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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연금의 필수 최소 인출액 (RMD)에 대하여 [ASK미국 건강보험-마크 정 엠제이보험 대표]

▶문= 저는 그동안 은퇴연금으로 저축한 돈이 30만 불 정도 됩니다. 개인연금에 가입한 돈도 있고 직장 다니면서 401k에 넣은 돈도 있습니다. 제 나이가 올해 73세이고 일정 나이가 되면 일정 금액을 찾아 써야 한다고 하는데 이에 대하여 얼마를 어떤 식으로 인출해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답= 일정한 나이가 되면 그동안 세금 유예 혜택을 받으면서 저축해 놓았던 Traditional IRA, SEP, SIMPLE, 401(k), 403(b) 등에서 일정 금액을 매년 인출 해야 하는데 이를 RMD (Required Minimum Distribution)이라고 합니다. Roth IRA에 저축한 금액은 해당이 안 됩니다.     2023년에 직장인 연금법(Secure Act 2.0)이 개정되어 73세부터 인출하시면 되는데  만일 인출하지 않거나 최소 인출액보다 적게 인출하면 벌금이 부과됩니다. 예를 들면 찾아야 하는 금액이 2만 불인데 1만 불만 찾게 되면 25% 금액인 2500달러가 벌금이 됩니다.     인출 시기는 매해 연말까지는 찾아야 하는데 인출 첫해에는 그 다음 해 4월 1일까지만 찾으셔도 되지만 이렇게 되면 연말에 그 해에 해당하는 금액을 또 인출해야 하므로 소득이 높아져 세금을 더 낼 수도 있는 상황이 될 수 있어서 가급적이면 해당 연도에 인출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인출하신 금액은 그해의 소득으로 간주되어 개인소득세를 납부하셔야 합니다. 얼마를 찾아야 하는지는 계산하는 방식이 있는데 전년도인 2023년 12월 31일의 모든 은퇴연금을 더하여 나이에 따라 정해진 숫자를 나누어주면 정확한 금액이 나옵니다. 올해 73세의 경우는  26.5, 74세는 25.5, 75세는 24.6, 76세는 23.7과 같이 나이가 많아질수록 숫자가 점점 줄어듭니다.     문의하신 분의 경우 30만 불이 있으므로 73세의 숫자인 26.5로 나누게 되면 11,320불이 나오는데 이 금액이 최소 인출 금액이 됩니다. 물론 이 금액보다 더 많이 인출하시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지만 이에 대한 세금은 내셔야 합니다.     또한 은퇴연금을 여러 계좌에 가지고 있는 분들은 최소 인출 금액을 찾으실 때 한 계좌에서 찾으실 수도 있는데, 401(k)와 Traditional IRA를 가지고 있는 경우에는 각각의 계좌에서 RMD를 계산하여 인출하셔야 합니다.   인출을 시작하시게 되면 매년 모아둔 돈이 줄어들게 될 것이므로 조금 더 안정적으로 평생 보장성 연금을 제공하는 인덱스 연금플랜에 가입하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동안 모아둔 은퇴연금에 대해 5-25% 보너스를 제공하고 원하는 나이부터 일정 금액을 매년 또는 매달 받을 수 있으므로 유리합니다.      ▶문의:(323)272-3388 마크 정 엠제이보험 대표연금 미국 최소 인출액 일정 금액 인출 첫해

2024-02-06

[리얼 시니어 스토리] "이민 첫해 학비 대출이 은행과 첫 인연"

