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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으로 읽는 책] 어금니 깨물기

존경할 만한 어른이 없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내 입으로도 한 적이 있지만 지금은 조금 다르게 생각한다. 눈에 띄지 않은 어른들을 둘러보면, 거기서 존경할 만한 사람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이 바뀌었다. 남들이 알아주지 않는 어딘가에서, 우리가 눈길을 자주 줄 리 없는 어떤 일을 평생을 바쳐- 바친다는 마음도 품지 않은 채로 그저 스스럼없이 묵묵하게- 하고 있는 이들. 그들은 쉽게 발견되지 않는다. 그러니까 존경할 만한 어른이 없다고 느낀다는 것은, 내가 누구를 보고 있는지를- 누구를 안 보고 있는지를- 증명하는, 고작 그 정도의 말일 뿐이다. 보는 태도 때문에 있는 것을 없다고 말하는 것은, 쉽고 어리석다.     김소연 『어금니 깨물기』   결국은 태도가, 시선이 문제다. 김소연 시인의 에세이집이다. “치장 없는 시의 진가”를 보여주는 폴란드 시인 비스와봐 쉼보르스카에 대해서도 이렇게 쓴다. “태도와 시선. 그리고 자기 자신의 삶. 쉼보르스카가 시를 위해 우선 노력한 것은 이것들일 거라고 나는 믿고 있다.… 시를 쓰는 과정에서 그가 염두에 둔 것은 아마 이런 것이었을 것이다. 무관심하게 지나친 것은 없는지, 놓친 것은 없는지.”  쉼보르스카를 읽으면 “우리가 인간이라는 점을 다행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시를 읽는 것만으로도 인간됨을 회복하는 순간을 겪는다.” “시의 언어가 일상 언어와 따로 있다고… 주장하지 않음으로써 그는 시인의 위대함이 아니라 사람의 위대함을 완성해갔다.”   책 제목처럼 어금니 깨물고 버티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느껴지던 시절 쓴 글들을 모은 책이다.  양성희 / 중앙일보 칼럼니스트문장으로 읽는 책 어금니 김소연 시인 폴란드 시인 태도 때문

