케이블, 인터넷 스트리밍 서비스 등에도 적용할 수 있게 했다”며 “파라마운트사는 수백만 명의 사용자에게 온라인 스트리밍 및 주문형 녹화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원고 측은 “이번 집단 소송에 최소 100명의 구성원이 있고, 피해를 입은 고객들이 전국 각 주에 있다”고 밝혔다.   파라마운트 측은 이번 소송과 관련해 29일 현재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한편, LA시도 지난 2019년 IBM을 VPPA 위반 혐의로 고소한 바 있다. 당시 IBM이 날씨 채널 모바일 앱을 통해 얻은 성별, 이메일 주소, 사용자 위치 등 이용자 관련 정보를 타사에 공유했다는 혐의였다. 장열 기자ㆍ[email protected]파라마운트 예비 파라마운트 상대 소송스트리밍 보편화 파라마운트 서비스

2024-12-02

"애플TV·파라마운트 묶음 상품 논의"…가격 낮춰 가입자 확대

영상 스트리밍 업계의 경쟁이 점차 치열해지는 가운데 애플과 파라마운트가 각각의 서비스를 결합해 묶음 상품을 내놓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두 회사가 각자의 스트리밍 플랫폼인 ‘애플 TV+’와 ‘파라마운트+’ 구독 상품을 결합해 두 개를 따로 구독하는 것보다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최근 보도했다.   이 논의는 초기 단계에 있으며, 구체적인 묶음(번들) 서비스 형태가 어떻게 될지는 아직 불분명하다고 소식통은 말했다.   양사의 이런 움직임은 스트리밍 업계에 뛰어든 미디어 대기업들 대부분이 심한 경쟁 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고 WSJ은 짚었다.   스트리밍 업체들은 최근 몇 달간 사업의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월정 구독료를 줄줄이 인상했지만, 이에 따라 가입자 이탈이 늘어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플랫폼마다 가격은 비싸진 반면, 볼 만한 새 콘텐츠는 많지 않다며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소비자 중에는 특정 콘텐츠를 보기 위해 한 플랫폼에 가입했다가 ‘몰아보기’로 다 보고 난 뒤 구독을 해지하고 다른 플랫폼으로 옮기는 경우도 적지 않다.   스트리밍 시장 분석업체 안테나의 분석에 따르면 여러 서비스를 하나의 패키지로 제공할 경우 가입자가 구독을 해지할 확률이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테나에 따르면 애플 TV+와 파라마운트+의 지난 10월 가입자 이탈률은 모두 7% 이상으로, 스트리밍 업계 전체 평균인 5.7%보다 높은 수준을 보였다.   통신업체 버라이즌 커뮤니케이션의 수석 부사장 에린 맥퍼슨은 여러 스트리밍 서비스를 묶어서 제공하는 방식이 ”생각보다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버라이즌은 최근 주요 스트리밍 서비스인 넷플릭스와 맥스를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상품을 출시한 바 있다.   다른 분야의 서비스와 묶음 상품을 선보이는 스트리밍 업체들도 잇따르고 있다.   NBC유니버설의 스트리밍 서비스 피콕은 최근 식료품 배달 서비스인 인스타카트와 계약해 한 달에 9.99달러를 지불하는 인스타카트+ 가입자에게 추가 비용 없이 광고가 포함된 피콕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발표했다.   앞서 파라마운트는 월마트, 델타항공과 비슷한 형태의 제휴 서비스를 선보인 바 있다.애플 파라마운트 가입자 이탈률 파라마운트 묶음 스트리밍 서비스

