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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이웃 모습 담았어요” 케이티 정 시각예술 작가

시카고 상공 1000피트에 한인이 그린 벽화가 제작돼 눈길을 끈다.     2일 CBS 뉴스에 따르면 한인 벽화가 케이티 정(한국명 지은)씨의 벽화 작품이 시카고 유명 고층 건물인 존핸콕타워 94층에 위치한 360시카고전망대에 전시됐다. ‘지역민만(Locals Only)’이라는 제목의 해당 작품은 시카고의 다양한 이웃들의 모습을 담고 있다.     정씨는 시카고에서 태어나 성장한 2세다. 시카고 미술대학을 졸업한 후 그동안 미주 한인으로서 본인의 가족사에 뿌리를 둔 작품을 주로 제작해왔다. 정씨는 “이민자의 삶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한 작품도 많이 만들고 있다”며 “개인적인 정체성을 강조하는 동시에 지역사회와도 연결되는 작업의 일부”라고 CBS를 통해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벽화는 기존에 해오던 것과는 다르지만 개인적인 것과 공적인 것 사이의 균형이 깃들어진 작품이기에 마음에 든다”고 덧붙였다.     정씨는 이번 작품 작업을 위해 지난 한 달간 약 600파운드가량의 200여개 타일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그는 “고층에서 작업하는 일은 무척 고된 일이었다”며 “특히 날씨가 오락가락하기도 하고 바람이 많이 부는 날도 수시로 있어 페인트가 빨리 말라 작업이 어려웠다”고 전했다.  김경준 기자시카고 전망대 시카고 전망대 한인 벽화가 벽화 작품

2024-05-05

시카고 존 행콕 전망대에 한국 전통색 벽화

시카고의 유명 관광 명소인 존 행콕 센터 전망대에 한국 벽화가 선보였다. 875 노스 미시간 애비뉴(구 존 행콕 센터)의 360 시카고 전망대에는 최근 한인 작가가 그린 벽화가 소개되고 있다.     한인 2세 케이티 정이 그린 이 벽화는 오방색을 바탕으로 제작됐다. 한국의 전통 색상인 오방색은 백색, 흑색, 청색, 적색, 황색의 다섯가지 색으로 음양오행설에서 풀어낸 순수하고 섞음이 없는 색이다.     정 작가는 이 색을 바탕으로 시카고의 대표적인 네이버후드인 가필드파크와 브론즈빌, 차이나타운 등을 강조한 ‘Locals Only’를 제작했다.    정 작가는 시카고 레익뷰에서 성장한 한인 2세로 어머니가 운영하는 세탁소 겸 수선 가게에서 자라며 바느질을 접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시카고 미대에 진학해 직물을 소재로 한 작품을 다수 창작했다.     정 작가는 “전망대측으로부터 벽화 제작을 의뢰 받고 나서 전망대 공간을 둘러볼 수 있었다. 그러면서 전망대가 어떻게 시카고의 네이버후드를 강조하고 관광객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었는데 이에 착안해 작은 장식 무늬로 시카고의 주요 네이버후드를 그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전통 궁이나 서원 등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단청 색조로 벽화를 그린 것에 대해 정 작가는 “한국의 전통 색상에서 연유했는데 매우 조화로우면서도 밝다. 많은 한국 건축물과 의상, 음식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며 “항상 우리 주위에 있으면서 내가 우리 조상이나 가족, 문화를 떠올리며 작품을 만들 때 사용했던 색상들이다. 이는 곧 나는 누구이고 나는 어디에서 왔는가를 찾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360 시카고 전망대 작품 이전에도 시카고의 대표적인 음악축제인 롤라팔루자, 페이스북 시카고 사무실에도 벽화를 그린 바 있다.     한편 360 시카고 전망대는 구 존 행콕 센터 94층에 위치하면서 시카고 스카이라인을 1030피트 높이에서 내려다 볼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특히 시카고 야경을 보기에 적합한 곳으로 널리 알려져 있으며 건물 바깥으로 기울어져 내려다볼 수 있는 관람 기구 ‘Tilt’도 설치되어 있다. 이전에는 보험사의 이름인 존 행콕 센터로 불렸으나 현재는 875 노스 미시간 애비뉴가 이 건물의 공식 명칭이다.     건물은 100층 높이로 1969년 완공될 당시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이었으며 건축가는 시어스 타워와 마찬가지로 파즐러 칸과 브루스 그래햄이다.  Nathan Park 기자시카고 전망대 시카고 전망대 한국 벽화 시카고 스카이라인