옛말에 '인생에는 (최소) 3번 기회가 있다'는 것이 있다.   첫 한인은행인 한미은행의 박창규 전 이사장(2002-2004)에게는 특히 그런 것 같다. 물론 기회를 잡고 안 잡고는 개인적인 문제지만, 그는 모두 잡았다.   첫 기회는 미국 이민이다. 1941년생인 그는 서울대 약대를 나오고 이민 오자마자 USC약대를 마친 후에 바로 한인타운에 한인이 주인인 첫 약국(올림피아 약국)을 열었다. 지금은 50곳도 넘을 정도로 한국말이 통하는 약국이 많지만 당시에는 한인 약사가 드물어 말이 잘 안 통해 약도 제대로 못 먹던 상황에 구세주 같은 역할을 했다. 문전성시 덕분에 2호점 웨스턴 약국, 3호점 세라노 약국의 문을 열었다.   대략 3번째 기회는 1982년에 왔다.     "어느 날 평소 신뢰가 두터웠던 정원훈씨가 은행을 설립하겠다고 집에 찾아왔어요. 당시엔 한인 자본으로 세운 한인 은행이 없었기 때문에 창립 이사들에겐 모두 큰 모험이었던 셈이죠."   그래서 한미은행 창립 이사가 됐다. 총 500만달러를 조지 최, 안이준, 안성주씨와 모았는데 그중 6%쯤을 투자했다. 지금 되돌아 보면 은행에  투자한 것이 쉬워 보이지만 정 초대 행장을 100% 신뢰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당시에 더 공격적인 부동산 투자나 더 안정적인 금융 상품에 투자했다면 훨씬 더 큰 돈을 벌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는 한인들에게 친근한 한인은행을 원했다. 한인타운에서 돈을 벌었기에 한인들의 비즈니스를  도울 수 있는 은행을 시작한 것이다. 결과는 "한때 한미은행 너댓번째 개인 주주까지 됐다"고 전한다.   그에게 은행은 또 다른 인연이 있다. 미국에 온 첫 해, USC약대 진학하고 보니 첫 1년 학비 7000달러를 구할 길이 없었다. 크레딧도 없고 어디 붙었는지도 모르는 코리아에서 온 낯선 학생이 약대 학비를 빌리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가 지금도 고맙고 감사하는 일이 그때 일어났다. 은행 대출 담당 직원이 그의 얘기를 듣고 학비를 빌려줬다. 코리아에서 온 낯선 학생에게는 매우 기적같은 일이다. 불과 10여 년 후 창립 이사가 된 것도 미국에서나 일어날 수  있는 기적이다.   네번째 기회는 58세 은퇴 후에 왔다. 돈은 더 이상 원하지 않는다. 돈 보다 더한 것을 얻었다.   "어려서 이은관의 배뱅이굿, 강옥주의 회심곡을 좋아했다"며 그는 "평생 판소리를 꿈꿨는데 음악으로 새로운 인생을 살고 있다"고 말했다. 판소리는 물론, 색소폰과 아코디언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만났다. 취미생활에 그치지 않고 봉사활동으로 이어졌다. 이제는 교회, 양로원까지 공연에 나서고 있다.   이 뿐이 아니다. 미주에 국악을 알리는 것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2013년부터는 후원하는 '미주한국국악경연대회' 대회장을 맡았고 올해 10회 대회는 10월28일에 개최한다. 또 고원기념 사업회를 설립해 고원문학상을 제정하는 등 문화 사업에도 힘을 쏟으며 보람을 얻고 있다.   박 전 이사장은 "그 옛날 대출 담당 직원을 찾아 보은하고 싶다"며 "그때 학비 대출 덕분에 한인 은행을 만드는 데 힘을 보탰다는 것을 알면 매우 좋아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병희 기자리얼 시니어 스토리 이민 첫해 한인은행인 한미은행 은행 대출 한미은행 창립

