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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철, 휠체어 탄 장애인 이용 힘들어”

오늘(3일)은 유엔이 지정한 제32회 ‘국제 장애인의 날’이다.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이라는 국제 장애인의 날 목표에 맞춰 장애인들의 삶을 보다 깊이 있게 취재하기 위해 수소문한 끝에, 휠체어 인생 25년차라는 한인 장애인 박 모 씨를 만날 수 있었다.     플러싱에 거주 중인 77년생 박 씨는 취재가 시작되기 전 “내가 휠체어를 이용하는 한인 장애인 전부를 대변할 수 있을지”에 대해 우려했다. 그리고 취재 당일, 그는 “기사를 통해 아주 작은 변화라도 생겼으면 한다”며 용기를 내 조금 특별한 도전을 해보기로 했다. 박 씨의 조금 특별한 하루를 함께해봤다.     ◆아이스하키를 즐기는 평범한 청년이었지만   1992년 가족과 함께 캐나다로 이민 온 박 씨는 아이스하키와 배구를 즐기는 활발한 성격의 청년이었다. 적어도 그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 놓을 사고를 겪기 전까지는 그랬다. 그리고 1999년 겨울, 모든 것이 변했다. 사고가 나던 해의 12월 18일, 퀸즈 키세나파크 인근 도로를 운전 중이던 그는 차량 전복 사고를 겪게 된다. 박 씨는 “순식간에 차량이 뒤집혔고, 열려 있던 썬루프로 몸이 튕겨 나갔다”며 “이후 내 차가 내 다리 위를 밟고 지나갔다”고 전했다. 이후 17일 동안 코마 상태에 빠졌다가 깨어난 그는 깨어난 후에도 2년 동안 사고 이전의 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기억상실증을 경험했다. 사고로 중추신경계가 손상됐기 때문이다. 사고 후 이전과는 180도 다른 하반신 마비자의 삶을 살게 된 그는 “지금도 사고 당시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전철은 20년 만에 타봅니다”   지난해 인구조사국이 발표한 데이터에 따르면 약 7%의 뉴욕 시민은 보행 장애를 가졌지만, 뉴욕시 전철역 472개 중 미국 장애인법(ADA)에 따라 다양한 장애를 가진 승객을 수용할 수 있고 계단을 오르지 않아도 이용 가능한 역은 27%뿐이다. 이 소식을 들은 박 씨는 “비록 나는 차량을 운전하고 다니지만, 내가 전철을 이용하던 수십년 전과 비교했을 때 무엇이 바뀌었는지 확인해보기 위해 조금 특별한 도전을 해보겠다”고 밝혔다. 20년 만에 전철을 타고 단골 식당을 찾기로 한 그의 여정은 플러싱 메인스트리트 전철역 엘리베이터를 찾는 것에서부터 시작됐다. 다행히 엘리베이터는 빨리 찾을 수 있었지만, 그는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이 이용 가능한 시설이 있다고 해도, 노숙자 단속이 잘 되지 않아 전철역 엘리베이터에서 노숙자들이 자고 있는 경우도 많다”고 전했다.     열차와 플랫폼 사이 넓은 간격 때문에 휠체어 앞바퀴를 들고 열차에 탑승한 박 씨는 “기자님, 지하철에서 휠체어 탄 사람 자주 보셨어요?”라고 물었다. 생각해보니 많지 않았던 기억이다. 박 씨는 그 이유에 대해 “수동 휠체어를 이용하는 사람은 ‘휠리(Wheelie·턱에 걸려 넘어지거나 틈새에 바퀴가 끼이는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휠체어 앞바퀴를 들고 이동하는 행위)’를 통해 열차 탑승이 가능하지만, 전동 휠체어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열차와 플랫폼 사이 틈에 빠지지 않기 위해 직원의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ADA에 따르면 플랫폼과 열차 사이 가로 간격은 2인치, 세로 간격은 4인치를 넘을 수 없다. 하지만 장애인 승객을 고려하지 않았던 100여년전 건설된 뉴욕시 전철 시스템에서는 이 법이 대부분 지켜지지 않는 상황이다.       ━   “정책보다는, 사람들 인식부터 바뀌었으면”   휠체어 이용 어려운 건물들  식당도 가던 곳만 가게 돼   ‘억세스-어-라이드’ 불러도   지연 심해 결국 자차 구입 택시들, 장애인엔 추가 요금도     ◆“캔 유 헬프 미?”   7번 전철이 지나는 퀸즈 전철역 중 휠체어 이용 장애인이 접근 가능한 역은 5개. 이중 하나인 우드사이드역에 도착해 식당으로 향하던 길, 사고가 발생했다. 보행 신호등이 설치되지 않은 골목길을 건너던 박 씨가 빨리 달리는 차량을 피하고자 급하게 이동하다가 보도 턱에 걸려 넘어진 것. 휠체어는 반쯤 뒤집어졌고, 상체가 앞으로 고꾸라진 박 씨는 큰 소리로 “캔 유 헬프 미?”를 외치기 시작했다. 성인 5명이 달려들어 그를 바닥으로 옮겼고, 박 씨가 직접 휠체어 장비를 체크한 후에 다시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휠체어에 탑승할 수 있었다. 박 씨는 “신호등이 없는 거리라서 차를 피하려다가 급한 마음에 사고가 난 것 같다”며 “이래서 처음 가는 동네는 잘 안 가려고 하고, 가더라도 차를 갖고 가려고 한다”고 전했다. 또 “방금 같은 경우는 많은 사람의 도움이 필요해서 큰 소리로 도움을 요청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오히려 더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며 “모르는 사람이 휠체어를 갑자기 컨트롤하면 무슨 일이 생길지 예측할 수 없어 더 불편한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식당, 도전해보고는 싶은데요     식당으로 들어선 박 씨는 익숙한 듯 직원에게 인사를 건넸다. 박 씨는 “휠체어가 화장실에도 들어갈 수 있어야 하는 등 여러가지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새로운 식당을 가보고 싶어도 가던 곳만 가게 된다”며 “전에 베이사이드에 위치한 한 한식당을 갔는데, 정문으로는 휠체어가 입장할 수 없어 쓰레기 버리는 주방 쪽 통로로 들어갔다”고 전했다.     ◆조금 특별한 그의 운전법   식사 후 플러싱 쪽으로 돌아온 그는 ‘조금 특별한’ 차량 운전법도 보여주겠다고 했다. 차량 문을 열고, 팔 힘을 이용해 운전석에 탑승한 그는 휠체어를 분해해 차량 옆좌석에 싣고는 운전 방법을 설명했다. 하체를 이용할 수 없기 때문에 운전대 좌측에 설치된 손잡이를 활용해 브레이크와 엑셀을 밟아야만 했다.       ◆장애인은 요금 더 받습니다   박 씨도 사고 이후 바로 차량을 운전한 건 아니었다. 브루클린에 있는 학교에 가기 위해 노인 및 장애인들이 이용하는 교통수단인 ‘억세스-어-라이드(Access-A-Ride)’를 이용했으나, 여러가지 불편함이 많았다. 해당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최소 하루 전까지 예약을 해야 했고, 예약에 성공해도 약속한 시간보다 30분 이상 늦게 오는 경우가 허다했다. 30분 이상 차량이 안 올 경우 일반 택시나 다른 차량을 이용한 뒤 뉴욕시정부에 청구할 수 있는데, 이때 박 씨는 황당한 경험을 했다. 급히 가야 하는 곳이 생겨 한인 택시업체에 연락했는데, 장애인은 요금을 더 받는다는 얘기를 들은 것. 그는 “장애인을 태울 때 추가 요금을 받는 것은 불법이지만, 그럼에도 당당하게 요금을 더 받겠다고 했다”며 “그래도 신고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정책보다는, 사람들 인식부터 바뀌었으면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전하고픈 말이 있냐는 질문에는 “마트에 가면 장애인 지정 주차 자리에 아무렇지 않게 주차된 일반 차량을 많이 보게 된다”며 “정책보다는, 사람들 인식부터 바뀌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글·사진=윤지혜 기자휠체어 장애인 휠체어 앞바퀴 장애인 승객 국제 장애인