2024-04-26

[Nathan Park 기자의 시사분석] 존 행콕 시그니처 룸

시카고 사람이라면 대부분 다 알고 있을 것이다. 시카고의 멋진 풍경을 잘 볼 수 있은 곳으로 주간에는 시어스 타워의 스카이데크가 좋고 야간에는 존 행콕의 시그니처 룸이 최고라는 것은 상식에 가깝다. 특히 시그니처 룸은 100층 높이 존 행콕 센터의 95층에 위치해 동쪽으로는 시원한 미시간 호수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이고 다른 세 면은 다운타운 마천루를 멋지게 살펴볼 수 있다.     한쪽에 마련된 파티룸에서는 부페식 식사도 가능해 많은 인원이 찾을 때에는 미리 예약을 해야 했다. 가격대가 비싼 편이라 자주 가기에는 부담이 됐지만 특별한 날이라면, 더군다나 타지에서 특별한 사람이 시카고를 찾는다면 아마 가장 먼저 식사를 할만한 곳으로 꼽히는 곳이다. 메뉴 역시 인상적이었는데 애피타이저로 나오는 해산물 모듬 타워는 300미터 이상의 높이에서 즐기는 것이라는 의미가 더해져 기억에 남는다.     개인적으로는 한 층 위에 자리잡은 시그니처 라운지가 더 좋았다. 멋지게 차려 입고 분위기 있게 즐기는 식사도 좋지만 이 라운지는 무엇보다 밤 늦게까지 문을 열어 야간시간대에 찾기 좋았다. 운만 좋으면 시카고 야경 사진을 가장 잘 찍을 수 있는 남쪽 창가에 자리를 잡을 수도 있었다. 이 스팟에서 유리창에 빛이 반사되지 않게 사진을 찍을 수 있다면 누구나 시카고의 다이내믹한 야경 사진을 가질 수 있다.     창가를 따라 놓여진, 크지 않은 테이블에 자리잡고 간단한 칵테일이나 케익 한 조각, 맥주 한 잔이면 이 멋진 장관을 감상할 수 있기 때문에 한국이나 타지에서 온 손님들을 대접할 때 이만한 곳이 없다. 끝내 확인해 보지는 못했지만 시그니처 라운지에서 사진이 잘 나오는 곳으로 꼽히는 장소는 여자 화장실이다. 직접 확인해 본 남자 화장실하고는 사뭇 다르다고 한다. 그 이유는 여자 화장실 벽면이, 특히 남쪽으로 향한 벽면이 통유리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 통유리를 통해 다운타운 남쪽과 서쪽, 동쪽이 한 눈에 들어오는데 이 스팟이 시카고의 야경을 가장 포토제닉 하게 담을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사실 존 행콕 센터로 아직까지 불리는 875 노스 미시간 애비뉴는 94층에 별도의 전망대가 있다. 360 시카고 전망대로 불리는 이 곳에는 틸트(TILT)라고 하는 장치가 마련돼 있다. 말 그대로 기울어진 유리창인데 관람객이 바닥에서 천장까지 연결된 유리창 손잡이를 잡고 있으면 이 유리가 건물 바깥으로 약 30도 정도 기울어지게 설계된 장치다. 그러니까 몸이 건물 바깥으로 기울어지면서 건물 아래 모습을 생생하게 살펴볼 수 있는 것이다. 