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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닫힌 '한국 보물들'…LACMA 신뢰 추락

LA카운티미술관(이하 LACMA)의 한국 미술품 위작 전시 논란 파장이 이어지고 있다. 〈본지 7월1일자 A-1면〉   세계적인 미술관으로 꼽히는 기관의 위작 검증 과정의 맹점을 여실히 보여준 사례여서 미술계 전반에서 쇄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번에 LACMA(관장 마이클 고반)측이 위작 가능성을 인정하고 전시회(한국의 보물들·Korean Treasures)에서 내린 작품들은 이중섭, 박수근 그림 4점을 포함, 조선 시대 회화, 도자 등이다.     남가주 지역 한인 미술 업계 한 관계자는 “그때 박수근 연구소에서 LACMA측에 작품 전시를 중단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LACMA 같은 세계적인 미술관에서 기본적인 것도 확인하지 않고 위작을 전시했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LACMA측은 지난 2월부터 논란이 된 위작들을 내걸었다. 그 사이 한국 예술 기관 관계자들은 계속 LACMA측에 위작 의혹을 제기했다. 동시에 이중섭, 박수근 화백의 작품을 보기 위한 관람객의 발걸음은 계속 미술관으로 이어지는 상황이었다.   한국 정부도 논란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LACMA측에 질의서까지 보냈던 것으로 확인됐다.   LA한국문화원 테미 조 전시 담당은 지난 1일 “외교적 문제로 자세한 내용은 알려줄 수 없지만 (위작 논란과 관련해) LACMA에 질의서를 보냈었다”며 “질의서에 대한 답변은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LACMA측이 위작 전시 문제를 인지하고도 이를 묵인하려 했을 가능성까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는 LACMA측이 이미 한차례 위작 가능성을 강하게 부인한 뒤 전시회를 강행했다는 점에서 알 수 있다.   LACMA의 스티븐 리틀 아시아 미술부장은 지난 3월 열린 강연회에서 “박수근과 이중섭 작품은 모두 검증 절차를 끝냈다”며 “우리는 작품을 과학적으로 증명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본지 3월6일자 A-3면〉   일반적으로 예술품 진위 감정은 안목 감정, 자료 감정, 과학 감정 등의 단계를 거친다. 판별이 쉽지 않을 경우 적외선 촬영, 단층 분석 등의 절차까지 세밀하게 이루어진다. 리틀 미술부장이 말한 LACMA의 ‘과학적 증명’이 얼마나 면밀하게 이루어졌는지, 과연 검증 시스템이 작동했는지는 의문이다.   LACMA측의 이러한 행보는 신뢰도를 추락시키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19년 한국관 폐관 결정을 내린 LACMA는 이후 한국 관련 작품들을 특별 전시회 형식을 통해 선보이고 있다. 또, 신축 건물 공사를 진행하는 상황에서 지난해에는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을 신임 이사로 선출하기도 했다. 이번 위작 전시 사태는 향후 LACMA가 보유하고 있거나 향후 전시 예정인 한국 관련 예술품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지난달 논란이 됐던 ‘한국의 보물들’ 전시회를 관람한 김찬용(44·어바인) 씨는 “LACMA 같은 곳에서 위작을 전시했을 거라는 생각은 한 번도 한 적이 없는데, 이제는 다른 작품까지 의심이 될 정도”라며 “위작을 전시했다면 그 작품을 보러 갔던 관람객들에게 최소한 진정성 있는 사과 성명이라도 발표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LACMA측은 전시회를 강행한 이후 지난달 30일을 끝으로 논란의 위작을 내린 상태다. 본지는 지난 1일과 2일, LACMA측의 공식 입장을 듣기 위해 직접 미술관을 찾아갔지만, 해당 전시 공간에는 전시회 명칭(Korean Treasures)만 붙어있을 뿐 문은 굳게 닫힌 상태였다.   지난 1일 현장에 있던 LACMA 한 관계자는 기자를 제지하면서 “(검증은) 작품이 들어오는 과정에 따라 달라진다”며 “기부한 작품은 또 다른 과정을 거친다”라고만 말했다.   한편, 위작 논란이 된 미술품들은 체스터 장 박사가 기증한 작품들이다. 본지는 이번 사태와 관련한 입장을 묻기 위해 스티븐 리틀 아시아 미술부장 등 LACMA 핵심 관계자들에게 이메일, 전화 등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2일 현재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 관련기사 “이중섭 그림, 타일에 베낀거죠”…LA미술관 “도록 발행 취소할것” 장수아·김경준 기자한국 추락 위작 전시 작품 전시 la한국문화원 테미

