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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기획] 2024년, 한인 세대간 소통 넓히는 한 해로

#. 뉴저지주에 거주하는 30대 직장인 서 모씨는 지난해 큰맘 먹고 대학동문모임을 찾았다가 실망만 안고 돌아왔다. 그는 “세대차는 큰 문제가 아니라 생각했지만, 막상 가 보니 한국 특유의 선후배 문화가 있었고 후배를 일꾼으로 쓴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독서그룹에도 참여했는데, 후배들에게 영문 책을 안겨주며 ‘번역을 해 오면 그걸 토대로 토론하자’고 제안하셨다”며 황당해했다.   #. 한인단체에서 오래 일한 김 모씨는 젊은 층에 대한 이민 1세대의 마음이 짝사랑처럼 느껴져 안쓰럽다고 했다. 그는 “1세대들은 모이기만 하면 단체를 물려줘야 한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하시는데, 정작 함께 봉사할 차세대 한인은 없다”며 “한인이민 역사를 모르는 경우도 많고, 기본적으로 한국어를 못하는 경우도 많아 소통이 어렵다”고 말했다.   한인사회의 오랜 숙제 ‘세대 간 화합’. 하지만 늘 말만 나올 뿐, 제대로 된 소통은 어려웠던 것이 현실이다. 각종 한인 단체장의 신년 목표가 ‘차세대 영입과 육성’인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왜 차세대 한인은 한인사회에서 점점 멀어질까. 어떻게 하면 올해엔 한인들 간 소통을 넓힐 수 있을까.   ◆젊은 한인들은 어디에= 뉴욕한인회·동문회·각종 경제단체협의회…. 주요 단체장들의 대화에서 빠지지 않는 말은 ‘차세대 영입’이다. 안타깝게도 20~30대 한인들은 단체 이름도 모르는 경우가 많다. 뉴욕한인회 존재조차 몰랐다는 컬럼비아대 한인 유학생은 “홍보가 잘 안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투자은행(IB)에서 일하는 조 모씨(38)는 젊은 한인들이 참여할 프로그램이 마땅치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행사가 재미있든, 아니면 네트워킹 기회가 있든 해야 하는데 한인단체 행사는 하나도 만족시키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커뮤니티에 참여하려다 상처만 받은 경우도 있다. 뉴욕시 공립교 교사로 일하는 30대 한인 여성은 “모임에 나갔더니 어르신들께서 타민족 학생 비하 발언을 하셨는데, 다양한 학생을 가르치는 입장에서 굉장히 불편하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할아버지가 한인회 활동을 하고 있다는 한 한인은 “할아버지와도 소통이 안 되는데, 거길 들어가면 얼마나 답답할지 벌써 상상된다”고 밝혔다.   ◆1세대 “젊은층도 우리를 존중해줬으면”= 하지만 1세대 한인들도 할 말은 많다. 공들여 꾸려놓은 단체, 커뮤니티를 마치 ‘꼰대 집합소’로 여기는 분위기가 불편하다는 것이다. 뉴욕에서 수십년째 아티스트 활동을 하고 있는 강 모씨는 “젊은 학생들을 만나 반가운 마음에 한국어로 말을 걸었고, 한인 아티스트 단체를 소개했지만, 확 경계하며 선을 긋는 느낌을 받았다”며 “나도 모르게 ‘요즘 젊은 아티스트는 절실하지 않구나’라는 옛날식 사고를 하게 됐다”고 전했다. 뉴욕 한인 이민역사와 함께한 단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을 드러내는 경우도 많다. 최윤희 뉴욕한인학부모협회 회장은 “여기서 나고자란 한인들의 언어적, 태도적 장점도 있지만 산전수전 다 겪은 1세대 한인들의 강한 면모도 분명한 장점”이라며 “어려운 일이 생겼을 땐 커뮤니티의 힘을 이용해야 한다”고 전했다. 아예 세대 차이를 인정해버린 안타까운 경우도 많아졌다. 문용철 롱아일랜드한인회장은 “저희 행사에선 우리 세대 유행가를 떼창하곤 하는데, 젊은층이 와도 섞이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세대구분보단 시스템 만드는 게 우선= 세대교체를 화두로 삼다 한인사회가 양분된 사례도 있다. 바로 지난해 치러진 제38대 뉴욕한인회장 선거다. 1세대와 2세대 후보가 치열하게 맞붙으면서 일각에선 ‘구세대가 모두 물러나야 한다’는 극단적 얘기까지 나왔다. 하지만 많은 한인은 극단적 세대교체나 구분은 정답이 될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최 회장은 “소모적 세대교체 언급은 그만하고, 다져놓은 기반을 정비해 젊은 층이 자연스럽게 오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단순 친목모임보다는, 커뮤니티에서 어젠다를 갖고 외부로 목소리를 내야 젊은 층도 유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퀸즈에 거주하는 이수진씨는 “공직 등 주류사회에 진출한 차세대도 그 다음세대를 끌어주는 리더 역할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활동을 뒷받침할 개인·기업의 펀딩도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김재연 이노비 사무총장은 다양한 행사를 조성해 여러 차례 섞이도록 유도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또 김광희 뉴욕가정상담소 설립자는 “‘세대’라는 단어 자체가 세대간 벽을 더 만든다”며 “너무 의식하지 말되 내 자신이, 내 옆 사람이 즐거울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편집국 취재팀신년기획 한인 소통 한인단체 행사 뉴욕한인회 존재 최윤희 뉴욕한인학부모협회

