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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베쥬얼그룹 젬코 어머니날 ‘보석 빅쇼’ 감사행사

오는 5월 12일 마더스데이를 앞두고 어머니에게 무엇을 선물할까 고민하는 동포들이 많은 가운데, 뉴욕 한인사회와 23년 친구인 진주 전문회사 고베쥬얼그룹의 젬코가 '어머니날 감사행사'를 통해 최고의 선택을 제공한다.   젬코는 어머니날 선물을 준비하는 고객들을 위해 5월 21일까지 뉴욕시 플러싱 코리아빌리지에 있는 젬코 매장에서 최대의 할인 가격으로 인기 제품들을 판매하는 '보석 빅쇼'를 개최한다. 영업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젬코는 "부담 없는 가격대의 선물용 제품들을 많이 준비했다"며 "팬데믹 이후 건강과 행운을 가져다준다고 해서 대세 보석이 된 루비·사파이어·에메랄드 등 컬러스톤 제품들, 종류별로는 목걸이·팔찌·반지 등 무려 5000여 점을 전시한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젬코 '보석 빅쇼'에 나오는 이들 컬러스톤들은 한국의 서울 강남에서 세공된 귀보석으로, 초저가 라인이 총출동하는데 가격도 50~80%까지 특별세일하고, 특별히 최저 88달러부터 판매가 시작되기에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함께 ▶선물용으로 좋은 핵진주 반지 ▶다양한 디자인의 브로치 등과 함께 프리미엄 라인인 '헬렌 아이코'의 진주보석 부티크 라인도 함께 전시된다.   젬코 관계자는 "젬코는 준보석 패션 쥬얼리 업체로 항상 자신만의 색깔로 다양하고 멋스런 제품을 만들어가고 있다"며 "패션 쥬얼리 시장을 더욱 넓혀 더 좋은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   한편 이번 보석 빅쇼에서도 고객들에게 총 3만 달러에 달하는 인기 상품을 제공하는 경품 잔치가 펼쳐진다.   젬코는 세일 기간 동안 방문한 고객들을 뽑아 ▶1등상 1명에게는 7500달러 상당의 헬렌 아이코 2줄 아코야 진주 목걸이(7밀리 14K 장식) ▶2등상 3명에게는 2000달러 상당의 한국세공 신제품 컬러스톤 4종 세트 ▶3등상 3명에게는 1500달러 상당의 천연양식 2줄 진주 비드 목걸이(8~9밀리)를 경품으로 제공한다.    또 7등까지 10명에게는 설화수 세안폼크렌져 등을 제공하는데, 경품 추첨은 5월 21일 오후 5시에 코리아빌리지 젬코 매장에서 열린다.     ◆젬코 뉴욕 '보석 빅쇼' 일정  ▶일시: 2024년 4월 18일(목)~5월 21일(화)  ▶장소: 플러싱 코리아빌리지젬코매장 G12  ▶주소: 150-24 Northern Blvd G12 Flushing, NY 11354 박종원 기자 park.jongwon@koreadailyny.com고베쥬얼그룹 고베쥬얼그룹 젬코 고베쥬얼그룹 젬코 어머니날 코리아빌리지 젬코 매장 젬코 보석 빅쇼 보석 빅쇼 경품잔치