2023-07-23

중고차 잘못 샀다 수리비 낭패…유지비 비싼 모델 톱10

가격 부담이 큰 신차 대신 중고차 구매가 늘고 있는 가운데 유지.수리비가 비싸서 피해야 할 중고차는 어떤 모델일까. 싼 가격에 중고차를 덥썩 샀다가는 감당 안 되는 비용 때문에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전문가들은 “유지비가 큰 차 모델을 미리 알고 피하는 게 상책”이라고 조언했다.     자동차전문매체 핫카스가 컨수머리포트, JD파워의 차량 신뢰성 조사 보고서를 토대로 연간.10년간 유지비용을 비교해 발표한 '수리비가 가장 많이 드는 최악의 최신 중고차 톱 10'을 소개한다.   ▶2020년형 포르셰 카이엔     최신 기술의 고성능 럭셔리 SUV지만 고가의 유지비용을 고려해야 한다. 첫 10년간 유지비는 연평균 1231달러에 수리비를 포함해 2만552달러로 추산된다. 동기간 메이저 수리가 필요할 수 있는 확률은 60.89%에 달한다.   ▶2021년형 BMW X6M   첫 10년간 예상 유지·수리비가 1만8900달러로 업계 평균보다 3186달러가 더 비싸다. 연간 비용은 1206달러며 구입 첫해 비용은 693달러지만 12년째가 되면 4000달러로 6배 가까이 급증한다.     ▶2020년형 포르셰 911   운전의 재미를 만끽할 수 있지만 10년간 유지·수리비로 1만8231달러를 부담해야 한다. 연간 비용은 구입 첫해 780달러에서 12년째 3619달러로 뛰며 평균 1192달러다.   ▶2020년형 랜드로버 랜지로버   연간 평균 유지·수리비는 1174달러며 10년간 예상 비용은 업계 평균보다 2514달러가 높은 1만8228달러다. 첫해 735달러인 연간 부담액이 12년째에 들어서면 3697달러로 큰 폭으로 늘어난다.   ▶2019년형 램 1500 픽업트럭   리콜횟수가 24회로 10개 모델 중 압도적 1위다. 첫해 유지비는 567달러지만 7년째를 넘어서면 급증하기 시작해 12년째 3836달러까지 치솟는다. 유지·수리비는 연평균 691달러다.   ▶2020년형 메르세데스 벤츠 G클래스   유명인, 부자들의 아이콘으로 여겨지는 럭서리 오프로드 SUV로 10년 평균 유지·수리비는 1만6561달러며 연평균 비용은 1039달러다. 첫해 비용은 721달러, 12년째 비용은 3268달러다.     ▶2017년형 재규어 F-패이스   연평균 1300달러, 10년 평균 1만6103달러의 유지·수리비가 소요될 것으로 추산됐다. 연간 부담이 첫해 553달러에서 12년째 3431달러로 뛰며 메이저 수리 확률은 48.24%다.   ▶2019년형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10년간 유지·수리비는 1만2933달러로 업계 평균보다 2781달러가 높다. 1007달러인 연평균 비용은 첫해 492달러에서 12년째 2673달러로 뛴다.   ▶2021년형 아우디 Q8   첫해 987달러인 연간 유지·수리비가 12년째엔 2624달러로 늘어난다. 10년간 총비용은 1만2551달러며 메이저 수리 확률은 36.25%다.   ▶2019년형 볼보 XC90   10년간 총 유지·수리비는 세그먼트 평균보다 3355달러가 많은 1만2359달러다. 첫해 비용은 851달러, 12년째는 2604달러다. 첫해 메이저 수리 확률은 3.74%에 불과하지만 10년 동안은 36.25%로 10배 가까이 급등한다. 박낙희 기자 [email protected]중고차 수리비 첫해 유지비 첫해 비용 연평균 비용

2023-06-20

릭 카루소 ‘소형 주택 신축’ vs. 캐런 배스 ‘기존 지원책 확대’

