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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광장] 기회를 놓치지 말라

모처럼 다섯 손자와 손녀가 한자리에 모였다. 할아버지의 위엄을 자랑하듯 큰기침을 하고 나서, “너희들은 공부할 기회를 놓치지 말라”고 힘주어 말했다. 요청하지 않은 충고였다. 나는 더듬거리는 영어로 말문을 열었다.     황해도 몽금포가 고향인 할아버지는 열일곱 살 때 혼자 월남한 오리지널 탈북민이다. 일명 실향민이라고 부른다. 함경도 사람들은 떠들썩한 흥남 철수 작전으로 부산으로 피난 갔고, 황해도 사람들은 조용한 서해 철수 작전으로 군산이나 인천으로 가서 정착했다.   인천과 부평에는 미군 부대가 많아 취업이 쉬웠다. 장교 식당에서 웨이터로 일을 시작했다. 영어를 잘해야 진급할 수 있었다. ‘Swim or sink(수영하지 않으면 익사하다)’는 심정으로 공부해 통역사 시험에 합격했다. 미군 부대에서 수송부 배차원이 되었다. 하는 일은 운행증을 발부하고, 한국인 운전사를 위한 통역 서비스였다.   하루 24시간 운영하는 배차 사무실에서 두 번째 당번을 자원하여 오후 6부터 12까지 일을 했다. 밤에 일하고 낮에 공부할 기회가 왔다. 외국어대학 영어과에 입학했다. 하늘이 내려준 기회였다.   할아버지는 공부했는가. 하지 않았다. 직장에서 통역할 만큼 영어 구사력은 이미 상당한 수준이었다. 공부하지 않아도 학점을 따는 데 문제가 없었다. 땅 짚고 헤엄치기였다. 필요한 출석일 수만 채우고 등교하지 않았다.   사실은 인천에서 기차 통학이란 쉽지 않았다. 밤 한 시에 퇴근하여 세, 네 시간 자고, 한 시간 기차를 타고 서울역에 도착하여 이문동까지 한 시간 버스를 타야 한다. 항상 피로하고 잠이 모자랐다.     대학에서 중요한 것은 과외 활동이다. 외대 학보 발행, 모의 유엔 총회, 동시통역 서비스와 국제 웅변 클럽 훈련 등 영어 구사력을 국제 수준으로 향상할 기회를 모두 놓쳤다. 그때 동시통역 서비스를 연습한 친구는 나중에 국제무대에 진출했다.     할아버지가 그때 영어 공부를 제대로 했으면 좀 더 상위급 공무원으로 일하다가 은퇴할 수 있었을지 모른다. 할아버지는 국방부 민간인 직원으로 겨우 대위에 해당하는 직급으로 은퇴했다. 내가 존경하는 연방정부 고위 공무원으로 고 전신애 전 노동부 차관보, 그리고 강석희 현 조달청 서부 지역장이 있다.   너희들에게 말한다. ‘십자가 없으면 면류관 없다(No cross, no crown)’이다. 공부하는 것은 힘들다. 그러나 참아야 한다. 할아버지처럼 한 번 오판하면 그 결과는 심대하다. 마치 철로의 각도가 벌어지면 무한하게 벌어지는 것처럼. 윤재현 / 전 연방정부 공무원열린 광장 기회 동시통역 서비스 외국어대학 영어과 영어 구사력

2024-11-04

[문예마당] 무언의 가르침

  오랜만에 신문에서 훈훈한 기사를 읽었다. 경남 양산시 통도사 자장암에 놓인 시주함에 누군가 손으로 꾹꾹 눌러쓴 편지와 함께 현금 200만원을 넣고 갔다는 내용이었다. 편지에는 27년 전 그 시주함에서 3만원을 훔치려 했던 사람의 고백이 담겨 있었다고 한다. 어린 소년이 시줏돈을 훔치러 갔다 스님에게 들켰던 모양이다. 모두가 경제적으로 큰 고통을 겪었던 IMF 외환위기 시기라 사찰의 시주함이 털리는 일도 많았던 시절이었다.     편지는 “어린 시절 생각이 없었습니다. 27년 전에 여기 자장암에서 시주함을 들고 산으로 가 통에서 돈을 꺼냈습니다. 약 3만원 정도로 기억납니다”로 시작됐다. “그런데 한 스님이 제 어깨를 잡고 아무 말 없이 눈을 감고 고개를 좌우로 저으셨습니다.” 편지는 이렇게 이어졌다. “그날 이후 지금까지 한 번도 남의 것을 탐한 적이 없습니다. 일도 열심히 하고 잘 살고 있습니다.” 글 말미에는 “곧 아기가 태어날 거 같은데 아기에 당당하고 멋진 아버지가 되고 싶습니다. 그날 스님 너무 감사했습니다. 다시 한번 죄송합니다”라고 쓰여 있었다.     시주함을 도둑질하다 스님에게 들켰지만 아무 일 없이 집으로 돌아간 그 소년은 그날의 일을 혼자 간직한 채 예비 아빠가 된 것이다. 그리고 27년 후 다시 그곳을 찾아 시주함에 편지와 함께 현금 200만원을 넣은 것이다. 떳떳한 아빠가 되기 위한 다짐이었다.     그때 소년의 어깨를 잡았던 스님은 지금도 자장암에 있는 현문 스님이라는 분이다. 현문 스님은 “그 무렵 IMF로 사람들이 너무 힘든 것을 알았기에 소년을 그냥 보낸 후 그 일을 잊어버렸다”고 했다. 그렇지만 그날 ‘사건’은 소년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친 듯했다. “그날 이후 지금까지 한 번도 남의 것을 탐한 적이 없습니다. 스님이 주문을 넣어서 착해진 것 같습니다”라고 편지에 쓴 걸 보면 스님의 무언의 큰 가르침이 소년의 마음에 깊게 새겨진 것 같다. 만약 스님이 소년을 경찰에 넘겼다면 그는 세상을 원망하며 더 깊은 범죄에 빠졌을지도 모른다. 현문 스님은 손편지에 크게 감동했다고 한다.   아름다운 인연으로 돌아온 감동적인 사연은 빅토르 위고의 소설 레미제라불에 등장하는 장발장과 미리엘 신부 이야기를 떠올리게 한다. 소설의 주인공 장발장은 굶주리는 일곱명의 조카를 위해 빵을 훔치다 체포돼 19년 감옥살이를 하며 세상을 증오한다. 가석방 후 이리저리 떠돌게 되지만, 전과자인 그를 따뜻하게 맞이해 주는 이는 없었다. 마침내 미리엘 주교가 그를 받아들여 숙식을 제공하는데 장발장은 성당의 은식기를 훔쳐 달아나다 병사들에게 붙들린다. 장발장을 끌고 온 병사들에게 주교는 자신이 은식기를 주었다며, 오히려 장발장에게 ‘은촛대는 왜 그냥 두고 갔느냐’고 말했다. 이후 장발장은 선한 삶을 추구한다.       어린 시절 아버지의 서재에는 타임(TIME), 라이프(LIFE), 리더스 다이제스트(Reader's Digest) 같은 영어 잡지와 영어 신문이 여기저기 널려 있었다. 일제강점기에 서울 상대의 전신인 고상 출신인 아버지가 어쩌다 그렇게 영어에 심취하셨는지 지금도 알 수가 없다. 당시 인텔리들은 서구 문물에 큰 관심을 가졌는데 그 때문이 아닌가 싶다.     대학에 갓 입학해서였다. 아버지는 가끔 나의 영어 실력을 테스트하는 것 같았다. 하루는 “그랑프리가 영어로 그랜드 프라이즈지?” 라고 물으셨다.  나는 ‘그랑프리’라는 말을 그때 처음 들었다. 그래도 아는 척하며 “아닌 것 같은데요”라고 얼버무렸다. 아버지는 빙그레 미소만 지으셨다. “이상하다. 영어를 잘하시는 아버지가 왜 내게 그것을 물으셨을까?” 라는 의문이 생겼다. 얼른 내 방에 들어가서 사전을 찾아보았다. 그랑프리가 영어로 그랜드 프라이즈(grand prize) 라는 것을 알고는 무안함에 얼굴이 화끈거렸던 기억이 지금까지 생생하다. 아버지의 미소 속에는 확인해 보라는  메시지와 딸의 자존심을 지켜주려는 배려가 숨어 있었던 것이다.     한 번은 영자 신문을 불쑥 내밀면서 한 기사를 번역해 보라고 하셨다. 부끄러운 고백이지만 그때 나의 영어 실력은 형편없었다. 아버지가 또 나를 테스트하려는 것이라 생각하고 낑낑대며 번역을 해서 아버지께 보여드렸다. 내심 잘했다는 칭찬을 기대했지만 그때도 아버지는 아무 말씀 없이 부드러운 미소만 지으셨다.     이상하다는 생각으로 기사를 다시 꼼꼼히 읽었다. 가난한 남자와 결혼해서 궁색한 여자가 남편 덕에 여왕처럼 호화롭게 사는 여고 동창에게 돈을 빌리러 갔다가 수모를 당한다는 그런 내용이었다. 답은 바로 그것이었다. 여학생 때는 학교라는 울타리와 동일한 교복으로 인해 친구들 간에 별 차이가 없어 보인다. 그러나 졸업 후에는 각자의 길을 선택하게 되고 그 길이 운명을 좌우하게 된다. 특히 여성은 결혼을 잘하고 못함에 따라 인생행로가 결정되던 시절이었다. 아버지는 세상물정에 어두운 딸에게 그런 여자의 운명에 대해 가르쳐주고 싶으셨던 것이다. 나는 아버지의 무언의 가르침을 통해 삶의 지식과 깨달음을 얻고는 했다.       노자에 나오는 ‘불언지교(不言之敎)’는 말하지 않고도 가르침을 준다는 뜻이다. 소년이 시주함의 돈을 훔치려 했을 때 스님이 소년의 어깨를 잡고 아무 말 없이, 고개를 좌우로 저어 제어한 것은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너는 지금 잘못하고 있다. 그러나 어떤 상황 때문인지 그 마음은 다 헤아리고 있다. 그러니 못 본 것으로 해 두마. 그러나 다시는 이런 짓 하지 말라.”   용서는 과거의 상처를 치유하고, 새로운 시작을 가능하게 하는 힘이 있다. 당시 스님이 베푼 무언의 가르침과 용서가 자칫 빗나갈 뻔한 한 남자의 인생을 바꿔 놓았다. 현문 스님도 한번 만나보고 싶다.  배광자 / 수필가문예마당 가르침 무언 시절 아버지 영어 신문 그날 스님