2024-12-02

시니어 메디캘 가입 조건 완화 주장 커져

소셜 시큐리티 등 연금을 받는 시니어의 저소득층 대상 건강보험인 메디캘 가입 조건을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시니어들은 은퇴 후 일정 소득이 있어 메디캘 혜택은 못 받고, 본인 부담으로 의료비와 생활비를 감당하는 게 힘들다고 호소하고 있다.   LA 타임스는 일정 소득을 갖춰 메디캘 가입 자격이 없는 시니어가 ‘의료 분담금(share of cost)’을 지불하면 메디캘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지만, 가입 규정이 너무 까다롭다고 27일 보도했다.   해당 규정 완화를 주장하는 단체들은 나이 들어 간병인 등 실질적인 도움이 필요한 시니어를 위해 규정을 완화하자고 제안하고 있다.이 매체에 따르면 은퇴 연금을 받는 시니어가 의료 분담금 지불을 조건으로 메디캘에 가입하려면 소득의 상당 부분을 포기해야 한다. 또한 관련 규정이 생긴 지 30년 이상 지나 물가 인상 등을 반영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예를 들어 1989년 기준으로 시니어가 의료 분담금을 지불하고 인정되는 생활비는 1인 가구 기준 월 600달러로 정해졌다. 이는 현재 가치로 1500달러가 넘는 금액이다.   또한 1인 기준 연 소득 2만783달러 이상인 시니어가 메디캘에 가입하려면 연금의 상당 부분을 의료 분담금으로 지불해야 한다. 실제 시니어가 소셜 시큐리티 연금을 한 달 2900달러를 받는다면, 메디캘 가입을 위해 의료 분담금을 2200달러나 내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메디캘 가입을 위해 일정 소득을 의료 분담금에 다 쓰면 공과금, 식비 등에는 600달러만 써야 하는 상황에 처한다.   이로 인해 의료 분담금을 감당하고 메디캘에 가입하는 비율도 낮아지고 있다. 주정부 통계에 따르면 의료 시설에 거주하지 않는 시니어 및 장애인 중 의료 분담금 선택 비율은 약 8%다.   반면 메디캘에 가입하지 않은 시니어는 가정 방문 간병인 비용 대부분을 본인이 부담하고 있다. 이들을 위한 건강보험 메디케어 등은 가정 방문 간병 비용 보장 등이 약하다. 일정 소득이 있다는 이유로 시니어가 의료비와 생활비를 감당하기에는 벅찬 상황이다.   2년 전 캘리포니아주 정부는 메디캘 가입 의료 분담금 규정을 완화해 생활비를 월 1700달러까지 인정하기로 했다. 하지만 2025년 1월 시행 예정이던 이 정책은 가주 예산 부족으로 폐기됐다. 관련 단체들은 가주 정부가 2026년부터라도 달라진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한편 저소득층을 위한 메디캘 가입 자격은 4인 가구 기준 월 소득 세전 3588달러(1인 1732달러·연방 빈곤선 138% 이하)면 가입할 수 있다. 메디캘 가입자는 내과 주치의 및 전문의 진료, 치과, 응급 진료, 병원 입원 및 수술, 임신 및 출산, 요양 시설 입주까지 무료로 가능하다. 김형재 기자 [email protected]시니어 장애인 의료비 감당의료분담금 기준 시니어 건강보험 메디케어

2024-11-27

장애인, 비장애인 함께 빚은 하모니

장애, 비장애 학생들이 함께 빚어낸 하모니가 청중에게 깊은 울림을 줬다.   한미특수교육센터(소장 로사 장) 산하 하모니아 앙상블(지휘 라이언 전)은 지난 20일 애너하임의 구세군 커뮤니티 센터에서 ‘하모니 오브 하트(Harmony of Hearts)’란 주제의 기금 모금 콘서트를 가졌다.   재외동포청과 가주예술위원회가 후원한 콘서트에서 하모니아 앙상블 단원들은 제임스 본드 테마를 비롯한 영화 음악, 뮤지컬, 클래식 등 다양한 장르의 곡을 연주해 청중에게 박수와 환호를 받았다.   하모니 오브 하트 콘서트는 내년에 25주년을 맞는 한미특수교육센터가 발달장애인을 위한 전 생애 지원 프로젝트 기금 모금에 착수하기 위한 첫걸음이다. 전 생애 지원 프로젝트는 발달장애인이 유아기부터 학령기를 거쳐 성인이 됐을 때, 독립적인 사회 구성원으로서 살아갈 수 있도록 필요한 기술과 지원을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장 소장은 “발달장애인이 안정적이고 안전한 환경에서 사회 진출을 준비하기 위해선 전용 공간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한미특수교육센터에 관한 자세한 정보는 웹사이트(kasecca.org)에서 찾아볼 수 있다. 문의는 이메일([email protected]) 또는 전화(562-926-2040)로 하면 된다.하모니 장애인 하모니 오브 장애 비장애 생애 지원