2024-04-29

어머니날 아침 차량사고로 3명 숨지고 7명 부상

    어머니날 아침 리버사이드 카운티 지역 10번 프리웨이에서 두 차량이 부딪히는 사고로 3명이 숨지고 7명이 부상을 입었다.   가주고속도로순찰대(CHP)에 따르면 이날 사고는 오전 7시30분경 팜 스프링스에서 북서쪽으로 15분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화이트워터 타운에서 일어났다.   CHP는 호겐 레흐만 웨이에서 바로 서쪽에 위치한 10번 프리웨이 동쪽방면이 사고지점으로 검정색 2022년형 테슬라 모델3를 3차선에서 운전하던 31세 남성 운전자와 같은 방향으로 2차선에서 달리던 39세 남성이 몰던 2001년형 셰비 서브어번이 서로 부딪히면서 사고가 났다고 밝혔다. 사고 원인은 현재 조사 중이다.   이 사고로 서브어번 운전자는 통제력을 잃고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은 뒤 차체가 뒤집혀졌고 이 과정에서 차량에 타고 있던 6명의 승객이 차량 밖으로 튕겨져 나왔다. 또 7번째 승객은 몸이 반 정도 차량 밖으로 나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에서 10세와 12세 소녀, 31세 여성이 목숨을 잃었다. 이외에 3세 여아와 7세 여야, 11세 여아와 15세 남아는 중상을 입고 헬리콥터를 이용해 병원으로 후송됐다. 사고 차량의 운전자와 41세의 승객은 각각 중간 정도의 부상과 경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병일 기자어머니날 차량사고 어머니날 아침 서브어번 운전자 남성 운전자

2023-05-15

[이기희의 같은 하늘 다른 세상] 엄마 생각, 육전을 부치며

육전을 만든다. 어머니날 엄마 생각을 한다. 얇게 썬 소고기는 타월로 눌러 핏물을 제거하고 밀가루로 살짝 옷을 입힌다. 계란은 알끈을 자르고 잘 저어 풀고 소금으로 간을 한 뒤 달걀물 입혀 부친다. 담백하고 입안에 고소한 맛이 빙그르르 도는 말랑말랑한 소고기 육전은 내가 좋아하는 음식이다.   내가 태어난 곳은 경북 달성군 현풍면 동점리. 할매 곰탕으로 유명한 현풍 읍네를 뒤로 하고 드문드문 가로수가 서 있는 길을 지나면 버섯처럼 옹기종기 붙은 삼거리의 작은 동네가 보인다. 삼만이 아재가 짚을 엮어 수양버들에 묶은 그네에 앉아 먼지를 뽀얗게 뒤집어 쓰고 오는 삼천리 버스를 기다렸다. 마중 할 사람 없어도 버스가 도착하면 가슴이 콩닥거린다. 아무도 버스에서 내리지 않았다. 기다림의 시간은 슬프지 않다.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날들은 아름다웠다.   