2024-10-10

[문화산책] 한글 서명의 상징적 의미

그림 한구석에 적혀있는 화가의 서명은 문장으로 치면 마침표 같은 것이다. 완성된 작품이라는 선언이기도 하다. 위작 소동이 벌어지면 가짜냐 진짜냐를 가리는 중요한 근거가 되기도 한다.   서양화를 그리는 화가들은 대개 영어로 멋지게 일필휘지하고 회심의 미소를 짓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박수근이나 이중섭 같은 작가는 한글로 서명한다. 정겨운 느낌이 전해진다. 박수근 그림에 등장하는 둘러앉아서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는 노인들이나 아이들의 모습 한구석에 쓰여 있는 ‘수근’이라는 한글 서명을 보면 그림 안의 인물들이 정겹게 수군수군 대는 것 같다.   좀 지나친 생각인지도 모르겠는데, 한글 서명을 보면 한국인이라는 자부심이 느껴지기도 한다. 민족적 긍지를 소중하게 여기는 일부 작가들이 한글 서명을 고집하는 것도 그런 까닭일 것이다.   영어로 서명하는 것이 당연한 일인 것으로 여겨질 수도 있겠지만, 조금 깊게 생각해보면 한글 서명은 매우 상징적인 의미를 갖는다. 즉, 그림의 기법은 서양의 것을 받아들였다 하더라도 내용과 정신은 우리 것을 지키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한글 서명은 그런 바람을 상징적으로 말해준다.   우리가 잘 아는 대로, 한국 사회가 서양의 문화를 받아들일 때 주체성을 주장할 상황이 아니었다. 일제강점기, 해방 직후의 극심한 좌우대립, 6·25 한국전쟁, 미국 문화의 홍수….격동의 역사를 거치면서, 한국의 현대화는 곧 서구화였고, 서구 문화를 비판적으로 골라서 받아들일 수 없는 형편이 아니었다.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정신 차려보니 서구 문화가 이미 들어와 안방을 차지하고 있었다는 것이 정확할 것 같다.   가령, 어린 시절 아무런 생각 없이 뜻도 모르고 미국에서 들어온 노래 팝송을 부르며 놀았고, 할리우드 영화를 보며 미국의 화려한 생활을 부러워했다. “헬로 헬로쪼코레또기브미, 헬로 헬로 먹던 것도 좋아요.” 같은 비굴한 노래에 그런 상황들이 잘 나타나 있다. 그런 상황은 문화 예술 분야에서도 마찬가지였다. 80년대 민족정신 회복, 우리 것 찾기 운동 등이 중요하게 대두하기 전까지 서양 흉내 내기가 주류를 이룬 것이 사실이었다.    그런 상황이었기 때문에 한국인의 정체성을 소중하게 여기는 한글 서명이 한결 더 반가운 것이다. 이야기가 나온 김에 이름에 대해서도 한마디 하고 싶다. 세계무대에서 이름을 드러낸 예술가들은 한국 이름을 고집한다. 백남준, 윤이상, 이응로, 오순택, 정명훈, 정경화, 서도호, 강익중, 손열음 등등이 그런 사람들이다. 조금이라도 빨리 유명해지기 위해서는 부르기 쉬운 영어 이름을 만드는 것이 유리하다는 계산보다는 이름이 갖는 자기 정체성을 소중하게 여기는 것이다.   미국에 살면서 여러 가지 현실적 편리성을 앞세워 영어 이름을 만들고 보는 한인들과는 크게 다르다. 부르기 좋고, 기억하기 쉽다는 편리성이 얼마나 큰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름은 한 사람의 정체성을 대표하는 고유명사다. 특히, 결혼해서 미국식으로 남편 성을 딴 여자가 미국 이름을 만든다면, 이름의 정체성이 사라져버린다. 우리 주위에 그런 예는 얼마든지 있다.   미국에 사는 사람들이 영어 이름을 갖는 것이야 현실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일이지만, 한국의 인기가수가 영어 이름을 가지고 영어 가사로 노래를 부르고, 상품명이나 가게 이름이 영어 범벅인 일들은 좀 당황스럽다.   이 같은 자존감, 자기애가 별것 아닌 것으로 보일지 모르지만, 사실 이런 기본자세가 작품이나 예술 활동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눈여겨보는 것이다.  장소현 / 시인·극작가문화산책 한글 서명 한글 서명 영어 이름 한국 이름

2024-10-03

[중앙시론] 교토국제고와 친일 논란

“동해 바다 건너서 야마도”로 시작하는 한국어 교가가 일본 전역에 TV로 생중계되면서 난리가 났다. 일본 고교 야구 꿈의 무대로 불리는 고시엔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교토국제고등학교가 주인공이다. 하지만 일본 공영 방송인 NHK는 ‘동해’를 ‘동쪽 바다’, ‘한국의 학원’을 ‘한일의 학원’으로 표기해 그 의미를 축소했다고 한다.     교토국제고는 왜 ‘동해 바다’가 포함된 교가를 부르는가?  동해 바다 건너 혼슈 땅은 백제인들이 건너와 세운 대화 왜 왕조가 있던 곳이다. 즉, 옛 백제인 조상들이 건네온 땅이라는 의미다. 교토국제고는 1947년 재일 한인들이 교토조선중학교로 설립했다고 한다. 1951년 동방학원으로 개명했다가 1958 교토한국중학으로 변경했고, 2004년 교토국제중고교가 되었다. 한국 정부는 1961년 교토한국중학교를 정식으로 인가했다.     교토국제고의 학교 소개 웹사이트에는 ‘한국어, 영어, 일본어 등 삼중언어 교육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되어 있다. 또 한국 지리와 한국사, 그리고 재일 한국인 역사도 가르친다고 한다.  학급당 최대 20명으로 맞춤식 교육을 한다고 자랑한다. 고교 3학년이 되면 학생마다 전담 진로지도 교원을 배정해 담임과 마지막까지 진로 상담을 한다는 것도 특징이다.   2004년 정식 일본학교  인가를 받으면서 한일 양국에서 학력을 인정하는 정규 학교로 성장했다. 교장 인사말에는 지금까지 배출된 2600여 명의 졸업생은 한국과 일본 사회에서 훌륭하게 자신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는 내용이 적혀있다.  한국 대학에 진학한 학생도 있고,  한국 프로야구 선수도 배출했다.       최근 들어서는 한국의 10위권 대학과 일본 간사이 지역 명문 대학 진학률이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특히 야구부는 교토부 내 각종 대회에서 상위권 입상을 거듭하면서 야구 명문교로 성장하고 있다. 이처럼 교토국제고는 오래전부터 재일동포 학생들의 정체성을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런데 대한민국 정부는 거듭된 친일 논란으로 한국인으로의 정체성을 유지하려는 교토국제고 학생들의 노력을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김형석 신임 관장이 취임한 독립기념관은 올해 자체 광복절 기념식을 취소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김 관장은 국회에서 “1945년 광복을 인정하느냐”는 질문에 “멘트 안 하겠다”며 답변을 거부하기도 했다. 광복을 인정하지 않는 독립기념관장이 탄생한 것이다.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는 “일제 치하, 우리 부모님들 국적은 일본” 이라는 망언을 서슴지 않았다. 일제 강점기 일본은 한국인을 동등한 시민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조선인은 ‘조선적’이거나 ‘무국적자’ 였다. 조선적은 일본인과는 차별을 두는 이등 시민을 의미한다. 당시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한 한인 이민자들은 ‘무국적자’로 분류되어 대한인국민회의 신원보증을 받은 후에야 미국 입국이 허락된 것 등 역사적 사실들도 부정하고 있다.     인천교통공사는 지역 내 간석오거리역에 ‘독도 테마역’을 조성했는데, 얼마 전 독도 관련 시설물과 ‘독도 포토존’을 모두 철거했다고 한다.     재일 한인 대부분은 일제 강점기 징용 등 강제로 일본으로 끌려갔거나 가난 때문에  건너간 일제 강점기의 피해자들이다. 그들은 일본에서 엄청난 차별을 경험했고 2,3세들은 지금도 차별을 당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교토국제고 학생들이 재일 한국인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동해 바다 건너서 야마도”로 시작하는 한국어 교가를 당당히 부른 것이다.   재일동포의 용기를 북돋워 주기는커녕 오히려 역사적 사실조차 외면하려는 현 정부의 역행을 어떻게 이해 해야 할지 모르겠다.  장태한 / UC 리버사이드 교수·김영옥 재미동포연구소장중앙시론 교토국제고 친일 한국어 교가가 한국어 영어 한국 프로야구

