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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어팩스 한인, 조선 후기 회화 한국에 기증

      버지니아 페어팩스 카운티 거주 한인이 '조선 시대 최대 서화 컬렉션'을 한국의 박물관에 기증해 화제다.   주인공은 게일 엘리스 허(사진)씨.  허 씨는 시아버지인 고 허민수(1897~1972)로부터 물려받은 조선 후기 회화 3건을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을 통해 국립광주박물관에 기증했다.  해당 회화는  조선시대 최대 서화 컬렉션 '석농화원' 기록을 사실로 확인시켜주는 작품으로 알려졌다. 고 허민수는 전남 진도 출신의 은행가로, 호남화단의 거장 소치 허련(1808∼1893) 가문의 후손이기도 하다.     기증자 게일 허씨는 고인이 된 남편 허경모 씨의 유품을 정리하던 중 이들 회화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한국 당국에 연락했으며, 문화재로서의 가치를 전해들은 후 흔쾌히 기증 의사를 밝혔다.  허씨는 “시아버지에게 물려받은 소중한 작품들이 가장 잘 향유될 수 있는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어 매우 기쁘다”며 기증소감을 밝혔다.   한편 기증 서화는 조선 후기 최고의 서화 수장가 김광국(1727∼1797)의 석농화원 중 알려지지 않았던 작품인 김진규(1658∼1716) 〈묵매도〉를 비롯해, 신명연(1808∼?)의 〈동파입극도〉등 18~19세기 조선시대 회화사 연구에 중요한 미공개 작품들이 포함되어 주목된다.   이번 기증품 중에는 소치 허련의 작품 2점도 포함되어 있다. 이번 기증으로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의 해외사무소(일본.미국)를 통한 환수 성과는 총 19건 305점이 됐다.  김윤미 기자 kimyoonmi09@gmail.com페어팩스 한인 조선시대 회화사 페어팩스 한인 기증자 게일

2023-04-04

[생활건축] 기후변화와 박제가 된 한옥

한옥에 살고 있다 보니 이번 폭우 때 지인들의 연락을 많이 받았다. “집은 괜찮냐”로 시작하는 안부인사였다. 다행히 별 탈은 없다. 하지만 급격한 기후변화가 우려스럽다.     오늘날 지어지는 한옥은 사실 규제의 산물이다. 새로 짓더라도 조선 시대 양식과 재료만 써야 한다. ‘전통성 보존’에만 골몰한 정책 탓이다. 오세훈 서울 시장은 2008년 한옥을 육성하고 보존하겠다는 ‘한옥 선언’을 하면서 보존정책을 펼쳤다. “한옥이 밀집한 지역을 서울다운 정취가 있는 주거지로 육성해 서울의 문화 정체성을 살려 나가겠다”는 포부에 따라 서촌·북촌 등 구도심의 한옥 동네가 한옥만 지어야 하는 한옥 보존지구로 지정됐다. 북한산 아래 은평 한옥마을도 새롭게 만들어졌다.   문제는 한옥 심의제도다. 서울시는 한옥을 보존하도록 규제하는 대신, 한옥을 고치거나 지을 때 공사비를 일부 지원해주고 있다. 이 지원금을 받으려면 위원회 심의를 받아야 하는데, 조선시대 한옥 스타일이 아니면 통과하기 어렵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창호 규제다. 서울시는 한옥의 창호를 전통방식의 나무 창호를 쓰도록 규제한다. 하지만 나무는 변형이 심한 재료다. 더울 땐 팽창하고 추울 때 수축하다 갈라지고 틈이 생기는 데, 비가 샐 수밖에 없다. 그래서 한옥 거주자들은 나무 창호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내부에 아파트에서 쓰는 플라스틱(PVC) 창호를 덧댄다. 비가 직접 닿는 외부에 PVC 창호를 설치할 수 없다. 겉에서 봤을 때 조선 시대 한옥 스타일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알루미늄 틀을 가운데 놓고 바깥에 나무를 붙인 한식 시스템 창호가 개발되긴 했지만, 상당히 비싸다. 창호 값만 억대로 들게 된다.   한옥은 벽면에 나무 인방(기둥을 고정하는 가로 지지대)도 노출해야 한다. 나무 인방이 하얀 회벽을 가로지르면서 한옥의 비례미를 돋보이게 할지는 모르겠지만, 비에 취약하다. 노출된 인방이 뒤틀리면서 틈이 생기고 벽면으로 비가 새 들어가기 일쑤다. 2층 한옥이 대다수인 은평 한옥마을에서는 진짜 인방은 노출하지 않고 벽체를 통으로 설치한 뒤 겉에 모양내기식 인방을 붙이기도 한다. 은평 한옥마을에는 철골로 지은 한옥도 있는데, 서울시는 이 집을 한옥으로 등록해주지 않고 있다. 집의 변형을 막기 위해 철골을 넣은 나무를 썼을 뿐 한옥의 공법을 그대로 따랐는데도, 나무가 아닌 다른 재료를 썼다는 이유로 한옥 등록이 거부됐다.   조선 시대에만 머물러야 하는 한옥이 앞으로의 기후변화를 버틸 수 있을까. 사람이 살지 않는 문화재는 원형 그대로 보존해야 할 테지만, 살림집 한옥은 변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박제된 한옥의 미래는 희망적이지 않다. 한은화 / 한국 건설부동산팀 기자생활건축 기후변화 박제 은평 한옥마을 한옥 보존지구 조선시대 한옥

