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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소리, 서양 악기와 만나다…퓨전밴드 ‘두 번째 달’ 공연

한국 퓨전 밴드 ‘두번째 달’이 LA를 찾아온다.     LA한국문화원(원장 정상원)은 5월 아시안문화유산의 달(AAPI)을 기념해 오는 15일 오후 7시 문화원에서 두번째 달 콘서트(A Pansori Night with Second Moon)를 개최한다.     이번 콘서트는 다양한 한국 드라마 삽입곡을 연주해 인기를 얻고 있는 퓨전 밴드 ‘두번째 달’의 미국 서부 순회공연이다.     ‘두번째 달’은 기타, 아이리시 휘슬, 만돌린, 일리언 파이프, 멜로디언, 아코디언 등 세계 각국의 다양한 민속악기를 사용해 탱고, 왈츠, 라틴, 팝, 뉴에이지, 재즈, 국악 등 다양한 장르와의 협업을 시도하며 크로스오버 연주를 선보여 온 에스닉 퓨전 음악 밴드다.     현재 김현보(기타, 만돌린), 최진경(건반, 아코디언), 조윤정(바이올린), 박종선(드럼), 이영훈(기타), 박진우(베이스) 등이 멤버로 참여하고 있다.   이번 공연에서는 인기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 삽입곡 ‘달빛이 흐른다’를 비롯해 ‘두번째 달’이 참여했던 다양한 드라마 OST 히트곡과 평창 동계올림픽 폐막식에서 선보였던 ‘쾌지나 칭칭 나네’ 등을 관객들에게 선사한다.     특히, 판소리 ‘심청가’의 이수자이자 2007년 국립창극단 차세대 명창으로 선정된 소리꾼 오단해 씨가 함께 무대에 올라 ‘적성가’, ‘사랑가’, ‘이별가’ 등 판소리 대목을 새로운 해석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정상원 LA한국문화원장은 “이번 공연을 통해 국악이 현대 음악이나 서양 악기와의 협연을 통해 새로운 관객층을 창출해 내는 좋은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문화원 2층에서 전시 중인 ‘민주공화정의 시작,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이날 공연 시작 전까지 관람할 수 있도록 관람 시간을 연장한다.     이번 상영은 무료이나 사전 예약이 필요하다. 사전 예약은 KCCLA 웹사이트(kccla.org)에서 가능하다.     ▶주소:5505 Wilshire Blvd. LA   ▶문의:(323)936-7141 이은영 기자퓨전밴드 판소리 정상원 la한국문화원장 서양 악기 판소리 대목

2024-04-07

[신호철의 시가 있는 풍경] 추억하기 그리고 꿈꾸기

1 열정이기도 하였고 집착이라고 생각되기도 하였다 그리움은 무어라고 말해도 다 맞고, 또 다 틀리다 말에도 온도가 있듯이 사람에게도 온도가 있다 그 온도에 따라 시들기도 하고 살아나기도 한다 길을 걷는 것이 때로 허망한 생각이 들 때 서로의 동선이 어긋나기 시작할 때 말의 온도나 사람의 온도는 마을 골목 끝까지 퍼지고 나는 그곳에 집 한 채 지으려 매일 잠을 설쳤다 쌓다가 허물어 내린 기억으로 다시 집을 지었다 발 뻗으면 닿을 만큼 불편한 집을 지었다 사람들은 서로 손가락질을 하며 살아갔다 살아가려면 삶의 목적이 있어야 하는데 혀를 차며, 목적은 다른 세계의 숨겨진 길이 되기도 하였다 사람들이 뭐라든 겨울 문턱에서 집을 짓는다는 것 이미 많은 일들이 일어났고 이후에도 많은 것을 버려야 하기에 왜 그렇게 서둘러 갔냐고 묻고 싶었다 나는 무대를 등진 힘없는 관객일 뿐 버리고도 함께라는 대단한 의미는 찾지 못했다 호수는 언제나 잔잔한 물결로 다가오고 노을처럼 꺼져가던 불꽃이 타오르기도 하였다 그 불꽃 보듬으며 살아야 하는 이유 하늘이라도 끌어내려 파랗게 변해가는 새벽 지은이의 속삭임이 들릴 듯한 짙은 안개 밀물처럼 다가왔다 썰물처럼 사라지는 기억을 더듬으며 나는 그것으로 큰 창이 호수로 향한 작은 집을 짓는다 손이 아닌 머리로 발을 뻗을만한 집을 짓는다 집을 짓는 시간 내내 사람들은 잠들었고 별들은 내려다보고 있었다     2 집을 짓는 재료는 제일 단단한 것으로 부서지지도 또 낡아지지도 않는 기억이라는 무게를 사용하기로 한다 꿈이라는 가능한 큰 창문을, 날마다 열고 닫을 희망의 문을 또한 짓기로 한다 평안의 따뜻한 지붕을 얻었으면 좋겠고 내 몸같이 피어나기를 원했던 자유의 뒤란엔 철마다 꽃씨를 뿌리기로 한다 그러나 내게는 없어도 좋을만한 슬픔과 아픔의 순간 또한 가슴에 품고 살아가고 싶다 떠난 곳을 뒤돌아보기엔 너무 오랜 시간이 흘렀다 하지 말았어야 할 일을 하였고 꼭 해야 할 일을 못하고 지나간 후회도 있다 세상이 달라지는 줄도 모르고 이방인의 삶은 채 바퀴였다 쉼 없이 달려왔다 잠시 멈춰 선다 때로 동굴로 도망치기도 하고 뜬금없이 몰두하다 길을 잃을 때도 있었다 후회는 하지 않겠다 다만 시끄러운 시선을 떠나 얼마 남지 않은 추억하기 그리고 꿈꾸기 어느 누구도 방해할 수 없는 나의 궤렌시아     3 나의 시간 속으로 들어와준 어디에서도 들리지 않던 소리, 귓전에 가까이 들린다 반가움에 한숨으로 달려갔다 수평선으로부터 발끝까지 이어지는 소리 자갈 위를 낮게 안으며 밀려온다 이내 모래가 소리의 끝을 잡고 따라 나간다 수백 광년의 빛으로 만들어내는 윤슬 시간의 개념이 사라진 미시간 호 수에 떠다니는 소리의 입자들 둥글고 가는, 깊고 높은 음들이 모여 넓은 호수는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가득하다 한 손을 높이 들고 다른 한 손으론 모든 악기 소리를 멈추게 한다 이어지는 피아노의 선율 건반 위를 춤추듯, 튀어 오르다 미끄러지는 10개의 손가락 숨이 멎는다 하늘의 소리 카덴차 긴 여행길에 맞이하는 나만의 시간에 빠져든다 언덕 가득 눈발이 옆으로 부는 바람에 춤추듯 날린다 흔들리던 나의 평형감각이 돌아왔다 별빛을 주워, 윤슬을 담아, 반짝이는 조약돌을 모아, 피아노의 맑고 청아한 하늘의 소리를 역어 집을 짓는다 호수를 향해 큰 창이 있는, 커피 팟이 딸린 작은 키친과, 좁은 계단을 오르면 퀼트 조각 이불을 덮은 침대가 있고, 누우면 밤 하늘 별들이 반짝이는, 팝콘 고소한 냄새가 가득한 작은 오두막을 짓는다 (시인, 화가)     신호철신호철의 시가 있는 풍경 추억 소리 카덴차 악기 소리 소리 자갈