물론 다리가 슬슬 떨리는 고통쯤은 각오해야 한다. 바닥에서 올라오는 거친 바람소리 역시 스릴감을 더해준다. 그리고 이 전망대에는 해질녘에 가야 한다. 전망대 북서쪽 코너에 카페가 마련돼 있는데 이 곳에서 보는 시카고 일몰이 그야말로 끝내주기 때문이다. 나무로 만들어진 의자에 앉아 술 한잔 하면서 바라보는 석양은 100층 가까운 높이가 주는 분위기에 더해 몽환적이기도 하다.     이런 경험이 가능한 것은 브루스 그래햄와 파즐러 칸이라는 시카고언 덕분이다. 두 사람은 시카고에 본사를 둔 세계적인 건축사 SOM에서 일하면서 시카고 마천루를 디자인했다. 각각 페루-콜롬비아와 방글라데시 출신의 이민자인 두 사람은 존 행콕 센터의 유명한 X자 철제 빔 골격을 창안해 건물을 더 높게, 더 튼튼하게 하면서 실내 공간을 확보할 수 있는 디자인을 만들어 냈다. 두 사람은 이후 시어스 타워 디자인도 맡아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을 만드는데도 앞장 섰다. 시카고의 스카이라인을 만드는데 크게 기여한 두 아키텍처가 모두 이민자였고 특히 ‘건축계의 아인슈타인’으로도 불렸던 칸은 아시안이었다는 사실에 눈길이 더 간다.     전망대보다 한층, 두층 높은 곳에 위치한 시그니처 룸과 라운지는 오랫동안 시카고언들에게 특별한 장소로 사랑받아 왔다. 프로포즈를 한다거나 기념할 만한 이벤트가 있거나 타지에서 대접해야 하는 손님들이 왔을 때 가장 시카고스러운 접대를 할 수 있는 장소였기 때문이다. 이 곳에서 오랫동안 셰프로 일했던 한 직원은 손님 뿐만 아니라 이 곳에서 일하는 직원 역시 특별한 곳에서 일한다는 것을 항상 느낀다고 한다. 또 기념일마다 이 곳에서 식사를 한 뒤 유명한 시카고 다운타운 마차를 타는 것이 평범한 시카고 가족들의 이벤트 챙기기라는 표현도 있었다.     이런 시그니처 룸과 라운지가 최근 갑작스럽게 문을 닫았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경제적인 어려움을 극복하기 어려웠다는 것이 업체측 입장이라고 알려졌다. 하루 아침에 직장을 잃는 직원들은 대량 해고가 위법이라며 소송을 제기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소중하게 간직할 만한 기억들을 다시 이 곳에서 만들 수 없다는 현실에 많은 시카고언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시카고를 한 장소에서 살펴볼 수 있는 멋진 장소이기에 언젠가는 다른 모습으로 주민들에게 찾아올 수도 있겠다. 하지만 내 기억 속에 남아 있던 그 곳을 이제 추억으로만 남겨야 한다는 점은 분명 아쉬움으로 남는다. (편집국)   Nathan Park 기자Nathan Park 기자의 시사분석 시그니처 시그니처 라운지 시카고 전망대 시카고 야경