2024-07-02

황금종려상 수상작…한 여인의 지옥에 관객은 빨려든다

쥐스틴 트리에 감독의 2023년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 뉴욕비평가협회 선정 베스트 국제영화(Best International Film). 한 남성의 추락사 이후 아내가 기소되면서 드러나는 복잡하고 어두운 인간관계를 다룬 작품.  2018년 퍼즐 같은 스릴러 ‘시빌’로 칸영화제에 데뷔한 트리에 감독은 제인 캠피언의 ‘피아노’(1993), 줄리아 뒤쿠르노의 ‘티탄’(2021)에 이어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3번째 여성 감독이 됐다.     지대가 높은 알프스의 외딴 산지에 자리한 오두막집에서 독일인 작가 부부 산드라(산드라 휠러)와 사뮈엘, 그리고 시각장애 아들 다니엘이 평온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산드라는 멀리서 자신을 찾아온 기자와 인터뷰를 마친 후 휴식을 취하고 있고 다니엘은 반려견을 데리고 산책을 나간다. 다니엘이 귀가해보니 산드라와 다툰 사뮈엘이 눈 덮인 앞마당에서 죽은 채 발견된다. 경찰은 사고사인지 자살인지, 아니면 타살인지의 여부를 수사한다. 그리고 아내 산드라를 살인 혐의로 기소한다.     그러나 산드라의 범죄 동기는 추정에 불과할 뿐, 명확한 증거는 없다. 그녀의 자유로운 삶의 방식에 대중의 이목이 집중된다. 양성애자인 그녀가 남편보다 성공한 작가였다는 사실이 사뮈엘을 좌절하게 만든 동기로 떠오른다. 다니엘만이 어머니의 무죄를 입증할 수 있다. 다니엘은 무엇을 목격했을까. 그도 어머니가 아버지를 살해했다고 생각할까. 산드라가 사뮈엘을 죽이기는 한 걸까.     미스터리 스릴러 ‘추락의 해부’는 악덕과 미덕의 경계를 허물고 남편과 아내, 부모와 아들 사이의 관계의 실체를 파헤친다. ‘가족’이라 불리는 가장 가까운 사람들, 그러나 철저하게 그리고 처절하게 단절되어 있던 그들의 관계. 각자의 내면에 자리 잡은 욕망에 그 관계들은 파국을 맞고 사뮈엘의 죽음을 초래한다.     트리에 감독은 법정 드라마를 복잡하고 불투명하게 끌고 가면서 부부 사이의 거짓과 진실을 해부한다. 그 과정에서 산드라가 경험하는 ‘지옥’에 모든 사람이 흡인되어 버린다.     나나 호스, 율리아 옌치와 함께 독일 3대 여배우로 손꼽히는 산드라 휠러가 표현해내는 한 여성의 우울한 초상화! 150분의 상영시간에도 몰입도를 높이는 건 단연 휠러의 내면 연기다. 2023년은 심리묘사의 달인 산드라 휠러의 해임이 틀림없다. 김정 영화평론가영화 영화 추락

2023-12-15

한인 산악인 와이오밍서 추락사…시미밸리 거주 조이 조씨

와이오밍의 그랜드 테톤 국립공원에 있는 티위노 마운틴을 등반하던 캘리포니아 거주 한인 여성이 추락사해 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지역 언론들은 12일 시미 밸리에 거주하는 조이 조씨가 11일 오전 다른 7명과 함께 티위노 산 서쪽을 등반하던 중 추락해 현장에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언론에 따르면 그랜드 테톤 국립공원관리국은 이날 동이 틀 무렵 구조 요청이 접수돼 제니호수 수색구조팀이 현장으로 출동해 조씨를 발견했지만, 추락 당시 입은 심각한 부상으로 현장에서 사망했다.     이후 공원관리국은 조씨의 시신을 밧줄에 고정해 헬리콥터로 산 밖으로 운반했으며, 함께 하이킹했던 동료 7명도 루핀 메도우스에 있는 제니호수 수색구조대 사무실에 1차로 옮겼다가 이후 이들의 차량이 주차된 트레일헤드로 안전하게 이동시켰다고 밝혔다.   현재 공원관리국은 조씨가 추락한 장소와 원인 등을 조사 중이다.   한편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조씨가 등반한 티위노 산은 해발 1만2325피트의 높이에 암벽으로 이뤄져 있으며 중급 이상 실력을 갖춘 산악인들이 밧줄 없이 등반하는 루트로 자주 찾는 곳이다. 이 때문에 사고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곳으로 꼽힌다.     최근 사고는 지난 2021년 9월 휴가차 왔던 일본 남성(히토시 오노에)이 블랙 침니 코스를 도전하다 실족사했다.   또 6년 전에는 잭슨 주민인 테일러 스트랜버그와 캐서린 닉스가 테톤 봉우리를 등반하던 중 추락해 사망했다. 이들 모두 경로를 이탈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재미산악연맹 카파등산학교의 류영용 교장은 “이 산은 암벽으로 돼 있어 중급 이상 실력을 갖추고 있어야 등반이 가능한 코스다. 이곳은 보통 오랫동안 준비해서 도전하는 경우가 많은데 안타깝다”고 전했다.     장연화 기자 chang.nicole@koreadaily.com산악인 한인 조씨 추락 한인 산악인 조이 조씨