2024-03-13

자녀의 작은 실패에 긍정적인 태도 가르쳐야

자녀를 기르다 보면, 난감할 때가 여러 번 있다. 그 중 하나가 공부를 왜 하느냐는 질문을 받을 때다. 이런 수학 문제를 왜 풀어야 하는지 설명해달라고 하면 대답해주는 것이 쉽지 않다. 그런 질문을 할 정도면 공부하는 것이 싫어서 어떤 대답을 해도 통하지 않을 확률이 높다. 하지만 부모가 그런가. 자녀를 설득해서 공부를 하게 하거나 최소한 동기부여는 시켜줘야 하는 것이 학부모의 자세다. 학부모에게 도움이 될 만한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모범 답안을 구해봤다. 그냥 쉽게 좋은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서라고 얼버무린다면 꼬리를 잇는 질문에 밤을 새우게 될지도 모른다.   공부는 우선 지식을 습득하고 개발하는 과정으로 지적인 능력을 향상시키며 새 기술과 정보를 이해하고 활용하는 것이 목적이다. 하지만 수많은 세대가 학교에서 배운 것이 전부인 줄 알았다. 특히 박사 과정을 마치고 박사 학위를 받으면 최소한 그 분야에서는 최고 수준에 올랐다고 말해왔다. 하지만 21세기 현실 세계는 조금 다르다. 박사후(postdoc) 과정이 있듯이 학위를 받거나 졸업했다고 해서 공부가 끝난 것이 아니다. 여기까지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공부가 어려워진 것은 여러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지식과 기술, 정보의 양과 질이 폭증했기 때문이다. 이는 컴퓨터와 인터넷의 발전으로 대표되는 기술 문명이 이뤄낸 성과다.     지금까지 21세기 초반의 스토리다. 최근 빅데이타와 컴퓨터의 비약적인 발전, 새로운 학습 방법으로 인해 사람 대신 머신이 공부를 하게 되면서 인공지능(AI)라는 분야가 이전의 인류 문명을 위협하고 있다. 그래서 더욱 공부가 단순한 지식, 기술을 배우는 것이 아닌 공부하는 법을 알아야 하고 심지어는 무엇을 공부해야 하는지 결정해야 하는 시대다.     첫번째, 공부는 단순히 정보 습득이 아닌, 문제 해결과 의미 찾기의 과정이다.     일반적으로 공부를 시행 착오와 노력을 통한 정보 습득으로 이해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교육 전문가인 김지영 박사는 "공부는 무엇보다도 문제 해결의 과정이며, 그 과정에서 의미를 찾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자녀에게는 단순히 답을 외우는 것이 아니라 주어진 문제에 대한 창의적이고 비판적인 사고를 길러 주는 것이 중요하다.   두번째, 목표 의식을 키우고 성공과 실패를 경험하게 해야 한다. 공부의 목적은 단순히 성적 향상이 아니라, 자녀가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달성하며 성공과 실패를 경험하는 과정이다. 이를 통해 자녀는 자신의 능력을 인식하고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 학습 전문가 김성민 교수는 "자녀가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성취감을 느끼는 경험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세번째, 양육 환경에서의 중요한 역할: 호기심과 실패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를 전달해야 한다.     학부모는 자녀의 양육 환경을 조성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자녀에게 호기심을 키우고 실패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를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교육 심리학 전문가 이지현 교수는 "부모가 양육 환경에서 실패를 부정적으로 받아들이면 자녀도 실패를 두려워하게 된다"며 부모의 태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네번째, 공부의 즐거움을 강조하고 다양한 경험을 통해 성장 기회를 제공하라. 자녀에게 공부의 즐거움을 전하고 다양한 경험을 통해 성장 기회를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는 책 뿐만 아니라 예술, 체육, 자연 등 다양한 분야의 체험을 통해 자녀의 다양한 잠재력을 발견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자녀는 학습에 대한 흥미와 열정을 키울 수 있다.   다섯번째, 기술의 활용: 디지털 학습 환경과 함께 성장하라.     21세기에는 디지털 기술이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다. 학부모로서는 자녀가 디지털 학습 환경에서도 효과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온라인 학습 플랫폼과 교육 앱을 통해 자녀가 흥미를 가지고 학습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적절한 디지털 리터러시(디지털 문해력)를 갖추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여섯번째, 긍정적인 학습 문화 조성: 가정과 학교의 협력이 필요하다. 