2023-12-31

‘2023 코리안페스티벌’ 이번 주말 맨해튼서 열린다

뉴욕 일원 한인사회 최대 축제 ‘2023 코리안페스티벌’이 이번 주말 맨해튼에서 화려하게 펼쳐진다.     29일 맨해튼 유니언스퀘어(17스트리트 & 브로드웨이와 파크애비뉴 사이)에서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진행되는 이번 행사는 한국의 멋과 맛, 정취를 한 자리에서 느낄 수 있는 ‘잔치 한마당’이다.     한국의 전통 공연은 물론 문화·체험·전시·교육 등 볼거리와 먹거리, 즐길 거리가 한 자리에 마련되는 종합문화축제의 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행사는 오전 11시 글로벌 이색 김치 홍보 행사인 ‘김치 버무림 행사’로 문을 연다. 타민족 200여명이 행사장에서 함께 김치는 버무리는 행사로, 참가자들은 김치를 직접 만들어보는 특별한 체험을 할 수 있게 된다.     정치인 및 주요 인사들이 참가하는 공식행사는 오후 1시부터 개최된다. 샤론 이 전 퀸즈보로장대행이 진행하며, 미 육군사관학교 관계자를 초청해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한국전 참전에 대한 감사도 전할 계획이다.     오후 2시부터는 이철선 외 6인의 풍물놀이·미동부국악협회 진도북춤·박선영 전통무용가 태평무·지화자 밴드기악합주와 가야금 병창도 이어진다. 최윤희 뉴욕한인회 교육문화담당 수석부회장(뉴욕한인학부모협회장)이 이끄는 독도 플래시몹도 진행되며, 케이팝·태권도 시범공연도 예정돼 있다. 행사의 끝은 참가자들이 다 함께 어우러져 즐길 수 있는 강강수월래로 장식하게 된다.     민속문화체험장도 마련되는데, 참가자들은 널뛰기·투호던지기·제기차기·만두빚기·서예로 한글 이름 쓰기 등을 경험할 수 있다. 동해·독도 홍보관도 운영해 올바른 동해 표기를 국제적으로 알리는 데도 주력할 계획이다.     푸짐한 기념품과 한국 왕복 항공권 등 경품 추첨행사도 노려볼 수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와 대상, 종가집 김치 등에서는 김치 홍보부스도 마련한다.   김광석 뉴욕한인회장은 “많은 분이 함께하셔서 한국문화의 정수를 만끽하셨으면 좋겠다”며 “한국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과 성원이 더 커지고 이어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뉴욕한인회 웹사이트(kaagny.org)에서도 세부사항을 확인할 수 있으며, 독도 플래시몹 참가 등 관련 문의는 전화(212-255-6969) 혹은 이메일(office@nykorean.org)로 하면 된다. 김은별 기자 kim.eb@koreadailyny.com코리안페스티벌 맨해튼 맨해튼 유니언스퀘어 이번 주말 최윤희 뉴욕한인회

