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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상승에 '좀비 모기지<휴면상태 모기지>' 피해 우려

#. 매사추세츠주 퀸시 지역 단독주택에 거주하는 캐런 맥도너씨. 갑자기 집에 찾아온 사람들이 내민 것은 압류 경매장. 예상치 못한 압류는 2008년 주택시장 붕괴 후 론 모디피케이션 요청이 발단이었다. 당시 모기지 회사는 두 번째 모기지가 론 모디피케이션으로 탕감됐다고 알려왔다. 그런데 10년 만에 갑자기 차압 위기 상황에 처한 것이다.     #. 옥스나드에 거주하는 리츠와 폴 차베스 부부도 오랫동안 모르고 살았던 2차 모기지 부채로 소급 이자를 계산해 원금보다 10만 달러 더 많은 약 25만 달러를 갚아야 한다.     이들은 요즘 전국적으로 수천 건의 사례가 터져 나오고 있는 좀비 모기지 피해자들이다.     2008년 주택시장 버블 동안 수 백만명 주택소유주가 1차 주택 가치의 80%, 2차 20% 모기지 대출을 받았다. 주택시장 거품이 꺼지면서 연방 정부는 차압을 막기 위해 모기지 조정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대출회사들은 1차 모기지는 이자율이 조정되고 2차 모기지가 탕감됐다고 말했고 그 이후 모기지 지불 청구는 중단됐다. 주택소유주는 2차 모기지가 탕감되었다고 생각했지만, 여전히 빚이 남아 있던 것이다.     크레이턴대학교 로스쿨 데이비드 웨버 교수는 “좀비 모기지는 휴면상태에 있는 모기지로 주택소유주가 2차 대출기관이 자신의 부동산에 대한 소유권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모를 수 있다”며 “대출기관이 해당 부동산에 대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2차 좀비모기지 피해사례가 급증하면서 한인 주택소유주들의 피해도 우려되고 있다       노스웨스턴 캐피탈의 크리스틴 신 대표는 “한인들은 한 집에 15년 이상 거주하는 게 드물고 팬데믹 때 재융자한 경우가 많아 2차 모기지 피해 사례가 많지 않을 것”이라며 “2차 모기지가 있다면 부동산 소유권에 저당권이나 유치권 기재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주택시장 버블 당시 1달러 미만 싼 가격에 2차 모기지를 사들인 투자자들이 엄청난 소급 이자와 수수료를 부과한 다음 주택을 추심하고 압류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공영 라디오방송 NPR의 조사에 따르면 뉴욕에서 압류가 시작된  2차 모기지는 최소 1만 건이다. 메릴랜드에서도 10년 넘게 채무불이행 및 미지급 상태였던 최소 500개의 오래된 2차 모기지가 발견됐다.     최근 전국적으로 좀비 모기지 피해 사례가 급증한 것은 주택 가격 상승 여파다. 주택 가격이 올라 주택소유주들이 1차, 2차 주택담보대출을 충분히 갚을 수 있어서다.     좀비 모기지에 따른 주택 압류 피해가 퍼지자 합법 논란도 대두하고 있다.     대출 기관과 채권추심자는 법적으로 주택소유주에게 부채와 그 이유에 대해 매달 통지를 제공해야 한다. 주택소유주가 모기지 채무를 불이행하는 경우, 대출 기관은 압류 여부와 시기를 결정할 수 있다. 다만 적절한 절차를 따르지 않고 주택을 압류하는 것은 합법이 아니다. 이은영 기자 lee.eunyoung6@koreadaily.com모기지 휴면상태 좀비모기지 피해사례 좀비 모기지 모기지 조정