가정과 학교 간의 협력은 학생의 학습 성과에 큰 영향을 미친다. 학부모는 학교에서 자녀의 학습 상황을 적극적으로 파악하고, 교사와 소통을 통해 자녀의 발전을 지속적으로 살피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학생은 가정과 학교에서 일관된 지원을 받아 더 나은 학습 환경에서 성장할 수 있다.   일곱번째, 특별한 관심과 칭찬: 자녀의 노력을 인정하고 격려하라. 자녀의 노력을 인정하고 그에 대한 칭찬은 자녀의 자신감을 키우고 긍정적인 학습 동기부여를 도울 수 있다. 학부모는 자녀의 성공 뿐만 아니라 노력과 시도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어 자녀가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여덟번째, 예비 창업가를 양성: 창의성과 경영능력을 함양하라.   미래의 사회에서는 분야와 상관없이 창의성과 경영 능력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학부모로서는 자녀가 예비 창업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창의성을 촉진하고 경영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을 함양시켜야 한다. 기업가 정신을 길러 자녀가 미래의 비즈니스 환경에서 성공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설령 비즈니스를 하지 않더라고 끊임없는 경쟁사회에서 생존할 수 있는 역량이 될 수 있다.   아홉번째, 글로벌 시민으로 성장: 외국어 습득과 국제 이해력 강화하라.   미래는 글로벌 시대다. 학부모는 자녀에게 외국어 습득을 촉진하고 다양한 문화에 대한 이해를 높여줘야 한다. 국제 이해력을 강화함으로써 자녀는 글로벌 시민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으며 국제적인 비즈니스 환경에서도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을 것이다.   열번째, 인공 지능과의 친밀감: 현대 기술에 능숙해지게 하라. 기술의 발전은 더 이상 무시할 수 없는 현실이다. 학부모는 자녀에게 인공지능과의 친밀감을 키우고 현대 기술에 대한 이해를 높여줘야 한다. 예를 들어, 굳이 정보 기술 분야가 아니어도 코딩이나 데이터 분석 등의 기술적인 역량을 갖추게 함으로써 자녀는 미래의 디지털 시대에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     열한번째, 지속 가능한 삶의 가치: 환경 보호와 사회 참여 유도하라.   미래 리더로서 자녀를 양성하기 위해 환경 보호와 사회 참여의 중요성을 강조해야 한다. 자녀에게 지속 가능한 삶의 가치를 전하고 환경에 대한 책임감을 키우는 것은 학부모의 역할 중 하나다. 사회적 책임감을 가진 리더로 자라날 수 있도록 윤리적인 가치를 강조하고 실천하는 모범을 보여줘야 한다.     열두번째, 건강한 생활 습관: 신체적, 정신적 건강 유지하라. 지속적인 학습과 성공을 위해서는 건강한 신체와 마음이 필요하다. 학부모는 자녀에게 규칙적인 운동과 적절한 휴식을 존중하도록 가르치고, 정신적인 건강 또한 중요하다는 인식을 심어주어야 한다. 균형 잡힌 생활 습관을 갖춘 자녀는 미래의 도전에 대비할 수 있을 것이다.     열세번째, 미래 진로 탐색과 지도: 자녀의 개인 특성에 맞는 교육 방향 제시하라. 미래를 대비하려면 자녀의 개인적인 경향과 흥미를 고려한 교육 방향이 필요하다. 학부모는 자녀의 미래 진로에 대한 탐색을 도와주고, 다양한 경험을 통해 자녀의 특성과 잠재력을 발견하도록 돕는 역할이 중요하다. 이를 통해 자녀는 보다 효과적으로 자신만의 길을 찾아갈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자녀가 아직 저학년이면, 호기심을 유도하는 것은 학부모의 중요한 임무 중 하나다. 놀이와 탐험을 통해 새로운 경험을 쌓고,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길러주어야 한다. 끊임없는 호기심은 자녀가 학습을 즐기며, 미래에 끊임없이 새로운 도전에 나서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결국 공부는 단순한 의무가 아닌, 자녀의 성장과 행복을 위한 과정이다. 부모는 자녀에게 공부의 즐거움과 의미를 전하며, 긍정적인 학습 환경을 조성하여 자녀의 미래를 밝게 이끌어 가는데 큰 역할을 할 것이다. 부모로서의 역할은 자녀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끊임없이 변해가고 있다. 학부모는 자녀의 발전과 행복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며, 미래를 대비하는데 필요한 다양한 역량을 함께 강화해 나가야 한다. 공부는 단순한 의무가 아닌,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준비의 시작이다. 또 학부모의 또 다른 역할은 자녀가 미래를 대비하여 필요한 역량과 가치를 가지게 하는 것 뿐만 아니라, 행복하고 윤택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지속적인 소통과 이해, 격려와 지지를 통해 자녀가 미래에 적극적으로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 나가야 한다.  장병희 기자자녀 태도 학습 전문가 기술 정보 지식 기술