2024-11-26

[디지털 세상 읽기] 룰 브레이커의 세상

스티브 잡스는 생전에 자기가 직접 운전하는 차량을 6개월 마다 바꾸는 버릇으로 유명했다. 그가 싫증을 잘 내거나 자동차광이어서 그런 게 아니었다. 캘리포니아의 교통법에 따르면 새로 구입한 차는 6개월까지 임시 번호판을 달고 다닐 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장애인 주차공간에 주차하곤 했는데, 남들이 차를 알아보지 못하게 그랬다는 것.   이런 태도는 스티브 잡스에만 국한되는 게 아니다. 많은 실리콘밸리의 창업자들이 법에 허술한 구멍을 이용하거나, 치러야 하는 대가보다 얻을 수 있는 이득이 크다면 내놓고 법을 어기는 방법을 선택해서 사업을 확장한다. 실리콘밸리에서도 법을 어기기로 유독 악명이 높은 우버의 경우 경찰이 영장을 들고 사무실을 급습할 경우 범법 사실을 빨리 삭제할 수 있는 ‘킬 스위치’까지 준비하고 있었다고 한다.   목적을 위해서는 수단을 가리지 않겠다는 태도는 이번 미국 선거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도널드 트럼프가 퍼뜨린 무수한 거짓말 외에도, 그의 당선을 도운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는 선거 운동 막바지에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유권자들에게 추첨을 통해 100만 달러 상금을 주는 이벤트를 매일 진행했다. 명목상으로는 총기 소지권과 관련한 청원에 서명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추첨이었지만, 누가 보기에도 돈으로 유권자를 사는 행동이었다.   결국 그 주의 복권법에 저촉되어 불법 지적을 받자, 사실은 추첨이 아니었고 내부적으로 선정한 사람들에게 준 것이라고 말을 바꿨다. 법을 무시하거나 허점을 찾아내고, 사람들에게 거짓말을 해서라도 당선만 되면 괜찮다는 그의 바람대로 트럼프는 당선되었고, 트럼프는 그 보답으로 머스크를 정부에서 중용할 계획이다. 법을 무시하는 실리콘밸리의 마인드가 앞으로 4년 동안 워싱턴에 빠르게 퍼져나갈 것으로 보인다. 박상현 / 오터레터 발행인디지털 세상 읽기 브레이커 도널드 트럼프 장애인 주차공간 일론 머스크

2024-11-18

패스트레인, 장애인도 반값 할인 추진

뉴저지주와 맨해튼을 잇는 패스트레인(PATH) 할인 대상에 내년 여름 장애인도 포함하는 방안이 검토중이다. 크레딧카드나 스마트폰 터치 등으로 결제할 수 있는 ‘TAPP’ 시스템의 적용 대상이 늘어난 데 따른 조치로, 빠르면 내년 봄 신청을 목표로 한다.   14일 캐시 호컬 뉴욕주지사, 필 머피 뉴저지주지사·포트오소리티는 현재 65세 이상 시니어를 대상으로 시행하고 있는 50% 요금 인하 프로그램 대상자에 장애인도 포함하는 방안을 추진하며 다음달 네 차례의 공청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공청회는 다음달 3일 오후 7시 뉴저지주 해스브룩 헤이츠 힐튼에서 먼저 열린다. 이어 ▶4일 오전 9시와 5일 오후 7시 뉴욕주 그리니치 월드트레이드센터에서 2회 ▶5일 오전 9시 뉴저지주 저지시티 몽고메리스트리트에서 1회 진행된다.   주지사실 등은 장애인 커뮤니티와 연계해 할인을 보다 쉽게 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으며, 현재 시니어가 홈페이지(pathsmartlinkcard.com/seniorcard.html)신청을 통해 혜택을 받듯 동일한 시스템으로 꾸릴 계획이다. 구체안은 향후 발표된다.   호컬 주지사는 “장애인 권리 실현에 도움될 것”이라고 했고, 머피 주지사는 “대중교통 접근성을 높이는 건 매우 중요한 일”이라며 “의료 서비스를 누리는 것에서 나아가 학교에 가거나 일상생활을 하며 편안한 공공 인프라를 누릴 수 있게 돕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패스트레인 스마트링크에 따르면, 시니어의 할인요금은 1달러25센트다.   자세한 요금 정보는 홈페이지(pathsmartlinkcard.com/fares.html)에서 확인할 수 있다. 강민혜 기자 [email protected]패스트레인 장애인 패스트레인 장애인 장애인 커뮤니티 반값 할인

2024-11-14

'밀알' 공연 하림, 공감·위로 나눠요…장애인 장학복지기금 마련

가수 하림이 20년 만에 LA를 찾았다.   이번 방문은 남가주 밀알선교단이 주최하는 ‘2024 밀알의 밤’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하림은 이번 무대에서 음악과 함께 관객과 이야기를 나누며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낼 예정이다. 이번 행사는 장애인 장학 복지 기금 마련을 목표로 마련됐다. 밀알의 밤은 ANC 온누리교회(4일 오후 7시 30분), 감사한인교회(5일 오후 6시), 얼바인 온누리교회(6일 오후 6시) 등에서 열린다.   하림은 1996년 언더그라운드 라이브 클럽에서 데뷔한 싱어송라이터다. 3인조 그룹 ‘VEN’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솔로로 전향해 ‘출국’, ‘사랑이 다른 사랑으로 잊혀지네’ 등의 곡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월드 뮤직 장르를 기반으로 한 그의 음악은 평소 사회적 메시지를 담고 있으며, 최근에는 공연 기획자로도 활발히 활동 중이다.   하림은 3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마지막으로 미국에 왔을 때는 20년 전이었는데, 가수 박정현 씨의 곡 작업에 참여하기 위해서였다”며 “처음에 ‘밀알의 밤’ 행사를 잘 몰랐지만, 그 취지에 감동해 참여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하림은 최근 수년간 음악 프로젝트를 통해 이주민과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해왔다. 그가 참여한 ‘전태일 병원’의 기금 모금 활동도 그 연장선에 있다.   밀알의 밤 행사 역시 참여를 결심하면서 장애인들의 이야기를 더 깊이 이해하게 됐다.   그는 “음악을 통해 사람들의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내 역할”이라며 “관객과 공감하고 소통하는 것이 이번 공연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번 ‘밀알의 밤’ 공연에서는 그의 대표곡 ‘위로’가 중심을 이룬다. 하림은 “내 노래 ‘위로’가 행사 주제와 잘 맞아떨어졌다”며 “관객들과 진정성 있는 대화를 나누고 싶다”고 전했다.   그는 단순히 노래를 부르는 것에 그치지 않고, 관객의 사연을 직접 듣고 함께 이야기를 풀어가며 위로의 메시지를 전할 계획이다.   공연 형식도 특별하다. 하림은 건반 앞에 앉아서 노래와 이야기를 섞어가며 공연을 이어갈 예정이다. 관객들과의 즉석 대화도 포함돼 있다. 관객 분위기에 따라 공연 내용도 달라질 수 있다.   하림은 이번 미국 방문이 새로운 영감의 원천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미국에서 들은 이야기들을 한국으로 돌아가 다시 풀어내고 싶다”며 “음악을 통해 앞으로도 계속해서 팬들과 소통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밀알의 밤’ 티켓 가격은 20달러다. 수익금 전액은 장애인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으로 사용된다. 그동안 밀알선교단은 2001년부터 밀알의 밤을 통해 총 301만2400달러를 장애인 학생들을 위해 지원했다. 정윤재 기자 [email protected]장학복지기금 장애인 남가주 밀알선교단 장애인 학생들 가수 하림