2024-09-11

퀸즈 25학군 영어 점수 크게 하락

한인밀집지역인 퀸즈 25학군의 뉴욕주 표준시험 영어(읽기) 점수 하락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시 교육국이 21일 발표한 2023~2024학년도 뉴욕주 표준시험 결과에 따르면, 뉴욕시 3~8학년 학생들의 49.1%가 영어(ELA) 과목에서 합격선인 ‘능숙한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전년 대비 2.6%포인트 감소한 수치로, 퀸즈 25학군의 영어 과목 합격률은 2022~2023학년도 62.7%에서 58.5%로 4.2%포인트 떨어지며 전체 평균보다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브루클린의 20학군과 22학군도 각각 영어 과목 합격률이 4.1%포인트와 4%포인트 떨어지는 등 큰 하락폭을 기록했는데, 이를 두고 지난해 새로운 읽기 커리큘럼이 시행된 학군에서의 성적이 특히 저조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데이비드 뱅크스 뉴욕시 교육감은 이를 두고 “학교 시스템이 새로운 교육 방식에 적응하는 데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뉴욕시 학생들의 수학 과목 합격률은 49.9%에서 53.4%로 전년 대비 3.5%포인트 상승했다.     인종별로 보면 올해 역시 아시안 학생들이 가장 뛰어난 실력을 보였다. 아시안 학생들은 영어와 수학 과목에서 각각 70%와 79.7%의 합격률을 기록하며 인종 중 가장 높은 합격률을 보였다.  윤지혜 기자퀸즈 학군 퀸즈 25학군 점수 하락폭 영어 과목

2024-08-22

2세·타인종 한국관광 수요 잡아라

한인여행업계가 한류 붐으로 한국 관광에 관심을 보이는 2세, 타인종 여행객 유치에 나섰다.   현재 대다수 업체가 영어권 한인 2, 3세들이 동행하는 가족 단위 소그룹 모국방문 투어에 이중언어 가이드를 투입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업체가 전 일정을 영어로 진행하는 특화 상품을 출시하고 모객에 들어간 것.   우선 푸른투어가 지난 3월 오렌지카운티 미국상공회의소 회원들을 대상으로 한국투어를 진행한 데 이어 지난 6월 중순에는 영어 가이드 투어 상품을 출시했다.   서울 오감만족 투어부터 문화 역사 투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투어, 서울을 포함한 코리아 베스트 등을 테마로 5~13일 일정의 5개 투어 상품을 모두 영어로 진행한다.   푸른투어 박태준 이사는 “K팝, K드라마, K푸드 인기 여파로 한국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어 모객 대상을 한인에서 타인종으로 넓혀 글로벌 마케팅을 목표로 영어 가이드 투어를 시작했다. 단 5일 만에 주요 명소와 먹거리를 체험해 볼 수 있는 서울 투어는 이미 2차례 성료 됐다”고 밝혔다.   홀세일 여행사 다원투어도 전문 영어 가이드가 인솔하는 K-노블투어 한국관광 상품 7개를 출시하고 내달부터 매주 출발할 계획이다.   다원투어 윤기연 대표는 “한류 붐으로 한국 방문에 관심을 갖는 2세, 타인종들의 문의가 80% 정도 급증했다. 영어 가이드 투어는 기존 모국투어와 운영 및 콘텐츠가 달라 점심만 각 지역 특식으로 제공하고 No 팁, No 쇼핑, No 옵션으로 진행한다. 투어 장소도 K푸드, K컬처 및 유네스코 유적지 등을 중심으로 구성됐다”고 설명했다.   윤 대표는 “인스타그램을 비롯해 한국관광공사의 트래블마트, 현지 관광박람회, 주류 관광업체 등을 통해 홍보함으로써 한인뿐만 아니라 타인종들의 한국여행 수요를 커버하고자 한다. 이미 문의, 예약이 꽤 들어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른 업체들도 영어 투어 확대와 타인종 모객을 추진하고 있다.   삼호관광 신영임 부사장은 “방학을 맞아 부모와 함께 한국을 방문하는 영어권 자녀들이 팬데믹 이전보다 50% 늘어남에 따라 이중언어 가이드를 투입하고 있다. 부모, 자녀 모두 영어권인 경우도 있어 단독 투어로 20여팀 이상 진행했다. KCON 등 한류 영향으로 한국투어 문의가 종종 들어와 앞으로 타인종을 대상으로 영어 투어상품 모객을 확대할 예정이다. 주류 신문, 인스타그램 등을 통한 홍보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아주투어 스티브 조 전무는 “2세뿐만 아니라 타인종들의 한국 방문 수요가 늘고 있어 소그룹 단위로 영어 가이드가 진행하는 투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숙식, 액티비티 등을 여행객들이 원하는 대로 선정할 수 있는 맞춤형 영어 투어다. 타인종을 위한 투어 상품을 마련해 모객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팬데믹 이후 영어 투어가 25% 증가했다는 춘추여행사 그레이스 이 팀장은 “부모들이 영어권 자녀들의 한국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패키지보다 가족 단위 소그룹 영어 투어를 원한다. 2세들의 관심사를 반영해 1~2일은 서울 인근의 핫플레이스 방문 등을 일정에 추가하고 있다. 영어권 여행객 모객 확대를 위해 현재 홈페이지 영어 버전 보강 작업과 다양한 소규모 그룹투어 신상품 개발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역대 최다인 108만 6415명을 기록한 방한 미국인수는 지난 6월에도 전년 동월 대비 25% 늘어난 15만 1721명을 나타내는 등 올해 들어 꾸준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박낙희 기자 naki@koreadaily.com한국관광 타인종 타인종 여행객 영어권 한인 영어 가이드 영어투어 한류 K관광

2024-08-07

영어로 '방 안의 코끼리' 의미는…아이오와대 이용식 교수 책 출간

이민자들이 보다 자신감 넘치고 재미있게 영어를 구사할 수 있는 비결을 담은 책 'Achieving True Fluency in English'가 최근 출간됐다.   이 책은 영어권 이민자들이 주류사회 속에서 리더로 활동하기 위해서는 문화에 기반한 영어 구사능력을 길러야 한다고 강조해 온 이용식 교수(아이오와 주립대 명예교수)가 쓴 책으로 이 교수는 "마음을 움직이는 '피규러티브(figurative)' 영어 기술" 이라고 요약했다.   총 4개의 챕터로 구성된 이 책에는 신문이나 방송, 토론 등에서 빈번하게 쓰이는 250여 개의 비유적인 표현에 대한 역사적인 유래와 예시문이 이해하기 쉽게 이미지와 함께 실렸다.     특히 책의 활용 대상을 넓히기 위해 내용 전체를 한국어는 물론 일본어, 중국어로도 번역했다.   이 교수는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하기 위해서는 뉘앙스가 풍부한 대화를 이해하고, 설득력을 발휘해야 하는 민감한 상황이나 말의 유희가 넘쳐나는 협상 등에서 사용되고 있는 문화에 뿌리를 둔 표현을 자유자재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이같은 소통 능력이 결여되면 원어민과의 진지한 인간관계 형성부터 조직에서 요직으로 진출하는데 장애가 되며 협상의 자리나 외교무대에서도 중요한 기회를 놓칠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방 안의 코끼리(elephant in the room)란 표현을 듣고 이 내용이 '누구나 알지만 아무도 언급하지 않는 문제'를 비유하는 표현임을 캐치하지 못한다면 대화나 글의 맥락을 이해하기 어렵다. 영어를 제2언어로 습득한 경우, 영미권의 문화나 역사를 반영한 비유적 표현이나 관용어 등을 별도로 마스터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저술의 취지를 밝혔다. 이 책을 출판한 유니버스 출판사는 이같은 취지와 내용을 높이 평가해 이 책을 출판위원회 선정도서(Editor's Choice)로 채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 7월31일 부가 레스토랑에서 열린 출판 기념행사에는 학계와 전문직에 종사해 온 한인 50여 명이 참석해 책의 취지에 전적으로 공감하며 출판 소식을  크게 반겼다. 책은 아마존에서 구입할 수 있다. 글·사진=서정원 기자아이오와대 이용식 아이오와대 이용식 이용식 교수 영어 구사능력