2024-02-25

[중앙시평] 과학이 보여주는 진취적 기상

옛날 인간들은 세상이 평평하다고 믿었다. 국지적으로는 산과 계곡 등 여러 가지 지형이 있지만 큰 그림을 볼 때는 거대한 평지에 약간 울룩불룩한 정도이지 않은가. 그리 멀리 어디 가 보지 못한 사람들이 지구가 둥글다고 상상하지 못했던 것은 당연한지도 모른다. 유럽의 천문학자들은 그래도 꽤 오래전부터 지구는 둥글고 그것이 우주의 중심에 있으며 모든 천체는 그 주위를 돈다고 생각했는데, 중국 등 다른 지역에서는 땅덩이가 공 모양이라는 ‘지구’ 개념을 강력히 거부했다고 한다. 그 중 한 가지 이유는 중국이 글자 그대로 세계의 중심에 있는 국가여야 하는데, 구형의 표면에는 중심이 있을 수 없다는 문제였다고 한다.   그런데 요새도 지구가 평면이라고 믿는 사람들이 있다. 이상하게 선진국에는 더 많다. 과학자처럼 그 지구평면설(또는 지평설)에 대한 진지한 연구를 하는 사람들도 꽤 있으며, 자기들끼리 모여서 정기적 학회를 열고 서로 연구결과 발표도 활발히 한다. 소위 ‘지평인’이라 일컬어지는 이들은, 도리어 자기들을 깔보고 비웃는 ‘지구인’들이 지구가 둥글다는 것을 맹신하도록 세뇌당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지평인들은 증거를 무시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증거를 아주 선별적으로 취급하며 특이하게 해석한다. 지구가 명백히 동그랗게 보이는 사진도 나사(NASA)와 같은 정부기관에서 조작한 것이라고 주장한다(아니, 당신이 직접 우주선을 타고 올라가서 본 적은 없지 않은가.) 한편 자기들 주장에 도움이 되는 증거가 어쩌다 나오면 그것을 다들 인용하며 되풀이한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 어떤 배가 굉장히 먼 거리에 나갔는데도 해안에서 그 모습이 보였다는 보고가 있었다. 지구가 둥글다면 그 굽어 있는 물의 표면을 따라 나간 배가 어느 정도 멀어지면 시야에서 수평선 밑으로 들어가므로 모습이 사라져야 한다. 지구가 둥글다고 믿는 사람들은 이 이상한 관찰결과를 일시적인 대기현상 때문에 일어난 빛의 굴절이 빚은 착시였다고 해석한다. 그러면 지평인들은 지구인들이야말로 편한 대로 증거를 왜곡하고 있다고 반박한다.   미국의 과학철학자 리 매킨타이어(Lee McIntyre)는 이런 식으로 과학을 부인하는 사람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까 많은 고민을 하는 학자 중 하나다. 그는 그들을 우리가 무조건 무시하고 짓눌러서는 안 되고 그들과 공감대를 형성하려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지평인들이 정말 어떤 생각과 주장을 하는지를 직접 체험하기 위해 2018년도 국제 지평설 학술대회에 참석하였고 거기서 지평인들과 진지한 대화를 시도했다. 지평설이 옳다면 이러이러한 관측과 실험결과가 나와야 할 것이고, 그것을 같이 시험해 보자고 권했다. 한 예로, 현재 주류 지평설에 의하면 납작한 원형으로 생긴 세상의 중심은 북극이다. 남극이란 것은 없고, 그 대신 엄청난 길이의 바깥쪽 원주에 얼음벽이 쳐 있다. (재미있는 것은 유엔 깃발을 보라. 거기에 나온 세계지도는 바로 이런 형태이다.) 지평인들은 그렇기 때문에 지구인들이 ‘남반구’라고 말하는 외곽지역에서 동서의 거리는 지구인들이 믿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길다고 본다. 예를 들어 남아메리카에서 뉴질랜드까지 가는 거리는 너무 멀어서 직행 항공편이 있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 그런 항로가 있지 않은가? 매킨타이어는 지평인 한명과 거기에 대한 내기를 하게 되었다. 매킨타이어가 있다고 주장하는 그런 비행기를 타 보기로. 그런데 그 약속을 했던 지평인은 결국 시험장에 나오지 않았다.   매킨타이어는 과학적 태도의 정수는 증거에 따라 기꺼이 이론을 바꿀 용의가 있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는 포퍼(Karl Popper)의 그러한 주장에서 영감을 얻는다. 과학적 태도가 안 된 사람들은 자기들이 가장 아끼는 믿음이 흔들리게 될까 봐 진짜로 새로운 경험은 피한다. 그와 정반대인 것은 항상 뭔가 새로운 것을 배워보려는 과학자의 욕망이다. 그런데 공식적으로 과학자라 하는 사람들도 자기가 옳다고 생각하는 이론만 계속 믿고 입증하고자 하는 경향을 보일 때가 있다. 그것은 특정한 과학이론을 종교처럼 숭배하는 것이나 다름없고, 그런 잘못된 과학자 집단은 파벌로 전락할 위험이 있다. 과학적 태도를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하는 과학은 껍데기에 불과하다. 그런데 참 어려운 것은 과학을 공격하는 사람들까지도 과학적 태도로 대해주는 일이다. 과학도 틀릴 수 있고 과학지식은 항상 개선되어 나가는 것이기 때문에 현재의 과학지식이 완벽할 수는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들어갈 필요가 있다.   진취적 기상을 살려야 한다는 것은 우리나라에서 많이들 하는 이야기다. 옛날 학교에서 도덕 시간에도 배웠던 기억이 나는데, 재미있는 것은 그 전통이 서양과학의 정신과 제대로 통한다는 것이다. 자신이 선호하는 이론만 방어하는 소극적이고 침체된 태도를 벗어나서, 자신의 현재 믿음에 안주하지 않고 그것을 버릴 각오를 하고 새로운 것을 배워 나가자는 과학의 정신이 정말 진취적 기상이 아닐까. 장하석 / 케임브리지대 석좌교수·과학철학중앙시평 과학 진취 과학자 집단 과학적 태도 진취적 기상