2024-10-03

[문장으로 읽는 책] 가장 공적인 연애사

연애만큼 자본주의적이며 잔혹한 경쟁의 세계가 없다. … 데이트의 모든 과정에는 돈이 든다. … 연애 중일 때는 연인에게, 연애를 하지 않을 때는 연애를 하기 위해 돈을 쓴다. 연애 경쟁은 삶을 잠식할 정도로 치열하지만, 패자에게는 그 어떤 복지도 없다. 선택받지 못하면 끝이다. 그런데도 모두가 이 불공평한 조건을 받아들인다. 자유로움과 평등이 끝끝내 실현되지 않는 세계가 딱 하나 있다면 그것이 연애와 결혼이다. 인간은 평등한데 왜 인기 있는 사람만 늘 인기 있는가?   오후 『가장 공적인 연애사』   세상은 공평하지 않다. 연애라는 가장 인간적인 감정의 배분은 절대로 공평할 수 없기 때문이다. 어디서나 쉽게 사랑받는 자와 그렇지 못한 자가 있다. 감정의 승자가 진짜 승자, 권력자다. 연극배우로도 활동하는 장애인 변호사 김원영씨도 정치적 올바름으로 장애인에게 편견 없는 태도를 갖는 사람은 많아졌지만, 과연 장애인(혹은 그 육체)에게 성적으로 매혹당하고 사랑하는가는 다른 문제라고 쓴 바 있다.   “지금도 많은 경우 조건이 사랑에 선행한다. 조건 때문에 사랑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애초에 그 조건을 갖춘 상대를 사랑한다. 그리고 이제는 그 사랑 자체도 조건이 된다. 사랑을 할 정도의 여유가 있어야 한다. 왜 사랑 가능한 사람만 사랑하는가? 여기서 우리는 매우 심각한 문제에 직면한다. 자신의 행복을 추구하는 자연스러운 욕구가 인간을 생물학적으로 차별하고 선별한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   흥미롭고 깔끔하게 정리된 인류의 성과 연애에 대한 역사서다.문장으로 읽는 책 연애사 공적 연애 경쟁 장애인 변호사 사랑 자체

2024-10-02

[오픈 업] 정신 질환은 기도만으로 치료 안 된다

최근 아주 반가운 책을 받았다. 정신과 의사, 목사, 선교사 등 4명이 공동 집필한 ‘목회자와 성도를 위한 정신 질환 이해’라는 책으로 정신 질환 환자를 대하는 방법에 관한 내용이다. 현재 한국의 정신 장애 유병률이 27.8%라고 하니 한국 교회도 교인 4명 중 1명은 정신 장애의 경험이 있는 셈이다.     정신 장애인의 자살률은 일반인보다 8배나 높다고 한다. 한국은 인구 10만 명당 연간 자살자 숫자가 26.0명이나 된다. 미국의 14명에 비해 거의 배에 가깝다. 미국도 과거의 12명에서 높아진 것이다. 이에 미국에서는 중·고교 학생들의 학생증에는 자살 방지 센터의 전화번호가 있다. 미국 15~25 세 사이 젊은 층의 사망 원인 첫째가 사고, 둘째가 자살, 셋째가 피살임을 생각하면 정말 잘한 결정이다.   이에 반해 자살률이 높은 한국의 대책인 미흡하다. 통계를 보면 정신 건강 예방 및 조기 개입을 위해서 치료 서비스를 찾은 이용률은 고작 12.1%이고, 지역 사회의 정신 건강 증진 교육에 참여한 비율은 3.0%에 불과하다.     그래서 이 책의 저자들은 외친다. “‘예수 믿는 사람이 어떻게 정신병에 걸릴 수 있지?’ 같은 말은 절대로 하면 안 된다. 대신 ‘정신 질환은 병이지 죄가 아닙니다’라고 말하라.”   “정신 질환은 생물학적인 요인( 유전, 신경 전달 물질 오류 등)과 환경적인 요인(상처, 스트레스 등)에 의해 누구에게나 올 수 있는 병입니다. 정신 질환은 불신앙의 증거가 아닙니다.” (전인 성장 연구소 대표/ 예향 교회, 강하룡 목사)   저자들은 교회 안에서 정신 질환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정신 질환을 앓고 있는 교우에게 약을 끊고 기도만 하자는 목회자, 성경을 잘 보고 기도하면 낫는다는 잘못된 신념을 길러주는 목회자들은 인식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종교적인 세계와 비종교적인 세계를 이분법적으로  보고, 기도하고 말씀 보는 것은 선한 것이고,의사를 찾고 병원에 가고,약을 먹는 것은 믿음이 없는 행위로 보는 생각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어 한국은 국가의 정신 건강 지원 체계가 많이 부족해 교회가 적극적으로 도와야 할 영역이라고 강조한다. 한국 교회가 세상의 소금과 빛의 역할을 감당해 신뢰도를 높이고, 새로운 선교의 장이 되기를 바란다고 저자들은 외친다.   이 책을 읽으며 지난 2007년 수십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버지니아텍 총기 난사 사건을 기억했다. 범행을 저지른 조모 군은 여덟 살에 부모, 누이와 함께 이민 온 한인 1.5세였다. 이민자인 그는 어디에서도 환영받지 못했다. 이 끔찍한 사건 후에 수십명의 정신과 의사들이 모여서 ‘심리적 부검(psychological autopsy)’ 을 했다. 그 결과는 아마 이  한인 청년이 자폐증이나 조현병을 앓았을 것이라는 결론이었다. 즉, 정신과 질병을 앓고 있던 소년은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한 채 ,분노와 고독의 구렁텅이에 빠져 몸부림치다가 결국 자신과 많은 사람을 파멸시킨 것이다.   패서디나시에 위치한 훌러 신학대학에서 석사와 박사 과정의 목사들에게 DSM 4 ( 정신 질환의 진단 및 통계 열람) 책 한권을 강의할 기회가 있었다. 당시 그들이 보여준 깊은 통찰과 배움의 열망에 감동하기도 했었다.   그분들은 정신 질환이나 그 치료법에 관심이 많았고, 그런 질병을 가진 분들을 이해하고 도와주고 싶어했다. 따라서 정신병에 대한 올바른 지식을 갖게 된다면 정신 질환을 죄에 대한 벌이라거나, 의지력의 부족 또는 사탄의 짓이라는 믿음에서 벗어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육체적, 정신적, 환경적, 그리고 영적(Bio-psycho-socio-spiritual) 치료’가 정신 질환 치료에 좋은 방법이라고 믿고 있다. 물론 종교가 중요한 한 면을 담당하지만, 다른 분야의 치료들도 동시에 받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그리고 목회자들도 이를 깨닫게 되리라고 믿는다. 그리고 그날이 빨리 와야 할 때이다.   한국은 이제 세계에서 가장 자살률이 높은 나라라는 수치스러운 상황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를 위해 목회자와 교인들은 주위의 아픈 사람들을 돌아보고 ,받아들여주며,생명의 도움을 찾아주는 것이 필요하다. 물론 미국에 있는 한인 교계도 마찬가지다.   수잔 정 / 소아정신과 전문의오픈 업 정신 질환 정신과 의사들 정신 장애인 정신 질환

