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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넬대 의대 학장 역임 한인, 연구조작 논란

한인 최초로 아이비리그 의과 대학 학장을 지냈던 최명근(영어명 어거스틴·64·사진) 박사가 연구 조작 의혹 논란에 휘말렸다.   이번 논란은 동물보호단체 페타(이하 PETA)가 지난 2021년 국립보건원(이하 NIH)에 제기한 소송을 근거로 최 박사에 대한 연구비 지원 중단 요구와 연방 보건복지부에 조사 요청 서한을 발송하면서 불거졌다.   PETA에 따르면 최근 연방 보건복지부 산하 인간연구보호국(OHRP) 측에 생쥐를 이용한 최 박사의 패혈증 연구 중 최소 4건의 논문이 부정확한 데이터로 인해 수정됐다며 조사 요청 서한을 발송했다.   최 박사는 지난 2017~2022년까지 코넬대학교에서 첫 한인 의대 학장을 역임했던 인물이다.     PETA가 발송한 서한은 잘못된 데이터가 임상 시험의 근거로 사용되는 것을 막고 최 박사가 실험을 중단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PETA는 주장의 근거로 2002년 이후 최 박사의 패혈증 연구 논문 중 9건이 철회됐다는 점과 그중 1건은 학술지에서까지 철회 조치된 것을 언급했다. 학술지에서 논문이 철회된 것은 최 박사가 이전 실험 데이터를 사용했고, 다른 출판물의 이미지 등을 중복으로 사용한 사례가 발견됐다는 게 이유였다.   PETA의 캐서린 로 박사(신경과학자)는 “패혈증 임상 시험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임상 단계 전 동물에게 적용되는 전임상 연구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정확히 인지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인간연구보호국은 최 박사의 연구 주장 등을 조사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PETA가 서한을 발송한 인간연구보호국은 연구자들이 연방 정책에 따라 실험 및 연구 등을 수행하는지를 조사하고 위법 행위를 적발하는 기관이다.   연방 정부 기관에 최 박사에 대한 조사를 요청한 것은 PETA가 지난 2021년 NIH에 제기한 패혈증 실험 지원 자금 소송과도 관련돼있다.   PETA 측은 논문이 철회됐음에도 NIH가 최 박사에게 납세자의 세금으로 충당하는 연구 자금을 약 7700만 달러나 지원해왔다고 주장했다.   현재 최 박사의 연구 결과 위조 논란은 의학계에서도 논란이 되고 있다. 의학계 관계자들은 각종 논문을 다루는 온라인 포럼인 ‘펍 피어(Pub Peer)’에서도 최 박사의 논문 등을 두고 연구 결과 조작 등의 의혹을 제기하는 댓글들이 달리고 있다.   최 박사는 이번 논란과 관련, 일체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본지는 최 박사에게 이번 연구 조작 의혹과 관련한 입장을 묻는 이메일을 보냈지만, 10일 현재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하고 있다.   코넬대학교 학교 신문인 ‘코넬 데일리 선’도 최 박사에 대한 논란을 보도하면서 “만약 연구 부정행위 혐의가 사실로 밝혀질 경우 최 박사는 연방 차원의 형사 고발과 함께 벌금, 지원금 중단, 징역형 등의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코넬대학교 연구 조사 부서(ORIA)는 지난 2020년에 조사를 시행했지만, 최 박사의 연구 부정행위는 없었다는 주장이다. 단, ORIA는 최근 불거진 최 박사의 혐의 및 논란 등에 대해서는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PETA의 로 박사는 “대학 기관에서의 조사는 엄격하게 시행되지 않는다”며 “그래서 우리가 연방 기관에 직접 조사를 요청하는 서한을 보낸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최명근 박사는 중학교 1학년 때 부모를 따라 이민 온 1.5세다. 루이빌 의대를 나와 존스 홉킨스, 예일, 하버드 의대 교수 등을 지낸 세계적인 의과학자다. 장열 기자ㆍ[email protected]연구조작 최명근 최명근 박사 사용세금인 연구 연구비 지원