2023-09-29

[이 아침에] 숫자 ‘3’의 의미

‘삼겹살 데이 세일’이라는 기사를 읽었다. 3월 3일, 삼이 겹쳐 삼겹살 데이라고 한단다. 기발한 상술이다.     ‘3’이라는 숫자는 많은 의미로 쓰인다. 어릴 적 가위바위보나 내기를 하면 삼세번을 했다. 실패를 해도 세 번째에는 성공할 것 같은 막연한 기대가 있었다. 셋째 딸은 보지도 않고 데려간다고 하지 않았는가. 우리 집 셋째 딸 역시 마찬가지다.     남편에게 ‘3’ 하면 생각나는 말이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삼시세끼’라고 했다. 은퇴 후 집에 같이 있다 보니 하루에 세 번 식탁을 차린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우린 같이 웃었지만, 일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단어가 틀림없다. 한 끼라도 굶으면 몸이 제 기능을 못 하기 때문이다.   삼일절의 만세 삼창은 옷깃을 여미는 경건한 애국심을 일으킨다. 법정에서 판사는 중요한 의제를 결정할 때 의사봉을 세 번 두드린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이 있다. 왜 한 살이 아니고 세 살부터라고 했을까? 세 살은 온전한 사람으로 살기 위한 시작점이기 때문이리라. 이외에도 3, 삼, 석 자가 들어가는 많은 속담이 있다. ‘내 코가 석 자다.’ ‘서당 개 삼 년에 풍월을 읊는다.’ ‘개 꼬리 3년 두어도 황모 못 된다.’ ‘귀머거리 삼 년이요 벙어리 삼 년이라.’ ‘사흘 굶어 도둑질 아니할 놈 없다.’ ‘수염이 석 자라도 먹어야 양반.’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 위에서 나온 3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특별하고 적절한 시간과 양의 개념을 내포하고 있다.   ‘맹모삼천지교’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맹자의 어머니가 아들을 바르게 키우기 위해 세 번 이사했다고 하지 않았는가. 교육은 주위 환경이 중요하다는 교훈을 준다. 또한 전인적인 교육은 가정에서부터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세 번은 시행착오를 통해 완벽한 결과를 가져왔다는 의미를 준다.     우리의 자부심인 훈민정음 창제 원리를 살펴보자. 먼저 17개의 자음을 발음기관의 모양으로 만들었다. 이어 11개의 모음을 음양의 원리에 따라 천, 지, 인(天, 地, 人)을 본떠 만들었다. 삼제이다. 둥근 하늘은 아래 아 ‘·’, 평평한 땅은 ‘ㅡ’, 사람이 서 있는 모습 ‘ㅣ’가 모음의 기본자가 된 것이다. 삼제가 중심이 된 후 이들이 서로 결합하여 다른 모음을 추가해 만들었다. 이 자음과 모음의 결합 후 글자는 초성, 중성, 종성의 삼분법 원리에 의해 완성되었다.   그런가 하면 에이브러햄 링컨이 남북전쟁 당시 게티즈버그에서 한 연설 “국민의(of the people), 국민에 의한 (by the people), 국민을 위한(for the people)”은 가장 많이 인용되고 유명한 연설이다. 이 또한 세 글귀로 이루어져 있다. 연설하거나 논설문을 쓸 때도 서론, 본론, 결론이라는 삼 단계로 말하거나 써야 논리적이고 조직적으로 된다.   세 꼭짓점이 만난 삼각형은 안전감을 준다. 하나만 있으면 불완전하고 둘이 있으면 대립하나 3은 완전함을 뜻한다. 사람들은 ‘3’을 행운이 있고, 완전하고 안정적인 숫자로 인식한다. 이 숫자를 내 생활 속에 효과적으로 활용해보자. 균형 잡힌 생활 태도로 꼭짓점을 향해 3의 세 제곱 번을 실패한다고 할지라도 올라가 보련다.   3월이 내 곁에 있다. 이희숙 / 수필가이 아침에 숫자 의미 삼분법 원리 삼겹살 데이 생활 태도