2024-07-16

[맥아더공원 르포] 재단장 보다 마약·노숙자 해결이 먼저

LA한인타운 인근의 ‘맥아더 공원’은 생기를 잃은 지 오래다. 길거리에 나뒹구는 베이프, 주사 바늘, 초점 잃은 눈빛의 노숙자들은 이곳의 실상을 암묵적으로 대변한다.     지난 9일 캐런 배스 LA시장 등이 이곳을 바꿔놓겠다고 공언했다. 300만 달러를 들여 이곳을 재단장하겠다는 ‘맥아더 공원 재연결(Reconnecting MacArthur Park)’ 프로젝트를 통해서다. 〈본지 7월10일자 A-3면〉   관련기사 [LA시 재단장 프로젝트 공개] 맥아더공원에 300만불 투입…효과는 글쎄 지금 맥아더 공원의 사람들은 재단장을 반신반의한다. 이곳이 다시 생기를 되찾을 수 있을까.    정책의 실효성을 거두려면 시 정부는 적나라한 현실부터 직시해야 한다. 변화는 그 지점에서부터 시작된다. 프로젝트 계획 발표 다음 날인 10일 직접 현장을 찾아가 맥아더 공원의 이면을 들여다봤다.   10일 오전 11시, 맥아더 공원 옆 윌셔 불러바드와 알바라도 스트리트 인근에 차를 댔다.   카메라를 꺼내자마자 여기저기서 욕설이 귓가를 때린다. 욕설을 내뱉는 이들의 눈빛은 초점이 없다. 정신 질환을 앓는 노숙자이거나 마약에 취한 것이 틀림없다.   조금이라도 그늘이 드리운 곳에는 어김없이 노숙자가 있다. 윌셔길 주변에만 50여명 정도가 맨바닥에 누워있다.     조심스레 공원 내로 발걸음을 옮겼다. 대여섯명이 무리를 이루고 있다. 손에는 저마다 담배처럼 생긴 긴 모양의 은박지를 들고 있다. 주변에는 부탄가스, 라이터 등이 널브러져 있다. 그중 한명은 허리를 구부린 채 경직된 자세로 움직이지 않는다. ‘좀비 마약’으로 불리는 펜타닐 때문이다.   이곳의 현실은 되돌이표다. 지난 2021년 당시 길 세디요 시의원도 150만 달러를 투입, 공원 보수 작업을 대대적으로 벌인 바 있다. 효과는 미미했다.   시 정부가 고용한 용역 업체 직원 마퀴스(29)는 현재 공원 앞 4칸짜리 임시 화장실 청소를 담당하고 있다. 마퀴스는 “2021년에도 이곳에서 일하고 있었는데 도대체 무엇이 변했느냐”고 되물었다.   그는 마약에 취한 사람들을 바라보며 “잔디 조금 교체하고 쥐 없어진 것밖에는 체감되는 게 없다”며 “보다시피 이곳의 상황은 달라진 게 없다”고 말했다.   맥아더 장군의 이름을 딴 이곳은 한인사회도 유대감을 갖는 곳이다. 지난 2017년 한인들이 공원 내 맥아더 장군 동상 주변으로 무궁화 나무 50그루를 심었다.   무궁화봉사회 회원 10여명은 매달 둘째 주, 넷째 주 토요일마다 이곳에 나와 무궁화를 관리했었다. 요즘은 시 정부로부터 당분간 관리를 중단해달라는 통보를 받았다. 기한은 없다.   이 단체 장응용 전 회장은 “이곳이 얼마 전부터 마약 단속 지역으로 지정됐고, 너무 위험해지다 보니 이제는 대낮에 가도 겁이 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주변 도로부터 개선한다는데 가장 시급하고 최우선 해결 과제로 삼아야 할 건 그 부분이 아니라 노숙자와 마약”이라고 꼬집었다.   공원을 걷는 것조차 조심스럽다. 바닥엔 주사 바늘, 콘돔 등이 그대로 버려져 있다.   공원 주변의 노점상들을 지나 바로 옆 작은 골목으로 향했다. 알바라도 스트리트와 웨스트레이크 애비뉴 사이다. 공식적인 길 이름도 없다. 암암리에 ‘LA 좀비 골목’으로만 불린다. 이곳엔 펜타닐 중독자들이 몰려있다.   골목으로 들어서자마자 인분, 쓰레기 등의 냄새가 뒤섞인 악취가 마구 코를 찌른다. 대략 30명 정도다. 대부분 펜타닐 중독 탓에 구부정한 자세로 멈춰있다. 기괴한 소리를 내며 좀비처럼 걷는 마약 중독자가 눈에 띈다. 야구 배트를 들고 노려보는 노숙자도 있다.   이 골목 인근에서 20년간 치킨집을 운영해온 데이비드 김 사장은 “공원 재단장은 정부의 전시 행정일 뿐 효과가 없는 일”이라며 “2021년에 재단장을 한 뒤 오히려 마약 중독자와 노숙자가 몰리면서 치안만 더 나빠졌다”고 하소연했다.   공원 내 놀이터는 의미가 무색하다. 낮인데도 아이들이 한명도 보이지 않는다. 이곳에서 강아지와 산책을 하던 백인 여성 브릿제(37)는 7가 인근에서 예술 관련 비영리단체를 운영 중이다.   그는 “공원과 주변 지역을 좋게 만든다고 사람들이 오는 게 아니다”라며 “시정부는 그 돈으로 태스크포스부터 구성해서 마약, 노숙자 같은 현실적 문제를 해결하고 안전한 공원부터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맥아더공원은 멀리서 보면 평화롭지만, 가까이서 보면 암울하다. 주민들은 그 괴리를 좁힐 수 있는 변화를 원하고 있다.   ━       ☞맥아더 공원은   LA도심 속에서 인간에게 자연을 선사하는 공간이다. 할리우드의 황금기가 시작됐던 1920년대부터 LA시민들의 쉼터로 자리매김했다. 주변의 극장, 호텔, 식당 등과 함께 LA에 생기를 불어넣었던 공원이다. 앤젤리노들의 ‘정신(soul)’이 깃들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리처드 해리스가 불렀던 ‘맥아더 파크’는 1968년 빌보드 차트 정상에 오르기도 했다. 전국적으로도 명성을 얻은 계기였다. LA역사 문화 유적 100호로 지정(1972년)된 것도 이때쯤이다. 맥아더공원이 어그러진 건 70년대 중반부터다. 갱단 간 알력 등으로 슬럼화되면서 쉼터는 어느새 마약, 매춘 등 범죄의 온상이 됐다. 맥아더 공원은 그렇게 시들어갔다. 이곳에 다시 생기가 돌면 LA도 숨을 쉴 수 있다. 정윤재·최준호 기자맥아더 공원 좀비 마약 펜타닐 LA 로스앤젤레스 앤젤리노 미주중앙일보 캐런 배스 마약 노숙자 르포