2022-08-14

[게시판] '이민사박물관 조선시대 자수전' 외

이민사박물관 조선시대 자수전     15일부터 24일까지 맨해튼 미주한인이민사박물관(149 W 24스트리트, 6층)에서 뉴욕 최초의 조선시대 자수전을 열린다. 이번 전시는 100여년 전 조선자수로 미 주류사회에 한인의 위상을 높인 이윤희 작가를 평가하고 기억하기 위한 것이다. 이윤희 작가는 1919년 미국으로 건너와 남편과 함께 신민회를 조직해 독립자금을 지원하기도 했다. 문의 212-691-2500 또는 info@mokah.org.   민권센터 WIC 세미나  민권센터가 19일 오후 12시부터 1시까지 여성·유아·아동에게 음식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인 WIC에 관한 세미나를 개최한다. 이번 세미나는 민권센터 플러싱 사무실(133-29애비뉴 2층)을 방문하거나 온라인 ‘줌’으로 참석할 수 있다. 사전등록은 전화(718-460-5600) 또는 온라인(docs.google.com/forms/d/e/1FAIpQLSf00OHc5LY3bB-q2Cg9lR5iKl0k8pbUhLis45p9gpq0IV2U-w/viewform)으로 하면 된다. 질의 응답을 위해 한국어 통역이 제공된다.    KCS, 자기방어 훈련 세미나   증오범죄와 폭력이 아시안 커뮤니티에 영향을 미치는 가운데, 뉴욕한인봉사센터(KCS)가 자기방어 훈련 세미나를 실시한다. 제이 리 사범과 함께 예상치 못한 위험으로부터 자신을 방어하는 기술을 직접 배우고 연습하는 과정이다. 오는 16일과 23일, 30일에 진행되며 매주 토요일 오전 11시부터 낮 12시30분까지 KCS베이사이드 본관에서 열린다. 내용 문의 전화: 718-939-6137.게시판 이민사박물관 조선시대 이민사박물관 조선시대 조선시대 자수전 맨해튼 미주한인이민사박물관

2022-07-14

[역지사지(歷知思志)] 흰옷

영국에서는 윔블던 테니스 대회가 막 시작됐다. 세계 4대 메이저 테니스 대회 중 하나이자 역사가 가장 오래된 윔블던은 규정이 엄격하기로도 유명하다. 경기에 참여하는 선수들은 모든 복장을 반드시 흰색으로 통일해야 한다. 헤어밴드부터 양말까지 예외가 없다. 윔블던 측은 복장에 과도한 상업광고가 붙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한다.   흰옷에 대한 ‘집착’이라면 조선도 빼놓을 수 없다. 구한말 조선을 방문한 외국인들은 모두가 흰옷을 입고 다니는 것에 대해 ‘솜밭처럼 하얗다’며 흥미로워했다. 우리도 ‘백의민족’이라고 자칭하며 이 전통이 고대 부여에서 시작된 것이라고 설명한다. 반면 조선시대 사람들의 기억은 다르다. 조선 유학자 이수광은 ‘지봉유설’에서 흰옷을 즐겨 입는 풍습이 조선 중기 이후부터라고 적었다. 그에 따르면 이전엔 붉은색 옷을 많이 입었는데, 조선 13대 국왕 명종 때 국상을 여러 번 치르자 흰옷을 계속 입게된 것이 하나의 풍습으로 자리잡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중국 송나라 사람들이 고려에 대해 “고려 사람들은 옷감에 붉은색 물을 잘 들였다”고 설명한 것도 소개했다. 이후 조선은 1906년 법령으로 흰옷 착용을 금지했지만, 사람들은 바뀌지 않았다.   처음엔 낯선 문화도 정착되면 바꾸는 게 쉽지 않다. 코로나19로 인한 실외 마스크 착용이 완화됐는데도 좀처럼 벗지 않는 것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유성운 / 한국 문화팀 기자역지사지(歷知思志) 흰옷 흰옷 착용 윔블던 테니스 반면 조선시대

