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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 나우] 버킨백 싸움 뛰어든 지재권 변호사들

미국 MZ세대 소비자들이 대형마트의 원조 월마트가 내놓은 워킨백에 열광하고 있다. 구매 인증샷을 SNS에 자랑스럽게 올리는 문화가 급속도로 확산 중이다.   에르메스 버킨백(Birkin bag)을 연상시키는 워킨백(Wirkin bag)은 ‘월마트 버킨백’ 혹은 ‘노동자 계급의 버킨백(working class Birkin bag)’을 의미한다. 명품 가방의 대명사인 에르메스 버킨백은 제품 종류나 등급에 따라 개당 1500만원에서 2억원 사이를 호가하는 가격으로도 유명하다. 워킨백은 100분의 1도 안 되는 가격이다. 외부는 소가죽, 내부는 합성 소재다.   원래 버킨백 판매정책의 성격이 ‘갑질’에 가깝다는 비판도 있었다. 다른 에르메스 제품에 대한 일정 액수 이상의 구매 이력이 있는 소비자에게만 버킨백을 판매하는 게 비공식 관행이다. 또 ‘비싸야 더 잘 팔린다’는 식의 배짱 영업으로 비판이 일었다. MZ세대가 거부감을 ‘반발성 가치소비’로 표출한 결과가 이번 워킨백 ‘대란’이다.   워킨백을 둘러싼 논란은 확전 양상을 띠고 있다. ‘에르메스 대(對) 월마트·MZ세대’라는 대결 구도를 흔들며 유럽과 미국의 지식재산권 변호사들이 참전을 선언한 것이다. 극소수 상류층 대 일반 대중, 하이엔드 제품 대 실속 제품, 과시소비 대 가치소비라는 구도가 법의 등장으로 더 복잡해졌다.   법률 시장에서는 종종 유럽과 미국이라는 두 대륙 지재권 변호사들의 법리 경쟁이 관전 포인트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유럽 변호사들은 전통적인 ‘상표권 침해 여부’ 공방으로 몰고 가고자 할 것이다. 미국 변호사들은 ‘상표권 침해 여부’와 무관하다고 본다. 그들이 보기엔 상표권 침해를 입증하려면, 특정 상표나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과 선택에 ‘혼동(confusing)’이나 ‘오해(misleading)’를 일으킬 목적성·고의성이 광고나 구매유도 행태에서 발견돼야 한다. 하지만 이번 워킨백 문화 현상에서 월마트는 명시적으로 그리고 적극적으로 ‘이것은 에르메스 제품이 아니고 내부 재질이 소가죽이 아님’을 강조하고 있다. 따라서 상표권 침해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주장을 펼칠 수 있다. 더구나 MZ 소비자들은 자신이 구매한 제품이 에르메스가 아니라 월마트 제품임을 인증하는 사진을 SNS에 올리며 제품 선택에서 ‘혼동’이나 ‘오해’ 여지가 없었음을 확인해 주고 있다.   이번 충돌은, 미국 제3항소법원이 2020년 롯데제과의 손을 들어준, 빼빼로와 일본 글리코의 포키 간의 ‘트레이드 드레스(trade dress, 외관적 특징)’ 권리 침해 소송 이후에 가장 주목받는 지재권 쟁점이다. 또 지갑을 여는 새로운 소비 트렌드다. 귀추가 주목된다. 심재훈 / 법무법인 혜명 외국 변호사·카이스트 겸직 교수마켓 나우 버킨백 지재권 에르메스 버킨백 월마트 버킨백 버킨백 판매정책