오는 11월 LA 시장 선거에서 격돌할 릭 카루소와 캐런 배스, 두 후보가 LA의 최대 현안 중 하나인 홈리스 문제를 놓고 상반된 해법을 내놨다.   카루소는 취임 첫해 노숙자 3만명에게 타이니 홈과 조립식 주택 등 소형 주택 신축 위주로 주거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배스는 기존에 각급 정부가 추진해 온 9가지 홈리스 주거 지원 프로그램을 활성화해 총 1만7000명을 구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부동산 개발 경험이 풍부한 카루소가 신축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 반면, 정치인 배스는 주 및 연방 정부와의 네트워크를 활용한 문제 해결에 초점을 맞췄다.   구체적으로 카루소는 소형 주택으로 1만5000명, 쓰지 않는 창고와 빈 건물 등에 임시 숙박 시설인 ‘슬리핑 포드(pod)’로 1만5000명의 주거 문제를 해결한다는 구상이다.   예산과 관련, 첫해 8억4300만 달러가 소요될 것이라고 카루소 측은 밝혔고 운영비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했다. 그러나 LA타임스는 카루소 공약과 관련, 운영비로 매년 6억6000만 달러가 들 것이라고 추산했다.   배스는 당초 1만5000명의 홈리스에게 주거지를 줄 것이라고 밝혔다가 이후 2000명 늘어난 1만7000명으로 수정했다. 배스 측은 셸터 신축을 비롯해 기존 주택 바우처 및 모텔·호텔 전환 매입비 등으로 첫해 2억9200만 달러가 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루소 측은 이미 시 정부가 건축한 타이니 홈의 경우, 건축비가 8만 달러 들었지만, 자신들은 4만7000달러로 낮출 수 있다고 자신했다. 특히 지출 조정을 통해 효율성을 높이고 주 및 연방 정부의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LA 시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전했다.   배스 측은 ▶주택 바우처 활성화 3170명 ▶노숙자 지원 공채발행(주민발의안 HHH) 3000명 ▶아파트 단지 매입 2500명 ▶'프로젝트 홈키’ 1700명 ▶다운타운 재활용 조례 500명 등 영구주택 지원을 비롯해 기존 임시 셸터 활용 3700명, 세인트 빈센트 병원의 치료 센터 전환 등 구체적인 해법을 제시했다.   그러나 두 후보의 야심 찬 계획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아쉬움을 드러냈다.   UCLA 러스킨 공공정책대학의 제브야로슬라브스키 디렉터는 “두 후보가 발표한 공약은 정해진 기간 내에 이루지 못할 것 같다”며 “다만 두 달 뒤 선거에서 승리하는 쪽이 상대방의 전략을 가져와 본인의 정책을 보완한다면 실현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홈리스종식연맹(NAEH)의 앤 마리 올리바 회장은 “표만 의식한 정치인들이 홈리스가 처한 삶의 질은 깊게 생각하지 않고 있다”며 “임시로 거주하는 시설은 홈리스의 삶과 다를 바 없다”고 지적했다.   류정일 기자카루소 노숙자 격돌카루소 첫해 카루소 소형 카루소 공약

2022-09-05

[숫자읽기] 평균수명 짧아진 첫해

 근대 이전의 평균수명은 읽기가 까다롭다. 조선 말엽의 평균수명이 34세였다는 정보를 접하면, 그때는 서른 남짓한 나이에 다들 요절했을 것이라 오해하는 식이다. 그런데 그보다 몇천 년 전의 사람인 공자(孔子)도 73살을 살다 떠났고, 제자인 자공(子貢)도 64살까지 천수를 누리고 떠났다. 공자가 유학(儒學) 대신 오래 사는 비법을 가르친 게 아니라면, 사람들의 평균수명에 대한 인식이 꽤 잘못됐다는 뜻이다.   한국인의 평균수명을 처음으로 연구하여 자료로 남긴 곳은 경성제국대학(서울대의 전신)이다. 일본인 의대 교수가 1926년부터 1930년 사이의 한국인 수명자료를 분석해보니, 그 시기 한국인 평균수명이 34세로 나왔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지난해 90세로 작고한 고(故) 전두환씨가 1931년생이다. 그가 유독 장수한 것이라도 당시 평균수명과의 괴리가 큰데, 여기엔 나름의 이유가 있다. 그즈음엔 태어나는 아이 100명 중 24명이 해를 못 넘기고 죽었기 때문이다. 태어나 0살을 살고 떠나는 아이들이 많으니, 성년까지 생존한 이가 얼마나 오래 사는 가와 별개로 ‘평균’ 수명의 절대치는 낮아질 수밖에 없던 것이다.   한국에도 뒤늦게 근대가 도래하며, 영아 사망과 아동 사망은 빠르게 개선됐다. 아동의 생명을 앗아가는 주요 질병이 백신 접종 덕에 대폭 감소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70년 이래 대한민국 평균수명은 단 한 차례도 줄어든 적이 없었고, 꾸준히 상승을 거듭하던 끝에 현재는 83.5세로 세계 2위 수준에 올라섰다.   이런 현상이 한국에만 국한된 것도 아니다. 구(舊)소련 해체와 함께 국가 기능이 마비됐던 러시아 같은 아주 특수한 일부 예를 제외하면, 주요 선진국에서 평균수명이 감소하는 일은 여태껏 단 한 번도 발생하지 않았다. 선진국의 평균수명을 인류 발전 수준의 가늠자로 삼아도 될 정도다.   그런 찬란한 역사에 상처를 낸 첫해가 바로 재작년인 2020년, 코로나 대유행 원년이다. 대표적인 예가 영국인데, 영국도 1980년 집계 이래 단 한 차례도 평균수명 하락을 겪지 않았다. 그런데 2021년 말에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영국의 평균수명은 80.4세로, 그 전년보다 한 살이나 감소했다. 같은 값을 찾으려면 2009년까지 돌아가야 하니, 코로나 한 번에 10년간 차근차근 누적된 수명 연장 효과가 감쪽같이 증발해 버린 것이다.   온라인상에서는 코로나19가 고작 1%만 죽는 ‘감기’란 말이 횡행하고 있지만, 그 1%가 영국에서만 17만 명의 사망을 야기해 평균수명마저 줄였다. 어떻게 봐도 무책임한 발언이다. 차분히 숫자를 읽어야만 상황이 보일 때가 있다. 박한슬 / 약사·작가숫자읽기 평균수명 첫해 당시 평균수명과 평균수명 하락 한국인 수명자료