2023-03-15

[이 아침에] 숫자 ‘3’의 의미

‘삼겹살 데이 세일’이라는 기사를 읽었다. 3월 3일, 삼이 겹쳐 삼겹살 데이라고 한단다. 기발한 상술이다.     ‘3’이라는 숫자는 많은 의미로 쓰인다. 어릴 적 가위바위보나 내기를 하면 삼세번을 했다. 실패를 해도 세 번째에는 성공할 것 같은 막연한 기대가 있었다. 셋째 딸은 보지도 않고 데려간다고 하지 않았는가. 우리 집 셋째 딸 역시 마찬가지다.     남편에게 ‘3’ 하면 생각나는 말이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삼시세끼’라고 했다. 은퇴 후 집에 같이 있다 보니 하루에 세 번 식탁을 차린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우린 같이 웃었지만, 일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단어가 틀림없다. 한 끼라도 굶으면 몸이 제 기능을 못 하기 때문이다.   삼일절의 만세 삼창은 옷깃을 여미는 경건한 애국심을 일으킨다. 법정에서 판사는 중요한 의제를 결정할 때 의사봉을 세 번 두드린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이 있다. 왜 한 살이 아니고 세 살부터라고 했을까? 세 살은 온전한 사람으로 살기 위한 시작점이기 때문이리라. 이외에도 3, 삼, 석 자가 들어가는 많은 속담이 있다. ‘내 코가 석 자다.’ ‘서당 개 삼 년에 풍월을 읊는다.’ ‘개 꼬리 3년 두어도 황모 못 된다.’ ‘귀머거리 삼 년이요 벙어리 삼 년이라.’ ‘사흘 굶어 도둑질 아니할 놈 없다.’ ‘수염이 석 자라도 먹어야 양반.’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 위에서 나온 3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특별하고 적절한 시간과 양의 개념을 내포하고 있다.   ‘맹모삼천지교’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맹자의 어머니가 아들을 바르게 키우기 위해 세 번 이사했다고 하지 않았는가. 교육은 주위 환경이 중요하다는 교훈을 준다. 또한 전인적인 교육은 가정에서부터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세 번은 시행착오를 통해 완벽한 결과를 가져왔다는 의미를 준다.     우리의 자부심인 훈민정음 창제 원리를 살펴보자. 먼저 17개의 자음을 발음기관의 모양으로 만들었다. 이어 11개의 모음을 음양의 원리에 따라 천, 지, 인(天, 地, 人)을 본떠 만들었다. 삼제이다. 둥근 하늘은 아래 아 ‘·’, 평평한 땅은 ‘ㅡ’, 사람이 서 있는 모습 ‘ㅣ’가 모음의 기본자가 된 것이다. 삼제가 중심이 된 후 이들이 서로 결합하여 다른 모음을 추가해 만들었다. 이 자음과 모음의 결합 후 글자는 초성, 중성, 종성의 삼분법 원리에 의해 완성되었다.   그런가 하면 에이브러햄 링컨이 남북전쟁 당시 게티즈버그에서 한 연설 “국민의(of the people), 국민에 의한 (by the people), 국민을 위한(for the people)”은 가장 많이 인용되고 유명한 연설이다. 이 또한 세 글귀로 이루어져 있다. 연설하거나 논설문을 쓸 때도 서론, 본론, 결론이라는 삼 단계로 말하거나 써야 논리적이고 조직적으로 된다.   세 꼭짓점이 만난 삼각형은 안전감을 준다. 하나만 있으면 불완전하고 둘이 있으면 대립하나 3은 완전함을 뜻한다. 사람들은 ‘3’을 행운이 있고, 완전하고 안정적인 숫자로 인식한다. 이 숫자를 내 생활 속에 효과적으로 활용해보자. 균형 잡힌 생활 태도로 꼭짓점을 향해 3의 세 제곱 번을 실패한다고 할지라도 올라가 보련다.    3월이 내 곁에 있다.   이희숙 / 수필가이 아침에 숫자 의미 삼분법 원리 삼겹살 데이 생활 태도

2023-03-13

[신호철의 시가 있는 풍경]