2024-09-24

밀알선교단 내달 12일 30주년 기념 밀알의 밤

“시카고 밀알선교단은 장애인 전도, 봉사, 그리고 사회와 교회에 장애인을 바로 알리는 계몽이라는 3가지 목표를 갖고 있습니다.”   시카고 밀알선교단 단장 남성우 목사(사진)는 “더 많은 한인들이 밀알선교단을 알게 되고 장애인과 가족들이 더 많이 참여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지난 2015년 7월부터 이사로 밀알선교단에 참여하던 남 목사는 전임 단장의 사임으로 2016년 4대 단장을 맡아 9년째 이끌어 오고 있다.   남 목사는 밀알선교단은 지체, 지적 장애, 다운증후군 등 발달 장애인을 위한 무료 프로그램인 토요 사랑의 교실을 비롯 사랑의 캠프, 장애인 체육대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다고 전했다. 또 애플 피킹, 볼링 등 특별 활동을 통해 사회성 계발도 이뤄진다고 소개했다. 특히 토요 사랑의 교실은 성인과 고교생 자원 봉사자 등이 매주 70여명씩 참석, 장애인과 함께 하고 있다고 전했다.     남 목사는 팬데믹 이후 4개월 간의 온라인 모임을 하다가 중증 장애인들이 참석할 수 없어 곧바로 오프라인 모임을 재개했는데 이후 고교생 봉사자의 숫자가 2배로 늘어나는 등 대면 모임이 이전보다 더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여느 비영리기구와 마찬가지로 밀알선교단도 적자를 겨우 면하는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남 목사는 “올해로 창단 30주년을 맞는 밀알선교단은 내달 장애인 선교 기금 마련을 위한 2014 밀알의 밤 하림 콘서트를 진행한다”며 많은 한인들의 참여와 성원을 당부했다.     밀알의 밤 콘서트에는 한국의 유명 싱어송라이터 하림이 게스트로 출연한다. 하림은 1996년 ‘밴(VEN)’이라는 3인조 남성 그룹으로 데뷔했으며 2001년 윤종신의  도움으로 1집 ‘다중 인격자’를 발표한 후 ‘출국’ ‘사랑이 다른 사랑으로 잊혀지네’ 등 다수의 히트곡을 내놓았다. 신실한 크리스천으로 찬양 및 간증 콘서트는 물론 CCM 피처링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하림 초청 시카고 밀알의 밤 행사는 내달 12일(토) 오후 6시 데스 플레인 소재 Romanian Baptist Church(484 E Northwest Hwy., Des Plaines, IL 60016)에서 열린다. 티켓은 30달러이며 구매는 밀알선교단 전화(847-877-4202) 또는 이메일([email protected])로 하면 된다.     노재원밀알선교단 내달 시카고 밀알선교단 내달 장애인 캠프 장애인

