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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어두운 뉴스 홍수, 우울감에 빠지지 않으려면…

지난 몇 주간 우울한 뉴스가 계속 들려왔다. 내 조국 프랑스에서는 지난달 13일 어느 학교에서 무슬림 졸업생이 휘두른 흉기에 교사 도미니크 베르나르가 피살됐다. 미국 메인주에서는 총기 난사 사건으로 18명이 사망했다. 한국에서는 159명이 압사한 이태원 참사가 1주기를 맞았다. 언론에서는 이스라엘에서 벌어진 전쟁에 대해 연일 보도하고 있다. 이미 1만 명가량의 희생자가 발생했고, 사상자도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우크라이나 전쟁은 계속 진행 중이고 기후 재난 관련 뉴스도 수없이 들려온다.   이전 세기보다 세계는 안전해져   내 친구 하나는 더는 뉴스를 보기가 힘들다고 했다. “정신 건강을 위해서라도 뉴스 소비를 줄여야겠다. 선택의 여지가 없어.” 그 친구의 가족은 이스라엘에 있고, 당연히 그는 전쟁 때문에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 그가 내 안부를 묻길래 이렇게 대답했다. “나는 잘 지내, 세상은 잘 지내지 못하지만.”   자, 어떻게 하면 뉴스를 계속 보고 정보를 습득하면서도 우울과 염려에 휩싸이지 않을 수 있을까. 한 사람이자 어머니, 학교 사서인 나 자신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물론 특정 시대를 더 나쁘거나 좋다고 단언하기는 어렵다. 이전 세기보다 세상은 전반적으로 점점 안전해지고 있다. 각각의 위기에 개인적으로 얼마나 관계가 있는지에 따른 인지의 문제다.   우리 시대의 특징은 즉각적인 정보가 넘친다는 것이다. 우리는 밀접하게 연결돼 있고, 전통 미디어뿐 아니라 소셜미디어를 통해서도 이미지와 영상으로 된 뉴스를 접할 수 있다. 끊임없는 스크롤 넘기기에 쉽게 중독될 수 있다. 미국심리학회 웹사이트에는 ‘과도한 미디어 사용은 정신건강을 해칩니다’라는 문구가 있다. 전문가들은 ‘미디어 과포화 상태’에 대해 언급하면서 뉴스가 사람의 기분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젊은이들이 처음에는 인지하지 못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현대 영어사전에는 ‘eco-anxiety’(환경 염려증)라는 새 단어가 추가됐다. 미국심리학회의 정의에 따른 이 단어의 의미는 ‘기후 재난에 대한 고질적인 두려움’이다. 프랑스 인구의 약 67%는 환경 염려증에 시달리고 있다. 환경 염려증은 매우 중요한 문제로 떠올라 심지어 어떤 젊은이들은 이 때문에 자녀를 갖지 않기도 한다.   전쟁이나 빙하 유실이 우울한 뉴스이기는 하지만, 책임감 있는 행동을 하기 위해서라도 이런 정보를 알아야 하지 않을까. 그렇다면 부정적인 뉴스 과부하로 소진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해결책은 사람마다 다르다. 뉴스를 보지 않는 게 상책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시민이라면 마땅히 최소한의 정보는 습득해야 할 것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뉴스 다이어트’를 권고한다. 소셜미디어 뉴스 줄이기, 스마트폰 뉴스 알람 끄기, 스크린 사용 제한 등으로 뉴스량을 줄이는 것이다. 재난 지역에 기부하기, 청원서에 서명하기 같은 구체적인 행동으로 무력감과 염려에 맞서는 방법도 도움이 된다.   학교 사서인 내 업무 중 하나는 미디어 및 정보 교육이다. 다양한 정보 수단 사용 방법과 이를 통해 유익을 얻는 방법을 가르친다. 만 7세 어린이들의 수업 시간에도 스크린 사용 시간, 안전한 인터넷 사용법, 부적절한 콘텐트나 가짜 뉴스를 경계하는 방법 등에 대해 토론한다. 프랑스 교사 피살 사건 때는 교사 베르나르를 기리며 1분간 묵념했는데, 해당 사건에 대해 5학년 반에서 토론한 적도 있다.     어린이 맞춤형 뉴스 전문 미디어   부모로서도 교사로서도, 어린이나 청소년에게 나쁜 뉴스에 대해 설명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정확히 무엇을 말해 주어야 할까. 어떤 말로 알려야 할까. 아이들 수준에 맞게 어린이 맞춤형 뉴스를 전문적으로 제공하는 미디어도 있다. 특히 과다한 이미지는 아이들에게 충격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유의해야 한다.   며칠 전 ‘르몽드아도’ (프랑스 일간지 청소년판)에 ‘불안을 유발하는 뉴스: 두려움을 통제하는 방법’이라는 기사가 실렸다. 다른 사람과 대화를 나누면서 창의적인 방법으로 불안을 표현하기, 가끔 인터넷 접속을 제한하고 모든 사실을 알고 있지 않아도 괜찮다는 것을 인정하기 등의 방법이 소개됐다.   결론적으로 나는 새로운 세대가 우울감에 빠지거나 미래를 비관하지 않게 하면서 세상에 관심을 갖도록 돕는 일이 부모와 학교, 정부 전반의 공동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뉴스 소비는 온라인 및 오프라인 토론으로 이어져, 우리가 접한 뉴스를 소화하고, 질문을 던지고, 균형감각을 갖고, 다양한 의견에 대응하고, 나아가 적절한 행동으로도 이어져야 한다. 에바 존 / 한국 프랑스학교 사서문화산책 우울감 뉴스 뉴스 소비 뉴스 과부하 미디어 사용