2024-04-10

[기고] 한국정부의 극지 연구비 삭감 유감

코로나19 펜데믹 기간 백신 개발의 선두주자였던 모더나와 화이자가 주목을 받았다. 특히, 모더나는 과감한 투자로 많은 사람이 그 혜택을 누렸다.     일본은 펜데믹 시기에 늑장대응 등 말이 많았지만 지난달 자체 예방백신과 치료제를 만들었다는 소식이 들렸다. 국가와 기업의 지속적인 연구투자의 결실이었다. 타미플루라는 독감 치료제 역시 일본에서 2001년에 개발돼 지금은 많은 국가에서 사용하고 있다.     반면, 대한민국은 코로나 검사 방법과 백신 주문생산에 집중했다. 한국에 도입된 백신은 mRNA백신 기반 (화이자·모더나), 바이러스벡터 백신(아스트라제네카·얀센) 및 합성항원 백신 (노바백스·스카이코비원)으로 총 6종이다. 백신이나 치료제를 개발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지속적이고 과감한 투자가 동반되지 않는 한 성공의 희망은 절대 꿀 수 없다.     올해 유독 자연재해가 잦았고 피해도 큰 것은 우연이 아니다. 엘니뇨라는 자연현상과 겹치면서 전 세계의 기후 및 기상변화가 이전보다 심하게 나타났다. 남유럽과 서부 캐나다의 산림 화재, 남가주에 불어닥친 허리케인 등도 이에 해당한다.       지구 온난화와 환경 변화가 최근 불거진 문제는 아니다. 그렇다고 손을 놓고 있을 일도 아니다.       대부분의 아시아 국가 극지 연구는 남극에 국한되어 있었다. 남극은 세계 어느 나라든 남극 조약에 가입한 후, 기지를 만들 수 있으며 남극에 대한 연구에 참여할 수 있다. 그렇지만, 북극은 다른 문제이다. 북극 인접 국가가 아니면 접근하는 것에 많은 제재가 있다.     대한민국은 북극 옵서버 국가로 참여한 후, 북극 해양과 알래스카에서 많은 연구비를 투자하고 있다. 아시아 지역에서는 일본이 앨 고어 부대통령 시절부터 15년간 (2000~2014년) 북극 연구를 위해 매년 500만 달러 이상의 연구비를 지원해 왔다. 더욱이, 연구소까지 만들어 많은 북극 연구자들이 교류할 기회도 만들었다. 이 기간 일본의 많은 젊은 연구자들이 참여했고 지금은 이들이 일본 극지 연구의 중추 역할을 하고 있다.  그 이후 일본은 매년 북극 연구를 국책사업으로 지정해 많은 대학과 연구기관들을 참여시키고 있다. 연구에 대한 애착을 느낄 수 있다.     얼마 전 한국극지연구소의 연구책임자로부터 2024년부터 극지 연구에 대한 연구비가 일괄 50.6% 삭감된다는 소식을 들었다. 세금이 생각보다 적게 걷혀 정부지원금을 대폭 줄인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현재 세계는 코로나 백신이나 치료제의 개발을 완료했거나 중지한 나라로 양분된다. 한국은 굳이 개발할 필요가 없다는 방향으로 전환했다. 유비무환의 정신이 사라지는 순간이었다. 코로나의 창궐 이전 1907년 발생한 스페인 독감 당시를 반면교사로 기초과학 연구에 집중했던 국가들이 코로나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서도 한 발짝 앞선 것이 사실이다.   지구 온난화, 기후변화 및 환경변화에 대한 연구는 단기간으로 끝날 문제가 아니다. 이에 대한 연구는 한국의 과학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 한국도 과실의 재배지역 및 시기 변화, 어류 서식지의 북상 등 기후변화의 영향을 받고 있다. 따라서 지속 가능한 극지 연구를 위해 국가적 차원의 지원이 마땅하다. 극지 기후변화가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 기후에 직간접의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극지 연구의 모토는 극지의 얼음(해빙, 빙하 및 동토)의 기온에 대한 반응이다. 이러한 설빙권의 변화에 극지 해양 및 육상 생태계가 어떻게 반응하고 대응하는지를 연구하는데 국가적 지원(국책사업)이 이뤄져야 한다. 국가적 차원의 연구비 지원이 필수불가결하다는 의미다.     6·25전쟁 후 지금의 한국을 만든 것은 교육, 즉 인재양성이었다. 미래의 100년을 생각하는 교육과 연구가 필요한 시기다.    김용원 / 알래스카주립대 페어뱅크스 교수기고 한국정부 연구비 북극 연구자들 코로나 백신 기초과학 연구