2024-08-06

“영어로 표현된 시조들, 한국 문학의 바른 영어 번역 절실”

 달라스한인문학회(회장 김양수, 이하 문학회)가 지난 7월 21일 정례모임을 겸한  UTA 김지낭 교수의 영어 번역과 비교연구에 대한 강연을 캐럴턴에 소재한 조시 랜치 레이크 공립 도서관 (Josey Ranch Lake Public Library)에서 열었다. 이날 개회를 시작으로 올 겨울에 출판 될 달라스 문학 19호 발행 편집장을 맡고 있는 박인애 전 회장의 경과 보고와 임태성 회원의 시 3편으로 독후감 발표와 품평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이어서 김지낭 교수의 ‘시조와 소네트의 만남’을 통해 번역과 비교연구에 대한 강의가 이어졌다.   강연 내용은 한국과 영국의 대표적인 정형시인 시조와 소네트(sonnet)의 한-영, 영-한 번역 연구를 통해 효과적인 시 번역 방법에 대한 논의였다. 시조로는 17세기에 쓰여진 윤선도의 ‘오우가’와 정몽주의 ‘단심가’, 황진이의 '청산리 벽계수야’가 영어로 번역되어 소개되었다. 소네트로는 영국이 사랑하는 작가 셰익스피어와 존 밀턴의 작품들이 한국어로 번역되어 우리의 시조와 함께 비교 분석되어졌다.    소네트(sonnet)는 서양 시가의 한 형식으로, 14행으로 이루어진 짧은 시다.  보통 약강 5보격으로 쓰여진다. 약강이란 약한 강세 음절과 강한 강세 음절을 한 단위로 구성되며 이 구성이 한 행에 다섯 개의 약강 단위가 되어 구성된다는 뜻이다. 소네트는 13세기 이탈리아에서 시작되었으나 영국의 셰익스피어에 의해 널리 사용되어졌다. 소네트가 인간과 죽음, 영원, 사랑, 자연, 종교에 대한 고찰에 이르는 다양한 주제들을 적절하게 다룰 수 있었던 것은 짧은 형식을 지닌 특징 때문이다. 자유로움을 추구했던 유럽 낭만주의 시대에 활동했던 시인들조차 이탈리아 풍 소네트와 영국 풍 소네트의 형식에서 자극을 받았다고 전해진다.   문학회 회원들은 김지낭 교수의 강연을 경청한 후에 우리의 시조가 영어로 번역되었을 때 어떤 느낌으로 다가오는지에 대한 열띤 토론을 펼쳤다. 또 영국의 소네트가 우리 말로 번역되었을 때의 각자 느낀 감동들을 서로 나누며 우리말에 대한 소중함과 바른 번역에 대한 필요를 절실히 느끼는 시간들을 가졌다.   김양수 회장은 “임태성 회원님의 시평에 대한 적극적인 품평을 들으며 문학회가 더 발전하고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또 김지낭 회원님의  번역 문학에 관한 강의는 새로운 분야에 눈을 뜨게 하는 신선하고 알찬 내용이었다. 동시에 한국문학 번역에 대한 미래의 숙제를 던져주었다. 시 번역에 있어서 형식과 내용의 강점을 어떻게 살려 번역할 것인가에 대해 다 함께 생각할 수 있는 귀한 시간이 되었다.”며 문학회가 앞으로 더 발전할 수 있는 방향으로 힘써 이끌겠다는 마음 또한 밝혔다.   강의를 마친 김지낭 교수는 “시를 번역하는 분들이 작가가 아닌 분들이기 때문에 번역에 있어 우리 언어에 담긴 문화와 감정을 다 소화해내지 못하는 점들이 있다. 그래서 우리가 느끼기에 부족할 수 있다.  AI를 통한 번역을 보면 언젠가 언어의 장벽은 없어질 것 같다. 우리가 노력해야 할 것은 작품의 디테일한 부분에서 좀 더 창조적인 것을 생각해야 되는 것이 아닌가 싶다. AI가 해내는 번역은 뜻의 정확한 부분에 있어서 전달은 되지만 진부한 느낌을 준다. 시적인 면에서 시어나 감정전달, 시인의 느낌이 중요하도록 번역하는 것은 AI가 아닌 우리가 해내야 될 숙제가 아닌가 생각한다.”며 문화적인 정서와 감정이 시에 녹아나는 바른 번역에 대한 필요를 피력했다.   문학회는 달라스 지역을 포함하여 킬린, 오스틴, 휴스턴, 엘에이 등 타주에서 등록된 회원들로 구성되어 있다. 문학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언제든 문이 열려 있는 곳이다. 문학회에 대해 관심 있는 한인들은 전화 201.699.7227 또는 972.900.2751로 문의할 수 있다.         지경민 기자영어 번역 영어 번역과 번역 문학 번역과 비교연구