2025-01-15

[마켓 나우] 버킨백 싸움에 뛰어든 지재권 변호사들

미국 MZ세대 소비자들이 대형마트의 원조 월마트가 내놓은 워킨백에 열광하고 있다. 구매 인증샷을 SNS에 자랑스럽게 올리는 문화가 급속도로 확산 중이다.   에르메스 버킨백(Birkin bag·사진 오른쪽)을 연상시키는 워킨백(Wirkin bag)은 ‘월마트 버킨백’ 혹은 ‘노동자 계급의 버킨백(working class Birkin bag)’을 의미한다. 명품 가방의 대명사인 에르메스 버킨백은 제품 종류나 등급에 따라 개당 1만 달러에서 200만 달러 사이를 호가하는 가격으로도 유명하다. 워킨백은 100분의 1도 안 되는 가격이다. 외부는 소가죽, 내부는 합성 소재다.   원래 버킨백 판매정책의 성격이 ‘갑질’에 가깝다는 비판도 있었다. 다른 에르메스 제품에 대한 일정 액수 이상의 구매 이력이 있는 소비자에게만 버킨백을 판매하는 게 비공식 관행이다. 또 ‘비싸야 더 잘 팔린다’는 식의 배짱 영업으로 비판이 일었다. MZ세대가 거부감을 ‘반발성 가치소비’로 표출한 결과가 이번 워킨백 ‘대란’이다.   워킨백을 둘러싼 논란은 확전 양상을 띠고 있다. ‘에르메스 대(對) 월마트·MZ세대’라는 대결 구도를 흔들며 유럽과 미국의 지식재산권 변호사들이 참전을 선언한 것이다. 극소수 상류층 대 일반 대중, 하이엔드 제품 대 실속 제품, 과시소비 대 가치소비라는 구도가 법의 등장으로 더 복잡해졌다.   법률 시장에서는 종종 유럽과 미국이라는 두 대륙 지재권 변호사들의 법리 경쟁이 관전 포인트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유럽 변호사들은 전통적인 ‘상표권 침해 여부’ 공방으로 몰고 가고자 할 것이다.     미국 변호사들은 ‘상표권 침해 여부’와 무관하다고 본다. 그들이 보기엔 상표권 침해를 입증하려면, 특정 상표나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과 선택에 ‘혼동(confusing)’이나 ‘오해(misleading)’를 일으킬 목적성·고의성이 광고나 구매유도 행태에서 발견돼야 한다.     하지만 이번 워킨백 문화 현상에서 월마트는 명시적으로 그리고 적극적으로 ‘이것은 에르메스 제품이 아니고 내부 재질이 소가죽이 아님’을 강조하고 있다. 따라서 상표권 침해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주장을 펼칠 수 있다. 더구나 MZ 소비자들은 자신이 구매한 제품이 에르메스가 아니라 월마트 제품임을 인증하는 사진을 SNS에 올리며 제품 선택에서 ‘혼동’이나 ‘오해’ 여지가 없었음을 확인해 주고 있다.   이번 충돌은, 미국 제3항소법원이 2020년 롯데제과의 손을 들어준, 빼빼로와 일본 글리코의 포키 간의 ‘트레이드 드레스(trade dress, 외관적 특징)’ 권리 침해 소송 이후에 가장 주목받는 지재권 쟁점이다. 또 지갑을 여는 새로운 소비 트렌드다. 귀추가 주목된다.     심재훈 / 법무법인 혜명 외국 변호사마켓 나우 버킨백 지재권 에르메스 버킨백 월마트 버킨백 버킨백 판매정책

2025-01-12

월마트 ‘버킨백 유사품’ 품절 대란

  대형할인점인 월마트에서 판매 중인 에르메스 버킨백 유사품이 패션계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진품과 유사한 ‘워킨(Wirkin)'백 가격은 78~102달러로 소비자들의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며 품절 사태를 기록하고 있다.   에르메스 버킨백 가격은 9000달러에서 수십만 달러. 진품과 비교하면 워킨백은 100분의 1수준으로 저렴하다.     소셜미디어, 특히 틱톡에서는 ‘#walmartbirkin’ 해시태그를 단 언박싱 영상과 구매 후기가 쏟아지고 있다.     한 콘텐츠 제작자는 “80달러로 에르메스 버킨백을 가진 척할 수 있다”며 포스팅을 올렸다.      고가 명품백의 유사품 열풍으로 패션계에는 찬반 논쟁이 뜨겁다. 지지자들은 럭셔리 패션의 민주화라며 환영하는 반면, 비판자들은 패스트 패션을 조장하고 장인정신에 대한 모욕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패션 전문가들은 명품 유사품 확산이 침체한 럭서리 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에르메스가 버킨백에 대한 다양한 상표권과 디자인 특허를 보유하고 있어 월마트가 법적 문제에 직면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피에르-알렉시스 뒤마 에르메스 예술감독은 CBS와 인터뷰에서 “에르메스에는 마케팅 부서도 없고, 웃돈을 내야 버킨백을 살 수 있다는 것은 루머”라며 “수작업으로 인한 생산 속도 때문에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품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은영 기자월마트 버킨백 버킨백 유사품 에르메스 버킨백 품절 대란