생일 날이면 잠결에 안개꽃처럼 번지는 미역국 끓는 향기를 맡는다. 솥뚜껑을 뒤집어 장작불에 올리고 어머니가 쫄깃하고 고소한 육전을 구울 때쯤이면 마크 샤갈의 그림 속 연인을 만나 공중을 떠다녔다. 사랑은 중력의 법칙을 벗어난다. 어디서던지 어떤 환경에도 굴하지 않고 자유롭게 하늘 높이 떠오른다. 진실한 사랑은 인간을 자유롭게 한다. 어머니는 땅에 묶인 영혼의 사슬을 풀어 주셨다.   육소간이 없는 마을에서 고기나 생선 맛 보는 날은 장날이나 아주 특별한 날이다. 어릴 적엔 키도 작고 비비 말라 아침 조회 때 앞 줄에 섰다. 지금은 육해공군 안 가리고 후딱 해치워 ‘장수’에 가깝지만 어릴 적엔 입이 짧고 식사 때마다 까탈을 부려 엄마 속을 끓였다. 없는 시골 살림에 좋아하는 육전을 부쳐주기 힘들었다. 제삿날이나 명절이면 차례상에 올릴 소고기 뭇국 끓이고 편을 떠서 육전을 부친다. 차례상에 올리기 전에 음식에 입을 대면 안 되고 계집아이가 먼저 육전에 손을 댈 수가 없다. “아이고, 이 걸 떨어트렸네.” 접시에서 일부러 떨어트린 육전을 얼른 집어 입에 넣어주신다. 육전은 어머니 사랑만큼 달달했다.   초등학교 때 장질부사를 7개월 동안 앓고 사경을 헤맸다. 다들 죽은 목숨이라고 혀를 찼다. 어머니는 밤마다 입술을 내 입에 대고 주무셨다. 병균이 당신 몸으로 옮겨가 딸을 살릴 수 있다면 죽어도 좋다고 생각하셨다. 기적같이 살아났는데 고온에 시달려 병균이 박멸했는지 그 담부터 무럭무럭 자라 건강해졌다. 암탉이 먼저 낳은 따스한 계란을 동그랗게 지져 도시락 밥 위에 얹어 주셨다.   어머니는 아버지 병 수발 하느라 돌보지 못해 내가 허약하다고 자책하셨다. 내가 태어나자마자 뇌일혈로 쓰러진 아버지는 두 살 되던 해 돌아가셨다.   둑이 무너지면 모든 것이 휩쓸려 떠내려간다. 어머니는 내 인생의 든든한 댐이다. 가뭄이 오면 수로를 열어주고 넘치면 수위를 조절하라 이르신다. 가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흘려 보내는 것도 삶의 방편이라 말씀하신다. 천지를 뒤엎을 비와 천둥은 잠시 피할 수 있지만 다시 올 지 모르니 신중하라 가르친다. 손바닥으로 가릴 수 있는 하늘은 손바닥 크기 일 뿐이다. 하늘 향해 머리 꼿꼿이 들고 광활한 땅에 발 붙이고 살며 힘들고 낯설어도 오늘을 견디라 이르신다.   물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른다. 강물은 거슬러 흐르지 않는다. 억겁을 지나도 어머니 사랑은 시공을 초월해 흐른다. 어머니! 당신 몸보다 더 소중하게 지키려 했던 피의 흔적을 기리며 사랑의 꽃 한송이 돌바위에 새깁니다. (Q7 Editions 대표, 작가)   이기희이기희의 같은 하늘 다른 세상 엄마 생각 어머니날 엄마 엄마 생각 어머니 사랑