2023-09-15

[중앙시평] 맥주가 일으켜 준 덴마크의 과학 전통

세계 각국에는 즐겨 마시는 고유의 맥주가 있다. 특히 유럽에서는 아무리 작은 나라라도 특유한 맥주의 전통을 자랑한다. 그 한예가 덴마크의 칼스버그(Carlsberg)이다. 그런데 이 칼스버그는 단순한 맥주 회사가 아니다. 창업자 야콥슨(Jacob Jacobsen)이 1876년에 설립한 칼스버그 재단은 자연과학을 중심으로 모든 학문의 연구를 지원하는 덴마크에서 가장 중요한 민영재단으로 꼽힌다. 칼스버그에서 지원해 온 굵직한 연구 프로젝트들이 수없이 많다. 그렇게 재정이 풍부한 것은 매년 칼스버그 회사에서 내는 이익의 일정 비율이 재단으로 넘어가도록 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역사상 덴마크가 낳은 가장 중요한 과학자라 할 수 있는 물리학자 닐스 보어(Niels Bohr)는 다년간 철저히 칼스버그 재단의 뒷받침을 받았다. 양자역학을 정립하는데 결정적 공헌을 한 보어는 덴마크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후 칼스버그 재단에서 받은 연구비를 가지고 2년간 영국 케임브리지와 맨체스터 대학에서 연구할 수 있었다. 그 연구 내용은 1913년에 발표되어 물리학의 전통을 뿌리째 뒤흔들었던 양자역학적 원자 구조 모델이었다. 영국에서 돌아와 코펜하겐 대학 교수로 취임한 보어는 그 후 매년 칼스버그 재단에서 크고 작은 연구비 지원을 받았다.   또한 여러 나라에서 촉망되는 젊은 학자들이 코펜하겐에 와서 보어의 지도 하에 연구할 수 있도록 칼스버그 재단은 지원했다. 그리하여 보어가 초대 소장으로 있었던 코펜하겐 대학의 이론 물리학 연구소는 세계적으로 명성을 떨치는 양자역학의 메카가 되었다. 그렇게 이루어진 공동 연구의 결과로 양자역학의 ‘코펜하겐 해석’도 탄생하게 되었다. 지금은 닐스 보어 연구소로 명명된 이 연구소가 더 커지고 실험 시설도 제대로 갖출 수 있도록 칼스버그 재단에서는 계속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야콥슨은 그렇게 재단을 설립하여 다른 과학자들의 연구 활동에 재정적 뒷받침을 했을 뿐 아니라 맥주를 과학적으로 생산하기 위한 연구를 하는 칼스버그 연구소도 동시에 설립하였다. 19세기 당시의 양조업은 전수받은 전통 기술로 잘 하다가도 어떤 예기치 못한 문제가 생기면 그것을 해결하지 못하고 맥주가 망쳐져서 버리는 일이 허다했다. 그러한 한계를 극복하고자 야콥슨은 과학적 맥주 연구소를 세운 것이다. 그 효과는 1880년대에 크게 나타났다. 그 당시 아무도 이해할 수 없게 칼스버그 맥주의 맛이 이상해 지기 시작했다. 