2024-12-30

[기고] 과일계 에르메스의 추락

‘과일계의 에르메스’로 불린 샤인머스켓은 불과 6년 만에 왕좌의 자리에서 내려왔다. 왜일까? 이에 대한 반성해야 할 점을 언급하고자 한다.   먼저, 샤인머스켓은 일본에서 개발한 신품종으로 특허를 내지 않은 덕분에 한국에서도 재배할 수 있었다. 특히,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일본 여자 컬링선수가 이 포도를 먹는 것이 카메라에 잡혀 유명세를 타게 되었다. 이에 대한 일본정부의 비판도 아울러 받았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이 품종을 포함한 새로운 품종을 개발하기 위한 노력과 시간은 지속적으로 수많은 연구비와 끊임없는 투자의 성과물로 대변된다. 어느 나라에서든 신품종은 특허로 보호받는 것이 당연한 이치이다.   한국은 우수한 인재가 많은 덕분에 신품종을 개발하는 노력은 최고 수준이지만, 지속적인 투자에는 다소 인색한 편이다. 이는 모든 연구분야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두 번째는 농수산물에 대한 브랜드화의 실패이다. 이웃나라 일본의 경우, 각 지자체에 맞는 특산품, 즉 브랜드를 만드는 노력에 정부, 지자체 및 생산자가 합심한 결실이다.   예를 들면, 고베육(Kobe meat)이 그렇다. 고베에서 생산된 소에 맥주와 마사지등으로 특화된 육류가 그것이다. 또한, 마케팅에서도 일정한 공급으로 최상의 가격을 받도록 한 것이다. 그래서 미국내에서는 고베육이 일본 소고기의 대명사로 불린다.   일본에서는 고베육 이외도 수많은 브랜드화된 육류가 지역별로 많다. 최상품으로 제값을 받고 있는 정책이 지자체별로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다. 소고기뿐만 아니라, 다른 농수산품도 마찬가지이다.   한국도 지자체별로 특성화된 농수산품이 있다. 예를 들면, 경산의 사과, 해남의 김, 흑산도의 홍어, 거제도의 멸치 등을 나열할 수 있다. 이러한 특성화된 농수산품에는 재배 자율성이 보장되어 있어 브랜드화에 역행하고 있다. 홍어는 흑산도 뿐만 아니라 나주와 군산에도 주요 생산지라는 점이 이를 잘 보여준다.   이번 샤인머스켓처럼 값이 비싸고 제값을 받는 것이라면 너도 나도 할 것 없이 과잉 재배 및 생산으로 경쟁력의 하락은 물론, 국내 생산자들끼리의 과잉의 공급으로 궁극적으로 자멸하고 마는 단순 시장구조 및 제도에 맹점이 있다.   국가 및 지자체의 자율성에도 큰 문제가 있으며 각성하지 않으면 앞으로 이런 이슈는 반복적으로 일어날 수 밖에 없다.   마지막으로, 브랜드화에 필요한 지자체의 각고의 노력 및 투자가 끊임없이 요구된다. 한 지역에서 나는 것을 다른 지역에서는 생산할 수 없다는 법적 제도도 필요하다.   이와 비슷한 것이 지자체가 내세우는 축제가 있다. 이것과 마찬가지의 개념을 고려해야 한다. 보령의 진흙(메드)축제, 전주의 비빔밥 축제, 여수의 거북선 축제,  평창의 송어 축제 등 수많은 축제가 있다.   한 지역 내에서 한해동안 축제가 여러 차례 열리는 곳도 많다. 이는 희소성 및 부가 가치성을 하락시키는 주범이다. 일정 또한 빡빡한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이 축제를 통해서 그 지역의 향토 역사 및 가치를 발굴해야 하며, 그에 따른 식재료의 브랜드화에 매진해야 하고, 이웃 지역과 조화에 전심전력을 다하는 등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안 된다.   좋은 것은 받아들이면서 내 것으로 만드는 노력이 브랜드화의 시금석이 될 것이다. 모방에서 창조를 만드는 기업정신인 소니는 일본의 대표적 기업으로 성장했던 것도 이러한 브랜드화가 일본 내에 내재하여 있기 때문이다.   작금은 기후변화로 대한민국이 온대성에서 아열대로 바뀌면서 농산물의 재배 및 생산품이 달라진다. 또 수산물 역시 종이 달라진다. 사과는 경상북도에서 강원도로 생산지가 북상한 오래며, 명태는 동해서 사라진지 꽤 시간이 흘렀다. 최근에는 제주도의 감귤이 충주에서 재배된다는 사실이 이를 잘 대변해 주고 있다.   국민의 먹거리를 책임지는 지자체 및 정부가 이에 대한 대응책을 얼마나 잘 수립되었는지 국민에게 설명해야 하고, 그에 맞는 다른 브랜드를 개발해야 한다. 먹거리는 이제 배를 불리는 것이 주체가 아니라 건강의 척도임을 명심해야 한다. 김용원 / 알래스카주립대 페어뱅크스 교수기고 에르메스 과일계 과일계 에르메스 정부 지자체 한해동안 축제