2023-05-09

[이 아침에] 생일파티

부모님 살아계실 때는 모든 가족행사가 두 분을 중심으로 돌아갔다. 설을 시작으로 어머니날, 아버지날, 부모님 생신, 추수감사절, 그리고 크리스마스로 한 해가 끝이 났다.     7년 전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그해 가을에 어머니마저 돌아가시고 나니, 가족행사의 구심점이 사라졌다. 처음에는 부모님 제사를 모셔 가족이 모였는데, 3년 상을 끝으로 성당의 연미사로 대신하게 되니 형제들이 모일 핑곗거리가 사라졌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생일에 모이자는 것이었다. 생일을 맞는 사람이 자기가 원하는 날 가고 싶은 식당으로 가족을 초대하는 방식이다.     생일이 흩어져 있어 한 달에 두 번 모이는 일도 없고, 어린 날의 추억을 함께 나눈 동시대 또래들의 모임인지라 제법 재미있게 잘 돌아갔다. 그러다 갑자기 맞게 된 코로나 펜데믹. 2년 넘게 모이지 못했다. 코로나 사태가 진정이 되고, 경제활동이 재개되었지만 우리들의 생일 파티는 쉽게 다시 시작되지 않았다. 무슨 일이든 시작하기는 힘들고 끝내기는 쉬운 모양이다. 중단한 일을 다시 시작하려면 계기가 필요하다.     누님은 동부에 사니 이곳에서는 5남매 중 둘째인 내가 가장 손 위가 된다. 내가 칼을 빼 들어야 할 것 같아 생일이 다가오자 초대의 메시지를 보냈다. 장소는 부모님 살아생전부터 자주 갔던 타운의 중식당 Y.     4남매와 우리 아이들, 손자 손녀 모두 모였다. 식사를 기다리며 선물은 이미 다 풀어 보았고, 손녀딸과 케이크의 촛불도 끄고 나니 문득 아버지가 생각났다. 아버지는 이렇게 가족이 모이면 이때쯤 꼭 한마디 말씀을 하시곤 했다. 자식을 사랑하고 걱정하는 마음에서 하는 이야기지만, 아버지의 말씀은 대개는 한두 명의 심기를 건드려 어색한 자리가 되곤 했다.     나이가 들며 말이 많아지는 것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다 같은 모양이다. 이런 현상을 학자들은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노인이 말이 많은 이유는 살면서 배우고 익힌 것을 후손들에게 가르쳐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 발전하기를 기대하는 본능적 행위라는 것이다. 무엇이 먹으면 죽는 독버섯인지, 어떤 약초를 먹거나 바르면 병이 낫고 상처가 아무는지 등의 지혜를 가르쳐 주고 싶은 것이다.  이제 이런 지식은 스마트폰이나 노트북으로  쉽게 찾을 수 있지만, 우리의 DNA에 각인된 본능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하지만 인생이란 누가 가르친다고 쉽게 배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스스로 살며 겪어 보아야 깨닫게 된다. ‘나이가 들수록 입은 닫고 지갑을 열어라’는 유대인 속담대로 나는 입을 굳게 닫았다. 다음에도 열지 않을 작정이다. 곁에서 지켜보며 응원만 해줄 생각이다. 그리고 그날 지갑은 아내가 열었다.     저녁을 먹은 Y 식당은 우리 가족에게는 특별한 장소다. 부모님의 환갑잔치, 결혼기념일, 두 분의 칠순 등 큼지막한 가족행사는 모두 이곳에서 했다. 음식 맛이 예전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 아이들이 앉았던 상을 보니 빈 접시만 남았다. 나이가 들면 입맛도 까다로워지는 모양이다.   이 식당도 재개발로 곧 문을 닫을 것이라고 한다.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 이렇게 식당도 우리 집도 세대교체를 맞고 있다. 고동운 / 전 가주공무원이 아침에 생일파티 어머니날 아버지날 생일 파티 부모님 제사