2023-12-05

파업의 여름, 폭염 속 시민은 이중고…오늘 LA시공무원 1만명 시위

LA를 들끓게 하는 ‘여름 대파업’이 할리우드, 호텔업계에 이어 시 공무원들에게 까지 확산하고 있다. 노사 갈등에 따른 각종 서비스 차질은 폭염 속 시민들에게 또 다른 부담이 되고 있다.     LA시에 고용된 지역 산별노조(SEIU 721) 노조원 1만여 명이 파업에 돌입한다. 이들은 주로 시 관리 재산의 청소, 보수 유지 및 관리를 담당하는 직원들이며 공항의 청소와 위생 관련 노동자들도 포함된다. 30여 곳에서 온종일 파업 행진과 시위가 예상된다.   시 당국은 오늘 관내 쓰레기 수거가 중단돼 하루씩 늦어지게 되며, 주차 단속, 야외 행사 관련 교통 통제 서비스 등에 차질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다만 관내 모든 경찰국 및 소방국 서비스는 정상 제공되며, 도서관과 유아원도 정상 운영된다고 밝혔다. 공공 수영장의 경우는 지역에 따라 폐쇄되거나 단축 운영될 수 있으며 LA 국제공항은 충분한 시간 여유를 두고 이용해달라고 당부했다. 시민 민원서비스 전화인 ‘311’ 서비스는 정상 운영되지만 대기 시간이 길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캐런 배스 시장은 5일 짧은 입장문을 통해 “노조원들의 서비스는 수많은 시민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며 “노조원들은 정당하고 공정한 계약 조건을 요구할 권리가 있으며 시는 협상에 성실히 임할 것”이라고 전했다.   데이비드 그린 노조위원장은 “시는 파업으로 빠진 인력을 보충해야 할 것이며 시민들의 우려 섞인 목소리도 경청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11월 1년짜리 계약에 서명한 노조와 시 당국은 24일 새로운 계약 협상을 재개할 예정이다.   ▶호텔 파업, 한달여 계속   호텔 노동자 파업은 그 규모가 개별 호텔로 분산되면서 관심도가 떨어진 것처럼 보이지만 아직도 유나이트 히어 로컬11 소속 노조원들은 피켓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LA 다운타운은 물론 샌타모니카, 롱비치 등 호텔 인근에서는 아침 이른 시간에 시위 행렬을 볼 수 있다. 협상 결렬이 장기화하면서 노조원들은 출근 직전, 퇴근 직후에 시위 행렬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외침을 이어가고 있다.   7월 초 휴가 시즌을 눈앞에 두고 파업을 단행했던 호텔 노동자 노조는 호텔 업주 측이 제시한 추후 12개월 동안 시간당 2.50달러 임금 인상과 4년에 걸쳐 총 6.25달러의 추가 인상안을 거부한 상태다.   ▶할리우드 파업도 난항 지속   할리우드 작가들의 파업은 현재 LA뿐만 아니라 엔터테인먼트 업계 전체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TV 프로그램 창작자들의 축제인 에미상 시상식도 9.11테러 이후 22년만에 취소돼 내년으로 연기됐다. 지난 4일 작가 조합(WGA)은 정당한 어떤 조건도 고려해보겠다며 제작자 측을 대표하는 프로듀서 연합회(AMPTP)와 대화를 제안해 만났지만, 다시 평행선을 그리며 끝났다.   문제는 작가들의 파업에 발맞춰 배우 조합원들까지 일제히 3주 전에 파업에 나서면서 콘텐트 제작 자체가 불가능해진 상황이라는 것이다. 유사한 작가 파업은 2007년과 2008년에 벌어진 바 있는데 지난주 협상 직전 WGA는 성명을 통해 “유례에 없는 파업으로 모두가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협상 상대가 비공식적인 대화 채널이 있다고 소문을 내는 등 소통이 더욱 어려워진 상태”라고 밝힌 바 있다.   구체적인 협상 내용이 공개되지 않은 상태에서 신경전이 길어지고 있으며 당분간 제작 스튜디오는 비어있는 상태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한편 여름 휴가로 관광객들이 북적이는 할리우드 인근에는 작가들의 피켓 시위가 3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이밖에 가주 아마존 배송 운전기사 80여명이 사상 처음으로 노조를 결성해 지난 6월부터 무기한 파업중이다. 이들은 폭염속 노동환경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아마존의 운전기사들은 100도가 넘는 무더위에도 하루 400건 이상의 배송 업무를 처리해야만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최인성 기자 [email protected]파업 다운타운 인터컨티넨탈 호텔 노동자들 파라마운트 영화사