2024-12-11

명품 로고만 붙이면 돌도 840달러…일용품에 로고 새겨 고가 판매

명품 브랜드들이 일상용품에 자사 로고를 새겨 고가의 제품으로 출시해 논란이 일고 있다. 업체는 제품 라인 확장이라고 반박하지만, 네티즌들의 반응은 대체로 싸늘하다.   전문가들은 “명품 브랜드들이 내놓는 황당한 제품들은 단순히 제품의 기능적인 측면보다는 브랜드 로고를 통한 과시욕을 충족시키려는 소비자들의 심리를 이용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아이디어가 참신하다는 입장도 있지만, 소비자를 호구로 보는 것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발렌시아가   발렌시아가는 현재 감자칩을 연상시키는 가방을 1850달러에 판매하고 있다. 이 제품은 색상에 따라 디자인이 다르다. 노란색은 치즈어니언 맛, 파란색은 솔트앤비네거, 빨간색은 스파이시칠리 그림이 그려져 있다. 출시됐을 때 소비자들 사이에서 황당하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지만 현재 파란색과 빨간색 가방은 품절이다.     또한, 0.99달러의 아이케아 쇼핑백과 유사한 디자인의 가방은 이베이에서 6000달러, 포쉬마크에서 500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출시가는 2145달러였다. 이외에도 수건을 두른듯한 타올 스커트(407달러)와 쓰레기봉투 모양의 가방(1950달러) 등 독특한 제품들도 있다.     ▶프라다   프라다는 과거부터 과감한 제품 전략을 구사해왔다. 2018년, 프라다는 지폐를 고정할 수 있는 머니클립을 185달러에 출시했으나, 이 제품은 문방구에서 쉽게 구매할 수 있는 사무용 클립과 유사해 논란이 일었다. 현재 리셀 사이트 더 럭셔리 클로짓에서 177달러에 판매 중이다. 최근에 프라다는 대나무 뚜껑에 로고가 새겨진 스테인리스 스틸 샌드위치 박스를 195달러에 내놓았다. 아마존에서 판매하는 비슷한 제품의 20배나 비싼 가격이다. 수저 가방, 보관함, 숟가락, 포크, 나이프가 포함된 수저 세트는 480달러다. 또, 프라다 로고가 새겨진 농구공은 925달러다.   ▶루이뷔통   루이뷔통은 고가의 일상용품과 장식품으로 유명하다. 탁구채는 현재 루이뷔통 사이트에서 2280달러에 판매 중이다. 3050달러에 출시됐던 젠가세트는 리셀 사이트 스톡엑스에서 1만9995달러로 가격이 뛰었고 실제 지우개가 달린 지우개 목걸이는 810달러에 출시됐으나, 현재 1109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축구공이 들어있지 않은 축구공 케이스는 이베이에서 2990달러에 구매 가능하다. 페인트통에 루이뷔통 로고만 새겨진 가방은 중고명품거래 사이트 더 리얼리얼에서 2795달러에 거래 중이다. 색상은 주황색, 보라색, 초록색, 빨간색, 하늘색 등 다양하다.     ▶구찌     구찌는 650달러 나무젓가락을 비롯해 200달러에 달하는 포스트잇과 2만8000달러짜리 장식용 백개먼(보드게임) 세트를 내놨다. 장식용 마작 세트는 2만3000달러, 장식용 체스 보드는 1만500달러에 출시됐으며 스케이트보드 보관 가방은 1500달러에 살 수 있다.   ▶에르메스   에르메스는 2017년에 가죽 체인으로 감싸진 돌을 840달러라는 고가에 출시했다. 당시 단순히 돌에 가죽을 덧씌운 것만으로 고가의 가격을 책정했다는 소비자들의 비판을 받았다. 현재는 판매하지 않는다. 이외 트럼프 카드 보관 가방 740달러, 집게 모양으로 생긴 북마커 370달러, 헤드폰 정리 클립 205달러, 크리스마스 장식 345달러, 컵 홀더 390달러, 연필 보관함 570달러에 팔고있다.  정하은 기자 [email protected]에르메스 브랜드 명품 브랜드들 프라다 클립 브랜드 로고