2022-10-12

[문화 산책] 파더스데이 유감

지난 19일은 ‘아버지의 날(파더스데이)’이다.   아버지날이라? 이런 생뚱맞은 날이 왜 필요한지 잘 모르겠다. 날이 갈수록 처량하게 쪼그라드는 아버지의 신세를 위로하자는 날인가. 어머니날만 요란스럽게 떠드는 것이 미안해서 아버지날도 만들어주자는 갸륵한 생각인가. 그래서 적어도 이날 하루만은 아버지의 존재를 인정하고 대접하겠다는 뜻인가.   하긴 미국에는 할아버지 할머니날, 장인·장모의 날 등 무슨 날이 많기는 하다. 이렇게 많은 무슨 날들이 혹시 업자들의 농간으로 만들어진 건 아닌가 하는 심술궂은 생각도 든다. 제대로라면 1년 365일 모두가 어머니날, 아버지날, 어린이날, 부부의 날이어야 맞는 거 아닐까. 그렇게 살아야 할 것 같다.   사실 아버지의 신세는 어지간히 처량하다. 죽어라 일해서 돈 벌고도, 아내에게 홀대 받고, 자식들에게 따돌림 당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 ‘아버지가 바로 서야 가정이 산다’는 구호가 좋은 증거다. 그런 구호가 등장하는 세상은 이미 망가진 세상이다. 아비 신세를 비아냥거리는 유머는 또 얼마나 많은가. 외롭고 처량한 아버지들… 중년의 아버지일수록 더 심하다. 자식들은 저 혼자 다 큰 것처럼 제멋대로고 걸핏하면 유창한 본토 영어로 총알처럼 말 대답해대고, 아내는 측은한 눈길로 내려다보며 따따부따 잔소리 쏴대고, 어디 그뿐인가, 하루가 다르게 기운은 떨어지고, 사회에서는 변두리로 밀려나고, 집안에서는 편안하게 엉덩이 붙일 자리가 점점 줄어들고… 그렇다고 사랑이라도 있냐 하면 그것도 아니니 문제다.   그러니 풀밭에 나가 쇠몽둥이 휘두르고, 술에 취해 혀 꼬부라진 소리로 원더풀 원더풀 ‘아빠의 청춘’ 노래나 흥얼거리고…. 화를 풀기 위해 죄 없는 공을 마구 후려치니 제대로 맞을 리도 없다. 골프공도 자존심이 있지, 그런 마음으로 난폭하게 휘두르는 몽둥이에 곱게 맞을 까닭이 없다. 나는 한국 남자들이 골프에 미치는 이유가 외로움과 관계가 깊다고 생각한다.   심리학자들의 진단에 따르면 한국 특유의 가부장주의 가정에서 아버지가 외로운 건 소통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감정이나 사랑 표현에 대단히 서툰 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그런 거야 드러내 놓고 말하지 않아도 다 아는 거 아니냐고 우기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표현 안 하면 모를 미묘한 감정의 흐름이 너무도 많은 것이 우리네 인생살이 아닌가.   아버지와 자식들이 자상하게 정을 나누지 못하고 데면데면 살다가, 돌아가신 뒤에야 뒤늦게 후회하며 ‘걸걸타령’을 늘어놓는 것이 고작이다. 더 잘해 드릴 걸, 사랑한다고 말할 걸, 이랬으면 좋았을 걸… 아버지 미안해요, 용서하세요, 사랑해요!   “아버지가 마시는 술의 절반은 눈물”이라는 유명한 시 구절도 있다. 김현승 시인이 쓴 ‘아버지의 마음’ 중의 한 구절이다. 생각해보면 처절한 이야기다.   오래전 한국에서는 ‘울고 싶은 남자들’이라는 책이 나왔는데 그 책에 이런 글이 실려 있다. “아들아. 나는 너 때문에 울고 싶다. 남자로 산다는 것… 참 힘겨운 일이다. 하지만 우리가 아버지와 아들이 아닌 힘겨운 길을 함께 걸어가는 동지로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   아버지가 바로 서야 가정이 산다는 말에다 “사랑이 있어야 아버지가 바로 선다”는 한마디 덧붙이고 싶다.   이상으로 궁상맞은 글 끝! (아, 오해 마시기를 나는 아이들로부터 존경받는 행복한 아버지다.) 장소현 / 시인·극작가문화 산책 파더스 유감 어머니날 아버지날 할아버지 할머니날 사실 아버지