2023-08-07

할리우드 작가들 총파업…작가단체-제작사 협상 결렬

영상 스트리밍 시대에 걸맞은 보수체계 개편을 요구해온 작가단체가 결국 총파업을 강행하기로 했다.   작가조합(WGA)은 1일 월트디즈니, 넷플릭스 등 할리우드 대형 스튜디오들과 진행해온 임금인상 단체교섭이 아무런 소득 없이 최종 결렬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WGA 소속 조합원 1만1500명은 이르면 기존 협약이 종료되는 2일 낮 12시 1분부터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WGA 차원의 총파업은 2007년 말 이후 약 16년 만이다. 당시 파업은 2008년 초까지 약 100일간 지속했다.   이 단체는 웹사이트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제작사들은 노동시장 내부에 ‘긱 이코노미’(gig economy·임시 계약직 위주의 인력운용)를 만들었고, 이번 협상에서 한 발짝도 물러나지 않으며 작가 업무를 평가절하하지 않겠다던 약속을 배신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대형 제작사들을 대표하는 영화·TV제작자연맹(AMPTP)은 “WGA와 합의를 모색하는 과정에서 충분한 인상을 제안했다”며 반박했다.   WGA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위주로 시장이 재편되며 드라마·시트콤 등 시즌당 편수가 평균 20여편에서 10편 남짓으로 줄어든 데다 작품 재판매 수익을 지급하는 재상영분배금(residual) 역시 감소했지만, 업무량은 오히려 늘어나며 작가들의 어려움이 커졌다는 입장이다.   인공지능(AI) 활용 작업 여부도 뜨거운 감자다. WGA는 제작사들이 AI를 활용해 이전에 작가들이 작업한 시나리오·각본에서 새로운 스크립트를 생성하거나, 이렇게 AI가 만든 대본 초안을 작가들에게 손보라고 요구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파업이 현실화하면 ‘더 투나잇 쇼 스타링 지미 팰런’(팰런쇼),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SNL) 등 심야 인기 토크쇼의 제작이 중단되는 것은 물론 일부 드라마들의 방영도 중단될 수 있다고 로이터는 전망했다.   특히 가을 시즌 방영되는 TV 프로그램들의 제작을 위한 대본 집필이 통상 5∼6월쯤 시작된다는 점에서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올가을 새로운 작품 공개가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   이번 파업의 불씨가 다른 직역으로도 옮겨붙을 공산이 크다고 AP는 짚었다. 배우방송인조합(SAG-AFTRA)과 AMPTP 간 기존 계약은 6월 30일 만료되며, 오는 10일부터 협상이 시작된다.     김상진 기자사설 할리우드 할리우드 작가 파라마운트 영화사 피켓 시위

2023-05-03

[영화몽상] ‘대부’와 할리우드의 반세기

 “친구는 가까이, 적은 더 가까이.” “거절할 수 없는 제안.” “저는 미국이 자랑스럽습니다.”   이 영화의 팬이라면 눈치챘겠지만, 모두 ‘대부’의 대사에 나오는 표현이다. 이탈리아계 이민자의 가족을 통해 마피아의 세계를 그린 이 영화는 미국에서 1972년 개봉해 엄청난 호평과 함께 기록적인 흥행 성공을 거뒀다. 50년이 지난 지금도 널리 회자하는 것은 대사만이 아니다. 말런 브랜도가 연기한 ‘대부’ 비토 콜레오네의 카리스마, 가업을 멀리하려다 결국 아버지를 이어 비정한 대부가 되는 셋째 아들 마이클 콜레오네의 변신을 비롯해 캐릭터와 연기, 장면과 촬영, 연출과 원작 등 얘깃거리가 넘쳐난다.   이제는 전설이 되다시피한 제작과정도 마찬가지. 마이클 역의 알 파치노처럼, 코폴라 감독이 낙점한 캐스팅 대부분이 영화사 파라마운트의 반대에 부딪혔다는 것은 유명한 얘기다. 1편의 대성공 덕에 3편까지 만들게 되지만, 코폴라도 처음부터 이 영화를 내켜 하진 않았다. 젊은 신예였던 그를 추천한 사람은 뉴욕타임스 기자 출신인 파라마운트 간부 피터 바트. 직전에 마피아 영화 여러 편이 흥행에 참패한 데다, 폭력과 범죄를 미화한다는 비판을 받기에 십상인 소재라 이미 여러 감독이 연출을 거절한 뒤였다.   코폴라는 자신의 영화사 조트로프가 한창 돈에 쪼들리고 있던 상황이라 연출을 맡긴 했지만, 그의 비전은 파라마운트와 수시로 부딪혔다. 나중에 피터 바트가 밝힌 바에 따르면 파라마운트는 몇 번이나 코폴라를 해고하려 했단다.   이런 와중에 요즘 말로 ‘영혼을 갈아 넣어’ 영화를 만들었으니 코폴라 감독이 대단해 보일 수밖에. 새삼 눈에 띄는 것은 또 있다. 당시 할리우드가 황금기를 누리기는커녕 나날이 극장 관객 수가 줄어드는 힘든 시절이었다는 점이다. 그 중에도 파라마운트는 흥행 성적이 좋지 않았는데, 마침 베스트셀러 원작의 영화 ‘러브 스토리’로 뜻밖의 대성공을 거둔 이후 또 다른 베스트셀러를 찾아 영화화에 나선 것이 ‘대부’였다고 한다.   이처럼 우여곡절 속에 탄생한 ‘대부’는 명실상부 할리우드의 걸작으로 대접받는다. 50주년인 올해 파라마운트는 3부작을 최신기술로 복원한 고화질 버전을 내놓았다. 얼마 전 아카데미 시상식은 코폴라 감독과 알 파치노, 2편에서 비토 콜레오네의 젊은 시절을 연기한 로버트 드니로 등 세 사람을 무대에 세워 50주년을 기념했다.   할리우드가 잘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이처럼 자신의 자랑스러운 유산을 끊임없이 불러내는 점이다. 문득 궁금해진다. 전통적인 할리우드가 아니라 넷플릭스 같은 OTT가 주도하는 지금 시대의 영화도 몇십년 뒤, 이를 기념하게 될까. 이후남 / 한국 문화선임기자영화몽상 할리우드 반세기 영화사 파라마운트 명실상부 할리우드 당시 할리우드