2024-07-10

술 취한 것처럼 비틀… '좀비' 바이러스 감염 너구리 기승

 캐나다 전역에서 너구리를 '좀비'로 만들 수 있는 바이러스가 수년간 창궐하고 있다. 개 홍역 바이러스(CDV)에 감염된 너구리를 만났을 때 대처 방법을 알아본다.   야생동물 관리 회사 빌 다우드 와일드라이프 CEO는 "CDV에 걸린 너구리는 인간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며 "좀비나 빙의된 것처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뒷다리로 일어서서 이빨을 드러내고 으르렁거릴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감염된 너구리는 낮에도 돌아다니며 술 취한 것처럼 비틀거릴 수 있다. 이 바이러스는 너구리에게 치명적이며 궁지에 몰리면 사람을 공격할 수도 있다.   다우드 씨는 "너구리에게 접근하거나 다른 곳으로 옮기려 하지 말아야 한다"며 "그럴 경우 바이러스가 다른 동물에게 퍼질 수 있으므로 동물보호협회 등 관련 당국에 신고해야 한다"고 했다.   토론토 야생동물 센터 동물병원의 나탈리 카르보넨 원장은 "CDV는 15~20년 전부터 토론토에서 기승을 부렸으며 초기에 반려동물에 의해 퍼졌다"고 말했다. 반려동물은 보통 예방접종을 받지만 인간에 전염되지 않기 때문에 너구리를 위한 백신 접종 캠페인은 현재 없는 상태다.   토론토 동물 서비스(TAS)에 따르면 올해 병든 너구리나 부상당한 너구리 관련 신고가 급증했다. 3월과 4월 사이 폐사된 너구리 수거 요청도 작년 같은 기간보다 600건 늘어난 2090건에 달했다.   CDV 증상은 최근 퀘벡에서 우려를 낳고 있는 광견병과 유사할 수 있다. 퀘벡은 4월 말 미국 버몬트주에서 발생한 광견병 사례에 대응해 4만6,200개의 백신 미끼를 배포하는 등 예방 접종 캠페인을 벌였다.   온타리오주는 2016년 너구리 광견병 사례가 급증했지만 이후 통제되어 90% 감소했으며 매년 너구리에 대한 광견병 예방접종을 실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너구리에게 할퀴었을 경우 즉시 의료 조치를 받아야 하며 광견병 주사가 필요할 수 있다고 말한다. 또한 너구리를 데려와 훈련시키려는 시도를 강력하게 만류한다. 너구리가 발톱으로 문을 열 수 있을 만큼 영리하기 때문에 먹이를 바라고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게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밴쿠버 중앙일보바이러스 너구리 좀비 바이러스 너구리 기승 너구리 광견병