2022-06-22

[문화 산책] 파더스데이 유감

미국에서는 6월 세번째 일요일이 ‘아버지의 날(파더스데이)’이다.   아버지날이라? 이런 생뚱맞은 날이 왜 필요한지 잘 모르겠다. 날이 갈수록 처량하게 쪼그라드는 아버지의 신세를 위로하자는 날인가. 어머니날만 요란스럽게 떠드는 것이 미안해서 아버지날도 만들어주자는 갸륵한 생각인가. 그래서 적어도 이날 하루만은 아버지의 존재를 인정하고 대접하겠다는 뜻인가.   하긴 미국에는 할아버지 할머니날, 장인·장모의 날 등 무슨 날이 많기는 하다. 이렇게 많은 무슨 날들이 혹시 업자들의 농간으로 만들어진 건 아닌가 하는 심술궂은 생각도 든다. 제대로라면 1년 365일 모두가 어머니날, 아버지날, 어린이날, 부부의 날이어야 맞는 거 아닐까. 그렇게 살아야 할 것 같다.   사실 아버지의 신세는 어지간히 처량하다. 죽어라 일해서 돈 벌고도, 아내에게 홀대 받고, 자식들에게 따돌림 당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 ‘아버지가 바로 서야 가정이 산다’는 구호가 좋은 증거다. 그런 구호가 등장하는 세상은 이미 망가진 세상이다. 아비 신세를 비아냥거리는 유머는 또 얼마나 많은가. 외롭고 처량한 아버지들… 중년의 아버지일수록 더 심하다. 자식들은 저 혼자 다 큰 것처럼 제멋대로고 걸핏하면 유창한 본토 영어로 총알처럼 말 대답해대고, 아내는 측은한 눈길로 내려다보며 따따부따 잔소리 쏴대고,   어디 그뿐인가, 하루가 다르게 기운은 떨어지고, 사회에서는 변두리로 밀려나고, 집안에서는 편안하게 엉덩이 붙일 자리가 점점 줄어들고… 그렇다고 사랑이라도 있냐 하면 그것도 아니니 문제다.   그러니 풀밭에 나가 쇠몽둥이 휘두르고, 술에 취해 혀 꼬부라진 소리로 원더풀 원더풀 ‘아빠의 청춘’ 노래나 흥얼거리고…. 화를 풀기 위해 죄 없는 공을 마구 후려치니 제대로 맞을 리도 없다. 골프공도 자존심이 있지, 그런 마음으로 난폭하게 휘두르는 몽둥이에 곱게 맞을 까닭이 없다. 나는 한국 남자들이 골프에 미치는 이유가 외로움과 관계가 깊다고 생각한다.   심리학자들의 진단에 따르면 한국 특유의 가부장주의 가정에서 아버지가 외로운 건 소통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감정이나 사랑 표현에 대단히 서툰 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그런 거야 드러내 놓고 말하지 않아도 다 아는 거 아니냐고 우기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표현 안 하면 모를 미묘한 감정의 흐름이 너무도 많은 것이 우리네 인생살이 아닌가.   아버지와 자식들이 자상하게 정을 나누지 못하고 데면데면 살다가, 돌아가신 뒤에야 뒤늦게 후회하며 ‘걸걸타령’을 늘어놓는 것이 고작이다. 더 잘해 드릴 걸, 사랑한다고 말할 걸, 이랬으면 좋았을 걸… 아버지 미안해요, 용서하세요, 사랑해요!   “아버지가 마시는 술의 절반은 눈물”이라는 유명한 시 구절도 있다. 김현승 시인이 쓴 ‘아버지의 마음’ 중의 한 구절이다. 생각해보면 처절한 이야기다.   오래전 한국에서는 ‘울고 싶은 남자들’이라는 책이 나왔는데 그 책에 이런 글이 실려 있다. “아들아. 나는 너 때문에 울고 싶다. 남자로 산다는 것… 참 힘겨운 일이다. 하지만 우리가 아버지와 아들이 아닌 힘겨운 길을 함께 걸어가는 동지로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   아버지가 바로 서야 가정이 산다는 말에다 “사랑이 있어야 아버지가 바로 선다”는 한마디 덧붙이고 싶다.   이상으로 궁상맞은 글 끝! (아, 오해 마시기를 나는 아이들로부터 존경받는 행복한 아버지다.) 장소현 / 시인·극작가문화 산책 파더스 유감 어머니날 아버지날 할아버지 할머니날 사실 아버지