2022-04-13

[J네트워크] 영화 ‘대부’와 할리우드 반세기

 “친구는 가까이, 적은 더 가까이.” “거절할 수 없는 제안.” “저는 미국이 자랑스럽습니다.”   이 영화의 팬이라면 눈치챘겠지만, 모두 ‘대부’의 대사에 나오는 표현이다. 이탈리아계 이민자의 가족을 통해 마피아의 세계를 그린 이 영화는 미국에서 1972년 개봉해 엄청난 호평과 함께 기록적인 흥행 성공을 거뒀다.     50년이 지난 지금도 널리 회자하는 것은 대사만이 아니다. 말런 브랜도가 연기한 ‘대부’ 비토 콜레오네의 카리스마, 가업을 멀리하려다 결국 아버지를 이어 비정한 대부가 되는 셋째 아들 마이클 콜레오네의 변신을 비롯해 캐릭터와 연기, 장면과 촬영, 연출과 원작 등 얘깃거리가 넘쳐난다.   이제는 전설이 되다시피한 제작과정도 마찬가지. 마이클 역의 알 파치노처럼, 코폴라 감독이 낙점한 캐스팅 대부분이 영화사 파라마운트의 반대에 부딪혔다는 것은 유명한 얘기다. 1편의 대성공 덕에 3편까지 만들게 되지만, 코폴라도 처음부터 이 영화를 내켜 하진 않았다. 젊은 신예였던 그를 추천한 사람은 뉴욕타임스 기자 출신인 파라마운트 간부 피터 바트. 직전에 마피아 영화 여러 편이 흥행에 참패한 데다, 폭력과 범죄를 미화한다는 비판을 받기에 십상인 소재라 이미 여러 감독이 연출을 거절한 뒤였다.   코폴라는 자신의 영화사 조트로프가 한창 돈에 쪼들리고 있던 상황이라 연출을 맡긴 했지만, 그의 비전은 파라마운트와 수시로 부딪혔다. 나중에 피터 바트가 밝힌 바에 따르면 파라마운트는 몇 번이나 코폴라를 해고하려 했단다.   이런 와중에 요즘 말로 ‘영혼을 갈아 넣어’ 영화를 만들었으니 코폴라 감독이 대단해 보일 수밖에. 새삼 눈에 띄는 것은 또 있다. 당시 할리우드가 황금기를 누리기는커녕 나날이 극장 관객 수가 줄어드는 힘든 시절이었다는 점이다. 그 중에도 파라마운트는 흥행 성적이 좋지 않았는데, 마침 베스트셀러 원작의 영화 ‘러브 스토리’로 뜻밖의 대성공을 거둔 이후 또 다른 베스트셀러를 찾아 영화화에 나선 것이 ‘대부’였다고 한다.   이처럼 우여곡절 속에 탄생한 ‘대부’는 명실상부 할리우드의 걸작으로 대접받는다. 50주년인 올해 파라마운트는 3부작을 최신기술로 복원한 고화질 버전을 내놓았다. 얼마 전 아카데미 시상식은 코폴라 감독과 알 파치노, 2편에서 비토 콜레오네의 젊은 시절을 연기한 로버트 드니로 등 세 사람을 무대에 세워 50주년을 기념했다.   할리우드가 잘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이처럼 자신의 자랑스러운 유산을 끊임없이 불러내는 점이다. 문득 궁금해진다. 전통적인 할리우드가 아니라 넷플릭스 같은 OTT가 주도하는 지금 시대의 영화도 몇십년 뒤, 이를 기념하게 될까. 극장 재개봉이나 DVD 한정판 발매 같은 방식이 그때에도 통할까. 이후남 / 한국 중앙일보 문화선임기자J네트워크 할리우드 반세기 영화사 파라마운트 명실상부 할리우드 영화사 조트로프

2022-04-11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