2024-09-02

[이 아침에] 새해는 더 근사한 우리가 되기를

매년 십이월이면 하는 일이 있다. 카톡과 전화 텍스트에서 어쩌다 연결이 된 지금은 기억에도 없는 사람과 이제는 의미가 없어진 단체 카톡(단톡방)에서 탈퇴하는 일이다. 이것도 은근히 시간이 걸린다. 한 단톡방에 가보니 벌써 많은 사람이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마지막 사람인 줄 알았는데 아니어서 묘한 안도감이 들었다. 이런 방식으로 지난해가 정리됐다.   새해는 깨끗이 정리된 카톡 리스트로 시작된다. 연락이 두절된 사람 중에 더는 이 땅에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세상을 떠난 A와의 마지막 텍스트를 보니 회한이 밀려왔다. 2019년이었다. 아마 점심을 먹으러 같이 가려고 했던 듯 12시 4분에 온 ‘로비에서 만나자’는 내용이었다. 이번에도 차마 지워 버릴 수가 없어서 그대로 두기로 했다.   2024년에는 지구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과 자연재해가 그치고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비롯한 온갖 병마로 신음하는 환우들이 훌훌 자리를 털고 일어났으면 좋겠다. 크레딧카드 빚이 줄어들고, 돌발 사고도 일어나지 않는 평온한 날의 연속이면 좋겠다. 실직으로 가난과 우울 속에 영혼이 메말라가는 삶에서 해방되는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또한, 필요한 모두에게 구직의 기쁨이 잔을 넘치는 해가 되기를 바란다.   갑진년(甲辰年) 청룡의 해에는 저 멀리 처박아둔 인생 지도도 한 번 꺼내 들고 지금 어디쯤 와있는지 체크하련다. 궤도를 이탈하고 있다면 다시 목적지로 향하는 것이 순리겠지. 아니면 더 늦기 전에 용기를 내어 새로운 길로 가 볼까. 시간이 흐를수록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보다 익숙한 일에 안주하려는 나이지만, 청룡의 기를 받으면 가능하지 않을런지.     최근에 세계 3대 글로벌 명품 브랜드로 꼽히는 에르메스 창업자의 5대손이자, 에르메스의 최대 주주인 니콜라 푸에슈가 자신의 정원사와 핸디맨을 입양해서 그들에게 유산을 물려줄 것이라는 뉴스를 들었다. 새해에는 이런 꿈같은 일이 단 한 건이라도 한인 사회에서 일어났으면.     이런 억만장자의 양녀가 된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올 한 해는 열심히 일한 만큼 보상이 따라줘서 한 자락의 휴식을 즐길 수 있으면 좋겠다.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시원한 나무 아래에 앉아서 편안한 호흡을 하며 한 잔의 차를 마시는 여유가 있는 한 해가 되기를 바란다.     '올 한 해도 몸과 마음이 늘 건강하세요. 그리하여 그 속에서 행복하세요, 작년보다 더 근사한 우리가 되기를 바랍니다. 새해에는 희망찬 일이 많이 생기는 한 해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Happy New Year!' 이리나 / 수필가이 아침에 새해 에르메스 창업자 단체 카톡 전화 텍스트