2024-03-04

[열린광장] 무기 대신 책이나 악기를 잡았으면

지난여름 한국을 방문했던 딸 내외가 ‘추억의 히트가요’라는 한국가요집을 선물로 가져왔다. 제1집 ‘눈물 젖은 두만강’에서 부터 10집에 이르기까지 ‘목포의 눈물’, ‘타향살이’,‘황성 옛터’,   ‘이별의 부산정거장’, ‘홍도야 울지마라’ 등 시니어들에도 익숙한 노래 100여 곡이 들어있다.   음악에 대한 나의 열정은 서양의 클래식 음악에서 시작됐지만 그 이전부터 들었던 대중가요의 영향도 어느 정도는 있었을 것이다.  현역 교사 시절 한 칼럼에서 대중가요를 즐겨 듣고 또 부른다고 썼다가 친구들로부터 놀림을 받았던 기억도 있다.     실제로 음악에 대한 관심과 사랑은 다섯 살쯤 집에 있던 유성기에서 흘러나온 노래에서 시작된 것 같다. ‘물결은 출렁출렁, 연락선은 떠난다. 잘있오, 잘가오, 눈물 젖은 손수건’으로 시작되는 노래다. 아직도 가사와 멜로디를 기억해서 가끔 혼자 불러보는 노래중의 하나다.   고등학생 때는 라디오에서 들려주는 서양 클래식 음악에 심취했던 시절이었다. 바흐에서부터 헨델, 모차르트, 슈베르트, 베토벤 등 서양 고전음악 천재 작곡가들의 명곡이 공부에 시달려 피곤한 내 정신을 위로하고 행복하게 해주는 큰 원천이었다. 서양 클래식 음악은 아직도 시간이 있으면 즐겨 듣고 사랑하는 열정의 대상이다.     이제는 나이가 많이 들어 “취미가 무엇이세요?”  라는 질문을 해오는 사람도 드물지만,  젊었을 때는 자주 받았던 질문이었다. 은퇴한 지 벌써 수년이 지났고, 여가도 많아졌지만 여전히 나의 취미는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와 읽는 것이다. ‘독서가 취미’라는 게 쉽게  나오는 대답이다. 사실 독서는 어렸을 때부터 즐겼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독서가 취미” 라는 나의 대답이 이제는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요즘 도서관에서 빌려온  400 페이지가 넘는 소설을 읽고 있는데, 예전에는 직장에 다니면서도 1주일 내지 10일이면 완독할 수 있었던 것을 지금은 3주가 지났는데도 다 읽으려면 아직 2주는 더 걸려야 할 것 같다. 책 내용에 따라 읽는 속도가 많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은 많은 독자도 잘 알고 있는 것이긴 하지만 말이다.        중학교 다닐 때 밥숟가락 떨어지지 마자 김래성 작가의  탐정 소설을 들고 이리저리 숨어다니면서 읽었던 기억이 난다. 책도 재미가 있었지만 당시 나의 독서습관도 학생으로서 지나쳤던 것 같다. 고등학교 2, 3학년이면 대학입시 준비를 해야 하는 시기인데,  그때도 한글로 번역된 나타니엘 호손의 ‘주홍글씨’를 열심히 읽었던 기억이 난다.     이제는 “너에게 주어진 시간은 모두 네 것이니까,  의무적으로 읽기 싫은 책을 읽을 필요도 없고,  그저 편안하게 지내라” 는 친구의 조언을  흔쾌히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나저나 지금 지구의 저쪽 한 편에서는 책이나 악기 대신 총을 들고 귀중한 생명을 파괴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대체 누구의 잘못입니까?” 라는 질문에 누가 적절하고 합리적인 답을 줄 수 있을까?   김순진 / 교육학 박사열린광장 무기 악기 서양 고전음악 클래식 음악 서양 클래식

2023-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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