2024-07-26

다원투어, 한국방문 'K-노블투어' 설명회

서울에 본사를 둔 미주 전문 여행사 다원투어(대표 윤기연)가 한국을 방문하는 한인동포들과 미국인 관광객들을 위해 24일 뉴저지주 ‘마당’ 식당에서 ‘K-노블투어(K-Noble Tour)’ 고국방문 상품 설명회를 개최했다.   다원투어는 2005년 미국시장에 진출한 이후 여행사를 대상으로 한 홀세일을 통해 한국을 방문하는 고국관광 상품을 판매해 온 오랜 경험과 신뢰성을 인정받고 있는 전문 여행사다.     다원투어의 대표적인 고국방문 상품인 ‘K-노블투어’는 영어(일부 코스는 영어가 편한 한인 1.5세와 2세 대상)로 진행하는 한국관광 패키지 프로그램으로 올해 9월에 처음으로 출발하는 신규 상품이다. 이날 설명회에서는 한국 관광을 제대로 하기 위한 7개 관광 코스(7 Ways Feel to Korea) 등 자세한 상품 정보가 소개됐다.   ‘K-노블투어’ 프로그램은 미국인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K-1~K-4 (주요 도시 방문) 상품 4개와 미주 한인동포 1.5세대와 2세대 가족을 위한 K-5~K-7(전국일주) 상품 3개로 구성돼 있다. 자세한 내용은 ▶K-1 서울 3박 4일 ▶K-2 서울 부산 5박 6일 ▶K-3 제주 2박 3일 ▶K-4 제주 부산 동해권까지 이어지는 7박 8일 코스로, 특히 유네스코(UNESCO) 세계문화유산 관광 도시인 경주와 안동 등을 방문하는 코스가 포함돼 있다.   이 프로그램은 각 도시에서 5성급(5 Star) 초특급 호텔에 숙박하는 럭셔리한 투어 일정으로, 특별히 K-5·K-6·K-7 등 3개 상품은 한국어보다는 영어가 편한 한인동포 가족들을 위한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     이번 상품 설명회에서 주목한 점은 ‘K-노블투어’의 차별화된 점들이다.     첫째, 2명 이상 공항 미팅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패키지 투어로는 파격적인 시도로 고객들에게 최대의 편의성을 제공한다.     둘째, 영어 가이드가 전국 관광지를 구석구석 안내한다는 점. 한국관광이 처음인 고객들에게 만족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셋째, 점심 식사는 각 도시의 특색 있는 지역 음식으로 준비하고, 저녁은 각자 고객들이 취향에 맞게 선택할 수 있도록 자유식을 할 수 있는 일정으로 진행한다.     넷째, ‘NO 팁’, ‘NO 쇼핑’, ‘NO 옵션’ 원칙으로 고객들이 관광하는 과정 중에 현장에서 지불하는 비용을 없애고, 꼼수 부리지 않는 ‘정직한 투어’를 제공한다. 특히, 이러한 ‘NO NO NO 서비스’ 원칙은 다원투어만의 차별화된 서비스다.     ‘K-노블투어’ 프로그램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전용 홈페이지(www.daonetour.com) 참조.     한편 미국에 사는 한인동포들에게 고국관광 여행 상품이 본격적으로 소개되기 시작한 건 한국이 1997년 IMF 구제금융을 받던 시기다. 한인동포들은 조국의 위기를 함께 극복하자는 취지로 ‘금 모으기’ 등을 통해 힘을 보탰고, 이를 계기로 고국관광도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이같은 고국관광 프로그램은 25년이 지나는 동안 매년 숙박 호텔과 코스 등이 새롭게 구성됐다. 또한 한국의 관광 인프라도 IMF 때와는 비교도 안 될 만큼 발전했고, 특히 호텔은 세계 어느 나라와 경쟁해도 뒤떨어지지 않을 정도로 훌륭한 시설을 갖췄다는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다원투어 윤기연 대표는 “이제부터 한인동포들의 고국관광은 많은 변화를 겪을 것”이라며 “처음 이민 온 한인동포 1세대들의 연세가 많아지면서 자연스럽게 영어로 진행하는 한국관광 상품에 대한 관심이 크게 부각되고, 여기에 ‘K-POP’과 ‘K-푸드’ 등 한국이 가진 특별한 매력이 높아지면서 조만간 다양한 인종의 미국인들에게도 ‘한국관광(KOREA TOUR)’ 붐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윤 대표는 “광고 선전 문구에 현혹돼 귀중한 돈을 헛되게 쓰지 말고 꼼꼼하게 비교하고 챙겨서 소비자의 권리를 찾을 수 있는, 제대로 된 서비스를 받는 게 중요하다”며 “여행 기간에 슬쩍 기내 숙박을 포함시키고, 무조건 최고 호텔, 최고의 식사 등 기준 없이 자기들이 최고라고 주장하는 등 기존의 잘못된 관행의 상품에 현혹되지 말라”고 조언했다.   이어 윤 대표는 “미주 한인동포 고국관광 시장을 선도하는 홀세일 여행사로서, ‘K-노블투어’ 프로그램을 통해 최고의 호텔, 특별한 식사, 정직한 요금으로 한인동포는 물론 주류 미국인들도 한국을 관광하면서 함께 만족할 수 있는 책임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다원투어는 지난 2005년부터 미주 한인동포들을 대상으로 고국관광 상품을 소개해 온 이후 2012년 뉴욕에 이어 2022년에는 LA에 현지 법인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다원투어는 소비자들과 직접 거래하지 않고 여행사 대상으로 홀세일(Whole Sale) 서비스를 진행하는데, 뉴욕, 워싱턴DC, 시카고, 애틀랜타, 미서부 주요 도시 등의 200여 개 여행사 고객을 대상으로 한국방문 관광 상품과 함께 일본, 중국, 태국, 베트남 등 아시아 및 대양주, 남미, 아프리카, 중동 관광 등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박종원 기자다원투어 윤기연 대표 K-노블투어 K-Noble Tour 영어 한국관광 다원투어 고국방문 상품 설명회 다원투어 영어 한국방문 상품 영어 한국관광 상품

2024-07-25

한국어와 영어 모두 가능해 더욱 편리한 [백수진 내과]

 의학 전문용어를 쉽고 간결하게 설명해 주는 백수진 원장은 ‘만성질환으로 고생하지 않게 해드리고 싶다’, ‘조금 더 편안하게 진료받게 해드리고 싶다’라는 신념을 가지고 노인·만성질환·중증질환 특화인 백수진 내과를 개원했다. 백 원장은 서울대학교 간호대학을 졸업하고 서울대학교병원 소아응급실, 중환자실에서 근무하면서 성인·노인, 중증환자를 대상으로 임상경험을 쌓으며 내과진료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 또한 컬럼비아 대학교(Columbia University in the City of New York) 의과대학을 졸업한 후 뉴욕의 하이브리지 우디크레스트 센터(Highbridge Woodycrest Center)에서 노인, 만성질환, 감염질환, 중증질환 분야의 풍부한 임상 경험을 쌓았다. 3년 전에 콜로라도주로 이주한 백 원장은 한국 교민이 생각보다 많은데 한국어로 진료하는 내과가 많지 않아서 놀랐다고 한다. 가깝게 지냈던 지인들이 한국어로 편하게 진료받을 수 있는 내과를 개원해달라고 요청해서 개원하게 된 백 원장은 영어와 한국어 진료가 가능하다. 또한 영어, 한국어,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직원들이 상주해 있어 외국어가 서툰 환자분들도 편하게 예약하고 진료받을 수 있다.        6월에 개원한 ‘백수진 내과’는 병원에 들어오면 가장 먼저 보이는 데스크와 대기실, 다양한 정밀검사(혈액검사, 균 배양검사, 헬리코박터균 검사, 초음파 검사, 혈당 검사, 심전도 검사, 폐 기능 검사)가 가능한 검사실 등 깨끗하고 쾌적한 시설을 갖추고 있다. 특히 산부인과 검진실이 있어서 노인질환, 만성질환(당뇨, 혈압 등), 중증질환뿐만 아니라 산부인과 질환인 자궁경부암, 질염, 성병 등 의료서비스도 가능하다. 또한 병원 내 응급 상비약을 구비하고 있어, 응급한 상황에 방문해도 신속한 대처가 가능하다. 백 원장은 앞으로 콜레스테롤 수치를 검사 할 수 있는 장비와 X-ray, CT 등의 장비 구입을 통해 정확하고 신속한 진단과 치료로 환자의 편의를 도모할 계획이며, 환자들이 병원 내에서 약을 직접 구입할 수 있도록 제약회사와 협의 중이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백 원장은 “한국과 미국 병원에서 임상경험을 쌓았고, 양국 의료서비스의 장·단점을 잘 알고 있다”며 “한인 교포분들에게 실제로 도움이 되는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환자 한명 한명을 내 가족처럼 치료한다는 마음으로 진료한다. 방문하면 가족처럼 친절하게 과잉 진료를 하지 않고 환자분들의 입장에서 정성과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하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인터뷰를 하면서 백 원장의 따뜻한 면과 소탈한 듯 인간미 넘치는 미소를 보았다. 정성을 다해 설명하는 모습이 환자들에게 온전히 전해져 앞으로 콜로라도의 한국 교민 분들을 위한 편리함과 감동을 주는 내과병원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김진 기자한국어 백수진 영어 한국어 백수진 내과 한국어 진료

2024-07-17

[열린광장] 영어,쉽게 배울수 있다는 믿음

영어는 언제나 부담스럽다. 미국에 사는 한 나이에 상관없이 영어에서 벗어날 수 없어서다. 막 이민 온 사람부터 수십년간 비즈니스를 운영하며 단골들과 반가운 인사를 나누는 이민 고참들도 마찬가지다.   한국에서 10여년 간 영어공부를 하고 미국에서도 어덜트 스쿨이나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영어 공부를 해도 말하기가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다. 반세기 가까이 이민 생활을 해도 1세들에게 영어는 여전히 부담스러운 이유다.    신은 우리에게 학문을 하고 사물을 이해하는 좋은 머리는 주었지만 외국어를 반복 연습할 수 있는 끈기는 주지 않은 것 같다. 이런 끈기만 있었다면 영어 때문에 고민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우리는 누구보다 영어 공부를 많이 했다. 그런데 영어 필기시험은 잘 봐도 회화 수준은 다른 민족에 비해 부족하다. 기가 막힐 노릇이다   이는 영어를 학문으로 공부하는 것과 말하는 기술을 습득하는 것은 다르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동안 내게 영어를 배웠던 학생들 가운데 한국식 영어에 완벽하다고 자부하던 영어학원 강사, 고교 영어교사 등이 이를 잘 증명한다. 사실 이들의 문법 실력은 아이비리그 대학 졸업생보다 더 깊고 완벽했다. 그러면서도 말은 할 수 없었던 이유가 영어를 공부하는 것과 말하는 기술의 습득은 달랐기 때문이다    사실 생활영어에 사용되는 단어는 그리 많지 않다. 영국 교육기관의 조사에 의하면 런던 근교의 서민들이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단어는 1800여개였다. 아시아 지역 중학교에서 배우는 단어가 1500~1700개 정도니 별 차이가 없다. 영어지식의 차이가 크지 않다는 얘기다.  문법은 문장을 이해하고 영어로 말을 만들 수 있는 정도의 지식만 갖추면 된다.   말하기 공부는 그렇게 어렵지 않다. 누구나 반복해서 연습할 수 있는 끈기만 있으면 된다. 물론 통역사를 한다든지 전문적 수준의 대화를 위해서는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지만 관공서에 가거나 병원에 가서 사용하는 영어, 일상생활 영어 정도는 그렇게 어렵지 않다. 쉬운 책을 가지고 꾸준히 공부하겠다는 열정만 있으면 된다.   미국에 살면서 자신을 한정된 세계에 가두어둘 필요가 없다. 이제 많은 1세가 은퇴를 하고 있다. 자신이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아진 것이다. 영어 공부를 새롭게 시작하는 것이 낯설고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모든 것이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재미있어진다는 것이다. 목표를 너무 어렵게 잡지 말고 쉬운 생활 영어 정도만 하겠다고 생각하면 누구나 가능하다. 이번에는 꼭 될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영어회화 공부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성규 / 베스트 영어 훈련원장열린광장 영어 믿음 영어회화 공부 영어 공부 영어 일상생활

