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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칼럼] 산후 우울감과 산후 우울증

산후 우울증이란 말을 종종 하거나 들어봤을 것이다. “나, 아기 낳고 산후 우울증 때문에 힘들어” “지금 생각해보니 출산했을 때 힘들었던 게 산후 우울증이었잖아” 등 일상 대화부터 최근엔 뉴스에도 종종 등장한다. 산후 우울증은 의외로 많은 산모가 경험한다. 하지만 우리가 얘기하는 산후 우울증은 산후 우울감을 뜻하는 때가 많다. 산후 우울감과 산후 우울증은 분명히 다르고 구분해야 한다.
 
산후 우울감(Maternity Blues, Baby Blues)은 가벼운 형태의 우울증이라고 보면 된다. 산모 대다수(많게는 85%)에게서 나타나기 때문에 정신장애에 포함하지 않는다. 대개 출산 후 2~4일 이내에 시작해 우울, 불안, 눈물, 짜증, 급격한 감정변화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보통 2주 정도가 지나면 자연스럽게 나아지거나 사라진다. 산후 우울감을 겪는 산모 10~15%는 산후 우울증(Postpartum 또는 Postnatal Depression)을 겪는다.  
 
산후 우울증은 주요 우울장애(Major Depressive Disorder)에 속하는 주산기 우울증(Peripartum 또는 Perinatal Depression)의 하위유형으로 볼 수 있다. 주산기 우울증(산후 불안증, Postpartum Anxiety이라고도 한다)은 출산 후 뿐만 아니라 임신 기간에도 우울감을 겪는다고 해서 산후 우울증의 범위, 대상을 확대한 것이다. 하지만 산후 우울증이나 주산기 우울증은 정신의학적으로 정식 진단명이 아니며 그 증상에 따라 주요 우울장애로 진단하지 산후 우울증이나 주산기 우울증으로 별도 진단하지 않는다.
 
산후 우울증은 대부분 산후 4주를 전후로 발병하지만 드물게는 출산 후 수일 이내 혹은 수개월 후에도 발생할 수 있다. 증상은 주요 우울장애 증상과 비슷하며 산후 우울감 증상에 더해 무기력, 의욕 상실, 초조, 집중력 저하, 서운함, 소외감, 상실감, 분노 같은 기분 변화와 피로감, 수면 부족 또는 과다, 식욕 상실 등 신체적 변화를 동반한다. 기능 저하로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게 되고 특히 아기에 대한 무관심, 양육에 대한 부담감 및 스트레스 등이 나타나 아기와 가족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보통 발병 3~6개월 후면 증상이 호전되나 산후 1년까지 지속될 수 있다.
 
심각한 경우 산후 정신병(Postpartum Psychosis)을 앓기도 한다. 산모의 0.1~0.2%에게서 나타나는데 대부분 출산 후 3개월 이내에 발생하며 극도의 정서불안, 분노, 불면 및 수면장애, 환각, 환청, 망상 등의 현실감각 상실, 혼돈, 집중력 결여 등의 증상을 보인다. 일상생활이 힘들고 무엇보다 아기에게 적대적이거나 폭력적인 행동, 본인과 타인의 안전을 위협하는 행동을 할 수 있고 자살, 영아살해 같은 극단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어 약물치료가 필수이며 때로는 입원치료가 필요로하다.
 
산후 우울감은 호르몬, 신체, 일상생활의 변화에 따른 정상적인 반응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방치하면 증상이 악화하는 것은 물론, 심하면 극단적이고 비극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증상이 심해지고 기간이 길어지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산모는 감정, 신체, 일상, 사회생활, 대인관계 등 본인의 거의 모든 것에 변화가 생기리라는 것을 인지, 앞으로 닥칠 또는 지금의 현실에 대비하고 육아, 살림 등에 대해 가족과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는 게 좋다. 또 가족, 특히 남편의 지원과 지지가 중요한데, 평소 가족간 충분한 대화를 나누고 배려하는 게 필요하다.
 
▶문의: (213)235-1210

문상웅 / 심리상담 전문가, 이웃케어클리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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