2023-08-13

학생 징계 완화에 미국 교권도 흔들…LAUSD, 무관용 정책 중단

최근 한국서 한 초등학교 교사의 극단적 선택과 6학년 학생의 담임 교사 폭행 사건 등이 맞물리면서 교권 보호의 중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미국 교육계에서도 한국의 상황이 “남의 일 같지 않다”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몬테벨로통합교육구 영 김 교사는 “한국처럼 학생이 교사에게 폭력을 행사하거나 욕설을 내뱉는다면 충분히 징계를 내릴 수 있는 일”이라며 “그렇다고 미국의 교권도 예전만 못한 게 학생들의 반항도 심해지고 학부모의 지나친 간섭, 악성 민원 등으로 교사들이 위축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LA통합교육구(LAUSD)는 전국에서 두 번째로 규모가 크다. 약 40여만 명의 학생이 재학 중이다. 본지는 교권 파악을 위해 LAUSD의 정학 및 퇴학 규정을 알아봤다.   LAUSD에 따르면 교직원을 대상으로 괴롭힘, 협박, 위협(4~12학년 해당)을 가한 경우는 정학의 근거가 된다. 교직원을 대상으로 물리적 폭행, 공격적 행동을 했다면 ‘퇴학 권고 상황’으로 간주한다. 또, 문제의 행동을 한 학생에게는 학급 교사가 수업 정지 처분 등을 내릴 권한도 있다.   문제는 규정 적용이 상당히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LAUSD 한 관계자는 “수년 전부터 학생이 고의적인 반항 또는 위반 행위를 하더라도 정학 또는 퇴학 처분을 받지 않는다는 규정이 생겼다”며 “학생에게 정학 대신 다른 대안을 통해 선도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즉, 학생이 의도성을 갖고 교사에게 부적절한 행동을 하더라도 교사가 이를 징계 등을 통해 제재를 가하는 게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의미다.   실제 LAUSD 이사회는 지난 2014년부터 ‘고의적 반항(willful defiance)’에 기반을 둔 행동에 대해 무관용 정책을 금지하기로 했다. 정학률이 높은 흑인, 히스패닉 등 소수계 학생에 대한 징계 비율을 낮추기 위한 목적이다.   징계 정책 완화는 가주 교육계의 전반적인 추세다.   가주교육부에 따르면 팬데믹 사태가 불거지기 전인 2019~2020년도에 정학 처분을 받은 학생 수는 15만4718명(정학 비율 2.5%)이다. 이는 2015~2016(23만4172명·3.7%), 2016~2017(23만3473명·3.6%), 2017~2018(22만3867명·3.5%), 2018~2019(21만9446명·3.3%) 등 정학 처분 및 비율이 계속 감소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교육계에서는 이러한 정책이 곧 교권 약화로 이어진다는 주장이다.     가주교사협회 전 회장인 에릭 헤인스는 “행정가들은 ‘정학률이 줄었다’고 하겠지만 정작 교실에서의 혼란은 줄지 않고 있다”며 “우리는 이를 ‘숫자 게임’으로 부르는데 대안 없이 학생이 회복되지 않은 채 교실로 돌아온다면 문제의 상황만 계속될 뿐”이라고 말했다.   LAUSD의 한인 교사 이모씨는 “학군, 지역 경제 수준, 교장의 가치관 등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교사 입장에서 욕설이나 부적절한 행동을 하는 학생을 징계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며 “교사라는 직업은 사명감이 있어야 감당할 수 있는데 주변을 보면 과도한 업무와 교권 약화 등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다”고 전했다.   하트리서치협회는 지난해 가주 지역 교사 4632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에 참여한 교사 중 51%는 ‘학생의 공격적 행동에 대한 징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답했다. 또, 응답자 5명 중 2명은 교사를 그만두는 것을 고려한 적 있다. 퇴직을 고려하게 된 가장 큰 이유로는 ‘스트레스로 인한 탈진(57%)’을 꼽았다.   학부모 사이에서도 한국의 교권 추락 소식은 이야깃거리가 되고 있다. 조현재(42·토런스)씨는 “예전에는 교사가 학생을 폭행하는 등 교권이 너무 강했다면 요즘은 반대로 교사의 권위가 땅에 떨어진 것 같다”며 “미국도 요즘은 자녀에 대한 과잉보호가 심하고 교육열이 높아 치맛바람이 센 학군에서는 오히려 교사가 학부모 눈치를 본다”고 말했다. 장열 기자ㆍjang.yeol@koreadaily.com미국 교권 교권 추락 초등학교 교사 학급 교사

2023-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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