2024-09-23

[발언대] 장애인 배려 아쉬운 양로보건센터

나는 두 달 전에 90세 생일이 지났다. 1년 반 전부터 한 양로보건센터에 다니기 시작해 주 5일을 그곳에 간다. 그런데 얼마 전 다소 황당한 일을 겪었다. 그 이유는 약해진 나의 청력 때문이었다고 생각하지만 답답함이 있다.     센터 측은 이달 초 특정한 날에 독감과 코로나 예방 접종을 함께 한다고 사람들에게 알렸다. 그래서 당일 센터에 갔더니 그날은 독감 예방 접종만 하고 코로나 백신 접종은 1주일 후에 한다는 것이었다. 코로나 백신 접종을 한다고 한 날에 다시 센터엘 갔다. 잠시 앉아 있었더니 방송이 나왔다. “지난주에 독감 예방 주사를 맞지 못한 분들은 지금 접종을 하라”는 내용이었다. 나는 지난주에 오지 못한 분들을 배려해 센터 측에서 독감 예방 접종을 한 번 더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안내 방송 후 몇 사람이 주사를 맞으러 갔고, 한참 있다가 또 몇 사람이 접종을 위해 이동하는 게 보였다. 나는 조금만 있으면 독감 예방 접종이 끝나고 코로나 백신 접종이 시작되겠구나 생각하면서 기다렸다. 그런데 독감 예방 접종을 하던 간호사들이 가방을 끌고 센터를 떠나는 것이 아닌가. 뭔가 이상하다 싶어 접종 장소로 갔더니 오늘 백신 접종은 이미 끝났다는 것이 아닌가.  나는 너무 당황스러워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듯했다.     내가 다니는 양로보건센터는 8인용 테이블이 종으로 6개, 횡으로 6개가 배치되어 있다. 지난주 독감 예방 주사 때는 진행자가 있어 “제1열 분들 나오세요”라는 식으로 부르면 여러 명이 함께 움직였다.  그래서 그날 접종은 효율적으로 끝이 났다.  그런데 오늘은 진행자가 없었다. 당연히 여러 명이 체계적으로 움직이는 모습도 보지 못했다.     하지만 오늘도 분명 안내하는 말이 있었을 텐데 내가 제대로 듣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 일이 도대체 어디서 꼬였나? 내 인지능력이 이렇게 곤두박질쳤나? 참 당황스럽기까지 했다.     TV 프로그램을 보면 나처럼 청력이 약한 사람들을 위해 자막을 넣어준다. 심지어 수화 통역사를 배치하기도 한다. 양로보건센터에 다니는 시니어들 가운데는 나처럼 청력에 문제가 있는 사람이 많다. 이들에게 자막 안내는 큰 도움이 된다. 새로운 프로그램이나 이벤트의 홍보 효과도 클 것이다.  내가 다니는 센터에도 사방에 TV가 6대나 설치돼 있다.     ‘백문이불여일견(百聞而不如一見)’이라는 격언이 있다.  만약 양로보건센터들이 TV 화면에 간단한 메모를 올린다면 나를 포함해 청력에 문제가 있는 분들이 얼마나 반가워할까 싶다.     나는 젊은 시절 전쟁터를 누비다 보니 포성과 항공기 굉음으로 귀가 많이 망가졌다. 그날 내가 뭔가를 잘 못 듣고 허둥댄 것이 분명하다. 센터 측에 잘못이 있었다고 주장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장애가 있는 사람들에 대한 조금의 배려가 아쉬울 뿐이다.  스탠리 윤발언대 양로보건센터 장애인 독감 예방 코로나 예방 접종 장소

2024-09-22

[문장으로 읽는 책] 가장 공적인 연애사

연애만큼 자본주의적이며 잔혹한 경쟁의 세계가 없다. … 데이트의 모든 과정에는 돈이 든다. … 연애 중일 때는 연인에게, 연애를 하지 않을 때는 연애를 하기 위해 돈을 쓴다. 연애 경쟁은 삶을 잠식할 정도로 치열하지만, 패자에게는 그 어떤 복지도 없다. 선택받지 못하면 끝이다. 그런데도 모두가 이 불공평한 조건을 받아들인다. 자유로움과 평등이 끝끝내 실현되지 않는 세계가 딱 하나 있다면 그것이 연애와 결혼이다. 인간은 평등한데 왜 인기 있는 사람만 늘 인기 있는가?           오후 『가장 공적인 연애사』   세상은 공평하지 않다. 연애라는 가장 인간적인 감정의 배분은 절대로 공평할 수 없기 때문이다. 어디서나 쉽게 사랑받는 자와 그렇지 못한 자가 있다. 감정의 승자가 진짜 승자, 권력자다. 연극배우로도 활동하는 장애인 변호사 김원영씨도 정치적 올바름으로 장애인에게 편견 없는 태도를 갖는 사람은 많아졌지만, 과연 장애인(혹은 그 육체)에게 성적으로 매혹당하고 사랑하는가는 다른 문제라고 쓴 바 있다.   “지금도 많은 경우 조건이 사랑에 선행한다. 조건 때문에 사랑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애초에 그 조건을 갖춘 상대를 사랑한다. 그리고 이제는 그 사랑 자체도 조건이 된다. 사랑을 할 정도의 여유가 있어야 한다. 왜 사랑 가능한 사람만 사랑하는가? 여기서 우리는 매우 심각한 문제에 직면한다. 자신의 행복을 추구하는 자연스러운 욕구가 인간을 생물학적으로 차별하고 선별한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   흥미롭고 깔끔하게 정리된 인류의 성과 연애에 대한 역사서다. 양성희 / 중앙일보 칼럼니스트문장으로 읽는 책 연애사 공적 연애 경쟁 장애인 변호사 사랑 자체

2024-09-18

장애인 사역 콘퍼런스 개최…내달 25~26일 나성영락교회서

미주 한인교계에서 장애인 사역의 패러다임 전환을 위한 콘퍼런스가 열린다.   한인 교회들을 중심으로 주류 교계의 장애인 전문 사역자들이 참석하는 대규모 교육 콘퍼런스다.   차세대 장애 사역 리더를 양성하고 장애인 사역의 정보를 나누기 위한 이번 콘퍼런스는 오는 10월25~26일까지 LA지역 나성영락교회(1721 N Broadway)에서 진행된다.   이번 콘퍼런스는 ‘워킹 투게더 인 크라이스트(Walking Together in Christ)’라는 주제로 열린다.   키노트 스피커로 ANC온누리교회의 김태형 목사를 비롯한 크리스티나 김 교수(캘스테이트 LA), 스테판 헌슬리 목사(그레이스커뮤니티교회), 제니 반 토벨(윌로우크릭커뮤니티교회 장애인 사역 담당), 제프 맥네어 교수(캘리포니아뱁티스트대학), 린지 위랜드 케이플 장애사역 컨설턴트(크리스천리폼드교회) 등이 나선다.   이밖에도 장연준 목사(시애틀밀알선교단), 김정기 목사(뉴비전교회), 션 리 목사(ANC온누리교회 장애인 사역 담당) 등 20여명이 강사로 참여한다.   참가비는 개인(100달러), 교회 그룹(200달러) 등으로 나뉜다. 등록 절차 및 정보, 자세한 내용 등은 웹사이트(K-churchconference.org)를 통해 얻을 수 있다.   ▶문의:(714) 484-1190 장열 기자ㆍ[email protected]콘퍼런스 게시판 미주 한인교계 anc온누리교회 장애인 윌로우크릭커뮤니티교회 장애인