2023-10-26

[기자의 눈] ‘다름’ 인정이 증오범죄 막는다

 아시아계 증오범죄. 이제 미국에서 더 이상 낯설지 않은 이슈다. 코로나19의 원인을 ‘아시안’이란 인종과 연결시키는 분위기가 이어지며 아시아계에 대한 증오는 커져 갔다. 코로나 상황이 조금 나아지며 아시아계 증오범죄도 조금 잠잠해지나 했는데 최근 다시 급증하기 시작했다.     한국계 미국인 스노보더 클로이 김은 “두려움 없이 걷고 싶다”고 까지 했다. 실제로 아시아계를 대상으로 한 ‘묻지마 폭행’ 수위는 점점 잔인해지고 있다. 살인으로 이어지는 일도 잦아졌다. 실내에서 어쩌다 기침이라도 나올 것 같으면 걱정부터 앞선다. 아시안이란 이유에 바이러스를 퍼뜨리는 존재로 인식될까 싶은 두려움도 생긴다.   사람들은 외양적 표식을 토대로 타인에게 ‘유니폼’을 입히는 것에 익숙하다. 시각화된 외양을 바탕으로 이미지와 평판을 주조해내고, 이렇게 한 개인이 한 집단으로 그룹화되는 순간 더 이상 그는 하나의 개별적 주체가 되지 못한다. 그저 만들어진 틀 안에 갇혀 있는 하나의 객체에 불과하게 된다. 편견과 증오, 적대감이 계속 이어지게 하는 원인이기도 하다.   아시아계를 주로 공격하는 이들은 흑인, 은근히 무시하는 이들은 백인. 이런 프레임도 사실 우리가 만들어낸 하나의 틀에 불과하다. 모든 흑인이 아시아계를 공격하지 않고, 백인이라고 아시아계를 늘 무시하지 않는다. 증오범죄가 두렵고 인종차별이 싫다고 외치는 아시아계조차 우리와 다른 외양을 하나의 틀로 묶어버리는 데 익숙하지 않은가.   한국 사회도 더는 인종 갈등 무풍지대가 아니다. 이미 인터넷은 물론 일상 생활에서도 이방인에 대한 혐오 언어는 난무하다. 함께 살아도 절대 섞이지 않는 마치 물과 기름처럼 말이다. 분명 지난 30여 년간 계속된 세계화 속에서 한국 사회의 인종·종교·문화적 다양성이 많이 증가했다.     하지만 다름에 대한 수용성은 여전히 밑바닥에 머무는 수준이다. 피를 나눈 동포라도 조선족이나 탈북자는 여전히 주변인으로 남아있고 극소수 난민 신청자는 잠재적 테러범이란 낙인이 찍혀있다.   이런 여러 이유에서 증오범죄, 더 나아가 인종간 갈등을 완벽히 해결하긴 분명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고 눈뜨고 당하는 모습을 보고만 있을 순 없다. 이를 완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실천으로 옮겨야 한다.     낡은 처방이긴 하지만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정책적 대안이 가장 먼저 필요하다. 이미 아시아계 증오범죄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적 움직임이 일고 있지만 단순히 보여주기식이어서는 안 된다. 당장 적용할 수 있는 실용적인 대안이어야 한다.     누가 봐도 증오범죄인데 단순 폭행으로 수사를 종결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보다 명확한 가이드라인, 그리고 교육이 필요하다.   소수자의 권인 보호를 위한 시민단체간 효율적 연대도 빼놓을 수 없다. 아시아계 단체들이 똘똘 뭉쳐 힘을 보여줘야 한다. 최윤희 뉴욕한인학부모회장은 “미국에서 무시 당하지 않으려면 아시아계도 더 큰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는 프레임의 BLM 운동 때 얼마나 많은 흑인들이 거리로 나와 목소리를 냈는가. 최 회장은 아시아계 증오범죄에 대해 한인과 아시안들의 연대가 부족한 것이 아쉽다고 했다. 시위 참여율도 저조하다고 했다. 그는 “아무리 바쁜 일이 있더라도 모임에 많이 참여해서 범죄에 강력히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우리 마음 가장 밑바닥에 단단히 고정되어 있는 ‘다름’에 대한 인식을 깨버리는 것이 중요하다. 다름에 대한 기존 시각을 지우고, 허물어야 한다. 다름에 대한 포용의 폭을 넓혀가는 일, 그것이 새로운 세상을 여는 일이다. 홍희정 / JTBC LA특파원·차장기자의 눈 증오범죄 인정 아시아계 증오범죄 아시아계 단체들 최윤희 뉴욕한인학부모회장

2022-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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