2024-07-10

한인작가 동화책 동시 출간…1.5세 사라박 씨 ‘꿈꾸는...’ 등

1.5세 동화작가 사라 박 씨가 신작 ‘가난한 이들의 궁전(The Palace of the Poor)’과 ‘꿈꾸는 어린 번데기(The Dreaming Pupa)’를 출간했다.     ‘가난한 이들의 궁전’은 박 작가가 출간한 7번째 아동도서로 삽화를 넣은 단편 동화다. ‘돌아온 탕자’가 작품의 모티브로 약하고 소리 없는 진실일지라고 크고 요란한 거짓을 이긴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가난한 이들의 궁전은 영어와 한국어 이중언어 버전으로 출간됐다.     또다른 신작 ‘꿈꾸는 어린 번데기’는 멋진 제왕나비가 되기 위해 날개를 만드는 번데기의 시간을 크리스천의 성장에 빗대어 만든 이야기다. 애미 리우 화가의 생생하고 화려한 삽화가 스토리의 몰입도를 높였다. 영어와 한국어 버전에 이어 올해 안에 일본어로도 출간될 예정이다.     어둠 속을 걸어가는 용기(The Courge to walk in the darkness)는 남가주 새누리교회 박성근 담임목사의 저서를 영어로 옮긴 번역서다.     박 작가는 “난관과 절망이 우리를 찾아올 때, 온전한 믿음으로 하나님을 바라보며 나아가자는 내용”이라며 “ 모두가 포기하고 멈추고 싶을 때, 마지막 한 발짝을 그래도 떼어보자는 용기를 주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고 말했다.   이은영 기자한인작가 동화책 한인작가 동화책 한국어 이중언어 영어 이중언어

2024-07-07

여름방학 영어 공부 부족하면 뒤처져

미국에서 태어난 자녀가 영어 실력이 부족하다는 얘기를 들었을때 한인 학부모들은 고개를 갸우뚱한다. 학교에서는 소수계 학생으로 ESL에 넣기까지 한다. 학교에서 똑같이 배우는데 왜 그럴까. 아마도 개인적인 차이려니 생각했다. 그런데 이렇게 소수계 이민자 가정의 자녀들이 다른 백인 학생들에 비해서 영어 실력이 부족하다는 것은 이미 미국 교육계에서는 오래전부터 '현상'으로 파악해서 활발히 연구했던 주제다. 미국에서 태어나서 똑같은 학교를 다녔는데도 영어 실력 격차가 나는 현상의 주요 원인으로 학계에서 꼽고 있는 것은 '서머 슬라이드'(Summer Slide)라고 명명했다. '여름방학에 뒤로 미끌어지는 것'이다.   대부분 한인 학생들에 대한 일반적인 평가는 영어보다는 수학을 아주 잘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뒤집어서 따져보면 어려서 미국에 왔거나 여기서 태어난 아이들도 영어 실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이해하기 쉽지 않았다. 학부모들은 학교에서 똑같이 배우는데 왜 영어가 부족한지 궁금했다. 하지만 미국 교육계에서는 이에 대한 연구가 있어왔다.    일반 학기 중에는 똑같이 공부하고 숙제하는데 학부모가 영어에 능숙하지 못하거나 소득이 낮아서 함께 있으면서 공부를 돌봐주지 못해도 학기 중에는 매일 학교에 등교하기 때문에 차이가 별로 없다. 하지만 이런 소수계 가정의 대부분 자녀들은 여름방학에 영어 공부를 중단하기 쉽다. 이것이 결국 영어에서 뒤처지는 원인이다. 더구나 이런 현상은 암 같은 질병처럼 쌓여서 누적 피해를 입힌다고 알려져 있다. 다시 말해서 자녀들이 가정 밖에서만 영어를 사용하는 경우 3~4학년까지는 백인과 소수 민족 학생간에 영어 능력과 성적에 별다른 차이가 없다.   하지만 5~6학년부터 차이가 조금씩 보이기 시작해서 평균적으로 볼 때 6~7학년이 되면 백인과 소수 민족 자녀들의 영어 수준이 2년 정도의 격차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여름방학이 길고 지속적인 영어 공부가 어려워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 극단적으로 따져보면 8학년 한인 학생의 영어 수준이 백인계 6학년 수준인 셈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한인들의 다른 소수계와 달리 높은 교육열 덕분에 여름 캠프나 SAT 및 보충학습학원 등의 특단의 노력을 하기 때문에 눈에 잘 띄지 않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일반적인 소수계 학생들이 고학년으로 올라갈수록 격차가 더 커진다고 지적한다. 똑똑한 한인 학생이 수학은 잘해도 영어가 같은 수준이 못 되는 이유가 바로 서머 슬라이드 현상 때문인 것으로 교육계는 분석하고 있다. 특히 관련 연구에 따르면 소수계 학생들의 영어 능력 차이의 85%까지 이 현상으로 설명될 수 있다는 조사도 있다. 아울러 후속 연구에 의하면 9학년생 중 3분의 2가 갖고 있는 읽기 실력 차이도 알고 보면 초등학교 때부터 쌓였던 차이에 원인이 있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그러면 서머 슬라이드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공부는 공부로 해결하는 수 밖에 없다. 자녀를 위해서 서머 클래스를 계속 듣게 하는 것도 해결 방안이 될 수 있다. 계속 영어를 공부하다 보면 중단 혹은 단절 사태는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린 초등이나 중학생에게 서머 클래스를 계속 수강하게 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 분야 권위자인 하버드 교육대학원 제임스 김 교수의 조언을 들어보면, 해결 방법은 여름방학동안 영어책을 4권만 읽으면 뒤처짐을 극복할 수 있다. 여름방학이 3개월이니 한 달에 1권 정도만 읽어도 된다. 하지만 김 교수는 그냥 읽기만 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소리내어 (oral reading) 책을 읽고 스스로 읽은 것을 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책 읽는 것을 싫어한다면 텍스트가 포함된 오디오북도 권장할 만하다. 듣고 따라해 보는 것이 가능해서 영어 실력이 뒤로 퇴보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조언이다. 읽고 듣고 이해하면 종합적인 영어 학습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또한 온갖 영어 매체, 특히 유튜브 같은 사이트를 통해서 전 세대들이 어려웠던 영어 학습이 가능하다. 어쩔 때는 직장 생활을 하느라고 자녀와 대화가 없을 경우, 한국어 실력을 걱정해야 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책을 직접 소리내어 읽는 것이 전반적인 영어 실력 향상에 더 도움이 된다. 유튜브에 너무 의존해서는 안된다. 듣기만 해서는 진전이 없다. 장병희 기자여름방학 영어 소수계 학생들 영어 공부 영어 실력