2024-05-09

[기고] 주택소유주 노리는 ‘좀비 모기지’

캘리포니아 지역 법률서비스(CRLA)에 소개된 사연에 따르면 살리나스에 거주하는 사울 델라 크루즈씨는 요즘 모기지 때문에 곤경에 빠졌다. 그는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주택을 구매했는데, 주택 구매 당시 프라이머리 모기지 이외에 세컨드 모기지 1만4600달러도 받은 상태였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터진 후 그는 모기지 회사와 대출 금액을 조정했는데, 그는 당연히 세컨드 모기지도 조정 대상에 포함되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15년이 훨씬 지난 지금, 그는 세컨드 모기지를 상환하지 않으면 주택 차압을 하겠다는 통지를 받았다. 1만5000달러 남짓한 세컨드 모기지는 없어지기는커녕, 15년 새 몇 배로 불어 있었다. 그는 주택 차압을 막기 위해 친지들에게 돈을 빌려 일부를 갚았지만, 갑자기 모기지 2개를 상환하려니 힘겨운 상황이다.      크루즈씨의 사연은 최근 월스트리트 저널(WSJ)이 보도한 좀비 모기지(zombie mortgages)의 전형적인 사례다. 도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을까? WSJ에 따르면 사정은 이러하다. 서브프라임 사태 당시 주택 가격이 폭락하자, 대출은행은 후순위 채권인 주택자산신용한도(HELOC) 등 세컨드 모기지를 ‘상각’처리했다. 따라서 대다수 주택소유주도 고지서를 몇 년 동안 받지 않았으므로 프라이머리와 함께 세컨드 모기지도 해결됐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던 것이다.     HELOC 등은 후순위 채권이므로, 차압 시 선순위 채권(프라이머리)에 대한 변제가 모두 이뤄지고, 잔액이 남는 경우에만 받을 수 있다. 그런데 그동안 주택 가격이 급격히 오르면서, 후순위 채권도 돈을 받아낼 가능성이 커졌다고 생각한 투자자들이 HELOC등을 매입한 후 주택 소유주들에게 느닷없이 상환 요구를 하는 것이다.   물론 15년이 지난 후 난데없는 상환요구는 불법의 소지가 크다. 소멸 시효가 지났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연방 금융소비자보호국(CFPB)은 지난 4월 채권자들에게 “소멸 시효가 지난 채권에 대해 차압 등 법적 조처를 하겠다고 위협하지 말라”고 경고하고, 각 주 정부 법무장관에게 이 같은 지침을 전달했다.   법률단체 주택경제권리옹호(HERA)의 조 자마릴로 변호사는 “부동산 안정법에 따르면 모기지 회사는 바이어에게 대출 현황을 정기적으로 고지해야 한다”며 “하지만 일부 회사는 바이어에게 오랜 기간 대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아 정확한 대출금액을 숨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택 소유주들이 겪는 다른 문제도 많다고 HERA는 지적한다. 예를 들어 주택 소유주가 유서를 작성하지 않고 사망한 경우(intestacy), 주택이 누구 소유가 되는지 법적 문제가 된다. 유서가 없는 경우 지역 유산법원(probate court)에서 각 주법으로 정한 비율로 유산을 분배하게 되는데, 이에는 시간과 비용이 든다. 게다가 이 기간 사망자를 대신해 누가 모기지와 세금, 보험을 지불할지에 대해 법적으로 불명확한 상태가 되어 가족이 곤경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최근 유행하는 태양열 주택 개조 프로그램(PACE)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일부 회사가 저소득층 주택 소유주만 노려 대출 문제 및 세금 증가 가능성 등에 대한 충분한 설명 없이 무작정 설치를 유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주택 구매는 한인들에게도 아메리칸 드림의 시작이다. 그러나 주택 가격이 급등하면서 이전에 볼 수 없었던 문제가 주택 소유주들에게 불거질 수 있다. 주택 소유주들은 현 상황을 잘 파악하고 가족의 소중한 자산인 주택을 지킬 수 있도록 주의해야 할 것이다.  이종원 / 변호사기고 주택소유주 모기지 세컨드 모기지도 대다수 주택소유주도 좀비 모기지