2022-01-26

[기고] 평균수명 짧아진 첫해

근대 이전의 평균수명은 읽기가 까다롭다. 조선 말엽의 평균수명이 34세였다는 정보를 접하면, 그때는 서른 남짓한 나이에 다들 요절했을 것이라 오해하는 식이다. 그런데 그보다 몇천 년 전의 사람인 공자도 73살을 살다 떠났고, 제자인 자공도 64살까지 천수를 누리고 떠났다. 공자가 유학 대신 오래 사는 비법을 가르친 게 아니라면, 사람들의 평균수명에 대한 인식이 꽤 잘못됐다는 뜻이다.   한국인의 평균수명을 처음으로 연구하여 자료로 남긴 곳은 경성제국대학이다. 일본인 의대 교수가 1926년부터 1930년 사이의 한국인 수명자료를 분석해보니, 그 시기 한국인 평균수명이 34세로 나왔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지난해 90세로 작고한 전두환 전 대통령이 1931년생이다. 그가 유독 장수한 것이라도 당시 평균수명과의 괴리가 큰데, 여기엔 나름의 이유가 있다. 그즈음엔 태어나는 아이 100명 중 24명이 해를 못 넘기고 죽었기 때문이다. 태어나 0살을 살고 떠나는 아이들이 많으니, 성년까지 생존한 이가 얼마나 오래 사는 가와 별개로 ‘평균’ 수명의 절대치는 낮아질 수밖에 없던 것이다.   한국에도 뒤늦게 근대가 도래하며, 영아 사망과 아동 사망은 빠르게 개선됐다. 아동의 생명을 앗아가는 주요 질병이 백신 접종 덕에 대폭 감소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70년 이래 대한민국 평균수명은 단 한 차례도 줄어든 적이 없었고, 꾸준히 상승을 거듭하던 끝에 현재는 83.5세로 세계 2위 수준에 올라섰다.   이런 현상이 한국에만 국한된 것도 아니다. 옛소련 해체와 함께 국가 기능이 마비됐던 러시아 같은 아주 특수한 일부 예를 제외하면, 주요 선진국에서 평균수명이 감소하는 일은 여태껏 단 한 번도 발생하지 않았다. 선진국의 평균수명을 인류 발전 수준의 가늠자로 삼아도 될 정도다.   그런 찬란한 역사에 상처를 낸 첫해가 바로 재작년인 2020년, 코로나 대유행 원년이다. 대표적인 예가 영국인데, 영국도 1980년 집계 이래 단 한 차례도 평균수명 하락을 겪지 않았다.     그런데 2021년 말에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영국의 평균수명은 80.4세로, 그 전년보다 한 살이나 감소했다. 같은 값을 찾으려면 2009년까지 돌아가야 하니, 코로나 한 번에 10년간 차근차근 누적된 수명 연장 효과가 감쪽같이 증발해 버린 것이다.   온라인상에서는 코로나19가 고작 1%만 죽는 ‘감기’란 말이 횡행하고 있지만, 그 1%가 영국에서만 17만 명의 사망을 야기해 평균수명마저 줄였다. 어떻게 봐도 무책임한 발언이다. 정부의 방역 혼선에 대한 분노는 알지만, 차분히 숫자를 읽어야만 상황이 보일 때가 있다. 코로나19는 결코 감기가 아니다.  박한슬 / 약사·작가기고 평균수명 첫해 당시 평균수명과 평균수명 하락 한국인 수명자료

2022-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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