2024-06-23

[문화산책] 온통 영어 범벅인 대한민국

지난날을 되돌아보면 아쉽고 부끄러운 일이 너무 많다. 나라 밖을 떠돌며 산 세월이 너무 길다 보니 더 그런 것 같기도 하다.   개인적인 고백이지만, 내가 매우 부끄럽게 여기는 것 중의 하나는 영어 공부를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어느덧 미국에 산 지가 47년이나 되었고, 한국에 살 때 10년 넘게 학교에서 영어를 배웠는데, 그런데도 나는 영어를 거의 못 한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매우 부끄럽다! 그보다는 창피하다는 표현이 더 정확할 것 같다. 후회막급이다.   반세기 가까운 세월을 미국 땅에 살면서, 줄기차게 ‘노 잉글리시 피플’로, 세종대왕님 은총에 매달려 생존했다니 내가 생각하기에도 신기하고, 뻔뻔스럽기도 하다. 아마도, ‘서울시 나성구’ 코리아타운이 없었으면 못 살았을 것이다. ‘서울시 나성구’ 코리아타운이라는 오아시스 덕에 미국이라는 사막 생활을 당당하게 살아낸 것이다. 미국 땅 남의 골목에 한글 문패 걸어놓고, 당당하게 ‘영어 불능 선언’을 하고 한글로 글을 써서 그렁저렁 먹고 살았다니, 생각해보면 참 슬프게 웃기는 일이다.   인제 와서 후회한들 소용없는 일이지만, 후회가 크고 아쉬움도 많다. 영어를 잘했으면 제법 출세해서 펄펄 날았을지도 모르는데, 영어 학교에 다니고, 하루에 영어 단어 하나씩만 외우며 살았으면 영어 귀신이 되고도 남았을 텐데….   그냥 한국에 살았으면 영어 때문에 열 받는 일 따위 없이 편했을 텐데, 뭐하러 이민은 와가지고 생고생인가라는 후회도 살짝 든다. 하지만, 꼭 그런 것 같지도 않다. 한국에서 살아도 영어 스트레스가 만만치 않은 모양이다.   '영어를 모르면 대한민국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한국에서 발행되는 일간 신문에 얼마 전에 실린 기사 제목이다. 한국에서 살아남으려면 한국어보다 영어를 잘해야만 하는 현실을 비판한 기사다. 생활환경이 온통 영어 범벅이고, 사회에서 출세하려면 영어를 유창하게 잘해야 하고, 그러니 어려서부터 영어 공부에 목을 매야 하는 기묘한 현실….   그런 시각으로 한국의 현실을 살펴보면, 일상생활에서 한국말처럼 쓰이고 있는 영어가 너무도 많다. 텔레비전 드라마, 뉴스, 연예 같은 프로그램을 보고 있노라면 저절로 한숨이 나온다. 나는 모르는 영어들이 당연하게 쓰인다. 아, 한국 사람들이 언제부터 영어를 이렇게 잘했나?   가령, ‘와이프’라는 영어가 ‘아내’라는 우리말을 밀어내고 안방을 차지한 지 오래다. 아내란 ‘집안의 태양’이라는 깊은 뜻을 지닌 좋은 말이다. 집사람, 안사람 등도 정겨운 호칭인데, 요즘 한국 사람들은 ‘와이프’라는 낱말을 매우 당연하고 자연스럽게 사용한다. 이런 식으로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뽑아버린 사례는 열거하기 어려울 지경으로 많다. 그래서 뜻있는 이들의 걱정이 크다.   물론, 반대의 의견도 없지 않다. 온 국민이 이처럼 영어 공부에 전력투구로 매달려 전념하니, 한국의 국제 경쟁력이 막강해지고, 세계화의 앞날이 밝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이들도 있는 모양이다.   정말 그럴까? 해방 80년이 되어가도록 일본어의 찌꺼기도 아직 청산하지 못했는데, 영어가 이렇게 안방 아랫목을 차지하게 내버려 두면 어쩌자는 건지 아찔하다. 이건 머리칼 노랗게 염색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다.   “언어는 단순한 소통의 도구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따위의 꼰대 잔소리를 되풀이하려는 것이 아니다. ‘영어 벙어리’ 미국 시민인 내 신세를 변명하려는 것도 아니다.   “언어는 정신과 영혼을 담는 그릇이다.” 장소현 / 시인·극작가문화산책 대한민국 영어 영어 공부 영어 학교 영어 스트레스

2024-06-13

[등불 아래서] '사점(Dead Point)'의 교훈

대중목욕탕 사우나에 가면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 모래시계를 세워 놓곤 한다. 모래가 반쯤 차 있는 초반에는 감지하기 어려울 정도로 모래표면이 서서히 내려가지만 마지막 1cm 정도를 남기고는 모래가 순식간에 흘러내린다. 모래시계의 지름이 줄어들다 보니 속도가 빠르게 느껴지고 지루함도 덜 수 있다.     등산이나 마라톤을 하다 보면 숨이 멎을 것 같은 고통을 느끼는 순간이 찾아온다. 이를 '사점(死點ㆍDead Point)'이라고 한다. 이 고비를 지혜롭게 넘기면 한동안은 편안하게 등산과 마라톤을 지속할 수 있다.   필자는 가끔 정원 관리를 한다. 오랜만에 전기톱과 예초기(소형 엔진을 이용해서 날을 회전시켜 풀을 베는 도구)를 둘러메고 일을 시작하면 10분도 안 되어 근육이 아파온다. '나이가 들어서 그런가' '무리해서 하다가 부상이라도 입으면 어쩌지' 이런저런 고민을 하다 보면 어느 새 근육통은 사라지고 2~3시간은 아무렇지도 않게 작업을 할 수 있다. 사점과 비슷한 원리라고 짐작해 본다.   돌아보면 영어나 자전거 서예와 그림을 배울 때도 비슷했던 것 같다. 초반의 지루함과 어려움을 어느 정도 감내하고서야 재미를 느끼기 시작했고 배우는 속도도 빨라졌다. 만약 초반의 지루함을 견디지 못하고 사우나를 나와 버렸거나 근육통을 참지 못하고 전기톱을 내려놓았거나 영어 자전거 서예 그림을 포기했다면 보람과 성취감은 덜했을 것이다.   평소 알고 지내는 노스님께서 치매 예방을 위해 법문 암송을 시작하셨다. 처음에는 법문 한 페이지 분량을 외우는데 한나절이 걸렸지만 몇 개월이 지난 지금은 30분이면 완벽하게 외울 수 있다고 하신다. 경이로운 인간의 적응력이다.   수 년 전 원불교 신문에 매주 교리에 관해 연재를 한 적이 있다. 주변에서는 매주 한 편씩 쓰는 것이 부담스럽지 않느냐며 걱정해 주셨지만 사실을 한 달에 한 번 쓰는 것보다 매주 쓰는 것이 수월한 측면도 있다.     프로 작가의 경우는 다르겠지만 필자의 경우는 책상에 앉는다고 바로 글이 써지지는 않는다. 초안을 구상하면서 뇌의 구조를 '글쓰기'에 적합한 모드로 바꿔야 하는데 이 과정이 실제 '작문'하는 것보다 시간과 에너지가 많이 든다. 보통은 1~2시간이 걸리는 이 과정이 매주 글을 쓰는 경우에는 10분 정도로 짧아진다.       무슨 일이든 처음 하는 일은 낯설고 어려울 수밖에 없다. 새로운 일에 적응하는 데에는 몸도 마음도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평범한 사람들은 이 과정을 넘지 못하고 포기를 하게 되고 이 과정을 지혜롭게 극복하는 소수의 사람들만이 성취와 보람의 열매를 향유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포기하지 마세요"라는 말이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포기 안한다고 무조건 성공한다고 말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무리하게 등산을 하거나 전기톱으로 작업을 하다 보면 큰 사고나 부상의 위험도 있을 수 있다. 단 모든 일에는 극복 가능한 사점과 사점 이후의 보람과 성취가 있음을 새겨 볼 일이다.     drongiandy@gmail.com 양은철 / 교무·원불교 미주서부훈련원등불 아래서 point dead dead point 자전거 서예 영어 자전거

2024-05-06

뉴욕시, 주 표준시험 거부율 팬데믹 이후 두 배로

뉴욕주가 3~8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표준시험 거부율이 팬데믹 이후 뉴욕시에서 두 배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영리단체 '노스애로우'가 최근 실시한 분석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뉴욕시 3~8학년 학생 가운데 영어 표준시험을 거부한 비율은 2019년 4%에서 2023년 8%로 두 배로 늘었다.     노스애로우는 "뉴욕주 전역의 표준시험 거부율은 2019년 19%에서 2023년 14%로 떨어졌다"고 밝혔으나, 이는 여전히 연방정부의 가이드라인에 한참 못 미치는 수치다. 연방정부의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전국 3~8학년 학생 중 최소 95%가 표준시험에 응시해야 한다.       표준시험 거부율에는 지역별 차이도 존재했다. 부유한 교외 지역일수록 표준시험 거부율이 높았다.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롱아일랜드 학군 4곳 중 1곳의 표준시험 거부율은 50%를 넘었다. 다만 보고서는 "백인, 부유층의 경우 표준시험 없이도 질 좋은 교육을 제공할 수 있다는 판단에 팬데믹 이전에도 거부율이 높은 편이었다"고 설명했다.     뉴욕주 표준시험은 코로나19가 유행이 심각하던 2020년 시행 취소, 2021년에는 선택제로 전환됐다.  윤지혜 기자 yoon.jihye@koreadailyny.com표준시험 거부율 표준시험 거부율 뉴욕주 표준시험 영어 표준시험

