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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침에] 새해는 더 근사한 우리가 되기를

이리나 수필가

이리나 수필가

매년 십이월이면 하는 일이 있다. 카톡과 전화 텍스트에서 어쩌다 연결이 된 지금은 기억에도 없는 사람과 이제는 의미가 없어진 단체 카톡(단톡방)에서 탈퇴하는 일이다. 이것도 은근히 시간이 걸린다. 한 단톡방에 가보니 벌써 많은 사람이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마지막 사람인 줄 알았는데 아니어서 묘한 안도감이 들었다. 이런 방식으로 지난해가 정리됐다.
 
새해는 깨끗이 정리된 카톡 리스트로 시작된다. 연락이 두절된 사람 중에 더는 이 땅에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세상을 떠난 A와의 마지막 텍스트를 보니 회한이 밀려왔다. 2019년이었다. 아마 점심을 먹으러 같이 가려고 했던 듯 12시 4분에 온 ‘로비에서 만나자’는 내용이었다. 이번에도 차마 지워 버릴 수가 없어서 그대로 두기로 했다.
 
2024년에는 지구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과 자연재해가 그치고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비롯한 온갖 병마로 신음하는 환우들이 훌훌 자리를 털고 일어났으면 좋겠다. 크레딧카드 빚이 줄어들고, 돌발 사고도 일어나지 않는 평온한 날의 연속이면 좋겠다. 실직으로 가난과 우울 속에 영혼이 메말라가는 삶에서 해방되는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또한, 필요한 모두에게 구직의 기쁨이 잔을 넘치는 해가 되기를 바란다.
 
갑진년(甲辰年) 청룡의 해에는 저 멀리 처박아둔 인생 지도도 한 번 꺼내 들고 지금 어디쯤 와있는지 체크하련다. 궤도를 이탈하고 있다면 다시 목적지로 향하는 것이 순리겠지. 아니면 더 늦기 전에 용기를 내어 새로운 길로 가 볼까. 시간이 흐를수록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보다 익숙한 일에 안주하려는 나이지만, 청룡의 기를 받으면 가능하지 않을런지.  
 


최근에 세계 3대 글로벌 명품 브랜드로 꼽히는 에르메스 창업자의 5대손이자, 에르메스의 최대 주주인 니콜라 푸에슈가 자신의 정원사와 핸디맨을 입양해서 그들에게 유산을 물려줄 것이라는 뉴스를 들었다. 새해에는 이런 꿈같은 일이 단 한 건이라도 한인 사회에서 일어났으면.  
 
이런 억만장자의 양녀가 된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올 한 해는 열심히 일한 만큼 보상이 따라줘서 한 자락의 휴식을 즐길 수 있으면 좋겠다.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시원한 나무 아래에 앉아서 편안한 호흡을 하며 한 잔의 차를 마시는 여유가 있는 한 해가 되기를 바란다.  
 
'올 한 해도 몸과 마음이 늘 건강하세요. 그리하여 그 속에서 행복하세요, 작년보다 더 근사한 우리가 되기를 바랍니다. 새해에는 희망찬 일이 많이 생기는 한 해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Happy New Year!'

이리나 /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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