2023-11-26

가주 ‘좀비 마약(동물 진정제 자일라진)’ 대책 부심

가주 보건 및 수사 당국이 ‘좀비 마약’의 가주 확산을 막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   좀비 마약은 강력한 동물 진정제인 자일라진을 일컫는 말이다. 일명 ‘트랜크(tranq)’로 통하는 자일라진 그 자체는 통제 물질이 아니지만, 펜타닐과 혼합되면 치명적인 반응과 부작용으로 목숨을 위협할 수 있다.   펜타닐의 효과는 헤로인을 비롯한 다른 마약에 비해 짧지만, 자일라진을 섞으면 그 효과가 헤로인과 비슷할 정도로 길고 강력해진다.   문제는 자일라진의 호흡 제한 효과 때문에 사망 위험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자일라진은 펜타닐 과용에 대응하기 위한 날록손 같은 약품에도 반응하지 않는다. 좀비 마약의 또 다른 위험성은 주사로 반복해서 투입하면 살과 근육에 괴사가 발생하고, 치료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절단해야 할 상황에 이른다는 것이다.   좀비 마약은 처음 뉴욕, 필라델피아를 비롯한 북동부 지역에서 유행했지만, 지난해 6월엔 전국 36개 주에서 유통되는 마약에서 자일라진이 검출될 정도로 확산했다.   가주 당국도 지난 2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약물 과용으로 사망한 4명의 체내에서 자일라진이 검출됐다는 검시 보고서가 공개된 이후 바짝 긴장하고 있다. 보건 분야 전문 매체 KFF 헬스뉴스에 따르면 이미 LA와 샌타클래라, 샌호아킨 카운티에서도 마약에서 자일라진이 검출된 사례가 보고됐다.   새크라멘토 비를 비롯한 언론 매체들은 헬스뉴스를 인용, 가주 보건 당국이 자일라진 확산을 막기 위해 거리의 마약에서 자일라진을 검출할 수 있는 검사 키트를 배포하고, 자일라진을 통제 물질로 분류하기 위한 노력에 나섰지만 아직 가주 전체를 모니터할 수 있는, 표준화된 시스템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샌프란시스코 공공보건국 인구행동보건부 제프리 홈 국장은 “자일라진에 대한 접근 가능성을 줄이거나 통제하지 못하면 북동부처럼 ‘좀비 거리’로 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LA카운티 공공보건국 시다스 퓨리 의료 부국장은 확보된 데이터가 별로 없지만 자일라진이 알려진 것보다 더 많이 퍼져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LA카운티 셰리프국은 최근 자일라진 확산 현황 추적을 위한 파일럿 프로그램을 가동했다. 지미 파네타 연방하원의원(몬터레이)은 자일라진을 통제 물질로 분류하기 위한 법안을 지난 3월 발의했다. 박경은 기자진정제 좀비 좀비 마약 동물 진정제 좀비 거리