2024-04-29

[우리말 바루기] ~에 의해’는 불필요

‘~에 기초해’ ‘~로 말미암아’의 뜻으로 쓰이는 ‘~에 의해’가 있다. 그러나 전혀 필요 없는 곳에 집어넣거나 다른 말이 어울리는 자리에 마구 사용하는 등 ‘~에 의해’를 남용하는 경향이 있다.   ‘~에 의(依)해’를 남용하게 된 것은 일본어에서 자주 나오는 ‘~니욧테(~に依って)’ 또는 영어 수동태 문장의 ‘by~’ 때문이라는 견해가 있다.   “친구들에 의해 소외당하고 있다” “적절한 교육에 의해 높은 소질을 키울 수 있다”에서는 각각 ‘친구들에게’ ‘교육으로’가, “자연은 일정한 목적에 의해 움직이는 살아 있는 생물이다” “광고에 의해 자신의 욕구와 관계없는 제품을 구매하지는 않는다”에서는 각각 ‘목적에 따라’ ‘광고 때문에’가 어울린다.   더 큰 문제는 ‘~에 의해’를 사용하는 데 익숙하다 보니 영어의 ‘by’를 단순히 ‘~에 의해’로 번역해 우리말 체계와 다른 피동문을 만들어 낸다는 점이다. “The book was written by Dr. Kim”을 대부분 “그 책은 김 박사에 의해 쓰였다”로 번역한다. 그러나 능동문을 주로 사용하는 우리말로는 “김 박사가 그 책을 썼다”가 정상적 표현이다.   이러다 보니 요즘은 ‘~에 의해’를 사용한 피동문을 흔히 볼 수 있다. “사회적 지위 이동은 교육에 의해 좌우된다” 등이 그런 예다. 능동문인 “교육이 사회적 지위 이동을 좌우한다”가 자연스럽다.우리말 바루기 불필요 사회적 지위 우리말 체계 영어 수동태

2024-04-23

SAT 응시 10% 증가, 점수는 22점 하락

하버드를 비롯한 주요 대학들이 대학입학자격시험(SAT) 점수 제출 규정을 다시 부활시키고 있는 가운데, 응시자가 많이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칼리지보드가 최근 발표한 ‘2023년도 고교 졸업생 SAT 성적 보고서’에 따르면 미전역에서 SAT에 응시한 학생 수는 191만3742명으로, 전년도(173만 명) 대비, 10% 증가했다.     인종별로는 백인 학생이 75만2632명이 응시하며 전체 응시 학생의 39%를 차지했다. 그 뒤로 히스패닉(46만2186명· 24%), 흑인(22만5954명·12%), 아시안(19만4108명·10%) 순이다.     응시자 수는 늘었지만, 점수는 하락했다. 전국 응시자의 평균 점수는 1600점 만점에 1028점으로, 전년도 점수(1050점)와 비교하면 22점이 떨어졌다. 특히 수학 점수가 2022년 521점에서 2023년 508점으로 크게 낮아졌다. 영어 점수는 520점으로, 지난해의 529점에서 9점 떨어졌다.   교육 관계자들은 팬데믹 기간 동안 원격수업 등 비대면 교육으로 전환된 후 낮아진 학업 수준이 완전히 회복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아시안 학생의 경우 평균 점수는 1219점으로, 전체 평균 점수보다 월등히 높지만 1년 전의 1229점보다는 10점 하락했다. 영어 점수는 596점에서 593점으로, 수학은 633점에서 626점으로 파악됐다. 아시안 학생의 평균 점수는 인종별 점수에서도 여전히 가장 높다.   한편 주별로 보면 캘리포니아에서 시험을 치른 학생 수는 12만2914명이다. 가주 학생의 평균 점수는 1082점(영어 546점, 수학 536점)이며, 아시안 학생은 1263점(영어 621점, 수학 642점)이다. 장연화 기자 chang.nicole@koreadaily.com응시생 하락 sat 응시생 영어 점수 수학 점수

2024-04-22

[우리말 바루기] ‘오지랖’

세상만사에 온갖 참견을 해대는 사람을 보면 어떤 표현이 떠오르는가. MZ세대라면 ‘오지라퍼’라고 대답할 듯하다. 남의 일에 간섭하는 사람, 염치없이 행동하고 참견하는 사람을 가리켜 요즘 말로 ‘오지라퍼’라고 한다.   ‘오지라퍼’는 ‘오지랖’에 사람을 뜻하는 영어 접사 ‘-er’을 붙여 만든 신조어다. 그런데 ‘오지랖’이 원래 무엇을 가리키는 말인지 물어보면 아는 사람이 드물다. 심지어 ‘오지랖’을 ‘오지랍’으로 잘못 알고 쓰는 사람도 많다.   ‘오지랖’은 원래 웃옷이나 윗도리에 입는 겉옷의 앞자락을 의미한다. “날씨가 추워지니 오지랖을 자꾸 여미게 된다” “엄마는 오지랖을 걷어 아이에게 젖을 물렸다” 등처럼 쓸 수 있다.   옷의 앞자락이 넓으면 그만큼 다른 옷을 덮을 수 있다. 그래서 다른 사람의 일을 모두 감쌀 듯이 참견하고 다니는 것을 빗대어 “오지랖이 넓다”고 표현하게 됐다. 이후 ‘오지랖이 넓다’는 쓸데없이 지나치게 아무 일에나 참견하는 사람을 비꼬는 관용구로 자리 잡게 됐다.   ‘오지랖이 넓다’란 관용구는 많이 쓰이는 데 반해 ‘오지랖’이란 단어 자체만으론 잘 쓰이지 않다 보니 ‘오지랖’의 원래 뜻이 무엇이었는지 모르는 사람이 늘어났다.   또 관용구가 아닌 ‘오지랖’만 떼어내 ‘쓸데없이 지나치게 아무 일에나 참견하는 행위’를 가리키는 말로 표현하는 이도 많아졌다. “오지랖 좀 그만 부려” 등이 그러한 예라 할 수 있다. 이는 관용구의 영향력이 강해져 원뜻이 소멸해 가는 현상을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겠다.우리말 바루기 오지랖 영어 접사 단어 자체

2024-03-21

[네이티브 잉글리시] 콩글리시 영어 줄임말

한국에서 영어 단어 줄임말을 사용하는 것을 꽤 자주 볼 수 있다. 굳이 긴 영어 표현을 모두 사용하지 않고 알파벳 몇 자로 그 의미를 대체한 영어 줄임말을 쓴다면, 기억하기 쉽고 한국어에도 녹여 쓰기 좋은 장점이 있다.   문제는 영어 줄임말을 영어에 사용할 때 생긴다. 실제 영어에서는 한국어와 매우 다른 방식으로 약어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국 사람들이 사용하는 영어 줄임말 중 상당수는 영어 원어민에게 통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영어에서는 보통 기술적이거나 과학적인 용어를 나타낼 때 줄임말을 사용한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SNS다. SNS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Social Network Service를 줄여 쓴 약어인데, 만약 해외에서 만난 친구에게 SNS 계정을 알려달라고 하면 그 친구에게 의문이 가득한 눈빛을 받을 수 있다. 전문 용어인 SNS를 해외에서는 일상적으로 쓰지 않기 때문이다. 해외에선 ‘소셜 미디어(Social Media)’라고 하거나,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특정 플랫폼 명을 언급한다.   한국에서 유행한 또 다른 약어들에서도 비슷한 경우를 찾아볼 수 있다. 영어 ‘double income, no kids’의 약어인 ‘딩크(DINK)’가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정상적인 부부생활을 영위하면서도 의도적으로 자녀를 두지 않는 맞벌이 부부를 일컫는 용어로 한국에서 많이 사용되지만 해외에선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아마 통계학자나 경제학자들이 사용할 수 있는 전문용어일 뿐, 이런 약어는 영어를 사용하는 사람들 사이에 통용되지 않는다. 외국인과 대화 시 이런 약어를 사용했는데 상대방이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면 자세한 추가 설명을 통해 상대를 이해시키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한국의 축구 팬이라면 알 수 있는 단어인 ‘EPL’은 영국 잉글랜드 최상위 프로축구 리그를 나타내는 ‘English Premier League’의 줄임말이다. 다른 국가의 축구 리그와는 달리, 국가명을 따로 붙이지 않기 때문에 정식 명칭은 ‘Premier League’다. 따라서 EPL은 영국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표현이 아니다. 해외에서 영국 프로축구를 얘기할 때는 EPL 대신 Premier League라고 해야 한다.   영어를 완전히 한글식으로 표현하여 영어 약어처럼 사용하는 경우에는 더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 ‘워라밸’은 일과 삶의 균형을 의미하는 한국어 약어인데, 영어 work-life balance를 한국어 발음대로 쓴 ‘워크 라이프 밸런스’의 앞글자만 딴 신조어다. 영어 표현에서 비롯되었지만 외국인에게 ‘워라밸’은 생소한 단어일 뿐이다. 비슷한 예로 ‘케바케’도 있다. 짐 불리 / 코리아중앙데일리 에디터네이티브 잉글리시 콩글리시 줄임말 영어 줄임말 콩글리시 영어 영어 약어

2024-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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