2022-06-29

[독자 마당] 대통령의 품격

 신문과 TV 뉴스마다 한국 여야의 공방이 치열하다. 일반인들이 보기에도 아슬아슬한 살얼음판이다. 후보마다 공약을 내놓고 상대를 공격하다 보니 막말과 비난이 오가고 있다. 선거가 끝나면 둘 중의 한 명은 대통령이 될 텐데… 상대방의 얼굴을 어떻게 볼까하는 의구심마저 든다. 역대 어느 대통령 선거 때보다 상호간 비방이 극렬하다.     사실 상대방을 향한 인신공격은 감정 싸움일뿐 유권자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 국민들은 바보가 아니다. 다 이성을 가지고 듣고 본 것을 판단한다.     양쪽 진영의 골수분자들은 자기 편의 말을 곧이곧대로 들을지 몰라도 일반 유권자들은 이성과 상식을 가지고 옳고 그름을 가린다. 이번 선거에서도 국민은 바른 판단을 할 것으로 믿는다.     조선시대 4대 왕인 세종은 형인 세자 양녕을 폐하고 셋째인 자신(충녕)을 세자로 책봉할 때 가장 앞장 서서 반대했던 황희를 귀향에서 풀어주고 정승으로 삼았다. 자신이 왕이 되는 것을 반대했지만 그의 인품과 능력을 인정해 등용한 것이다. 황희는 조선시대 재상 중 최고의 재상이 되었다. 청렴결백하고 어질고 슬기로운 재상으로 지금까지 회자되고 있다.   이런 인재를 찾을 수 없을까. 속담에 ‘물고기는 입으로 낚이고 사람도 역시 입으로 걸린다’라는 말이 있다. 함부로 내뱉은 말은 주워 담을 수 없다. 지나간 역사는 현재의 거울이다. 민심을 거스른 진시황제도 국민을 속인 스탈린과 히틀러도 끝내 거꾸러졌다.   성현들은 나라를 다스리는 기본 틀은 ‘예의’라고 해서 지켰고 ‘염치’는 청렴과 부끄러움을 아는 품격이라고 했다. 합리적이고 배려하는 품성은 귀중한 덕목이다.     눈 앞에 보이는 실체뿐 아니라 긴 안목으로 국민의 안위와 행복을 추구하는 대통령이 나오기를 희망한다. 노영자 / 풋힐랜치독자 마당 대통령 품격 대통령 선거 조선시대 재상 진시황제도 국민

2022-03-01

[기고] 정다운 벗 호랑이의 '꾸짖음'