그 상황에 투입된 칼스버그 연구소의 헨슨(Emil Hansen)은 맥주를 발효시키는 이스트에 여러 종류가 있고, 그중 특별한 한 종류의 이스트만이 맛있는 맥주를 만들어 준다는 것을 알아냈다. 헨슨의 공로로 그 특종 이스트를 순수하게 배양하고 다른 종류의 이스트가 들어와서 오염되지 않도록 하는 공정을 개발한 칼스버그 회사에서는 그 기술을 독점하지 않고 각국의 양조장에서 자유로이 사용할 수 있도록 무료로 배포하였다.   또 한가지 중요한 과업은 맥주의 산도를 조절하는 것이었다. 그것이 잘 안되면 발효 과정에도 문제가 있고 맛도 제대로 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뭔가를 과학적으로 조절하려면 우선 정밀한 측정이 필요하다. 20세기초 까지만 해도 물질이 얼마나 강한 산성을 띠고 있는지를 간편하게 수치로 표현하는 방법이 없었다. 칼스버그 연구소의 화학부 부장으로 1901년에 취임한 사른슨(Søren Sørensen)은 그 상황을 개선하기 위하여 “수소이온 농도 지수”라는 개념을 만들어 내었다. 그렇게 이야기하면 상당히 생소하겠지만, 그것은 바로 중고등학교 화학 시간에 다들 배우는 pH(피에이치, 또는 독일어 발음으로 페하)이다. 중성이면 pH 7도이고, 산성일수록 그 숫자가 낮아진다. 사른슨은 원액의 pH가 5.5도일 때 칼스버그 맥주가 가장 잘 빚어진다는 것을 밝혀냈다. 그래서 칼스버그 회사의 맥주 생산공정이 개선된 것은 물론이고 그보다 훨씬 더 일반적인 중요성을 지닌 기초 화학 개념을 만들어 내게 된 것이다. 그 후에 미국의 베크만(Arnold Beckman)은 오렌지 쥬스로 유명한 썬키스트(Sunkist)회사에서 의뢰를 받아 pH를 간편하게 측정할 수 있는 측정기를 발명하였다. 화학과 생물학에 관련된 모든 실험실에서는 pH측정이 거의 필수적으로 되어있다.   칼스버그 연구소와 재단의 역사를 잘 뜯어 보면 아직도 부러운 것이 많다. 소박한 일상생활의 일부인 맥주를 만드는 것부터 그 옛날부터 오랫동안 체계적인 과학적 연구에 기반했다는 점. 거기서 나온 과학적 지식과 기술적 노하우를 다른 곳에서도 쓸 수 있도록 나누어 주었다는 점. 재단에서는 자회사의 업종에 직접 관련된 분야를 훌쩍 넘어서 모든 학문분야가 번성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는 점. 또 그러한 좋은 일을 하는 재단과 연구소가 이미 150년 가까이 창업자의 정신 그대로 유지되어 왔고 아직도 계속 커가고 있다는 점이다. 장하석 / 케임브리지대 석좌교수 과학철학중앙시평 덴마크 맥주 과학적 맥주 맥주 회사 연구비 지원