2023-07-04

[J네트워크] ‘좀비’ 학교의 합창곡

 좀비로 폐허가 된 ‘효산 고등학교’에서 이 합창 음악은 좀 낯설었다. 그레고리오 알레그리(1582~1652)가 작곡한 ‘미제레레(Miserere)’다. 조금 긴 원래 제목은 ‘미제레레 메이 데우스(Miserere mei Deus)’다. ‘주여 불쌍히 여기소서’.   넷플릭스가 지난달 28일 공개한 드라마 ‘지금 우리 학교는’ 7화에서 이 곡이 흘러나왔다. 생존자들이 수많은 좀비를 음악실로 유인하고 뒷문으로 탈출하려고 틀었던 노래다. 피범벅이 된 음악실에 참으로 대조적이었고 그래서 적절했던 음악이다.   거의 400년 전 이 음악이 울렸던 곳은 로마의 시스티나 대성당. 라파엘로, 보티첼리, 그리고 미켈란젤로의 경이로운 그림으로 둘러싸인 이 성당에서만 연주될 수 있었다. 교황은 이 곡의 단 한 페이지도 교회 밖으로 나갈 수 없게 금했고 규칙을 어기면 파문했다. 작곡가 알레그리가 교황청 소속이었고, ‘미제레레’는 음악이기 이전에 예배 의식이었으며 교회에서 해야만 하는 기도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후대 사람들은 ‘그저 너무 아름다웠기 때문’이라고 교황의 독점욕을 해석하곤 한다.   죽음과 비극으로 뒤덮인 고등학교에서 울려 퍼진 소절은 ‘미제레레’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손꼽히는 높은 ‘도(C)’ 음의 부분이었다. 솔로 소프라노는 높으면서도 마음을 찌르는 듯한 이 음을 부른다. 무엇보다 17세기의 음악 어법에 맞도록 거의 아무 기교 없이 부르는 점이 중요하다.   드라마에서 나온 부분의 라틴어 가사를 번역하면 이렇다. ‘보소서 주께서는 중심이 진실함을 원하시니, 내게 지혜를 은밀히 가르치시리다.’ 시편 51편 중 한 구절로, 다윗이 밧세바와 동침한 후 신의 용서를 처절히 구하는 내용이다.   ‘미제레레’는 별다른 장치가 없어서 아름답다. 장엄한 오르간 반주도 없고, 복잡한 멜로디가 등장하지도 않는다. 다만 9개의 서로 다른 성부로 된 사람의 목소리가 각각 오르내리며 교차하거나 분리된다. 인간의 소박한 목소리일 뿐인데도 ‘미제레레’는 특별하게 강한 힘을 가진다. 17세기 이 곡이 부활절 직전 성 금요일에 연주될 때는 곡에 맞춰 촛불을 하나씩 껐다. 나지막한 합창에 따라 주위가 점점 어두워지면서 인간은 죄를 진심으로 고백하게 된다.   ‘지금 우리 학교는’은 가장 비극적 순간에 가장 아름다운 음악을 골랐다. 2020년 12월에도 비슷한 선택이 있었는데, 바로 넷플릭스 ‘스위트홈’이 오프닝 음악으로 쓴 모차르트 레퀴엠이었다. 여기에서도 죽은 후 신의 심판 앞에 선 인간이 용서와 구원을 간절히 구한다. 수백 년 전부터 절실히 자비를 요청해왔던 인간들의 음악이 인기 드라마에 잇따라  쓰이고 있다. 종교와 상관없이, 어디엔가 자비를 구할 수밖에 없는 그런 시절이다. 김호정 / 한국 중앙일보 기자J네트워크 합창곡 좀비 효산 고등학교 미제레레 메이 합창 음악

