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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경제학] 명품시장 경기

명품 기업 실적으로 경기 상황 짐작
에르메스·구찌 미국 역성장 주목해야

몇 년 전 증권 투자 세미나 강의를 마치고 나오는데 회사 직원이 세미나에 참석한 고객을 가리키며 들고 있는 핸드백이 바로 에르메스 버킨백이라면서 색상마다 다 있는 것 같다며 놀라워했다.  
 
직원에 따르면 그 고객은 세미나 참석 때마다 색상이 다른 버킨백을 들고 왔다고 한다. 명품에 대한 지식이 별로 없던 터라 직원들의 그런 대화가 이해되질 않았고 버킨백의 가격을 알고 나서는 비싼 가격에 놀랐지만 명품 업계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는 기회가 됐다.  
 
증권 전문가들은 발표되는 경제 지표를 통해 앞으로 경기가 어떻게 될 것이라는 예측을 하고 거기에 대비해서 안전도와 수익성의 밸런스를 맞추는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자 노력한다.  
 
경기 침체와 기업 수익 악화를 전망했던 전문가들은 2023년도 증시의 강세에 고민이 많을 것으로 짐작된다. 하지만 주가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고 해서 경기침체를 전망했던 세부적 요인들이 호전되지 않고 있다면 경기 침체나 주가 하락에 대한 전망을 바꿀 수는 없을 것이다.  
 
현재 경기를 잘 견인해 주고 있는 가장 큰 힘은 거의 완전 고용에 가까운 고용지표가 나타내 주듯이 아직은 건재한 소비자들이 버팀목이 되어주고 있는 것으로 짐작된다.  
 
경기가 나빠질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 경영인들은 매출 감소에 대비해  비용을 절감하는 여러 정책을 기획한다. 지속해서 발표되고 있는 테크 기업들의 대규모 감원 소식도 악화할 경기에 대비하는 차원이 큰 이유라고 본다.  
 
여기서 에르메스 버킨백의 기억이 갑자기 소환된 이유는 얼마 전 분기 수익을 발표한 까르티에의 모기업 리치몬트의 실적 보고 때문이다.  
 
아시아 시장의 매출 증가에 힘입어 전반적으로 양호한 실적을 보였지만 명품 시장의 가장 큰 몫을 차지하는 미국에서의 매출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상보다 덜 증가한 것이 아니고 매출이 4%가 하락한 것이다.  
 
리치몬트사 보다 먼저 미국 내 매출의 역성장을 기록한 구찌사의 모기업 케어링 그룹은 지난 4월 발표한 미국 내 판매 실적이 전년동기 대비 18%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두 회사만 가지고 럭셔리 시장의 침체를 단정하기도 어렵고 이것이 곧 건재하던 소비자들의 기둥에 금이 가기 시작한 것으로 속단할 수도  없지만 지금 현재 경제는 아슬아슬한 균형을 맞추며 시간을 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문의: (213)434-7787 

김세주 / Kadence Advisors, LL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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