2023-11-10

[건강 칼럼] 산후 우울감과 산후 우울증

산후 우울증이란 말을 종종 하거나 들어봤을 것이다. “나, 아기 낳고 산후 우울증 때문에 힘들어” “지금 생각해보니 출산했을 때 힘들었던 게 산후 우울증이었잖아” 등 일상 대화부터 최근엔 뉴스에도 종종 등장한다. 산후 우울증은 의외로 많은 산모가 경험한다. 하지만 우리가 얘기하는 산후 우울증은 산후 우울감을 뜻하는 때가 많다. 산후 우울감과 산후 우울증은 분명히 다르고 구분해야 한다.   산후 우울감(Maternity Blues, Baby Blues)은 가벼운 형태의 우울증이라고 보면 된다. 산모 대다수(많게는 85%)에게서 나타나기 때문에 정신장애에 포함하지 않는다. 대개 출산 후 2~4일 이내에 시작해 우울, 불안, 눈물, 짜증, 급격한 감정변화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보통 2주 정도가 지나면 자연스럽게 나아지거나 사라진다. 산후 우울감을 겪는 산모 10~15%는 산후 우울증(Postpartum 또는 Postnatal Depression)을 겪는다.     산후 우울증은 주요 우울장애(Major Depressive Disorder)에 속하는 주산기 우울증(Peripartum 또는 Perinatal Depression)의 하위유형으로 볼 수 있다. 주산기 우울증(산후 불안증, Postpartum Anxiety이라고도 한다)은 출산 후 뿐만 아니라 임신 기간에도 우울감을 겪는다고 해서 산후 우울증의 범위, 대상을 확대한 것이다. 하지만 산후 우울증이나 주산기 우울증은 정신의학적으로 정식 진단명이 아니며 그 증상에 따라 주요 우울장애로 진단하지 산후 우울증이나 주산기 우울증으로 별도 진단하지 않는다.   산후 우울증은 대부분 산후 4주를 전후로 발병하지만 드물게는 출산 후 수일 이내 혹은 수개월 후에도 발생할 수 있다. 증상은 주요 우울장애 증상과 비슷하며 산후 우울감 증상에 더해 무기력, 의욕 상실, 초조, 집중력 저하, 서운함, 소외감, 상실감, 분노 같은 기분 변화와 피로감, 수면 부족 또는 과다, 식욕 상실 등 신체적 변화를 동반한다. 기능 저하로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게 되고 특히 아기에 대한 무관심, 양육에 대한 부담감 및 스트레스 등이 나타나 아기와 가족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보통 발병 3~6개월 후면 증상이 호전되나 산후 1년까지 지속될 수 있다.   심각한 경우 산후 정신병(Postpartum Psychosis)을 앓기도 한다. 산모의 0.1~0.2%에게서 나타나는데 대부분 출산 후 3개월 이내에 발생하며 극도의 정서불안, 분노, 불면 및 수면장애, 환각, 환청, 망상 등의 현실감각 상실, 혼돈, 집중력 결여 등의 증상을 보인다. 일상생활이 힘들고 무엇보다 아기에게 적대적이거나 폭력적인 행동, 본인과 타인의 안전을 위협하는 행동을 할 수 있고 자살, 영아살해 같은 극단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어 약물치료가 필수이며 때로는 입원치료가 필요로하다.   산후 우울감은 호르몬, 신체, 일상생활의 변화에 따른 정상적인 반응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방치하면 증상이 악화하는 것은 물론, 심하면 극단적이고 비극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증상이 심해지고 기간이 길어지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산모는 감정, 신체, 일상, 사회생활, 대인관계 등 본인의 거의 모든 것에 변화가 생기리라는 것을 인지, 앞으로 닥칠 또는 지금의 현실에 대비하고 육아, 살림 등에 대해 가족과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는 게 좋다. 또 가족, 특히 남편의 지원과 지지가 중요한데, 평소 가족간 충분한 대화를 나누고 배려하는 게 필요하다.   ▶문의: (213)235-1210 문상웅 / 심리상담 전문가, 이웃케어클리닉건강 칼럼 산후 우울감 산후 우울증 산후 우울감 산후 불안증