2024-01-02

시카고 ‘매그마일’ 재활성화 기대

유명 명품업체 에르메스가 시카고 다운타운 매장을 다시 오픈했다. 재오픈은 매그니피션트 마일 부흥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관계자들은 기대하고 있다.     27일 시카고 다운타운 오크길과 러시길이 만나는 곳에 위치한 에르메스 매장이 다시 열었다. 에르메스 골드 코스트 매장은 지난 2020년 여름 폭동 이후 문을 닫은 뒤 공사에 돌입했다.     새로 문을 연 매장은 고객들이 대부분 장시간 매장에 머물며 쇼핑을 즐긴다는 특성을 반영해 최대한 편안한 인테리어를 추구했다. 바닥을 모두 새로운 재질로 바꾸고 인근 미시간호수와 공업 도시로 발전했었던 시카고의 과거를 연상시키는 돌과 나무, 메탈 소재로 꾸몄다. 공사 기간 중 에르메스는 오크길의 다른 곳에서 매장을 운영한 바 있다.     에르메스 매장 재오픈은 서서히 기미를 보이기 시작한 매그니피션트 마일 쇼핑 거리의 부흥의 신호탄으로 여겨지고 있다. 러시길과 미시간길 사이의 오크길 쇼핑 매장들은 현재 거의 다 입점이 이뤄졌다. 최근에는 보테가 베네타와 버딘 보석상 등이 새로운 리스 계약을 체결했다.     또 얼마 전 이 곳에는 Aritzia가 이전 갭 스토어가 있었던 555번지 노스 미시간길에 입점했고 알로 요가 역시 717번지 노스 미시간길에 자리를 잡았다. 오랫동안 빈 건물로 남아 있던 구 애플 매장 679번지 노스 미시간길에는 스웨덴의 의류 매장인 H&M이 들어올 예정이다.     매그 마일에는 세계에서 가장 큰 스타벅스 매장 중 하나인 스타벅스 리저브 로스터리가 많은 관광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예전 트리뷴 타워인 435번지 노스 미시간길에는 아이스크림 박물관이 문을 열었다.     매그니피션트 마일 연합회와 시카고 시청 개발국 등은 미시간길과 오크길 비치를 연결하는 보행자 다리를 건설하고 워터 타워 플레이스와 레익쇼어 드라이브까지 연결되는 공공 공간을 마련하는 등의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다니엘 번햄이 1909년 시카고 플랜으로 매그 마일을 시카고의 샹젤리제 거리로 만들려고 했던 계획을 완성시킨다는 계획이다.     Nathan Park 기자재활성화 시카고 시카고 다운타운 시카고 시청 에르메스 매장

2023-10-27

[투자의 경제학] 명품시장 경기

몇 년 전 증권 투자 세미나 강의를 마치고 나오는데 회사 직원이 세미나에 참석한 고객을 가리키며 들고 있는 핸드백이 바로 에르메스 버킨백이라면서 색상마다 다 있는 것 같다며 놀라워했다.     직원에 따르면 그 고객은 세미나 참석 때마다 색상이 다른 버킨백을 들고 왔다고 한다. 명품에 대한 지식이 별로 없던 터라 직원들의 그런 대화가 이해되질 않았고 버킨백의 가격을 알고 나서는 비싼 가격에 놀랐지만 명품 업계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는 기회가 됐다.     증권 전문가들은 발표되는 경제 지표를 통해 앞으로 경기가 어떻게 될 것이라는 예측을 하고 거기에 대비해서 안전도와 수익성의 밸런스를 맞추는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자 노력한다.     경기 침체와 기업 수익 악화를 전망했던 전문가들은 2023년도 증시의 강세에 고민이 많을 것으로 짐작된다. 하지만 주가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고 해서 경기침체를 전망했던 세부적 요인들이 호전되지 않고 있다면 경기 침체나 주가 하락에 대한 전망을 바꿀 수는 없을 것이다.     현재 경기를 잘 견인해 주고 있는 가장 큰 힘은 거의 완전 고용에 가까운 고용지표가 나타내 주듯이 아직은 건재한 소비자들이 버팀목이 되어주고 있는 것으로 짐작된다.     경기가 나빠질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 경영인들은 매출 감소에 대비해  비용을 절감하는 여러 정책을 기획한다. 지속해서 발표되고 있는 테크 기업들의 대규모 감원 소식도 악화할 경기에 대비하는 차원이 큰 이유라고 본다.     여기서 에르메스 버킨백의 기억이 갑자기 소환된 이유는 얼마 전 분기 수익을 발표한 까르티에의 모기업 리치몬트의 실적 보고 때문이다.     아시아 시장의 매출 증가에 힘입어 전반적으로 양호한 실적을 보였지만 명품 시장의 가장 큰 몫을 차지하는 미국에서의 매출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상보다 덜 증가한 것이 아니고 매출이 4%가 하락한 것이다.     리치몬트사 보다 먼저 미국 내 매출의 역성장을 기록한 구찌사의 모기업 케어링 그룹은 지난 4월 발표한 미국 내 판매 실적이 전년동기 대비 18%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두 회사만 가지고 럭셔리 시장의 침체를 단정하기도 어렵고 이것이 곧 건재하던 소비자들의 기둥에 금이 가기 시작한 것으로 속단할 수도  없지만 지금 현재 경제는 아슬아슬한 균형을 맞추며 시간을 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문의: (213)434-7787  김세주 / Kadence Advisors, LLC투자의 경제학 미국 명품시장 경기 침체 현재 경기 에르메스 버킨백이라면