2022-02-07

닷새 만에 58개국 점령한 K-좀비…'지금 우리 학교는' 인기 확산

닷새 만에 58개국 점령한 K-좀비…'지금 우리 학교는' 인기 확산 첫날 25개국 1위로 출발해 상승세 계속…'제2 오징어게임' 기대 학교 배경으로 차별화·현실 고발·…할리우드 뺨치는 역동적 좀비   (서울-연합뉴스) 강애란 기자 김우진 인턴기자 = 넷플릭스 한국 새 시리즈 '지금 우리 학교는'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3일 온라인 콘텐츠 서비스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 패트롤에 따르면 '지금 우리 학교는'은 공개 하루 만에 넷플릭스 TV쇼 부문 순위 1위에 오른 뒤 닷새째인 전날까지 정상을 지키고 있다. 지난달 28일 전 세계에 공개된 드라마는 다음날 25개국에서 1위에 올랐고, 이틀째에는 44개국, 사흘째 46개국, 나흘째 54개국, 닷새째 58개국으로 흥행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정상을 차지한 국가들에는 프랑스, 독일, 핀란드, 캐나다 등 유럽과 북미 대륙 나라들이 포함됐다. 미국에서는 3위로 출발해 한 단계 상승한 2위를 기록했다. 넷플릭스 공식 집계에 따르면 지난달 28일부터 30일까지 사흘간 시청 시간은 1억2천479만 시간으로 그 주의 영어·비영어 시리즈를 통틀어 1위를 차지했다. 짧은 시간 안에 폭발적인 관심을 받으면서 지난해 돌풍을 일으킨 '오징어 게임' 뒤를 잇는 메가 히트작이 될 것이란 기대가 적지 않다.   ◇ 고등학교 배경으로 차별화한 좀비물…각양각색 캐릭터 눈길 동명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지금 우리 학교는'은 좀비 바이러스가 퍼진 고등학교에서 살아남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학생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누군가로부터 시작된 좀비 바이러스가 급속도로 번져나가고, 남아있는 생존자가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전개는 기존 좀비물과 다를 바 없지만,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삼아 신선함을 샀다는 평가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좀비물은 기존에 굉장히 많았지만, 학교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보니 상대적으로 신선하게 다가오는 부분이 있다"며 "방송실, 과학실 등 학교 곳곳을 옮겨 다니며 극이 진행되다 보니 긴장감을 잘 유발한 것 같다"고 말했다. 좀비 떼가 출몰한 위기 상황에 대처하는 각양각색 학생들의 반응도 캐릭터로 잘 살렸다는 평가다. 좀비에게 물릴 위기에도 친구의 손을 놓지 못하는 온조(박지후 분), 다른 친구들과 선생님들을 방패 삼아 생존하는 귀남(유인수), 자신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남 탓만 하는 나연(이유미) 등 다채로운 캐릭터가 눈길을 붙잡는다. 김성수 대중문화평론가는 "마치 표를 만들어놓고 설정한 것처럼 (특징이) 겹치는 캐릭터가 없도록 잘 배치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들은 원래 모두 친구이고 나름의 사연과 역할을 갖고 있다 보니 '내 주변에 저런 친구가 있다'는 기시감이 들게 한다"며 "이런 점이 외국인들도 수긍하면서 보게 만드는 매력"이라고 분석했다.   ◇ 사회 축소판…학교 문제 넘어 현실 고발 메시지 사회의 축소판인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삼으면서 학내 문제를 넘어 현실을 고발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것도 '지금 우리 학교는'의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무엇보다 좀비 바이러스가 퍼져 학교는 전 세계가 3년째 겪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팬데믹과 자연스럽게 오버랩된다. 좀비 떼를 통제하지 못하고 도시를 봉쇄해버린 정부, 살아남기 위해 대걸레 자루를 쥐고 좀비 떼와 싸우는 학생들의 모습은 코로나19로 혼란에 빠진 사회속 우리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드라마 속 좀비를 팬데믹에 빗대며 "세계를 뒤흔드는 어두운 실존주의를 그린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한국 관객들에게는 더 가슴 아픈 지점도 있다. 여러 차례 구조를 요청하지만, 도착하지 않는 구조대나 "아무도 오지 않는다"는 학생들의 대사는 세월호 참사를 빗댄 대목으로 꼽힌다. 드라마는 학교 폭력이나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를 '기생수'라고 부르며 무시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여주며 폭력과 차별이 만연한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들춰낸다. 또 아이들이 살아남기 위해 좀비 떼와 싸우는 과정에서 내리는 선택과 결과들 역시 인간성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공감을 사고 있다. 이재규 감독은 앞선 제작발표회에서 "아직 성숙하지 못한 학생들이 어떤 선택을 하는지 지켜보는 작품"이라며 "사람들이 어떤 희망을 품고 살아가야 하는지, 인간다움이 무엇인지를 생각할 수 있는 이야기를 전하고자 했다"고 연출 의도를 설명했다.   ◇ 'K-좀비' 자리매김…역동적인 움직임 호평 '지금 우리 학교는'은 한복 입은 좀비들을 탄생시켰던 '킹덤'에 이어 교복 입은 좀비를 세상에 선보이며 'K-좀비'를 다시 한번 세계에 각인시켰다. 사실 2019년 '킹덤'이 나오기 전까지만 해도 좀비는 서양 작품의 전유물로 여겨졌지만, 이제 한국은 학원물과 좀비물을 결합한 변주를 능수능란하게 선보일 수 있는 나라로 자리매김했다. 드라마의 인기에는 이야기 전개, 캐릭터, 메시지 외에도 좀비를 실감 나게 구현한 배우들의 연기력과 분장, 컴퓨터그래픽(CG) 등 기술의 공도 크다. 배우들은 좀비의 몸동작을 연기하기 위해 촬영 3개월 전부터 혹독한 훈련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좀비 바이러스에 감염된 학생들이 그르렁 소리를 내고, 우두둑 소리를 내며 기괴하게 몸을 꺾는 움직임 등은 오랜 시간 좀비물을 만들어온 할리우드와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을 정도다. 느릿느릿하게 움직이던 전통적인 좀비들과 달리 빠르고 역동적으로 움직인다는 점도 긴장감을 높인다는 평가를 받는 요소다. 미국 연예 매체 버라이어티는 "복도를 따라 팽팽하게 내달리는 미션, 강당을 미친 듯이 질주하는 장면들이 특별한 스릴감을 선사한다"고 언급했다. aer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닷새 점령 좀비 바이러스 고등학교 배경 오징어게임 기대학교

2022-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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