2022-08-12

[건강한 미래] 여성 생명과학자 다우드나

미국 버클리대학 화학부 제니퍼 다우드나 교수와 막스플랑크 연구소 에마뉘엘 샤르팡티에는 2020년 노벨 화학상을 공동으로 수상했다. 지난 100여년의 노벨 과학상 역사상 최초로 여성으로만 구성된 공동 수상자다. 수상 배경이 된 크리스퍼 유전자 편집 기술은 1953년 DNA가 이중나선 구조라고 밝혀진 이래 의·과학 부문에서 가장 훌륭한 연구 성과로 평가된다. 노벨상 위원회는 “크리스퍼는 생명과학에 혁명적인 영향을 미쳤고 새로운 암 치료제 개발에 기여하고 있으며 유전질환 치료의 꿈을 현실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우드나는 1964년 워싱턴에서 태어나 7살 때 하와이로 이사했다. 하와이 폴리네시아인 속에서 자란 다우드나는 그 시절을 ‘늘 혼자였고 외로웠다”고 회상한다. 초등 6학년 때 과학 수필집인 ‘이중나선’을 읽고 그의 인생은 바뀌게 된다. ‘이중나선’은 DNA 구조를 밝혀가는 과정을 여러 에피소드를 섞어가면서 재미있게 엮은 책이다.     이 책에서 가장 흥미롭게 묘사된 인물이 구조생물학자 로잘린드 프랭클린이다. 프랭클린은 DNA 구조를 밝히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음에도 38세에 요절하면서 노벨 의학상을 받지 못하게 되는데, 다우드나는 이 책을 읽고 “여자도 위대한 과학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한다. 그리고 노벨상 수상식에서 “저는 제가 여성이라는 사실이 자랑스럽습니다. 이번 노벨상은 올바른 변화의 방향으로 나아가는 한 단계라고 생각합니다”라는 말로 수상 소감을 시작한다.   여성이 과학자로 성공하기는 참 어렵다. 연구 주제를 선정해서 실험을 통해 가설을 검증하는 과정이 짧게는 수년, 길게는 수십 년이 걸리는데, 임신·출산·육아 등이 연구에 전념하기 힘들게 만든다. 미국에서도 과학기술공학수학(STEM, 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Mathematics) 분야에서의 젠더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연구를 통해서 여성이 남성보다 수학 실력과 인지기술이 떨어진다는 인식이 잘못됐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STEM의 조기 교육을 강조하는 정책을 펼쳐 왔는데 아직도 이 분야의 여성 비중이 25%를 넘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여성과학자를 양성하기 위해 여러 가지 정책들을 시도했지만 효과가 미미하다. 연구비 지원 등의 사업도 중요하지만 결국은 환경과 문화를 바꾸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유리천장을 극복할 수 있는 정책의 도입이 필요하다.   미국대학여성협회(AAUC)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모든 학생이 STEM 분야에 흥미를 갖도록 지원하고 있다. 아인슈타인이 발표한 상대성이론을 통해서 물리학이 20세기 초반 학문을 이끌었고, 컴퓨터·인터넷 기술이 20세기 후반 디지털 혁명을 이뤘다면 미래는 디지털과 DNA가 융합되는 생명의 시대다. 생명과학 분야에서는 우수한 여성과학자가 많아 조기에 디지털 교육과 병행하면 미래 생명융합연구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자유스러운 연구 풍토에서 긴 호흡으로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 또한 중요하다. 왓슨과 크릭도 DNA구조를 밝히기 위해 수십 년간 한 우물을 판 결과로 1962년 노벨 의학상을 수상했다. 같은 분야의 연구자들과 때로는 협업을 하고 때로는 경쟁의 관계를 유지하면서 세계적인 업적을 끌어낸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아직도 연구 업적을 정량적인 평가에 의존한다. 국내 많은 대학의 교수들은 ‘숫자놀음’에 불과한 연구업적 쌓기에 많은 에너지를 소비한다. 평생 역작을 만들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지 않는 것이다. 특히 여성의 경우 출산과 육아가 연구의 지속성을 유지하기 힘들게 한다. 출산과 육아가 경력 단절을 가져오지 않도록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새 정부는 디지털헬스케어와 혁신적 바이오신약 개발을 국정과제에 담았다. 헬스케어와 신약개발은 여성과학자의 활약이 큰 분야이고 우리나라도 다우드나와 같은 우수한 여성 생명과학자가 많다. 이들이 맘 놓고 연구만 할 수 있도록 자유로운 연구 환경을 조성하고 공정한 업적 평가를 통해 선의의 경쟁이 가능하도록 과학기술정책의 변화가 필요하다.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잘 활용되고 창조적 파괴를 통한 긴 호흡의 연구가 가능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강대희 / 서울대 의대 교수·미래발전위원장건강한 미래 생명과학자 여성 노벨상 수상식 여성 비중 연구비 지원

2022-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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