2024-09-11

EIS 장애인학교, 발달장애인 섬김의 구심점

 캐롤튼에 위치한 달라스 장애인 학교인 EIS Academy(교장 김진호)는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발달장애인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커리큘럼의 수업을 제공한다. 주중에는 18세 이상을 대상으로 오전9시부터 오후3시까지 진행되며, 토요일 수업은 오전10시부터 오후1시까지로, 5살부터 어른에 이르기까지 모든 사람이 참여할 수 있다. 단, 토요일 수업은 여름과 겨울 방학 동안에는 열리지 않는다.   EIS Academy의 여름 캠프가 지난 달에 막을 내리고 이제 새로운 학기를 시작하는 시점에서 김진호 교장을 만나서 학교 상황과 여러가지 얘기를 들어봤다.   EIS 여름 캠프는 6월 3일부터 7월26일까지 고등학교 1학년 이상의 학생과 어른들을 대상으로 오전 9시에서 3시까지  8주 동안 진행되었으며, 달라스 지역에서 자원하는 총 14명의 자원 봉사자들이 함께 한 가운데 14명의 발달장애인들이 참석하여 여러가지 특별한 활동과 함께 생산적이고 유익한 시간을 가졌다.   특별활동으로는 음악 치료(Music Therapy), 미술 치료(Art Therapy), 가사 기술, 발리 댄스, 태권도, 나무 공예, 미술품 만들기, 도서관 활동, 커피 수업, 요가 스트레칭, 디지탈카메라 수업, EBS 수업 등이 제공됐다. 이런 특별활동 외에도 다양한 필드 트립과 특별 공연을 경험하고 즐길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 스페셜 공연으로 카얏이라고 하는 한국 전통 부채춤, 동화, K-Pop 댄스 등이 선보였고, 필드트립 시간에 학생들은  Medieval Times(중세시대 기사들의 공연을 즐기는 식당), 달라스 세계 수족관(Dallas world aquarium), 창조 박물관, 볼링, 영화관, 아트 뮤지엄 등을 방문해 둘러봤다. EIS Academy 달라스 장애인 학교는 발달 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들이 ‘EIS Family a38’ 이라는 비영리기관을 세우면서 시작됐다.  사도행전 3장 8절(A38)의 앉은뱅이라는 장애를 갖고 태어난 사람이 예수님의 제자인 베드로에 의해  고침을 받고 기뻐하며 제자들과  성전 “안으로” 함께 들어가는 내용을 바탕으로 지어진 이름으로, 장애인들과 비장애인들이 함께 어울려 천국을 경험하며 살아가는 공동체를 만들어 간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2019년 6월 1일에 18가정이 모여서 발달장애인들을 위한 기관을 만들고 발달장애인과 가정들을 돕기 위한 뜻을 모아서 세워진 EIS Academy는 주정부 서비스 ISS(Individualized Skills and Socialization)를 인가받았고, 주정부에서 요구하는 비영리기관의 요구사항을 철저하게 따르고 있다. 재정적으로 투명하게 운영을 하기 위해 5명의 이사가 매월 모이고 있으며, 부모들로 구성된 PTA와 함께 전체적인 계획과 일정들을 논의하는 등 오직 장애인들의 필요와 안전, 그리고 투명하고 건강한 운영에 초점을 맞춰 나가고 있는 EIS Academy의 앞으로의 행보에 대해 더욱 기대가 모아진다. 김진호 교장은 “EIS Academy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대학 진학이 어려워 부모들이 일하는 낮 시간에 지낼 곳이 필요한 발달 장애인(다운신드롬, 자폐성장애, 지적장애)들을 위해 단순히 데이케어 식의 장소가 아니라 스스로 독립적으로 몸과 마음이 건강하게 지낼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교육을 제공하자는 취지로 설립되었다”고 말하며, “부모님들에게는 영적,육적인 쉼을 제공하고, 자녀들에게는 영적인 케어와 잘 준비된 프로그램을 통해 또 다른 기쁨과 성장을 제공해 준다”고 장애인학교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그는 또한, “매일 수업이 끝날 때마다 그날의 활동 사진과 수업 내용 요약을 부모들에게 보내주며 소통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EIS Academy는 늘 상주하는 테라피스트를 비롯  매일 다른 스케쥴로 운동, 줌바, 음악, 미술, 음악치료, 요가, 스트레칭, 태권도, 컴퓨터, 농업, 미디어와 뉴스(로컬, 한국, 세계), 영어성경공부, 세계여행, 쿠킹 클래스 수업 및 계절별 필드트립을 제공하고 있다.     캐서린 조 기자IS 장애인학교 달라스 장애인 토요일 수업 디지탈카메라 수업

2024-09-03

장애인 승객들, 뉴욕시 전철 이용하기 힘들다

뉴욕시가 전철역 장애인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각종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장애인들은 전철 이용에 여전히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드러났다. 열차와 플랫폼 사이 넓은 간격 때문이다.     미국 장애인법(ADA)에 따르면 플랫폼과 열차 사이의 가로 간격은 2인치, 세로 간격은 4인치를 넘을 수 없다. 하지만 장애인 승객을 고려하지 않았던 100여년 전 건설된 뉴욕시 전철 시스템에서는 이 법이 대부분 지켜지지 않는 상황이다.     맨해튼 59스트리트-콜럼버스 서클의 열차와 플랫폼 사이 가로 간격은 최대 7인치이며, 타임스스퀘어-42스트리트역의 가로와 세로 간격은 최대 5인치인 것으로 파악되는 등 뉴욕시 전철역의 열차-플랫폼 사이 간격은 넓은 편이다.   장애인 뉴요커 자클린 골든버그는 “플랫폼과 열차 사이 간격이 넓으면 휠체어가 빠질까 두렵다”며 “열차가 플랫폼에 멈추는 시간이 짧기 때문에, 휠체어가 끼이면 이를 해결할 시간이 없다”고 전했다.     또 다른 장애인 뉴요커는 “전동 휠체어가 틈새에 낀 적이 있다”고 했으며, 한 시각장애인은 “지팡이로 간격을 확인하고 타야 한다”고 설명했다.     골든버그와 다른 장애인 뉴요커들은 2022년 “메트로폴리탄교통공사(MTA)가 뉴욕시 인권법을 위반하고 있다”며 열차와 플랫폼 사이 간격 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MTA는 2055년까지 전철역 95%를 장애인 접근 가능하도록 조치를 취하기로 합의했지만, 교통혼잡료 시행이 중단되며 자금 지원이 끊겨 이 계획은 불투명해졌다.   윤지혜 기자장애인 승객 장애인 승객들 뉴욕시 전철역 장애인 뉴요커들