2023-07-19

애틀랜타 명품 소비 새 메카로

애틀랜타 명품 소비 새 메카로   에르메스 등 고가 매장 속속 오픈           애틀랜타 다운타운 레녹스 몰 근처에 있는 '핍스 플라자(Phipps Plaza)'에 에르메스를 포함, 여러 명품 브랜드가 들어온다.     지난 12일 핍스 플라자의 소유주인 '사이먼 프로퍼티 그룹'은 "에르메스가 고급스러운 부티크 매장을 핍스 플라자에 오픈할 것"이라며 "7000 스퀘어피트 크기 매장의 임대 계약을 체결했으며, 2024년 여름에 문을 열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비키하노어 사이먼 그룹 명품매장 임대 담당자는 애틀랜타 저널(AJC)에 "2024년까지 에르메스 외에도 다른 명품 매장 14곳이 1층에 생길 것"이라고 계획을 전했다. 그녀는 입점 예정 브랜드의 이름을 밝히지 않았지만 모두 18개월 이내에 오픈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몇 년간 사이먼 그룹은 핍스 플라자에 수억 달러를 투자해 13층짜리 사무실 건물, 고급 호텔 및 레스토랑 '노부', 라이프타임 피트니스센터, 푸드코트 등의 공간을 추가했다. 이는 핍스 플라자를 복합 엔터테인먼트 센터로 발전시키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10년 이상의 장기 계획이다.   하노어 담당자는 "레녹스와 핍스 플라자 모두 팬데믹을 지나고 위세가 높아졌다"며 "소비자들이 사치품 쇼핑은 온라인보다 직접 매장에 하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사이먼 그룹은 최근 명품 브랜드를 입점시킴으로써 레녹스와 핍스 플라자를 고급화하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유명 디자이너 브랜드인 알렉산더 맥퀸, 발렌시아가, 보테가 베네타 등은 핍스 플라자에 올해 말까지 매장을 열 예정이며, 디올 매장은 현재 공사 중으로 내년 봄까지 운영을 시작한다.    에이브 시어 '아날 골든 그레고리' 부동산 임대 전문인은 AJC에 "에르메스는 부유한 소비자가 있는 몰에 들어가고 싶어한다"며 "핍스 플라자가 단순 상점이 있는 몰이 아닌 상점이 곁들어진 주거용 사무실 몰로 거듭나면서 이미지가 개선됐기 때문"이라며 에르메스의 입점 이유를 분석했다.   에르메스는 10년이 넘도록 레녹스 스퀘어 몰에 입점하였지만 지난 2009년에 나갔다. 후에 에르메스는 '스트리트 오브 벅헤드' 거리에 매장을 오픈했다.     ‘스트리트 오브 벅헤드’는 각종 명품 매장을 입점시켜 '제2의 로데오 거리'로 거듭나기 위한 프로젝트로, 약 15억 달러가 투자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경기 대침체 시기에 프로젝트가 축소되어 현재 ‘벅헤드 빌리지 디스트릭트’로 불린다.     에르메스는 벅헤드 디스트릭트에서 2014년부터 2400스퀘어피트 크기의 매장을 운영했다. 핍스 플라자로 입점 전에 이 매장을 폐쇄할 것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윤지아 기자에르메스 명품 벅헤드

2022-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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