2022-12-13

[건강 칼럼] 만성적인 우울감 ‘장애’ 의심

#이모(55)씨는 폐경 이후 계속 우울한 기분이 들었다. 우울증은 아닌가 정보를 찾아봤지만 자살충동을 느낀 적은 없고 증상도 그만큼 심각하진 않아 나아지겠지 하고 지나갔다. 하지만 3년이 넘도록 우울한 기분이 가시지 않아 상담이라도 받아보자 싶어 찾아왔다. 상담 결과, 이씨는 지속성 우울장애를 앓고 있었다.   #박모씨는 이제 스무살이 된 딸 때문에 걱정이다. 고등학교 졸업 후 눈에 띄게 내성적이 되더니 코로나19 사태가 나아졌는데도 밖에도 잘 나가지 않고 친구도 잘 만나지 않았다. 밥도 잘 안 먹고 밤에 잠도 자지 못했다. 그러다보니 항상 피곤해하고 체력도 떨어져 힘들어했다. 처음엔 수업이 어렵고 숙제가 많아 대학생활이 힘들어  그런 줄 알았다. 그런데 딸에게 물어보니 괜히 우울하고 절망스러운 기분이 계속 든다고 했다. 우울증에 걸렸나 덜컥 겁이 나 부리나케 찾아왔다. 지속성 우울장애가 의심돼 딸과 상담예약을 잡았다.   지속성 우울장애(Persistent Depressive Disorder)는 기분저하증(Dysthymia)이라고도 하는데 우울장애의 하위유형 중 하나다. 우울한 기분이 하루 중 대부분을 차지하고 우울한 날이 그렇지 않은 날보다 많은 지가 최소 2년(아동 및 청소년은 최소 1년) 넘어가면 지속성 우울장애를 의심해볼 만하다. 증상은 ▶식욕부진 또는 과식 ▶불면 또는 과다수면 ▶기력 저하 또는 피로감 ▶자존감 저하 ▶집중력 감소 또는 결단성 부족(우유부단, 결정장애) ▶절망감 등이 있으며 이중 2가지 이상 나타나면 지속성 우울장애로 판단하는 기준이 된다.   또 이같은 우울한 기분이 든 최소 2년(아동 및 청소년은 1년)의 기간 동안 위의 증상 지속 기간이 최소 2개월이며 조증이나 경조증 증상이 없어야 하고 주요 우울장애를 포함한 다른 장애로 설명되지 않아야 하는 등 다른 기준에도 부합한다면 지속성 우울장애로 진단하게 된다.   지속성 우울장애는 쉽게 말하면 만성적인 가벼운 우울증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는 이전 칼럼에서 다뤘던 주요 우울장애보다 증상과 정도가 상대적으로 가볍다고 해서 그렇다. 또 주요 우울장애와 비교해 겉보기에는 일상생활, 사회적 기능 및 관계가 가능하고 본인도 증상을 숨길 수 있어 다른 사람들이 볼 때 지속성 우울장애 증상을 스트레스 등 다른 이유에 따른 것이라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환자 본인이 느끼는 고통은 드러난 증상보다 훨씬 심하며 비관적이고 허무주의적 성향이 짙어질 위험이 크다. 또 이런 증상이 장기간 지속되면 일상생활, 학교 및 사회생활에 변화가 생길 수밖에 없고 결국엔 삶, 미래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무엇보다 주요 우울장애로 악화하거나 다른 정신건강 장애를 동반할 수 있어 증상이 있다면 전문가에게 도움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지속성 우울장애 치료에는 심리치료(인지행동치료)와 약물치료(항우울제 복용) 등이 있다. 증상의 특징과 정도에 따라 심리치료와 약물치료를 병행하기도 한다. 증상이 주요 우울장애에 비해 심각하진 않기 때문에 규칙적인 생활, 적당한 운동 및 신체활동, 올바른 수면습관 등은 증상이 더 악화하지 않도록 하는데 도움이 된다.   ▶문의: (213)235-1210 문상웅 / 심리상담 전문가 이웃케어클리닉건강 칼럼 우울감 장애 지속성 우울장애 주요 우울장애 우유부단 결정장애

2022-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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