산이 막혀 앞을 볼 수 없었다 / 버티고 누운 산이 답답했다 / “너 눈을 감았잖아” / 보이지 않는 건 영원히 볼 수 없는 걸까? / 마음의 눈을 떠 보라 했다 / 마음의 창을 여니 깊고 푸른 산// 하늘은 내게 쉬어가라 했다 / 바람이 불고 있었고, 새소리가 들렸고 / 흐르는 땀을 훔치고 귀를 여니 물소리가 맑았다 / 들꽃이 피어 있었고, 나비의 눈이 애잔했고 / 정상으로 오르는 오솔길이 보였다 / 하늘은 이리로 오라 손짓했다 // 산이 막혀 갈 수가 없다는 말은 공허하다 / 오르지 못할 대상, 장애물이 아니었다 / 한마디 말, 손짓 하나 만으로 충분한 것을 / 나에게서 벗어나는 걸 어처구니 없어했던 시간 / 다시 꽃이 나비를 부르지 않아도 / 비가 폭포가 되어 부서지지 않아도 // 코스타리카 기암 절벽 아래서 / 눈을 뜬 채로 마음을 열었다 / 두 개의 풍경과 두 개의 시간이 만든 얼굴 / 하늘은 내게 스승이 되었다     살다 보면 앞뒤좌우가 막혀 진퇴양난일 때가 종종 생긴다. 그럴 때마다 우리는 머리를 두 손으로 움켜쥐고 괴로워한다. 그때는 누구의 조언도 귀에 들리지 않는다. 아마 희망을 찾아가는 길을 그린 지도를 보여줘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을 것이다. 이미 우리의 머리 속에는 안 된다는 결론이 뿌리를 내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과연 길이 없는 것일까. 이렇게 머리를 움켜 쥐고 고통만 당하고 있는 것이 우리가 가져야 할 최상의 선택인 것인가? 아니다, 그것은 분명 아무 쓸모 없는, 도움이 전혀 되지 않는 우둔한 태도 임이 분명하다.     우리 앞에 산 같은 거대한 몸집을 한 장애물이 버티고 있다고 생각해 보자. 쳐다보는 순간 기가 질리고 말 것이다. 그 장애물 앞에 감히 다가서지 못하고 얼어 붙어 버리든지, 뒤돌아 줄행랑을 칠 것이다.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 굴에 들어가야 한다는 옛 말이 있다. 장애물에 가까이 다가가 보았는가? 그 장애물 속을 들여다 보았는가? 정면승부란 말이 있다. 부딪쳐 보지 않으면 해결은 없다. 머리를 감싸 쥔 채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 그 어려움은 오래 더 집요하게 우리를 괴롭힐 것이다. 혹자는 이 상황을 견디다 못해 스스로 돌아오지 못할 길을 선택하기도 하고 삶을 포기하고 스스로 폐인의 길을 걸을 수도 있을 것이다.   인생은 미로 같지만 분명 출구는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이제 그 길을 찿아보기로 하자.   성경에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 이야기가 나온다. 다윗은 양을 치는 목동이었고 골리앗은 갑옷과 창검으로 무장한 구척 장신의 장군이었다. 세상의 잣대로 보면 싸움의 승패는 이미 정해져 있었다. 모든 사람들은 골리앗 앞에서 두려움에 떨었다. 그러나 돌팔매로 사자를 때려잡았던 다윗의 눈에 골리앗은 한 마리의 짐승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다윗은 골리앗의 이마에 단 한 번의 돌팔매로 그를 꺼꾸러트렸다. 골리앗은 창검을 사용하기도 전에 다윗이 겨냥한 작은 돌멩이에 머리를 박고 쓰러졌다.   사람을 대하는 태도나 풍경을 대하는 태도,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삶의 현장에서 문제를 대하는 태도 역시 이와 다를 바 없다. 우리 앞에 놓여있는 거침돌을 디딤돌로 바꿀 수만 있다면…. 그것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인식의 전환으로 가능할 수 있단 생각을 했다. 내 머릿속에 입력된 세상적 가치관 그 고정 관념을 제거해야 되지 않을까? 패러다임의 변화 없이 우리는 한 발자국도 행복의 길을 걸을 수 없기 때문이다.     길가에 핀 이름 없는 들꽃들, 언덕 위에 자라고 있는 풀과 나무들을 보라. 누가 그들을 키우고 다듬고 있는지? 우리가 걱정하고 근심하지 않아도 봄 되면 꽃이 피고 가을이 되면 단풍 질 것이다. 누가 이 사실을 근심으로 두려움으로 받아 드리겠는가? 내 안에 자라고 있는 두려움의 존재도, 살아가며 겪어야 할 모든 어려움도 내가 눈을 감아버리고 직면하지 않으려 했기에 걸림돌이 된 것이다.   두려움의 안으로 들어가보자. 생각만큼 두려움의 속은 어둡지 않다. 그리고 두려움에 갇혀 있는 마음의 문을 열고 하늘을 바라보자. 해결의 방법은 어디서 뚝 떨어진 요술 방망이가 아니고, 요술 램프의 지니가 아니다. 내가 이미 가지고 있는 것, 나에게 허락된 것을 사용하는 것이다.     일생을 살아가며 가꾸고 다듬은 바로 나다운 나를 발견하는 것이다. 나를 만드신 당신 안에서 나를 발견한 순간 이미 거침돌은 디딤돌로 바꾸어져 있을 것이다. 다윗이 골리앗을 넘어트린 그 자신감은 바로 나를 나답게 만드신 당신 안에서 의심 없이 적용되기 때문인 것이다. 땅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하늘을 바라 보는 것이다. (화가, 시인) 신호철신호철의 시가 있는 풍경 대상 장애물 태도 우리 요술 방망이