2022-06-16

[이기희의 같은 하늘 다른 세상] 백목련은 피고 지고

요리 달인 집안에서 솜씨 자랑하는 건 접시물에 다이빙하는 짓이다. 식구들이 모이면 뒷전으로 밀려나 구경만 한다. 어머니는 동네에서 소문난 종가집 요리 전문가시고 레스토랑을 여럿 운영한 우서방은 미식가로 특선요리 담당이다.   가족이 함께 모이는 추수감사절이나 크리스마스, 특별한 행사날에는 요리학 전공에 레이쳘레이쇼에서 수석 푸드스타일리스트로 출연하던 둘째 딸이 총대를 맨다. 고급 레스트랑에서나 맛보는 갖가지 음식들을 요리책에 나오는 사진처럼 후딱 만들어낸다. 나는 몇가지 음식을 장만해도 부엌을 난장판으로 만들며 밀가루로 얼굴에 분화장을 하는데 딸은 별로 힘 안들이고 척척 만들어낸다.   딸은 뉴스앵커의 꿈을 안고 신문방송학을 전공했다. 어릴 적부터 숟가락 거꾸로 들고 아나운서 흉내를 냈다. 졸업을 몇달 앞둔 어느날 당당하고 거침없던 딸이 모기만한 목소리로 전화했다. 죄송하지만 2년 더 컬러너리스쿨 학비를 대줄 수 없느냐고 물었다. 그동안 타주 사립대학에 아들 딸 둘 등록금 대느라 개미허리가 됐다. 겨우 허리 펴고 내 인생 살까 했는데 무슨 청천벼락! 가까스로 진정하고 틴에이저 키우며 부모지침서에서 익힌대로 ‘왜(Why)’라고 이유 안 따지고 ‘어떻게(HOW)’라고 해결책을 물었다. 지난해 졸업한 선배들 중에 앵커는 커녕 방송국에 취직한 선배조차 드문 상황이고 동양인 외모로 앵커가 되기 힘들다고 딸이 하소연했다. 푸드네트워크 쪽은 기회가 있다는 판단이다. 심란했다. 하루만 생각할 시간 달라고 했다가 금방 전화해서 결정했다. 대학시절 대강 공부하던 딸이 그때부터 학업에 올인, 수석으로 졸업하고 푸드네트워크 인턴에 합격했다.   부모를 제일 기쁘게 하는 일은 형제간에 우애 있게 지내는 일이다. 티격티격 싸우면 부모 가슴 미어진다. 딸은 뉴저지, 아들은 샌디에이고에 사는데 동부와 서부의 끝을 오가며 알콩달콩 지낸다. 재택 근무가 가능해 일년에 여러달 뭉쳐 사는데 손주 넷이 어울려 노는 모습은 그림처럼 아름답다. 애들이 다니러 와서 일주일만 지나면 나는 혼이 빠지는데 두집 식구는 한두달씩 어울려 같이 산다.   요리 잘하면 어디가던 대접 받는다. 딸은 어디서나 인기 짱. 나 닮아(?) 몸 안 도사리고 실력을 발휘한다. 먹는 데는 왕중왕인 아들은 누나 요리 먹으며 사는 게 꿈, 요리에 별로인 며느리도 대환영이다. 여우와 곰은 궁합이 잘 맞는다. 우리집은 딸은 여우고 며느리는 곰이다. 여우가 재주 부린 음식을 착한 곰은 잘도 먹는다.   이맘 때면 어머니 방 앞 뜰에 아름드리 자란 백목련이 흐드러진 잎을 휘날렸다. 잎도 안 돋아난 나무에 매달린 목련꽃잎이 청승맞아 새집 조경하며 목련을 안 심었다. 어머니날 선물 뭐 필요하느냐고 아들 딸이 물어왔다. 나이 들면 버릴 것이 필요한 것보다 더 많다. 꽃 보내지 말고 새 집에 목련을 심자고 했다.   잘려서 병에 담긴 꽃들은 삼일만 지나면 병에서 썩는 냄새가 난다. 어머니날 애들이 보낸 돈으로 앞 뜰에 백목련 한 그루 심었다. ‘할머니 나무’라고 패를 단다.   ‘떠난 뒤 서글픈 겨울은 갔습니다. (중략) 마른 잎김을 띄우며 줍는 소녀야. 뜰 아래 향기가 옷에 젖는다.’ -이기희 ‘백목련’ 중에서.   전국 고등학교생 백일장에서 고 김춘수 시인이 당선작으로 뽑아주신 시다. 내가 두 살 되던 해 홀로 되신 어머니는 초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소복을 입으셨다. 세월 따라 목련은 피고 지고 어머니 사랑은 천년의 향기로 남는다.  이기희이기희의 같은 하늘 다른 세상 백목련 피고 어머니날 애들 어머니날 선물 어머니 사랑

2022-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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