2024-08-25

발달장애인 지원 기금 10억불 사용 못해 주정부가 환수

발달 장애인 등을 지원하기 위해 책정된 예산이 제대로 집행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LA타임스는 발달 장애를 가진 가주민들을 위한 서비스 기관들에 할당된 약 10억 달러의 예산이 지난 1년간 지출되지 않아 결국 주 정부가 환수했다고 20일 보도했다. 이 기사는 주 정부가 리저널센터에서 제출한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최근 몇 년 동안 리저널센터는 지원 서비스 허가 금액의 약 3분의 2만 지출했다고 전했다. 리저널센터는 한인타운을 포함해 가주 전체에 21곳이 운영되고 있다. 약 40만 명의 발달 장애 아동과 성인이 서비스를 지원받고 있다.   한 예로 지난 2021-22년에 약 89억 달러의 예산이 리저널센터에 할당됐지만 약 11%의 기금이 주 정부로 반환됐다. 반면 같은 기간 설문에 응답한 리저널센터 이용자의 30%만 자신이 받은 지원과 서비스에 '가끔' 또는 '거의' 만족한다고 답했다.   가주 개발서비스국은 비영리기관 리저널센터를 통해 자폐증 및 기타 발달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게 도움을 제공하고 있다.  리저널센터는 그동안 지역과 인종에 따라 서비스를 편파적으로 제공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용자들에 따르면 리저널센터는 서비스 이용 승인을 받아도 인력 부족 등의 이유로 제대로 지원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장연화 기자 [email protected]장애인 지원 장애인 지원 문제 심각 지원 서비스

2024-08-22

장애인, 뉴욕서 취업 어렵다

뉴욕시 장애인 취업률이 비장애인 뉴요커 취업률의 절반 수준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유색인종 장애인들의 취업률은 더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팬데믹 이후 재택근무 비율이 늘면서 장애인 취업률이 소폭 오르긴 했지만, 아직도 비장애인과의 고용 격차는 크다는 지적이다.   10일 뉴욕시 감사원이 발표한 장애인 고용보고서에 따르면, 뉴욕시에 거주하는 25~55세 장애인의 취업률은 41%로 비장애인 취업률(81%)의 절반 수준이다. 전국 장애인 평균 취업률이 48%인 것과 비교하면 뉴욕시 장애인 취업률은 전국 평균보다 7%포인트 낮다. 뉴욕시와 전국 비장애인 취업률 격차(3%포인트)와 비교해도 격차가 크다.   장애인 근로자들은 풀타임보다 파트타임으로 일할 가능성이 높고, 중간소득도 낮은 편이었다. 뉴욕시 25~55세 장애인 취업자의 26%가 2022년에 주당 35시간 미만으로 일한 반면, 비장애인 근로자 중 주당 35시간 미만 일한 경우는 15%밖에 되지 않았다.   또한 장애가 없는 뉴요커의 중간 소득은 6만2000달러 수준이었던 반면, 뉴욕시에 거주하는 장애인 근로자 중간소득은 5만5000달러였다.   업종별로 장애 여부에 따른 고용 격차가 큰 산업은 뉴욕시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경영·금융 분야였다. 교육·법률 분야도 장애인과 비장애인 간 고용률 격차가 있는 산업으로 꼽혔다.     유색인종이 장애를 겪는 경우, 일자리를 구하기는 더욱 어려웠다. 흑인 비장애인은 77%가 취업 상태인 반면, 장애인 취업률은 31%에 불과했다. 히스패닉은 비장애인 취업률이 79%였지만, 장애인 취업률은 38%로 집계됐다. 아시안(50%)과 백인(52%) 장애인 취업률은 50%대 수준으로 다른 인종에 비해서는 높은 편이었지만, 여전히 비장애인과의 격차는 컸다. 아시안 비장애인 취업률은 82%, 백인 비장애인 취업률은 86%다.     한편 장애인 취업률은 여성(43%)이 남성(40%)보다 높았다. 비장애인 남성(85%) 취업률이 여성(78%)보다 훨씬 높은 것과 상반되는 결과다. 시 감사원은 “장애인들이 주로 종사하는 직업 종류가 있다 보니 여성 취업률이 더 높게 나왔다”며 “남성의 경우 장애가 생기면 일자리를 잃을 가능성이 더 높다는 뜻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김은별 기자 [email protected]장애인 뉴욕 비장애인 남성 장애인 취업률 백인 비장애인

2024-07-10

[문장으로 읽는 책] 다시 말해 줄래요?

운전자는 보행자가 청각 장애인일 수도 있다는 생각은 거의 하지 못한다. 그래서 충돌 위험이 생겼을 때, 경적을 울리면 보행자가 알아서 피하겠지 생각하며 속도를 줄이지 않고 그대로 운전할 가능성이 높다. … 청력을 기본값으로 세팅한 한국 사회는 청력에 문제가 없는 사람에게는 편리한 나라지만 청각 장애인에게는 어떤 위험이 도사릴지 모르는 아마존의 정글이다. 이 정글은 시각, 청각, 정신 등 각종 장애가 생겨야 비로소 정체를 드러낸다.     황승택 『다시 말해 줄래요?』   혈액암 투병에 이어 급성 중이염으로 200여 일 청력 손실을 경험한 저자는 청력을 잃자 비로소 ‘차별의 소리’를 듣게 된다. “화농성 중이염이 빼앗아 간 것은 단순한 신체 기능이 아니라 타인 혹은 외부와 내가 연결돼 있다는 소속감이었다. … 청인을 기준으로 설계된 이 세상에 속할 수 없는 부적격자가 된 것 같은 절망감에 휩싸였다.” 그동안 무심코 넘겼던 ‘귀머거리 정책’ ‘정신병자 같아’ 처럼 질병(장애)을 교정 대상으로 여기는 발언도 불편해졌다.   장애인들은 ‘왜 바쁜 시간에 지하철을 타서 시간을 지연시키느냐’는 짜증 어린 시선을 받다 보면 제 권리를 행사하면서도 눈치를 보게 되는데, 그럴수록 “자신을 중심에 두고 사고와 행동을 해야 한다는 확신이 들었다. 아프니까, 장애인이니까 나를 배려해 달라는 시혜적 시선이 아니라 나의 건강과 내 기본권을 지키기 위해서는 자존감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한 국가의 복지 수준은 거리에 돌아다니는 지체 장애인의 수에 의해 결정된다”는 웹툰 작가 라일라의 말도 인용했다. 양성희 / 중앙일보 칼럼니스트문장으로 읽는 책 청각 장애인일 지체 장애인 청력 손실

2024-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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