2023-03-06

[교회와 공공성] '끼리끼리' 태도

 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보이는 기독교계의 정치 참여가 꼴불견이 아닐 수 없다. 정말 아이러니하게 보수와 진보의 입장이 완전히 뒤바뀌었다는 것이다. 기존의 보수적 교인들이 누구누구는 빨갱이라면서 색깔론을 펼쳤었다면 이젠 진보적 교인들이 누구누구는 무속이나 신천지의 일원으로 척결해야 마땅한 대상이 된다는 점이다.     다원주의적 사회에서 누군가에게 이단이며 이교인 종교도 누군가에게는 진리의 종교가 될 수 있다. 심지어 한 진보적 신학교수는 누구를 찍으면 천국 가고 누구를 찍으면 지옥 간다는 말까지 서슴지 않는다. 더 이상 한국 교회는 진보라는 단어를 입에 올리지도 말기를 바란다.   한국 교회에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공공성이다. 물론 한국 교회가 성경적 근거와 기독교적 정신으로 공적 영역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한다. 그러나 공적 영역에 참여할 때 한국 교회의 방법론 역시 공적 방법론이어야 한다. 여기서 공적(public)이라는 단어는 사적(private)의 반대말 일뿐만 아니라 '끼리끼리(parochial)'의 반대말이기도 하다.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과 후보를 절대 선으로 남이 지지하는 정당과 후보를 절대 악으로 여기는 태도는 보편적인 태도가 아닌 끼리끼리의 태도이다.     바로 이 끼리끼리 태도가 확증 편향이 되면서 더욱더 큰 문제가 된다. 한국 교회는 진보든 보수든지 간에 끼리끼리 정치적 이합집산이 되고 그렇게만 소통하면서 심각한 확증 편향에 빠지는 모습을 보여준다.   정치든 종교든 나와 정반대의 입장에 있는 사람들과 공통으로 소통할 수 있는 언어를 선택해야만 한다. 그렇지 않다면 내가 악마화하는 타자는 사실상 허수아비에 불과하면 그런 대상이 존재하지 않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누가 대통령이 되든지 그 결과를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사람들이 상당할 것이다. 바로 그런 사람들의 상당수가 한국 교인들이라는 점에서 한국 교회에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공공성이다.   edkim5@calvinseminary.edu 김은득 / 목사ㆍ투산드림교회교회와 공공성 태도 한국 교회 이교인 종교 진보적 교인들

2022-03-07

[밀레니얼 트렌드 사전] 덕페이스

 어린아이들은 뭔가에 열중하면 입술이 삐죽 튀어나온다. 엄마의 눈치를 살필 때도, 뭔가 대단히 불만스러울 때도 입술을 모아 ‘뿌~’하는 표정을 짓는다. 상황이야 어찌 됐든 아이들이 그 작은 입술을 오리주둥이처럼 내미는 순간, 어른들은 무장해제된다.     덕분에 ‘덕페이스’라는 신조어도 등장했다. 덕(duck·오리)과 페이스(face·얼굴)의 합성어인 덕페이스는 아이돌 스타를 비롯한 젊은 친구들이 셀카를 찍을 때 오리처럼 입술을 내미는 표정을 뜻한다. 이유는 하나. ‘어린 척, 귀여운 척’ 하기 위해서다. 효과는 확실하다.   세상에는 많은 ‘척’(그럴듯하게 꾸미는 거짓 태도나 모양을 뜻하는 의존명사)이 있다. ‘어린 척, 귀여운 척’이라면 환영이지만, 그렇지 못한 ‘척’도 많다.   27년차 개그맨이자 SBS 라디오 ‘두시탈출 컬투쇼’를 16년간 진행한 DJ 김태균씨가 최근 ‘강박 탈출 에세이’라는 부제의 책 『이제 그냥 즐기려고요』를 냈다. 그중 인상적인 대목은 “개그맨이지만 남들 같은 개인기가 없어서, 외모로도 다른 사람을 웃길 정도는 아니고. 뭐 하나 특출 난 것이 없다는 강박 때문에 오랫동안 ‘척키 인형’으로 살았다”고 고백하는 부분이다. “쓸데없는 자격지심에 없어도 있는 척, 몰라도 아는 척, 싫어도 좋은 척” 살았다는 것. 책에서 그는 “이제 내가 아닌 ‘척키 인형’에서 벗어나 그대로의 나를 인정하고 삶을 즐기겠다”고 선언했다. 서정민 / 중앙 컬처&라이프스타일랩 차장밀레니얼 트렌드 사전 덕페이스 아이돌 스타 거짓 태도 척키 인형

2021-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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