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광장] 영어공부에 늦은 때는 없다
이해를 돕기 위해 두 사람의 영어 공부법을 소개한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은 48세가 되어서야 영어공부를 시작했다. 10여년 동안 국회의원을 지내면서 영어 공부를 해야겠다고 생각은 여러 번 했지만 실천까지 이어지지 않았다. 외국 공관 관계자나 외신 기자를 만날 때마다 영어공부를 다짐하고 시작도 해봤지만 끈기 있게 하지 못했다. 영어에 자신이 없다 보니 그들을 피하기까지 했다고 한다.
그 후 그는 두 차례에 걸쳐 5년여의 수감 생활을 했고 그 기간에 영어공부를 했다. 그가 수감 생활 중 공부한 책은 메들리의 ‘삼위일체’라는 옛날 학습서와 몇 권의 영문법 책이었다. 이책은 나도 학생 때 공부를 했지만 회화 공부에는 적당한 책이 아니었다. 아마 상고를 졸업한 그가 영문법에 대한 기초가 없어 영문법 교재로 택한 것 같다.
영문법 책도 영어 문장으로 설명하니 문장을 익힐 수는 있다. 그는 평소에도 책 읽기를 좋아했으니 5년 동안 갇힌 곳에서 같은 책을 얼마나 많이 반복해 읽었겠는가. 그 후 우여곡절 끝에 3년간 미국에 머물게 되었을 때는 ABC 등 여러 방송에 출연해 토론까지 할 정도의 영어 실력자가 됐다. 그는 수감 생활을 하지 않았다면 아마 영어를 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회고하기도 했다.
다음은 하버드 대학을 졸업한 한 방송인 사례다. 그녀는 하버드 대학 입학 전에 같은 애니메이션 영화를 천번 이상 봤다고 한다. 같은 영화나 책으로 수천번 공부한다는 것은 실천하기 가장 어려운 일이다. 새로운 것을 찾아 도전하는 정신이 강한 우리는 영어공부에도 마찬가지다. 늘 새로운 교재를 찾아 자주 바꾼다. 영어 실력은 늘지만 말은 못하게 되는 이유다.
다행인 것은 영어 기초가 약하거나 배운 것을 다 잊었다 해도 열심히 공부하면 생활영어 정도는 가능해지는 교재가 많다는 것이다. 영어 문장 구조를 익히면서 설정된 상황에서 대화체로 반복해서 연습할 수 있게 되어있는 교재가 가장 효과적이다.
교재보다 더 중요한 것은 중도에 포기하지 않는 마음이다. 수감 중에, 하버드대에서 공부하기 위한 각오보다는 약하겠지만 미국에 살면서 영어를 공부해야 하는 이유는 많이 찾을 수 있다. 자식 사랑이 유달리 강한 우리가 손자, 손녀와 얘기한다든지 병상에 혼자 누워 있어야 하는 자신을 상상해 보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업무용으로는 몰라도 주변 사람과의 대화를 스마트폰 통역 앱을 통해 하는 것은 자연스럽지 않다.
공부하는 방법만 바꾸면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 쉬운 생활영어다. 더구나 나이에 관계없이 언제 시작해도 가능하다.
최성규 / 베스트 영어 훈련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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