2023-10-04

[살며 배우며] 산에 먼저 찾아온 가을

주말에 동네 공원을 걷는 몇 가정이 11월 6일 토요일 브래스타운 볼드(Brasstown Bald)와 보겔 주립공원(Vogel State Park)을 다녀왔다. 둘루스에서 한 시간 반 정도 운전거리에 있는, 조지아에서 가장 높은 산꼭대기 전망대에 올라가 아득한 지평선도 보았고, 장엄한 단풍과 더불어 산에 먼저 찾아온 가을을 만나보았다.       Brasstown Bald 전망대를 차를 타고 올라가는 가파른 길가에 숲은 단풍으로 가을을 장식했다. 전망대 건물이 보이는 주차장엔 수많은 차들이 이미 주차하고 있었다. 주차장에서 전망대까지 숲길을 걸어 올라가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우리 일행은 표를 사서 셔틀버스를 타고 올라갔다.     조지아에서 가장 높은 해발 4,784 피트 산정에 목조 건물 전망대가 있었다. 전망대 위에서 사람들이 사방팔방 360도를 돌며 멀리 보이는 계곡과 들판과 산들을 넘어 4개의 주 (테네시, 남 북 케로라이나, 조지아주)를 찾아보며, 계곡과 들판과 산들을 넘어 아득한 지평선을 바라보고 감동하고 있었다.       멀리 보이는 계곡과 계곡 사이엔 작은 마을도 작은 호수도 보이고, 산봉우리들이 아득히 멀어 작은 파도가 되고, 파도가 이어져 지평선이 되었다. 지평선 한 쪽 끝을 따라 한 바퀴 돌면서 보니, 지평선은 한 줄로 이어져 둥근 원이 되었다. 지평선을 따라 한 바퀴, 지구가 둥글다는 사실이 내 눈에도 보였다. 전망대에서 내려다 보이는 가까운 숲과 산은 단풍이다. 산봉우리가 연결하여 만든 지평선, 아니 원을 이룬 곡선이 기억 속에 그림으로 남는다.     “와 기다리는 차들을 봐, 끝이 없네. 우리가 일찍 오길 잘했네!” 우리가 산을 내려올 때, 안으로 들어 가려고 매표소에서부터 꾸불꾸불 아래까지 이어진 차들의 행렬을 보며 모두 중얼거렸다.     다음 목적지인 Vogel 주립 공원에 오니, 계곡과 산들이 붉은색 단풍으로 장엄하다. 주차장엔 차들이 꽉 차고, 공터에 몰려 노는 애들의 웃음 소리가 맑고, 쉘터와 풀밭에 자리를 깔고 사람들은 불을 피우고, 식사를 했다. 공원 주위에는 캠핑자리, 피크닉 장소, 카테지, 그룹 쉘터, 매점과 공원 사무실이 있다.   우리도 한 쉘터를 잡아 주전자에 물을 끓였다. 끓는 물을 즉석떡국 컵에 붓고, 준비해온 즉석 밥과 즉석 라면도 떡국에 섞어 점심을 먹었다. 모두들 맛있다고 했다. 부부가 의사로 은퇴하고, 지난 여름 동안 미국 유명장소들을 캠핑차로 여행을 하며 익힌 간편 식사법을 우리에게 경험케 했다. 물론 반찬과 과일과 음료도 나왔다.     “닥터 김, 플라스틱 쓰레기를 왜 봉지에 모아요?” 누가 물었다. “집에 가져가서 리사이클에 보내려고요.” “저 양반은 여름 여행 할 때도 유리는 유리대로, 플라스틱은 플라스틱대로 분리해서 처리했어요.” 부인이 말했다. “쓰레기 수거하는 관청에서, 유리병이나 유리 쓰레기를 쓰레기통에 넣으라고 하는데, 유리 쓰레기는 모아서 저를 주세요. 우리 집에 모았다가 제가 처분 장에 갔다 줘서 리사이클 하게요.”    전에 그가 우리에게 한 말이 생각났다. 어떤 주에서는 리사이클을 강조하는데, 조지아는 느슨해서 자신만이라도 한다고. 플라스틱 쓰레기 공해가 세계적으로 심각해지고, 공해를 다 같이 받아도 모두들 무관심하지만, 다행하게도 닥터 김 같은 분들이 우리 가운데 늘어나고 있다.   점심을 먹고 호수 주위를 한 바퀴 돌았다. “곰을 주의 하세요”, 하는 경고문이 여기저기 걸렸고, 여기저기 선 쓰레기 통은 곰이 접근 할 수 없게 쇠통으로 디자인되었다.     붉은 산의 영상이 호수 표면에서 찰랑이며 반짝인다. 호수 건너 앞산을 보니 붉은 단풍으로 단장한 산 전체가 봉긋한 무덤 모양이다. 산 속에 곰들과 수많은 동물들이 살고, 산의 식물들이 동물들을 먹여 살리니, 산은 동물들을 먹여 살리는 엄마의 풍만한 젖 가슴 같고, 봉우리는 붉은 단풍으로 부드럽고 곱게 채색되었다.     “단풍들을 보니 하나님의 위대함이 느껴져요. 무궁한 세월 속에 산천 초목을 시절 쫓아 꽃피우고, 열매 맺고, 씨 뿌리고, 키우시고 그 속에 동물들도 먹이시고, 단풍으로 고운 산을 보니 하나님의 위대하심과 은혜가 감사하게 느껴져요.”  키 큰 단풍나무 동굴 같은 길을 달려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영숙씨가 말했다.  “교회에서 말하시는 하나님 보다, 자연을 기르시며 단풍으로 가을을 준비하시며 말이 없으신 하나님이 내 영혼에 안식을 주시며 더 감동을 주시네요.”  “그러니까 자연으로 돌아가라고 외치는 사람들도 있지.”  “풍성한 단풍이 일상에 매인 우물 안 개구리인 우리에게 자연의 은혜를 감동케 하고, 철학자 같이 생각하게 하네!”  그런 말들이 섞였다. 김홍영 / 전 오하이오 영스타운 주립대 교수살며 배우며 가을 오하이오 플라스틱 쓰레기 유리 쓰레기 전망대 건물

2021-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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