 2022년 새해는 임인(壬寅)년 호랑이 해다. 호랑이는 사납고 무서운 맹수로 알려져 있지만 우리 한국 사람들과는 매우 친숙한 동물이다. 건국신화인 단군신화부터 등장하는 것을 보면 그야말로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부터 이어진 오랜 인연이다. 옛날이야기나 속담, 그림 등에도 자주 등장해 마치 가까운 벗 같은 친근감을 느끼게 된다.   호랑이를 무섭게 그린 맹호도도 많지만 옛날 이야기나 민화에 등장하는 호랑이는 무섭기는커녕 어리숙하고 해학적이다. 귀엽기도 하다. 곶감을 무서워하고, 마치 고양이 같은 모습으로 까치와 대화를 나누고, 토끼가 불 붙여주는 곰방대로 담배 피우는 모습으로 등장한다. 산신령을 태우고 다니는 호랑이도 순둥이의 모습이다. 그런 친숙한 호랑이의 현대판이 88 서울올림픽의 마스코트인 호돌이다.   호랑이를 주인공으로 한 작품으로 대표적인 것은 단연 연암 박지원의 ‘호질(虎叱)’이다. 조선시대 후기의 한문 단편소설로 해학과 풍자가 통쾌하고 재미있는 작품이다. ‘호질’은 ‘호랑이의 꾸짖음’ 정도로 해석할 수 있는데 줄거리를 간추리면 다음과 같다.   호랑이가 배가 고파서 사람을 잡아먹으려 하는데 무엇이 마땅하겠느냐고 묻는다. 부하들이 냉큼 의원과 무당을 권하며 왜 맛있는지를 장황하게 설명한다. 그러나 호랑이는 의원은 잡아먹자니 의심이 나고, 무당의 고기는 불결하게 느껴진다며 퇴짜를 놓는다. 결국 청렴한 선비를 잡아먹기로 한다.   그리하여 먹잇감으로 등장하는 것이 북곽선생이라는 선비로 학식이 높고 인격이 고매하기로 유명한 인물이다. 그때 같은 마을에 동리자라는 젊은 수절 과부가 있었는데 정절을 굳게 지키기로 소문이 자자해 나라에서 상을 내릴 정도였다. 하지만 사실은 소문과는 달라 그 여자의 다섯 아들이 저마다 성이 다른 각성(各姓)바지였다.   한데, 북곽선생과 동리자가 눈이 맞아 정을 통하는 사이가 되었다. 어느 날 밤 아들들이 엿들으니 엄마방에서 북곽선생의 소리가 나는지라 설마 인격 고매하신 북곽선생께서 이 밤중에 엄마방에 계실리가 만무하니 저것은 둔갑한 여우가 틀림없다 하고 몽둥이를 들고 뛰어들었다.   북곽선생이 꽁지가 빠지게 도망쳐 달아나다가 어두운 밤중이라 거름구덩이에 풍덩 빠지고 만다. 발버둥치다가 가까스로 기어 나오니 눈앞에 커다란 호랑이가 기다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호랑이는 냄새가 고약해 도저히 잡아먹을 수가 없다고 물리치며 한바탕 근엄한 훈계로 북곽선생을 엄하게 꾸짖는다. 북곽선생은 정신없이 머리를 조아리고 목숨만 살려주기를 빌다가 머리를 들어보니, 호랑이는 보이지 않고 아침에 농사일을 하러 가던 농부들만 주위에 둘러서서 측은하게 내려다보고 있더라는 이야기.   작품은 공부 많이 해서 학식 풍부한 선비의 위선과 아첨, 이중인격 등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정절로 소문난 과부의 방탕한 일탈을 야유하고, 의원과 무당 등에 대해서 풍자하는 등 사회상을 고발해 조선시대 풍자문학의 걸작이라고 평가된다.   만약 이 호랑이께서 미주 한인사회에 납신다면 누구를 잡아먹으려다 말고 큰 소리로 꾸짖으실까? 겉은 누런데 속은 새하얀 바나나? 미국 사람의 나쁜 점과 한국인의 결점을 합쳐서 똘똘 뭉쳐놓은 인간? 백인 앞에서 주눅 들어 눈치만 살피다가 가난한 유색인종 앞에서는 거들먹거리며 욕질해대는 중생? 걸핏하면 소송 걸며 변호사 찾아다니는 지식인? 돈이면 안 되는 일 없다고 우기는 졸부, 세상에 자기만 옳다고 바락바락 악쓰는 인종? 아무튼 엄한 꾸짖음 들을 인간들 참 많을 것 같다.   그나저나 새해가 호랑이의 해라니 용맹한 호랑이가 와서 코로나 좀 박살내주면 고맙겠다. 일상으로 돌아가 마스크 벗고 사람 마음대로 만나며 살았으면 정말 좋겠다. 설마 호랑이가 코로나 무서워서 마스크 쓰고 나타나는 건 아니겠지? 장소현 / 시인·극작가기고 호랑이 호랑이 담배 조선시대 풍자문학 아첨 이중인격

2022-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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